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바빠도 마음은 챙기고 싶어 - 날마다 나에게 다정한 작은 명상법
파울리나 투름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 책과 마주하다』


명상법만으로 아이튠즈 독일 팟캐스트 1위를 차지한 저자는 언제 어디서나 간결하게 명상할 수 있는 29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출근길에도, 목욕 중에도 명상할 수 있다. 명상의 핵심은 다른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귀 기울이는 일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저자, 파울리나 투름은 1990년 독일 포츠담에서 태어났다. 20대에 젊고 능력 있는 디자이너로 일하면서도 자주 불행하다고 느꼈고, 종종 자기 회의와 자기 파괴적인 생각에 빠졌다.

그러던 중 명상을 만났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긴장을 풀고,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서 멀어질 수 있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나아가 다양한 명상법을 배우고 긴장완화법을 익혔다. 2019년 1월 팟캐스트 ‘매일 명상Meditation fur jeden Tag’을 시작, 매주 다양한 주제로 일상에서 명상하는 방법을 제안해왔다. 파울리나의 팟캐스트는 아이튠즈에서 ‘정신건강’ 분야 1위를 차지했으며,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를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이 한 달에 80만 회 이상 찾아 듣고 있다.




생각은 끊임없이 생각을 낳는데, 생각 멈추기라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머릿속은 쉴 틈이 없어 잠깐의 자는 시간 빼곤 계속 가동 중이니, 한 번씩 크게 탈이 나곤 한다.

그때마다 선생님께 추천받았던 것이 명상이었다.

어렵게 생각 말고 잠시나마 지금 있는 자리에서 숨을 고르게 내뱉고 들이마시기를 반복하며 공기, 바람에 몸을 맡겨보라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하루에 꼭 한 번은 명상을 하며 생각에서 벗어나곤 한다.

내가 하는 것은 단지 숨 고르기일 뿐 명상이라곤 할 순 없어, 쉽고 편안하게 배울 수 있는 명상법이 어디 없나 찾아보다 한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에서는 상황에 맞게 따라하기 쉬운 명상법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볼까 한다.



기분이 좋아지고 싶을 때, 담대하고 고요한 산이 되어 보자!


애써 소심함을 감추기 위해 노력하는 나는 담대한 성격을 가진 이들이 부러울 때가 많다.

그러나 그들 또한 여러 역경을 거쳐 담대함을 장착했을 것이다.

이 명상은 어떤 상황에서도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해줄 것이다.

상상의 힘을 빌려 마음의 평화와 여유를 찾는 명상법이다.


이 명상은 똑바로 앉은 자세를 권한다. 가부좌가 좋겠지만 의자에 앉아있다면 등을 곧추세우고 반듯하게 앉는다.

이제 눈을 감아 내면에 이미지를 그리며 상상해 본다.

그리고 호흡에 집중한다. 숨이 어떻게 몸으로 들어가 어떻게 그 안으로 지나가는지, 어떻게 다시 몸 밖으로 나오는지 정확히 따라가야 한다.

이렇게 하면 온전히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1. 큰 산을 상상한다. 실제 가본 산이어도 좋고 상상으로 만들어진 산이어도 좋다.

2. 눈앞에 우뚝 선 큰 산을 바라본다. 넓게 펼쳐진 산자락이 땅을 휘감고 우람하게 서 있는 산의 모습을.

3. 이제 '나'는 산이 된다.

하체는 단단한 산자락인지라 땅과 하나가 되어 흔들림이 없다.

'나'의 상체는 산비탈과 산허리이다. 정상을 향해 솟구쳐 오르는 산허리가 되어 척추를 똑바르게 세워본다.

'나'의 머리는 산 정상이니 아래를 굽어보며 하늘을 향해 쭉쭉 뻗으면 된다.

4. 산이 되어 맞이한 하루를 상상해본다. 해가 뜨고 사람들은 '나'를 만나러 올라올 것이다.

산(=나)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산이 된 지금,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마음으로 모든 일을 담담하게 지켜본다.

또 하루가 가도 평온할 뿐이다.

5. 좋은 날씨도, 궂은 날씨도 견뎌내는 '나'는 온갖 감정의 폭풍이 몰아쳐도 강인한 덕분에 흔들림이 없다.

큰 산이 되어 세상 모든 일을 차분하게 지켜본다. 어떤 고난에도 끄덕 없는.

6. 몇 번 깊게 호흡하며 산의 성정을 더 많이 받아들인다. 이제 '나'는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마음이 평화롭고 고요할 것이다. '나'는 산이기 때문이다.


산이 된 채로 몇 번 더 호흡한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담담한 산의 성정을 충분히 나의 것으로 만들 때까지 호흡에 집중한다.

일상에서 마음이 흔들릴 때, 언제라도 산이 되는 명상을 해본다면 그 어떤 일에도 담담한 성정을 가지게 될 것이다.



스트레스로 정신을 못 차리겠다면, SOS 명상을 하자!


어쩌다 우리 사회는 스트레스받는 사회로 바뀐 것일까?

사람 또한 각박해져 마냥 유한 사람들만 가득하지 않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맞닥뜨리는 스트레스!

몇 분만 해도 효과가 있지만 바쁘고 급하지 않다면 긴장이 다 풀릴 때까지 하는 명상이 있다.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명상하기 좋은 장소를 찾는다.

누워도 좋고 앉아도 좋으니 편한 자세를 골라 눈을 감는다. 자세가 편안해야 명상을 오래 할 수 있다.

호흡에 집중한다. 코로 숨을 깊게 들이쉬고 입으로 내뱉는다. 호흡에 집중하면 마음이 금방 가라앉아 명상에 들어갈 수 있다. 준비를 마쳤다면 편안하게 호흡하며 숨이 어떻게 들어가고 나오는지 관찰한다.


1. 호흡하면서 부드러운 몸의 움직임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배와 가슴의 움직임을 느껴본다.

2. 마음을 안정시킬 주문을 찾아본다. '다 잘 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자'와 같은 평소 좋아하는 주문이 있거나 외우기 편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말이라면 그 무엇도 괜찮다.

3.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운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생각한다. 숨과 함께 스트레스와 긴장을 몸 밖으로 빠져 나가게 한다.

4. 이런 식으로 깊게, 고르게 호흡한다. 명상하는 동안 다른 말이 떠올랐다면 그 말 또한 좋다.

5. 마음을 안정시킬 말에 집중하기 위해 큰 글자로 쓴 주문이 눈앞에 있다고 상상한다.


평소처럼 편하게 숨을 내쉰다.

몸의 어떤 부위가 자리에 닿았는지를 느끼며 명상을 마칠 준비를 한다.

손과 발을 부드럽게 움직이며 손가락, 발가락을 모두 느끼고선 돌아온다.

깍지를 끼고 기지개를 켠 후, 미소를 짓고 눈을 뜨며 명상을 마무리한다.




어느 날, 커다란 공간이 순식간에 잡아먹을 것 같이 옥죄이면서 호흡이 되질 않았다.

숨이 턱 턱 막히며 눈앞까지 깜깜해지기 시작했다.

하마터면 쓰러지는 순간, 머리를 크게 찧일 뻔했다.

간혹 숨이 안 쉬어지긴 했어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 넘겼었는데 그 날은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나의 치부가 되는 게 싫어 꼭 꼭 숨겼지만, 사실 그 시점부터 사람 많은 곳에 가기 힘들어졌다.

그러다 지하철에서 쓰러질 뻔했는데, 부축받아 의자에 앉은 내가 참 한심해보였다.

그래도 상담과 약물치료 그리고 나를 든든히 지켜주는 용감한 베이지 덕분에 많이 좋아지고 있다.

애써 드러내진 않고 싶어 어떻게든 숨기고자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른다.

지금도 대중교통은 물론 어딘가를 갈 때 꼭 베이지와 함께 하는데, 작년 친구들과 여행갔을 때도 베이지를 데리고 갔었다.

선생님은 내게 명상을 권해주셨다. 명상을 할 수 없어도 좋으니 생각지우기 연습을 하자는 것이었다.


향수를 모으고 있다.

향수를 모으는 이유는 향수에 좋은 기억을 담아 나만의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아노 위에 잔뜩 올려진 향수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 향수와의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

그래서 외출할 때 뿐만 아니라 집에 있을 때도 좋은 기분을 간직하고 싶어 뿌리고 있다.

그런 나를 알고선 생일이면 향수를 선물해주는 친구가 있는데 작년에 친구가 선물해 준 구딸 향수가 나의 최애 향수가 되었다.

인센스를 켜기도 하지만 향수 한 번 뿌리고선 명상을 하며 그 향에 좋은 기억을 입히는 게 어느샌가 나의 루틴이 되어버렸다.

새벽 독서를 할 때도 잔잔한 향수 한 번 칙 뿌리고선 시작하는데 이 책에는 노르딕슬립 필로우 미스트가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