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퀘스트 2024 - 대한민국 과학기술과 산업의 미래에 ‘질문’을 던지다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외 지음, 이정동 기획 / 포르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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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그랜드 퀘스트 Grand Quests 란, 각 분야에서 오랜 시간 해결하지 못했으나 거대한 분야로 성장할 최초의 씨앗이 되는 도전적 문제를 의미한다.

이정동 교수는 각 분야마다 두 사람의 전문가를 초빙하였다. 깊이 있는 토론으로 도전적 질문을 탄생시킴과 동시에 그 답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국내 최고 석학들이 전하고자 하는 10개 분야의 그랜드 퀘스트는 과연 무엇일까?


저자,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은 한국과 세계가 직면한 주요 이슈를 연구하고 중장기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정책 싱크탱크를 지향하고 있다.

다양한 전공 분야와 전문성을 보유한 서울대학교의 학문적 자산을 기반으로 학문의 구분을 넘어선 융복합적 연구, 증거 기반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한국, 인구, 민주주의, 팬데믹, 과학과 기술의 미래, 경제안보, 탄소중립이란 주제를 다학제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7개의 연구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이 당면한 지정경 리스크’, ‘다시 쓰는 민주주의’, ‘교육 개혁’ 등 주요 현안을 분석하고 정책을 제시하기 위한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랜드 퀘스트


☞ 초미세·초저전력이면서 아날로그 방식의 계산도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까?

☞ 한 번 충전에 10,000km, 10년 가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을까?

☞ 수소 생산을 위해 인체 내 효소처럼 활성과 선택성 및 안정성이 뛰어난 금속촉매를 만들 수 있을까?

☞ 변화된 환경을 인지하고, 이에 맞추어 행동을 적응시켜 나갈 수 있는 로봇을 만들 수 있을까?

☞ 인간의 뇌와 같이 동적인 환경과 상호 작용하고, 인지 구조를 형성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새로운 인공지능 패러다임을 구현할 수 있을까?

☞ 인간이 납득할 만한 인과관계를 추론하고 설명을 제시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을까?

☞ 암호화된 상태의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킨 뒤, 암호화된 질문으로 암호화된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궁극의 동형암호를 만들 수 있을까?

☞ 노화 세포가 인체 각 조직에 노화를 전파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을까?

☞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것을 넘어 항체를 설계하고 생명체의 적응 면역계를 이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까?

☞ 양자 큐비트의 조작 가능성과 계산의 신뢰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면서, 한국의 강점인 반도체 집적회로 기술을 기반으로 양자 컴퓨팅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까?


혁신의 시작은 도전적인 질문에 있다.

최초의 도전적 질문은 의지만 가득할 뿐 실상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적 질문이 없으면 새로운 길을 결코 만들 수 없다.

서울대학교 이정동 교수는 10개의 과학기술을 주제로 그랜드 퀘스트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각 분야에서 두 사람의 전문가를 초빙해 도전적 질문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정동 교수는 10개의 그랜드 퀘스트가 도출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좋은 질문이 만들어지는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탁월한 질문들은 기초과학과 응용 기술의 접점에서 탄생한다.

둘째, 제시된 아이디어는 흥미롭게도 한국의 강점을 잘 살려 해법을 구해 나갈 수 있는 것들이었다.

셋째, 탁월한 질문의 이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연한 조우다.

질문을 출제하기 위해선 다른 분야도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우연히 도출된 질문과 연관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도전적 질문을 생각해보게 된 것이다. 질문이 진화해 나가는 넓은 대지가 바로 가능성의 공간이다.


경계를 알 수 없는 넓은 가능성의 공간에서 탄생하여 진화하는 그랜드 퀘스트는 의문이 들 법한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즉, 단기적인 성과로 끝내지 않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꾸준한 국가 연구 개발 투자가 필요하다.

해법을 구하는 과정에서 질문 자체가 진화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진정 선진국으로 가고자 한다면 국가 정책 방향은 물론 과학기술에 적극 투자하려는 사회 분위기가 자리잡혀야 한다.



☞ IT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초미세·초저전력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까?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현재 컴퓨팅 서비스들이 요구하는 반도체 계산량과 에너지 소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므로 현 세대의 반도체가 아닌 새로운 반도체가 개발되어야 한다. 신개념 반도체는 지금보다 매우 작아져야 하고, 동시에 전력 소모량도 함께 줄어야 하며, 반도체의 정보 계산 및 저장 원리로 기존의 디지털 방식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방식까지 적용해야 한다. 이런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을까?

☞ 한 번 충전에 10,000km, 10년 가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을까?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와 긴 수명은 상충관계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 수명을 길게 하려면 극단적으로 가벼운 소재에 기반하면서도 가역적인 전기화학 반응이 가능한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 현재의 리튬이온배터리 기술의 한계는 어디일까? 리튬을 대체할 다른 금속을 주기율표에서 다시 찾을 수 있을까?

☞ 효소처럼 뛰어난 수소생산촉매를 만들 수 있을까?

효율적인 촉매 없이는 물을 전기 분해해서 수소를 대량으로 얻을 수 없다. 지구상에 가장 효율적인 수소생산촉매는 인체 내의 효소다. 효소가 탁월한 촉매의 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소처럼 효율적으로 작용하는 금속촉매를 만들 수 있을까?

☞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로봇을 만들 수 있을까?

제한된 환경에서 주어진 명령만을 수행하는 로봇은 재난 상황처럼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쓸 수 없다. 변화된 환경을 인지하고, 이에 맞추어 행동을 적응시키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을 만들 수 있을까?

☞ 뇌와 같이 인지 구조를 적응적으로 생성하고 활용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까?

닫힌 환경의 한정된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하는 현재의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불확실한 환경과 문제에 스스로 대응하지 못한다. 반면, 사람의 뇌는 발달 과정에서 경험을 통해 인지 구조를 변형하고 성장시키면서 적응한다. 인간의 뇌와 같이 동적인 환경과 상호 작용하며 인지 구조를 형성하며 발달해 나가는 아기의 마음을 가진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을까?

☞ 인과관계를 완전히 추론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까?

대답과 함께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인공지능을 믿고 쓸 수 없다.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의 인공지능 패러다임에서는 인과관계 추론이 불가능하다. 인간이 납득 할 수 있는 인과관계를 추론하고 제시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을까?

☞ 암호화된 데이터로 인공지능과 소통할 수 있을까?

개인이나 조직의 중요한 정보를 인공지능에게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암호화된 상태의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암호화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궁극의 동형암호체계를 만들 수 있을까?

☞ 노화 세포를 탐색하고, 제어할 수 있을까?

노화 세포가 인체 각 조직에 노화를 전파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다면 노화와 관련된 많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 노화 전파의 메커니즘을 과학적, 실험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 단백질 구조 예측 인공지능을 넘어 항체를 설계하고 생명체의 적응 면역계를 이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까?

인류는 아직 적응 면역계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한다면 수많은 질병에 대해 맞춤형 신약을 만들 수 있다. 획기적인 규모의 항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학습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을까? 이를 통해 인간의 적응 면역계 작동 메커니즘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일 가능할까?

☞ 반도체 집적회로 양자 컴퓨팅을 구현할 수 있을까?

양자 컴퓨팅을 실용적으로 쓸 수 있으려면 고전 컴퓨터만큼 오류가 낮아야 한다. 큐비트의 조작 가능성과 계산의 신뢰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면서 반도체 집적 회로 분야에서 축적된 한국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집적 회로 기반의 양자 컴퓨팅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일까?



체화 인지 구조 인공지능


인공지능 기술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기계학습이라는 강력한 학습 알고리즘의 개발에 힘입어 다양한 패턴을 인식하고 예측하는 기술 분야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현재의 인공지능은 닫힌 환경의 한정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불확실한 환경에 스스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인간의 뇌는 발달 과정에서 경험을 통해 인지 구조를 변형하고 성장시키면서 이와 같은 환경에 적응한다. 인간의 뇌와 같이 동적인 환경과 상호 작용하며 인지 구조를 형성하며 발달하는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을까?


1950년대 인공지능의 개념이 처음 정립되었지만 희망과 좌절만 반복되고 있었다.

그러다 2010년 무렵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의 정보를 수집하면서 빅데이터를 접할 수 있게 되자 컴퓨팅 파워가 획기적으로 커져 대량의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인 이세돌을 이기는 사건은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는데, 이 무렵 나온 인공지능 기법들은 머신 러닝으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챗GPT가 등장해 사람처럼 말하고 글을 써주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할까?

일단 기계가 학습하는 머신 러닝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주면 학습시켜 모델을 만들고 그 모델을 사용해 문제에 대한 답을 도출하도록 시키는 것이 머신 러닝의 원리이다.

즉, 빅데이터를 학습시킬수록 답은 더욱 더 정교해진다.

우리의 뇌 세포들은 아파트처럼 층을 이루고 있는데 머신 러닝에서 말하는 뉴럴 네트워크도 이를 모방해 만들었다.

뇌에서 빌려온 여러 가지 원리들을 머신 러닝에 적용해 가면서 성능을 개선해 나가고 있는 중인데 생각보다 발전 속도가 빨라 전공자들도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발전중이다.

하지만 기술이 빠르게 발전했다고 해도 아직 지도학습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학습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감독이 꼭 필요하다. 다만 학습한 데이터 세트에 없는 샘플이 나오면 엉뚱한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감독하는 것 또한 한계이다.

비지도학습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학습 데이터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학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대응 능력이 없다는 것이 지도학습의 단점이다.

지금의 인공지능이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데 여기서 단순히 양만 많아선 안 되고 순도 높은 좋은 데이터여야만 한다.

좋은 데이터, 좋은 데이터를 준비해야 하는 것도 결국 인간이다.


우리의 뇌에도 인공지능과 같이 폐쇄된 시퀀스만 반복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래서 큰 힘 들이지 않고 같은 루틴을 반복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뇌에는 동적으로 움직이는 자극이나 환경에 대해서도 금방 인지하는 시스템이 함께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지금처럼 닫힌 환경 속에서 학습된 데이터만 수행시킬 것인지, 아니면 다양한 환경의 변화 속에서 적응할 수 있게 발전시킬 것인지.


초기 인공지능이 프로그래밍된 지식을 바탕으로 합리론적인 사고를 했다면 지금의 머신러닝은 극단적인 경험론적 사고를 하고 있어 데이터만 주어진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전부 만들 수 있다.

몸을 강조하기도 하고 행동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열린 세계에 들어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의 선택으로 행해진 행동은 환경을 바꿔 끊임없는 불확실성의 세계에 놓이게 되는데, 지금의 머신러닝은 이 과정을 생략하고 일단 모든 데이터를 모아두고 학습을 시작한다.

텍스트에 기반한 문서 업무를 사람보다 훌륭하게 처리할 순 있어도 물리적인 영역에서는 사람의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

사람에게 쉬운 일은 기계가 잘하지 못하고 사람에게 어려운 일을 상대적으로 잘하는 것이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는 아이러니다.


"궁극적으로 체화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면 가상의 세계를 넘어 물리적인 현실 세계와 상호 작용할 수 있게 된다."

근본적인 한계만 극복하게 된다면 인간이 하기엔 비효율적인 작업 또한 척 척 해내며 우리의 일상을 넘어 산업 전반에 어마어마한 혁신을 가져다 줄 것이 분명하다.




그랜드 퀘스트의 질문들은 결국 국가적 수요와 연계되어 있다.

질문과 해답은 분명 나와있다.

암호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이 있고 노화 문제는 고령화와 관련이 있으며 항체 설계는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관련되어 있다.

즉, 그랜드 퀘스트와 국가적 수요를 연계한다면 혁신적 기술을 키우면서 국가 편익 또한 증진시킬 수 있다.

결국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셈이다.


과학과는 먼 사람이어도 충분히 이해하며 따라올 수 있어 읽기에는 어려움이 전혀 없다.

그랜드 퀘스트 2024는 미래 산업을 예견하고 지속 가능한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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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와 과학자의 만남!
이들이 생명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두 저자의 어린 시절과 생명을 주제로 한 학문적인 발전을 이뤄가는 과정이 진솔하게 그려지고 김병종 교수의 그림이 더해져 감동은 배가 된다.
무엇보다 두 저자가 디지털 시대를 고되게 달리는 우리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생명이 충만한 이 세상을 만끽하라는 전언으로 가득차 있다.

김병종 선생님은 서울, 파리, 뉴욕, LA, 베를린, 브뤼셀, 도쿄, 베이징 등에서 40여 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베스트셀러 《화첩기행》(전 5권), 《시화기행》(전 2권) 등 30여 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피악, 바젤, 시카고, 베를린 등의 국제 아트페어와 광주, 베이징 등의 비엔날레에 참가했으며 대영박물관, 로열 온타리오 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 등의 방한 때 작품이 증정되기도 했다.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한민국문화훈장, 대한민국근정훈장, 대한민국미술인상, 한국미술기자상 등을 받았고 서울대 미대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가천대 석좌교수로 있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는 초기작 <바보 예수> 부터 근작 <풍죽> 에 이르기까지 작품이 상설 전시되어 있다.


김병종 교수는 알제리, 튀니지, 쿠바, 페루, 칠레 등의 여행지에서 또 다른 ‘생명력’을 발견했다. 초록색의 나무와 꽃이 영기를 뿜어대는 마조렐의 정원, 옥빛 바닷물에 아이가 뛰어드는 카리브 해변, 쿠바 여인네들의 현란한 몸짓을 길 위에서 만나고, 감격하고, 그림으로 그렸다. “모든 생명은 서로 바라보다가 마음이 이어지게 마련”이라고 그는 전한다.

최재천 교수는 시인이 되고 싶었던 소년이 동물학과를 선택한 사연, 누구보다 아름다운 방황을 즐겼던 대학 시절, 그리고 천사 스승, 에드먼즈 교수와의 인연, 그리고 국립생태원장이라는 새로운 도전까지… 자연, 인간, 사회를 관통하는 최재천 교수만의 특별한 생각을 솔직담백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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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나누어 생각하기 - 문제를 해결하는 단순하고 강력한 도구
스가와라 겐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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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경영자가 고민하는 문제를 작게 나누어 경영자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돕는 문제해결 전문가로 활동중인 저자는 매출, 마케팅, 기획 등 업무와 관련된 문제만이 아니라 인생의 목표에 대해서도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만들고, 계획을 수립할 때 덩어리를 작게 나누어 진짜 중요한 것을 뽑아낸다면 한결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 스가와라 겐이치는 주식회사 문샷(Moonshot)의 대표이사다.

'기업의 10배 성장을 돕는다'는 모토로 비즈니스 전략 자문 회사 문샷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글로벌기업을 포함한 30여 개 기업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맡아 진행하고 있다. 기업과 업계에 존재하는 어려운 문제와 과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최선의 해결책을 유도하여 성과를 이끌어내는 전문가다.

'작게 나누어 생각하기'를 기본으로 하는 그의 방식을 통해 수많은 고객 기업들이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으며, 현재 그는 시간당 300만 원의 보수를 받고 있다.

30대에 애드테크 기업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일했으며, 일본 통신 대기업 KDDI로 성공적인 매각을 이끈 뒤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여 3년 만에 매출 2,000억 원 규모로 성장시킨 바 있다. 이후 스마트뉴스SmartNews에서 브랜드광고책임자 겸 B2B 마케팅 책임자로 일했다.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가 직접 주최하는 코틀러어워드Kotler Awards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사외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Ⅰ 생각의 큰 덩어리를 작게 나눠라


분해사고란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다.

분해의 정밀도가 높을수록 효율성 또한 높아져 최소 노력으로 최대 결과를 낼 수 있다.

양이 아닌 질이 중요한 시대가 된 만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분해사고는 꼭 필요하다.

또한 전달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고 상대방에 따라 필요한 부분만 이야기할 수 있다보니 같은 문제점을 느끼더라도 분해사고 여부에 따라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가 달라진다.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분해사고는 필수역량이다.

아이디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대립을 피하면서 자기 의견을 주장할 수 있어 갈등 또한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 페이스북에서는 분해사고와 비슷한 개념인 OKR을 사용하고 있다.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이란, 목적과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열쇠가 되는 목표를 의미한다.

예컨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자는 목적이 있다고 가정해보면 최초의 목적에 대해 약 세 개의 목표를 설정한다.

이 목표들은 아래 단계의 목적이 된다.

목표 달성을 위해 행동이 순차적으로 분해되고 이를 실천해 각각의 목표를 달성하면 궁극적으로 전체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다.

정해진 대로 끝까지 밀어붙여 끌고 가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변화가 극심한 현재는 결정한 목적과 목표를 계속해서 분해해 재검토하여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분해사고란 어떻게 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 6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 곱셈으로 분해한다

▣ 한 단계 위에서 전체를 조망한다

▣ 너무 작게 나누지 않는다

▣ 생각의 빈틈을 없애려면 반대 요소를 생각한다

▣ 의도적으로 크게 생각한다

▣ 주관적인 판단이나 감정은 분리한다


문제나 현상을 분해할 때 주로 곱셈을 사용한다.

숫자로 표현해 목표로 삼는 수치에 도달하기 쉬워지고 곱셈을 통해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발상이 나오고 모호한 기준을 요소로 나타내 분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은 심으로 높은 효과를 내려 한다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곱셈으로 표현되도록 분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의 틀을 넓히기 위해 자신이 가진 조각의 전체상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상 전체를 분해하면 하나의 가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차라리 가지의 한 단계 위로 올라가 나무 기둥에 가까운 가지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효율적이다.


나눠서 비교하는 것이 곧 분석인데, 분석이 서툰 사람은 무작정 작게 나누려는 경향이 있다.

분석에 유능한 사람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몇 퍼센트인가라는 관점에서 생각하기에 효과가 크고 빨리 달성할 수 있는 요소부터 처리한다.

효과가 크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 실행하는 것이 분해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문제를 분해해 적절한 선택지를 고르려면 틀을 넓혀 생각해야 한다.

생각의 빈틈을 없애고 폭넓은 관점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기에, 선입견을 없애고 사고의 폭을 넓혀 선택지를 늘리는 간단한 방법이 바로 반대 요소를 생각하는 것이다.


사고의 면적을 넓히고 싶다면 본질적이거나 사회적인 의의로까지 범위를 넓혀 과장되게 생각해보는 방법도 추천한다.

앞으론 기업이나 상품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가치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어떠한 상황을 판단할 때 매몰 비용의 영향으로 그릇된 결정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매몰 비용의 오류라고 한다.

모두가 아이디어를 내 하나의 전략을 결정한 뒤 몰두하다 도중에 생각처럼 되지 않을 것 같다고 깨달아도 과감하게 그만두는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그러나 분해사고를 하면 냉정한 논의를 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감정이 올바른 분해사고를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생각의 폭을 넓히기 쉬워진다.



Ⅱ 인생의 목표를 실현하는 분해사고의 힘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원하고 이루고 싶은 이상적인 모습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마냥 다른 사람들만 부러워할 순 없지 않은가!

이럴 때 적용시킬 수 있는 분해사고 방법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하고 싶은 일과 닮고 싶은 롤모델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때 분해사고 플로차트를 적용시키면 큰 도움이 되니 책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롤모델을 참고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롤모델을 분해하면 나만의 목표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일, 능력, 인간관계, 가치관, 부, 소유물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예컨대 경영자로서 뛰어난 수완을 가진 점을 존경하는 것인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동경하는 것인지, 어마어마한 부를 이룬 모습에 대단함을 느끼는지 말이다.

롤모델이 가진 이상적인 요소를 분해하고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자신이 지금 해야 할 과제를 발견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롤모델을 분명하게 정했다면 이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분해사고한다.

필요한 현실적인 조건들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야만 목표를 달성하기 수월해진다.

마지막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을 시간으로 분해한다. 언제까지 무엇을 해내면 실현 가능한 상태가 되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목표는 다양한 변화를 인식하며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수정할 수 있어야 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목표를 우선 세워야 이상적인 삶으로 생각하는 방향성을 알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뤄낼 방법을 찾으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만 생각하게 되니 오롯이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뜻대로 풀리는 사람과 풀리지 않는 사람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잘 풀리는 법의 비결은 긍정적인 마인드인 걸까?

그렇지 않다. 먼저 올바른 목적을 정하기 위해 목적을 분해했는지에 대한 여부에 따라 잘 풀리는 사람과 풀리지 않는 사람이 결정된다.

그렇다. 세세하게 쪼개 일을 진행한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막상 눈앞에 펼쳐진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목적과 방향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새기고 새겨야 하는 것이다.

"작게 나누어 생각하면 목표를 보는 눈이 달라져 사물이나 현상을 다르게 보게 되며 이뤄낼 명확한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20살이 되었을 때, 뭐든지 열심히만 하면 앞날이 술술 풀릴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저 '열심히' 하는 것이 명답은 아니었는데 왜그렇게 고생했는지 어리숙했던 나의 모습을 반성 아닌 반성하게 되었었다.

선생님은 알고 계셨나보다, 분해사고의 힘을.

어느 날, 선생님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때 선생님이 해주신 말 중 하나가 바로 이 말이었다.

"…… 쪼개서 생각하는 게 어떠니?"

그때를 기점으로 목표를 무작정 크게 잡거나 모호하게 잡는 습관을 고치기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선생님이 말씀해주셨던 게 바로 분해사고의 힘이었다.


지금은 노력의 양이 아닌 결과로 평가받는 시대이다.

간혹 문제의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문제의 덩어리가 커서 보이지 않을 뿐 모든 문제는 해결책이 있다.

즉, 아무리 큰 문제라도 작게 나누면 누구라도 성과를 낼 수 있다.


같은 시간을 써서 10배의 성과를 만들고 싶다면, 작게 나누어 생각하는 습관을 지녀 보라.

단순하지만 당신의 일과 인생의 목표를 이룰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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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자존감을 설계하는가 -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뇌과학자의 자기감 수업
김학진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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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자존감이란 내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을 가리킨다는 최근 연구가 많이 있지만, 여기에도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내 생각은 반영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 뇌 속에는 일종의 '사회적 계량기'라 불리는 장치가 있어서 주변 타인이 나에게 보내는 수용 혹은 배제의 사회적 단서들을 끊임없이 탐지하고 모니터링한다. 그리고 이렇게 사회적 계량기를 통해 수집된 사회적 단서를 토대로 자존감은 매 순간 수정된다. 다만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관한 나의 인식은 무의식적으로도 일어나므로, 내 자존감이 결국은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관한 나의 인식과 관련 있음을 알아차리기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즉 자기 보고에 의존한 자존감 연구는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자존감에 관한 뇌과학적 연구가 매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해줄 수 있다.


불안, 우울 등 자존감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법을 제안하는 책으로 자존감을 뇌과학적 개념인 자기감과 대비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 김학진은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계산신경과학 석사학위를,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에서 생물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2007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기법(fMRI)을 사용해 인간의 경제적·사회적 의사결정과 관련된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으며, ‘인정 욕구’‘자존감’‘공감’‘도덕성’‘이타성’ 등의 신경학적 기제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자존감에서 자기감으로


'자기'를 인식한다는 것은 인간 고유의 능력 같지만 그렇지 않다. 유인원, 돌고래, 코끼리 같은 일부 포유류도 자기를 인식한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서 속속 입증되었다.


동물의 자기인식 능력은 거울자기인식 과제로 증명할 수 있는데, 거울검사란 동물의 얼굴이나 신체 일부에 특정 표시를 한 후 동물이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의 변화를 알아채고 반응하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이때 돌고래, 코끼리, 까치 등 소수의 종만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교적 지능이 있다고 생각한 원숭이나 개는 의외로 거울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한다.

청줄청소놀래기라는 어류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이 어류 또한 거울검사를 성공했는데 과학자들은 이들의 특별한 생존 전략을 성공의 요인으로 꼽았다.

청줄청소놀래기는 대형 어류 옆에 붙어 죽은 피부 조직 등을 잡아먹으며 살아가고 있는데, 자신의 밥줄을 쥐고 있는 대형 어류를 만족시키기 위한 생존 전략을 고도화하고 다른 종을 자기와 구분하여 인식하며 그들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이 발달되었다고 보여진다.

또한 자신의 고객과의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피부 점막 대신 기생충을 먹는데 간혹 피부 점막을 참지 못하고 먹기도 하지만 다른 물고기 앞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억제한다고 한다.

자기 인식 능력, 다른 종의 기대에 부합하려는 생존 전략 간의 인과성을 규명하는 것은 자기 인식이라는 생명 현상에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진짜 손처럼 생긴 고무손을 실험 참가자의 눈앞에 제시하고 참가자의 실제 손을 보지 못하도록 천으로 가린다.

이후 실험자가 참가자의 실제 손과 고무손의 같은 위치를 붓으로 동시에 쓰다듬기를 반복하면 참가자는 눈앞의 고무손을 자기 신체 일부로 실감하는 착각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오랜 세월동안 안정적으로 만들어 다듬고 유지해온 나의 신체에 대한 소유 경험, 즉 신체소유감이 짧은 시간에도 극적으로 변화하는 체험을 일으킨다.


감각이란 외부 감각, 내부 감각, 고유 수용성 감각 등 세 유형을 아우른다.

외부 감각이란 신체 외부의 환경에서 오는 감각 정보를 말하며, 내부 감각이란 심장이나 다른 장기처럼 신체 내부의 기관에서 오는 감각 정보를 말한다. 내부 감각은 외부 감각과 달리 인식하기가 쉽지 않은데, 외부 감각보다 변화가 크지 않고 대체로 우리가 예측한 상태를 항상 유지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유 수용성 감각이란 주로 근육이나 관절의 수용기로부터 뇌로 전달되는 감각 정보를 말하는데, 몸의 움직임 또는 신체의 공간적 위치나 상태 등을 알려준다.

내부 감각이 외부 감각보다 의식으로부터 상당히 멀어져 있지만 우리 의식 자체가 내부 감각보다 외부 감각에 민감하도록 발달해왔다.

고무손 착시 실험만 봐도 우리 뇌는 다양한 감각 정보를 매 순간 수집해 정보들이 하나의 통합된 경험을 만들어내는지 여부를 끊임없이 검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간혹 몇몇은 착시를 더 강하게 느끼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고무손 착시 실험을 경험할 때, 우리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에 뇌과학자들이 가장 먼저 주목한 뇌 부위가 있으니, 바로 측두-두정 접합부 TPJ temporo-parietal junction 다.

TPJ 혹은 그 주변의 뇌 부위가 손상된 환자들의 경우 자신의 신체 일부를 정상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례가 일찍이 보고되어 있어 뇌과학자들은 여기에 주목한 것이다.


TPJ는 청각 정보를 처리하는 측두엽, 촉각 정보를 처리하는 두정엽,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후두엽이 만나는 경계선에 자리한다. 그 위치로 봐서 TPJ는 외부 환경에서 오는 시각·청각·촉각 정보가 부분적으로 공유하는 영역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또 이 정보들을 통합하는 영역으로도 유추할 수 있다.


오래전부터 학계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TPJ는 행위주체감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행위주체감이란, 나의 행동을 만들어내는 주체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인식이나 느낌을 말한다.

여러 실험을 통해 증명할 수 있듯이 TPJ가 행위주체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감각 정보들의 일치 정도를 끊임없이 모니터링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혹 정보들 간에 불일치가 감지되면 TPJ가 활성화되면서 해당 정보를 뇌의 다른 부위로 전달해 불일치 해소를 유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TPJ가 외부 감각 정보들을 통합하여 신체소유감을 수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게 맞다면 TPJ의 기능이 정지할 경우 고유 수용성 감각 정보가 만드는 신체소유감은 우세해질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항상성이라는 질서를 추구한다.

신체의 항상성 유지는 생존에 필수적이다. 체온이 높아지면 땀나게 하여 체온을 떨어뜨리고 체온이 낮아지면 근육 긴장도를 높여 몸을 덜덜 떨리게 하며 열을 발생시킨다.

신체 항상성의 불균형을 해소해 준다는 것은 우리에게 결정적으로 보상이 된다.

그래서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다가올 신체 항상성 불균형을 성공적으로 방어해 주는 대상, 즉 보상에 대해 자동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스트레스가 쌓이면 달콤한 초콜릿을 먹거나 매운 음식으로 풀기 등이 있다.


알로스테시스는 신체 항상성의 불균형을 최대한 일찍 예측하고 최소한 노력하여 예방하려는 방식인데 항상성 불균형의 해소와 직접적 관련이 없어 보이는 새로운 보상을 찾아 학습하게 만들기도 한다. 즉, 배고픔이나 통증 등을 해소해주는 일차적 보상이 아닌 돈과 같은 이차적 보상을 학습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이차적 보상은 예측성, 효율성, 영속성의 특징을 가진다.

신체 항상성의 불균형이 발생하기 전에 예측하고 유기체의 생존 유지를 위해 우선순위를 분배하며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과정의 목표에 잘 부합하기 때문에 이차적 보상은 학습하긴 어려워도 일단 학습하면 일차적 보상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각인되어 우리 행동을 지배한다.

돈보다 훨씬 먼저 학습한, 훨씬 강력하고도 중요한 이차적 보상이 있는데, 바로 타인이라는 사회적 보상이다.

특히 생존과 번식의 목적에 모두 부합하는 보상은 드물기 때문에 사회적 보상은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사회적 보상은 양날의 칼인지라 사회적 보상에 과민할 경우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사회적 불안 증세나 인정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내용이 너무 길어져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복내측 전전두피질과 배내측 전전두피질 간의 상호 협력 과정이 알로스테시스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인데, 복내측 전전두피질과 배내측 전전두피질의 중간에 있는 문내측 전전두피질은 내부 신호와 외부 신호를 모두 통합하여 이들 간의 균형을 찾아가는 기능을 담당한다.

신체가 만들어내는 생명 유지 욕구가 환경과 충돌할 때 두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이 과정에서 바로 '자기'라는 개념이 만들어진다고 추론해볼 수 있다.




우리 뇌 속에는 사회적 계량기라 불리는 장치때문에 주변 타인이 나에게 보내는 수용 혹은 배제의 사회적 단서들을 끊임없이 탐지하고 모니터링하게 한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나의 인식은 결국 무의식적으로도 일어나기에 자존감에 관한 뇌과학적 연구가 중요한 통찰을 제공해줄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해볼 수 있다.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자존감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니!

생명과 화학을 다룬 책들은 잘 따라갔었는데 내게도 뇌과학은 매우 경이로운 분야인지라... 과학이 참, 멀게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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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3-10-12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운데 일러스트 좋네요^^
 
아무리 바빠도 마음은 챙기고 싶어 - 날마다 나에게 다정한 작은 명상법
파울리나 투름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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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명상법만으로 아이튠즈 독일 팟캐스트 1위를 차지한 저자는 언제 어디서나 간결하게 명상할 수 있는 29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출근길에도, 목욕 중에도 명상할 수 있다. 명상의 핵심은 다른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귀 기울이는 일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저자, 파울리나 투름은 1990년 독일 포츠담에서 태어났다. 20대에 젊고 능력 있는 디자이너로 일하면서도 자주 불행하다고 느꼈고, 종종 자기 회의와 자기 파괴적인 생각에 빠졌다.

그러던 중 명상을 만났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긴장을 풀고,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서 멀어질 수 있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나아가 다양한 명상법을 배우고 긴장완화법을 익혔다. 2019년 1월 팟캐스트 ‘매일 명상Meditation fur jeden Tag’을 시작, 매주 다양한 주제로 일상에서 명상하는 방법을 제안해왔다. 파울리나의 팟캐스트는 아이튠즈에서 ‘정신건강’ 분야 1위를 차지했으며,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를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이 한 달에 80만 회 이상 찾아 듣고 있다.




생각은 끊임없이 생각을 낳는데, 생각 멈추기라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머릿속은 쉴 틈이 없어 잠깐의 자는 시간 빼곤 계속 가동 중이니, 한 번씩 크게 탈이 나곤 한다.

그때마다 선생님께 추천받았던 것이 명상이었다.

어렵게 생각 말고 잠시나마 지금 있는 자리에서 숨을 고르게 내뱉고 들이마시기를 반복하며 공기, 바람에 몸을 맡겨보라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하루에 꼭 한 번은 명상을 하며 생각에서 벗어나곤 한다.

내가 하는 것은 단지 숨 고르기일 뿐 명상이라곤 할 순 없어, 쉽고 편안하게 배울 수 있는 명상법이 어디 없나 찾아보다 한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에서는 상황에 맞게 따라하기 쉬운 명상법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볼까 한다.



기분이 좋아지고 싶을 때, 담대하고 고요한 산이 되어 보자!


애써 소심함을 감추기 위해 노력하는 나는 담대한 성격을 가진 이들이 부러울 때가 많다.

그러나 그들 또한 여러 역경을 거쳐 담대함을 장착했을 것이다.

이 명상은 어떤 상황에서도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해줄 것이다.

상상의 힘을 빌려 마음의 평화와 여유를 찾는 명상법이다.


이 명상은 똑바로 앉은 자세를 권한다. 가부좌가 좋겠지만 의자에 앉아있다면 등을 곧추세우고 반듯하게 앉는다.

이제 눈을 감아 내면에 이미지를 그리며 상상해 본다.

그리고 호흡에 집중한다. 숨이 어떻게 몸으로 들어가 어떻게 그 안으로 지나가는지, 어떻게 다시 몸 밖으로 나오는지 정확히 따라가야 한다.

이렇게 하면 온전히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1. 큰 산을 상상한다. 실제 가본 산이어도 좋고 상상으로 만들어진 산이어도 좋다.

2. 눈앞에 우뚝 선 큰 산을 바라본다. 넓게 펼쳐진 산자락이 땅을 휘감고 우람하게 서 있는 산의 모습을.

3. 이제 '나'는 산이 된다.

하체는 단단한 산자락인지라 땅과 하나가 되어 흔들림이 없다.

'나'의 상체는 산비탈과 산허리이다. 정상을 향해 솟구쳐 오르는 산허리가 되어 척추를 똑바르게 세워본다.

'나'의 머리는 산 정상이니 아래를 굽어보며 하늘을 향해 쭉쭉 뻗으면 된다.

4. 산이 되어 맞이한 하루를 상상해본다. 해가 뜨고 사람들은 '나'를 만나러 올라올 것이다.

산(=나)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산이 된 지금,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마음으로 모든 일을 담담하게 지켜본다.

또 하루가 가도 평온할 뿐이다.

5. 좋은 날씨도, 궂은 날씨도 견뎌내는 '나'는 온갖 감정의 폭풍이 몰아쳐도 강인한 덕분에 흔들림이 없다.

큰 산이 되어 세상 모든 일을 차분하게 지켜본다. 어떤 고난에도 끄덕 없는.

6. 몇 번 깊게 호흡하며 산의 성정을 더 많이 받아들인다. 이제 '나'는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마음이 평화롭고 고요할 것이다. '나'는 산이기 때문이다.


산이 된 채로 몇 번 더 호흡한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담담한 산의 성정을 충분히 나의 것으로 만들 때까지 호흡에 집중한다.

일상에서 마음이 흔들릴 때, 언제라도 산이 되는 명상을 해본다면 그 어떤 일에도 담담한 성정을 가지게 될 것이다.



스트레스로 정신을 못 차리겠다면, SOS 명상을 하자!


어쩌다 우리 사회는 스트레스받는 사회로 바뀐 것일까?

사람 또한 각박해져 마냥 유한 사람들만 가득하지 않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맞닥뜨리는 스트레스!

몇 분만 해도 효과가 있지만 바쁘고 급하지 않다면 긴장이 다 풀릴 때까지 하는 명상이 있다.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명상하기 좋은 장소를 찾는다.

누워도 좋고 앉아도 좋으니 편한 자세를 골라 눈을 감는다. 자세가 편안해야 명상을 오래 할 수 있다.

호흡에 집중한다. 코로 숨을 깊게 들이쉬고 입으로 내뱉는다. 호흡에 집중하면 마음이 금방 가라앉아 명상에 들어갈 수 있다. 준비를 마쳤다면 편안하게 호흡하며 숨이 어떻게 들어가고 나오는지 관찰한다.


1. 호흡하면서 부드러운 몸의 움직임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배와 가슴의 움직임을 느껴본다.

2. 마음을 안정시킬 주문을 찾아본다. '다 잘 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자'와 같은 평소 좋아하는 주문이 있거나 외우기 편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말이라면 그 무엇도 괜찮다.

3.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운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생각한다. 숨과 함께 스트레스와 긴장을 몸 밖으로 빠져 나가게 한다.

4. 이런 식으로 깊게, 고르게 호흡한다. 명상하는 동안 다른 말이 떠올랐다면 그 말 또한 좋다.

5. 마음을 안정시킬 말에 집중하기 위해 큰 글자로 쓴 주문이 눈앞에 있다고 상상한다.


평소처럼 편하게 숨을 내쉰다.

몸의 어떤 부위가 자리에 닿았는지를 느끼며 명상을 마칠 준비를 한다.

손과 발을 부드럽게 움직이며 손가락, 발가락을 모두 느끼고선 돌아온다.

깍지를 끼고 기지개를 켠 후, 미소를 짓고 눈을 뜨며 명상을 마무리한다.




어느 날, 커다란 공간이 순식간에 잡아먹을 것 같이 옥죄이면서 호흡이 되질 않았다.

숨이 턱 턱 막히며 눈앞까지 깜깜해지기 시작했다.

하마터면 쓰러지는 순간, 머리를 크게 찧일 뻔했다.

간혹 숨이 안 쉬어지긴 했어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 넘겼었는데 그 날은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나의 치부가 되는 게 싫어 꼭 꼭 숨겼지만, 사실 그 시점부터 사람 많은 곳에 가기 힘들어졌다.

그러다 지하철에서 쓰러질 뻔했는데, 부축받아 의자에 앉은 내가 참 한심해보였다.

그래도 상담과 약물치료 그리고 나를 든든히 지켜주는 용감한 베이지 덕분에 많이 좋아지고 있다.

애써 드러내진 않고 싶어 어떻게든 숨기고자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른다.

지금도 대중교통은 물론 어딘가를 갈 때 꼭 베이지와 함께 하는데, 작년 친구들과 여행갔을 때도 베이지를 데리고 갔었다.

선생님은 내게 명상을 권해주셨다. 명상을 할 수 없어도 좋으니 생각지우기 연습을 하자는 것이었다.


향수를 모으고 있다.

향수를 모으는 이유는 향수에 좋은 기억을 담아 나만의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아노 위에 잔뜩 올려진 향수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 향수와의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

그래서 외출할 때 뿐만 아니라 집에 있을 때도 좋은 기분을 간직하고 싶어 뿌리고 있다.

그런 나를 알고선 생일이면 향수를 선물해주는 친구가 있는데 작년에 친구가 선물해 준 구딸 향수가 나의 최애 향수가 되었다.

인센스를 켜기도 하지만 향수 한 번 뿌리고선 명상을 하며 그 향에 좋은 기억을 입히는 게 어느샌가 나의 루틴이 되어버렸다.

새벽 독서를 할 때도 잔잔한 향수 한 번 칙 뿌리고선 시작하는데 이 책에는 노르딕슬립 필로우 미스트가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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