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년 11월에 <그녀를 보내며>를 쓰며, ‘그녀’를 그렇게 떠나 보냈는데, 이별 전에 주문한 책들이 연말 쯤 차례로 도착했다. 그래서 읽는다. 책이 왔으니.












<캘리번과 마녀>는 2017년 손에 꼽히는 책 중의 하나다.


이 책이 다루는 가장 중요한 역사적 질문은 근대 초입에 일어난 수십만 “마녀들”의 처형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리고 자본주의가 여성을 상대로 한 전쟁과 함께 시작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이다. (33쪽) 


농경 사회, 자신만의 영역에서 독자성을 인정받았던 여성의 노동이 자본주의의 도입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평가절하되었는지, 가내부불노동이 남성에게 유리하게 작동한 방식은 어떠했는지, ‘마녀 처형’이 유럽을 휩쓴 이후 여성의 지위에 어떤 변화가 생겨났는지를 정교하게 추적한다. 나는 2017년의 마지막을 이 책으로 장식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도서관 책을 빌려서 읽기 시작했는데, 30여 페이지를 읽고 바로 책을 주문했다.   



<제2의 성>은 정희진 선생님이 여성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다 외워버렸다는 말이 완벽하게 이해되는 책이다. 가히 페미니즘의 정전이라 할 만하다. 나는 여러 번 줄을 치고, 소리 내어 읽고, 그리고는 책을 덮어 숨을 골랐다. 그래야 읽을 수 있었다. 아직도(!?) 몇 백 페이지가 남아 있다. 책을 덮고 숨을 골라야 하는 순간들 역시 남아 있다 할 수 있겠다.


남자는 여자가 자기의 하녀이며 반려자일 뿐만 아니라, 자기의 관중이며 심판자이기를 기대하고, 자기를 그의 존재 속에서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여자는 무관심과 야유와 조소로 남자를 거역한다. 남자는 자기가 원하는 것, 두려워하는 것, 사랑하는 것, 미워하는 것을 여자 속에 투입한다. 여자에 대해여 무엇을 말하기가 그토록 어려운 것은 남자가 여자 속에서 자신의 전부를 추구하고, 또한 여자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259쪽)


<양성평등에 반대한다>은 페미니즘 말, 페미니즘 언어로 싸우고 밀고 끌어가는 페미니즘 전사들의 근육을 구경할 수 있는 책이다. <제2의 성> 외우기가 불가능한 나로서는, 22쪽에서 56쪽까지 여러 번 읽어내어 1-2쪽이라도 외우는 것이 목표인데, 뭐든 끈질기게 하지 못하는 성격에 일단 한 번 더 읽기로 방향을 틀었다. 듣도 보도 못한 어려운 용어와 최신식 이론으로 무장한 페미니즘을 반기지는 않지만, 학문과 철학으로서 자리매김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그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무식한 나 스스로를 탓할 뿐. 다만, 정희진님처럼 우리의 언어로 페미니즘을 설명하는, 설명할 수 있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이 반갑고 고마울 뿐이다.


이분법은 반반으로 분리된 상황을 묘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체와 타자가 하나로 묶인 주체 중심의 사고다… 주체(one)가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삼아 나머지 세계인 타자(the others)를 규정하는 것, 다시 말해 명명하는 자와 명명당하는 자의 분리, 이것이 이분법(dichotomy)이다. 즉 이분법은 대칭적, 대항적, 대립적 사고가 아니라 주체 일방의 논리다. … 젠더(gender)는 남성의 여성 지배를 의미한다. 양성은 두 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성성 하나만 존재한다. 남성성은 젠더가 아니다. 남성적인 것은 남성적인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33쪽)


<맘마이스 86회>에서 평론가 김갑수씨는 “선배님의 일생을 통틀어서 나의 노래다,라고 생각되는 노래가 있으십니까?”하는 질문에, (음악과 노래가 어떻게 다른지를 잠깐 설명한 후) 이렇게 대답했다.


“하나에 고정되는 사람은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어떤 분야거나. 나는 어떤 문학작품, 어떤 책이 제일 좋아요, 그러잖아요. 그건 좋았던 기억을 계속 가져가고, 새로운 걸 안 해요. 계~~~속 새로운 걸 접하면요, 어디에 고정되기가 거의 힘들어요. 왜냐하면, 좋은 거는 끝이 없기 때문에.”



<말하다>에서 김영하도 이렇게 말했다. 

여기 오신 분들은 책을 사랑하는 분들이니 이런 느낌 잘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책을 사랑하는 것이지 특정한 어떤 책을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책에 대한 사랑은 변합니다. 때로는 이런 작가를 사랑했으나 곧 다른 작가에게 빠져듭니다. 프랑스 소설을 막 읽다가 일본 소설에 탐닉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아예 소설은 안 읽고 역사서만 읽기도 합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영화 대사도 있지만 변해야 사랑입니다. 책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평생 한 작가 혹은 특정 작품만 줄창 읽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 저는 믿지 않습니다. (179쪽)


그렇다. 나는 강신주-필립 로스-정희진을 읽었고,

이제는, 정희진-필립 로스-마거릿 애트우드를 읽는다.


내 사랑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것 역시 사실이다. 너무 페미니즘 책을 혹은 페미니즘 책만 읽는게 아닌가, 생각될 때가 있다. 나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소설을 펼칠 때의 해방감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인데, 소설 읽을 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그런데, 소설에 대한 아쉬움을 상쇄할 정도로 재/미/있/다.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책을 읽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일상 속 고민들의 질문과 답을 한꺼번에 만날 때, 무릎을 친다. 텅 비어 고요한 집을, 아하~ 라는 탄식으로 채운다. 당분간은 페미니즘 관련 책들을 계속해서 읽게 될 것 같다.  


작년에 읽고, 어제 2018년의 첫 날부터 다시 읽고 있다는 상황 자체로 본다면, 2017년의 책은 <그레이스>가 아닐까 싶다.


메리 휘트니는 살인 피의자 그레이스 마크스가 캐나다로 도망가는 길에 여관에 서명할 때 사용한 이름이다. 그레이스가 본격적으로 하녀 생활을 시작할 때, 그녀를 도와주었던 동료이자 친구이다. 메리 휘트니는 언니처럼 그레이스를 다정하게 돌봐 주었을 뿐만 아니라, 하녀로서 고단한 삶을 살아갈 때도 용기를 잃지 않도록 위로해 준다. 또한, 고고한 척 하는 주인들을 조롱하면서, 암울한 현재의 삶을 다른 각도로 볼 수 있는 요령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She said that being a servant was like anything else, there was a knack to it which many never learnt, and it was all in the way of looking at it. For instance, we’d been told always to use the back stars, in order to keep out of the way of the family, but in truth it was the other way around: the front stairs were there so that the family would keep out of our way. (182p)


재료를 손질해 음식을 만들고, 음식을 차리고, 식탁을 정리하고, 옷을 만들고, 옷을 세탁하고, 옷을 개어 옷장에 넣고, 침대를 정리하고, 계절마다 커튼을 교체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기 몫의 일을 해내고 있는 사람들이 어쩌면 진정한 주인이다. 그래서 가짜 주인들은, 앞쪽 계단을 사용해야 한다.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이 사람들, 하인들에게 걸리적거리지 않기 위해. 




사슴 눈망울처럼 눈이 크고, 친남매 저리 가라 서로 닮은 학교 후배 부부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풍선을 달아서는 단톡방에 사진을 올렸다. 알콩달콩 신혼부부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좋아 보인다 답을 달았다. 네가 잘 지내니, 나도 좋다. 마침 읽고 있던 책에는 이런 구절이 보인다.








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




나는 잘 지내,라고 답하고 보니, <잘 지내나요?>라는 맛깔나게 재미있고, 이모저모 유익하며, 독서열을 활활 불타오르게 하는, 이 훌륭한 책이 떠오른다. 다정하고 따뜻하며 보들보들한 아이손을 갖고 있는 저자의 물음을, 2018년,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한 당신에게 그대로 전한다.






잘 지내나요. 나는 잘 지내요.

당신이 잘 계시다면, 잘 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

잘 지내고 있어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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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1-02 14: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아름다운 페이퍼네요.
너무나 아름다운 페이퍼에요.

단발머리 2018-01-02 14:29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요오~~~~~~~~??? ^^

시이소오 2018-01-02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껭키데스카. 와따시와 껭기데쓰네요. 새해에도 잘 지내시길. 저도 잘 지낼께요^^

단발머리 2018-01-02 14:31   좋아요 1 | URL
제가 일본어도 넣었으면 좋았을텐데, 이렇게 시이소오님이 커버해 주시네요~~ ㅎㅎㅎㅎㅎ
시이소오님, 올 한 해 잘 지내시길요~~ 시이소오님이 잘 지내신다면 저도 좋아요.
저도 잘 지낼께요^^

비연 2018-01-02 14: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입니다... 가슴 찡.

단발머리 2018-01-02 14:33   좋아요 1 | URL
멋지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가슴 찡.

참, 비연님~~ 그거 아시나요? 지금 이 방에 댓글 다신 세 분 모두 2018년, 올해의 첫 책이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라고 합니다.
이 얼마나 놀랍고 신기한 일이던가요? 다시 한 번~ 가슴 찡...

비연 2018-01-02 15:35   좋아요 0 | URL
헉. 그러고보니... 가슴 연타 찡....

단발머리 2018-01-02 15:46   좋아요 1 | URL
우리 2018년 새해를 이렇게 뭉클하게 시작해도 되는 건가요~~~
레베카 솔닛의 한 마디, 한 마디 역시,
우리 가슴을 방망이질 할텐데요......^^

수이 2018-01-02 14: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짱 멋져~~~ 우리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8-01-02 15:03   좋아요 1 | URL
멋지진 않지만서도, 이 틈을 타서는.....
야나님 이리와요~~~~ (와락!!!)
(^^)/

syo 2018-01-02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라는 <제2의 성>은 안 읽고, <캘리번과 마녀>를 손에 쥐었습니다!! <집안의 노동자> 읽고 나니까 자연스레 그쪽으로 발걸음이....

단발머리 2018-01-02 15:42   좋아요 0 | URL
‘집안의 노동자 - 캘리번과 마녀‘ 발걸음은 완전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전, <캘리번과 마녀> 읽으면서,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책 받아놓고는,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한 <집안의 노동자>가 계속 생각났으니까요.
같이 걸어요, syo님^^

다락방 2018-01-02 15:56   좋아요 0 | URL
이보세요들! 제2의 성 어쩌고 ㅜㅜ 그럼 저도 캘리번과 마녀로 가야해요? (훌쩍)

syo 2018-01-02 15:58   좋아요 0 | URL
이게 다 <제2의 성>을 대구에 놓고 왔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챙겨온 줄 알았는데 왜 놓고 왔을까요? 이런 경우 항상 기분 나쁜 대답을 해 주는 프로이트에 따르면.......ㅋㅋ큐ㅠㅠㅠㅠ

단발머리 2018-01-02 16:04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우리 중에 제일 먼저 <제2의 성>을 읽는 사람을....
시몬 드 다락방,
시몬 드 syo,
시모 드 단발머리로 추서하기로 하고요....
얼른 돌아가요, 우리... 돌아갑시다.

근데, syo님은 어쩌죠~~~~~~~~~~~~~~~~~ ㅋㅋㅋㅋ

서니데이 2018-01-02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 키보드와 붉은 빛의 음료가 책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저 컵 패키지 본 것 같은데, 갑자기 생각이 안나요.;;
단발머리님, 새해 두번째 날입니다. 좋은하루보내세요.^^

단발머리 2018-01-02 15:53   좋아요 1 | URL
저는 재주가 없어서 사진에 효과넣는 걸 잘 못 하는데, 위의 사진은 기본 사진에서 약간 변경한 거예요.
선명하게(따뜻한 톤)이예요. 이건 간단하네요~~
책과 잘 어울리다니 좋네요. 먹을 것과 책은 언제든 잘 어울려요^^
서니데이님도 오늘 하루 잘 마무리하시길요~~~~

비공개 2018-01-02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페미니즘과 소설에 관한 생각들에 깊이 공감되어 찡하고, 다락방님의 책에 관한 언급 또한 적절하여 마음을 울리네요.

단발머리 2018-01-02 18:13   좋아요 1 | URL
요즘은 소설도 페미니즘 소설에 손이 자꾸 가서요. ㅎㅎㅎㅎㅎㅎ
다락방님은 친절하고 다정하신대~~~ 책 제목까지 다정해서, 정초에 아주 어울리는 책인 것 같아요.
물론, 따뜻한 이야기라 봄바람 부는 봄에도 괜찮고,
재미있는 이야기라 여름 더위도 식힐 수 있고요.
일단 가볍게 6개월 예약^^

jsshin님~~ 다정한 댓글, 감사해요~~~~~*^^*

AgalmA 2018-01-02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우물만 파기식 독서(전작읽기, 분야파기 등등) 의 장점은 기초 베이스를 닦는다거나 전공자에게 좋은 방법 같고요. 여러 분야의 책을 돌아가며 읽을 때 뭔가 연결되는 게 보이면 그거야말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뭐랄까. 아무도 도착하지 않은 신세계를 만난 기분^^?
왕도가 있는 것 같진 않으니 각자 독서 개척자가 되는 것, 그게 독서의 가장 멋진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단발머리 2018-01-03 09:18   좋아요 0 | URL
저는 목표와 지향점 없는 막무가내식이라 여러 분야의 책을 돌아가며 읽는 것이 더 가까울텐데,
작년에는 페미니즘 관련 도서를 많이 읽었더라구요. 신세계가 맞기는 합니다. ^^

저는 독서 개척자가 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AgalmA님 서재의 어려운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그런 생각도 들고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유부만두 2018-01-03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워요! .... 전 애트우드 ‘그레이스‘를 책꽂이에 두고 시작은 미뤄두고 있어요. 겁이 나서요.

단발머리님,
새해에도 아름다운 페이퍼, 힘찬 독서로 만나뵐께요. 늘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 제2의 성, 을 읽겠다는 약조는 드릴 수 없..... 전 너무나 나약한 ....음....)

단발머리 2018-01-03 09:31   좋아요 0 | URL
전 그레이스가 시녀이야기보다 훨씬 더 쉽게 읽히더라구요. 시녀이야기의 묵직함이 아직도 느껴질 정도예요.
그레이스는 다시 읽어도 참 좋네요. 문제는 속도인데요.... 쩝......
영어책 빨리 읽는 법, 같은 거 있음... 저 좀, 알려주세요~~~~ 유부만두님^^

올 한해도 유부만두님의 책과 영어책과 커피와 닭날개 튀김과 새우볶음밥과 김밥전을 기대하겠습니다.
우아한 독서의 참 달인이신 유부만두님을 부지런히(헉헉) 쫓아가겠습니다.
(feat. 저, 어제, 유부만두님 페이퍼의 안내에 따라 <My brilliant friend> 구입했어요. 캬악!!)
(그리고, 제2의 성,은 일단 제 방에 오신 분들은 모두 다 한 번씩.... ㅋㅋㅋㅋㅋ
약속과 나약함의 계곡 사이에서...ㅋㅋㅋㅋㅋㅋ)

2018-01-04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5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8-01-0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오늘도 저는 또 흥미로운 책을 점찍어 두네요.^^
제2의성, 부터 읽어보고 싶어요.^^

단발머리 2018-01-27 19:34   좋아요 0 | URL
잘 지내고 계시니, 저도 좋아요.
<제2의 성>은 언제나 대환영이예요^^

2018-01-24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30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리 들어도 지겹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건 바로 책 이야기다.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면 책을 또 샀다는 이야기다. 장바구니에 가득한 책을 결제했다는 이야기, 이런 저런 새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는 이야기, 이 책이 너무 좋더라는 이야기. 아무리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다. 책 이야기가 좋아서, 책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알라딘 서재에 오게 됐다. 책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얽힌 일상과 사람 이야기가 좋아서, 그래서 알라딘 서재에 오게 됐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그리고는 책을 읽었다. 더 많은 책을 알게 됐고, 더 많이, 예전보다는 더 많이 읽게 됐다. 


만약 책읽기의 느낌과 감상을 혼자만 갖고 싶다면 공개된 장소에 공개할 필요가 없다. 비공개로 작성해도 되고, 아니면 가정용 컴퓨터에 혹은 다이어리에 적어 두면 그만이다. 읽는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 글쓰기라면 그렇다. 하지만, 공개하는 글이라면 ‘쓰기-페이퍼-등록하기’의 순서를 따라 알라딘 서재에 올라오는 글이라면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란다. 기다린다.  


요즘도 내 서재는 방문자 수가 많지 않아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좀 부끄러운 일이지만, 아무튼 일간 방문자가 3-4-4-3-3이었던 때가 있었다. 한 분은 알라딘 초짜인 나를 응원해주셨던 자타공인 알라딘 최고 에너자이저 ㅅㅇㄱ님이시고, 또 한 명은 알라딘 서재 관리자. 그리고 또 한 명은 로그인하지 않고 제 방에 들어온 나였을 거라 추측한다. 그렇게 3-4-4-3-3의 시간이 아주 오래 흘렀다. s님은 얼마 전 자신의 페이퍼에서 이웃들의 댓글과 좋아요,에 컴퓨터 모니터 저 편에서 ‘춤을 춘다’고 했는데, 참으로 솔직하고 정확한 표현이라 하겠다. (역시나 다락방 아카데미 1기 수석이라 그런가… )




알라딘 서재의 ‘내’가 나의 전부인 것은 아니지만, 알라딘 서재의 ‘나’가 나의 일부인 것은 분명하다. 

읽고 쓸 때마다 즐겁고 행복했다. 

좋아요,의 마법과 댓글의 친절함을 베풀어주신 이웃분들 덕분에 서재의 달인이 되었다. 

알라딘 서재 이웃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알라딘 이웃님들 감사합니다. 

이제 정말 며칠 안 남았네요. 

올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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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2-29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과 다락방님의 《제2의 성》 페이퍼를 읽을 때마다 저도 보부아르를 알고 싶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래도 두 분이 아니었으면 내년에 읽을 책 목록에 보부아르의 책이 없었을 거예요. 단발머리님의 글을 보면서 많이 배웁니다. 서재의 달인이 되셔서 축하드립니다. 내년에도 변함없이 왕성한 서재 활동하시리라 믿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단발머리 2017-12-29 13:5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cyrus님~~
<제2의 성>이 전해준 충격들이 제 페이퍼를 통해 잘 전해졌나 모르겠네요.
서재의 달인 축하 감사합니다.
cyrus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래요^^

다락방 2017-12-29 14:06   좋아요 1 | URL
사이러스님, 어서 합류하세요. 제2의 성으로 초대합니다... ㅎㅎ

단발머리 2017-12-29 14:3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그래요, cyrus님~~ 어서 합류하세요~~~
다락방님의 초대를 받은 사람들 모두 <제2의 성>에 푸욱 빠졌답니다.
아.... 내년 읽을 책 목록에 보부아르의 책이 있다고 하셨으니,
페이퍼를 기다려야겠네요.^^

cyrus 2017-12-30 11:20   좋아요 0 | URL
을유문화사 판본 두 권짜리 《제2의 성》을 샀는데 실제로 보니 분량이 두꺼웠어요. 마음 잡고 읽기 시작해서 완독하려면 한 달 이상 걸릴 듯합니다. 두 분이 꾸준하게 《제 2의 성》을 읽는 모습은 리스펙입니다. 한 번 도전해보겠습니다. ^^

syo 2017-12-29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올해 수고 많으셨어요! 그리고,



shall we dance??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7-12-29 13:58   좋아요 0 | URL
좋아요~~~~

이리 와 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7-12-29 14:07   좋아요 1 | URL
나랑 셋이 손잡고 둥글게 왼쪽으로도 돌았다가 오른쪽으로 돌았다가 그러면서 같이 춤추면 안될까요? (초롱초롱)

syo 2017-12-29 14:15   좋아요 1 | URL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며~♪ 랄라라라 즐거웁게 춤 추 자!

아륑가륑가뤼이잉가륑가륑가륑 아륑가륑가뤼이잉가륑가륑가륑~

손에 손을 잡고 모두 다함께 신나는 2018~♩

단발머리 2017-12-29 14:33   좋아요 0 | URL
어머나~~ 여기 흥겨운 댄스 파티 벌어졌군요.
완전 좋아요.
완전 춤판~~

세상에~~이런 훌륭한 라인업!!!
좌-syo님, 우-다락방님^^

syo 2017-12-29 14:49   좋아요 0 | URL
그런 명언이 떠오르네요.

˝단발머리님은 좌우의 날개로 난다.˝

단발머리 2017-12-29 14:55   좋아요 0 | URL
어머어머어머머~~~!!
이 적당하고 적확하고 아름다운 표현력~~
정말 다락방 아카데미 1기 수석이라 다르긴 달라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syo 2017-12-29 15:06   좋아요 0 | URL
(으쓱으쓱)
(춤춤 댄스댄스)

단발머리 2017-12-29 15:10   좋아요 1 | URL
인증샷! 인증샷! 인증샷!을 원합니다아~~~~~
지금 춤 추는 사람, 누굽니꽈아~~~~~~~~~!!!

다락방 2017-12-29 15:3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galmA 2017-12-31 17:38   좋아요 0 | URL
이분들 참 재미지게 노시네ㅋㅋㅋ

비공개 2017-12-2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서재의 달인이 되실 만합니다!

단발머리 2017-12-29 13:59   좋아요 0 | URL
jsshin님 축하 감사드립니다.
따뜻한 인사도 감사드리구요.
새해에 더 자주 뵈어요~~~~^^

라로 2017-12-29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이 되신 것 축하드려요!!!^^
저는 2006년 이맘때 알라딘을 시작했는데 2008년 서재의 달인이라는 제도가 생겼고
그때 저도 달인으로 뽑혔던 생각이 님의 글을 읽으니 아스라이 떠오르네요.
책도 많이 사고, 많이 읽고,님처럼 리뷰는 못 썼지만 잡글은 엄청 많이 썼던 기억,,,(지금도 잡글,,,ㅠㅠ)
지금보다 훨씬 활발했던 알라딘의 댓글들,,,,전 가끔 제 글보다 제 글에 달린 댓글들을 읽다가
마음이 뭉클할 때가 많아요,,,^^;;;



이곳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더 소중한 곳이 되었네요.^^

단발머리 2017-12-29 14:02   좋아요 0 | URL
라로님 말씀이 참 맞는것 같은데, 저도 댓글 읽으면서 배웠던 기억이 많아요.
특히 생각의 전개가 두드러진 글들은 댓글을 읽다가 제 생각이 더 정리되는 걸 느낄 때가 있구요.
친절한 댓글에 더 힘이 나기도 해요.

알라딘 서재에서 좋은 분들 많이 만났어요.
실제로 만난 분들도 있구요. 첫 날, 첫 만남의 떨림 같은 게 아직도 생생하네요.

라로님 멀리 계시지만 자주 소식 전해 주시니 가깝게 느껴져요.
내년에도 자주 뵈어요~~~^^

보슬비 2017-12-29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올해 저는 북플매니아는 선정이 안되서 그동안 당연히 받아왔던것이라 생각했던것을 못 받으니 그것도 은근 서운하더라구요.ㅎㅎ 그러면서도 내년에는 서재의 달인도 못 받을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듭니다.^^ 점점 소홀해지고 있긴하지만, 단발머리님 말씀대로 서재 방문해주시는 알라디너분들 덕분에 알라딘을 못 끊는것 같아요.

단발머리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8년에도 좋은책 소개 부탁드려요~~

단발머리 2017-12-31 17:19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 축하 감사합니다.
저도 올해는 북플매니아 선정이 안 되었는데, 마음이 딱 보슬비님과 같네요..
서운하면서도 ㅋㅋㅋㅋㅋ 서재의 달인을 잘 사수하자~~~

보슬비님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고요~~ 2018년도에도 자주 뵈어요^^

스윗듀 2017-12-30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단발머리님 저도 껴주세여엉~~~~~~~읽고 쓰기의 즐거움 함께 해영😆😆😆😆🤩

단발머리 2017-12-31 17:21   좋아요 1 | URL
일단 자리를 금방 비켜드릴께요. ㅎㅎㅎㅎ
제 왼쪽은 syo님이고요, 오른쪽은 다락방님이거든요.
그럼.... 일단 저와 다락방님 사이에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곡명은 둥글게 둥글게 인것 아시죠?
댄스는 자유 댄스예요.

우리 앞으로도 계~~~속 같이 읽고 쓰고 웃고 또 웃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프레이야 2017-12-3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쓰기의 즐거움을 누릴 줄 모르는 사람은 알지 못하는 기쁨이 있지요. 그래서 서로 통하고 나누고 더 나아지고 나아가는 거 같아요.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새해에도 즐거운 서재활동 부탁드려요. 스승은 도처에 ㅎㅎ 복 많이 받으시길.

단발머리 2017-12-31 17:23   좋아요 0 | URL
서재의 달인 축하 감사합니다.
모두 여러 이웃분들 덕분이예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읽고 쓰는 이 알라딘 서재라는 공간이 저한테 점점 중요한 장소가 되어가고 있어요.
이웃분들과 함께 하니까요. 프레이야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자주 뵈어요~~

서니데이 2017-12-30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새해인사 드립니다.
이제 내일을 지나면 새해예요.
새해에도 건강하고 좋은 날들이 함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즐거운 주말, 그리고 희망가득한 새해 맞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단발머리 2017-12-31 17:25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매일 매일 글 올리시는 정성에 항상 감동합니다.
서니데이님이 글을 올리지 않으시는 날은... 오늘은 몇 일이지? 하고 묻게 된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좋은 활동 부탁드려요~~~

수이 2017-12-31 0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단발머리님 덕분에 저도 서재 마니아 된듯 싶어요. 따뜻하고 아름다운 기억 만들어주어 감사해요. 내년에도 자주 만나요! 제2의 성 언제 읽을 수 있을까;;;;;

단발머리 2017-12-31 17:29   좋아요 0 | URL
예쁘고 친절하고 좋은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야나님~~
야나님 통해 얻게된 많은 추억들 때문에 항상 고마워요.
내년에는 야나님이 더 많이 책 읽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요.
그래서 나도! 나도! 나도! 야나님 따라 좋은 책 많이 읽게요~~
제2의 성은 항상 야나님을 기다립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내년에도 자주 만나요~~ 새해 복 많이 받고요^^

AgalmA 2017-12-31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올해도 서재의 달인 축하드리고요^^. 부상으로 페미니즘의 달인으로 제가 인정해 드립니다(아무 영양가 없나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단발머리 2017-12-31 20:08   좋아요 0 | URL
AgalmA님의 축하를 정말 기쁘게 맞이합니다.
AgalmA님 지정 페미니즘의 달인이라니........

<<안철수 톤입니다. 집중해 주시구요~~>>
(AgalmA님을 바라보며) 그럼, 저를 페미니즘 달인으로 인정해 주시는 거죠~~ ㅎㅎㅎㅎㅎㅎㅎㅎㅎ

AgalmA 2018-01-01 03:01   좋아요 0 | URL
ㅋㅋㅋ 아바타 철수, 갑철수 등장ㅋㅋㅋ 아아, 이 사람이 이리 될 줄이야...
아무튼 단발머리님은 페미니즘 달인에서 쉽게 안 내려 오실 거라고 미래 예상ㅋㅋ

단발머리 2018-01-01 08:41   좋아요 0 | URL
갑철수는 매일매일 웃음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안타까워질 정도죠.

아~~~~~ 올해 저에 대한 기대 중에 제일 눈부시게 마음에 들어요.
나는 AgalmA님 예상처럼 절~~대 (!) 페미니즘 달인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예요.

진짜 새해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AgalmA님^^

꿈꾸는섬 2018-01-05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축하드려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미모로운 단발머리님, 늘 좋은 글과 좋은 책을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올 해에는 더 자주 만나고 싶은데 ㅎㅎ 읽기와 쓰기가 쉽지가 않은 요즘이에요.

단발머리 2018-01-27 19:37   좋아요 0 | URL
올려주신 독서모임 사진 보면 항상 마음이 설레요.
앞으로도 자주자주 올려주세요.
서재의 달인 축하, 감사드리구요.ㅎㅎㅎㅎ
앞으로도 열심히 읽고 쓰겠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꼬옥 만나뵙기를요^^
 



















<제2의 성> 완독 기념 칭찬과 축하를 이미 다 받았는데, 현재 홀드 상태다. <캘리번과 마녀> 때문이다. <캘리번과 마녀>가 얼마나 재미있는 책인지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변명이 아니다. 정말 어마 무시하게 재미있고 유익하며 놀라운 책이다. 이런 책을 이렇게 늦게 알게 된 나 스스로를 탓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가운데, 크리스마스는 점점 더 다가온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제2의 성>이 올해의 마지막 책이 되는 경우는 막아야만 하는데, 나는 이미 올해의 마지막 책을 찜해 두었기 때문이다. 




시작은 역시나 페미니즘인데, 나는 페미니즘 공부에 도움이 될까 하여 syo님에게 프로이트 책을 추천해달라 부탁했다. 기초/초급/기본인 내 수준을 잘 알고 있고, 친절할 뿐만 아니라, 진정한 실력자인 syo님은 빛의 속도로 내게 이 두 권의 책을 추천해 주셨다. 




















syo님의 추천이라 믿고 읽으면 되겠기에 바로 도서관에 이 책들이 구비되어 있는가 확인을 하고, 대출이 가능한지 클릭에 클릭을 더하던 찰나였다. 바로 그 때!!! 프로이트 전집 중에 이런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늑대 인간>, 세상에… ‘늑대 인간’이라니.  



늑대 인간,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늑대인간 뱀파이어류를 좋아하는 다정한 친구가 생각났는데, 나는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늑대 인간>이 주는 웃음을 묵묵히 간직하고, 목차를 둘러본다. 세상에! 늑대 인간보다 더 개성 강한 캐릭터가 존재하고 있었으니, 그건 바로 <쥐 인간>. 세상에, 쥐/인/간/  



쥐 인간. 하면 또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나만 그렇다고 하면 나는 또 혼자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래서 결심했던 것이다. 올해 마지막 책은 무조건 이 책이다. 프로이트하면 늑대인간이요, 늑대인간 하면 쥐 인간, 쥐 인간 하면 쥐구멍. 쥐는 곧 쥐구멍으로. 직진. 고고.  






크리스마스 이브 기분을 내려고 ‘파리 나무십자가 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있다가, 아이들 손에 들려진 촛불을 본다. 작년 겨울, 그리고 올해 3월까지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었던 그 촛불과 촛불들을 떠올리는 건 나뿐인가. 

그 해 겨울, 뜨거웠던 함성과 명랑한 피리 소리와 힘찬 행진의 소리를 전할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예수님은 내 평생 가장 큰 선물이시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래도 매해...  나는 아이처럼 선물을 기다리는데, 

올해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난 이미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데헷!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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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12-24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어어어어어ㅓ어어 다 읽으셨어요?!?! 축하합니다! 저는 사무실에서 책을 안가져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7-12-25 12:3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그러니까... 저...
저는 <캘리번과 마녀>를 줄창 읽고 있어요. 그러니까요...
다락방님, 메리 크리스마스~~~^^

수이 2017-12-25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 크리스마스 단발머리님_ :)

단발머리 2017-12-25 12:38   좋아요 0 | URL
야나님도 메리 크리마스요~~~
새해에도 어디 가지 말구요~~~^^
 
고마워 영화 - 배혜경의 농밀한 영화읽기 51
배혜경 지음 / 세종출판사(이길안)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었다. 배혜경의 농밀한 영화읽기 『고마워 영화』는 총 51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보았던 영화보다 보지 않은 영화가 훨씬 많은 나는, 보았던 영화에 대한 꼭지부터 읽어 나간다. <우리도 사랑일까>는 좋아하는 벗이 선물해 주어 보게 된 영화인데, 알콩달콩한 사랑의 시작과 쓸쓸한 뒷모습이 한데 엉켜 내내 마음에 남았던 영화였다. 저자는 이 영화에 대해 이렇게 쓴다.

 



이 영화는 틈, 인생을 살면서 생기는 틈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 사이에 생기는 틈은 물론이다. 틈은 언제나 생기게 마련이다. 그건 허기 같은 것일 수 있는데 허기가 온다고 아무 것으로 배를 채우면 포만감은 잠시이고 환멸감만 더한다. … 틈이란 비우고 있을 수 있는 기회다. 그런 능력이 있을 때 틈은 관계를 더 견고하게 한다. 나와 세상, 타자와의 관계에 완충작용을 해주는 것도 틈이다. (94쪽)

 


나는 마고가 느끼는 삶에 대한 열망, 사랑에 대한 희구가 ‘틈’이라는 단어로 모아질 수 있다는 걸 알지 못 했다. 그녀의 표정을 통해 어렴픗이 짐작만 했을 뿐, 알아채지 못 했다. 그랬다. 마고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틈’을 견뎌내지 못 했다. 틈이 주는 시간, 틈이 주는 거리, 틈이 주는 허기를 극복하고자 혹은 이해하고자 그녀는 그렇게 사랑하고 또 떠났는지도 모르겠다. 틈이 주는 시간 속에 갇혀 있을 수 없어서. 틈이 주는 시간을 견딜 수 없어서.

 


용서라는 주제를 전면으로 다룬 <오늘>이라는 영화는 감독의 이름을 각인시킬 정도로 강렬하다. 다큐멘터리 PD 다혜는 자신의 행복과 미래를 파괴한 17살 가해자를 용서한다. 가해자를 위해서라고 생각했지만, 1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 그녀는 차츰 자신의 용서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심하게 된다. 자신이 쉽게 용서해버린 17살 가해자가 또 한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쉽게 용서를 말하는 것만큼 무서운 것은, 용서를 강요하는 일이다.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우리 사회는, 우리 문화는, 피해자에게 용서를 강요한다. 이제 그만하라고, 그 정도 했으면 됐다고, 이미 지난 일이 아니냐고.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니, 이제 그만 용서하라고. <혐오 사회> 속 카롤린 엠케의 말이 겹쳐진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이런 뜻이었다. 아우슈비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이제 그만 하라고 말한다. 마치 이 엄청난 일에 대한 단죄에도 요구르트처럼 유통기한이 있는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관심이 생긴 영화는 기네스 펠트로 주연의 <실비아>이다.  

 


새벽 서너 시, 실비아가 창작에 매달리는 시간이다. 이미 다른 여자에게로 간 남편,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미칠 듯이 시를 쓰며 고갈되어가고 있는 그녀가 안쓰러워 가끔 아이를 봐주며 휴식 시간을 주던 아파트 이웃노인이 있었다. … 허름한 복도 천장의 낡은 등을 올려다보며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꿈을 꾸는 그녀. 순간이었다! 생의 결정적인 순간! 똑똑똑… (290쪽)

 


천재 시인 실비아, 계관 시인 테드 휴즈와의 결혼, 파경과 곤궁한 생활. 그리고 자살. 그녀의 이름을 구글에 넣어 검색한 후에는 테드 휴즈가 선택한 다른 여자가 애시어 웨빌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미 9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자살을 시도했던 실비아 생애의 마지막 불행이 모두 테드 휴즈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실비아를 덜 사랑했다는 것이 그의 잘못일 수는 없다. 하지만,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였던 실비아가 자신의 자리라고 선택한 가정, 사랑과 행복의 자리라고 믿었던 그 자리를 테드 휴즈는 하찮게 여겨 떠나버렸고, 실비아는 가난과 추위와 독감과 우울증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그렇다면 애시어 웨빌은? 테드가 선택한 또 다른 여자 애시어 웨빌은 그와 행복했을까?

 

She was continually distraught at his seeming reluctance to commit to marrying and setting up a home with her, while treating her as a "housekeeper".Most of Hughes's friends indicate that while he never publicly claimed Shura as his daughter, his sister Olwyn said he did believe the child was his. … On 23 March 1969, Wevill gassed herself and four-year-old Shura in their London home. She had sealed the kitchen door and window, taken and given to Shura sleeping pills dissolved in a glass of water, and turned on the gas stove. She and Shura were found lying together on a mattress in the kitchen. <https://en.wikipedia.org/wiki/Assia_Wevill>

 



실비아도, 애시어 웨빌도, 테드 휴즈와는 행복할 수 없었다. 테드는 자신이 선택한 여자를, 사랑했던 여자를,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를 이렇게 떠나버렸다. 쉽게 버렸다.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이 책의 마지막이 실비아 이야기여서, 아프면서 슬프다.


사랑이 충만한 시간 크리스마스에 내가 만난 실비아는, 잃어버린 사랑에 절망했으니. 그 누구보다 사랑을 갈구했던 그녀는, 사랑받지 못했다. 그렇게나 열망했던 사랑이 보답 받지 못 했다.

실비아는 그리고 애시어 웨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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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12-23 2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실비아 책을 샀는데 단발님도 같은 감상을 가진 것 같아 무척 기뻐요 :)

단발머리 2017-12-24 23:06   좋아요 0 | URL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연기해서 그런가 비극적인 이야기가 더 슬픈거 있죠.
그리고 실비아만큼 불행했던 애시어 웨빌 이야기도 맘에 걸리더라구요.

저도 기뻐요~~ 우리가 같은 감상을 갖고 있다는 게, 그리고 그걸 서로에게 말할 수 있다는게요^^

2017-12-24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4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8-01-03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제목이 좋으네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

내가 본 영화 리뷰만 먼저 골라 읽었어요~13편 뿐이지만...

단발머리 2017-12-27 09:41   좋아요 0 | URL
네~~~~ 정말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책이예요. 영화와 영화읽기가 천생연분처럼 잘 어울려서 저도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물론 저는 본 영화가 거의 없어서~~ 영화 읽기가 주였지만요~~ ㅎㅎㅎㅎㅎㅎㅎ

잘 지내시죠~~~~~
올해도 너무 수고많으셨어요, 순오기님~~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요~~복되고 희망찬 한 해 맞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간만에 도서관에 다녀왔다. 눈길을 헤치고 다녀왔다.

 



Oxford Reading Tree는 엄마표 영어 공부의 바이블 같은 책인데, 동네 도서관에 많이 구비되어 있어 큰아이도 여러 번 대출해서 읽었고, 작은 아이도 그렇다. 요즘은 영어를 워낙 일찍 시키는 추세라 빠른 아이라면 6살, 7살 정도면 읽을 수 있겠는데, 우리 집 초등 고학년은 딱 자기 수준이라 여기는지 그렇게나~~ 그림을 열심히 본다. 외부적 보상(게임 시간 3분)이 내면적 동기 배양(영어책 읽어야겠다!)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같은 환경, 같은 조건, 같은 부모 아래서도 다른 성향을 보이는 아이에게 좀 더 유연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타협에 굴복, Oxford Reading Tree 1권을 읽으면 클래시 로얄 게임 3분을 허한다. 한 묶음에 6권, 묶음 7개, 3 곱하기 6 곱하기 7은 126. 클래시 로얄 126분을 할 수 있을만큼의 책을 대출해왔다.

 




























<엄마는 페미니스트>는 얇아서,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은 작아서, <윌리를 찾아라! 시간여행>은 윌리를 찾고 싶어서 대출했다. <전쟁과 평화 2>는 올 겨울 장편 프로젝트 대상 도서라 상호대차로 신청한 것을 찾아왔고, 러시아 혁명에 관해서는 <혁명의 러시아 1891~1991>을 먼저 읽고 싶었는데, 박노자의 <러시아 혁명사 강의>를 먼저 찾아서 일단 대출해왔다. <루쉰, 길 없는 대지>는 고미숙님 파트를 읽고 싶어서 대출했고, <주부 재취업 처방전>은 ‘주부-재취업-나 자신 찾기’ 카테고리의 수많은 책들 중에서 단연 눈에 띄어 대출해왔다. <황인종의 탄생>은 대출하자마자 20여쪽 정도를 읽었는데, 나름 재미있다.











오늘의 기대주라면 단연 <캘리번과 마녀>다. 얼마 전 미네님(안녕하세요, 미네님~~^^ ) 서재에서 <혁명의 영점>에 대한 인상 깊은 페이퍼를 읽었는데, 마침 여러 번, 여기 저기에서 마주친 작가라 대표작이며 제목에서부터 눈길을 끄는 <캘리번과 마녀>를 먼저 읽기로 했다.

 










가는 길이 비슷하며,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친구들에게 ‘중간 보고’ 하자면, 하루에 70페이지씩 읽는다면, 크리스마스 밤에는 <제2의 성>을 끝낼 수 있을 거라는 기쁜 소식이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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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7-12-19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엔 눈이 많이 왔다죠. ㅎㅎ 미리 축하드려요. 제2의 성, 끝내셔서요

단발머리 2017-12-19 16: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프레이야님^^ 프레이야님의 축하를 등에 업고 저는 부지런히 눈길을 헤치며 전진전진 ㅎㅎㅎ

다락방 2017-12-19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잉.
제2의성 저 아직 2권 시작도 안했는데, 단발님 열심히 가고 계시네요. 저도 가야겠지만...잠깐 쉬고 싶어요. 엉엉 ㅠㅠ

단발머리 2017-12-19 16:46   좋아요 0 | URL
아잉~~~ 다락방님의 마음을 십분 이해합니다. 우리가 가는 길은 외롭고 어려운 길이예요. 힘을 내세요~~ ㅎㅎㅎ
다만 한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어제부터 읽고 있는 <성의 입문> 파트는 너무나 뜨겁고 노골적이라 책장이 빛의 속도로 넘어간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syo 2017-12-19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저는 아직 1권도......ㅠ

단발머리 2017-12-19 16:44   좋아요 0 | URL
앗! 뜨거우며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는 <성의 입문> 파트 때문에 syo님에게는 2권을 읽지 말것을 권해드리면...
더 읽고 싶으시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7-12-19 16:47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사상 최초로 2권을 먼저 읽는 경험을 할 예정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7-12-19 18:06   좋아요 0 | URL
그건 안 되구요~~~ 반대하구요!!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
# 겨울 밤 # 성의 입문
# 뜨거움 감출 길 없어
# 붉그레진 syo님 얼굴

서니데이 2017-12-19 1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들고 올 때 많이 무거우셨겠어요.
다음주 월요일이 크리스마스네요. 벌써.
단발머리님, 따뜻한 오후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7-12-19 17:14   좋아요 2 | URL
네~~ 조금 무거웠어요 ㅎㅎㅎ
두 군데 도서관에 가져온 책들이라 그렇게 많이는 아니지만요...
서니데이님도 따뜻한 오후 되시구요.
미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요~~~*^^*

서니데이 2017-12-22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2017년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단발머리 2017-12-23 17:3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이 알려주셔서 알게 됐네요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