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한 소설의 여주인공이 다른 소설의 여주인공에게 후원을 받지 못한다면 대체 누구에게서 보호와 존경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 P42

 우리끼리는 서로를 저버리지 말자. 우리는 상처 입은 몸이다. 우리의 작품들은 세상의 어떤 다른 문학 기관이 내놓은 작품보다 광범위하고 가식없는 즐거움을 주어 왔음에도, 어떤 종류의 글보다 폄하되었다. - P42

그녀는 자신의 무지가 진심으로 부끄러웠다. 부끄러워할 일을 부끄러워해야지! 친해지고 싶다면 늘 무식해야 한다. 아는 것이 많다 보면 남의 허영심을 자극하지 못하므로,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늘 이를 피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여성이 그러한데, 불행히도 제법 식견이 있더라도가능한 한 그것을 숨겨야 할 것이다. - P143

친애하는몰런드 양, 어쩌다가 그런 무시무시한 의심을 다 하셨는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판단을 내렸죠?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와 시대를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영국인이고 또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기억해 보세요. 당신 자신의 이해력과 현실 감각에 비추어 보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당신 자신의 관찰에 비추어 보세요. 이런 잔혹한 일을 하라고 우리가 교육을받았나요? 우리의 법이 그걸 그대로 둘까요? 이 나라가 어떤나랍니까? 사회적, 문학적 관계가 뿌리내리고 있고 모든 사람이 자발적 감시자인 이웃에 둘러싸여 있고 사방으로 뻗은 길에 신문이 안 가는 곳이 없는 나라아닙니까? 아무도 모르게감쪽같이 그런 일을 저지를 수는 없는 겁니다. 친애하는 몰런드 양,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셨던 건가요?"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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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시게는 홀로 중얼거렸다. 다케다 신겐이 사람이 곧 성이라고 했던가. 분명 그러하다. 성이 견고한 것은 해자가 깊고 성루가높기 때문이 아니라 그곳에서 버티고 있는 장졸들이 성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 P40

숨죽이고 도움을 기다리는 나날 속에서 마음에 드리운 불안은내부에서 적을 찾게 만든다. 저기는 가신이 아니니까, 저기는 셋쓰 사람이 아니니까, 저기는 타지에서 왔으니까, 사람들은 그런차이를 찾아내 그들을 배신자로 몰아세우려 한다. 의심에 무너져 서로를 끝없이 의심하고 죽이며 끝내 와해한 가신들을 무라시게는 수도 없이 보아 왔다.  - P248

절대 나갈 수 없는 성 밖에서 훌쩍 나타나 부처의 가르침을 전했던 무헨은 성안 모든 사람들에게 구원 그 자체였다.
사후 극락왕생의 약속보다도 아리오카성이 오다 병사들이 이룬바다에 둘러싸인 외딴섬이 아니라 바깥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믿음이야말로 구원이었다. 하지만 무헨은 죽었다.  - P329

"소홀한 건성의 방어가 아니다."
무라시게가 말했다.
35
"빈틈없이 지키라는 내 명령, 바로 그것이다. - P403

무사는 죽는다. 물론 사람은 모두 죽지만 무사에게 죽음은 도구나 다름없었다. 창끝에 몸을 던지고, 자기를 겨누는 총구 앞에서살아가는 게 무사다. 죽는 것은 상관없다…. 아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그래도, 오히려 그렇기에 개죽음은 당할 수 없었다. - P438

"저희는 다만 죽음으로도 그 고통이 끝나지 않을까 봐 두려웠습니다." - P472

주군이 내리는 벌은 사죄로 용서받을 수 있다. 신불의 벌은 기도로 면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백성과 가신이 내리는 벌은 누구도 저항할 수 없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그것이야. 그래서 모반했다. 나는 그저 아라키 가문을 남기려 했을 뿐이다. 무사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
무너져 가는 오다에게 휘말리지 않으려 했을 뿐이다." - P498

‘갈고 또 닦은 이 마음속의 달은 티 한 점 없네.
찬란한 빛과 함께 서쪽으로 떠나리.‘ - P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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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얼굴
제임스 설터 지음, 서창렬 옮김 / 마음산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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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산을 오르는 사람. 문장은 좋지만 내러티브는 뻔하고, 전개과정, 결말도 예상한대로 흘러간다. 처음 읽은 설터의 소설인데 다른 소설은 이렇지 않다고 누가 말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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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9-25 16: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예전에 설터의 다른 소설 “올 댓 이즈” 를 읽고 욕 한바가지 페이퍼 썼어요.

바람돌이 2022-09-25 16:48   좋아요 2 | URL
또 궁금해서 기어이 찾아서 읽고 왔어요. 왠지 올댓이즈에 대한 유부만두님 글을 보니까 이 작품에 그대로 옮겨도 될듯한 기분이 드는건 뭘까요. ^^

페넬로페 2022-09-25 17: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아직 제임스 설터 작가의 책 입문하지 못했는데 그럼 어떤 책으로 먼저 시작해야 할까요!
읽어야 할 책 많으니 패스해도 될 것 같기도 하고요^^

바람돌이 2022-09-25 17:05   좋아요 3 | URL
전 몰라요 몰라.... 읽은게 요것밖에 없어요. 리뷰대회 참가해볼까 하고 언제가는 읽을 책이라고 생각해서 읽었는데 리뷰 쓸 의욕이 안 생겨요. ㅎㅎ 누군가 다른 분이 알려주시지 않을까요?

페넬로페 2022-09-25 17:20   좋아요 3 | URL
리뷰대회 오늘까지인거죠
그래도 한 번 써 보세요~~

바람돌이 2022-09-25 17:22   좋아요 3 | URL
이미 덮었습니다. ㅎㅎ

2022-09-25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5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미 2022-09-25 17: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어젯밤>괜찮았습니다. 단편모음이고요<고독한 얼굴>하고 분위기 딴판입니다.
다른작가인듯한 느낌드실거예요 아마도ㅎㅎ

바람돌이 2022-09-25 17:38   좋아요 2 | URL
어젯밤 보관함으로 쓩~~~
그래도 이렇게 소설가의 소설가라고 불리우는 사람이라면 뭔가 다른게 있을거라고 믿어요.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어떤 지점에서 맞는게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

페넬로페 2022-09-25 19:40   좋아요 3 | URL
저도 ‘어젯밤‘ 접수합니다^^

바람돌이 2022-09-25 21:39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 우리 같이 어젯밤!! ^^

Falstaff 2022-09-25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설터 처음이셔요? 이 양반, 모 아니면 돕니다. 아, 뭔가 현상이 걸린 모양이지요? 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9-25 19:11   좋아요 1 | URL
모 아니면 도
호불호가 명확한 작품들이란거죠. 골드문트님 추천작은 뭘까요? ^^

stella.K 2022-09-26 09: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가가 그닥 좋지마는 않으면 전 그냥 패스입니다. 글치 않아도 미국문학은 저한텐 맞기보단 안 맞는게 많아서요. 인생은 짧고 읽을 책은 많습니당.ㅋ

바람돌이 2022-09-26 16:04   좋아요 2 | URL
저도 보통 그렇게 패스하는데 제임스 설터는 워낙에 평이 좋은 작품들이 또 많아요. 이 책에서도 문장이나 묘사는 좋거든요. 그래서 한번만 더 추천작으로 도전해보는걸로 하려고요. ^^ 인생이 짧은데 읽을 책이 너무 많은건 너무 큰 슬픔이에요. ㅠ.ㅠ
 
필경사 바틀비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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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prefer not to. 안 하는 편을 선택하겠다.

싫습니다,  안하겠습니다가 아니라 하지 않는 편을 선택한다는 것이 바틀비의 선택이다.

이 말을 듣는 누군가는 안한다는 행위에 집중하지만 바틀비에게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프랑스 혁명 이후 시민혁명은 인간의 자유를 선언한다.

사람들은 중세의 신분적 억압에서 벗어나 시민이 되었고, 노동자가 되었다.

새롭게 등장한 이데올로기 인간의 자유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시민혁명의 시기 등장한 새로운 경제 체제인 자본주의는 자유의 본질을 다르게 알려준다.

노동자는 자유로와 졌다.

영주가 맘에 안들어도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던 농노의 시대와 달리, 이제 노동자는 자본가가 마음에 안들면 공장을 옮길 수 있다.

거주 이전 만이 아니라 고용주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바틀비처럼 저 고용주의 공장에서 일하지 않는 편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 

이것은 그야말로 이론일뿐, 이 시대의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옮겨갈 수 있는 공장은 없다.

일자리의 부족, 맘에 안드는 노동자에 대한 자본가들의 사보타지 등등....

실제 노동자들에게는 딱 하나 일을 안해서 굶어죽을 수 있는 자유만이 부여되었을 뿐이다.


바틀비는 대답의 형식을 띠지만 실제로 그는 질문하고 있다. 

(검증을) 안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필사를) 안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대답을)  안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지금은 좀 더 합리적인 사람이 되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떠나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나는 오늘 식사를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바틀비는 세상에 대고 묻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것을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까? 

나의 선택은 존중받을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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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9-23 23: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내 선택이 정말 오롯이 내 선택인지, 선택할 수 있는게 남아 있는지에 대해서요. 바람돌이님 이 글 넘 좋습니다 과거의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게 음식섭취 여부밖에 없어 단식과 거식증으로 자신을 표현했다는 글도 떠오르네요.

바람돌이 2022-09-23 23:25   좋아요 4 | URL
실제로 냉정하게 따져보면 우리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거 거의 없지 않나요? 심지어 취미같은 것도 내가 선택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자본주의이 집요한 광고 이런 것들이 강요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단식과 거식증에 대한 이야기도 일면 수긍이 가네요. 하 참....
그래도 우리는 책읽기만은 우리 스스로 선택한 거라고 굳게 믿고 오늘도 열심히 읽어요. ^^

단발머리 2022-09-24 0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틀비의 선택하지 않음과 노동자의 ‘선택‘이 겹쳐져 보이네요.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물질문명이 발달한 요즘 같은 경우, 갖고 싶은 것들은 또 얼마나 많던지요. 두 분 댓글 보면서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잘 읽고 갑니다, 바람돌이님! 저는 오늘 놀려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열심히 읽어볼게요^^

바람돌이 2022-09-25 00:19   좋아요 1 | URL
놀려고 결심했을 때는 놀아야 하는데 말이죠. ㅎㅎ
저 시대만이 아니라 지금도 과연 나에게 선택권이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더더구나 제가 살던 시대보다 더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젊은이들에게는 더 선택이라는 것이 힘들어지지 않았나싶어지면서 바틀비의 대답이 굉장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19세기에 당대 사회의 본질적인 차별 구조를 관통하는 질문을 던지는 허먼 멜빌이라는 작가 아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새파랑 2022-09-24 09: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닷가에서> 읽으니까 이 책이랑 ‘안하는편을 선택하겠다‘ 이 말이 계속 나와서 너무 궁금했는데 이렇게 바람돌이 님이 리뷰해주시네요~!!

바람돌이 2022-09-25 00:20   좋아요 2 | URL
저도 바닷가에서 읽으면서 이 책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그래서 읽었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허먼 멜빌 만세 하면서 지금 사놓은 모비딕도 빨리 읽어야겟다는 생각을.... ㅎㅎ

페넬로페 2022-09-24 1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의 분량이 많지 않은데 이 속에 담겨있는 내용이 너무 깊어 충격적이었어요.
전에 독서동아리에서 이 책으로 토론했는데 약간 양쪽으로 나뉘어졌어요.
바람돌이님의 리뷰, 잘 읽었습니다^^

바람돌이 2022-09-25 00:23   좋아요 2 | URL
맞아요. 이 책 다 읽고 처음에는 헉 이게 뭐야 하면서 황당하다는 마음이 먼저 들더라구요.
그런데 자꾸 생각이 나는 거예요. 뭐지 뭐지 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찬찬히 다시 읽는데 한번도 빼지 않고 자신의 선택을 거부당하는 바틀비의 삶이 나의 삶과 뭐가 그렇게 다를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이 책을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되더라구요.
독서동아리에서 나뉜 의견은 어땠는지도 궁금하네요.

파이버 2022-09-24 2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신 분들은 대부분 별점 5점을 주시더라고요. 저는 아직 못 읽어 봤지만 바틀비처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게 사회생활 속에서 참 힘듦을 느낍니다.

바람돌이 2022-09-25 00:24   좋아요 2 | URL
이 책 빨리 읽으면 30분이면 읽습니다. ^^
바틀비처럼 진짜 그렇게 얘기하면 바로 해고입니다. ^^

희선 2022-09-25 01: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틀비는 참 대단하네요 저는 말은 못하고 그저 그렇게 삽니다 그것보다 못해서 안 하는 거군요


희선

바람돌이 2022-09-25 12:12   좋아요 1 | URL
누군들 직장에서 바틀비처럼 말할 수 있겠어요. 그러다 짤려요. ^^
 















솔직히 말해 제인 오스틴의 책이 이렇게 재미있을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제인 오스틴의 책이 내 취향이 아닐것이라는 게 나의 '오만한 편견'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인 오스틴은 정말로 뛰어난 위대한 작가님이시다.

스토리상으로 볼 때 별볼일 없는 이 소설이 왜 고전으로 추앙받고 오래도록 회자되는지 깨달았닸고나 할까?


이 소설의 어떤 점이 나를 이렇게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이 소설의 배경은 19세기 초반쯤의 영국 지방 사회쯤으로 예상된다.

1689년의 명예혁명으로 영국사회는 가장 일찍 구세력인 국왕, 귀족 세력과 신흥세력인 부르조아 세력의 타협이 이루어진다.

솔직히 명예혁명은 혁명이라기 보다는 명예타협으로 읽어줘야 맞지 않을까라고 나는 생각하지만......

그러나 아직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기 전이다보니 이 신흥 부르조아 세력 역시 상공업이 주가 되기 보다는 땅을 주요 재산으로 하는 지주계층이 주를 이루게 된다.(이들이 귀족과 다른 점은 자신이 직접 토지의 경영을 관리하고 운영한다는데 있다)

이 신흥 지주계층이 바로 영국의 신사계층이라고 불리는 젠트리들이다.

이 책에서 나오다시피 젠트리 역시 동질적인 집단은 아니라서 다아시처럼 대지주이면서 귀족에 살짝 한 발을 걸친 경우도 있고, 빙리처럼 그냥 중상규모의 지주라든가, 베넷씨네처럼 소규모의 지주계층인 경우 등 다양하다. 

아직은 상업이나 산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부르조아,젠트리들은 지주계층에 비해 미약하고 사회적 대우 역시 낮은 편이다.


이렇게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는데 양측의 정치적 타협에 의해서 균형이 어느정도 이루어지며 서로를 인정하고는 있으나 서로 감정이 좋을리가 없다.

귀족은 당연히 젠트리들을 무시하고 싶어하고, 젠트리들 역시 귀족에 대한 동경은 있으나 자신들이 가진 부에 대한 자신감 역시 만만치 않아 기죽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걸 잘 보여주는게 바로 이 책에 잠시 등장하는 제임스 포다이스 목사가 쓴 <포다이스 설교집>같은 품행지침서의 등장이다. 

교양있는 행동 , 교육, 살림등 전방에서 여성의 미덕을 가르치는 생활교본인데 이 시대의이런 지침서는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의 것도 당연히 있었다.

귀족들은 자신들의 우아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드높임으로서 젠트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싶어했을 테고 따라서 이런 책으로 젠트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자 했을 것이다. 

신분상승을 꿈꾸던 젠트리들은 이런 지침서를 통해 귀족의 생활태도를 모방함으로써 자신들의 낮은 신분을 상쇄하고 생활과 태도만은 귀족과 다를 바 없음을 과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영국의 중상류층 사이에 굉장히 기묘한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이 등장하는데 바로 예절 교본에 따른 생각, 말, 행동을 마치 자신의 것인양 그대로 재현하는, 어떻게 보면 생활 전체가 연극같은 그런 생활방식이 정착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적 경험이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았을 제인 오스틴은 이 연극적 삶의 다양한 군상과 면모를 거의 완벽하게 묘사해낸다.

그리고 따로 비판하거나 말하지 않고서도 소설속에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것들이 얼마나 허영에 차있고, 기만적이며 위선적인지를 독자 스스로 알아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먼저 이 소설의 남자 주인공 다아시는 오만하다.

왜 오만할까? 오만한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대지주이고 귀족작위를 받지는 못햇지만 어머니가 백작의 딸이다. 그가 오만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어느정도냐고?

다아시가 여자 주인공에게 청혼하면서 하는 말이 <조건이 이렇게 저렇게 나쁘고, 가족들도 형편없는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힘들어, 심지어 이렇게 훌륭한 내가 너를 좋아해서 온갖 손해를 감수해야 해. 그래서 나는 너무 괴로워, 하지만 너를 사랑해>다.

어느 미친 여자가 이런 청혼에 예스라고 할까? 

당연히 우리의 엘리자베스 역시 바로 노우를 날려주신다.

그런데 책을 끝까지 읽어도 이런 다아시의 근본적인 생각은 달라지는 부분이 없다.

그저 엘리자벳을 사랑하기에 감수하기로 하는 것 뿐이다. 

이들이 결혼 이후 영원히 해피할지는 알 수없지만 그 전망이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중상지주인 빙리의 여자 형제들은 우아하게 가식을 뜨는 전형이다. (그에 반해 빙리는 어리버리 줏대없는 바보의 전형, 그러므로 딱히 할말도 없는.....)

그래봤자 같은 평민 출신에 돈이 조금 더 많을 뿐인데 그들의 상류층 지향 긍지는 하늘을 찌른다.

이런 경우 나를 높이는 최고의 방법은 역시 상태를 무시하고 짓밟는 것이다.

앞에서는 우정을 얘기하고, 우아하게 대하지만 뒤에서 대놓고 비웃으며 낄낄거린다.


"제인 베넷이 아주 마음에 들고 정말로 착한 아가씨라서 시집을 잘 갔으면 좋겠어요. 그런 부모에다가 지체가 낮은 집안이니까 잘 될 리가 없겠지만."..... 친구의 초라한 친척들을 흉보면서 한참이나 웃고 떠들었다. (41쪽)


지금 이런 모습의 사람을 본다면 나야 바로 손절 들어가겠지만 지금은 19세기.

저들의 행동에서 중요한 것은 흉보고 비웃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찮은 제인에게도 우아하게 손님대접을 해주고, 감기에 걸린 제인에게 방을 내주고 보살펴주는 그들의 매너다. 

본심과 나타나는 행동을 이렇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이들은 진정한 삶을 무대에서 열연하는 배우다.

일상이 연극이라니..... 19세기 영국사회의 매너열풍의 본질이 아닐까?


흥미로운 인물은 너무 많다.

나를 빵 터지게 한 또 하나의 인물은 아들이 없는 베넷 집안에서 아버지가 죽고나면 남은 장원을 상속할 먼 친척 콜린스다.

(이 부분도 정말 분통터지는 부분인데 이 시대의 여자들이 결혼에 목을 매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당시의 집안의 재산은 대부분 토지에서 나오는데 그 토지를 상속할 수 없다는 것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실제 상속을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럼 직업도 못가지는데 뭘 먹고 살라고??? 그래 결혼을 잘해야 해 이렇게 되는거다.)

콜린스! 

이 가진 재산이 없어 누군가의 자비에 기대야 하는 불쌍한 젊은이는 운 좋게도 귀족 후원자를 만나 교구목사가 된다.

따라서 그에게 신은 바로 그의 후원자인 캐서린 드 버그 여사다.

입만 열면 어찌나 여사님을 찬양해대는지 역시 밥벌이는 진정 소중한 것이야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거기다가 다른 모든 일에 대해서 어찌나 솔직해주시는지....

앞뒤가 똑같은 일관된 속물주의자, 어떻게 보면 빙리집안의 여자들과 완전히 대비되는 인물이랄까?


그리고 캐서린 드 버그 여사

이 여성은 진정한 귀족이시다.

오만의 결정체. 자신이 아는 모든 사람의 삶에 간섭하고, 지시하는 것이 삶의 낙이다.

그가 베푸는 친절은 모두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간섭하고 지시하고 싶어서이다.


이들의 삶은 모두 화련한 한판의 연극부대 같다. 

주인공 엘리자벳은 어떨까?

재치있고 영리한 우리의 주인공 말이다.

그녀에 대해서는 뭐랄까?

똑똑하여 사람들의 위선을 꿰뚤어 볼 수 있는 지혜를 가졌고, 재산이 아니라 성품과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로 사람의 됨됨이를 파악할 수 있는 올곧음과 능력도 가지고 있고..... 

그러나 그녀가 다아시에 대해 마음이 변해가는 과정을 잘 살펴보자.

다아시과 청혼할 때만 해도 그녀는 다아시같이 오만한 사람은 아무리 부자라도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의 이런 마음은 다아시의 긴 장문의 변명 편지에 의해 흔들리고, 그 흔들리는 마음은 다아시가 그녀의 여동생의 불명예를 구해줌으로써 완전히 무너진다.

다아시의 품으로 직진 항복이다.

엘리자벳이 사랑에 빠지게 된건 그녀가 다아시의 저택을 통해 그의 부를 직접 본것, 다아시가 자신의 오만을 사과하고 엘리자벳에게 변명의 편지를 날린 것, 그리고 그가 그의 재력으로 엘리자벳의 가족을 도운 것.

이 중 어느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었을까?

물론 이 모든게 복합적으로 작용하는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가장 결정적인게 있었을거다.

그걸 판단하는건 결국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다.

내 생각으로는 엘리자벳 역시 결혼 이외에는 장래 대책이 없다.

그러므로 엘리자벳은 이 시대의 위선적인 무대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나 실제로는 벗어나지 못하는 경계에서 어정거리다가 결국은 그 위선의 무대에 빨려가는 인물쯤으로 해석되어졌다.


하지만 이런 19세기 영국의 위선의 무대에서도 독특하게 이 무대를 비켜가며 자신의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고 꾸려가는 사람들이 있으니....

먼저 콜린스와 결혼하는 샬럿

콜린스를 존경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지만 현실적으로 그가 나쁘지 않은 남편감이라는걸 인정하고 재빠르게 그의 낙심을 위로해주며 결혼에 성공하는 엘리자벳의 친구.

걱정하는 엘리자벳에게 자신에게는 이것이 최선의 취업임을 당당히 얘기하고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꾸려나가는 이 여성에게서 나는 오히려 당대의 이 위선적인 무대에서 벗어난 현실적이고 건강한 삶을 본다.


또 하나! 

베넷 집안의 셋째 딸 메리.

책만 보는 아주 현학적인 이 소녀는 우아하게 매너를 지켜야 하는 대화법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녀는 자신이 본대로 아는대로 읽은대로 직격타를 날리면서 분위기를 깨는데 선수다.

당대의 기준으로 무례함의 표본이랄까?

물론 그녀의 말들은 너무나 현학적이어서 누구에게도 울림이 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건 그녀가 아직 10대의 소녀라는거다.

이 소녀는 앞으로 제인 오스틴이 될지도 모른다. 


그 외에도 얼마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지 처음에는 이름을 외운다고 정신이 없었는데,

대단한건 이렇게 많은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도 그 모든 인물들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표현된다는 것이다.

19세기 영국 젠트리 사회의 생활양식과 인간군상이 내 앞에 펼쳐져 거대한 연극의 무대를 생생하게 보는 듯한 느낌이다.

제인 오스틴은 진정 천재였을까?

그녀가 이렇게 당대의 사람들에 대한 통찰을 가질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

앞으로 읽을 제인 오스틴의 책들에 대한 기대가 엄청나게 높아지고 말았다. 






이 책을 읽고 영화도 다시 보고 있는데 와우 진짜 이 영화는 여자주인공이 다하는구나.

엘리자베스 역의 키이라 나이틀리,

다아시가 처음 엘리자베스에 대한 감정을 표현할 때


"어여쁜 아가씨의 아름다운 두 눈이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 생각하고 있거든요."(32쪽)라고 말하는데, 

키이라 나이틀리의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저 눈에 첫눈에 반할 수밖에 없겠구나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 엘리자베스의 캐릭터에 그것이 잘 표현되었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작가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거겠지라는 느낌.


이 책을 읽는 내내 솔직히 로맨스에 대해서는 미적지근한 느낌이다.

아니 얘들은 뭘 했다고 사랑을 느껴?

첫눈에 반한 것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뭔가를 느낄 만큼 함께 한 시간이 있는것도 아니고?

뒤에 나오는 사건들을 보면 있던 애정도 달아나겟구만...... 

로맨스는 별로인데 여자주인공은 너무 멋지고 아름다운 영화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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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9-23 14: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문단 정리해 주신거 읽으면서 제가 박수를 쳤습니다. 도서관이라서 소리 안 나게 살살, 그러나 기립 박수를 쳤습니다.

다아시의 품으로 직진 항복이다.

이 문장도 너무 좋아요, 바람돌이님. 전 엘리자벳 심경 변화의 가장 큰 축은 역시나 저택 구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는 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요. 당시에는 한 번 청혼하고 No 받으면 남자들이 다시는 청혼 안 한다고 어디선가 그렇게 읽었거든요. (요즘 남자들 기억해야 할 일) 근데 집안도 변변찮은 엘리자벳이 한 번 노! 했는데 다시 청혼했다는 점에서 다아시의 노력을 가상히 여기고요. 바람돌이님 말씀대로 엘리자벳도 다른 선택지가 없었으니까요. 이 남자 맘이 변하지 않기를..... 바랬겠죠?

콜린스에 대해서는.... 정말.... 소설에서는 거구로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좀 키 작고 귀여운 외모의 남자배우분인데 너무 콜린스 같아서, 참 좋았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오스틴 사랑 포에버. 바람돌이님의 오스틴 리뷰 계속 올라오겠군요. 기대만발, 개봉박두!

바람돌이 2022-09-23 14:32   좋아요 2 | URL
ㅎㅎ 감사합니다.
단발님도 저택 구경이라고 생각하시는군요. 저도 그게 결정적일거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다아시가 다시 청혼을 해줘야 하는데 안해줘서 갑갑한 엘리자벳의 마음도 표현돼 있잖아요. 그 시대 여자로 산다는건 정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오로지 선택만을 기다려야 하는, 아 진짜 절망스런 시대예요.
어제 다른 책 읽는데 가부장제 바깥에 있는 여자, 그러니까 비혼이라든가 과부 등은 울타리가 없으므로 마녀로 몰리기 딱 좋았다고 해요. 그럼 가부장제 안에 있는 여자들은 괜찮으냐하면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가부장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다죠.

다락방의 미친여자들 읽으려면 열심히 읽어야해요. 제인 오스틴 뿐만 아니라 브론테 자매, 조지 엘리엇, 이디스 워튼, 그리고 난공불락의 에밀리 디킨슨이 발 동동 구르며 저를 기다리고 잇네요. ㅎㅎ

다락방 2022-09-23 14: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짜 분통터지는게 그 시대적 환경상 어쩔 수 없이 딸만 있는 집에서는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을 수 없는 거잖아요. 오만과 편견을 다시 쓴 작품이 있거든요?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라고요. 이게 책으로 있는데 영화로도 만들어졌어요. 저는 이걸 영화로 봤단 말예요? 영화속에서는 엘리자베스 베넷이 좀비랑 싸웁니다 ㅋㅋㅋㅋㅋ 아버지가 싸움을 가르쳤어요. 아놔 ㅋㅋㅋㅋㅋ 초반에 스토리가 비슷하게 나오거든요. 그 재산이 먼 남자친척한테 가는거요. 제가 그걸 보면서 부르르 떠는데 우리의 엘리자베스 베넷은 좀비를 팍팍 죽이고 ㅋㅋㅋㅋㅋㅋ

아 그런데 바람돌이 님의 시선으로 읽는 오만과 편견 리뷰 너무 좋네요. 저는 아주 오래전에 오만과 편견 읽고 딱히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이 리뷰를 읽고 지금 다시 오만과 편견 읽으면 엄청 재미있을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2-09-23 14:39   좋아요 2 | URL
엘리바벳과 좀비라니..... ㅎㅎ 뭔가 더 좀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엘리자벳일듯하군요.
넷플 찾아보니 무술의 달인이 된 베넷자매라고 광고문구가..... 아 갑자기 왠지 막 보고싶어졌어요.
지금 보는 오만과 편견 쬐끔 남았는데 마저 보고 나면 이 영화도 보는걸로.... ㅎㅎ

제가 만약 옛날에 이 책을 봤다면 아마도 로맨스를 기대하고 봤을 것이고, 그런데 의외로 심심한 로맨스에 실망했을 것이고, 특히 남자 주인공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아서 더 실망햇을 것이고 그래서 제인 오스틴 재미없어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지금은 안타깝게도 로맨스에 초연해지다보니 다른게 더 눈에 들어오는데 그것들이 대박인 그런 경우네요.
진짜 인물 하나하나가 너무 재밋어서 빵빵 터지면서 손을 못떼고 읽었어요.
다락방님도 지금 읽으면 또 다른 걸 발견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

잠자냥 2022-09-23 14: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교만을 버리고 이제 읽어보겠.........(아 근데 정말 손이 안가지만 ㅋㅋㅋㅋㅋ 손을 대볼게요!)

바람돌이 2022-09-23 15:42   좋아요 2 | URL
저랑 똑같은 잠자냥님
일단 앞의 50페이지 정도만 넘어가면 잠자냥님도 제인 오스틴의 매력에 빠지실거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미미 2022-09-23 15:51   좋아요 3 | URL
저도 잠자냥님이 완독하시고 좋아하실거라 예상해봅니다🖐

미미 2022-09-23 14: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바람돌이님이 이 소설 분명 좋아하실줄 알았습니다.ㅋㅋㅋ🙄

바람돌이 2022-09-23 15:43   좋아요 2 | URL
믿습니다. 미미님의 통찰력을 제가 어찌 거부할까요.
읽기 전까지 저는 이 소설을 안 좋아하리라고 확신했습니다만 역시 저의 어리석음을 확인하고야 말았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9-23 15: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소설 리뷰는 이렇게 써야 하는데 말이죠!^^ 인물들을 잘 설명해주신 것은 물론 당시 19세기 영국 사회에 대한 배경 지식까지 알려주셔서 정말 좋네요~
저는 배경 지식을 알고 있음에도 바람돌이님처럼 흥미진진하게 와닿지 않았거든요. 인물들에 감정 이입이 안되는 거에요. 재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바람돌이 2022-09-23 15:44   좋아요 4 | URL
배경지식을 아는 것과 그걸 실감하는건 또 다른데 이 책은 그야말로 당대 영국인들을 제 눈앞에 확 펼쳐보이는거 같더라구요. 저도 예전에 읽었다면 지금과 같은 느낌은 또 못받았을거 같아요. 어떤 책을 어떤 시기에 읽느냐도 또 책에 대한 감상을 다르게 느끼게 하는거 같아요. ^^

유부만두 2022-09-23 15: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물 묘사가 찰지고 생생해서 그 사람을 알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읽다가 아 정말 야무진 작가님이라고 생각도 했고요. 저의 오스틴 최애는 맨스필크 파크지만 오만과 편견은 멋지죠. 진짜.

바람돌이 2022-09-23 15:46   좋아요 2 | URL
오우 맨스필드 파크 기대됩니다. 아껴가면서 읽어야죠. 일단 출간된 순으로 한번 읽어보려구요. 다음 책은 이성과 감성입니다. 맨스필드 파크 기다리는 동안 내내 가슴이 두근두근할듯요. ^^

새파랑 2022-09-23 15: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이 젤 재미있더라구요 ㅋ 다만 오스틴 이야기는 너무 귀족(?) 이야기여서 좀 아쉽더라구요 ㅋ

바람돌이 2022-09-23 16:57   좋아요 2 | URL
오스틴은 교구목사의 딸로 자랐잖아요. 그 시대에 중산층의 여성이 다른 계급의 이야기를 쓰기는 어려웠을듯해요.저렇게 여성의 행동반경을 꽉 조이는 사회에서 자기 계층- 귀족 아니고 젠트리층요-의 이야기를 저렇게 풍부하게 쓴 것만으로도 저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

Falstaff 2022-09-23 16: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에 교만해서 제인 오스틴을 나 몰라라, 했다가 바로 이 <오만과 편견>을 읽고 홀딱 빠져버렸습지요.
근데 이후에 읽은 <노생거 수도원> 노생거老生居.... 늙은 사람들이 사는(거하는) 수도원이구나 싶었더니 아니더라고요, 하여튼 이것부터 시작해서, <에마>, <설득>을 읽고, 나는 역시 잉글랜드의 로맨스 소설은 맞지 않아, 결론을 내리고 제인 오스틴과 브론테 자매 등의 책들은 끊었습니다.
아가씨들이 웬 오지랖이..... 이하 생략. 비슷한 얘기 했다가 오스틴 팬들께 얻어 터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9-23 22:31   좋아요 2 | URL
아 저도 다른 책들이 오만과 편견만 못하리라는 예상도 하고 있어요. 그래도 이정도의 글을 쓴다면 다른 책에서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지 않을까라고 기대도 합니다. ㅎㅎ 로맨스는 너무 심심해서 눈도 안가고, 다른 면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ㅎㅎ
노생거 농담은 너무 아재개그였습니다. 좀더 분발해주세요. ㅎㅎ

mini74 2022-09-23 2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이 분 책 읽으면 뭔가 귀에서 피 나는 느낌 ㅎㅎㅎ 근데 싫지 않아요 ㅎㅎㅎ 남자작가들의 악평이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ㅠㅠ

바람돌이 2022-09-23 22:34   좋아요 1 | URL
귀에서 피나는 느낌은 뭘까라고 생각중입니다. ^^ 말이 너무 많다는 것? 확실히 등장인물들이 남녀 가리지 않고 한마디면 될걸 장황하고 수다스럽게 늘어놓기는 합니다. ^^
오늘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을 방금 다 읽었는데 뭐 여성작가들에 대한 폄하는 미술이든 문학이든 늘 있어왔던 현상이고, 그럼에도 제인 오스틴은 살아남아 오늘도 어느 작가보다 많이 읽히고 있다는게 이미 그녀의 힘을 증명한다고 생각하며 자축합니다. ^^

scott 2022-09-23 2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형제 중에 한 명이 바스에서 공부 해서 자주 갔었습니다 ㅎㅎ

오스틴 몇 주년 기념 세트도 있어요!(작품 속 인물 패션, 가구, 저택 등등이 삽화로 그려진)

오스틴 작품 속 주인공들 못지 않게 조연급들을 좋아합니다!

오스틴 최고의 작품은 <오만과 편견>이지만

나보코프옹 기타 영국 유명 작가들은 <맨스필드 파크> 세기의 명저 자리에 올려 놨습니다!

바람돌이 2022-09-23 23:09   좋아요 1 | URL
와우 스콧님 국제적인 인맥을 자랑하시는군요.
우리집 형제들 중 하나쯤 외국으로 내보내고 싶은데 왜 다 안갈까요?
저는 주인공들보다 조연들이 더 매력적이더라구요. 맨스필드 파크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콧님까지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더 기대만발입니다. ^^

mini74 2022-10-07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축하드려요 ~~~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바람돌이 2022-10-07 23:15   좋아요 1 | URL
미니님도 축하드리고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저는 사실 놀고 있어서 매일이 연휴... ^^;;

그레이스 2022-10-07 2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축하드려요~~~

바람돌이 2022-10-08 21:0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도 2관왕 축하드려요. ^^ 연휴가 이틀 남았어요. 즐겁게 보내시길..... ^^

희선 2022-10-09 0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인 오스틴 책에서 딱 하나 본 거기는 한데, 예전에 봐서 거의 잊어버렸네요 여러 사람이 나왔군요 바람돌이 님은 그 사람들을 잘 보고.... 19세기 영국 사람은 겉과 속이 좀 달랐네요 바람돌이 님 축하합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10-09 19:1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희선님도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겉과 속이 다른거야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지금 사람들은 그걸 좀 더 응큼하게 잘 숨긴달까? 19세기 사람들은 그 두 마음도 교본에 있는걸 그대로 읊는 느낌이어서 굉장히 웃겼어요. ^^

거리의화가 2022-10-10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당선되실 줄 알았던 글입니다~ 2관왕 정말 축하드려요^^

바람돌이 2022-10-10 21:3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당연하다고 하시니 부끄럽습니다. 화가님도 리뷰당선 축하드립니다. 저도 당연히 당선되실줄 알았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10-11 1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빨리 오만과 편견 읽어야 하는데~ 그러면서 반가워 리뷰 읽었답니다. 리뷰도 재밌어요. 상 받으실만 합니다^^ 전 소설 재미없다고 포기할까봐 한 달 전에 언급하신 영화 앞부분 조금씩 봤었어요. 영화 좀 보다가, 책 좀 읽다가, 영화 보다가, 읽다가...바빠 죽겠는데 이런 것도 병행하자니...참나~ 하면서 읽던 와중에 저는 콜린스 저 사람이 넘 웃긴거에요ㅋㅋㅋ 영화를 봐서 그런가요?ㅋㅋㅋ 그래서 책을 읽을 때, 콜린스 이름만 봐도 빵 터집니다.ㅋㅋㅋ 이제 조금 <오만과 편견> 재밌어졌어요^^ 전 펭귄북스로 읽고 있습니다.
암튼 축하드립니다^^ 축하 댓글 달려고 왔다가~ 같이 읽고 있던 오스틴이라 반가워서 또 수다 삼매경에 빠졌네요...총총총~

바람돌이 2022-10-11 11:59   좋아요 2 | URL
저도 영화 다시 봤는데요. 역시 재미없었습니다. 다만 책에서 콜린스 저 캐릭터가 하도 웃겨서 다시 보이긴 하더라구요. ㅎㅎ 저는 지금 맨스필드 파크 읽고 있는데 3분의 1쯤 읽었는데 너무 두꺼워요. 거기다 콜린스 못지않은 캐릭터들이 더 줄줄이 줄줄이 나옵니다. ㅎㅎ 같은 책을 읽고 있으니까 이런 수다도 되고 좋은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