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끝의 버섯
애나 로웬하웁트 칭 지음, 노고운 옮김 / 현실문화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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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이 책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단은 여기다.

생물이 생존하는 방식이 역사적으로 우연히 발생한 이종 간 관계interspecies relationships에 의존한다고 본다. 즉 생물종은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단위가 아니며, '순수한' 자기 성분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모든 생물종은 다른 생물종과의 관계를 형성하며 서로의 신체를 오염시키면서 공진화했고 공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종 간의, 다종 간의 관계맺음은 우연적인 사건이기에 그것의 결과 또한 일관적이지 않고 불확정적이며 다양하다. 송이버섯 곰팡이가 여러 지역으로 이동해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소나무 뿐 아니라 다양한 나무들과 관계를 맺으며 다양한 냄새와 색깔과 모양을 가진 송이버섯이 생겨나는 것처럼 말이다.(518쪽)

인간의 손길을 허락하지 않는 송이버섯이 상품이 되었다가 선물로 변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문명(?)의 삶을 거부하고 채집인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했다. 곰팡이가 바위를 소화해 식물에게 양분을 제공하는 이야기에서는 묘한 감동이 느껴지기도 했다 .

인간에 의한 자연 파괴와 그로 인한 기후 위기를 인간에 대한 비난과 절망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공존의 삶으로 바꾸어가야 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사유지처럼, 아니 사유지만큼 공유지 또한 인본주의의 산물이라는 지적도.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고, 인간들만으로 살아갈 수 없으며, 결국엔 비인간, 다른 생물종과의 관계맺음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새로운 환경 속에서 공존해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번역가 노고운님의 해제를 먼저 읽었으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을 3초간 했다. 좋은 책을 번역해주신 번역가님, 두꺼운 책을 출간해주신 출판사에 감사드리고, 너무도 근사한 버섯책을 여성주의 책으로 선정해주신 다락방님께도, 그리고 같이 읽어주신 알라딘 이웃님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급, 연말 시상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정을 넘기는 늦은 시간까지 시청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는 단발머리 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의 엘리트 계층은 일본 자본(그중 일부는 전후 배상금으로 한국에 전달되었다)의혜택을 받는 것에 기뻐했다. - P215

그래서 송이버섯은 장기적인 관계를 가질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 주는 이상적인 선물이다. 공급업자는 송이버섯을 자신들에게 일거리를 맡기는 회사에 준다. 한 식료품업자는 어떤 종교로새롭게 개종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신적 지도자에게 바치기 위해송이버섯을 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송이버섯은 진지한 헌신의 표시다. - P233

이 책에 담긴 나의 생각 중 두 가지가 특히 중요하다. 첫째, 소외는 자본주의적 자산이 형성될 수 있는, 얽힘이 풀린disentanglement형태다. 자본주의 상품은 다음 단계의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발판으로 사용되기 위해 생활-세계에서 제거된다. 그 결과 중 하나는무한한 필요다. 다시 말해서 투자자가 원하는 자산의 크기에는 한계가 없다. 따라서 소외는 축적, 즉 투자 자본의 축적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이 나의 두 번째 관심사다. 축적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소유를 권력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자본이 있는 사람들은 공동체와 생태계를 전복시킬 수 있다. 자본주의는 통약성commensuration이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가치 형태들은 차이의 거대한순환 회로를 가로지르면서도 번창한다. 돈은 투자 자본이 되고, 이는 더 많은 돈을 낳을 수 있다. 자본주의는 인간 및 비인간의 방식을 모두 포함하는, 모든 종류의 생계 방식으로부터 자본을 생산하기 위해 작동하는 번역 기계다. - P245

많은 사람이 곰팡이가 식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동물에 더 가깝다. 곰팡이는 식물처럼 햇빛을 통해 영양분을 만들지않는다. 동물과 같이 곰팡이는 먹을 것을 찾아야만 한다. ...물에서만이 아니라 마른 땅에서도 식물이 자라는 이유는 지구의 역사가 펼쳐지는 동안 곰팡이가 바위를 소화하면서 식물이 섭취할 영양분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박테리아와 함께 곰팡이는 식물이 자라는 흙을 만들었다. 또한 곰팡이는 나무를 소화한다. - P252

그들은 "연구할수록 공생symbiosis은 예외가 아니라 ‘규칙‘인 것 같다....자연은 개체나 게놈보다는 ‘관계‘를 선택하는 것 같다"라고 썼다." - P261

아마도 내가 이러한 붕괴 현상을 포장하려고 하거나 레몬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들려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전혀 그렇지않다.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대규모의, 상호 연결된, 막을 수 없어 보이는 숲의 황폐화이고, 가장 지리적으로, 생물학적으로, 문화적으로 독특한 숲조차도 여전히 파괴의사슬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동남아시아에서처럼 사라지는 숲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간신히 쓰러지지 않고 서 있는 숲에도 영향을 미친다. 만약 우리의 모든 숲이 그러한 파괴의 바람에 뒤흔들린다면, 자본주의자가 그 숲을 원하거나 내팽개치거나 간에 우리는 흉물스럽고 불가능하게 된 상태의 그 폐허에서 살아가야 하는 도전을 받게 된다. - P379

진보 이야기를 빼면 세상은 무서운 곳이 된다. 폐허는 버려졌다는 공포를 담아 우리를 노려본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지구를 파괴하지 않는 것은 더 어렵다. 다행히 여전히 인간과 비인간의 일행이 함께 있다. 파괴된 우리 풍경들의 제멋대로 자란 변두리를자본주의적 규율, 확장성, 그리고자원을 생산하는 방치된 플랜테이션 대농장의 가장자리를 여전히 탐험할 수 있다. 우리는 잠복해 있는 공유지의 냄새를 그리고찾기 힘든 가을 향기를 여전히 붙잡을 수 있다. - P497

그리고 들이는 노력과 시간에 비해 그 금전적 대가가 매우 낮다. 그런데도 한국의 출판 시장을 살펴보면 너무나 많은 외국 서적이 훌륭하게 번역되어 있다. 신자유주의적 인간이 되지 못한 사람들, 즉 현재 우리 사회의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거나 못하는 사람들이 번역을 하고 있고, 그 사람들의 수가 아주 많다는 뜻이 아닐까? 물론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번역은 주변자본주의적이다. - P529

나도 모르죠. 하나의 생물종은 잠재적으로 유전적 물질을 교환할 수 있는,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유기체 집단입니다. 이것은 성교를 통해 번식하는 유기체에 적용됩니다. 그래서 생물 복제lone를 통해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가 일어나는 식물에서부터 이미 생물종 개념에 문제가 생깁니다. ㆍ 척추동물에서 자포동물로, 산호로,... - P413

벌레로 이동하면, DNA 교환 방식과 집단 형성 방식이 우리와 매우 달라집니다. 곰팡이나 박테리아로 가면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의 기준으로 본다면 완전히 이상합니다. 수명이 긴 복제 생물은 갑자기 성적sexual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큰 덩어리의 염색체 전체에 도입되는 이종 교배가 가능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다배체화 또는 염색체 복제도 이루어집니다. 다른 박테리아를 수용하는 것을 뜻하는 공생화symbiotization를 하기도 하는데, 다른 박테리아 전체를 자신의 일부로 만들 수있거나 다른 박테리아의 DNA 중 일부분을 자신의 게놈으로 변환할 수 있을 때 발생합니다. - 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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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11-02 15: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단발머리 2024-11-02 16:45   좋아요 1 | URL
😜😝🤣😍

다락방 2024-11-02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꺅 >.<

단발머리 2024-11-03 10:14   좋아요 0 | URL
😜😝🤣😍

건수하 2024-11-03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단발머리 2024-11-03 15:00   좋아요 0 | URL
☺️😉😜😎😍
 


























그냥 한강 작가님 아니시고,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님의 책이 드디어 우리집에도 왔다!



큰애랑 나랑 사이좋게 두 권씩 골랐다. 올봄에 『채식주의자』 읽겠다고 집에 책 있냐고 물어서 집에 책 없다고, 나도 도서관 책으로 읽었다고 하면서 책 안 사줬던 엄마. 이번에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직후 무거움이 남다르다 말 한 마디 던져주고 책 안 사 줬던 엄마, 경기도교육청과 무엇이 다르냐 해서, 그러는 너는 한강 작가님 <독자와의 만남>이 기숙사 바로 앞에서 열렸는데도 안 가지 않았느냐, 티격태격 다투는 와중에 책은 잘 도착했다.

자랑하고 싶은 것은 한강 작가님의 책들과 그리고 태블릿 거치대인데 거치대는 잘 안 보인다. 야무지게 쌓아두고 그저께는 집에 오는 길에 도서관에 들러 읽으려고 찜해 두었던 책들을 대출해왔다.












세상은 아파트 세상인데, 그 중에서도 분홍색 아파트가 대세인지라 아파트책 빌렸다. 베스트셀러만 좋아한다고 나를 탓하는 사람들에게 고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소설들이 모두 다 베스트셀러다. 그래, 나는 베셀 읽는 사람이다. 그래서 어쩔텐가.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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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11-01 1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노래 처음 나오자마자… 뜰줄 알았던…. 지독한 엠제트.. 쟝쟝

단발머리 2024-11-01 11:39   좋아요 1 | URL
춤은 못 따라해도 노래는 좀 불러줘야지요. 1일 2회씩 플레이하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11-01 11:41   좋아요 1 | URL
달리기할때 좋습니다. ㅋㅋㅋ 내 심장의 비트 ㅋㅋㅋ 단발님의 한강 구매를 칭찬합니다. 여수의 사랑과 어둠의 사육제를 함께 읽어주세요. (최애)

단발머리 2024-11-01 11:46   좋아요 1 | URL
어? 어둠의 사육제라고요? 처음 듣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찾아보니 여수의 사랑 다음 단편이군요.
거시기.... 그 아크릴 키링 말이에요. 흔들거리면서 소리가 많이 나서 별로인데요. 아, [소년이 온다] 아크릴 키링은 좀 갖고 싶네요. [작별하지 않는다]를 사야 합니다. 일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11-01 14:03   좋아요 2 | URL
서재에서 쟝님이 로제 아파트 얘기한 거 처음 보고
로제가 아파트 리메이크 한 줄 알았...

그런데 며칠 뒤부터 유튜브에 막 보이더라고요 ㅎ
덕분에 딸이랑 대화하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서재에서) 트렌드리더 인정~

- 아이브의 러브다이브도 쟝님 글에서 처음 봤던 자 ㅋㅋ 애가 엄마 그 노래 어떻게 아냐며 ㅋㅋㅋ

잠자냥 2024-11-01 1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경기도교육청과 갑자기 비교당한 단발머리 님...ㅋㅋㅋㅋㅋㅋ
띠지 부럽네요.

단발머리 2024-11-01 12:11   좋아요 1 | URL
저는 그렇게 억울함을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띠지 예쁘죠? 문학과지성사의 저 금마크 띠지가 제일 뽀대납니다!!!

망고 2024-11-01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파트 계속 듣고 있어요 이 노래가 뭔가 향수를 자극해요 어릴때 듣던 브릿팝들이 떠올라서요ㅋㅋㅋㅋㅋ
저도 채식주의자 도서관에서 빌려봤다가 내 스타일이 아니구나 하고 책은 안 샀었는데 이번에 반성하고 얼른 샀습니다 다시 자세히 읽어보겠어요😄

단발머리 2024-11-02 18:10   좋아요 1 | URL
저는 채식주의자 읽었고, 희랍어의 시간을 도중에 멈췄거든요. 이제 차근히 읽어가야 하는데, 마음의 준비 필요할 듯 싶고요.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아아아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1-01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여기오니 아파트 좋다고 듣는다는 분들 다 모여있네요. 제 현실에서는 아파트 노래 나오기 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어디서나 아파트 나와서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말이죠. (젊은 여성 회사동료) 아, 저는 그 노래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님이 말씀하시지 않았다면 태블릿거치대 못보고 넘어갔을 것 같아요. 언급하셔서 어? 태블릿거치대가 있었어? 하고 사진 다시 보니 그제야 보이네요. 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24-11-02 18:12   좋아요 0 | URL
어디서나 아파트 나와서 싫어할 수도 있겠네요. 저는 퇴근하고 와서 1일 2플레이 합니다. 로제 예쁘고 브루노는 귀엽고 그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태블릿 거치대는 아직 크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1-01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권 주문하셨다더니 왜 네권이 왔나요? ㅋㅋㅋ
아파트..저 아직 못 들어봤어요. 너무 귀에 맴돈대서 안 듣는 게 나을까 싶기도..

단발머리 2024-11-02 18:14   좋아요 0 | URL
그게 말이지요 ㅋㅋㅋㅋㅋㅋ 가격도 맞추고 선물도 받고 이래저래 그렇게 됐습니다. 아직도 한강 작가님 책 구매 안 하게 많아서요. 서둘러야 한답니다.

아파트, 한 번만 들어주세요. 진짜 너무 신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4-11-01 2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애국의 계보학> 너무 좋았어요!! 단발머리님의 후기도 넘 궁금해져요!!

단발머리 2024-11-02 18:15   좋아요 0 | URL
달자님의 기다림에 보답하려면 얼른 읽어야할텐데요. 일단 빌려오기는 했는데, 다른 책들이 밀려있어서요.
새치기 해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일단 예습편으로 달자님의 <애국의 계보학> 페이퍼 찾으러 갑니다.
 












『세계 끝의 버섯』을 읽고 있다. 많이 읽었고, 조금 남았다. 열심히 읽고 계신 분들, 뽜야!!

지난번에 다락방님의 페이퍼에 댓글을 달고 다락방님이 대댓글을 달아 주셨는데, 그 대화가 자꾸 생각났다.


프롤로그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삶이 엉망이 되어갈 때. 첫 어절은 삶이. 두번째는 엉망이. 세번째는 되어갈. 네번째는 때.

삶은 종종 엉망이 되어간다. 엉망의 기준은 다 가지각색이어서 다른 사람이 보기에 모든 것을 가진 듯 해도 자신의 삶이 엉망이라 느낄 수 있고. 특별하지 않은 삶, 부족한 것이 많은 삶 속에서도 '이정도면 괜찮다'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원하는 삶의 모형이 안분지족과 안빈낙도는 아니지만, 100%의 충족과 만족이 불가능한 욕망을 마냥 날뛰게 할 수는 없기에. 삶 속에는 부족함으로 인한 아쉬움, 더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남아있을 수 밖에 없다.




지난주 토요일에 다리미 아내로 변신했을 때, 정희진쌤의 매거진 <공부>의 7월호 <"내가 말했던 것은 내가 생각한 것이 아니다" - 푸코의 '담론'>을 들었다. 말의 물질성에 대한 부분이 좋았다. 제대로 이해한 건지 확인하기 위해서 한 번 더 들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이미 2번 들었음), 그 에피소드와 관련해서는 오히려 이 성경 구절이 머리속을 맴돌았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요한복음 1장 14절)


여기에서 '말씀'이란 발화로서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 그 자체인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창조 이전부터 함께했던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 이 말씀은 곧 예수 그리스도이다. 하나님이신 그 분이 인간이 되어 인간에게로 찾아오셨다.


기독교는, 그리고 그 뿌리가 되는 유대교는 특히 말이 중요한 종교이다. 신심이 깊으신 우리 엄마는 부정적인 이야기 하는 것을 싫어하시는데, 엄마의 근거 역시 성경 말씀이다.


그들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내 삶을 두고 맹세하노라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 (민수기 14장 28절)


나도 모르게 툭 부정적인 말을 내뱉었을 때, 엄마는 득달같이 달려와 혼을 내시면서 내게 '취소!'를 요구하신다. 동의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어서 '취소!'를 외쳤던 나. 정작 엄마가 되자 아이들이 부정적인 말을 할 때, 엄마처럼 '취소'를 외치고 있더라는. 이를테면, 시험을 잘 못 보고 왔을 때. 몇 개 더 틀린 정도가 아니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못 보고 왔을 때, 아이들은 쉽게 '망했어."라고 말한다. '망했어'는 우리집에서 용납되는 단어가 아니다. 취소! 망했어! 그래도 그런 말하면 안 돼! 망했다고, 진짜로! 그래도 안 돼! 망한게 어딨어, 다음에 또 잘 보면 되지. 다음에 잘봐도 안돼. 아무튼 취소! 취소해! 취소!를 말한다고 해서 그 말이, 우주로 뻗어나간 그 말이 진짜 취소되는 건 아니지만, 나는 끝까지 우리 엄마처럼 행동한다. 나는 '망했어'를 입 밖으로 내지 못하게 하는 엄마다.

그런데도,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데도 가끔은 그럴 때가 있다. 망한 것처럼 느껴질 때. 삶이 엉망이 되어갈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마음. 도대체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 해결책은 너무나 멀어보이고. 문제의 해결이, 상황 타개가 내 힘으로는 안 되는 그런 순간. 그럴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저자의 이 문장이 좋았던것 같다. 가끔, 우리의 삶은 엉망이 되어 간다는 것. 그럴 수 있다는 것. 이런 고통, 난관, 역경이 순간이 아니라 기본값이라는 것. 인생은 곧 고통의 연속. 삶이 지속되는 한 계속 그럴거라는.

송이버섯은 심하게 교란된 숲에서만 자란다. 송이버섯과 소나무는 일본 중부에서 짝을 이루며 서식하는데, 둘 다 심각한 산림 벌채가 행해진 곳에서만 자란다. (102쪽)


심각한 산림 벌채 이후의 산. 민둥산. 허전하고 볼썽사나운. 엉망진창인 모습. 황무지처럼 버려진. 버려진 모습의 산. 그런 산에서 송이버섯이 자란다.

사피엔스가 지나는 골목골목마다 대형 포유류등은 멸종했다. 먹을거리 빼놓고는 모두 쓸어버리는 인간의 무자비함. 경작할 땅을 얻기 위해 산에 일부러 불을 내는 인간들. 숲 속 깊숙히, 더 안쪽으로, 안쪽으로 인간은 침략과도 같은 전진을 계속 이어가고, 인간의 손길, 인간의 발길이 닿는 곳은 어김없이 손상당하고 훼손된다. 하지만.

교란을 생각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인문학자는 교란을 손상과 관련짓는다. 그러나 교란은 생태학자가 사용하는 개념으로, 항상 나쁜 것만도 아니고 항상 인간에 의한 것도 아니다. 인간이 일으키는 교란은 생태 관계를 유발하는 독특한 능력이 아니다. 게다가 교란은 하나의 시작으로, 항상 도중에 일어난다. 즉, 교란이라는 용어에는 교란 이전에는 조화로운 상태였다는 전제가 없다. 교란은 다른 교란을 뒤따른다. 따라서 모든 풍경은 교란되어 있고, 교란은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이 용어의 범위를 제한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교란에 대해 질문하면서 풍경의 역학을 탐구하고 논의를 계속할 수 있다. 교란이 심각한지 아닌지는 뒤따라 일어나는 배치들의 재구성을 통해 해결될 문제다. (284쪽)


교란과 손상을 관련지어 생각하는 사람(인문학자 뿐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교란은 다른 교란을 뒤따른다. 즉, 이전의 상태 역시 안정적이고 완전한 상태라 말할 수 없다. 불확정적인 지금 여기의 응축이 바로 지금의 우리인 것처럼, 비인간도 자연도 그러하다. 교란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결국 엄마의 말이 옳다는 뜻일까. 망했어도 망한것은 아니며, 망했어도 다 망한 것은 아니라는. 망했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망했다고 해서 다 포기할 필요도 없다는. 망은 망이 아니니 망이라 할 필요조차 없다는.



뭐야. 이 페이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삘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주의사항: 망은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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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0-30 1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제가 오늘 이 책을 밤을 새서라도 완독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며,
아 좋습니다. 저는 이 책이 좋은 여러가지 이뉴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교란이에요. 저도 교란과 손상을 관련지어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 이 책은 그게 그게 아니라니까? 그게 꼭 그런게 아닐 수 있어, 라고 말해주어서 말이죠. 저도 밤을 새서 다 읽고(과연..) 글을 하나 써보도록 할게요.
단발머리 님,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단발머리 2024-10-30 19:09   좋아요 0 | URL
밤을 새서라도~~ 에서 제가 엑스를 ㅋㅋㅋㅋ 누릅니다ㅋㅋㅋㅋㅋㅋㅋ왜냐하면 저도 아직 좀 남았는데 저는 뒷심이 부족한 사람이라 아무래도 11월로 넘어갈 듯 하고요.

사실 자본주의의 변형 내지는 개발정책의 모순 같은 것에 대해 쓰고 싶었는데, 생각이 다듬어지지가 않더라구요.
일단 프레첼(갈릭버터맛) 먹으면서 정진해 보겠습니다. 뽜야!!

독서괭 2024-10-30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저희 애들도 요즘 망했다라는 말을 많이 해서, 저는 ˝인생 그렇게 쉽게 망하지 않어~˝ 합니다. 단발님은 취소를 외치시는군요. 귀엽.. ㅎㅎㅎ

단발머리 2024-10-30 20:29   좋아요 2 | URL
인생 그렇게 쉽게 망하지 않죠 ㅋㅋㅋㅋㅋㅋ 맞아요. 옳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엄마에게 ‘취소!‘를 배워서요. 우리 애들은 저보다 ‘취소!‘가 늦습니다. 얼마나 안 할려고 하는지요. 전 진짜 빨리 한단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했어! 취소해! 취소! 거의 자동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하수 2024-10-30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님 페이퍼 읽고 나니 저도 빨리 읽고 싶어집니다.
전 요즘 ‘고래가 가는 곳‘ 읽고 있는데 ‘세계 끝의 버섯‘의 논리와 비슷한 개념들이 나와서 일단은 재밌게 읽고 있지만 고래들에 대해 깊이 알게 되고 나니 마냥 또 재밌지만은 않은 이중적인... 무거운 마음이거든요.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지만 저도 다듬어지지 않아 반납일이 다가오는데 어쩔까 고민이 됩니다.
최대한 읽고 이 책도 얼른 도전해 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24-11-01 11:41   좋아요 0 | URL
고래가 가는 곳, 은하수님도 정희진쌤 매거진 듣고 읽으시는 걸까요? 저도 대출했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제가 찜!은 좀 빠른 편이거든요. 시작 못 하고 반납했습니다 ㅠㅠ
이 버섯책이랑 연결된다니 급 아쉬워지는 마음... 다시 대출해야겠어요.
은하수님의 버섯 리뷰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우리의 최대 고민은 역시나 반납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은하수 2024-11-01 13:48   좋아요 1 | URL
어제 도서관 검색해보고
다른 도서관에 책이 가만히 다들 있길래 반납하고 다시 빌려왔어요. 예약자도 없어요 ㅋ~~~
역시 저도 정희진 쌤 듣고
사지않고 빌렸어요.
원체 비싸니...
근데 이 책이 생각보다 전 재밌더라구요. 고래에 대해 원없이 알게 됐는데 이걸 리뷰로 쓰려니 또 쉽지 않네요 .. ^^

단발머리 2024-11-02 18:16   좋아요 0 | URL
저도 다시 도서관 홈피 들어가 봐야겠어요. 제가 빌려왔을 때 보니 완전 새책이더라구요. 아무도 아직 안 읽은 듯.
근데 저도 그냥 돌려보내서 미안하기 짝이 없습니다ㅋㅋㅋㅋㅋㅋ
은하수님이 재미있다고 하시니 저도 궁금하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고래 이야기 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책을 못 읽었다. 아침-빨래-설거지-점심-빨래-청소-저녁-설거지-다림질. 점심 시켜 먹었는데도 그랬다. 나처럼 살림에 손 안 대는 사람도 이럴진대, 야무진 살림꾼들은 다들 어떻게 사시는건지. 아니다. 그 분들은 나랑 다르지. 그 분들은 손이 빠르지. 빠르다, 그 분들은. 나는 느리고. 나는 손이 느린 사람이다.

소설을 읽을 때의 감동을 기쁨이나 즐거움만으로 한정짓는 건 불가능하다. 슬픔도 걱정도, 염려도 미움도 모두 소설이 주는 감정일테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느끼게 될 기쁨이나 먹먹함이 10이라 했을 때, 나는 18페이지에서 그런 감정 총량의 4.3을 느껴버렸다. 먹먹하고 암담했다. 나만 그런 건 아니다. 올리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루시는 감정의 격동이 일어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소설을 읽을 때, 소설 속 인물에게 자신을 대입하는 건, 소설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 중 하나다. 주인공에 자신을 대입시키기도 하고, 주인공이 아닌 사람에게 스스로를 대입시킬 수도 있다. 스트라우트의 문장을 따라가면서 나는 올리브가 될 수도, 루시가 될 수도 있다. 어제 읽었던 올리브의 이야기에서, 나는 R이 되었다. 쿵, 가슴이 내려 앉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나는 왜 R이 되었을까. 나는 왜, 상처 주는 사람이 아닌 상처 받는 사람이 되었을까. 나는 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되었을까. 나는 왜 유령이 아닌, 유령과 같이 사는 사람이 되었을까. 나는 왜 S가 아닌 R이 되었을까.

올리브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만큼 내 마음의 향방이 궁금해지는 순간. 나는 왜, 왜 R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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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4-10-27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은 평소에도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선택을 할 성향이 아니라서 그런거 아닐까요? 😄

단발머리 2024-10-28 06:11   좋아요 1 | URL
아~~ 그러면 좋겠어요.
근데 저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상처받은 거는 잘 기억하잖아요. 자기가 상처 준 거는 잘 기억 못하고요.
저 책의 그 부분에서... 어쩜 저는 상처받은 지점이 있었던 거 같아요. 모든 사람이 각자의 비밀을 가지고 살아가지요. 그게 삶을 부인하는 거는 안 됐으면 하는데 말이지요.

최대한 내용을 말하지 않으면서 제 감상을 적고 싶었거든요. 설렁설렁 적어놓은 저의 감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망고님이실거라 생각했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권력과 공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 건 지난주부터였다. 권력과 공간의 관계. 권력이 공간에 미치는 영향등에 대해 혼자 생각하게 됐다.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크기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러니까 내가 차지한 공간, 내가 점유한 공간은 교장쌤보다 30% 더 넓고, 교감쌤의 6배, 교무부장쌤의 8배 정도가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 정도의 권력을 소유한 건 아니니 말이다. 권력이 공간의 넓이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뭘까.

난데없이 파친코의 배우 김민하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주인공 선자를 설명하던 중이었는데, 세련된 발음으로, 자연스러운 어조로 김민하가 말했다. "...she is fragile and also resilient" 귀에 꽂힌 건 fragile. 부서지기 쉬운, 손상되기 쉬운, 취약한.

내내 공간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fragile이라는 단어가 꽂히니 이 단어를 내가 처한 상황에 집어 넣게 되었고, 이걸 공간의 문제로 치환시키자 하니 '방해받지 않는, 독립된'에 닿게 되었고, 그래서 결국 도착한 곳은 '공유하지 않음'이었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어도 교장쌤의 공간을 잠시 공유하겠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공실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공유한다는 건 이전 거주자(?) 입장에서는 침범이기에 결국 '공유'는 '사적인 공간'의 침해를 뜻한다. 권력이 없는 자는, 권리가 없는 자는 자신의 공간을 '공유'해야만 한다.

지속적으로 공유를 권고받았던 나는, 드디어 공유의 최극단을 지시받는다. 이동, 이주, 이사. 그렇게 나는, 우리는, 나와 우리의 그 무엇들은 퇴출을 명받아 이사를 감행한다. 그 와중에 임시조처의 임시변통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그렇게 힘없는 한 명의 개인인 나는 이사와 이사, 이사 다음 이사, 연속이사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제 생각은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내 생각은 이사에 고정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얼마만큼의 책이 필요한가. 나는 얼마만큼의 연필이 필요한가. 나는 얼마만큼의 노트가 필요한가. 꼭 필요한 건 무엇인가. 지금 바로 필요하지 않아서 놓고 갈 수 있는 건 무엇인가. 언제 필요할지 알 수 없는 물건을 꼭 가지고 가야하는가. 두고 가는 물건은 앞으로도 필요하지 않다는 뜻인가. 노마드의 삶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생필품'의 문제. 어디까지가 생필품인가. 나는 무엇이 필요한가.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요는 이번주 내내 이사와 청소와 정리와 정돈으로 내내 피곤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쉬는 시간 종은 빠짐없이 울리고, 나는 버섯책을, 섹스책을, 스트라우트책을 차분히 읽어나갔다.











10월의 어떤 날들이 그렇게 지나갔다. 시간이 나면 도전하고 싶은 책은 이 책이다. 푸코의 『권력과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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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10-26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권력은 역시 공간이죠! (푸코 나와서 좋아하는 중)

단발머리 2024-10-27 19:37   좋아요 1 | URL
그럴줄 알았어요ㅋㅋㅋㅋ 저 책이 얇은가봐요. 상세정보는 안 봤는데 가격이 착하네요 ㅎㅎ

공쟝쟝 2024-10-26 1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7)푸코: 하지만 저는 ‘공간‘이 어떻게 역사‘의 일부를 이 루고 있었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어떻게 하나의 사회가 자신의 공간을 정리하고 거기에 힘의 관계를 써넣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34)와타나베 : 결국 식민지 지배라고 하는 것은 유일한 시간이라는 고정 관념(obsession)을 동질적이어야 할 공간에 써넣는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 이죠 푸코 : 그렇습니다. 따라서 제 역사분석의 대상은 말하자면 유럽의 공간 내부에서의 제국주의=식민지주의입니다. 어떻게 해서 어떤 개인 혹은 개인의 범주가 그들의 지배를 확립하고, 어떻게 해서 근대 서양사회를 기능하게끔 하는 데까지 이르렀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철학의 무대

단발머리 2024-10-27 19:41   좋아요 1 | URL
와타나베씨는 또 누구에요? ㅋㅋㅋㅋㅋㅋㅋ 푸코랑 대담할 정도면 저 분의 공력도 장난 아니겠죠?
유럽 공간 내부에서의 제국주의=식민주의 ......... 이 부분이 관심이 생기네요. <친밀한 적>에서도 저 부분 나오죠. 한 두세쪽 정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