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일 흐림 12도~25도



푸릇푸릇하던 오디가 점점 빨개지더니 검붉은 모습을 띠고 있다. 바야흐로 열매가 익어가는 시기다. 새들도 모여들어 잔치를 벌이겠다. 어느날 갑자기 아무 것도 없던 곳에서 뽕나무가 자라는 것은, 새들이 오디를 먹고 똥을 싸면서 씨앗이 번진 덕분이다. 인삼도 새들이 열매를 먹고 산에서 똥을 싸, 그곳에서 자라게 되면 산삼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익어간다는 것은 유혹한다는 것이다.   



블루베리도 성질 급한 아이들은 벌써 보랏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올해 유독 꿩들도 주위에 많고 까마귀와 백로가 하늘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것이 수상하다. 블루베리를 새들과 얼마나 나누어먹게 될지. 


열매는 익으면 변한다. 동물과 사람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열매의 달콤함을 주는 대신 씨앗을 퍼뜨려 달라고. 사람도 익으면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다. 아마도 말과 행동을 통해 우리는 사람의 성숙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숙한 이를 통해 우리는 달콤한 위안을 얻는다. 그리고 그 위안은 나에게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 전달될 것이다. 나도 익어가는 중이면 좋겠다. 행복을 퍼뜨릴 잘 익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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즘은 딱히 눈길 가는 드라마가 없다. 집중해서 보는 것이 어렵다. 졸음을 이겨가며 꼭 보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 물론 이곳저곳에서 재방송을 틀어대니 굳이 본방 사수에 목매달 필요도 없어졌지만.


그러던차 마음에 드는 드라마가 등장했다. 제목부터가.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라니. 정말 그렇지 않은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된 것 같으면서도 실상 알고 있는 것은 허무할 정도로 적다는 것에 놀라기도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기적적인 단어. 하지만 누가 보지 않으면 갖다버리고 싶은 애물단지이기도 한 가족. 


트럭운전사인 아버지와 주부인 어머니, 그리고 각자 개성 가득한 3남매. 돌연 어머니가 '졸혼'을 선언하고, 아버지는 야간 산행에서 부상을 입는다. 2편 예고로 보아 기억상실로 젊은 시절만을 기억하는 듯하다. 큰 딸은 아이가 없어 고민이자, 카페 알바생에게 마음을 준다. 둘째딸은 5년 전 9년간 사귄 남친과 헤어지고 남친의 남친을 배신자라 칭하며 절교를 선언했다 용서를 빈다. 셋째아들은 천하태평. 


이 가족들에게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드라마 <눈이 부시게>와 같은 감동을 선물해 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눈이 부시게>가 치매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라'는 애틋함을 전해주듯 <가족입니다>가 과연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어떤 울림을 전해줄지 첫회가 주는 기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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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일 15도~26도 맑음



구기자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보통 새 가지에서 꽃을 피우는데, 이런 특성을 가진 식물들이 많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새 열매는 새 가지에서 나오는가 보다. 새로운 나는 새로운 마음에서 비롯되듯이 말이다. 



구기자꽃도 작긴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참 예쁘다. 멀리서 언뜻 보기보다 가까이 다가가면 예쁜 것들도 많다. 한발짝 다가가기, 상대를 아름답게 바라보는 한 방법이다. 



드디어 진짜 도라지싹이 났다. 처음에 도라지씨앗인줄 알고 뿌렸던 곳에서 올라온 것은 황기였다. 



황기도 제법 자라서 풀과 구별된다. 황기를 심었던 곳에서는 지난해 자랐던 자소엽이 싹을 내서 함께 자라고 있다. 자소엽의 생명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매해 그냥 두면 주위로 점차 자신의 영역을 넓혀간다. 



아무튼 기어코 도라지 싹을 보게 되니 진짜 기쁘다. 도라지 심은 곳 주위의 풀들을 뽑고 또 뽑아서 헷갈리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식물들은 정성을 쏟은 만큼 상대를 대해준다. 그럼에도 더덕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아직 싹을 구별할지 모르니, 풀들도 함부로 뽑지 못하겠고... 도라지싹의 기쁨을 더덕에서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또 이렇게 기다리는 수밖에. 초조해하지 말자. 기다리고 지켜봐주는 것이 가장 큰 응원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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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일 13도~29도 맑음



약초농원에서 주문한 어성초 종근이 도착했다. 어성초는 약모밀로 약초 중의 하나다. 잎에서 고기 비린내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뿌리를 알코올에 담가서 화장수로 쓰거나 벌레를 없애는 천연약재로도 쓴다. 잎을 말려 달여먹으면 여성질환이나 아토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토피를 심하게 앓고 있는 개인적 경험으로는 사람마다 그 효과에 차이가 있는듯하다. 십여년 전 상당 기간 상복했지만 변화를 느끼진 못했다. 시간이 지나 몸도 변했을려나. 직접 키워서 다시 한 번 시도해볼 생각이다. 어성초잎은 비린내가 심해 모기를 쫓는데도 사용된다. 그런데 말려서 차로 만들면 이 비린내가 제법 많이 사라진다. 



어성초는 생명력이 강하다고 한다.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데, 한번 번성하기 시작하면 주위가 온통 어성초밭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어성초를 심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 많았다. 다른 작물이 자라는 것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심어보고 잘 퍼진다면 퍼지는대로 뿌리채 캐어서 약재로 쓸 계획을 세웠다. 계획대로 될련지는 모르겠지만, 부지런을 떤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은 종근에서 싹이 나오는 게 먼저다. 지난번 종근을 심었던 감초의 경우엔 거의 전멸이다. 물론 감초는 습한 곳이 아닌 물이 잘 빠지는 토양을 좋아하는데, 집 땅의 여건이 맞지않아 걱정되긴 했었다. 어성초에겐 잘 맞는 땅일테니, 내심 성공하길 기대해본다. 


감초의 실패를 통해 종자의 근본도 중요하지만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게 됐다. 작물의 특성을 잘 살려서 제대로 기능을 살릴 수 있으려면 조건에 맞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개천에서는 송사리가 잘 자라지 용이 나기 어렵다. 물론 환경을 이겨내고 잘 자라는 경우도 간혹 있다. 하지만 그것은 특별한 경우다. 그런데 이 환경조성을 위해선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작물의 특성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의 특성을 아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그것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을 때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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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일 13도~29도 흐리다 밤에 비



시골에선 길가에 아무렇게나 자라는 개복숭아를 볼 수 있다. 그냥 따먹기에는 달콤하지 않지만 청이나 술을 담기에는 괜찮다. 



아직 다 익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익은 것만 반 바구니 정도 땄다. 꼭 매실을 닮았다. 청을 담글 땐 덜 익은 상태로 따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열매가 익는 정도에 따라 성분이 달라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자신에게 필요한 것에 맞추어 익는 정도를 선택하면 될듯 싶다. 



먼저 수확한 개복숭아는 박박 씻어준다. 잔털이 많아 이것을 없애고 꼭지도 따준다. 씻다보니 꽁무니에서 진액이 흘러나온다. 설탕으로 담그면 이 진액들이 스며나와 설탕에 녹는 것일테다. 벌레먹거나 상한 것은 제외하고 좋은 것만 골랐다.



열 소독한 병에 개복숭아와 설탕을 1 : 0.8 정도 비율로 섞어준다. 



보통 1:1로 섞는 경우가 많은데 달콤한 과일류는 설탕을 조금 적게 넣어도 괜찮다. 풀 종류처럼 당 성분이 없는 것들은 1 : 1로 섞어주어야 진액일 잘 빠져나온다.



날이 초여름 날씨인지라 하루만 지나도 설탕이 다 녹아내렸다. 녹지않고 가라앉은 설탕은 잘 저어준다. 지난해 담근 개복숭아청은 주위 사람들에게 조금씩 나누어주었다. 선물하는 재미가 꽤 괜찮다. 올해는 아직 집 뒤의 개복숭아를 담그지 않은 상태다. 완전히 익을 때까지 기다려서 이번에 담근 것과 비교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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