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 18도~25도 흐림
과수들이 열매를 맺고 천천히 익어가는 중이다.
특히 복분자는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익어가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특이하다. 이렇게 따로따로면 열매를 동시에 수확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복분자라는 이름은 오줌을 쏴서 그릇이 엎어질 정도로 정력에 좋다는 설과 열매가 요강의 엎은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주로 알려진 것은 첫번째 설이다.
현재 복분자는 한 그루 뿐이다. 삽목을 시도했지만 계속 실패했다. 그냥 휘묻이를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다행히 옆에 한 그루가 뿌리 번식으로 조금씩 자라고 있다. 올해는 열매를 맺을 수 없지만 내년에는 열매를 맺지 않을까 싶다.
한그루에서 나오는 복분자라고 해봤자 운이 좋으면 2키로그램 정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만약 이정도로 나온다면 시험삼아 복분자주를 담가보고 싶다. 올겨울 몸을 따뜻하게 덥혀줄 맛좋은 술을 생각하니 군침이 돈다.
한 그루는 죽고 살아남은 한 그루의 포도나무에서 포도가 꽤나 열렸다. 향후 어떻게 관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적어도 한 송이는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올해 옮겨심은 둥굴레 6주 가운데 2주에서 열매가 열렸다. 꽃구경을 하지 못했는데 열매가 맺혀 신기하다. 언제 꽃을 피웠다 졌을까. 날마다 관심있게 지켜본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그냥 넘긴 날이 몇일 있었나보다. '하루도 빠짐없이'라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애니 <원펀맨>의 주인공이 초능력을 갖게 된 비결 '하루도 빠짐없이'는 진짜일 것만 같다.
올해 곧바로 밭에 심었던 골든베리 씨앗은 단 한 개도 발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트레이에 15개 정도를 다시 심었는데 그 중에 4개가 발아했다. 직파까지 따지면 발아율이 10% 정도, 트레이만 따지면 25% 정도 된다. 씨앗이 부실했던 것인지, 발아의 특성을 모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어쨋든 귀하게 얻은 4개의 모종 중 제법 큰 2개의 모종을 옮겨 심었다. 지금이라도 잘 자라주어서 열매를 맺는다면 씨앗이라도 건져서 내년쯤 개체수를 늘려볼 생각이다. 그런데 과연 꽃이라도 구경할 수 있을련지....
열매가 열리고 익어가는 만큼 하루가 다르게 풀이 자란다. 풀과 더불어 작물들을 키우고 있지만, 풀세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풀과의 균형잡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절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