올해는 코로나와 집안일을 핑계로 서재활동을 하지 않은 대신에, 하루에 2시간 이상씩 걷기 시작했어요. 2021년에는 걷기도 하면서, 책읽기도 좀 늘었으면 좋겠네요. 2020년에 읽은책중에 정리하지 못한 책들 간단하게 남겨봅니다.
둘째 조카와 함께 두달만에 완독한 해리포터 2번째 이야기예요. 저는 일러스트판을 읽고, 조카는 페이퍼백으로 읽은후 일러스트를 나중에 살펴봤어요. 매직 트리 하우스에서 해리포터로 급격히 올린것 같아, 힘들어하면 읽지 않으려했는데 넘 재미있게 읽고 있어서 추천한 제가 다 뿌듯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 함께 읽어서 오래 걸리긴했지만, 주말엔 조카가 읽은 챕터를 다시 오디오북으로 듣고 있어서 두번씩 읽은셈이네요. 일러스트판은 국내번역판도 출간되었는데 해리포터 팬이라면 소장각입ㄴ다. 여러번 읽었는데도, 여전히 재미있네요.
시가 읽고 싶었는데, 마침 시집을 선물 받았습니다. 겨울에 그린 그린함을 느끼라고 올리브색 시집과 올리브색 펜을 꾹꾹 눌러쓴 손편지를 보며 마음이 푸릇푸릇해지더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인은 불의의 사고로 영면했다니 마음이 묘했습니다. 시인은 떠났지만, 그녀의 시들은 이 세상에 남겨져 제게 닿았네요. 이상하게도 시는 입으로 내뱉어서 읽을때가 더 좋아요. 100% 이해가 되지 않아도, 그렇게 읽으면 100% 마음에 닿아서인것 같습니다.
시를 잊고 지냈었는데, 어여쁜 친구의 마음과 입으로 내뱉는 시의 언어가 너무 예뻐서 설레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넘치는 것은 덜고, 부족한 것은 채우면서 오래도록 인연이 맺어지길 바랍니다.
엄마라는 존재.
나는 엄마가 되지 않을거라 엄마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들거라 생각되요.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엄마나 신랑 엄마도 우리가 알고 있는 어머니상과 거리가 먼...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두분인지라... 나 자신도 어머니상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두분에게 엄마라는 굴레를 씌우고 싶지 않지만, 아주 가끔은.. 그리울때가 있긴해요. 너무들 철이 없으셔서...^^;;
솔직히 예상이 되는 감정기복일거라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지만, 역시나 예상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니 아쉽더군요. 살아계실때는 모르다가 빈 자리를 느끼는 감정들... 어떤 방식으로든 그 빈 자리들은 채워지겠지만, 100% 완벽하게 채워질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우리가 할수 있는 능력내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어요. 나중에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오사 개렌발의 그림은 참 무거워요. 아무래도 소재가 데이트 폭력(7층), 부모의 정서적인 학대(그들의 등 뒤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붕괴된 가족관계(가족의 초상)등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기에 조금 지치는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피하고 싶은 주제를 솔직하게 그려내기 때문에 공감하고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시간을 지키다' 역시 결손 가정에서 자라 끊임없이 아버지로부터 애정을 갈구하지만, 결국 돌오지 않은 애정에 감정 정리를 하고 독립하게 되는 주인공을 그립니다. 상처의 흔적은 남겠지만, 적어도 그간의 노력을 생각해서 이제는 더 이상 상처의 딱지를 떼어내지 말고 아물기를 응원하고 싶어졌어요. 한 사람의 희생만 강요하게 되는 부정적인 관계는 과김히 정리하는 단호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녀의 만화는 힐링 만화는 아니지만, 작가의 자전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그녀를 투영하고 있는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에 응원을 해주고 싶어집니다.
어쩌다보니 부모님에 관한 책들을 연속으로 읽게 되었어요. 기존에 읽은 책들은 부모와 자식간의 단절로 인한 상실감등이 느껴졌다면, 이번에는 그렇게 서로 툴툴거리지만 사랑이 꽉찬 관계가 그려져서 읽는 동안 즐거웠던것 같아요. 정치성향이 달라서 말이 안 통할것 같지만...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인정한다면, 하나정도는 같지 않아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것 같습니다.
결혼후 시댁은 항상 저녁 식사때 술을 곁들인다는 것이 너무 이상했었는데, 이제는 저녁 메뉴에 따라 술을 정하거나, 술 때문에 저녁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졌어요. ^^;; 가족마다 원하는 술이 달라서 각자 마시는 술은 알아서 공수... 심지어 사촌 도련님들도 놀러오시면 자기들 좋아하는 술을 사옵니다. 지금은 와인으로 거이 통일되어서인지 와인 안주들에 눈이 많이 갔어요. 보면서 먹고 싶은 안주들이 많았지만, 나도 내가 만든거 말고, 만들어주는거 먹을수 있게 빨리 코로나 시대가 사라지면 좋겠습니다.
이 만화를 읽기전에도 '되바라지다'가 더 이상 저에게 부정적인 단어는 아니었습니다. 살다보니 고분고분하고 착하기만 한것이 좋은거라는 생각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주인공 '진'처럼 나 자신뿐만아니라 세상을 바꾸려는 용기는 없지만, 적어도 나는 남들의 시선보다 나 스스로의 판단으로 행복을 선택해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기위해서는 조금은 되바라지다는 말을 들어도 상처를 덜 받도록 나 스스로를 다져가야할것 같습니다.
청소년의 성정체성을 다룬 만화인데,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두어서인지 인물의 심리가 잘 그려진것 같아요. 그 동안 게이만화의 그림체는 미소년, 미중년등의 뭔가 미화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실제와 거리가 먼 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 판타지 같았는데, '너의 두에서'는 단백한 그림과 글이 마음에 닿아 실제 존재하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십대에 느끼는 사랑의 설레임과 풋풋함이 동성이냐? 이성이냐?가 더 이상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게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했던 마음이 더 중요하니깐요.
반려동물 만화는 힐링이 필요할때 보면, 힘이나요. 넘 귀여운 시바견. 강아지들 때문에 마당있는 집이 부럽습니다. 울집 강아지들은 실내생활을 해서 겨울이라 털이 찌지 않지만, 그래서인지 1년내내 털갈이를 하는 느낌..^^ 나도 그림 잘 그렸더라면, 울 애기들 그림 그려보았을텐데..라는 생각 조금 해보았습니다.
콩고양이를 통해 네코마키의 그림에 매료되었어요. 단순한 그림인데, 고양이의 다양한면을 표현해서 좋았습니다. 시리즈이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어서 순서 상관없이 읽어도 괜찮아요.
식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며칠 키우지 못하고 죽이기 때문에 못 키우겠다가 많은것 같아요. 저 역시 똥손이라 이뻐서 들인 화초들을 지금 키우는 만큼, 아니 그 보다 많이 저 세상으로 보냈네요... 키우다보니 나와 집의 환경에 케미가 맞는 화초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초기에는 물주는것부터 분갈이까지 메모를 했는데, 지금은 흙과 식물의 상태를 보며 물을 준답니다. 물론 지금도 1년을 못키우고 보낸 화초들이 있지만, 예전보다는 오래 키우게 되었어요. 가끔식 식물 관련된 책을 읽으며 기본 정보를 계속 습득중인데, 이 책은 식물키우기외에 간단한 그린 인테리어도 소개되어 좋네요.
조카와 함께 읽으려고 구입한책인데, 그 동안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집을 읽었다 생각했다 목차를 보고 저의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워낙 유명해서 읽었다고 생각한것이 9편중에 3편만 읽었던거네요. '행복한 왕자'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어릴때 너무 감동적이었던 '욕심쟁이 거인'이 오스카 와일드 작품이라는것을 알았습니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이 책이 과연 어린이 책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제가 읽은 이야기가 괜찮은거지만 그 조차 주인공들이 행복하게(?) 죽어버리고, 나머지들은 비참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결국 조카에게 '행복한 왕자'와 '욕심쟁이 거인'만 읽게 하고 나머지는 보류했어요. 별아기 엔딩은 완전 반전 같아요. 좋은 왕이 되었지만, 고생을 해서 일찍 죽고, 포악한 왕이 다스리게 되다니...
전작처럼 제목과 별명을 통해 표면적으로 숨기려한 부분들은 초반에 눈치를 챌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그 부분을 너무 오래 끌고 갈 필요가 있었나기도 하고, '난민'이라는 표현도 좀 억지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전반적으로 '반전이 없다'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가정폭력, 층간소음, 인종차별등의 사회문제를 배경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현실감이 느껴져, 더 관심도가 높았던것 같아요. 세상은 편리해지는것 같은데, 그래서 편안해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책을 받고보니 요즘 국내도서들이 보급판으로 바뀌고 있는 같은 느낌이 드네요. 예전에는 시집이 작다 여겼는데, 이 책과 시집을 비교하니 시집이 크게 느껴졌거든요. 판형이 작아져서 읽기는 편해졌는데, 작아진 이유가 읽기 편하라고 바뀐것은 아닌것 같아 좀 씁쓸했습니다.
가독성이 떨어져서 평소라면 벌써 포기했을텐데, 제가 좋아하는 장르(판타지/호러/스릴러)에다 재미있게 읽은 The Girl with all the Gifts의 저자라 계속 참고 읽었습니다. 언제까지 참아야할까하며 읽었는데, 200페이지쯤부터 재미있어서 그후에는 훅하고 읽었어요. 솔직히 500페이지에서 거이 2/5정도 읽어서야 재미를 느낀것은 Felix Castor에 대한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한 서사가 좀 지루했어요. 진짜 200페이지는 왠만한 책 한권인데, 2주정도 찔끔찔금 읽다가 나머지 300페이지는 며칠만에 읽었네요. 끝까지 참은 보람 느낍니다.
피리를 부는 퇴마사 펠릭스. 퇴마사라 뭔가 굉장한 능력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뭐 인간에게나 다른 존재에게나 죄다 얻어 터지구.. 목숨줄이 붙어 있는것이 신기하네요. 처음에는 지루했는데, 책을 덮을때는 빨간 베일을 쓴 유령의 존재 때문에 슬펐습니다. 펠릭스 시리즈로 출간되었는데, 2편이 1편보다 재미있을것 같은 예감은 아마도 펠릭스의 조력자가 될것 같은 몽마의 존재 Juliet입니다. 하지만 바로 2편을 찾아서 읽고 싶은 생각은 당분간 없을듯 합니다.
신비한 힘을 가진 립스틱을 바른 후 키스를 하면, 키스를 한 상대방과 바디 체인징을 하게 됩니다. 진짜, 그런 립스틱을으로 손에 넣으면, 난 누구랑 키스를 해볼까?곰곰히 생각해 보았는데, 여자보다 남자로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름다운 외모가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비틀린 욕망으로 저주가 되는 상황이 안타깝고 화가 났습니다. 암튼, 바디체인징이 그리 독특한 소재는 아니지만, 연극과 연결되어 한 사람의 인생, 미스터리를 읽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엔딩은 뜻밖의 전개로, 기대 이상으로 마음에 들어 저릿저릿했습니다. 매혹적인 표지에 홀려서 선택했는데, 앉은 자리에서 순삭했습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머리 식힐용으로 만화책을 더 많이 읽게 되는데, 최근 읽은 만화책들이 재미있어서 아직은 만화책을 못 끊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