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홍콩무협영화를 사랑한 사람들에겐 소극적으로 추천. 김용 류의 무협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소극적으로 추천. 레트로적 감성에 취하고 싶은 사람에겐 강추. 어설픔과 상투성이 곳곳에 묻어나지만, 그때 그시절을 그리며....
2. 어렸을 적 마교의 습격으로 부모를 잃은 주인공 '정소범'. 마침 그곳을 찾은 천하제일 문파인 청운문의 제자가 되지만 무술 실력은 영 늘지 않는다. 다만 누구인지도 모를 살인자를 대상으로 복수를 꿈꾸는 대신, 옆에 있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만이 가득하다. 그런데 어릴적 습격 사건 때 없애버리라고 건네받은 '서혈주'를 지금껏 간직하다 우연한 사건으로 서혈주가 법기 섭혼을 깨운다. 세상을 지배할 절대적인 힘을 갖게 된 정소범은 마교에게도 청운문에게도 죽임의 대상이 된다.
3. 이 영화는 소설이 원작이다. 원작의 샤오딩이라는 작가는 팬덤이 형성될만큼 인기가 높다고 한다. [주선]은 소설의 제목이기도 하다. 남자주인공은 중국 아이돌 그룹의 멤버. 원작과 주인공의 힘 덕분인지 지난해 중국에서 추석시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개인적으론 이 정도 그래픽 기술로 관객을 모았다는 것에 놀랐다. 마치 심형래 감독의 [디 워]처럼.)
4. 개인적으론 정소동이라는 감독 이름을 보고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 [천녀유혼]과 [소오강호]에서 비쳐진 무용같은 무술과 슬픔과 허무감을 드러내는 극의 전개를 좋아했다. [영웅]과 [연인]에선 무술감독이었는데, 정중동의 움직임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 [주선]은 [영웅]과 [연인]류의 움직임이 아닌 30여 년 전 [천녀유혼]과 [소오강호]류의 어설픈 와이어 액션이 비쳐져 실망이었다. 게다가 이야기는 틀에 박혀 감동을 주기에도 미흡하고 흥미를 끌기에도 역부족이었다. 엄청 긴 원작을 압축하다보니 발생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5. 순박한 마음. 무협이야기 속 절대무공의 주인공들을 강하게 만든 원동력은 대부분 순수함이다. 현실 속에서 우리가 대부분 잃고 살아가는 것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