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8월 22일~8월 26일 싱가포르 여행기1


날씨는 대한민국 한여름 날씨다.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가 1년 내내 계속된다고 한다. 비도 자주 와서 건물들은 대부분 아케이드를 가지고 있다. 다행히 싱가포르 여행 동안 비를 거의 맞지 않고 다녔다. 하루는 열대의 햇빛을 제대로 쏘였지만, 이틀은 흐린 날씨 덕에 조금 덜 덥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실내로 들어가면 추워서 오싹하다. 건물마다 에어컨을 무지막지하게 틀어댄다. 이유를 물어보니 냄새 때문이라고 한다. 어중간하게 틀어놓으면 땀으로 인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온다고. 더운 날씨에도 바람막이 옷을 하나쯤 들고 다닐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무튼 싱가포르 건물의 아케이드는 전통적 형식에서는 <부숭>이라고 부르는데, 약 1.5미터 너비의 보행자 전용통로다. 비와 햇빛을 피해 걸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인데, 현지에서는 <다섯 걸음> 이라고 표현한다. 실제 걸어보면 세 걸음에서 네 걸음 정도이긴 하지만. 이 부숭 덕분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유럽색을 띤다. 영국 식민지 치하에 있었던 역사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싱가포르 도시의 이미지는 녹색이다. <정원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데, 정말 사방 팔방이 정원이라 할 수 있다. 싱가포르 전체 녹지 비율은 47% 정도라고 한다. 면적의 거의 절반이 공원, 정원, 자연 보호구역, 도로변 녹지이다. 



심지어 고가도로의 교각 마저도 풀로 뒤덮혀 있다. 관리를 하지 않아 잡초가 자라는 것이 아니라, 섬세하게 관리되고 있는 녹지인 것이다. 혹시 가짜 풀이 아닐까 살펴봤지만, 모두 진짜다.



시내의 빌딩들도 초록색이다. 나뭇잎들이 건물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이 많다. 소위 말하는 수직정원. 싱가포르에서는 대체로 건물 부지 면적의 10~50%의 녹지 공간을 요구하고, 상업용 건물의 경우엔 30~50%를 녹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한다. 



쌍용건설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랜드마크 중의 하나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도 베란다마다 정원이 가꾸어져 있다. 호텔 객실에서 망중한을 즐기기엔 너무 제격일 것 같다. 물론 1박에 50~1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일반인들이 즐기기엔 다소 무리이겠다. ^^;;; 멀리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 대리만족.



건물 안팎으로도 나무들이 자란다. 실내에서는 거대한 화분에 나무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 건물 바깥에서도 나무들은 큰 키를 자랑한다. 도시가 주는 삭막한 느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주위를 둘러보면 시야 안에는 항상 녹색이 꿈틀댄다. 나무와 풀과 함께 하는 도시. 싱가포르는 정원의 도시다. 


## 싱가포르에는 실제 정원도 많다. 전통적 양식의 보타닉 가든을 비롯해 첨단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가든스 바이 더 베이까지. 이 내용은 여행기 2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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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08-29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 속 화분, 탐나네요.

하루살이 2024-08-30 09:35   좋아요 0 | URL
놓을 공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