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일 15도~26도 맑음



구기자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보통 새 가지에서 꽃을 피우는데, 이런 특성을 가진 식물들이 많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새 열매는 새 가지에서 나오는가 보다. 새로운 나는 새로운 마음에서 비롯되듯이 말이다. 



구기자꽃도 작긴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참 예쁘다. 멀리서 언뜻 보기보다 가까이 다가가면 예쁜 것들도 많다. 한발짝 다가가기, 상대를 아름답게 바라보는 한 방법이다. 



드디어 진짜 도라지싹이 났다. 처음에 도라지씨앗인줄 알고 뿌렸던 곳에서 올라온 것은 황기였다. 



황기도 제법 자라서 풀과 구별된다. 황기를 심었던 곳에서는 지난해 자랐던 자소엽이 싹을 내서 함께 자라고 있다. 자소엽의 생명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매해 그냥 두면 주위로 점차 자신의 영역을 넓혀간다. 



아무튼 기어코 도라지 싹을 보게 되니 진짜 기쁘다. 도라지 심은 곳 주위의 풀들을 뽑고 또 뽑아서 헷갈리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식물들은 정성을 쏟은 만큼 상대를 대해준다. 그럼에도 더덕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아직 싹을 구별할지 모르니, 풀들도 함부로 뽑지 못하겠고... 도라지싹의 기쁨을 더덕에서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또 이렇게 기다리는 수밖에. 초조해하지 말자. 기다리고 지켜봐주는 것이 가장 큰 응원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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