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김종심)는 '3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메가트렌드 코리아' 등 분야별 도서 10종을 선정, 발표했다.

'우리는 사랑일까'(알랭 드 보통 지음. 은행나무),

'유뇌론'(요로 다케시 지음),

'희망의 밥상'(제인 구달 등 지음. 사이언스북스)

등도 3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추천됐다.

위원회는 아울러 '청소년 권장도서'로 '

인간 생명의 시작은 어디인가'(최경석 지음. 웅진씽크빅),

 '씁쓸한 초콜릿'(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낭기열라),

(프란스 드 발 지음. 김영사),

'우리 신화의 수수께끼'(조현설 지음. 한겨레출판) 등 40종을 선정했다.

선정목록 및 내용요지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웹진(http://www.kpec.or.kr/webzine)을 통해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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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 아픈 철학을 찾아 나선 흥미진진한 모험
[오마이뉴스 정철용 기자] 1.

책을 읽다보면 너무나 좋은 책인데도 가끔씩 개인적으로 참 아쉽다고 생각되는 책들이 있다. 그 아쉬움은 책의 내용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이제서야 그 책을 읽게 되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아쉬움이다. '내가 이 책을 좀 더 일찍 사서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지는 '아, 지금에서야 이런 책이 출판되다니……, 좀 더 일찍 나왔더라면 정말 좋았을 것을……'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아쉬움 말이다.

대학 시절 철학과 역사, 특히 철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것을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진경의 <철학의 모험>이 바로 그런 아쉬움을 안겨주는 책이다. 이 책이 출판된 때는 내 나이 벌써 서른 중반에 들어선 2000년이었으니 내게는 너무나 늦게 도착한 것이다.

그와는 거의 같은 시기에 대학교를 다녔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기면서도, 대학 초년생 시절에 이러한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나는 지금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마 그랬더라면 철학에 대한 나의 선입견이 일찍 가셨을 테고, 대학 시절 동안 좀 더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철학을 공부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그런 아쉬움이 문득 치밀어 <철학의 모험>을 책장에서 다시 꺼내어 읽어보았다. 약 5년 전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탄이 여전히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지리멸렬한 '철학'을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변신시켜 보여주고 있는 이색적인 철학입문서 <철학의 모험>에 나는 다시 흠뻑 빠져들었다.

2.

 
ⓒ2006 도서출판 푸른숲
하지만 보통사람들이 느끼기에 '철학'과 '모험'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이 아니다. 아니 너무나 달라서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편이 오히려 더 나을 것이다. '철학'이라는 단어가 흔히 거느리는 형용사들―이를테면 '따분한', '심각한', '난해한' 등―을 생각해 보면 이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사실이다. 흥미진진하고 경쾌하고 매혹이 넘치는 '모험'과 동행하기에는 '철학'은 너무 고리타분하고 무겁고 골치가 아픈 상대이다.

보통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이러한 철학에 대한 부정적인 판단은 일차적으로는 철학자들이 사용하는 개념과 논지가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복잡해서 일반인들은 이해하기가 몹시 어렵다는 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철학을 강의하는 교수나 철학을 소개하는 책 저자들의 안일하고 구태의연한 설명 방식도 한몫 거들고 있다고 여겨진다.

지나칠 정도로 명민한 지식인인 이진경이 이를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보통사람들이 철학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는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오랜 고민 끝에 그가 내놓은 책이 바로 <철학의 모험>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무겁고 난해한 '철학'을 경쾌하고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저자는 두 가지 전략을 쓰고 있다.

그 하나는 철학자들의 난해한 개념과 복잡한 논지를 날것 그대로 들이미는 대신에 소화하기 쉽게 적절하게 가공 처리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허구적 상황의 설정, 잘 알려진 비유나 우화의 도입, 대중적인 영화나 동화의 스토리 차용 등이 바로 그러한 가공처리 기법이다.

예컨대 서구 근대철학의 시조인 데카르트의 철학에 있어서 '주체'의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이 책의 제1부는, 각기 다른 시대의 인물인 장자, 데카르트와 스피노자 그리고 사르트르가 한꺼번에 염라국의 검찰청으로 소환되어 토론을 벌인다는 설정으로 시작되고 있다. 이러한 재미난 상황 설정에 힘입어, 장자의 유명한 호접몽에 대한 해석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그들의 철학적 토론은 조금도 지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우 쉽게 이해가 된다.

또한 데카르트의 이성주의에 반발해 시작된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을 검토하고 있는 제2부에서는 아예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우화작가인 이솝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있다. 17세기 영국에서 다시 태어난 이솝은 자신의 오랜 꿈인 '우화철학'을 정립하기 위하여 당대의 유명한 경험주의 철학자들을 차례로 찾아다니며 우화와 비유로써 논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널리 알려진 우화나 비유가 순식간에 깊은 철학적 의미를 지닌 담론으로 바뀌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이외에도 칸트의 철학 개념인 '선험적 인식'을 설명하기 위해서 동화 <백설공주>를, 헤겔의 '목적'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영화 <터미네이터>를 차용하는 등 철학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한 저자의 기발하고 독특한 가공처리 기법은 이 책의 곳곳에서 빛나고 있다.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또 하나의 전략은 논쟁과 대화체 형식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한 책의 본문 전체가 철학자들과 논쟁하고 대화를 주고받은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철학의 기원이 되고 있는 고대 그리스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공부하는 방식이 서로 논쟁하고 스승과 제자간에 문답을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철학 책을 쓰는 데 있어서 이러한 기술 방식이 갖는 의미를 결코 무시할 수 없으리라.

무미건조한 서술식으로 철학적 개념과 논지를 나열하는 기존의 철학입문서와는 다른 이러한 방식에 힘입어 우리는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힌 정교한 철학적 논의의 가닥을 한 올 한 올 풀어나갈 수 있게 된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도 충분한 논쟁과 대화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나갈 수 있음을 우리는 삶의 경험을 통하여 잘 알고 있다.

다소 까다롭게 여겨지는 칸트 이후의 독일 철학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의 제3부가 비교적 쉽게 이해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논쟁과 대화체 덕분으로 여겨진다. 물론 여기서의 논쟁은 제1부에서처럼 철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직접 주고받는 논쟁이 아니라 칸트, 헤겔, 포이어바흐, 마르크스를 차례로 방문하는 가상의 인물에 의해서 매개되는 논쟁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가 철학자들과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서 이 네 철학자들이 어느 지점에서 서로 갈라지는지를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고, 독일 철학의 복잡한 지도를 비교적 선명하게 그려낼 수 있게 된다.

근대철학을 매듭짓고 현대철학을 향해 길을 연 선구자들을 다루고 있는 제4부는 스티븐슨의 유명한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야기를 골격으로 하여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데, 철학을 배우는 데 있어서 논쟁과 대화체의 이점이 보다 선명하고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킬 박사가 죽기 전에 그의 비밀을 알게 된 친구 어타슨 변호사가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훗설과 프로이트 및 니체를 찾아가 자문을 구한다는 내용인데, 각기 다른 조언을 해주고 있는 세 철학자들의 대답에서 그들의 철학이 아주 선명하게 구분되고 있음을 우리는 보게 된다. 만약 이들 세 철학자들의 사상을 그냥 서술적으로 기술했다면 아마도 이렇게 분명한 그림을 얻지 못했을 터이고, 세 철학자들이 서로 연관되는 지점과 갈라지는 지점을 파악하기도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철학의 모험>이 최종적으로 다다르고자 하는 지점은 이렇게 데카르트 이후 현대에 이르는 대표적인 철학자들의 개념과 사상과 논지에 대한 분명하고도 명확한 이해에 있지 않다. 저자는 철학에 관한 책에서 배워야 할 핵심은 '철학하기'이며, 그것은 '자명한 것을 의심하고 당연시된 것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것에 대해 자기 머리로 사고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언하게 있다. 아니 사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까지 나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철학하기', 그것은 일단 당연시된 세계, 자명한 판단에 의문을 던지는 데서 시작한다. 의심하고 비판하는 활동은 단지 사고하는 것에 머물지 않으며 오히려 철저하게 나아가며 실천되어야 한다. 요컨대 '철학하기'는 자명한 것을 의심하고 질문하는 특수한 실천이다. (391쪽, 에필로그 '이 책의 주장을 의심하자')

이렇게 될 때, 관념 속에만 머물러 있던 '철학'은 비로소 우리의 머리 속에서 뛰쳐나와 현실 속으로, 세계 속으로 흥미진진한 '모험'을 떠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 <철학의 모험>은 모험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독자라면 그 누구라도 자기 자신만의 '철학의 모험'을 떠나고 싶게 되기 때문이다.

3.

이제 3월이 되었으니, 인생의 황금시절을 향하여 달려가는 대학 신입생들의 가슴이 부풀대로 부풀었겠다. 입시를 준비하던 그 길고 길었던 시기가 다 지나갔으니 이제 얼마나 자유로우랴! 이제 지겨운 공부는 굿바이다! 나도 그런 심정으로 대학생이 되어 대학 시절 내내 이른바 '먹고 대학생'으로 지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뒤에 뒤돌아보니, 그 당시에 적어도 철학만큼은 제대로 공부해두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가 밀려든다. 그랬으면 내 삶의 방향과 자세를 보다 올바르게 세울 수 있었을 터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보다 날카롭고 분명해졌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학 신입생들이여, 술 마시고 연애하는 것도 좋지만 그와 동시에 철학도 함께 공부하기를. 그대 인생의 모험을 찾아 나서는 길에 <철학의 모험>도 함께 챙겨서 떠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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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아내가 어떻게 결혼을 한다는 것인가? ‘꿈에서’ ‘이혼한’, 또는 ‘남편 몰래’쯤이 생략된 것은 아닐까. 그런데 소설은 제목의 1차적 의미 그대로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엄연히 법적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서로에 대한 사랑이 식은 것도 아닌데, 아내는 또 다른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생겼다고 남편에게 통보한다. 아내는 태연자약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그 사람을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어”라고 말한다. 여기까지는 세상 사람들이 본인의 상황이 아니길 바랄 뿐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소설은 과감하게 한발짝 더 내딛는다. “당신하고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싶어. 그리고 그 사람하고도 결혼하고 싶어.” 말하자면 아내는 평화적으로 두 집 살림을 하고 싶다는 뜻이다. 남자건 여자건 이런 제의에 자발적으로 동의해 줄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소설은 해내고 만다. 일부일처제의 테두리에 갇힌 의식구조의 끈을 갑자기 풀어 헤치더니, 끊임없이 도발적 질문을 던지고 보편적 윤리관을 조롱한다. 황당한 상황이지만 인류학적 지식까지 동원하며 논리정연하게 이어지는 아내의 설득에 남편도, 독자도 조금씩 말려든다.



1억원 고료 세계문학상 두번째 수상작인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가 문이당에서 출간됐다. 작가는 “워낙 파격적 소재다 보니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사실 좀 걱정스러웠다”면서 “그러나 심사위원들이 재미있게 읽고 잘 봐줘서 무척 다행”이라고 말했다.

겸손하게 말했지만 사실 작가는 논쟁적 주제에 대한 반발감을 격감시킬 장치를 소설 속에 마련해 놓았다. 바로 축구다. 울화통이 치밀려고 할 때쯤 느닷없이 축구 영웅이나 각종 경기 기록, 축구관련 전문용어 등이 등장해 상황을 코믹하게 비틀거나 냉정하게 가라앉힌다.

“피구는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나만의 방식을 창조하고 싶다’. (……) 5천만명에 달하는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창조하려는 여자가 있으니, 그것도 황당무계하고 허무맹랑한 쪽으로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려 드는 여자가 있으니 바로 내 마누라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위해 축구관련 서적 8권과 축구사이트 4곳을 부지런히 헤집고 다녔다고 한다.

작품을 읽고 드는 의문 두가지. 왜 주인공은 세상의 반이 여자인데 온갖 치욕을 무릅쓰고 아내에게 집착할까.

“잡힐 듯 하면서 잡히지 않을 때 소유욕은 더욱 강해지고 제3자가 등장할 때 긴장의 끈은 더욱 팽팽해진다”는 것이 작가의 대답이다.

그럼 반쪽의 아내를 소유한 두 명의 남편은 행복할까. 작가는 “사랑하지 않으면서 같이 사는 부부보다는 행복할 것이고 서로 사랑하는 온전한 부부들보다는 불행할 것”이란다.



박씨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와 2001년 장편소설 ‘동정 없는 세상’으로 제6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받았고 2003년 장편소설 ‘새는’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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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3-04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화제군요. 멋진 리뷰, 추천합니다.

보슬비 2006-03-04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리뷰가 아닌데...^^;;
읽고 싶은 책들의 정보를 찾아서 올렸어요.
저도 이 책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배혜경님과 공감이 가네요.
 

‘10년 법칙’ 따르면 달인 넘어 ‘명품인생’


SBS TV `생활의 달인`(월요일 저녁 7:05~8:00)이 정의하는 달인(達人)은 `학문이나 기예의 어떤 분야에 통달한 사람` `널리 사물의 이치에 정통한 사람. 달관한 사람. 달자(達者)` `명인(名人)` 이다.

매주 한 분야에 ’통달‘한 달인들이 보여주는 장기는 한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굴의 달인, 소시지의 달인, 가사의 달인, 생수배달의 달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달인이 된 이들의 평균 경력은 10여년이다.

지난 1월23일 방송에 출연한 롤의 달인 김영섭씨의 경력은 10년, 민속놀이의 달인 이우섭씨의 경력은 50년, 허수량 군은 1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력 8년을 자랑했다. 과자의 달인 김경희씨의 경력은 25년, 심규수씨의 경력도 17년이었다.

<명품인생을 만드는 10년 법칙>(21세기북스. 2006)에 따르면 우수한 지능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특정 영역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 할 수 있다. 직업인으로서의 성공은 타고난 능력 차이보다 ‘10년’ 전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저자 공병호씨의 주장에 따르면 ‘생활의 달인’ 출연자들은 대부분 ‘10년 법칙’에 성공한 명품인생의 주인공들이다.

책은 명품인생을 만드는 기준이 되는 ‘10년’을 크게 3단계로 나눈다.

처음은 시작하는 시기다. 사회 초년생이나, 새로운 일을 시작한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특정 분야에 축적된 기존 지식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시기다. 의무감과 강요에 의한 훈련이 이뤄질 수 있지만 연습량이 늘고 숙련도가 증가한다.

두 번째 시기에는 훈련 량이 크게 증가하고 성장 속도도 매우 빠르다. 이 분야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전력투구하는 시기다. 일하는 재미와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며, 헌신과 몰입도도 높아진다.

세 번째 시기에는 자신의 전문 기량을 향상시켜 특별한 인물이 되기 위해 전념한다. 이 시기를 통과하는 사람은 자기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 세 번째 시기에서 평범한 수준을 넘어 탁월한 전문가로 입신하려면,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할 수 있어야 한다.

3단계를 성실하게 이행한 사람이라면 ‘생활의 달인’을 넘어 ‘명품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저자의 예도 든다.

공병호씨는 공부를 시작한지 2~3년 만에 ‘잠정적’ 분야를 찾았지만 학위를 마치기까지는 7~8년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학위취득에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분야를 ‘심화’ 시키는데 전력투구해 자기계발 분야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

‘10년 법칙’의 중요성을 역설하기 위해 두뇌 혁명 분야의 선구자인 스톡홀름대의 앤더슨 에릭슨 박사의 말을 인용한다.

“어떤 특별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자신을 자리매김 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면 그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정교한 훈련을 최소 10년 정도 해야 한다”

앤더슨 에릭슨 박사가 강조하는 정교한 훈련기간 ‘10년’을 쉽게 보거나, 중도 탈락하는 이는 ‘달인’이나 ‘명품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책은 4부에 걸쳐 뇌과학, 심리학 분야 연구 결과를 통해 ‘10년 법칙’을 강조한다. 간디, 그레이엄, 아인슈타인, 엘리엇, 프로이트, 피카소 역시 최고 수준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10년’의 시간을 공들였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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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가 마비될 만큼 '죽'만 쑤었습니다"
 
[오마이뉴스 김현자 기자] "책만 읽고 '본죽'에 관심을 두면서 부인이 남편을 참 잘 만났다는 생각을 하였고, 같은 여자로서 참 부러웠는데 와서 보니까 그게 아니네요. 제 생각과는 반대로 남편이 아내를 참 잘 만났고, 이런 부인을 둔 남편은 행운일 거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최복이 사장님, 만나보니 참 대단해요.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이 이렇게 당차고 아름답게 사는데 그간 나는 뭐했는가. 한 가정에 여자의 힘이 정말 중요하구나' 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답니다." - 교육생

 
ⓒ2006 김현자
느닷없는 방문에도 최대한 시간을 내주고, 약속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는 최복이 사장에게 "흉 좀 보겠습니다"라고 하니 "많이 보셔도 됩니다"라며 서슴없이 웃는다.

그녀가 떠난 후 한참 동안 세 명의 교육생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삼일 동안 죽 만드는 법부터 신선한 재료 구입까지 비법을 교육받고 며칠 후면 체인점의 당당한 주인이 될 사람들이었다. 교육 첫 날인 오늘 오전 내내 가르쳐 주는 대로 죽을 쒀 보았는데, 그야말로 '대충대충 적당히'도, '어림짐작'도 절대로 없다고 한다.

"땅콩 반쪽, 참기름 아주 쪼금이라도, 덜 들어가고 더 들어가고까지 기가 막히게 알아낸다는 데요. 뿐만인가요. 국산을 쓰는지, 수입산을 쓰는지, 싼 것을 쓰는지 최상품을 쓰는지 까지 맛만으로도 알아낼 정도라네요.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귀신으로 통한다잖아요." -교육생

그녀는 천성적으로 태어나기를 우리와는 다른 혀의 감각인가 싶었다.

"음식을 무척 잘했던 것도 아니고, 그냥 집에서 아이들 먹을 것 해 먹이는 정도였습니다. 죽 장사를 한다고 하니까 친정어머니는 울면서까지 말렸습니다. 종가집 며느리인 어머니 음식 깊이가 오죽했겠어요. 어머니의 음식은, 전통적인 맛과 절도가 배어있는 음식이었지요. 이런 어머니이니 그야말로 '죽'은 시장에서 한번 맛있게 사먹는 음식이거나, 환자의 음식이었을 뿐이지요. 우리 속담에 "죽 쒀서 개준다"는 말도 있잖아요. 사업을 하다가 부도까지 갔었고, 그로 인해 우울증으로 입원까지 했음에도 죽 장사를 하겠다고 고집을 꺾지 않으니 울면서 말리실 법도 하지 않겠어요?

처음에 죽을 개발한다고 수도 없이 쑤면서 일년 가까이 식구들이 죽만 먹고 살다시피 했습니다. 처음 6, 7개월, 그 이후 4개월 동안 눈만 뜨면 죽을 쑤고, 하루에도 셀 수도 없을 만큼 맛을 보다 보니 나중에는 혀에 마비가 오더라고요. 혀가 맛은커녕 아무런 감각도 느끼지 못하는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참 후에 결국 혀의 감각을 찾았을 때는 땅콩 한쪽까지 소홀히 다루면 안 된다는 음식에 대한 철칙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우연히 '본죽'의 이야기를 담은 <꿈꾸는 죽 장수>란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 '본죽'은 나에게 넉넉한 자본을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 있게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배부른 프랜차이즈에 불과하였고, 이런 편견이 있는지라 매체를 통하여 소개되는 이들의 성공사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마침 불황 속에 장사가 안 되어서 심란하던 중에 이 책을 우연히 접하였는데 책을 통하여 어정쩡한 나의 현재를 어떤 식으로든 가닥 잡아 보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사람들은 본죽을 얘기할 때 김철호를 말하지만, 내가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의 윗 부분이라면, 정작 그 배를 떠 있게 만드는 바다 속의 가라앉은 부분은 바로 당신이야" - 꿈꾸는 죽 장수에서

절망은 받아들여야만 하는 절대적인 운명이 아니라, 의지에 따라 스스로 선택하는 것 아닐까? 그 무엇보다도, 강한 그녀를 통하여 어정쩡한 제자리 걸음인 나의 가능성을 다지고 싶었다.

ⓒ2006 김현자
"…부도가 나고 하루 아침에 주저앉게 되었는데 남편은 아침에 나가 밤에 들어오면 되지만, 저는 눈만 뜨면 셀 수도 없이 빚 독촉 전화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정말 죽고 싶고 도망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도망갈 수도 없었고 아플 수도 없었습니다. 시부님과 함께 살고 있었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려면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아파도 아프면 안 되는 며느리, 엄마였습니다. 속으로는 무너져도 꼭 해야 하는 도리나 역할이 있었고, 계속되니까 나중에는 제 스스로도 아무런 의지가 없더라고요. 의지가 없다는 것마저도 의식이 없을 만큼…."

담담하게 말하던 그녀의 눈자위가 붉어지고 언뜻 눈물이 보였다. 그녀에게 살아오는 동안 제일 아픈 시절임에는 틀림없었다.

"저도 남들이 보기에 절망이라고 생각하는 여러 차례의 고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만나고 싶었습니다. 절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일어서면서 자신에게는 더 모질어지고 남에게는 그만큼 더 관대해지고… 남의 불행 앞에 내 스스로도 주체하지 못하는 눈물은 어쩔 수 없고, 누군가의 아픔 앞에 말 한 마디 보태 위로해주어야 하는데 그 말 한 마디로 섣불리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백 마디 말보다 만원 한 장이 더 절실하던 때가 제게도 있었거든요. 그렇지 않나요?"(필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 목 메임이 있는 것이 분명하였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하는 순간 캄캄했고 아득하였습니다. 살아갈 자신도 힘도 아득하였으며, 보이지 않는 어떤 막연한 대상에 대한 원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모질고 힘든 때를 이겨내고 보니 오히려 제게 고난은 축복이자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부도나기 전에는 제 앞의 것에만 연연하고 제 것이 남에게 갈까봐 꼭 끌어 쥐고 전전긍긍했지요. 그런데 어려움에 처하고 보니 이런 제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비로소 보였고, 다른 사람들의 아픔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제게 가장 힘든 시기였지만 제가 가장 많이 클 수 있는 때였고, 저를 위한 하나님의 배려였습니다."

ⓒ2006 김현자
다른 사람의 아픔을 헤아린다는 것…. 오늘날 본죽의 본점인 대학로 점의 사장은 최복이 그녀다. 본죽의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며, 본죽의 모든 맛과 기술을 만들어 낸 그녀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로 점과 계동 점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는 대학로 노숙자 200명(5시)과 천안의 노숙자 200명(12시~1시)에게 밥을 제공한다고 한다. 또한 나아가 앞으로 더 많은 사회사업에 삶의 가치와 보람을 두고 싶다고 한다.

워낙 당차고 의지가 확고해 보여서, 아이들 교육에는 어떤가 싶어 물어보니 과외 한번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번에 대학(이화여대 언론영상학과)에 합격했다면서 대견스럽다며 뿌듯해 한다. 물론 앞으로도 다른 아이들 역시 특별한 과외는 계획에 두고 있지 않다고 한다. 일단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해낼 수 있다고 믿고 맡겨 보고 싶다고. 큰 아이에게도 그랬더니 당당히 합격했다고 한다. 이들 가족에게는 사랑과 믿음이 참 견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가 바쁘지만 매일 메일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위기는 사람을 크고 깊어지게 한다. 옳다. 그런데 간혹 사람에게 상처 받았으니 사람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사는 사람도 있고, 물질적인 것을 모두 잃었으니 재산을 모으는 것에 삶을 걸고 물질의 노예가 되어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결코 옳지 않다. 나 역시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절망이라고 생각할 만큼의 고비를 여러 차례 겪고 보니 많이 잃어 본 만큼 물질에 애착이 없어진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해지고, 그 대신 자신에게는 더 모질어지는데 이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본죽 최복이, 내가 그녀를 만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본죽의 화려한 성공이 아니었다. 한 남자의 아내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강하고 아름다운 그녀가 보고 싶었고, 불황에 이렇게 해보아도, 저렇게 해보아도 적자만 되풀이 하면서 흔들리고 있는 내 스스로의 힘과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시인 최복이는 누구?

한솜/김현자
"나는 법을 잊어버린 새 같습니다. 자라기를 멈춘 나무처럼 그렇게 서있습니다. 삶의 지도를 생각합니다. 어디를 지나 또 어디로 갈 것인지, 삶이란 결국 무인도처럼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은 아닐지, 스친 것조차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아닐지…. 시간의 가벼움에 더는 아파하지 않겠습니다. 많은 사람들 속에 늘 분주했지만, 고통 속을 헤매 일 땐 모두 저만치 등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서운해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고통은 자기완성으로 가는 필수조건이므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가슴이 무너져도 잠잠히 끝나지 않은 길을 갈 것입니다. 가슴 바닥에 흥건히 고인 물기를 닦으며 수척해진 영혼을 달랩니다.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직 사랑해야할 일이 남은 까닭입니다."-고독한 날의 사색
※기사에 적합하도록 임의대로 붙여 쓰거나 문장 부호(. ,)를 덧붙였습니다.

본죽 김철호 사장의 부인으로 오늘의 본죽이 있기까지 일등공신이라는 것만으로 알고 있었는데 뜻밖의 이야기를 접했다. 만남의 의미를 실어 시집 한 권을 선물하고 싶다고 제의를 해왔는데 받고 보니 자신의 시집이었다. 앞서서 동시집 <미루나무 길>을 냈으며, 3월 중에 두 번째 시집 <사랑의 묘약>이 나올 예정이라고.

시집 <고독한 날의 사색>에는 오늘의 자신이 있기까지의 최근 몇 년 간의 고통에서 오는 자기성찰이 느껴지는 글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한솜 2005.6. 값은 6000원)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1994년에 문학평론,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였으며 성균관대 국어 국문학 석박사 학위 과정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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