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성> 완독 기념 칭찬과 축하를 이미 다 받았는데, 현재 홀드 상태다. <캘리번과 마녀> 때문이다. <캘리번과 마녀>가 얼마나 재미있는 책인지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변명이 아니다. 정말 어마 무시하게 재미있고 유익하며 놀라운 책이다. 이런 책을 이렇게 늦게 알게 된 나 스스로를 탓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가운데, 크리스마스는 점점 더 다가온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제2의 성>이 올해의 마지막 책이 되는 경우는 막아야만 하는데, 나는 이미 올해의 마지막 책을 찜해 두었기 때문이다.
시작은 역시나 페미니즘인데, 나는 페미니즘 공부에 도움이 될까 하여 syo님에게 프로이트 책을 추천해달라 부탁했다. 기초/초급/기본인 내 수준을 잘 알고 있고, 친절할 뿐만 아니라, 진정한 실력자인 syo님은 빛의 속도로 내게 이 두 권의 책을 추천해 주셨다.
syo님의 추천이라 믿고 읽으면 되겠기에 바로 도서관에 이 책들이 구비되어 있는가 확인을 하고, 대출이 가능한지 클릭에 클릭을 더하던 찰나였다. 바로 그 때!!! 프로이트 전집 중에 이런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늑대 인간>, 세상에… ‘늑대 인간’이라니.
늑대 인간,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늑대인간 뱀파이어류를 좋아하는 다정한 친구가 생각났는데, 나는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늑대 인간>이 주는 웃음을 묵묵히 간직하고, 목차를 둘러본다. 세상에! 늑대 인간보다 더 개성 강한 캐릭터가 존재하고 있었으니, 그건 바로 <쥐 인간>. 세상에, 쥐/인/간/
쥐 인간. 하면 또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나만 그렇다고 하면 나는 또 혼자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래서 결심했던 것이다. 올해 마지막 책은 무조건 이 책이다. 프로이트하면 늑대인간이요, 늑대인간 하면 쥐 인간, 쥐 인간 하면 쥐구멍. 쥐는 곧 쥐구멍으로. 직진. 고고.
크리스마스 이브 기분을 내려고 ‘파리 나무십자가 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있다가, 아이들 손에 들려진 촛불을 본다. 작년 겨울, 그리고 올해 3월까지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었던 그 촛불과 촛불들을 떠올리는 건 나뿐인가.
그 해 겨울, 뜨거웠던 함성과 명랑한 피리 소리와 힘찬 행진의 소리를 전할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예수님은 내 평생 가장 큰 선물이시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래도 매해... 나는 아이처럼 선물을 기다리는데,
올해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난 이미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데헷!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