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도시처녀들 완전판 (양장)
미깡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무한 공감을 던질수 밖에 없는 책. 언젠가 저런 기억들 다 있지 않나요? 그녀들의 유쾌한 음주기를 따라가다보면 저절로 술잔을 찾고 있는 당신을 발견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아침 출근 길 비가 약간 왔지만 뭐 이정도면 괜찮다 싶어서 오늘 도 걸어서 출근

그런데 비오는 날의 풍경은 새롭고 또 예쁜데 사람은 거의 없네....

뭔가 좀 낭만적인 느낌의 출근길이다. (도착하니 오늘 지각자 속출, 차 엄청 막히는..... ㅎㅎ)




아무도 안 밟은듯한 저 벚꽃잎들을 사뿐히는 안되고(몸무게 때문에) 어쨌든 즈려밟으며 걷는 기쁨. ㅎㅎ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을 어제 다 읽었는데 동일한 주제아래 여러 필진들이 글이 모인 책이다.

그러다보니 글마다 편차가 좀 많은건 흠이지만 또 좋아하는 이라영샘과 정희진샘의 글은 역시 너무 좋았다.

특히 이런 구절들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이다. 다시 말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이다. 다양한 시선이 경합하지 않고 하나의 시선이 지배할 때 우리의 인식은 축소되어 편협함을 벗어나기 어렵다. (6쪽, 이라영)


소수자들의 다시 읽기와 다시 쓰기는 해석하는 위치를 점령한 주류 서사에 균열을 내는 저항 행위다. (16쪽, 이라영)


작품의 내용은 네 가지 측면에서 진부하다. 첫째, 인간의 조건인 '일상의 노동'과 '초월성'을 대립시킨다. 초월성은 노동을 부정하는 부정의이자 젠더화된 언설의 대표적 관념이다. 둘째, 초월적 인간이 되려는 강력한 동기가 경제력을 가진 여성에 대한 분노와 '일하는 여성=구차한 현실'이라는 성차별에서 나온다. 셋째, 여성의 도구화로 이를 재현한다. 마지막은 일제시대라는 배경을 강조하며 <날개>를 '지식인의 고뇌'로 읽는 천편일률적 독해다. 읽기의 진부함이다. 식민지 시대에는 지식인 남성만 고통스러우가? 게다가 <날개>의 남성 주인공이 살아가는 방식과 목소리는 어느 시공간에나 존재한다. - 186쪽, 정희진 -



내가 갖고 싶은건 세상을 제대로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언어이고, 그 언어를 이분들이 내게 준다.

그래서 나는 내게로 오는 말이 얼버무리거나 우회하지 않고 용감하게 직진해오기를 바란다. 

그 직진 또한 엄청난 용기임을 안다. 

언어가 분명할 수록 그것은 그 만큼의 책임을 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이 용감한 언어와 문장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23-04-05 1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아침 일찍 나왔는데
결국 7분 지각했네요.

비는 또 어찌나 오는지 점심 먹
으러 갔다가 홀딱 젖어서 복귀
했네요 ㅠㅠ

이번 비가 그치고 나면 벚꽃은
안냥 ~~~ 하게 될 것 같네요.
아수버라.

바람돌이 2023-04-09 22:49   좋아요 0 | URL
위쪽 동네도 벚꽃은 다 졌겠군요. 여기는 이제 유채꽃 노랑이 너무 예쁜 길인데 이게 제 출근길과 딱 반대 방향이라 ㅎㅎ 내일은 좀 일찍 나가서 반대방향으로 좀 걸어보다가 가볼까 싶기도 해요.
저날 아침에 저 길을 우산 쓰고 살랑거리고 갔다가 오후에 어찌나 비가 많이 오는지 퇴근하는 남편한테 데릴러 오라 그랬네요. ㅎㅎ

공쟝쟝 2023-04-05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위험한 사상을 가지신 바람…돌이님💕 얼마 전부터 바람돌이님이 보시기에 제가 이 책을 빌려온 것은 안비밀입니다!ㅋㅋㅋ 지도해주신대로 좋아하는 분들 대목만 읽도록 하겠습니다!
저도요. 더는 몸과 불화하지 않는 언어들에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않으려고요. 우리 용감하게💪

바람돌이 2023-04-09 22:52   좋아요 1 | URL
앗 저 책에서 저는 김용언씨의 레이먼드 챈들러편도 좋았습니다. ^^ 좋았던 글이 3개입니다. ㅎㅎ
혹시 벌써 다 읽으시고 반납하셨나요? 그럼 뭐 어쩔수 없고요. ^^

건수하 2023-04-05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한 지라 참고 있었는데.... 바람돌이님 읽으시고 글도 올라오니 더 이상 참기가 힘드네요.
공쟝쟝님은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데 왜 우리동네 도서관들에는 한 권도 없는가 (그리고 왜 안 사주는가)

제가 사서 읽고 기증해야겠습니다.... (사고나면 기증하기 싫어질 것 같은데)

바람돌이 2023-04-09 22:55   좋아요 0 | URL
희망도서 신청하면 보통 3주정도 걸리지 않나요? 저는 뭐 매주 진짜 열심히 희망도서 신청을 하는지라 기다리는건 그다지 어렵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희망도서 신처에 실패한 책들은 순서 기다리기 진짜 힘들어요. 그런데 요즘 우리 동네 도서관에도 드디어 예약신청 기능이 생겨서 그것도 유용하게 사용중입니다. ^^
그리고 도서관에 책 기증안해도 돼요. 우리나라 도서관 다 세금으로 운영인데 우리보다 훨씬 부자입니다. ^^

stella.K 2023-04-05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 꽃잎들... 이번 비로 다 떨어질 것 같아요. 아까워라.
꽃은 일찍 피고 날씨는 요동치고. 봄꽃만 수난이네요.ㅠ

바람돌이 2023-04-09 22:56   좋아요 1 | URL
저날 비 많이 오고 그 후로 다시 쨍쨍한 날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봄꽃을 좀 오래 즐겼네요.
이렇게 봄이 가고 또 여름이 오고 뭐 그런거죠. ㅎㅎ 그래도 작년부터 너무 가뭄이 심해서 비는 좀 더 와야겠다싶어요.

cyrus 2023-04-05 2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전 읽기 모임을 하면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다시 읽었어요. 이 두 권의 책은 훌륭한 고전임을 인정하지만, 여성뿐만 아니라 이방인을 모욕하는 내용이 몇 개 보였어요. 저를 포함해서 고전 읽기 모임에 참석하는 고정 회원이 일곱 명인데(남자는 저 혼자뿐이에요), 다 같이 오디세우스의 언행에 분노하면서 읽고 있어요. 오디세우스가 아니라 ‘오디새끼’에요.. ㅎㅎㅎ

바람돌이 2023-04-09 22:58   좋아요 0 | URL
오디새끼에서 진짜 빵 터졌어요. ㅎㅎㅎ
고전 읽기 모임도 하시고 서점순례도 열심히 하시는 모습 항상 너무 좋네요. 존경의 눈빛을 막 보냅니다. ^^

희선 2023-04-06 0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가 오는 길이어도 사람이 별로 없으면 괜찮겠습니다 오랜만에 비가 왔네요 비에 꽃잎이 떨어졌다 해도 비가 와서 다행입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3-04-09 22:59   좋아요 1 | URL
그쵸. 오랫만에 비가 와서 좋고 아침 비오는 길이니까 사람이 별로 없어서 좋고.....
저녁에는 쏟아지는 비때문에 난감했습니다. ㅎㅎ
 

사회의 윤리는 중요하지 않고 오직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자신을 증명하면 된다는 것. 영감을 주고, 욕구를 해소할 수 있고,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여성을 필요로 하는 남성의 행태가 착취가 아닌 사랑으로 일컬어진다는 것, 《달과 6펜스》가 그린 남성예술가의 모습은 아주 최근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발견할수 있지 않았나. 특히나 폴란스키의 수상 그리고 그를 ‘작품‘만으로 평가하자며 두둔했던 프랑스 아카데미의 태도는 《달과 6펜스》가 과연 옛날이야기인지 의심케 만든다. 나는 《달과 6펜스》가 일종의 ‘헤게모니‘로 작용한다고 본다.  - P50

서머싯 몸이 《달과 6펜스》를 출간하기 직전인 1918년, 영국에서는서프러제트 운동으로 비로소 삼십 세 이상의 여성이 참정권을 얻었다. 이렇듯 《달과 6펜스》가 유럽 여성이 자기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던 시기에 쓰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나‘가 티아레와아타의 종속적 태도를 어떠한 분석이나 비판 없이 서술하는 데는일종의 의도가 담겼다고밖에 볼 수 없다.  - P55

참전 용사들은 일하는 여성, 타인 앞에 나서서 매력과 능력을수줍음 없이 과시하는 여성, 남성과 대등하게 맞서거나 심지어대적하려는 여성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여성을 맞닥뜨리고 당혹스러워했다. 그리고 돈과 힘을 직접 갖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점점 분노하기 시작했다. 하드보일드 작가들은 이 젊은 남성과 여성 사이의 대립과 긴장관계를 재빠르게 포착했다. - P71

 결백하지 못한 아름다운 여성들은 ‘팜므 파탈femme fatale‘이라 명명되었다. 탐정이 일단 ‘그 여자‘를 찾아내면, 이 죄 많은 팜므 파탈들을 어떻게든 퇴치하거나 순응시킬 방법부터 찾아내야만 한다. 사건은 이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해결된다. ‘그 여자를 찾아라, 그다음 그 여자를퇴치하라‘의 구조를 취하는 것이다. - P72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누아르 작가로 꼽히는 메건 애벗은
"만약 당신이 유해한 백인 남성성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누아르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라고 썼다. "미국의 백인 남성들이 누리던 삶은 처음에는 대공황 때문에, 그다음에는 전쟁때문에, 그다음에는 그들이 나가서 싸우는 동안 자신들의 자리를대체한 여성들 때문에 파괴되었다. 누아르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만개했다. 탐정, 형사, 짭새 등 백인 이성애자 남자들의 이야기는자신들이 적법한 권력의 자리에서 축출되었고 여성에게 근본적으로 위협당한다면서 여성을 전능한 위치에 올려둔다. 그런 다음, 이 백인 이성애자 남자들이 저질렀던 온갖 악행의 원인을 여성들에게 돌린다. 누군가를 죽이고 은행을 털었던 모든 것이 팜 - P72

므 파탈이 조종했기 때문에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 누아르 소설들은 침입에 대한 격분과 여성의 힘을 저지하겠다는 분노로 끓어오른다.  - P73

하드보일드 작가들이 포착했던 동시대 참전 용사들의 분노, 특히 자신의 자리를 차지했거나 혹은 자신이 더는 구애하기 힘든 위치로 가버려 자신의 사랑과 욕망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않는 여성들을 향한 젊은 남성들의 분노와 경멸이, 헬렌을 향한 말로의 복잡한 시선에 투영된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제길, 이 나라에서 남자들이 할 수 있는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니까. 항상 여자들이 끼어들게 마련이죠." - P85

《자》는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여자를 ‘수수께끼‘로 보는 시각을 매우 잘 대변한다. 나자만이 아니라 이 작품에서 언급되는여성들은 대체로 수수께끼 같은 모습이다. 그들은 그야말로 ‘발작적‘으로 나타나 홀연히 사라지고, 미래를 예언하는 듯 묘한 말을 하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적당히 신비스럽고 적당히 흐트러진 이 여자들은 과연 실체가 있는인물인가. - P145

남성 예술가의 무의식에 따라 서술되고 재현된 ‘초현실적 여성‘과 달리 초현실주의 예술에 직접 참여한 여성 예술가는 적극적으로 배제되었다. 많은 여성이 남성의 작품 속에 박제되었지만, 그 여성들의 창작물은 소외된다. 초현실주의 예술가였던 다른 여성들보다, 갈라가 ‘막스 에른스트의 연인, 폴 엘뤼아르의 아내, 살바도르 달리의 아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기억되는 것처럼 말이다. - P157

 브르통이 여성 작가들을 익명으로 소비하며 사랑의 매개로만 다룬 점은여성 창작자를 바라보는 남성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 P158

 이로써 그는 분리된 육신과 정신이라는 ‘영원한 적대자‘를 화해시키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나‘는 육신과 정신을 화해시키지 못한다. 그가설정한 ‘육신의 현현‘인 조르바가 순전히 왜곡된 남성성이라는판타지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거칠 것 없이 페니스를 휘두르며 자유인이라 주장하는 상상 속 남성성, 평생 책상 앞에서 ‘나‘
가 했다는 공부와 성찰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 P175

‘나‘는 페니스가 ‘천국으로 들어가는 열쇠‘라고 생각하는 조르바와 함께 ‘신도 없고 악마도 없고 오직 자유로운 인간만 있는수도원‘을 꿈꾸었다. 종교의 경계를 헐어 신과 악마가 양면적인하나의 존재라는 점을 볼 줄 알았으며 이성의 한계를 꿰뚫어 보았고 조국이라는 허상도 깰 수 있었지만, 젠더 위계와 불평등은끝까지 알아챌 수조차 없었던 그들의 상상 속 수도원은 얼마나행복한 곳일까? - P181

 작품의 내용은 네 가지 측면에서 진부하다. 첫째,
인간의 조건인 ‘일상의 노동‘과 ‘초월성‘을 대립시킨다. 초월성은노동을 부정하는 부정의이자 젠더화된 언설의 대표적 관념이다.
둘째, 초월적 인간이 되려는 강력한 동기가 경제력을 가진 여성에 대한 분노와 ‘일하는 여성 = 구차한 현실‘이라는 성차별에서 나온다. 셋째, 어성의 도구화로 이를 재현한다. 마지막은 일제시대라는 배경을 강조하며 <날개>를 ‘지식인의 고뇌‘로 읽는 천편일률적 독해다. 읽기의 진부함이다. 식민지 시대에는 지식인 남성만 고통스러운가? 게다가 <날개>의 남성 주인공이 살아가는 방식과 목소리는 어느 시공간에나 존재한다. - P186

성매매와 섹슈얼리티는 한국 사회 그 자체고, 여성의 삶. 젠더 문제의 핵심 이슈인데 성매매 언설은 남성이 독점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성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스톡홀름 증후군‘을앓고 있다는, 그들의 행위성을 완전히 박탈하는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발언이 가능한 사회다. 여성들이 말할 수 있는 영역은 ‘성폭력으로서 성매매‘와 이 구조 때문에 발생한 피해에 국한되어 있다. - P202

‘나(이상)‘는 혼나는 아이다. 이러한 관계는 남성이 공사 영역에서 이중 노동을 하며 힘겹게 사는 아내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고 살면서도, 자신이 아이처럼 취약한 존재라며 피해자 정체성을 주장할 수 있게끔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전도displacement와 부정의가 의심 없이 수용된다. 이것이 미소지니다.
<날개>에서는 여성의 직업이 성 판매일 때 자연스레 발생하는 미소지니에 지식인 남편을 혼내고 통제하는 강력한 여성에게 가해지는 미소지니가 더해진다. - P205

종속적인 위치의 남성들은 약자와 연대하기보다 패권적 남성의 자리를 욕망하거나 그들에게 ‘자신의 여자‘를상납한다.  - P206

문제는 거래 대상인 물건 (여성)이 행위성을 발휘하거나 지배계급 남성이 자신을 실제로 구원해주지 않을 때 발생하는 피지배계급 남성의 좌절감이다.
그런 피지배계급 남성의 목소리가 바로 <날개>다. <날개>는치욕의 한국 현대사를 ‘살아낸‘ 남성 심리의 원형이다. 자신이 존재가치가 없는 남성임을 깨달은 남성 지식인이 현실에 대처하는방식은 자기 조작 making이다. ‘가난한 천재‘가 대표적이다.  - P207

미소지니가 근본적인 폭력인 이유는 임의성 때문이다. 임의적 재현은 혐오든 숭배든 ‘나는 너희들을 안다‘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자신을 세상을 규정하는 위치에 두고 세계를 창조하는것이다. 남성 문화가 여성을 ‘창녀‘가 아닌 어머니로 숭배한다고해서 여성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여성은 어머니나 창녀로 환원되지 않는 개인이다. 어머니나 창녀는 사회가 부여한 성역할이지, 본질적으로 ‘그런 여성‘은 없다. - P213

나는 한국 문학사에서 이상이 이룬 문학적 성취에 동의한다.
내가 불편한 점은 콘텍스트 context, 즉 그의 작품에 대한 변화 없는해석이다. 그의 문학은 한국 사회에 갇혔다. 그런 의미에서 <날개>는 죄가 없다. 지금 우리 자신을 알기 위해 다시 읽기가 필요할 뿐이다. - P214

메데이아의 매력은 그 성격의 복합성에서 나온다. 그녀는 뛰어난 능력과 진취적, 적극적 성격을 함께 갖춘 여성 영웅으로 여성해방의 상징인 동시에, 남편의 배신으로 생긴 가족 질서의 위기를 본인이 주체가 되어 심판하여 해결하는 가족의 수호자다.
여기에 더해 그녀는 제국주의와 인종주의의 피해자로서 서구 사회의 배타성과 야만성을 드러내는 이방인 타자이고, 복수의 의미와 폭력의 정당성을 깊게 성찰하는 철학자이기도 하다. - P2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러나 국가가 나서 임신한 신체를 규율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여성혐오에 근간한 사회적 통제이다. 그 통제의 결과를 가장 심각하게 체감하는 이들은 가장 취약한 여성들일 것이다. 이 책에서 그 점은 변명의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 P150

1970년대의 낙태 반대 운동은 낙태에 대한 공격이 (태아의 생명을 중단시켜서가 아니라) 전통적 성역할을 붕괴시키는 것에 대한 우려로 촉발된 것임을 보여준다.  - P161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 시스젠더 여성이든 트랜스젠더 여성이든 관계없이 모든 여성의 신체를 통제하고 감시하고 지배할 권리를 갖는다는 의식은 이 극적인 사례만큼 만연하게퍼져 있다. 그 때문에 여성혐오적 감시의 피해자들이 (바로 이들이야말로 끔찍하리만큼 고통받는 존재임에도 오히려 도덕적 괴물로 비난받는 일이 발생한다. - P175

많은 여성들이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남성 파트너가 갖고 있는 부당한 특권의식, 즉 여성의 노동과 남성의 여가 시간에 대해 갖고 있는부당한 특권의식을 반복해서 읊거나 정당화한다.  - P194

맨스플레인은 남성 특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즉 남성 특권이란 지식과 신념, 그리고 정보 소유와 관련된 다양한 인식적 활동을 전유하는 남성의 특권을 말한다. - P202

우리는 이미 이에 대해 살펴보았다. 여성 정치인에게 연대의식은 강력한 이중구속이다. 다시 말해 여성 정치인은 자신이특별할 정도로 연대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는 희망을 줘야 하며,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 시각, 공약의 어떤 지점에 불가피하게 실망하게 될 때 그들의 지지가 사그러질 가능성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스스로를 지나치게 연대의식을 중시하는 사람으로 홍보해서도 안 된다. 그럴 경우 클로부차나 질리브랜드처럼 선거 유세 자체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는 위험을 감수하게 될 것이다."
- P253

신뢰받는 남성의 인식적, 도덕적 권위에 도전하는 여성은 해당 남성과 다른 모든 면에서 동등해도 부도덕하거나 오류를 범하는 존재로 인식된다.  - P257

마찬가지로 이전 세대의 백인 여성들이 해온 것처럼 유색인여성들의 감정노동과 물질노동을 착취해선 안 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여러 측면에서 특권을 지니고 태어날 사람으로서R항상 자신이 무엇을 행동하고, 말하고, 기댈 권리가 없는지 배우며 부당한 특권의식을 억제해야 할 것이다. - P267

나는 내 딸이 (육체적 통증이든 정신적 고통이든) 고통을 느낄 권리가 있고, 따라서 도움을 청할 권리가 있으며, 돌봄과 위로, 보살핌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 P267

나는 딸아이가 인간이 여러 가지 형태의 성정체성을 갖는다는 것을 알았으면, 즉 자신이 이성애자,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 등이 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좀더 자랐을 때, 스스로 자신을 무엇으로 정체화하든 일말의 수치심이나 낙인에 대한 염려 없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충분히향유할 권리가 있음을 알았으면 한다.  - P2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앞 벚꽃놀이도 한창이지만 창원 천주산에는 진달래가 만발이란다.

토요일 남편들은 이번 주는 토요당구를 포기할 수 없다길래, 

그래 그럼 당신들은 우중충한 당구장에서 보내시고,

우리는 천주산에 진달래를 보러 가겠네하고는 여자 셋이서 아침 일찍 도시락 싸들고 창원으로 출발.

물론 나는 디저트용 커피와 방울 토마토만 쬐끔 씻어갔고, 친구가 김밥 3줄을 사온댔는데 사오지 않고 싸왔더라.

진짜 부지런하기도 하지.


창원 천주산은 처음인데 작년에 와봤던 김밥 친구가 초반에 엄청 힘들다고 겁을 막 준다.

농담이 아니었다.

1시간 30분 정도 올라갔는데 그 중 초반 1시간이 오로지 급경사 오르막길.

아 진짜 낙오하는 줄

그래도 작년에 아팠던 이후로 내 발로 산을 오를 수 있다는 것에 감격 + 감사하는 날들이기에 극도의 인내심을 발휘해 올라간다.

세상 만사 무언가 지불하는 것이 있어야 얻어지는 법인데 오늘은 내 다리 근육을 댓가로 지불하리라.....



1시간쯤 올라가면 요렇게 진달래가 길가에 보이기 시작한다.

제법 많다.

하지만 이정도의 진달래야 동네 뒷산 가도 있는 것.

요걸 보겠다고 우리가 죽을둥 살둥 이렇게 올라온 것이 아니야. 


남은 1시간의 길도 그리 쉬운 등산로는 아니지만 그래도 초반 1시간에 비하면 아주 양호하고,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진달래 군락이 펼쳐지기 시작하는데 거기에 눈과 정신이 다 팔려 힘든건 다 잊게 된다.

진달래 군락이 나타나는 순간 우리만이 아니라 올라가던 사람들 모두 갑자기 흥분되는 상황이랄까?

분홍의 진달래 군락은 시각이 아니라 몸의 아드레날린을 폭발시켜 온 몸으로 보는 기분이다.














이 곳 천주산 아래 소답리 마을은 '고향의 봄'의 작사가이자 아동문학가인 이원수작가가 다닌 서당이 있던 곳이란다.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이 가사가 정말로 딱 맞다는걸 오늘 눈으로 확인했다.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거리의화가 2023-04-01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입이 안 다물어지는 풍경입니다.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힐링하고 갑니다*^^*

바람돌이 2023-04-01 23:16   좋아요 1 | URL
저도 저렇게 진달래가 군락을 이룬건 처믕 봐서 입이 안 다물어졌어요. ㅎㅎ

chika 2023-04-02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 기대가 없었는데 정말 헉,하게 되는 진달래네요! @@

바람돌이 2023-04-03 08:47   좋아요 0 | URL
저도 눈앞에서 보자마자 헉 했어요. 저 분홍색의 물결은 사람을 확 흥분시키더라구요. ^^

hnine 2023-04-02 0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본 최고의 진달래 꽃밭 사진이네요.

바람돌이 2023-04-03 08:48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본 최고의 진달래 꽃밭이었어요. 저는 저렇게 진달래가 군락을 이룬것 자체를 처음 봤어요. ^^

세실 2023-04-02 0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진달래가 벌써 피었군요! 멋져요. 이 아름다운 풍경이 아동문학가 탄생에 큰 역할도~~~

바람돌이 2023-04-03 08:50   좋아요 0 | URL
세실님 돌아오셔서 너무 기뻐요. ^^ 저기 진달래는 이번주가 거의 절정인듯해요. 정작 다음주가 축제인데요. 저는 축제해서 붐비기 한 주전이라고 다녀왔는데 그래도 어찌 알고 사람이 참 많더군요. ^^ 세실님 계신곳은 이제 피기 시작할까요? 저는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곳인데도 이원수작가님이 창원출신인거 처음 알았어요. 가다보니 도서관 이름이 고향의 봄 도서관이더라구요. ^^

새파랑 2023-04-02 0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달래 엄청 예쁘네요 ~!! 바람돌이님의 설정샷(?)도 멋집니다 ^^

창원에도 저런 명소가 있군요~!!

바람돌이 2023-04-03 08:54   좋아요 0 | URL
진달래 예쁘죠. ^^ 저놈의 설정샷은 앞모습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볼만한게 없는.... 나이든다는건 뒷모습만 볼만해진다는 슬픔이..... ㅠ.ㅠ
이미 아는 분들은 다 아는지 진짜 사람 많더라구요. 그나마 저 산이 높지 않는데도 경사가 너무 가파라서 등산하기힘들기에 사람이 적은거라고 생각해요. 안 그러면 경주처럼 진짜 터져나갈듯요. ^^

건수하 2023-04-02 0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우와 정말 그런 가사가 나올 만한 풍경입니다. 힘들게 올라갈 만 해요 ^^

바람돌이 2023-04-03 08:55   좋아요 0 | URL
힘들게 올라간거 다 잊을 만한 풍경이었습니다. 진짜 내년에도 또 와야지 하고 왔어요.

책읽는나무 2023-04-02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원수 작가님을 두고 이곳과 어디랑 실갱이를 벌인다고 들었었는데 그 곳이 창원이었군요?ㅋㅋ
근데 와....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달력 사진에서만 보던 바로 그곳이로군요?^^
실제로 본다면 정말 천상계에 와 있는 느낌이시겠습니다.
경남 어느 곳에 진달래 산이 펼쳐진 기이한 곳이 있다던데 오늘 알았네요.
창원 천주산!✍️✍️
응? 산??? 산은 쪼매 힘든데?
메모하면서도 참 애매하네요ㅋㅋㅋ

바람돌이 2023-04-03 08:57   좋아요 1 | URL
어 그런가요? 저는 이원수 작가님이 이동네 출신인거 자체를 처음 알았어요. ㅎㅎ 나무님 말씀 들으니 진짜 딱 달력사진이군요. 예전에 저런 달력사진 많았잖아요. ^^
천주산은 쪼매 말고 좀 많이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산이 높지 않아서 1시간 정도만 죽었다 생각하면 뭐....
다음주 나무님 화이팅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3-04-03 11:20   좋아요 1 | URL
이원수 작가님은 양산에서 태어나셨대요. 양산 그 곳엔 도로명도 ‘고향의 봄길로‘라는 명칭도 있더군요. 공원에 기념비도 세워두긴 했는데...이원수 작가님은 태어나기만 이곳에 태어나셨고, 바로 창원으로 이사를 가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내셨고, 그곳의 그리움으로 ‘고향의 봄‘ 동요를 만들었다고 들은 것 같아요.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 정확히 어딘지 몰랐었는데 창원이었군요! 전 바람돌이님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원수 작가님이 이곳에서 태어나신 줄 잘 몰랐었는데, 그 동네 가까이 지나가다 도로명과 비석을 보구선 엥??? 했었네요.
진짜 ‘고향의 봄‘의 그 이원수 작가님??? 하고 봤었다는...ㅋㅋㅋ
고향이라고 하니, 태어난 우리 동네가 고향의 봄이 맞는 게 아니냐? 며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뒤늦게 기념비 세우고.....여튼 서로 우기고 있단 우스개 소리를 들었습니다만, 창원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하시니, 창원이 ‘고향의 봄‘ 가사에 맞는 동네인 것은 모두 다 인정하는 분위기인 듯 합니다^^

바람돌이 2023-04-04 14:42   좋아요 1 | URL
제가 조사할때(물론 대충 검색했긴 하지만) 태어난 곳은 그냥 근처라고 하더니 그게 양산이었군요. ㅎㅎ 심지어 창원쪽으로 이사가서도 산 곳은 저 곳이 아니고 저 동네는 공부하러 다닌 서당이 있던 곳이래요. ^^
그래서 창원 지나가다 보니까 이원수 문학관도 있고, 고향의 봄 도서관도 있더라구요. 저도 이번에 천주산 꽃보러 가서 알게되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4-04 17:46   좋아요 1 | URL
앗! 제가 몇 년 전 ‘고향의 봄‘ 도서관에 가봤던 것 같아요.
그 해 남편 근무지가 창원이어서 놀러 갔다가, 근처에 도서관이 있어 거기서 책 읽으면서 기다렸던 기억이 이제 떠오릅니다.
도서관이 아담하고 예뻤던 것 같았어요. 아....그 때 그곳이???
참, 아무 생각없이 있다 왔었네요ㅋㅋㅋ
옆에 경남 과학고가 있길래, 얘들은 학교 마치면 이 도서관을 이용을 할까? 뭐 그런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ㅋㅋㅋ

바람돌이 2023-04-05 11:34   좋아요 1 | URL
앗 나무님은 고향의 봄 도서관에도 가보셧군요. 저는 이번에는 산에 간다고 마음이 바빠서 그냥 표지판만 보고 지나쳤어요. 다음에는 도서관에도 들러볼까 싶은데..... ㅎㅎ
과학고 애들은 거의 대부분 매우 책을 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과학계를 위해 매우 안타깝습니다만.... ㅎㅎ

햇살과함께 2023-04-02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사진만으로도 눈이 부시게 화려하네요!!

바람돌이 2023-04-03 08:58   좋아요 1 | URL
저런 모습은 사실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게 항상 슬픔이죠. 진달래가 저렇게 화려할 수 있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

희선 2023-04-02 2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달래가 많이 피어 있는 건 거의 처음 봅니다 이렇게 사진으로만 보는 거지만, 그래도 멋지네요 실제로 보면 더 감동스럽겠습니다 산에 오르는 게 힘들었겠지만, 저런 모습 모셔서 좋으셨겠네요 바람돌이 님 앞으로도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바람돌이 2023-04-03 08:59   좋아요 1 | URL
저도 저런 군락은 처음 봤어요. 진짜 울긋불긋하죠. 희선님 말씀대로 건강 잘 챙겨서 앞으로도 산에 잘 다니고 열심히 사진도 올리고 하겠습니다. ^^

자목련 2023-04-03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네요!
직접 보면 얼마나 근사할까요. 담아주셔서 감사해요^^

바람돌이 2023-04-03 10:10   좋아요 0 | URL
저런 모습을 보면 진짜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해요. 그런데 또 멋진 사진을 보고싶으면 블로그나 인스타 검색하면 무지 많아서 내가 뭐 사진까지 잘 찍을려고.... 이렇게 생각하기도 하네요. ㅎㅎ

난티나무 2023-04-03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저 정도로 근사하면 실제로는 얼마나 좋았을까요! 저도 처음 보는 풍경이에요.^^

바람돌이 2023-04-04 14:39   좋아요 0 | URL
저 풍경이 나타나면 사람들이 다 막 탄성을 지르면서 얼굴에 홍조가 막 떠오르고 목소리는 막 떨리고 그러더라구요. 저도 그랬어요. ㅎㅎ

공쟝쟝 2023-04-04 1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너무 좋다!

바람돌이 2023-04-04 14:40   좋아요 0 | URL
평일에 책보고 북플에 글쓰고, 주말에 놀러가고 이게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입니다. ㅎㅎ

그레이스 2023-04-06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리밖에 안나오네요
진달래군락을 보기 쉽지 않은데, 도시는 공원에도 죄다 철쭉만 심어놔서..!

바람돌이 2023-04-09 15:52   좋아요 1 | URL
저도 이런 진달래 군락은 처음봐서 너무 감탄했어요. 철쭉도 군락으로 피면 또 멋있지 않을까요?
이달 말쯤 황매산 철쭉군락을 보러 가볼까 하고 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