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일 흐림 12도~25도



푸릇푸릇하던 오디가 점점 빨개지더니 검붉은 모습을 띠고 있다. 바야흐로 열매가 익어가는 시기다. 새들도 모여들어 잔치를 벌이겠다. 어느날 갑자기 아무 것도 없던 곳에서 뽕나무가 자라는 것은, 새들이 오디를 먹고 똥을 싸면서 씨앗이 번진 덕분이다. 인삼도 새들이 열매를 먹고 산에서 똥을 싸, 그곳에서 자라게 되면 산삼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익어간다는 것은 유혹한다는 것이다.   



블루베리도 성질 급한 아이들은 벌써 보랏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올해 유독 꿩들도 주위에 많고 까마귀와 백로가 하늘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것이 수상하다. 블루베리를 새들과 얼마나 나누어먹게 될지. 


열매는 익으면 변한다. 동물과 사람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열매의 달콤함을 주는 대신 씨앗을 퍼뜨려 달라고. 사람도 익으면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다. 아마도 말과 행동을 통해 우리는 사람의 성숙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숙한 이를 통해 우리는 달콤한 위안을 얻는다. 그리고 그 위안은 나에게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 전달될 것이다. 나도 익어가는 중이면 좋겠다. 행복을 퍼뜨릴 잘 익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