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 벚꽃놀이도 한창이지만 창원 천주산에는 진달래가 만발이란다.
토요일 남편들은 이번 주는 토요당구를 포기할 수 없다길래,
그래 그럼 당신들은 우중충한 당구장에서 보내시고,
우리는 천주산에 진달래를 보러 가겠네하고는 여자 셋이서 아침 일찍 도시락 싸들고 창원으로 출발.
물론 나는 디저트용 커피와 방울 토마토만 쬐끔 씻어갔고, 친구가 김밥 3줄을 사온댔는데 사오지 않고 싸왔더라.
진짜 부지런하기도 하지.
창원 천주산은 처음인데 작년에 와봤던 김밥 친구가 초반에 엄청 힘들다고 겁을 막 준다.
농담이 아니었다.
1시간 30분 정도 올라갔는데 그 중 초반 1시간이 오로지 급경사 오르막길.
아 진짜 낙오하는 줄
그래도 작년에 아팠던 이후로 내 발로 산을 오를 수 있다는 것에 감격 + 감사하는 날들이기에 극도의 인내심을 발휘해 올라간다.
세상 만사 무언가 지불하는 것이 있어야 얻어지는 법인데 오늘은 내 다리 근육을 댓가로 지불하리라.....
1시간쯤 올라가면 요렇게 진달래가 길가에 보이기 시작한다.
제법 많다.
하지만 이정도의 진달래야 동네 뒷산 가도 있는 것.
요걸 보겠다고 우리가 죽을둥 살둥 이렇게 올라온 것이 아니야.
남은 1시간의 길도 그리 쉬운 등산로는 아니지만 그래도 초반 1시간에 비하면 아주 양호하고,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진달래 군락이 펼쳐지기 시작하는데 거기에 눈과 정신이 다 팔려 힘든건 다 잊게 된다.
진달래 군락이 나타나는 순간 우리만이 아니라 올라가던 사람들 모두 갑자기 흥분되는 상황이랄까?
분홍의 진달래 군락은 시각이 아니라 몸의 아드레날린을 폭발시켜 온 몸으로 보는 기분이다.
이 곳 천주산 아래 소답리 마을은 '고향의 봄'의 작사가이자 아동문학가인 이원수작가가 다닌 서당이 있던 곳이란다.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이 가사가 정말로 딱 맞다는걸 오늘 눈으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