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지적인 삶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꿈도 꾸지 못했던 온화하고 경이로운아름다움이 여기에 있었다. 그는 자신을 잊고 굶주린 눈으로 그녀를바라보았다. 여기에 그것을 위해 살 만한, 자신을 내던질 만한, 싸울만한, 아, 죽음도 무릅쓸 만한 어떤 것이 있었다. 책에 적힌 말들은사실이었다. 세상에는 그런 여자들이 있었다. 그녀도 그중 하나였다. - P25

 그는 평생 사랑에 굶주렸고, 그의 본성은 사랑을 갈구했다. 사랑은 그라는 존재의 본원적 요구였다. 그러나 그는 사랑 없이 살아가야 했기 때문에자신을 무감각하게 만들어 왔다. 자신이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라는것조차 알 수 없게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알지 못했다. 단지 사랑이작동하는 장면을 보고, 그 광경에 짜릿함을 느끼고, 사랑이란 멋지고 고귀하고 찬란하다고 생각할 따름이었다. - P32

히긴보삼의 목소리와 분노가 함께 상승했다. 종일 가게에서 자신을 감추며, 그는 자기 자신이 되는 특권을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시간으로 미뤄 두었다.
- P52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당신도 알겠지만, 교육이죠. 처음으로 돌아가 초등학교부터 마쳐야 해요. 그런 다음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진학하세요."
"그러려면 돈이 들어요." 그가 끼어들었다.
"오!" 그녀는 탄식했다. "내가 그 생각을 못했군요. 그럼 친지라든가, 당신에게 학비를 보조해 줄 사람이 있겠죠?"
그는 머리를 저었다. - P92

그녀가 지금처럼 가깝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의 거대한 간극이 메워졌다. 그렇다고 그녀에 대한 그의 감정의 고상함이 경감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그에게로 내려오지 않았다. 움직인 것은 그였다. 그가 구름 속으로 끌어올려져 그녀에게 다다랐다. 그녀를 숭배하는 그의 마음은, 그 순간, 종교적 경외와 열정과 같은 경지였다. - P97

실은, 그녀로서는 인간의 영혼을 갖고 노는 게 처음이었고, 그라는 말랑말랑한 점토는 빚어내기에 딱 좋았다.
그녀는 자기가 그를 빚어내고 있으며, 자신의 의도는 선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와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그가 싫지 않았다. - P103

"그거 알아요?" 그는 덧붙였다. "난 버틀러 씨가 딱해요. 그분은 너‘
무 어려서 잘 몰랐죠. 그래서 아무 쓸모 없는 연 수입 3만 달러를 위해 자신에게서 삶을 빼앗아 버린 겁니다. 3만 달러라는 거액이 지금의 그분에게 어린 시절에 아낀 10센트로 살 수 있었을 사탕이라든가땅콩, 극장의 싸구려 좌석권을 사줄 수 없지 않나요?" - P107

이런 생각을 그가 루스에게 애써 표현한 결과, 그녀는 충격을 받아서 그를 더 많이 개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인류 공통의 편협한 사고방식, 즉 자기들의 피부색과종교적 신조, 정치가 가장 좋고 옳으며, 지구상에 흩어져 있는 다른 이들은 자기들보다 운이 나빠서 거기 있게 됐다고 믿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 고대의 유대인들이 여자로 태어나지 않았음을 신에게 감사하고 현대의 선교사들이 신의 대리자를 자처하며 땅끝까지 가는 것과 같은 사고방식이었다. 이런 사고방식은 루스로 하여금이 남자를 삶의 다른 틈바구니에서 꺼내어 자기와 같은 특정한 틈바구니에 사는 남자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만들겠다는 욕망을 갖도록 만들었다.
IR NE - P109

그의 안에 있던 신과도 같았던 모든 것들이 흐릿해져 버렸다. 야망의 박차는 무디어졌다. 그쑤시는 자극을 느낄 활력이 그에게는 없었다. 그는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 영혼이 죽어버린 듯했다. 그는 짐승, 일하는 짐승이었다. 초록 잎사귀 사이로 비쳐 드는 햇살에서 어떤 아름다움도 보지 못했고, 푸르른 천구도 예전처럼 속삭이지 않았다. 우주의 광대함과 탄로 날까 봐 떨고 있는 비밀들을 암시해 주지도 않았다. 인생은 참을수 없을 만치 따분하고 어리석은 것이라서, 그는 입맛이 썼다.  - P207

그녀의 실망은 자신이 빚어내려던 이 남자가 빚어지기를 거부한다는 데 있었다. 그녀는 그가 얼마쯤 말랑말랑한 점토인 줄 알았는데, 점토는 굳어지더니 그녀의 아버지나 버틀러 씨의 형상이 되기를 사양했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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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4 14: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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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23: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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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23: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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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4 14: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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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4 15: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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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4 15: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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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다니고 떠들고 일을 꾸미는 한에서 그녀는 한없이 자애로웠고, 남에게 후하게 베풀라고 명하는 데는 누구보다도 능했다. 그렇지만 이래라저래라지시하기를 좋아하는 만큼이나 돈을 좋아했고, 친지들의 돈을 쓰는 법만큼이나 자기 돈 아끼는 법을 잘 알았다.  - P16

"결혼 문제에서는 더더욱 그렇지요. 이미 결혼한 분들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언니, 여자든 남자든 속지 않고 결혼하는 사람은 백에 하나도 안 될걸요. 어디를 보나 온통 그런사람들뿐인걸요. 사실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없겠다 싶어요.
세상의 온갖 거래 중 상대방한테는 가장 많은 것을 기대하면서 자기는 가장 부정직하게 나오는 게 결혼이니까요."동 - P68

노리스 부인은 패니에게 애정이 전혀 없었고 즐거운 일을 만들어 주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에드먼드의 말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다름 아닌 자기가 세운 것이니만큼 자신의 계획이야말로 최상책이라고 믿기 때문이었다. 모든 걸 자기가 아주 훌륭하게계획해 놓았으니 어떤 변경도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 될 거라고 믿은 것이다.  - P118

옆에서 지켜보는 패니는 얼마나 잘 숨기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이기심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가 없지 않았고, 결국 어떻게 끝이 날지 궁금하기도 했다. - P195

"안할트를 하겠다는 분이 안 나서는 것도 놀랍지는 않네요." 잠시 사이를 두었다가 크로퍼드 양이 말했다. "어밀리아야 당해도 할 말 없지요. 아가씨가 그렇게 기가 세니 남자들이겁을 낼 수밖에요." - P212

자리를 뜨든 말든, 다들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가운데 앉아있든 쓸쓸한 동쪽 방으로 물러나든, 눈여겨볼 사람도 아쉬워할 사람도 없었다. 뭐든 이보다는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P234

두 자매는 중대한 기질적 결함이나 견해 차이가 없었던 만큼 서로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때는 얼마든지 좋은 사이로 지낼 수있었으나, 이런 시련 앞에서 자비나 공정을 보이거나 명예롭게 처신하거나 동정을 베풀 만한 애정도 원칙도 없었다.  - P238

‘애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시골 생활에 익숙해진 느낌이에요. 일 년에 절반은 시골에서 사는 것도 즐거운, 대단히즐거운 일이겠다 싶네요. 물론 조건이야 있지요. 친지들 한가운데 자리한 적당한 규모의 아름다운 집에서 그들과 끊임없이 모임을 갖고, 그 부근에서 가장 뛰어난 사교 모임을 주도하며 더 부유한 집 마나님들도 능가하는 사교계의 주역으로 칭송을 받고, 그렇게 한바탕 여흥을 즐기다 돌아와서는 최소한세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과 정담을 나눌 정도는 돼야지요 - P304

내가 바라는 건 간단해. 그냥 그 아가씨가 나한테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홍조와 아울러 미소도 자주 보여 주고, 어디에서건 옆에앉게 해 주고, 내가 곁에 앉아 말을 걸때마다 생기발랄해지는것, 내가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고, 내가 가진 것, 내가 즐거워하는 모든 것에 관심을 보이고, 나를 맨스필드에 더 오래 묶어두려고 애쓰고, 내가 떠날 때 다시는 결코 행복할 수 없으리라생각하면 돼. 그 이상은 바라지도 않아." - P334

"에드먼드라・・・・・・ 그래, 내가 보기에도 그 친구는 (대체로)잘해 주더군. 토머스 경도 자기 나름대로 잘해주지만, 그래봐야 높은 자리에서 어려운 말이나 늘어놓으며 자기 생각만고집하는 부자 이모부 투를 벗어나지 못하지. 토머스 경이나에드먼드가 힘을 합친들 그 사람의 행복과 안락, 명예와 품위를 위해 뭘 해줄 수 있으며 지금 뭘 해 주고 있냐고. 내가 앞으로 하려는 일에 비하면 말야." - P430

지금 네 태도를 보니 너도 제멋대로 고집을 부릴 줄 아는구나,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럴 작정인 모양이고 너를 이끌어 줄 자격이 얼마간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거나 그에 순종할 생각도 없고, 심지어 조언을 구할 생각도없이 말이다. 이런 네 모습은 내가 상상한 것과 너무나, 너무나 다르구나. 이번 일로 네 집안, 네 부모, 네 형제자매한테 미칠 득실은 한순간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게지.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네가 이렇게 훌륭한 결혼을 한다면 그들이 얼마나기뻐할지, 너한테는 아무 의미도 없는 거야. 오로지 네 생각만하는 거지.  - P459

패니는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모두 암담했다. 그렇지만 이모부의 노여움을 산 것이 가장 가슴 아팠다. 이기적이고 배은망덕한 아이! 이모부한테 그렇게 보였다니! 이제는 영원히 불행해질 수밖에 없었다.  - P462

"아니다, 얘야. 이런 혼처가 나선 마당에 나 불편한 것쯤이야 무슨 상관이겠니. 네가 크로퍼드 씨처럼 대단한 자산가와결혼만 한다면, 난 너 없이도 잘해 나갈 수 있어. 그리고 명심해라, 패니 이렇게 흠잡을 데 없는 혼담이 들어오면 수락하는게 모든 아가씨들의 의무란다." - P480

잠시 애써 마음을 추스른 후 패니가 말했다. "난 여자라면누구나 같은 생각일 줄 알았는데요. 아무리 인기가 많은 남자라도 여자 쪽에서 마다하거나 적어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다고요. 모든 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남자라도 어쩌다 마음만 주면 상대편에서는 무조건 좋다고 할 거라는 생각은 곤란하다고 봐요. - P509

이제 피붙이들과 함께하며 그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었다. 여태껏 받았던 어떤 사랑보다도 더 큰 사랑을 모든 식구들한테서 받고, 두려워하거나 자제할 필요 없이 애정을 베풀고, 주위 사람들과 대등한 기분을 맛보고, 크로퍼드 남매이야기가 나올 염려도 없고 그들의 일로자신을 질책하는 듯한 온갖 눈총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니! 생각할수록 기쁜 일이었지만, 그런 심정을 다 내놓고 말할 수는없는 노릇이었다. - P533

도 기필코・・・……… 그릇된 삶의 원칙이 문제야, 패니 섬세함이 무뎌지고 정신이 썩고 타락한 게 문제야. 어쩌면 나한테는 잘된일인지도 모르지. 더이상 속을 태울 일도 없을 테니… 하지만 아니야. 그 사람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갖느니, 그 사람을잃는 고통이 더욱 커진다 해도 기꺼이 그 편을 택할 거야. 그사람한테도 그렇게 말했지." - P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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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벽지 - 영한대역
샬럿 퍼킨스 길먼 지음, 김경숙 옮김 / 시커뮤니케이션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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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퍼킨스 길먼은 그 자신이 산후우울증으로 의사에게 휴식치료법을 처방받았었다.

휴식 치료법은 환자를 종일 침대에 누워 쉬게 하고, 방문객을 맞이하거나 독서 같은 지적인 활동을 금지시키는 것이다. 대신 영양이 풍부한 식사로 몸무게를 늘리며 전통적인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에만 충실하도록 하는 것이 이 치료법이란다.

결국 휴식 치료법이란 것은 여성이 우울증이나 신경쇠약에 걸리는 것은 남성의 영역인 지적인 활동을 넘보기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진단은 반은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우울증이나 신경쇠약의 원인 중 하나가 나이 지적인 활동이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무시당하고 제지당할 때 생길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돼먹지 않게 남성의 영역을 넘보지 말고, 여성 본연의 고유의 영역으로 돌아가라는 처방이 결국 휴식 치료법의 본질인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다운 처방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이런 시대적 한계를 내가 지나치게 가볍게 보지 않앗나 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얼마전에 읽었던 수잔 손택의 <앨리스, 깨어나지 않는 영혼>이나 요즘 읽고 있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 대해서 내가 앨리스나 에밀리 디킨슨의 감성을 따라잡지 못하는 부분이 많이 나왔는데, 이것이 당대의 여성이 감내해야 했던 좌절이 나의 생각보다는 훨씬 크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긴 것이다. 



어쨋든 샬럿 퍼킨스 길먼은 증세가 더욱 악화되자 의사의 처방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 - 지적인 일, 글쓰기를 계속함으로써 오히려 우울증을 극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이 짧은 소설에 녹여냈다.

작가가 아닌 나 같은 사람이 이런 경험을 했다면 주변에 한두마디 말로 이 경험을 전달했을 것이다.

"아 우울증은 쉰다고 낫는거 아니야.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찾아서 하는게 우울증 극복에 더 좋아."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문제는 나같은 사람의 이런 식의 경험담은 사회적 파급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럼 샬럿 퍼킨스 길먼같은 작가들은 이런 경험을 어떻게 승화시킬까?


작가는 역시 다르다.

자신의 경험을 개인의 경험으로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 억압, 시대의 불합리를 찾아내고 문학의 힘으로 그것을 고발한다.

이 짧은 소설로 나는 문학의 힘이 은유에 있다는 것을 강렬하게 느낀다.


먼저 소설 속 주인공의 남편인 존에 대해서 살펴보자.


존은 극도로 현실적인 사람이다. 신념이나 미신의 강한 공포 따윈 아주 질색팔색하는 사람, 손으로 만지거나 눈으로 보거나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에 관한 얘기는 대놓고 조롱하는 사람. - 7쪽

난 매일 매 시간 단위로 스케줄을 처방받는다. 그는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관리해준다. - 17쪽

그러자 그이는 나를 품에 안고는 복덩이 아기 거위라 부르며, 원한다면 지하실에라도 내려가 하얗게 페인트칠도 해주겠노라 말했다. -27쪽

다정한 존! 그는 날 다정하게 사랑해주고, 내가 아픈걸 싫어한다. 요 전날 난 그와 진심을 담아 합리적인 대화를 나누려 애쓰며, 사촌 헨리와 줄리아네 집에 놀러가는 걸 허락해주길 얼마나 바라는지 말해보려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갈 힘도 없고, 간다 해도 버틸 수 없을거라 말했다. - 49쪽


19세기는 이성과 합리주의의 시대이다. 종교를 누른 인간 이성의 힘을 맹신하던 시대 존은 바로 그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 - 이는 당연히 남성이기도 하다- 의 표상이다. 

신경증에 시달리는 아내와는 다른 존재로서 당대의 기준으로 볼때 이상적인 인간상일 것이다.

또한 그는 다정하고 배려깊은 남편이기도 하다. 

아내의 건강을 걱정하고 고쳐주려 노력하며, 불안해하는 아내를 아기처럼 보살펴주는 그런 자상한 남편 말이다. 

그러나 오늘 날의 우리는 안다.

존의 행동은 가스라이팅에 다름 아니며, 그의 다정함은 아내가 남편의 말을 거역하지 않는 한에서만 발현되는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의 이성과 합리성 역시 자신의 아내가 자신이 생각하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때까지 가능한 것임을 말이다.

그는 다정하게 아내의 요구를 하나씩 하나씩 묵살한다.

그걸 꼭 해야돼? 쓸데없지 않아? 당신 힘든데 왜 하려하지?

그에게 아내는 한없이 어리석고 보살펴줘야 하며 생각따윈 할 수 없는 아름다운 인형일 뿐이다. 


작가는 남편의 캐릭터를 왜 이렇게 설정했을까?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남편들이 훨씬 많았으므로 그런 남편의 캐릭터를 선택할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그러나 남편의 캐릭터를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캐릭터로 설정하면 아내의 우울증은 개인의 우울증이 된다. 

나쁜 남편 때문에 생긴 문제로 말이다.

작가는 존을 당대의 가장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가장의 캐릭터로 설정함으로써, 여성의 우울증이 개인의 문제 혹은 일부 나쁜 인간으로 인해서 생긴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여성을 동등한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는 남성 일반과 사회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휴식치료법을 처방받고 별장 2층의 누런 벽지가 있는 방에 갇힌 아내의 캐릭터를 통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설사 표현하더라도 묵살되며, 생각과 지적인 노동 모든 것이 금지되는 삶이 인간 - 여성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그 과정을 아주 리얼하게 보여준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재미도 있고 기분전환이 되면서 내 성향에 맞는 일을 한다면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러나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난 한동안 글을 썼다. 그러나 은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나를 정말 기진맥진하게 만든다. -11쪽

존에게 난 그토록 도움이 되고 진정한 안식과 위안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난 이미 짐에 비견될 수 있으니! - 25쪽

그 어떤 일도 손댈 가치가 없는 느낌이고, 그저 끔찍하게 초조하고 짜증이 난다. 난 아무 이유 없이 울고, 하루종일 울고 있다. -41쪽

전엔 이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지만, 결국 존이 나를 여기서 지내게 한 건 차라리 잘 된 일이란 생각이 들어. 보다시피, 아기보다야 내가 더 수월하게 견뎌낼 수 있으니. - 53쪽


이 책에서의 아내는 지성과 분명한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표현할 줄도 아는 그런 여성이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그런 생각은 늘 무시당하고 이건 당신을 위해서야라는 말로 강요되는 타인의 생각에 번번히 묵살당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계속 자기 생각을 무시 당하며 당신 생각은 나쁘다는 말을 계속 듣다보면 자존감은 바닥을 치게 된다.

이럴 경우 인간 유형에 따라서 나타나는 대응은 보통 두가지 인데 하나는 그 관계를 깨버리고 독립된 자아를 찾을 수 있도록 벗어나는 것이다. 

작가인 샬롯이 첫번째 남편과 이혼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은 적응하는 쪽을 택한다.

맞아 내가 이렇게 생각하면 안되지.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 내가 받아들이고 내가 변해야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책속의 아내 역시 그런 선택을 하는데, 사실상 지금도 19세기에도 여성이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서서 자존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를 생각하면 대부분의 여성이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선택 역시 개인적인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인 선택이다. 

나를 죽이고 사회적 억압을 받아들인 여성의 몸과 정신은 그러나 온전할 수가 없다. 

그녀는 하루종일 울고 짜증을 내고 나중에는 오히려 이런 상황이 행복한 것이라는 자기 기만에 빠진다. 

그러면서 '나'라는 존재 자체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면 사라진 '나'는 어디로 갔을까?


벽지무늬가 변하는 밤마다 열심히 살펴본 결과 드디어 난 알아내고야 만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문양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그건 놀랄 것도 없다! 그 뒤에 있는 여인이 그걸 흔들고 있으니 말이다! - 79쪽

그는(남편 존) 내게도 온갖 질문들을 물으며, 아주 다정하고 자상한 남편인 척 했다. 마치 내가 그의 속내를 꿰둟어보지 못하기라도 한 듯! - 85쪽

"당신과 제니가 아무리 막아도 난 드디어 탈출했어요. 이제 벽지도 거의 다 뜯어내서, 날 다시 가둘 수 없을거야."

그런데 이 남자 뭘 기절까지 한거야? 어쨌든 그는 기절했다. 그것도 벽으로 난 나의 길을 가로막으며. 그래서 난 매번 그의 몸을 넘어서 기어가야만 했다! -99쪽


아내는 억압된 자신을 벽지속 문양속에서 발견한다. 

누런 벽지의 무늬를 섬세하게 관찰하고 묘사하고 - 왜냐하면 2층방에 갇혀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지적인 활동이라는게 벽지를 관찰하는 것 외에는 없으므로 - 빠져들면서 어느샌가 방이 곧 벽지이며 자신이 갇혀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다. 

나의 몸과 정신이 모두 갇혀있음을 자각할 때 세상과 타인에 대한 올바른 지각이 돌아온다.

자상한 남편이 아니라 나를 통제하고 억압하는 남편의 본모습이 이제 보이는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거기서 제대로 된 삶을 찾기 위한 탈주가 시작되는 것이다. 

소설의 뒷부분의 해석에 있어서 정신분열 증상의 환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듯한데 나는 그에 대해 반대한다.

아내가 갇힌 자아를 자각함으로써 자신의 탈주를 위해서는 남편이라는 존재를 넘어서야 함을 자각하는 과정이 그 분열적인 증상들이 의미하는 바가 아닐까?

그래서 마지막의 기절한 남편의 몸을 넘어서 기어가는 것은 세상속으로 나아가는 자각한 여성의 첫걸음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또한 여성이 진정으로 미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넘어서야 하는지를 너무도 분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말이다.


직설적인 말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이 소설은 문학에서 은유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다.

19세기에 이 소설을 읽은 여성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어떤 사람은 나처럼 읽었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그저 우울증의 증상의 끔찍함으로 읽었을 수도 있을테다.

하지만 어느쪽으로 읽든 여성이 한 존재로서 온전히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의 의미는 분명히 알 수 있었을테다.

존과 이름조차 갖지 못한 아내, 그리고 벽지속의 여인까지 그들은 은유로 인해 개인이 아니라 당대 사회의 일반을 상징하고, 또한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여성이 한 인간으로 남자와 똑같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에 불행의 원인이 있음을 자각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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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10-10 14: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누런 벽지라는게 당시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이 처한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봐도 되는 건가요?
바람돌이님 글 이해하기 쉽게 써주셔서 막힘없이 잘 읽었습니다.
<다락방...> 읽으시려고 준비 열심히 하시는 모습 너무 멋집니다!

바람돌이 2022-10-10 14:47   좋아요 3 | URL
그동안 읽은게 없어서 지금 진짜 진땀빼며 읽고 있을 뿐입니다. ㅠ.ㅠ
저는 누런 벽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보게 해주는 하나의 매개로만 봤어요. 사실 왜 어렸을 때 자려고 누웠는데 잠은 안오고 할일은 없고 하면 천정에 벽지 무늬 세면서 온갖 생각을 하잖하요. (왜 제가 어릴 때라고 하냐면 좀 커서는 눈이 나빠져서 천장에 벽지무늬가 안보여서요. ㅠ.ㅠ)
아내는 건강을 이유로 2층 침실에 갇혀있고 거기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거죠. 그래서 눈에 거슬리는 누런 벽지의 문양을 보는데 그 과정에서 온갖 생각을 하게 되는 그런 과정을 보여주는 매개라고 생각해요. 짧은 소설인데 저는 정말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coolcat329 2022-10-10 15:12   좋아요 3 | URL
아 그렇죠 ㅎ 저희 어렸을 땐 벽지가 참 화려했죠. 방에 누워 벽지 무늬 눈으로 좇으며 시간보내기도했죠.
지금은 벽지가 모던해서 무늬가 없네요. ㅎ
누런 벽지는 갇힌 자신의 처지를 직시하게해주는 매개라고 보면 되겠군요.

새파랑 2022-10-10 15: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여성작가 단편집에서 읽었었는데 저도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ㅋ 역시 벽지는 무늬없는 흰색이 제일 좋은거 같다는 ^^

바람돌이 2022-10-10 22:44   좋아요 2 | URL
뭐 저는 무늬가 있든 없든 이제는 눈이 나빠서 주로 누울때는 벽지 무늬가 안보인다는....
저 아내는 벽지에 무늬가 없었다면 다른 나무이 결이라든가 뭐 이런걸 관찰하지 않았을까요? 방에 갇혀서 할 일이 없잖아요. ㅎㅎ

프레이야 2022-10-10 15: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정말 확 정신이 드는 소설이었어요.
퍼킨스 다른 것들도요.
은유는 힘이 세지요.^^

바람돌이 2022-10-10 22:47   좋아요 3 | URL
딱히 기대 없이 읽은 책이었는데 진짜 쨍하고 정신히 확 들었어요.
그래서 이분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려구요. 생각보다 여러권 번역되어 있더라구요.

미미 2022-10-10 17: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릴때 방에 벽지무늬가 보는 각도에 따라 해석이 달라져서 무섭고 또 재밌기도 했는데 이걸로 작가가 자신의 상황과 사회적 억압을 고발하는데 적용한점이 놀라웠어요!ㅎㅎ

바람돌이 2022-10-10 22:48   좋아요 2 | URL
작가들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 은유가 있으니까라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독자인 저는 많이 행복하네요. 이 짧은 단편으로 또 좋아하는 작가가 생겨서 기뻣어요.

파이버 2022-10-10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주인공이 2층 방에 갇혀 벽지를 보고 있는 것은 치료가 아니라 형벌인 것 같아요. 그 시절의 남자들은 그걸 정말 치료라고 생각했는지 의문입니다... 아내는 가만히 있는 장식품이 아닌데요. 그 시절 사람들은 정말 갑갑했을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 2022-10-10 22:50   좋아요 3 | URL
그래서 정말로 똑똑한 여자들은 미쳤던거 같기도 해요. 그렇게 자신의 말이 무시당하고 인정받지 못하는데 미치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또 지배남성들에 의해서 다른 얘기를 하는 여성이 용납받지 못하고 미친것으로 내몰렷을 수도 있겠구나 싶구요. 어떤 시대든 그 시대의 주류에 반하는 깨어있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언제나 참 힘든 삶이겟구나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되네요.

책읽는나무 2022-10-10 23: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휴식 치료라는 게....ㅜㅜ
침대에 누워 자게 하고, 독서같은 지적인 활동 금지!!!! 어머니와 아내의 역할 충실!!ㅜㅜ
날짜 다가오기 전에 빨리 읽어야 할 목록 중 한 권이네요. 누런 벽지!!!
제목또한 강렬한 누런 벽지!!!
그 시절 여성들은 어떻게 살아냈을까요?ㅜㅜ

바람돌이 2022-10-11 12:01   좋아요 2 | URL
이 때 당시의 신경증이나 우울증의 원인을 여성이 여성스럽지 못해서, 그러니까 쓸데없이 남자의 영역인 지적인 영역에 도전한다든지 뭐 이런 것 때문으로 진단한거 같아요. 그러니가 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고, 그리고는 여성 고유의 영역으로 돌아가면 낫는다 뭐 이런....
누런벽지는 단편이라서 읽는데 30분이면 되어요. 다만 내용이 워낙 강렬해서 자꾸 다시 되짚어서 읽게 되기는 하더라구요.
저는 훨씬 뒤인 우리 어머니들 생각만 해도 도대체 어떻게 살아내셨는지 싶을때가 많아요. ^^

희선 2022-10-11 0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버지니아 울프한테도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으라고 했다고 한 말 본 것 같기도 하네요 누워서 쉬는 게 안 좋은 건 아니지만 책은 못 보게 하는 건 안 되죠 그때는 왜 그렇게 했는지... 그때 갇힌 여성도 많았다고 들은 듯합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10-11 12:03   좋아요 2 | URL
이 때 당시 우울증같은 병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법이었던거 같아요. 저 쉰다는게 육체만 쉬는게 아니라 정신을 더 쉬어주라는게 문제죠. 참 여성을 억압하는 방식도 다양했다 싶습니다.

다락방 2022-10-11 12: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른 출판사 책으로 읽었는데요(아마도 허랜드 뒷편에 실려있었을 거예요) 이 단편을 쓰고 샬롯은 그 단편을 자신에게 지적 활동하지 말고 쉬라고 처방한 의사에게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서 얼마나 짜릿함이 느껴지던지요!!

바람돌이 2022-10-11 12:39   좋아요 2 | URL
샬롯 진짜 멋진 여성! 완전 짜릿하잖아요. ^^
저는 이 책 읽기 전까지 이 사람에 대해서 하나도 몰랐는데 진짜 깜짝 놀랐어요. 지금 다른 책도 읽으려고 막 찾아보고 있어요. 물론 다락방 미친여자책 참고 도서 먼저 읽어야겟지만 말입니다. ㅠ.ㅠ
이 책 읽고 저는 얼마전에 읽은 수잔 손택의 앨리스 깨어나지 않는 영혼을 다시 읽어보려고 도서관에서 다시 빌려왔어요. 수잔속택의 책도 그렇고 지금 제가 헤매고 있는 에밀리 디킨슨도 그렇고 이 책을 읽고 나니까 뭔가 제가 놓친것들이 보일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2022-10-11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1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2-10-12 2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게는 아주 충격적인 장면이었어요
넘 몰입했었나봐요
아마도 김승섭작가의 책에서 소개를 받은 걸로 기억해요^^

바람돌이 2022-10-12 23:04   좋아요 2 | URL
요즘 19세기 여성작가들의 작품들 열심히 읽고 있는데 이게 진짜 확 끌리는 면들이 많아요.
다음 작가는 또 어떤 작품일까 막 설레는 기분이랄까 그렇네요.
이분 책도 지금 보관함에다 막 쑤셔넣고 있어요. 다 읽을거야 하면서..... ㅎㅎ

공쟝쟝 2022-10-16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바람돌이님, 이 리뷰 또 너무 *근사*해요.
베티 프리단 식으로 말하면 <말할 수 없는 문제>와도 관련되어 있겠죠?
이런 리뷰 마니 써주세용~
아~ 여자들이 책 많이 읽으면 좋겠다~
아~ 여자들이 독후감도 많이 썼으면 좋겠다~
아~ 여자들은 이렇게 날이갈수록 멋져지기만 하는 것인가, 여성들이여! 나는 여자라서 행복해요 크흐흐

바람돌이 2022-10-17 14:14   좋아요 1 | URL
하하하 감사합니다. 아 저는 아직 베티 프리단을 읽지 않았으므로 말할 수 없는 문제는 알 수 없지만요.
페린이(페미니즘 어린이)인 제가 더 분발하겠습니다. ^^

scott 2022-11-09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상 추카 합니다

11월 !문학, 책 보다 맛나는 거 드시면서 건강 잘 챙기세요 ^^

바람돌이 2022-11-09 20:41   좋아요 0 | URL
감사 감사합니다. 맛난거 너무 많이 먹어서 얼굴이 자꾸 똥그래지고 있어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11-09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실크스타킹 한 켤레> 책에서 이 작품 읽었어요. 저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단편으로 기억합니다. 빈 구석 없이 당시 사회에서 여성들의 속박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바람돌이님 이달의상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22-11-09 20: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실크스타킹 한켤레 전체로 여성작가들 단편도 읽어보고 싶어요. 지금 보는 다미여 끝나고 나면 샬럿퍼킨스 이분의 다른 책들도 한번 읽어보려구요.

모나리자 2022-11-09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바람돌이님~
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한 나날 보내시길 바랄게요.^^

바람돌이 2022-11-09 20:4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모나리자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그리고 책도 대박나시고요. ^^

thkang1001 2022-11-09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11-09 20:4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thkang1001 님도 행복한 한주 되세요. ^^

bookholic 2022-11-09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 축하드립니다.
이 글 읽고 <누런 벽지>를 리스트에 올려 두었는데.. 저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ㅎ
즐거운 시간 되시고요..

바람돌이 2022-11-09 20:4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누런 벽지는 분량이 진짜 얼마 안되어서 금방 읽어요. 북홀릭님의 리뷰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

강나루 2022-11-10 0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2-11-12 16: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강나루님도 축하드리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thkang1001 2022-11-10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11-12 16:43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늘 감사드립니다. ^^
 
노생거 사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3
제인 오스틴 지음, 윤지관 옮김 / 민음사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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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의 소설을 읽는 재미는 주인공의 사랑이나 서사가 아니라 주변인물들을 즐기는데 있다. 심지어 노생거사원에는 멍청한데다가 재멋대로이고 속물적인 캐릭터가 쌍으로(심지어 남매) 나온다. 이 둘의 케미를 통해 19세기를 즐겨보자.(단 거장도 어린 시절이 있음을 미리 각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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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0-07 12: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별점 세 개 가운데 하나는 ˝제인 오스틴˝이란 이름값일 듯합니다. 아효, 전 이 작품은 진짜 재미없게 읽었습니다.

바람돌이 2022-10-07 21:16   좋아요 3 | URL
별점 하나는 제인 오스틴이 이걸 쓴 나이에, 나머지 둘은 저 진상 남매에게 줬습니다.
19세기 하이틴 소설이랄까? 하여튼 재미는 참 없었습니다. ㅎㅎ

2022-10-07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7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7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7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7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7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10-07 2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맨스필드파크 도서관에서 빌려왔어요. 두께가 헉. 했습니다 ㅎㅎ 19세기하이틴 소설이라니 궁금하지만 참으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2-10-07 23:11   좋아요 2 | URL
저도 지금 맨스필드 파크 들고 있습니다. 누런 벽지랑 두권 들고 있는데 누런 벽지는 진짜 얇아서 깜놀, 맨스필드 파크는 두꺼워서 깜놀입니다.
그리고 노생거는 패스하셔도 될듯한게 19세기 하이틴 로맨스 아니고 그냥 청소년용이라는 의미라서요. ㅎㅎ

coolcat329 2022-10-08 14: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인 오스틴 전작읽기 중이신가요?
저는 밀당하는 남녀 사랑 얘기는 도통 흥미가 안 생겨서 말이에요. ㅋ
근데 주인공의 사랑 보다 주변 인물을 즐긴다는 점엔 저도 동의합니다~오만과 편견에서도 저는 주책맞은 베넷 부인과 비호감 사촌 콜린스가 넘 웃겼거든요.ㅋㅋ

바람돌이 2022-10-08 20:43   좋아요 1 | URL
다음달에 읽으려는 책이< 다락방의 미친 여자>여서 거기에 나오는 19세기 여성작가들 작품을 미리 읽고 있는 중이에요. 거기 나오는 책 중에 제가 읽은게 <프랑켄슈타인> 딱 한권뿐이더라구요. ㅎㅎ
제인 오스틴은 전작까지는 아니고 이제 <맨스필드 파크>랑 <설득>만 읽고 이제 브론테 자매로 넘어가 볼려구요. ^^
근데 생각보다 제인 오스틴이 재미있습니다. 로맨스를 보려면 현대 로맨스가 훨신 재밌는데, 제인 오스틴은 그야말로 19세기 인물 만물상이라고 할까요? 그걸 보는게 진짜 재밌네요. ^^

그레이스 2022-10-12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야겠네요 ㅎ

바람돌이 2022-10-12 23:02   좋아요 1 | URL
재미는 좀 없어요 ㅎㅎ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한 소설의 여주인공이 다른 소설의 여주인공에게 후원을 받지 못한다면 대체 누구에게서 보호와 존경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 P42

 우리끼리는 서로를 저버리지 말자. 우리는 상처 입은 몸이다. 우리의 작품들은 세상의 어떤 다른 문학 기관이 내놓은 작품보다 광범위하고 가식없는 즐거움을 주어 왔음에도, 어떤 종류의 글보다 폄하되었다. - P42

그녀는 자신의 무지가 진심으로 부끄러웠다. 부끄러워할 일을 부끄러워해야지! 친해지고 싶다면 늘 무식해야 한다. 아는 것이 많다 보면 남의 허영심을 자극하지 못하므로,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늘 이를 피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여성이 그러한데, 불행히도 제법 식견이 있더라도가능한 한 그것을 숨겨야 할 것이다. - P143

친애하는몰런드 양, 어쩌다가 그런 무시무시한 의심을 다 하셨는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판단을 내렸죠?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와 시대를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영국인이고 또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기억해 보세요. 당신 자신의 이해력과 현실 감각에 비추어 보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당신 자신의 관찰에 비추어 보세요. 이런 잔혹한 일을 하라고 우리가 교육을받았나요? 우리의 법이 그걸 그대로 둘까요? 이 나라가 어떤나랍니까? 사회적, 문학적 관계가 뿌리내리고 있고 모든 사람이 자발적 감시자인 이웃에 둘러싸여 있고 사방으로 뻗은 길에 신문이 안 가는 곳이 없는 나라아닙니까? 아무도 모르게감쪽같이 그런 일을 저지를 수는 없는 겁니다. 친애하는 몰런드 양,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셨던 건가요?"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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