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를 만났습니다 -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 레지던트 성장기
애덤 스턴 지음, 박귀옥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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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인간의 정신은 불안정한 자신을 바로잡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느라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과 의사는 이런 사람들의 감춰진 부분을 밝히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수련하면서 혼자만 따로 노는 기분이 들었다는 저자는 자신이 지향하고 있는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마치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저자는 미국 최고의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인지한 채 지구로 돌아와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4년 동안 동료, 교수님들과 함께 어떤 과정을 거치며 성장해 나갔는지를 보면 아마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책에서는 어떤 에피소드들을 들려줄까?


저자, 애덤 스턴은 현재 하버드 의대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 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의 정신과 의사로,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 보스턴 글로브, 뉴잉글랜드 의학저널, 미국의학협회 저널 등 다양한 매체에서 정신과 전문의로서 경험한 글을 쓰고 있다. 현재 보스턴 인근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Ⅰ 1년 차


하버드 메디컬 캠퍼스의 정신의학고 보호병동.

환자의 병실에 들어선 순간 아드레날린이 분출되었지만 애써 감추며 환자에게 다가갔다.

세 명의 경비원이 저자를 둘러싸고 있었고 환자는 180cm 높이의 서랍장 위에서 찬찬히 바라보았다.

"내려오세요. 저희는 당신을 도와드리러 왔어요."

"당신 에이전트지? 악마들의 CIA 에이전트!"

"제발 내려오셔야 합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환자는 경비원 둘에게 제압당했고 간호사는 그의 엉덩이에 진정제를 주사했다.


오랫동안 의사라는 꿈을 마음에 품었던 저자는 그 꿈을 이루게 되었고 의대생 시절 실습을 통해 정신의학과가 가장 잘 맞는 분야임을 깨닫게 된다.

모든 환자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 본질을 이해하고 파헤치면 분명 이상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버드 의대에 오기 위해 보스턴으로 온 저자는 뉴욕의 주립대학교 중에서도 북부 주 의과대학교 출신이었다.

의사인 가족들 사이에서 자란 아버지는 심장병 전문의였고 그 영향으로 형은 브루클린에 있는 남부 주 의과대학에, 저자는 뉴욕주립대학교의 북부 주 의과대학에 합격하게 된 것이었다.

아무튼 시러큐스라는 소도시에서는 최고의 학교라고 하지만 보스턴에서는 아는 이들이 거의 없었다.

의대생들이 레지던트 과정을 어디에서 이수할지 결정하는 프로그램인 '매치'가 있는데, 혹시 오류가 나 자신이 보스턴에 있게 된 건 아닌지 가끔 의문을 품기도 한 그였다.

하버드의 명망은 물론이고 저자도 나름 공부를 한 수재라고 생각했지만 그곳에 있는 이들은 수재 중에서도 수재였으니깐.

선배 레지던트 레베카가 동기들을 소개시켜 주면서 안면을 트기 시작했는데 그 때 누군가의 질문이 날아들어왔다.

"애덤은 어디에서 왔어?"

"아, 뉴욕 주립 북부 주 의과대학입니다. 시러큐스에 있어요."

그 순간 침묵이 흘러 어떻게 선발되었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방어를 하니 레베카가 입을 열었다.

"이곳은 꼭 필요한 사람만 선발해. 그 점을 항상 명심하도록 해. 어떤 이유에서든지 오류가 생겨서 네가 여기에 있는 게 아니야. 너는 이제 이곳에 속한 사람이야."


일주일간의 오레엔테이션 캠프로 레지던트 과정을 시작되었다.

레지던트 훈련과장인 캐롤 레딩 교수님이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수련생들에게 말했다.


"첫째, 여러분은 이제 여기 소속입니다. 그 점을 명심하세요. 우리는 여러분을 원해서 선택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레지던트 선발 프로그램에 포함되지도 않았겠죠. 둘째, 아직 스스로 정신과 의사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원래 그럴 수 있어요. 그러니까 여기에 배우러 오게 된 것 아니겠어요?"

"셋째, 내가 여러분을 방으로 불러 복장을 더 단정히 하라고 지적하는 상황을 만들지 마세요. 제가 싫어하는 일입니다."

"내가 적절성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게 만들지 마세요. 여러분들은 성인입니다. 명심하세요. …… 여러분은 레지던트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높은 점수로 선택된 사람들입니다. 그만큼 전설적인 인물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환영하는 말을 전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레지던트 생활이 계속되었고 어느 날은 저자 또한 자신이 만났던 입원 환자들과 비슷해져 간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식사를 거르게 되고 희망도 없고 소외된 기분이 드는 등 우울증과 불안증의 초기 증상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속해 있는 집단이나 공간에 놓이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물들어버린 본인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주의환기이다.

세 번의 소개팅을 하게 된 저자는 레이첼에게 시시콜콜 보고하게 된다.

레이첼, 처음 저자가 그녀를 봤을 때, 당황 그 자체였다.

앞서 말했던 공식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할 때 뒤늦게 동기 한 명이 합류하게 되었는데, 그 인물이 바로 레이첼이었다.

"안녕. 만나서 반가워."

"레이첼이야."

반갑게 먼저 인사했지만 심드렁한 그녀의 표정이 무안을 주기까지 했었으니깐.

레이첼은 "다 별로야, 그런데 앞으로 더 최악일걸."이라고 답하는 것에도 불구하고 그런 레이첼에게 세 번의 소개팅에 대해 시시콜콜 보고하는 저자였다.


이런 저런 일들이 많이 펼쳐지는, 모든 것이 새로운 1년차의 레지던트 과정이었다.

덧붙여, 레이첼과의 관계를 진전시키고 싶은 저자의 마음도 함께.

그렇게 2년차로 향하고 있었다.




Ⅱ 2년 차


저자는 1년 차의 마지막을 멕시코 여행으로 마무리 지은 덕분에 동기들과의 유대감은 끈끈해졌으며 2년차가 되기 전에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했음을 느꼈다고 한다.


2년 차 때도 1년 차 때와 마찬가지로 환자들과의 여러 에피소드가 생기며 개인적으로는 제시와 공식적으로 헤어지게 되고 대부분의 시간을 레이첼과 함께 보내게 된다.

어느 날, 둘은 함께 와인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레이첼의 허락이 떨어지자 몸을 기울였고 저자는 그녀에게 말했다.

"너하고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맹세할게."

물론 첫 만남부터 얼빠진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진지하게 고백해 거절당할 경우에는 그 수치심을 감당하지도 못할 것 같아 저자가 한 말은 그녀뿐만이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내뱉는 말인 셈이었다.


아동심리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레이첼은 항상 가고 싶은 지역으로 따뜻한 지역을 언급했다.

그 말은 레이첼이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임의를 택한다면 하버드 롱우드에서 그녀와 지내는 것이 마지막이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이 현실이었다.


2년차 과정이 끝날 무렵, 저자와 레이첼은 함께 하는 시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품어둔 채 매일 같이 밤을 보냈다.

미란다와 에린에게는 레이첼과의 사이를 털어놓고 싶어 저자는 레이첼에게 물었지만 레이첼의 답은 단호했다.

"아직은 아니야. 우리가 잘 지내다가 결혼하게 되면 그때 말하자."

헛헛한 마음을 부둥켜안고 있던 그 때, 미란다가 저자에게 다가와 레이첼과의 사이를 물었다.

지하철에서 함께 내리는 모습을 봤다는 것이다.


레이첼 미란다는 너를 되게 이상한 애로 생각하고 있어. 얼마 전 너랑 나눈 해괴한 대화 대문이래. 이상한 사람처럼 굴지 마.

나 그래, 내가 왜 사람들한테 말하길 두려워하는지 이제 알겠지. 곧 소문날 거야. 잠깐, 확인할 게 있는데 미란다가 '애덤이 이상해졌어'라고 말했고, 너는 '애덤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나도 몰라'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거지?

레이첼 미란다가 너한테 나랑 사귀고 있는지 물어봤다던데. 그런데 네가 모호하게 대답하면서 나중에 나한테 물어보라고 했다며?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대답했어. 네가 온라인에서 만난 여자들에 대해서 언급한 적은 있다고 둘러댔어.

나 너무하잖아.


과연 저자와 레이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렇게 3년차로 향하고 있었다.




의학이라는 소재가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는 것은 아마 미드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이 책을 보고선 「Grey's Anatomy」와 「Chicago Med」가 번뜩 떠올랐다.

환자들과의 에피소드를 볼 때는 「Chicago Med」가, 저자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볼 때는 「Grey's Anatomy」가 떠올랐다.

저자가 미국인이라서 그런건지 「Chicago Med」의 에피소드와 흡사했으며 극 중 주인공들을 통해 정신건강의학과의 고충을 간접적으로나마 이미 보았기에 책 읽는 내내 익숙함같은 것을 느꼈다. (물론, 한국과 미국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잭 니콜슨이 출연한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본 적이 있는가?

사실 내게는 충격의 연속이었던 영화였던지라 한 번 보고선 더 보지는 않았지만 영화 내용의 일부분은 아직도 기억 속에서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자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 내용에서는 생략했지만 그 때의 전기충격요법이 지금도 쓰인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정신과 병동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감이 잡히질 않아 잘 모르겠지만) 책 속에서 보는 환자들과의 에피소드는 미드 「Grey's Anatomy」, 「Chicago Med」와 흡사해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래도 전기경련요법인 ECT는 익숙치 않다;


소설 읽듯이, 단숨에 읽었던지라 문득 서평을 작성하고 있던 내가 줄거리를 몽땅 털어놓는 것 같아 2년차 때는 굵직굵직한 사건들만 언급했었다.

레이첼과의 관계 진전이 있기에 저자는 제시라는 인물과도 관계가 있었는데 내게는 조금 답답함을 주었던지라 내용에서는 생략했다.

사실 이들은 다 실존인물인데 레베카, 에린, 미란다, 레이첼 등 저자의 주변 인물에 대한 에피소들과 함께 읽다보면 문득 내가 미드를 보는 건지 소설을 읽고 있는 건지 순식간에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 아닐까.)

다 써내진 못했지만 애덤과 환자들의 에피소드, 동기들과의 에피소드 그리고 레이첼과의 에피소드는 결국 주변에서 펼쳐질 법한 소소한 인생 이야기이기에 재미있게 빠져들었으면 좋겠다.

사실 애덤과 레이첼의 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뭔가 나아갈 것 같은데 자꾸 미적지근하고, 시원하게 가는 것 같다가도 답답해 미치겠고.

그 둘의 관계를 보면서 「Grey's Anatomy」와 「Chicago Med」의 커플들이 절로 생각나 '이것이 현실인가, 미드인가' 라는 물음을 몇 번이나 던지기도 했다.

(그 둘의 관계는 꼭 책에서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책을 펼칠 때면, 저자 소개를 시작으로 목차와 프롤로그를 꼭 챙겨보고 내용으로 들어간다.

사실 그 때까지만 해도 이러이러한 느낌을 서평으로 녹이면 되겠구나 했는데 막상 본문을 읽고나니 무겁게 흘러가지를 않아 생각했던 것과 달리 조금은 다르게 흘러간 것 같다.

에세이인데 소설같은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에 관심 있는 혹은 직업으로 삼고 싶은 이들뿐만 아니라 메디컬을 소재로 하는 미드나 글을 좋아한다면 추천해주고 싶다.

문득 다 읽고 나면 '미드를 보는 것인지, 아니, 내가 현실이 아닌 소설을 읽고 있는 것인지'라는 나의 물음에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 알게 될 테니깐.

덧붙여, 4년 동안 저자가 동료, 교수님들과 함께 어떤 과정을 거치며 성장해 나갔는지를 보면 개인의 성장은 물론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해서도 또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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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의욕을 찾습니다 - N년차 독립 디자이너의 고군분투 생존기
김파카 지음 / 샘터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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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지금 좀 망한 것 같고, 다시 시작하고 싶고, 처음 결과물이 쪽팔려서 숨기고 싶고, 모두 없던 일로 하고 싶을 때도, 그럼에도 꿋꿋이 계속하는 이유는 그래야 길게 봤을 때 이 엉망진창의 결과물이 별거 아닌 게 아닐 것 같아서다.


하고 싶은 일로 먹고 산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준비가 필요하다.

혹 안정되지 않다면 분명 불안 또한 감수해야 한다.

그 현실에 뛰어는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도, 불안 덕분에 무사히 도망칩니다!


저자, 김파카(김유은)는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시작해 5년간 일했고, 그 이후 회사 밖에서 독립을 꿈꾸며 주체적으로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이후 6년간 작은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며, 재주껏 먹고살기 위한 일들을 하나씩 수집하고 있다.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글 쓰는 사람, 얕은 재주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먹고사는 중이다. 앞으로 또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림으로 먹고사는 일에 가장 긴 시간을 쏟고 싶다. 지은 책으로는 『내 방의 작은 식물은 언제나 나보다 큽니다』가 있다.





Ⅰ 이럴 생각은 없었는데 독립


상대를 쪼아가면서 성과를 얻는 것. 배려와 상식을 바탕으로 일하는 건 불가능한가? 갑과 을이 아닌 협업의 관계에서 일하고 싶다.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는 일. 돈이 된다고 다 하는 건 싫다.

일로 꽉 채운 하루. 일만 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는 일하기 싫다'는 저자의 기준이었다.

그리곤 문득 '일'에만 몰두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어떻게 (일하면서) 살고 싶은지 그 기준을 다시 정립하기 시작했다.


일 이외에 내 삶을 이어가게 하는 것을 찾을 것.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말되, 내 가치관이 뭔지 꾸준히 생각할 것. 그러나 내 가치관만 추구하다가는 굶어 죽을 수 있으니 고집은 적당히 부릴 것.

조직을 벗어나 내 힘으로 다른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것.


퇴사하자마자 한 달여 동안 여행한 저자는 여행의 모든 것을 기록하려 했다고 한다.

일과 생존투쟁에 제약받지 않는 자신의 삶을 뒤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묵고 있는 호텔이 너무 마음에 든다. 이유는 단순하다. 비싸서 그런 것 같다. 무리했나.

카드 잔액을 조회해본다. 쓸쓸한 숫자들을 헤아리고 있자니 온갖 잡생각이 날아든다.

슬슬 여행이 끝나가는가 보다.

2015년 12월 4일 금요일



사소하고 별거 아닌 것에도 즐거워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아는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잘 모르는 저자의 기억에는 지나가는 사람이 절로 미소 지을 만큼 열심히 자기 집 창문을 꾸미는 사람들, 자신의 행색에 개의치 않고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유독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한 말을 보면 최소한 즐겁고 좋은 기분으로 살고 싶어서 이런 결정을 한 게 아닐까 싶다.



Ⅱ 하고 싶은 일로 먹고살기


로마노 과르디니가 말했다. "정말로 뛰어난 재능, 탁월한 업적이란 얼마나 드문지, 대단한 사건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얼마나 희귀하게 일어나는지…. 이제 무엇이라도 실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 무엇인지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끈기, 참을 줄 아는 힘입니다."라고.


처음 택한 직업을 포기하고 하고 싶은 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것을 3년차쯤 깨달았다는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붙들고 있기보다는 일단 시작해보고 계속하고 싶은지 지켜보기로 했었다.

잘하는지 못하는지, 돈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2순위이고 일단은 꾸준히 하는 힘을 기르는 것을 1순위로 둔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대학을 마치고 전공과 비슷하게 혹은 무작정 넣은 이력서의 흐름에 따라 우리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

평생 업으로 삼을 만한 일을 20대에 선택한다는 것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20대 때, 택한 직업을 평생 업으로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때로는 부러울 때가 있다.

그 중 대학을 마치고 전공의 흐름에 따라 가는 이들이 대부분인데, 물론 그 선택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결국은 평생을 업으로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껏 내게는 몇 번의 선택지가 주어졌었다.

인생은 물론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그 때의 선택의 상황들은 나의 인생을 뒤집을 수도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 때, 다른 선택을 했었으면 뭐라도 달라졌을까?

그러나 다른 선택을 한다해도 행복하고 즐거움이 가득했을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그렇게 저자는 그림으로 먹고 살기를 택한다.

무모하다부터 응원한다는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하고 싶은 일로 먹고 산다는 것 말이다.

내가 저자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건, 부모님을 통해서 그리고 가까운 지인을 통해서 그 과정과 결과를 이미 봤기 때문이다.



Ⅲ 아직 유명하진 않지만, 소신껏 길을 걷는 법


프리랜서는 다른 말로 '불안한 직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정한 수입으로 먹고 사는 직업이 아니기에 밑바닥을 찍을 수도 있는 게 바로 프리랜서다.

저자 또한 남편과의 대화에서 현실을 마주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닌 것 같았다.

"내가 키다리 아저씨는 못돼도, 키 작은 아저씨가 되어줄게."

그래도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분명 끌어올려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할 것이다.


1단계. 모닝페이지를 쓴다. 바닥에서 일어날 힘을 얻을 수 있다. 모닝페이지는 매일 아침, 의식의 흐름대로 노트 세 장 정도의 분량을 적는 것이다. 두서없이 쓰는 것이 핵심이다. 일기도 아니고, 작품도 아니고, 그냥 눈 뜨자마자 머릿속에 생각나는 대로 쓰는 낙서 같은 것. 앞뒤 문맥 상관없이 그저 손을 움직여서 쓰면 된다.

2단계. 무언가 해보기로 했다면 일단 망치는 연습부터 해보자. 바닥을 딛고 일어날 힘이 생겼다면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딱 한 걸음만 떼보는 거다. 에너지가 조금 생겼다고 달릴 생각부터 하지 말자. 뭘 더 잘하려고도 하지 말고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도 말고, 바닥에서 일어서서 딱 한 걸음부터 떼야 한다. 자기 역량의 기대치를 확 낮추고, 적극적으로 망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인생은 롤러코스터다.

평탄한 것이 없다. 그저 굴곡이 있다면 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저자는 앞서 소개한 두 단계를 실천하며 열심히 망쳐보겠다는 생각으로 일단 '시작'한다고 했다. 엉망진창이라도 계속 쌓이다보면 분명 실력도 늘고 자신감도 회복될 테니깐.

저자의 경험이 녹여 첫 작품이 망한 것 같은 작가들을 위한 조언과 좋은 피드백과 나쁜 피드백을 구분하는 방법 등을 담고 있으니 꼭 책에서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이렇게 개성넘치는 캐릭터를 그리는 작가님이 있었다니!

소소하지만 무겁진 않은, 그래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인생 이야기라 가볍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본인에게 '좋은' 직업을 찾는 것은 굉장히 무겁고 어려운 일이다.

며칠 전, 새내기 공무원이 직장상사의 갑질 등으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너도 나도 매달리는 것이 공무원 시험이고 발버둥치며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했을텐데, 참 안타까웠다.

나만 잘 맞는다고 해서 그 직업을 평생의 업으로 삼지는 못한다. 여러 조건 또한 잘 들어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사표를 내고 나왔다면 한결 편했을까?

많은 직장인들이 직무가 안 맞아서, 업무량이 너무 많아서, 야근이 잦아서, 직장상사의 갑질이 심해서 등의 이유로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

나 또한 직장 다닐 때 그랬다. 야근은 그렇다쳐도 상사가 푸시하는 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었다. 그래서 마음 속에 항상 사직서를 품고 다녔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고 참으며 다녔다.

물론, 하고 싶은 일로 먹고 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용기가 부족했던 건지 혹은 현실이 무서웠던 건지 선뜻 마음의 사직서를 종이로 옮기지는 못했었다.

그러다 문득 어떤 계기로 마음 속에 품던 사직서를 종이로 써내었다.

그 때 확실하게 마음 먹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 살아야겠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이야기가 더 와닿았던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친한 지인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서.


앞서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만 했던 상황들이 있었다고 말했었다.

당시 조금만 더 고민했으면 이 선택이 아닌 저 선택을 했었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고민할 시간이 부족했다.

인생의 중요한 계획은 우리가 예상치 못할 때 닥쳐오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강조하는 말이 참 좋았다. 나 또한 마음 속에 항상 품고 사는 말인데, 바로 "작아도 좋으니, 일단 시작해서 꾸준히 하자!"이다.

직업과 관련되었던 아니던 뭔가를 해보기로 했다면 무조건 꾸준히 해보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아무리 완벽주의자라도 처음은 서투른 법이다. 엉망진창이어도 일단 해보는 것이다.

쌓고 쌓인다는 것은, 결국 원석을 다듬고 다듬어 보석으로 만든다는 것이니깐.

저자와 같은 직종을 꿈꾸거나 준비하는 이들에게 더 나아가 자신만의 일을 하고자 하는 프리랜서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해주고픈 책이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는 건 없지만, 나의 작업 루틴을 만들어두면 최소한 마감 약속을 어길 일은 없다. 비즈니스 파트너에 대한 예의만 지키면 내 생활도 지킬 수 있다. 내 작업 방식에 있어서만큼은 누구의 조언도 필요 없다.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만큼 나만의 방식으로 조정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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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02 19: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해봅니다.ㅋ 계획대로 안되는 인생 그래도 무계획보다는 계획이 좋겠죠? ^^

하나의책장 2021-11-19 10:28   좋아요 0 | URL
하고픈 일 하면서 사는 게 정말 ‘행복‘이더라고요.
제가 아는 지인은 과감하게 직장 그만두고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했었는데, 여러 상황도 잘 들어맞아 지금까지 행복하게 일하고 있어요ㅎ
그 친구가 전에 그런 말을 했었어요, 행복하게 일하면서 살면 힘들어도 행복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고.
행복하고 만족해하는 친구 표정을 보면서 그 때 몸소 느꼈었어요.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를요ㅎ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너에게 - 엄마가 아들에게 전하는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60가지 팁
송정연.송정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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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미국에서 한 유튜버가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다. 채널을 오픈한 지 두 달여만에 230만의 구독자를 모았을 정도였다.

영상을 보면 특별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면도하는 방법, 넥타이매는 방법 그리고 선반 만드는 방법, 막힌 배관을 고치는 방법 등등.

유튜버 Rob Kenny는 Dad, how do I?를 운영하며 Dad와 advice를 합쳐 Dadvice, 즉, 아빠가 가르쳐주는 일상 속의 소소한 팁을 영상에 담아내고 있다.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하게 되면서 형 집에 얹혀살게 되었지만 아빠의 빈자리가 컸던 그는 지금의 큰딸의 권유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아버지의 부재가 있는 이들을 위해 랜선아빠를 자처한 그는 지금 360만명의 '랜선아빠'로 통하고 있다.


문득 영상을 보다가 절로 떠오르는 책이 한 권 있어 꼭 소개하고 싶었다.

바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너에게』이다. 이 책은 "엄마"가 조언해주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팁이 가득하다.

라디오, 드라마 작가로 내공을 쌓은 저자 두분은 각각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사회생활에 입문하는 아이들을 위해 실질적인 노하우를 담아 책으로 엮어냈다고 한다.

엄마가 조언해주는 사회생활 팁은 과연 뭐가 있을까?


저자, 송정연은 청취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는, 천생 라디오 작가로 감성은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을 제공하며 부서지기 쉬운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힘이라고 믿고 매일매일 감성주의자로 아침을 맞고 있다. [유열의 음악앨범], [이숙영의 FM대행진], [이숙영의 파워FM]을 거쳐 현재 SBS [이숙영의 러브FM] 작가로 매일 아침 감성 에너지를 세상에 전하고 있다. 2010년 SBS 연예대상 방송작가상, 2014년 한국방송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자, 송정림은 에세이 『이 순간 사랑』,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감동의 습관』, 『사랑하는 이의 부탁』, 『신화에게 길을 묻다』 등을 집필했다.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여자의 비밀] 등의 극본을 썼다.




Ⅰ 사람과 사람 사이


졸업한 지 한참 되었어도 중학교, 고등학교 선생님들과 꾸준히 연락하며 지내곤 하는데 내게 있어서 굉장한 '힘'과 동기부여를 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다.

간혹 선생님들 이야기를 잠깐 꺼낼 때면 부럽다는 댓글을 받곤 한다.

그렇다면, 타인에게 호감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연락하는 스승님들 모두 국어와 문학을 가르쳐주신 분들이다.

그 중 한 스승님과 안부를 물을 때면, 꼭 내게 명언 하나씩을 남겨주시곤 하는데 대부분 칼릴 지브란의 명언들이다.

마음에 와닿는 말들이 주옥같아 매번 글쓰기노트에 적어놓는데, 그래서인지 나 또한 칼릴 지브란을 굉장히 좋아한다.

칼릴 지브란이 말했다. '우리 인간의 가장 큰 단점은 다른 사람의 단점을 찾는 데 너무 몰두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그렇진 않지만, 일부는 아무리 친한 지인이라 할지라도 장점은 건너뛰고 단점부터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이 사람을 볼 때면 단점만 보인다고 한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끝끝내 남지 않는 게 있으니 바로 '사람'이다.

은근슬쩍 나의 단점을 집어내며 돌려 말하는 이들에게 누가 가까이 하고 싶을까?

저자는 말한다. 상대방이 변하기를 원한다면 드러난 약점을 들춰내기보단 숨어 있는 장점을 꺼내줘야 한다고.

사람 자체를 고칠 순 없지만 남의 '단점 교정자'가 되기보다는 남의 '장점 발견자'가 되라고 조언한다.

나는 사람을 만나면 상대방에게 예쁜 말을 많이 해주려고 한다.

예쁜 말로 인해 용기를 얻었다거나 위로를 받았다거나 혹은 행복하고 기분 좋았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분명 그들에게 그 순간이 힘이 되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좋은 대화를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실수는 많겠지만, '말실수'의 경우는 두고두고 후회되는 실수에 속한다.

대부분의 실수는 나홀로 상처를 안고 가는데, 말실수는 특히나 상대방의 마음을 해치기 때문이다.

한마디의 말이 부드럽고 따뜻한 '솜'이 될 수도 있고 한마디의 말이 차갑고 날카로운 '칼'이 될 수도 있다.

'솜'이 되느냐, '칼'이 되느냐는 본인에게 달렸으니 좋은 대화법을 꼭 알고 익혀두는 것이 좋다.

덧붙여,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자세는 바로 '경청'이다.

정리하자면, 좋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상대의 눈을 맞추며 밝은 시선으로 미소를 짓고 상대방의 말을 주의깊게 듣는다.

그리고 대화하는 순간에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모조리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말로 내뱉기 전에 생각의 점검을 꼭 거쳐야 한다.



인생은, 정말, 어두운 꿈은 아니랍니다.

때로 아침에 조금 내린 비가

화창한 날을 예고하거든요.

어떤 때는 어두운 구름이 끼지만

다 금방 지나간답니다.

재빠르게, 그리고 즐겁게

인생의 밝은 시간은 가버리죠.

고마운 맘으로 명랑하게 달아나는 그 시간을 즐기세요.

가끔 죽음이 끼어들어 제일 좋은 이를 데려간다 한들

슬픔이 승리하여 희망을 짓누른들

그래도 희망은 쓰러져도 꺾이지 않고

다시 탄력 있게 일어선답니다.

그 금빛 날개는 여전히 활기차게 힘 있게

우리를 잘 버텨줍니다.

씩씩하게, 그리고 두려움 없이

시련의 날을 견뎌내보세요.

영광스럽게, 그리고 늠름하게

용기는 절망을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Ⅱ 몸과 마음 다스리기


이렇게까지 노력했는데 이렇다할 성과도 없다.

남들은 벌써 도착지에 다다른 것 마냥 달려나갔는데 나는 아직 그 근처에 가지도 못했다.

이런 생각을 하려고 하진 않지만 때때로 그런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잔병치레 하나 없던 튼튼한 내가 지금은 잔병치레로 고생하고 있다.

그 원인의 시작은 분명 스트레스겠지. 몸과 마음을 돌보지 않았기에,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시험 당일,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어지러움증이 도져 결국 시험장에 가질 못했었는데 문득 그 때 생각을 떠올릴 때면 그런 마음이 든다.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만 자꾸 뒤쳐진다는 마음이 드니 덩달아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자꾸 조급해질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말한다, 우리에겐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모든 것이 즉석에서 바로 바로 해결되는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힘든 수업이 바로 '기다림'이라는 과목이라고.

「인생 수업」이란 책에서도 이런 말이 나온다.

그 어떤 것이라도 단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신이 무화과 하나를 원한다고 나에게 말하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고. 먼저 꽃을 피우도록 기다리라고. 열매를 맺고, 그것이 마침내 익을 때까지 시간을 주라.

기다림, 즉, 인내심을 기르기 위해서는 나쁜 상황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신에게 대들 수 없듯이.


저자는 우리에게 말한다.

급히 뛰어가는 사람과 천천히 걷는 사람, 그중에 물론 경쟁력은 뛰어가는 사람에게 있겠지. 하지만 끝까지 꾸준히 가는 사람에게는 아무도 못 당하는 거야. 뭔가를 향해 계속 그치지 않고, 멈추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결국에는 더 멀리 간다는 사실을 명심하렴. 세월의 속도에는 상관없이, 타인의 보폭에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내 속도, 내 보폭으로 꾸준히 걸어가는 사람은 당당하고 거칠 것 없단다.




Ⅲ 오늘보다 나은 내일


살아가는데 있어서, 인생의 멘토가 있다면 잠시 헤매고 있는 길의 방향성을 "멘토"가 제시해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생의 멘토는 어떤 분을 두면 좋을까?

멘토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을 때 진심으로 상담 상대가 되어주고 지도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저자는 객관적으로 날카롭게 분석하고 어떻게 해야 할 지 조언해주는 사람을 멘토로 둬야 발걸음이 훨씬 단단해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존경할 만한 사람을 친구와 동지로 두는 것은 성스러운 삶의 절반입니다."라고 제자가 말했을 때, 부처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다. 존경할 만한 사람을 친구로 두는 것은 삶의 절반이 아니라 삶의 전부다."



크게 네 파트로 나누어지는데 살아가면서 필요한 팁들이 한가득이다.

선물을 잘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 칭찬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꼰대 같은 어른을 만나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곁에 두면 안 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등등 사람과 관계 맺는 과정에서 오는 궁금증들을 해결해준다.

그 외에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셀프 컨트롤 방법과 사회에서 필요한 애티튜드 그리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성장, 성취에 대한 방법들을 담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에세이, 인문서를 여러 번 소개하며 강조하긴 했지만, 매번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이기에 알고 있어도 계속 되새김질 하는 것이 좋다.

미국의 존슨 대통령 또한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자신만의 원칙이 있었다고 할 정도니깐.


존슨 대통령의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법칙

⊙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라.

⊙ 함께 있는 것이 상대방에게 아무런 고통을 주지 않는, 오래된 구두나 모자 같은 편안하고 원만한 사람이 되어라.

⊙ 어떤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거나 격하지 않게 해라.

⊙ 자랑하거나 뽐내거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마라.

⊙ 사람들과의 교제에서 보람을 느끼는 폭넓은 사람이 되도록 하라.

⊙ 성공한 사람에게는 축하의 말을, 슬퍼하거나 실망한 사람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하는 기회를 놓치지 마라.

⊙ 의식적으로라도 자연스럽게 해라.

⊙ 자기 취향대로 사람에 대해 좋고 싫음을 내세우기 전에 사람들을 좋아하도록 노력해라.

⊙ 과거의 오해든, 지금 가지고 있는 오해든 모든 오해를 없애도록 해라.

⊙ 사람들의 정신적인 힘이 되어야 한다. 그건 자신의 큰 힘이다.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말했던) 롭 케니는 본인처럼 혼자 살거나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는 이들을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아빠가 줄 수 있는 조언들을 영상으로나마 전한다.

요즘은 맞벌이시대다보니 부모님이 계셔도 이러한 실질적 조언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도 우리가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곳은 많다.

부모님,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친구, 지인이 될 수도 있지만 책이나 유튜브를 통해 쉽고 빠르게 조언받을 수 있다.

엄마가 사회생활에 입문하는 아이들을 위해 조언하는 실질적인 노하우들이 가득 담겨있으니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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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20 00: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리석 책상!! 그러나 뒤에 책장이 탐납니다 ^ㅎ^

하나의책장 2021-10-20 05:17   좋아요 4 | URL
그죠? 책상도 예쁜데 책장도 탐나더라고요ㅎ
요새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서재 사진들만 잔뜩 모으는 중이에요^^

새파랑 2021-10-20 06: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회생활 하기 전에 이 책을 읽고 하나님의 페이퍼를 보았더라면 잘 시작했을거 같은데 😅

마지막 사진 보면 책의 전당 같은 느낌이 들어요 ^^

하나의책장 2021-11-19 14:56   좋아요 1 | URL
5년 내에 이사 가거나 집 리모델링 계획인데 그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ㅎㅎ
매일 있어도, 계속 있고픈 서재를 만들고 싶거든요^^
제 방은 서재라기보단 책장만 가득한, 도서관같은 느낌이라 음, 꼭 다락방같은 느낌이 들거든요ㅎㅎ

그레이스 2021-10-20 06: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서재도 책도 ❤💛💙.......💜

하나의책장 2021-11-19 14:59   좋아요 1 | URL
첫번째 사진, 마지막 사진은 제 방 한 켠인데 중간에 껴넣은 서재 사진은 핀터레스트에서 가져왔어요 ☞☜
서재, 예쁘게 꾸며보고 싶어서 아이디어 잔뜩 모으는 중이에요 >.<
 
메밀꽃 필 무렵 베스트셀러 한국문학선
이효석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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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생원, 시침을 떼두 다 아네······. 충줏집 말야."

계집 목소리로 문득 생각난 듯이 조 선달은 비죽이 웃는다.

"화중지병이지. 연소패들을 적수로 하구야 대거리가 돼야 말이지."

"그렇지도 않을걸. 축들이 사족을 못쓰는 것도 사실은 사실이나, 아무리 그렇다군 해두 왜 그 동이 말일세. 감쪽같이 충줏집을 후린 눈치거든."

"무어 그 애숭이가? 물건 가지고 낚았나 부지. 착실한 녀석인 줄 알았더니."

"그 길만은 알 수 있나······. 궁리 말구 가 보세나그려. 내  한턱 씀세."


어디서 한 번쯤은 많이 봤을 지문일 것이다.

수능을 준비했다면 EBS 수능특강에서 한 번쯤은 봤을 『메밀꽃 필 무렵』의 한 부분이다.

그만큼 문학적으로도 높게 평가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인데 오랜만에 추억을 되살려보고자 책을 펼쳤다.


저자, 이효석은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경향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던 1920년대 대표적인 단편소설 작가였다.

그의 『메밀꽃 필 무렵』은 한국 단편문학의 수작으로 손꼽힌다.

강원도 평창 출생으로 경성 제1고보(현재 경기고등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현재의 서울대학교)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28년 [조선지광]에 단편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동반작가로 데뷔하였다.

『행진곡』 『기우』 등을 발표하면서 동반작가를 청산하고 구인희(九人會)에 참여, 『돈』『수탉』 등 향토색이 짙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1934년 평양 숭실전문 교수가 된 후 『산』『들』 등 자연과의 교감을 수필적인 필체로 유려하게 묘사한 작품들을 발표했고, 1936년에는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의 문체는 세련된 언어, 풍부한 어휘, 시적인 분위기로 요약할 수 있으며, 시적인 정서로 소설(산문문학)의 예술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1942년 평양에서 결핵성 뇌막염으로 3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단편문학이 가득한 『메밀꽃 필 무렵』은 책마다 조금씩 다르게 구성되어 있어 아마 (이전에 읽었었다면) 그 내용은 왜 없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대부분 문학시간에 지문으로 한 번쯤은 나와 접해봤을 터인데, 책으로는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처음 접했었다.

『깜둥바가지 아줌마』에서 「깜둥바가지 아줌마」도 물론 좋아했지만 「사슴」, 「쌀 도둑」이 인상깊었듯이, 이 작품에서는 「메밀꽃 필 무렵」을 포함해 「산」, 「들」이 인상깊었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너무 잘 알려져 있어 간략하게 「메밀꽃 필 무렵」의 줄거리를 말하자면 이렇다.


Ⅰ 메밀꽃 필 무렵


왼손잡이인 허 생원은 여자와는 연분이 없는 인물이었다. 숫기도 없었고 여자와 함께 정을 보낸 적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충줏집만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온 몸이 떨리기까지 한다.

동이 때문이다. 꼴사나운 난질꾼이 낮부터 술을 먹고 수작을 부리니 장돌뱅이 망신만 시킨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무튼 나귀 소동 후에 함께 봉평 장을 떠나게 되고 허 생원은 성 서방네 처녀와의 추억을 이야기하게 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을 나눈 여자와의 추억이었다.

함께 길에 나선 조 선달은 친구가 되고서부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을 이야기였다.

동이 또한 그에게 그간의 성장 과정에 대해 말하는데 문득 동이가 자신의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다 개울에 빠지게 된다.

그리곤 문득 동이가 자신과 같은 왼손잡이임을 알게 된다.





허 생원과 동이를 연결해주는 것은 봉평이고 그들이 연관되어 있음을 더 간접적으로 의미하는 것이 바로 '왼손잡이'이다.

허 생원에게 봉평은 성 서방네 여자, 즉,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을 나누었던 곳이고 동이에게 봉평은 누군지도 모르는 아버지와 관련된 곳임을 암시한다.

그의 소설을 보고있자면 대부분 자연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인간의 정을 느낄 수 있다.

허 생원과 나귀가 보여주는 정서적 융합은 물론이고 작품을 보고있으면 인간과 자연이 하나됨을 추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단편 중 하나인 「산」 또한 그렇다.

중실은 첩을 건드렸다는 누명을 쓰게 되는데 이 때 갈 곳 없는 그가 향한 곳이 바로 산이었다.

그리곤 그는 자연과 하나됨을 느끼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식민지 시대에서 문학적 정체성을 고뇌했던 사람으로, 그의 작품을 보고있으면 이런 단어들이 연관지어 생각날 것이다. 고향, 이방인, 생활 문화, 자연, 사회주의 등등.

이른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보다 더 오래, 오래 살았다면 더 좋은 작품들을 많이 남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책으로 처음 접했고 대학교 때 책을 구입해 한 번 더 읽었는데 이번이 꼭 세 번째다.

좋아하는 작품인만큼 중간에 짤막짤막하게 생각날 때마다 읽긴 했는데 특별하게 새 책으로 읽은 것으로 세어보자면 이번이 세 번째이다.

각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어린 왕자」도 모아 소장하고 있는데, 「메밀꽃 필 무렵」도 이제 두 권째이니 모아봐야겠다.

마지막으로, 글쓰기 노트에 따로 적었을 만큼 좋아하는 구절이 하나 있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곳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예쁘게, 의미있게 표현한 구절들이 많은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작가 이효석의 소설들을 보고있으면 꼭 '시'같다.

구절 하나하나 괜스레 더 곱씹게 할 만큼 묘사하는 부분을 읽을 때면 꼭 시 읽는 기분이 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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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10-16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우선 사진 넘 예뻐요 ㅜㅜ
☺️☺️☺️

하나의책장 2021-10-19 22:32   좋아요 0 | URL
앗, 감사합니다^^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졌죠! 감기 조심하세요^^
 
우리는 함께 자란다 - 선생님이 아이에게 배우는 사랑
최희숙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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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여섯살 다문화 아동을 가르쳐줄 수 있냐는 제안을 승낙했지만 유아교육지식도 전무한데다 그 아이는 사고뭉치라고 한다.

성인을 상대로만 가르쳤는데 초등학생, 중학생도 아닌 유치원생을 상대로 가르쳐야 한다.

과연 저자는 아이를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저자, 최희숙은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몽골과 베트남에서 현지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대학교 한국어교육센터 등에서 일했다. 현재는 베트남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나는 내 속의 무언가가 무너져 가는 것을 느꼈고, 그 무언가는 눈물이 되어 밖으로 쉴 새 없이 나왔다. 그제야 깨달았다.

'아, 나 정말 한국어 교사로서 행복했구나. 나 이거 엄청 좋아했구나.'



Ⅰ 만남


실업 급여 신청 후, 같이 지냈던 토끼 교사가 저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찾아가는 한국어 교육 인력풀 강사 한번 신청해 보세요."

성인만 가르쳤던 그녀였기에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전무했고 무엇보다 다문화 아이들을 가르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경력 단절의 위기까지 닥치자 결국은 지원하게 되었고 유치원생을 맡게 된다.

6세 반 아이지만 만 4세인 아이, 진수!

바로 그녀가 가르칠 아이였다.

부모님 모두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진수는 한국어를 거의 다 이해하고 말할 줄 아는데, 다만 한국인 아이보다 능력은 떨어져 발음이 이상하거나 가끔은 말을 못 알아들을 정도라고 한다.

덧붙여, 아이가 반말을 하며 단체 놀이에도 참여하지 않고 정리도 잘 안 하질 않아 힘들다고 한다.

그나마 일대일로 교육받을 때는 괜찮아 개인 선생님을 붙여주려는 것이었다.

저자는 앞서 강사를 신청해보라는 토끼 교사에게 곧장 연락해 조언을 구했다.

드디어 진수와 첫 만남의 시간이 왔다.

오동통한 몸에 눈에 띄는 체격을 가진 진수는 정말 첫마디부터 반말로 시작했다.

"지금은 선생님하고 진수만 같이 있을 거야. 선생님이 진수 선생님이야."

"너가 누군데?"



Ⅱ 수업


"우와! 이거 봐! 꽃이야!"

"'이거 보세요. 꽃이에요.'라고 해야지."

"이거 보세요! 꽃이에요! 어? 개미다. 저거 봐 봐! 개미 가고 있다!"

"'저것 보세요.' 그러게. 꽃이 너무 예쁘다! 개미도 있네? 다른 것도 있나?"


"차가 많아. 우와~ 차 많아. 어? 저거 봐! 차가 인사하고 있어!"

"어? 그러네! 차가 서로 인사하고 있네? 진수야, 어쩜 그렇게 멋진 생각을 했어? 진수 너무 멋있게 말한다!"


당연한 것을 보고 신기해하는 진수는 알고보면 참 순수한 아이였지만 그렇다고 수업이 마냥 순탄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마냥 떼를 부리기도 하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진수에게 어떤 수업이 좋을지 찾고 또 찾았다.



Ⅲ 성장


진수는 친구들과 달리 언어능력이 떨어지니 자연스레 거리감도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가정에서 한글을 떼기에, 저자는 다이소에서 산 한글 색칠 놀이 책을 시작으로 진수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던 사건도 있었고 저자 또한 스스로 자질에 대해 생각해볼 때도 있었지만 어느 날 진수는 저자를 "엄마"라 부르며 엄마같다고 표현하게 된다.


진수를 가르치기 전에는 내가 과연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아이와 나의 만남에는 돈이라는 대가가 있는데, 대가가 있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진수와 만난 지 2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진수를 정말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의 진수는 반말을 존댓말로 고쳤고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지금도 열심히 배우는 중이라고 한다.



어른이 되어도 '어린시절 나의 모습, 즉, 어린 아이'를 마음에 품고 산다.

어린 시절에 크게 상처받았던 일들은 트라우마가 되어 성인이 되어도 이내 발목을 붙잡기도 한다.


저자는 '진수'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는 곧 저자의 '어린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과도 같았다.

그녀는 진수를 만나고서부터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의욕'이었다. 매일매일 아이에게 어떻게 수업하고 어떻게 대화할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그에 관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저자는 말한다. 진수를 만나고선 삶의 태도가 180도 변했다고!

진수뿐만 아니라 저자도 같이 성장했다는 말이 꼭 맞았다.



물론 같은 내용은 아니나 이전에 봤던 【The Kindergarten Teacher 나의 작은 시인에게】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오늘, 너의 시를 훔쳐도 될까?"

극중 주인공 리사는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마음 한 켠,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을 가지고 있었다.

시를 통해 욕망을 충족하려 한 그녀의 눈에 학생 지미가 들어온다.

지미가 시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음을 깨닫고선 지미의 시를 훔쳐 수업에서 자신의 것마냥 발표하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리사의 올바르지 못한 집착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해피엔딩이 아닌 결말인데다 많은 여운을 주는 영화였었는데 같은 맥락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이 영화가 문득 떠올랐다. (제자를 향했던 선생님의 행보가 달라서 그랬던 건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이어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오은영 박사님의 육아법과 아이에 대한 해결책을 보면 항상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아이들은 왜 문제를 일으키나요?'라는 물음에 오은영 박사님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살아있기 때문이에요!"

부모 또한 완벽하지 않고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아이가 문제있는 행동 혹은 말은 한다할지라도 오롯이 아이에게 원인이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저자 또한 진수의 문제되는 말과 행동을 고쳐주기 위해 진심으로 아이의 눈높이를 맞추며 대화하려고 했었는데, 그런 점이 책에서 매우 인상깊었다.

(아이가 물론 한국 국적이 아닌 다문화 아이라는 점이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국적을 떠나 아이의 행동들은 어디를, 어떻게 향할지 모르니 '아이를 위한 교육'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같다.

지금 부모이거나, 부모가 될 예정이거나 혹은 훗날 부모가 될 사람이라면.

그래서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하나보다. 예컨대 이 책 또한 그 중 하나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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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0 19: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영화 봤습니다 마지막 꼬마 ㅎ 반전!

하나의책장 2021-10-19 22:33   좋아요 2 | URL
앗! scott님도 보셨군요ㅎ
scott님은 책뿐만 아니라 영화도 두루두루 잘 보실 것 같아요^^

붕붕툐툐 2021-10-10 20: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왕~ 제가 흥미로워하는 류의 책이에요~ 영화도 꼭 보고 싶네영~ 저도 오은영 박사님 솔루션 좋아해요~ 부모란 존재는 참 믾이 배워야 하는 거 같아요!

하나의책장 2021-10-19 22:34   좋아요 2 | URL
자주 보진 못하지만 <금쪽이> 프로그램에서 오은영 박사님 솔루션으로 아이가 달라진 모습을 보면 정말 감탄밖에 안 나와요.
항상 박사님이 강조하길, 처음부터 아이가 잘못하진 않다고 하는데 그럴 때면 부모란 존재는 늘 노력해야만 하는 존재 중 하나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