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7월 27일 맑음 22도~35도


땡볕이다. 가뭄이다. 나무들도 신음하는 듯하다. 잎은 축 처지고 힘이 없다. 집에 심겨진 나무들은 그래도 생기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키큰 풀들이 빼곡한 덕분에 땅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 덕분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이 나무들은 아무리 환경이 나쁘더라도 열매 맺는 일을 포기하거나 주저하진 않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벌레들이 먹긴 했지만, 개복숭아를 조금 땄다. 올해는 벌레먹은 열매를 비닐봉지에 담가 묶어두었다. 열매 속에서 월동을 한 후 다시 나무에 올라가 활동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이다. 괜찮은 개복숭아만으로 청을 담그니 통 하나가 가득 찬다. 2년 전엔 통이 2개까지 찼었는데.... 벌레도 신경쓰고, 가을에는 주위의 칡과 아까시나무도 쳐주어야 할 듯 싶다. 유일한게 1그루 있는 개복숭아인데 귀하게 대접해줘야 하지 않을까? ^^



복분자는 3~4일에 한 번씩 50여 알 정도를 따고 있다. 순치기를 하지 않아 한 그루의 복분자에서 가지들이 수없이 뻗어 열매도 엄청 달렸다. 처음엔 달린 것들은 탁구공만 했지만, 점차 그 크기는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3병 정도 청을 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알이 굵고 좋은 것들로만 수확하기 위해선 적당히 순지르기를 해줘야 할 성싶다. 


이렇게 청을 하나둘씩 담그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뿌듯하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잔뜩 받는 기분이다. 나도 이 자연에게 어떤 선물로 되돌려주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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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7월 26일 맑음 22도~34도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아 가뭄이다. 노지에 심어놓은 작물들은 목이 말라 있다. 수확이 다 끝난 블루베리도 꽤나 목이 마를 것 같다. 이번 주중에 소나기 예보가 있어서 일단 물 주는 것은 하지 않을 작정이다.


블루베리밭 풀베기는 계속이다. 블루베리 뿌리와 가까이 자라난 풀들만 뽑아주고 있다. 



마른 날씨 탓이었을까. 풀을 뽑다보니 일부 블루베리 그루터기에선 풀뿌리가 토탄 덩어리를 꽉 쥔 채 뽑혀졌다. 워낙 물기를 잘 머금는 성격인지라 덩어리 형태로 뿌리에 엉긴 것 같다. 이렇게 뭉쳐있으면 아무래도 공기와 물이 통하지 않아 물리적으로 좋을 것 같진않다. 혹시 이런 부작용으로 블루베리 나무의 가지마름병이 온 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가뭄을 대비하고, 산도를 낮추고, 유기물을 공급하는 차원에서 토탄을 뿌렸지만, 이렇게 뿌리를 움켜쥐고 있다면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1석 3조의 효과와 함께 단점도 드러난 것이다. 


마냥 좋은 건 없는걸까. 혹 마냥 좋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좋았던 것도 퇴색해버리기 일쑤다. 좋은 건 취하고 나쁜건 버리거나 개선시킬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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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7월 22일 맑음 23도~34도 불볕 더위


낫으로 풀을 베다 잠깐 멈칫했다. 보라색 꽃을 발견한 것이다. 



그렇게나 기다렸던 맥문동꽃이다. 만약 꽃을 피우지 않았다면 그냥 풀인줄 알고 베어버렸을 것이다. 특히 이번에 꽃을 피운 맥문동 근처에는 맥문동과 너무나 비슷한 풀들이 즐비해 구분이 어려웠다. 


주위를 둘러보니 꽃을 피운 맥문동이 더 보였다. 



처음에 보았던 맥문동과는 달리 다른 곳의 맥문동은 망초꽃을 비롯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모양새가 꽤 예쁘다. 



맥문동을 심은지 3년 만에 처음 보는 꽃이다. 매년 풀 속에 파묻혀 있어서 풀을 벨 때 함께 베어지는 통에 꽃을 피우지 못했다. 올 봄 처음 풀베기를 할 때 맥문동을 발견하고 주위의 풀들을 뽑아준 덕분에 다행히도 꽃도 피우고 구분도 할 수 있었다. 



맥문동 주위를 정리하고 나니 지금까지 이렇게 잘 살아준 것이 기특하다. 맥문동도 생명력이 강하고 번식력도 뛰어나지만 잡초의 기세를 이기는 것이 쉽지 않았나 보다. 꽃까지 피우고 했으니 주위로 번져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나, 맥문동이야!' 언젠가는 자기를 알아봐 줄 것을 알고 풀 속에서 기어이 꽃을 피워낸 모습이 마치 자신이 맥문동임을 선언한 듯 보인다. 생명이 있는 한 기어코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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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7월 19일 소나기 23도~32도


연일 불볕더위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른다. 이런 더위에도 풀들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정말 대단하다. 



블루베리 나무들은 어느새 풀 속에 파묻혔다. 30~40키로는 더 딸 수 있을 것 같던 열매들도 풀 속으로 사라졌다. 



올해 블루베리밭의 풀을 세 차례 베면서 드러나는 참사? 미처 따지 못했던 블루베리 열매들이 땅에 다 쏟아져 있다. 대부분 새나 벌레들이 건드려놓아서 비바람에 힘없이 떨어진 것들로 보인다. 하지만 꼭 참사인 것만은 아니다. 이 열매들이 썩어서 양분이 되어줄 테니 말이다. 



문제는 풀 속에 파묻혀 있으면서 벌레들이 신이 났다는 것이다. 블루베리잎까지도 먹어치운 흔적들이 이곳저곳에서 보인다. 이렇게 잎을 뺏겨버린 블루베리가 잘 자라날 수 있을지 걱정된다.



하지만 모든게 문제 투성이인 것은 아니다. 새 가지를 내놓고 쑥쑥 자란 블루베리도 몇 그루 마주칠 수 있다. 풀을 버텨내고 잘 자라준 블루베리는 정말 기특하다. 이 나무들의 새가지를 잘라 삽목을 하면 풀 속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블루베리가 되는건 아닐까 상상해본다. 


풀을 베면서 드러나는 블루베리 상태 속에서 절대적으로 좋은 것도, 반대로 절대적으로 나쁜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베어진 풀들은 다시 흙으로 돌아가 블루베리의 양분이 되어 줄 것이다. 자연은 순환이라는 범주 안에서 계속 변화할 뿐이며, 그 변화의 과정이 인간의 마음에 드느냐는 결코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것을 깨우친다. 다만 인간의 마음에 들도록 힘을 가하는 작업이 바로 농부의 일일 뿐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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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7월 15일 소나기 21도~33도


올해 블루베리청을 한 병 만들면서 지난해 만들었던 블루베리청이 생각났다. 병을 보니 7월 2일이 적혀 있으니 벌써 1년이 지났다. 뚜껑을 열어보니 약간 시큼한 냄새가 난다. 무더운 여름을 두번 가까이 넘기다보니 알코올로 넘어가기 일보 직전인 모양새다. 



1.8리터 병에 담근 것을 모아보니 600에서 700미리 정도가 나온다. 탄산수로 희석해서 맛을 보니 다행히도 먹을만 했다. 혹시나 알코올로 넘어가 먹기 불편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말이다. 아무래도 무더위에도 온도가 30도를 넘어가지 않을만한 발효를 위한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 땅굴을 깊에 파서 저장고로 쓰면 좋을텐데 마땅한 곳도 여력도 지금은 없다. 



청을 붓고 남은 블루베리 열매가 아까워서 잼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속에 있던 수분을 다 빼앗겨버린 상태여서 블루베리를 짓이겨도 물이 나오질 않아 잼은 힘들어보인다. 블루베리를 믹서기로 다 갈아서 만들면 가능할 듯 싶지만, 글쎄.... 그냥 청 담그기로 사용한 것으로 만족하는게 나을 성 싶다. 


아무튼 땀을 잔뜩 흘리고 나서 블루베리청을 탄산수에 섞어 마시면 올 여름 갈증은 조금 풀리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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