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도서관에 다녀왔다. 눈길을
헤치고 다녀왔다.
Oxford Reading Tree는 엄마표 영어 공부의 바이블 같은 책인데, 동네 도서관에 많이 구비되어
있어 큰아이도 여러 번 대출해서 읽었고, 작은 아이도 그렇다. 요즘은
영어를 워낙 일찍 시키는 추세라 빠른 아이라면 6살, 7살
정도면 읽을 수 있겠는데, 우리 집 초등 고학년은 딱 자기 수준이라 여기는지 그렇게나~~ 그림을 열심히 본다. 외부적 보상(게임 시간 3분)이 내면적
동기 배양(영어책 읽어야겠다!)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같은 환경, 같은 조건, 같은 부모 아래서도 다른 성향을 보이는 아이에게 좀 더 유연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타협에 굴복, Oxford Reading Tree 1권을 읽으면 클래시 로얄 게임 3분을
허한다. 한 묶음에 6권, 묶음 7개, 3 곱하기 6 곱하기 7은 126. 클래시 로얄 126분을 할 수 있을만큼의 책을 대출해왔다.
<엄마는 페미니스트>는 얇아서,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은 작아서, <윌리를 찾아라! 시간여행>은 윌리를 찾고 싶어서 대출했다. <전쟁과 평화 2>는 올 겨울 장편 프로젝트 대상 도서라
상호대차로 신청한 것을 찾아왔고, 러시아 혁명에 관해서는 <혁명의
러시아 1891~1991>을 먼저 읽고 싶었는데, 박노자의
<러시아 혁명사 강의>를 먼저 찾아서 일단 대출해왔다. <루쉰, 길 없는 대지>는
고미숙님 파트를 읽고 싶어서 대출했고, <주부 재취업 처방전>은
‘주부-재취업-나
자신 찾기’ 카테고리의 수많은 책들 중에서 단연 눈에 띄어 대출해왔다.
<황인종의 탄생>은 대출하자마자 20여쪽
정도를 읽었는데, 나름 재미있다.
오늘의 기대주라면 단연 <캘리번과
마녀>다. 얼마 전 미네님(안녕하세요, 미네님~~^^ ) 서재에서
<혁명의 영점>에 대한 인상 깊은 페이퍼를 읽었는데, 마침 여러 번, 여기 저기에서 마주친 작가라 대표작이며 제목에서부터
눈길을 끄는 <캘리번과 마녀>를 먼저 읽기로 했다.
가는 길이 비슷하며,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친구들에게 ‘중간 보고’ 하자면, 하루에 70페이지씩 읽는다면, 크리스마스
밤에는 <제2의 성>을
끝낼 수 있을 거라는 기쁜 소식이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