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모리 고 지음, 김미림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4년 3월 / 224쪽
요즘처럼 무언가에 집중하기 힘들때, 제 곁에 책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온전히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반쪽짜리 즐거움.... 그래도 그 반쪽짜리 즐거움이라도 갖고 있는 나를 보며 미안해집니다.
선물해주셨던 책갈피를 꽂아보았습니다.
마치 이 책을 위해 준비된 책갈피처럼, '벚꽃 흩날리는 밤'과 꽃 책갈피가 참 잘 어울리네요.
책을 읽으면서 잠시 현실을 잊습니다.
구도씨가 만들어주는 안주와 함께 맥주를 마시며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손님들. 어찌보면 소박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바로 서민입니다.
현실로 돌아왔을때, 저 흩날리는 벚꽃들을 보면,
너무 이르게 피고 이르게 진 아이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픕니다.
심흥아 외 지음 / 미메시스 / 2014년 4월 / 240쪽
평소 외국 작가들만 소개된 '미메시스'에서 한국 만화가를 만날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이왕이면 새로운 이야기면 더 좋았을텐데...생각이 들었지만, 한편 만화가와 한국단편소설의 만남도 나쁘지 않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화를 읽을때, 원작과 비교해보면 더 좋은 책입니다.
'셜록 홈즈' 책갈피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과 이 책을 보내주신 분의 손길이 느껴져서 읽는내내 따뜻했습니다. 책갈피를 뽑을까 하다가, 다음에 읽을분을 위해 그대로 놓아두었습니다.
까미유 주르디 지음, 노엘라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2월 / 91쪽
'2주째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건 신이 샤워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안나 할머니는 얘기하곤 했다.
안나는 쏟아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신이 어지간히 더러웠나 보다 라고 생각하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
책을 읽으며 웃다 눈물이 났습니다...
편히 방구석에 앉아 책을 읽으며 웃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미안한 마음이 뒤엉켜버렸네요.
유령선장처럼 아이들도 자유롭고 행복해지길...
매들렌 렝글 지음, 심혜경 옮김, 호프 라슨 그림 / 이숲 / 2014년 2월 / 392쪽
처음 책을 보았을때, 책커버를 바꿔 새로 출간한줄 알았는데, 그래픽 노블로 다시 출간한거였습니다. 이 책을 영어로 읽을때 은근 용어들이 어려워서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알쏭달쏭해 번역서로 다시 읽어봐야지...했다가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화로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다시 시간을 되돌릴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다시 되돌린다하더라도, 무능력한 그들을 또 봐야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일주일전의 시간을 되돌리는것이 최선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던 시간을 되돌려야하는것이 옳을지도...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4월 / 303쪽
어릴때는 바다를, 나이들어서는 산이 좋아진다고 하는데,
아직 나는 어린가보다...
산보다 바다가 더 좋으니...
정유정의 여행기는 재미있지만, 절대 따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바다가 싫어지려한다..
황인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2월 / 109쪽
예전에 사랑을 하거나, 실연을 할때 세상의 모든 노래가 나를 위한 노래처럼 들린다고 하더니, 시도 노래와 같은것 같습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시들이 지금 읽어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repeat
가끔은, (일 년에 한 일곱 번쯤?)
치키티타, 아주아주 어린 꼬마 계집애
그 곡을 무한정 들을 때가 있다
10여 년 저쪽 어느 길거리에서 산
'the music of Latin America'
악단 이름도 적혀 있지 않은 해적판 CD
16곡 중 13번째 곡, 총 4분 32초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를)
악사들은 그리움을 다해 살뜰히 연주한다
치키티타, 환한 햇빛 속에
한박눈같이 펑펑 쏟아지고
간간이 높은 음 건반이
은방울꽃 줄처럼 흔들리며 은방울 소리를 울린다
그 하얀 소녀들, 나풀거리고 재잘거리다
다시는 결코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그렇게 반짝반짝 웃으며 사라진다
"그럼, 안녕!" 외치며
마구 쏟아지는 은방울 소리 속에서 마구 손을 흔들며
사라지는 어린 소녀들이여, 마지막 23초여!
나는 되돌리고, 되돌리고, 되돌린다
고개가 떨궈지지 않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