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7월 23일 21도~28도 흐림


풀 정리를 하다 보니 풀에 감추어졌다 것들이 드러난다. 



맥문동은 보라색 꽃대가 올라왔다. 낫으로 풀을 베다 보면 자칫 맥문동도 함께 베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즘에는 맥문동이 꽃을 피워 구별이 쉽다.보라색 꽃대에 꽃은 아직 활짝 피지는 않은 상태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것이 특별해 보인다. 맥문동은 백합과 식물로 덩이뿌리는 한방에서 소염, 강장, 진해, 거담제, 강심제 등의 약재로 쓴다. 백합 또한 뿌리를 약재로 활용하며, 간혹 음식 재료로도 쓰일 수 있다고 한다. 체리 나무 주위에 백합을 심었지만, 멧돼지가 다 먹어 치운 이후에는 심지 않고 있다. 같은 백합과 이지만 맥문동 뿌리는 다행히 캐 먹지 않았다. 같은 과이지만 멧돼지 입장에서도 백합과 맥문동은 엄연히 다른 개체인 모양이다. 



올해 묘목을 얻어 옮겨 심었던 수국도 꽃을 활짝 폈다. 키가 다 크지도 않은 듯한데도 꽃을 피웠다. 군데군데 노랗게 바랜 부분이 있는데, 병흔인지는 모르겠다. 보통 수국은 땅이 알카리인지 산성인지에 따라서 꽃색이 달라진다고들 하는데, 요즘은 꽃색을 개량한 품종들이 많아 꽃색에 따라 흙의 산성을 판단하는 것은 틀릴 가능성이 높다.


봄에는 사과와 배, 블루베리가 꽃을 피고 여름에는 원추리, 맥문동, 수국이 꽃을 피워 좋다. 가을에 꽃을 보려고 심었던 감국은 아버지가 풀로 알고 없애버린 통에 한 송이도 구경을 못하게 된 게 아쉽다. 


계절 따라 꽃을 피는 것이 다르듯, 아이들도 각자 꽃을 피우는 시기가 서로 다를 것이다. 오매불망하지 말고 믿고 기다리면 자신의 꽃을 활짝 필 것이라 믿는다. 어떤 색의 어떤 모양일지 모르겠지만, 분명 아름다울 것이다. 그나저나 나는 이미 꽃을 피운 것인가, 아직 피우지 못한 것인가. 홀로 생각해보니 조금 더 기다려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느지막이 피는 꽃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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