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21~32도 맑음


오디청을 담그고 난 후에도 뽕나무에는 오디가 꽤 달려있다. 땅에 떨어진 게 많아 청을 한 병 담기에는 다소 부족할 듯 보였다. 그래서 즐겨마시진 않지만 지인들과 한 잔 장도 나눌 수 있는 오디주를 담가보기로 했다. 



첫날엔 오디를 병에 담아 설탕을 아주 조금 뿌렸다. 15~20% 정도로 오디가 적당히 녹아내릴 정도면 충분하다. 



하루가 지나니 오디가 녹으면서 발효가 일어나고 있다. 



일반 소주로 담금주를 담글 생각이었는데, 집에 25도 짜리 담금주가 있어 이걸 사용했다. 미생물들이 담금주 속에서 '열일' 해주기를 바라며 창고에 보관. 1년 후쯤 꺼내 먹으면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 친구와 함께 담갔는데, 내년 이맘때 다시 찾아 한 잔 나눌 수 있기를 기대했다. 



블루베리와 이것저것에 신경을 쓰는 바람에 체리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었다. 올해 딱 1개 열렸었는데, 맛이라도 볼까 문득 생각이 나서 찾아봤더니.... 이 한 개 마저도 벌레 차지였다. ㅜㅜ 아마도 노랜재 짓 같다. 체리와 블루베리가 시기가 약간 겹쳐 과연 내년에 두 종류의 과수를 잘 관리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힘을 내보자. 노린재야, 블루베리 맛은 어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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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 18도~25도 흐림


과수들이 열매를 맺고 천천히 익어가는 중이다. 



특히 복분자는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익어가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특이하다. 이렇게 따로따로면 열매를 동시에 수확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복분자라는 이름은 오줌을 쏴서 그릇이 엎어질 정도로 정력에 좋다는 설과 열매가 요강의 엎은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주로 알려진 것은 첫번째 설이다. 


현재 복분자는 한 그루 뿐이다. 삽목을 시도했지만 계속 실패했다. 그냥 휘묻이를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다행히 옆에 한 그루가 뿌리 번식으로 조금씩 자라고 있다. 올해는 열매를 맺을 수 없지만 내년에는 열매를 맺지 않을까 싶다. 


한그루에서 나오는 복분자라고 해봤자 운이 좋으면 2키로그램 정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만약 이정도로 나온다면 시험삼아 복분자주를 담가보고 싶다. 올겨울 몸을 따뜻하게 덥혀줄 맛좋은 술을 생각하니 군침이 돈다. 



한 그루는 죽고 살아남은 한 그루의 포도나무에서 포도가 꽤나 열렸다. 향후 어떻게 관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적어도 한 송이는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올해 옮겨심은 둥굴레 6주 가운데 2주에서 열매가 열렸다. 꽃구경을 하지 못했는데 열매가 맺혀 신기하다. 언제 꽃을 피웠다 졌을까. 날마다 관심있게 지켜본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그냥 넘긴 날이 몇일 있었나보다. '하루도 빠짐없이'라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애니 <원펀맨>의 주인공이 초능력을 갖게 된 비결 '하루도 빠짐없이'는 진짜일 것만 같다. 



올해 곧바로 밭에 심었던 골든베리 씨앗은 단 한 개도 발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트레이에 15개 정도를 다시 심었는데 그 중에 4개가 발아했다. 직파까지 따지면 발아율이 10% 정도, 트레이만 따지면 25% 정도 된다. 씨앗이 부실했던 것인지, 발아의 특성을 모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어쨋든 귀하게 얻은 4개의 모종 중 제법 큰 2개의 모종을 옮겨 심었다. 지금이라도 잘 자라주어서 열매를 맺는다면 씨앗이라도 건져서 내년쯤 개체수를 늘려볼 생각이다. 그런데 과연 꽃이라도 구경할 수 있을련지....


열매가 열리고 익어가는 만큼 하루가 다르게 풀이 자란다. 풀과 더불어 작물들을 키우고 있지만, 풀세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풀과의 균형잡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절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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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홍콩무협영화를 사랑한 사람들에겐 소극적으로 추천. 김용 류의 무협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소극적으로 추천. 레트로적 감성에 취하고 싶은 사람에겐 강추. 어설픔과 상투성이 곳곳에 묻어나지만, 그때 그시절을 그리며....


2. 어렸을 적 마교의 습격으로 부모를 잃은 주인공 '정소범'. 마침 그곳을 찾은 천하제일 문파인 청운문의 제자가 되지만 무술 실력은 영 늘지 않는다. 다만 누구인지도 모를 살인자를 대상으로 복수를 꿈꾸는 대신, 옆에 있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만이 가득하다. 그런데 어릴적 습격 사건 때 없애버리라고 건네받은 '서혈주'를 지금껏 간직하다 우연한 사건으로 서혈주가 법기 섭혼을 깨운다. 세상을 지배할 절대적인 힘을 갖게 된 정소범은 마교에게도 청운문에게도 죽임의 대상이 된다. 


3. 이 영화는 소설이 원작이다. 원작의 샤오딩이라는 작가는 팬덤이 형성될만큼 인기가 높다고 한다. [주선]은 소설의 제목이기도 하다. 남자주인공은 중국 아이돌 그룹의 멤버. 원작과 주인공의 힘 덕분인지 지난해 중국에서 추석시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개인적으론 이 정도 그래픽 기술로 관객을 모았다는 것에 놀랐다. 마치 심형래 감독의 [디 워]처럼.) 


4. 개인적으론 정소동이라는 감독 이름을 보고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 [천녀유혼]과 [소오강호]에서 비쳐진 무용같은 무술과 슬픔과 허무감을 드러내는 극의 전개를 좋아했다. [영웅]과 [연인]에선 무술감독이었는데, 정중동의 움직임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 [주선]은 [영웅]과 [연인]류의 움직임이 아닌 30여 년 전 [천녀유혼]과 [소오강호]류의 어설픈 와이어 액션이 비쳐져 실망이었다. 게다가 이야기는 틀에 박혀 감동을 주기에도 미흡하고 흥미를 끌기에도 역부족이었다. 엄청 긴 원작을 압축하다보니 발생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5. 순박한 마음. 무협이야기 속 절대무공의 주인공들을 강하게 만든 원동력은 대부분 순수함이다. 현실 속에서 우리가 대부분 잃고 살아가는 것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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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15도~29도 맑음


언제부터였을까. 올 봄에 새로 심었던 '원황'이라는 배나무의 묘목에 이상한 노란색의 점이 생긴것은. 



자연의 먹이사슬과 생명력에 대한 믿음으로(?) 노란 점을 보고도 무시했다. 배나무가 알아서 이겨낼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도 점은 그대로였고, 오히려 잎 뒷면에 털같은 것이 나오기 시작했다. 노란색의 포자와 함께 말이다.  



도대체 이게 뭐지? 손으로 잡아 뜯어도 뜯기지 않는다. 잎에 꽉 달라붙어서 옴짝달짝하지 않는다. 정말로 정체가 궁금했다. 


배나무 특성과 관련해 이것저것 찾아보니 '적성병'에 걸린 것이었다. 요즘은 붉은별무늬병이라고 부른다. 배나무의 가지나 열매에도 생겨 성장과 수확을 방해하기도 한다. 일종의 곰팡이류로 병원균인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배나무 적성병이 발생했다면 주위 1키로미터 이내에 향나무가 틀림없이 있다는 것이다. 적성병균은 봄에 배나무에 있다가 여름에 향나무로 옮겨가 균사체로 머물러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다시 배나무로 돌아온다. 봄에 바람이 불고 습기가 많을 때 옮겨가는 것이다. 봄가뭄이 심한 시기에는 배나무 적성병이 심하지 않은 이유이다. 올핸 봄에 주기적으로 비가 적당히 내려 적성병균이 옮겨다니기엔 최적의 날씨였다.  


즉, 배나무와 향나무, 습도와 바람이라는 조건이 어우러져야 배나무 적성병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이 있어야 이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이것이 없다'는 불교의 연기법이 생각난다. 세상의 모든 것은 고정되지 않고, 서로 연결되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을 적성병은 말해주고 있는듯하다. 


6월 16일 개성에 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됐다. 무엇이 사무소 폭파라는 사건을 발생시키는 인과 연이었을까. 그리고 이 폭파는 또 어떤 인과 연이 되어 다음 사건을 가져올까. 부디 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방해하지 않는 연기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그러기 위해선 폭파라는 사건에도 불구하고 우린 평화를 위한 인연을 차분히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폭파로 인해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온 평화의 탑까지 폭파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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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5일 16~29도 맑음



블루베리를 본격적으로 수확하는 시기가 왔다. 하루에 3~5키로그램 정도를 따고 있다. 지난주 수확했던 것들은 아는 분들에게 나눠주고, 이번주부터는 주위에 판매를 하거나 얼리기, 또는 청담그기와 같은 가공을 할 생각이다.  


처음으로 시도한 것은 여름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에이드용 블루베리청. 



청을 담글 병을 열 소독하는 것이 번거로워 35도 도수의 담금주로 알코올 소독을 했다. 



그리고 청을 담글 블루베리의 반 정도는 믹서기로 분쇄를 했다. 과일에 설탕을 담그는 것은 삼투압 작용으로 과일 속의 수분을 뺏어오는 것인데, 이렇게 갈아놓으면 그 작용이 보다 용이해진다. 거기에 더해 에이드용으로 쓸 생각인지라 즙과 알갱이가 적절히 섞이는 게 나을 것 같아 시도해봤다. 



분쇄한 블루베리를 병에 담고 설탕을 부은 후, 그 위에 블루베리 생과를 켜켜이 쌓았다. 블루베리와 블루베리 사이에는 설탕을 묻혔다. 



병의 맨 위에까지 블루베리를 가득 담고 설탕을 묻히는 작업을 반복.



마지막엔 설탕을 한 층 두껍게 놓아 변질을 예방한다. 에이드용이라 생과를 걸러내지 않고 탄산수에 함께 넣어 먹으면 좋을듯 싶다. 더운 날씨인지라 열흘 후 쯤이면 블루베리의 물이 다 빠져나와 에이드로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일주일 전에 담갔던 오디청은 설탕이 다 녹고 위에 쌓아둔 것만 조금 남았다. 녹지않고 가라앉은 설탕은 없어 젓지 않고 놔두기로 했다. 



보름 전에 담갔던 덜 익은 개복숭아청은 설탕이 다 녹아내렸다. 아직 덜 익은 것이라 어떤 맛일지 궁금해진다. 조만간 집 뒤의 익은 개복숭아도 수확해서 청을 담가 그 맛을 비교해보아야겠다. 


블루베리는 에이드용이 아닌 청으로만 하나 정도 더 담가두고, 여력이 된다면 잼도 한 번 도전해보아야겠다. 비가 온 뒤라 맛이 약간 밋밋한 것들은 가공으로 제격일듯. 앞으로 날이 계속 맑다고 하니, 블루베리 맛이 더 나아지면 생과로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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