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然이란 스스로 그러함이다. 농사는 이 <그러한> 것 중 인간에게 이용될만 한 것을 선택해 그 성질을 극대화하는 작업이라 생각된다. 지금까지 이 작업을 위해 인간은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왔다. 너무나 힘이 들어가는 일이다보니 점차 그 힘에 기계와 화석연료가 많이 쓰이게 되었고 이젠 <스마트>한 것들이 추가되고 있다.

 

그런데 <스스로>의 성질을 이용해 그러함을 얻을순 없었을까. 즉 외부 에너지의 투입을 최소화하고 자연이 갖고 있는 변화의 힘을 이용한 농사란 불가능힐 것일까.
지속가능함을 생각한다면 이런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바람과 햇빛, 물, 풀 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땅이 생명의 힘을 키우는 힘을 활용하는 것이며, 생태계를 구성하고자 하는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심었던 나무들은 그야말로 풀과함께 자랐다. 퇴비를 비롯해 비료, 살충제, 살균제 등등 아무것도 투입되지 않았다. 방치에 가까윘다. 몸이 아픈탓에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스스로의 힘을 <이용>하지 못하고 스스로 그러하게 버려둔 셈이다. 그러다 보니 나무들의 성장이 더디다. 올해는 스스로의 힘을 갖추도록 살짝살짝 힘을 쓸 계획이다. 그 첫번째는 퇴비다. 흙이 힘을 가질때까진 (예상으론 3~5년 정도) 퇴비를 조금 넣어줄 것이다. 흙이 살아나는동안 퇴비 조차 넣지 않아도 건강하게 잘 자랄수 있도록 환경을 디자인하고 만들어갈 생각이다.
일명 머리로 농사짓기다. 게으르고자 하는 얼치기 농부의 꿈이다. 그나저나 비야 쏟아져라!

 

 ※3월 9일 블루베리 1주당 3kg, 체리나무 1주당 4kg 친환경 퇴비(흙살림 균배양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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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짜여진 각본, 속도감 있는 전개, 사건의 반전.

트랩은 정말 잘 만들어진 드라마다. 하지만 결말의 아쉬움은 남는다. 마치 시즌2를 염두에 둔 듯 급하게 마무리 지어진 느낌이다.

그야말로 소시오패스로 뭉쳐진, 권력을 지닌 악의 집단이 허망하게도 헌팅 그라운드에서의 한판 대결로 무너져버린다는 것은 드라마가 6부까지 쌓아왔던 견고한 성이 모래성이었음을 고백하는 듯하다. 특히 악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는 ‘도련님’의 캐릭터가 쉽게 무너져 내린 점이 실망스럽다. 권력을 지닌 집단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힘을 지닌 도련님이 사냥터에서 맥없이 쓰러져 내리는 모습은 작가와 감독의 직무유기라 보여진다. 실제 이렇게 사냥터에서 조직이 무너질 정도라면 굳이 집단을 설정해 움직일 필요가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시즌2에서 다시 이 조직이 어떻게 등장할지 모르겠으나, 그 구성원이 아닌 조직의 체계를 무너뜨리는 싸움이 벌어지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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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SKY 캐슬>을 다 보았다. 본방송일 때 1편을 보던 중 채널을 돌려버린 나의 안목을 반성하며, 정주행을 시도했다. 역시나 1편이 문제였다. 도중에 그만볼까? 하는 유혹이 또다시 일었다. 아무래도 나와는 거리가 너무 먼 이야기였다. 설정 자체가 너무 과장됐다고 생각했기에, 배우들의 연기도 왠지 과장돼 보였다. 그럼에도 열풍의 근원지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은 욕구가 더 컸기에 더 지켜보기로 했다. 1편을 무사히 넘기니 2편부터는 몰입의 정도가 강해졌다. 설정을 인정하고 나니 이야기의 재미가 보였다.

대학입시에 모든 걸 걸어야하는 우리 교육의 문제를 통렬히 비판하고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의 숙명이라 할 수 있는 해피엔딩은 그 비판의 칼날을 다소 무디게 만들었다. 교육의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 시스템의 문제임이 확실하다. 그럼에도 드라마에서는 혜나의 죽음으로 등장인물들의 인식이 바뀜으로 인해 문제가 해결된다. 그래서일까. 드라마가 끝나고 우리 교육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주인공들의 이미지를 이용한 광고가 많아졌다.

우리 사회는 피라미드가 더욱 굳건해지고, 피라미드를 오르내리는 통로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나마 그 작은 통로는 대학의 서열로 그 진입이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분명 이 피라미드 형태의 사회를 항아리든 다이아몬드이든 다른 형태로 변화시키고 싶다는 근원적인 열망에의 합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서고 싶다는 열망 속에 갇혀 있기 일쑤다. 차민혁 교수는 우리 도처에서 지켜볼 수 있는 욕망의 상징이다.

경쟁은 분명 문명의 발전을 가져온 밑거름이지만, 공생하지 못하는 경쟁은 파멸을 불러올 것이다. 지금까지는 피라미드 꼭대기라는 유혹으로 경쟁의 그림자를 가려왔지만, 언젠가는 그 그림자의 민낯이 드러날 것이다. 꼭대기가 화려하면 화려할수록, 장벽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곳을 향한 욕망도 커지지만 그것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욕망 또한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견주는 일은 불가능한 일일까. 우리는 스스로 피라미드 속으로 걸어가기 보다는 피라미드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길을 걸을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주가 나선 길이 바로 질문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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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히의 최소량의 법칙과 시범경기

    

프로야구 시범경기 시즌이 다가왔다. 각 구단은 시범경기를 통해 약점을 찾아내고, 이를 보완해 정규시즌을 대비한다. 그래서 시범경기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해본다. 약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전경쟁이라는 것도 어찌보면 약한 선수를 추려내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기록경기가 아닌 상대방과 겨루는 스포츠에선 상대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골을 넣어야 하는 경기는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 된다. 전략이란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야구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 투수는 타자의 약점을 공략하고, 때론 강한 상대를 만나면 고의사구 등으로 대결을 피하기도 한다. 보다 약한 상대를 고르겠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시범경기는 팀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약점들을 찾아내는 과정이 된다. 그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이다.

 

농사도 이제 본격적인 시즌이 다가왔다. 추운 날씨를 이겨내며 키워낸 모종을 본밭으로 옮겨 심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또는 모종이 아니라 직접 밭에 씨를 뿌리기도 한다(직파). 농부는 이를 위해 토양검사를 실시한다. 밭의 흙을 골고루 떠서 분석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토양에 어떤 성분들이 얼마만큼 있는지를 포함해, 산성도, 염류집적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농부는 이렇게 파악된 토양성분 중 작물을 키우는데 부족한 부분들을 중심으로 양분을 공급해준다. 이때 중요한 것이 <리비히의 최소량의 법칙>이다. 생물체의 생장은 필요로 하는 성분 중 최소량으로 공급되는 양분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즉 식물에 필요한 10대 필수 영양소 중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넘치는 요소가 아니라 가장 모자라는 요소이다. 탄소, 산소, 수소, 질소, 인산, 유황, 칼륨, 칼슘, 마그네슘, 철 중 어느 한 가지가 부족하면 다른 것이 제아무리 많이 들어 있어도 식물은 제대로 자랄 수 없다. 가령 10대 영양소 중 탄소가 80%이고 나머지가 100% 넘게 있다 할지라도 결국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모두 80%에 그치고 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한정요인설>이라 고도 표현한다.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것은 이 부족한 성분을 적절하게 채워주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즉 토양분석이 바로 시범경기이며 꼭 필요한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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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의 주인공 김혜자와 <진심이 닿다>의 주인공 유인나의 귀여움 대결이 꽤나 볼만하다.

청춘을 잃어버리고 바로 늙어버린 김혜자는 25세의 감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젊은 감성과 늙은 몸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웃음과 함께 귀여움이 폭발한다.

인기를 잃어버리고 재기를 노리는 왕년의 스타 유인나는 순박함을 지니고 있다. 순박함과 명예욕이 충돌하는 장면에서 귀여움은 차고 흘러 넘친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보고 있자면 귀여움이란 꼭 어린 아이들이나 청년만의 것은 아니라고 느껴진다. 귀여움은 애교와도 잇닿아 있다는 점에서 나이가 들수록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굳이 상대방에게 귀여움을 받을 필요도 없거니와, 젊음으로 통용되는 아름다움과도 점점 멀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간다고 해서 타인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받는 방법이 꼭 귀여움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이듦과 귀여움이 반대말은 아닐 것이다. 마음 속의 나이! ‘마음은 청춘이다’라는 말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은 아닌듯하다.

  

<진심이 닿다>에서는 그야말로 귀여움의 초절정에 있는 유인나를 만나볼 수 있다. 말투와 태도 하나하나에서 귀여움이 뚝뚝 떨어진다. 그런데 가만히 보고 있자면 이 귀여움의 많은 부분이 혼자일 때 나타난다. 즉 현실에서라면 상대방에게 보여지지 않는 상태, 드라마이기에 우리가 볼 수 있는 것. 그야말로 우리의 상상에 딱 들어맞는 귀여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혜자의 나이를 뛰어넘는 귀여움과 유인나의 순박한 귀여움. 고단한 현실을 잊고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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