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7월 27일 맑음 21도~31도



하늘에 난 데 없는 화살표가? 어제 쨍한 하늘에 구름이 다양한 형상을 띠고 나타났다. 문득 <-- 화살표처럼 보이는 구름이 보여 신기했다. 마치 누군가에게 길을 가르쳐 주는 듯이 말이다. 구름이야 화살표를 그리려고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이가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던 이미지를 연상시킨 것에 불과한 일일텐데, 우리가 타인을 이런 관점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허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체리나무밭에 개망초와 망초가 한가득이었다. 어느 세월에 다 정리를 할까 심란했지만, 하루 하루 조금씩 시간을 내서 풀을 베다보니 결국 다 해냈다. ^^



낫으로 풀을 베다보니 올해 유독 선녀벌레가 극성이다. 선녀벌레만큼은 아니더라도 갈색날개매미충도 꽤 많다. 풀 사이 사이 숨어 있던 이 벌레들이 낫질에 놀라 튀어나오면서 옷이며 얼굴이며 달라붙어서 풀을 베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 벌레들을 방제하기 위해선 5월에 작물이 아니라 주위 풀과 나무를 약제로 살포해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간다. 작물보다도 주위 풀과 나무에 훨씬 많이 붙어 있으니 말이다. 


올해 이렇게 극성인 것은 실제 지난해 방제작업을 소홀히 한 탓이다. 지난해 낳았던 알들이 올해 깨어나 활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방제를 잘 하지 못한다면 내년엔 더욱 더 극성일 것이다. 화학농약을 쓰지 않고 있기에 일단 물리적 방법, 즉 손바닥^^으로 때려잡고 있지만, 10%도 잡지 못하는 듯하다. 올 겨울 초입이나 내년 초 봄이 오기 전에 황 등으로 방제를 해서 월동 전 또는 월동 후 알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개망초와 망초 사이 달맞이꽃 하나가 외로이 자라고 있어서, 차마 베지 못하고 놔 두었다. 풀이란 이렇게 애정을 갖게 되면 화원을 구성하는 요소가 되었다가, 미움을 갖게 되면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되는 가 보다. 사물 또는 상대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가가 그 사물 또는 상대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확대해 본다. 애정은 아니더라도 미움은 갖지 않고 상대를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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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7월 23일 21도~28도 흐림


풀 정리를 하다 보니 풀에 감추어졌다 것들이 드러난다. 



맥문동은 보라색 꽃대가 올라왔다. 낫으로 풀을 베다 보면 자칫 맥문동도 함께 베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즘에는 맥문동이 꽃을 피워 구별이 쉽다.보라색 꽃대에 꽃은 아직 활짝 피지는 않은 상태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것이 특별해 보인다. 맥문동은 백합과 식물로 덩이뿌리는 한방에서 소염, 강장, 진해, 거담제, 강심제 등의 약재로 쓴다. 백합 또한 뿌리를 약재로 활용하며, 간혹 음식 재료로도 쓰일 수 있다고 한다. 체리 나무 주위에 백합을 심었지만, 멧돼지가 다 먹어 치운 이후에는 심지 않고 있다. 같은 백합과 이지만 맥문동 뿌리는 다행히 캐 먹지 않았다. 같은 과이지만 멧돼지 입장에서도 백합과 맥문동은 엄연히 다른 개체인 모양이다. 



올해 묘목을 얻어 옮겨 심었던 수국도 꽃을 활짝 폈다. 키가 다 크지도 않은 듯한데도 꽃을 피웠다. 군데군데 노랗게 바랜 부분이 있는데, 병흔인지는 모르겠다. 보통 수국은 땅이 알카리인지 산성인지에 따라서 꽃색이 달라진다고들 하는데, 요즘은 꽃색을 개량한 품종들이 많아 꽃색에 따라 흙의 산성을 판단하는 것은 틀릴 가능성이 높다.


봄에는 사과와 배, 블루베리가 꽃을 피고 여름에는 원추리, 맥문동, 수국이 꽃을 피워 좋다. 가을에 꽃을 보려고 심었던 감국은 아버지가 풀로 알고 없애버린 통에 한 송이도 구경을 못하게 된 게 아쉽다. 


계절 따라 꽃을 피는 것이 다르듯, 아이들도 각자 꽃을 피우는 시기가 서로 다를 것이다. 오매불망하지 말고 믿고 기다리면 자신의 꽃을 활짝 필 것이라 믿는다. 어떤 색의 어떤 모양일지 모르겠지만, 분명 아름다울 것이다. 그나저나 나는 이미 꽃을 피운 것인가, 아직 피우지 못한 것인가. 홀로 생각해보니 조금 더 기다려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느지막이 피는 꽃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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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7월 25일 맑음 23도~32도


연일 풀뽑기 작업이다. 뽑고 뒤돌아서면 다시 풀이 자라 있으니 끝이 없는 일일게다. 추석이 지나고 나면 풀이 자라는 속도가 좀 더뎌지곤 하는데, 그때까지는 별 수 없는 노릇인 것이다.


예전엔 풀을 베기만 했지 뽑지를 않았는데, 올해는 풀 뽑기를 하다보니 새롭게 마주치는 것이 있다. 바로 개미다. 어떤 풀을 뽑으면 뿌리가 뽑히면서 흙이 함께 묻어나오고, 그와 함께 개미들이 쏟아진다.



게다가 지금이 산란철인지 알들이 가득하다. 마치 쌀처럼 보이는 알들이 보이고 주위로 개미들이 쏟아져 나와 경계를 하듯 돌아다닌다. 자칫 모르고 지나치다보면 이 개미들이 발을 타고 올라오거나 풀을 뽑는 손을 타고 올라와 이곳저곳을 물기 시작한다. 따끔거리는 느낌이 오면 어김없이 개미가 있다. 개미들이 너무 많아서 이대로 놔두면 안되지 않을까 싶은데,,, 달리 대책이 없다. 붕산과 설탕을 섞어서 놔두면 개미 퇴치에 좋다고 하는데, 어떨 때는 개미들이 먹는 것 같고, 어떤 곳에서는 전혀 다가오지도 않는다. 개미 퇴치가 쉽지 않다. 


베트남에서는 개미알을 요리 재료로 쓴다고 한다. 물론 아무 개미알이 아니라 검은뿔개미의 알을 주로 쓴다고 하는데, 튀김이나 볶음밥 재료 등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만약 우리나라도 개미알 요리가 발달했다면, 그야말로 요리 재료가 사방에 깔려있는 셈이니 ^^; 이렇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 즐거워할 일일 것이다. ㅋ 


개미를 볼 때면 항상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가 떠오른다. 마지막 결말의 반전이 주는 충격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강렬했다. 그리고 개미의 생명력 또한 그렇게 강렬한 듯 보인다. 작물에 피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좋겠는데.... 이런 동물들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닐지니, 사람의 뜻대로 움직이지도 않을테고. 아무튼 너무 퍼지지 않고 적절하게 개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붕산+설탕+빵가루 라는 대책을 계속 써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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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아빠 2022-07-26 14: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려 주시는 내용들 잘 보고 있습니다.

하루살이 2022-07-26 15:09   좋아요 1 | URL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 있다면 다행입니다. ^^
 

22년 7월 24일 22도~28도 비온 후 흐림


금화규 모종을 키워서 심은 것과 지난해 금화규를 심었던 곳에 씨앗이 떨어져 자연적으로 발아가 되어서 자란 금화규 간에는 성장의 차이가 보인다. 



모종을 키워서 밭에 옮겨심는 것은 공간의 활용 측면에서 효율이 높다. 밭에 작물이 남아 있을 때 다른 곳에서 모종을 키운 후 밭이 비워졌을 때 옮겨 심음으로써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시기의 조절이다. 적당히 자란 모종을 밭에 바로 옮겨심음으로써 수확시기도 앞당길 수 있는 것이다. 수확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아무래도 수확물이 쏟아지는 시기를 피해 값을 더 잘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연발생적으로 자란 금화규는 일종의 직파라고 할 수 있다. 즉 작물이 자랄 곳에 애당초 씨앗을 뿌려 싹을 틔워 자라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종을 키운 것 만큼의 시간에서 차이가 나 성장 속도가 뒤처진다. 올해 금화규의 경우엔 현재 키의 차이가 두 배 가량 나고 있다. 모종으로 키운 것은 허리께까지 자랐는데, 직파된 곳은 겨우 무릎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다보니 꽃의 수도 차이가 난다. 모종을 심은 곳은 꽃이 한 창 피어나고 있지만, 직파된 곳은 가끔 꽃을 피워내고 있다. 더군다나 아직 키가 덜 자랐음에도 꽃을 피워내다보니, 성장이 더 더디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직파의 장점도 있을 것이다. 옮겨심는 과정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씨앗이 나고 자랄  때까지 한 곳에 있다보니 적응이 잘 되어 보다 건강하게 자랄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이건 추론일 뿐이다. 실제 더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지는 관찰해보아야 한다. 



모종과 직파 간의 차이는 그렇다치고, 저절로 자란 금화규는 실제 도라지 씨앗을 심은 곳이었다. 풀은 물론이거니와 금화규에 묻혀서 어디서 자라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게 된 도라지를 위해 풀을 제거해 주었다. 도라지도 키를 잘 키우면서 자라기 때문에 조금만 풀을 제거해줘도 풀을 이겨낼 힘을 갖게 된다. 도라지가 쑥쑥 자라면 풀 뽑을 일이 줄어드니, 얼른 얼른 자랐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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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년 7월 21일 비 22도~24도

  • 비가 잦으면서 배수가 잘 되지 않는 찰흙에 심겨진 참깨 중 일부는 시들시들해지고 있다. 아무래도 뿌리가 썩어가는 중이 아닐까 생각된다. 흙은 물리적으로도 흙이라는 고상 이외에 공기와 수분이 적절하게 있어야 한다. 흙 50%, 공기와 수분이 25% 정도가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렇게 장맛비가 계속 오게 되면 공기 부분까지 물로 차면서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하게 된다. 물이 잘 빠지는 흙이 아니라면 유기물이 풍부해야 흙 속의 간극이 생겨 물을 적절히 빠져나가게 하고 공기가 들어찰 수 있다. 또한 유기물은 흙 속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미생물의 다양한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재료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작물이 자라기에 좋은 흙이 되기 위해선 유기물이 풍부해야 한다. 참깨가 시들시들해지는 것을 보니 아직 흙 속 유기물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겠다. 계속해서 유기물을 땅에 투입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비가 오는 통에 벌레를 잡는 방제 작업을 계속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번 마늘추출물과 BT제가 얼마나 효과를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체수가 조금은 줄지 않았을까 싶다. 이럴 때 연이어 계속 방제작업을 해주면 그 효과가 훨씬 잘 나타날 터인데, 비가 문제다. 
잠깐 비가 그치는 사이에라도 방제작업을 해야 할 성 싶어 채비를 했다. 이번엔 마늘추출물에 목초액을 섞어 봤다. 목초액은 나무를 태워 숯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연기를 액화한 것으로, 의약품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화학농약 대신 이용할 수 도 있다. 다만 목초액에 유해물질이 있어 숙성해서 써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직접 성분검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오늘 쓰는 목초액은 4년이나 묵혀둔 것이다. 


지난번 천연약제를 뿌렸을 때는 선녀벌레가 흠뻑 약을 맞았을 때 효과가 조금 나타났었다. 갈색날개매미충은 멀리 도망가 버리기 일쑤였다. 이번 목초액을 첨가한 천연약제에서는 갈색날개매미충에도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 여러 번의 경험이 아니라 단정지을 순 없지만, 도망가던 갈색날개매미충을 쫓아가며 약을 뿌렸더니 듬뿍 맞게 됐을 땐 효과를 보였다. 그렇다하더라도 워낙 도망을 빨리 가버리기 때문에 약효를 보기가 쉽지 않다. 알을 낳기 전 2주 정도 계속해서 방제작업을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박멸까지는 못 가겠지만, 작물에 큰 해를 입히지 않을 정도 만큼의 통제가 가능할 정도의 적정 개체로만 줄어들어도 좋을 것 같다. 당분간 새벽엔 방제, 해질녘엔 예초 작업이 계속될 듯하다. 밭의 균형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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