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2 - 상 (문고판)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N22104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못하면서 자신을 올바르게 사랑할 수는 없어요.˝

1Q84 2부 상권에서는 덴코와 아오마메가 드디어 서로를 표면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서로가 서로의 필요성을 느낀다. 그리고 왜 달이 두개가 떴는지, 왜 세계가 이렇게 어그러졌는지 인식하게 된다. 그것은 서로가 서로를 강력하게 원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비밀조직인 선구의 리더가 등장하고, 리더를 죽여야만 하는 아오마메는 호텔에서 그를 만난다.

[이건 진짜 현실일까. 자신에게 그렇게 물었다. 하지만 현실이 아니라면, 다른 어디에서 현실을 찾아야 할지 그녀는 짐작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니 우선은 이것을 유일한 현실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어떻게든 이 현실을 살아낼 뿐이다.] P.83



덴고는 2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아오마메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손을 잡았다는 사소한 행위마져도 누군가에겐 잊지 못할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고, 이런 기억은 평생을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의 세계는 바뀌었다. 그녀는 그에게,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무엇을 남겼던 걸까?

[어째서 그 열 살짜리 말라깽이 소녀가 이토록 오래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것일까, 덴고는 생각했다. 그녀는 방과후에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 그사이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것뿐이다. 하지만 아오마메는 그때 그의 일부를 가져가버린 모양이다. 마음이나 몸의 일부를 그리고 그 대신 그녀의 마음 혹은 몸의 일부를 덴고 안에 남기고 갔다. 아주 짧은 시간에 그런 중요한 주고받음이 이루어졌다.] P.96



아직 이야기 속에서 서로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제 곧 만날거라는 암시가 곳곳에 뿌려져 있다. 과연 20년 끝의 기다림,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

[나라는 존재의 중심에 있는 것은 사랑이다. 나는 변함없이 덴고라는 열 살 소년을 그리워한다. 그의 강함과 총명함과 다정함을 그리워한다. 그는 이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육체는 멸하지 않고, 서로 나누지 않은 약속은 깨지는 일이 없다.] P.116



왜 그 전에 서로 찾으려고 하지 않았을까? 이미 너무 마음 깊은곳에 서로를 담고 있어서 그랬던걸까? 상대방은 자신을 잊고 지낼거라고 너무 쉽게 포기해서 그랬던 걸까? 그래도 아직 늦지는 않았다. 20년 동안 못봤더라도 그건 단지 숫자일 뿐이다. 같은 세계에 살고만 있다면 아직 희망은 있다.

[그뒤 오랫동안 덴고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행동의 결여를 후회했다. 그 소녀에게 했어야 할 말들을 이제는 얼마든지 마음속에 떠올릴 수 있었다. 그녀에게 말하고 싶은 것, 말해야 할 것들이 덴고 안에는 분명하게 있었던 것이다. 또한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녀를 어딘가로 불러내 이야기를 한다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적당한 기회를 만들고 그저 약간의 용기를 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덴고는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기회는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P.91





1Q84를 읽다보면 언제나 감탄하는게 이야기 곳곳에 있는 하루키의 평범하지 않은 문장들이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지 하면서 하루키를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등장인물들 한명한명을 모두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는 것도 너무 좋다. 악인, 지나가는 행인 한명마져도 결코 평범하지않다.


˝돈은 필요 없어. 이 세상은 돈보다 오히려 서로 빚을 주고받는 걸로 돌아가거든. 나는 빚지는 건 싫으니까 가능한 한 빚 받을 데를 많이 만들어두지.˝

˝인간에게 죽을 때라는 건 아주 중요한 거야. 어떻게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죽을지는 선택할 수 있어.˝

˝일정 나이를 넘으면 인생이란 무언가를 잃어가는 과정의 연속에 지나지 않아요.˝

˝설명을 안 해주면 그걸 모른다는 건, 말하자면 아무리 설명해줘도 모른다는 거야.˝

˝마음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일 따위,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아.˝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2022-08-28 12: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문장은 좋기도 하고 다른데 인용하기도 좋아요.
덴고와 아오마메가 어릴 때 만났던 장면도 인상적이었어요.
재독하고 싶게 만드시는군요^^

새파랑 2022-08-28 12:39   좋아요 4 | URL
하루키옹은 진정 문장 맛집입니다 ㅋ 역시 생각이 남다른거 같아요~!! 문고판 좋은데 글씨가 작아서 눈이 아프답니다 ㅜㅜ

mini74 2022-08-28 12: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리뷰는 하루키 맛집입니다 ~ 재독하고 싶게 만드는 리뷰 *^^*

새파랑 2022-08-28 12:40   좋아요 4 | URL
나이들어 읽어도 하루키는 좋은거 같아요. 어쩜 이야기를 재미있게 쓰는지 ㅋ 그 재능이 부럽습니다. 진정한 리뷰 맛집은 미니님이죠 ^^

미미 2022-08-28 12: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음이나 몸의 일부를 서로에게 남기고 헤어졌었다는 대목이 너무 좋네요! *^^* 제목으로 써주신 대목도 와닿고요. 읽어 놓고도 다 잊어버려서 다음편이 더 기대됩니다ㅎㅎ

새파랑 2022-08-28 12:42   좋아요 4 | URL
ㅋ 저도 오랜만에 읽으니까 저 문장이 이 책에 있었구나! 라고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ㅋ 다음편은 다음주에 ^^
 

N22102

˝1Q84년, 이 새로운 세계를 그렇게 부르기로 하자, 아오마메는 그렇게 정했다. Q는 question mark의 Q다. 의문을 안고 있는 것.˝


이 책을 처음 읽었던게 20대 후반이였던거 같다. 1Q84를 다시 읽고 있다. 이번에는 문고판으로. 역시 좋았던 책은 다시 읽어도 좋다. <1Q84>는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되는데, 개인적으로 덴고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더 와닿고 재미있다. 뭔가 공감대가 느껴진다는?


이 책에 나온 문장처럼 다 읽고 나서도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이제 1/6을 읽었지만, 빨리 다 읽고 싶어진다.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하세요. 현실이라는 건 언제나 단 하나뿐입니다.]  P.26



1부 상권에는 아오마메와 덴고 사이에 어떤 접점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각자의 특이한 인생이 평행하게 그려진다. 소설가 지망생이자 수학학원 교사인 덴고는 신비한 인물인 후카에리를 만나 그녀의 작품인 <공기번데기> 리라이팅 작업을 시작하고, 아오마메는 정의를 위해 나쁜놈들을 살해하는 일을 한다. 비밀을 안고 있는것 부터 외로워 보이는 것까지 닮아 보이는 두사람. 그들은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수 있을까?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요즘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억이 되살아난다. 잊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말하기 시작하면 길어진다. 또한 그것은 일단 말로 해버리면 가장 중요한 뉘앙스를 잃어버리는 종류의 일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그 일을 어느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아마 말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P.139



오늘은 1부 하권을 꼭 다 읽어야 겠다.



Ps. 하루키 책을 읽다보면 이렇게 재치있는 문장들이 쏟아져 나와서 지루할 틈이 없다.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건 당신은 분명코 대머리야, 아오마메는 생각했다. 만일 인구조사에 대머리라는 항목이 있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거기에 체크가 될 거라고. 천국에 간다면 당신은 대머리 천국에갈 거고, 지옥에 간다면 당신은 대머리 지옥에 갈 거라고 알았어? 알았으면 사실을 외면하는 건 관둬. 자, 가자구. 당신은 대머리 천국으로 직행하는 거야, 이제부터.]  P.119

[세상 사람들이 영국 왕세자와 왕세자비의 운명에 대해 어째서 그렇게 깊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되는지, 아오마메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찰스는 겉모습만 보자면 왕세자라기보다는 위장에 문제가 있는 물리교사처럼 보였다.]  P.193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8-20 10: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 글 읽고나니 저도 하루키 책 뭐든 꺼내 읽고싶어집니다 ㅎㅎ

새파랑 2022-08-20 10:44   좋아요 5 | URL
하루키가 소설 좀 더 써주면 좋겠습니다 ㅜㅜ 에세이 말고 ㅋ

미미 2022-08-20 12: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줄어드는 페이지를 아쉬워하면서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시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아오마메가 그렇게 좋더라구요. 외롭지만 은근 미니멀리스트이고 세상 무서울것 없어보이는...누굴 죽여야하는것 빼고는 저렇게 살고 싶다 생각했어요. 군더더기 없는 삶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2-08-20 12:56   좋아요 5 | URL
줄어드는 페이지를 아쉬워하며 재밌게 읽는 느낌^^ 저도 그랬습니다ㅎ

얄라알라 2022-08-20 14:09   좋아요 4 | URL
오! 미미님
하루키님에게 작가분들에게 최고의 찬사...줄어드는 페이지를 아쉬워하며 읽는 독자야말로 작가에게는 글쓸 원동력이 될 것 같아요!!

새파랑 2022-08-20 14:18   좋아요 3 | URL
이제 막 1부 하권을 다 읽었는데 다시 읽으니까 또 새롭게 느껴지네요 ㅋ

그때는 안보였던 체호프의 <사할린섬>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하루키 책은 읽다보면 그냥 계속 읽게되는거 같아요~!!

고양이라디오 2022-08-20 12: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재밌게 읽으세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8-20 14:19   좋아요 4 | URL
고양이라디오님 덕분에 엄청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리뷰가 너무 짧아서 죄송하네요 😅

페크pek0501 2022-08-20 14: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키의 책은 서너 권 이상은 읽은 것 같습니다. 매력적인 문장을 쓸 줄 아는 게 강점인 작가죠.

새파랑 2022-08-20 14:20   좋아요 4 | URL
전 하루키 소설은 다 읽은거 같아요~!! 에세이는 절반정도? 😅
제가 비현실적인 느낌?이 나는 작품은 별로 안좋아하는데 하루키는 예외입니다~!!

페넬로페 2022-08-20 14: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1Q84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하루키의 작품 속 인물들은 세상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느낌이 들어 좋아요.
아오마메의 역할에 좀 통쾌했다는 기분도 들었어요^^

새파랑 2022-08-20 14:34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도 한번 다시읽어보세요~!! 완전 또 색다르게 읽힙니다~!!

그레이스 2022-08-20 14: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토할것같은 기분이었는데... 그 후로도 이상하게 하루끼가 만드는 분위기는 제게 그런 느낌을 줘요^^;;

새파랑 2022-08-20 15:16   좋아요 2 | URL
앗 토할거 같은 기분이라니요 ㅋ 다 취향이 있는거 같아요~!! 전 하루키는 집같은 느낌이 드는 작가입니다~!!

그레이스 2022-08-20 15:52   좋아요 2 | URL
부정적인 표현이 아니었는데... 너무 밀도가 높은 경우, 그런 느낌 받아요.^^
울렁거린다고 해야하나, 암튼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있어요.^^;;

새파랑 2022-08-21 06:22   좋아요 2 | URL
아 ㅋ 밀도가 높다고 평가하는 이야기를 예전에 본적이 있는데 그레이스님도 그러시는군요. 그때는 밀도가 높다는게 어떤 의미지?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이젠 좀 이해가 됩니다 ^^

바람돌이 2022-08-20 17: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0대때 읽은 책을 다시 읽는데 더 좋아지는 느낌 굉장히 기쁠것 같아요.
저는 한번도 하루끼옹이 저와 딱 맞다고 생각되는 적이 없는데 역시 책의 세계도 무궁무진한 취향을 자랑하는 세계입니다. ^^

새파랑 2022-08-21 06:23   좋아요 4 | URL
하루키옹은 맞고 안맞고로 확 나눠지는거 같아요. 특히 소설쪽은 더 그런거 같습니다~!! 다 취향아니겠습니까 ^^

희선 2022-08-21 01: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보시고 이번에 다시 보시는군요 다시 보면 그때 못 본 걸 보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2-08-21 06:23   좋아요 3 | URL
정만 반복해서 보다 보면 안보이던게 보이기도 합니다 ^^
 
홀로서기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희정 옮김 / 지혜정원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N22100

˝4월 어느 날 오후, 점심을 먹고 나서 남편은 내게 헤어지자고 했다.˝


어느날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던 남편이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집을 나간다. 몇년 전에도 이런 일이있긴 했지만, 그때는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은 확실히 달랐다. 완전히 떠나버린 것이다. 버림받은 그녀 ˝올가˝는 무척 괴로워하고 주변사람들에게 화풀이를 한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던걸까?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는 걸까?

[그는 나에게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비이성적인 여자라고 말했다. 정말이지 나는 한 번도 그를 이해한 적이 없었다. 오직 그의 인내심, 혹은 아마도 그의 무심함이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를 함께하게 했을뿐이다. 하지만 이제 끝났다.] P.20.



그녀는 도대체 왜 남편이 자신을 떠나려고 하는지, 어떤 여자랑 바람이 낫는지 궁금해 한다. 주위 사람에게 물어보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뭔가를 숨기고 있는 걸 느낀다. 그녀는 이제 주변사람들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들에게 화푸이를 하고 온갖 히스테리를 부린다.

[‘사랑을 잃은 여자들은 눈빛이 흐려지고, 사랑을 잃은 여자들은 삶의 의욕을 잃는다.‘] P.58



그녀는 완전히 미쳐버린다. 자식들과 애완견은 방치하고, 생활은 엉망이 되며, 우울증은 극에 달하고 다소 편집증적인 성향마져 드러낸다. 자신이 뭘 하고 있는건지 알수 없게 된다. 마음속에서는 그에 대한 분노와 그가 돌아왔으면 하는 상반된 감정이 공존한다. 그녀는 오랜세월 함께 살았던 남편에 대해 과연 알고 있었던게 있었을까? 숨쉬는 것 빼고는 모두 거짓으로 느껴진다.

[그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도 사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랑이란 결국 한 육체에 어떠한 의미들을 부여하는 것일 테니까. 두 사람이 함께하는 긴 여정에서, 당신은 그가 인생에 기쁨을 안겨줄 유일한 남자라 여기고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하지만 그는 허깨비일 뿐이다. 당신은 그가 정말로 누구인지 모르며 그 역시 자신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그저 하나의 기회일 뿐이다.] P.102



하지만 고통의 시간은 언젠가는 끝난다. 나는 이제 너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 홀로 일어설 수 있다. 나를 버린 당신이 찾아와도 나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잘못은 오랜 시간 동안 그와 함께 살고 있다는 확신이 전혀 들지 않았음에도 그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믿어왔다는 것이다. 그의 따뜻한 숨결과 살의 감촉을 느껴본 게 언제였을까? 내가 나의 속마음을 깊이 살펴보았더라면...] P.202




˝엘레나 페란테˝의 <홀로서기>는 오랫동안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버려진 남겨진 사람이 겪게 되는 강력한 우울감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책을 읽는 내내 괴로웠다. 빨리 털어내야 하는데 털어내지 못하고 고통을 받는 ˝올가˝의 고통이 독자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그녀의 홀로서는 과정이 결코 아름답지 않았지만, 마지막에는 결국 극복하는 그녀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


아픔을 털어내는 방법은 시간의 흐름이고, 이별을 극복하는 방법은 새로운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누군가로부터 이해를 바랄 때에는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겠다. 언제나 나만 우선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면 너무 이기적이니까.


Ps 1. 내가 읽은 엘레나 페란테의 두번째 작품이다. (첫번째는 어른들의 거짓된 삶) 우주점에 있길래 일단 구매했는데, 책 자체는 잘읽히고 재미있지먀 주인공인 ˝올가˝의 아픔이 그대로 느껴지고 내용도 좀 자극적이어서 막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17개국에 번역된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Ps 2. 엘레나 페란테를 직접 만나본 사람은 없다고 한다. 베일에 쌓인 작가...난 당연히 여성작가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것도 확실한건 아닌듯 하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08-14 11: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는 나폴리4부작이 좋다고 좋다고 소문이 자자한데 분량이 장난 아니어서 아직 도전을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도 어른들의 거짓된 삶을 먼저 봤는데 딱히 좋디는 않았던.... 그래서 나폴리 4부작을 어이하나 고민만 한다는요. ㅎㅎ

새파랑 2022-08-14 12:13   좋아요 4 | URL
저도 <나의 눈부신 친구> 이 책 좋다고 해서 사놓기는 했는데 아직 못읽었습니다 😅 언젠가는 읽겠죠? 담달에는 그 책을 읽어봐야 겠습니다~!!

모나리자 2022-08-14 11: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 작가네요. 그러고 보니 이탈리아 작가의 책은 읽은 적이 있던가 싶네요.ㅎ
여성의 심리를 그린 소설이라고 하네요. 평도 좋고 영화제작까지 되었다니
대단한 작가인가 봅니다. 벌써 두번째 작품을 읽으셨다니 새파랑님도 대단하세요.^^

새파랑 2022-08-14 12:16   좋아요 4 | URL
저도 이탈리아 작가 책은 별로 못읽었어요. 당장 생각나는게 디노 부차티? (타타르인의 사막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시리즈 유명한데 아직 못읽어봤습니다 ㅋ 바로 핵심으로 들어갔어야 하는데 😅

레삭매냐 2022-08-14 12: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가 좋아하는 작가라고 말하는 걸
어느 너튜브에서 본 것도 같네요.

미지의 작가인지라... 그리고 보니
전 만나본 적이 없네요.

고통의 시간은 언제고 끝나게
되겠죠. 공감하게 되네요.

새파랑 2022-08-14 12:17   좋아요 3 | URL
그러고보니 전 만나본 작가가 아예 없습니다 ㅋㅋ 예전 이석원 작가님이 언니네이발관 할때 공연에어 본것 말고는 없네요 ㅋ 이 책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

미미 2022-08-14 14: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새파랑님 어쩜... 그닥 추천하지 않으신다면서 읽고 싶어지게 쓰신건가요ㅎㅎ
꼭 읽어보고싶어요. 게다가 엘레나 페란테라니!!^^*

새파랑 2022-08-14 14:38   좋아요 3 | URL
ㅋㅋ 미미님은 안읽고 싶으신 책이 없으신거 같습니다~!!!
제가 이런 경우가 없어서인데다가 남성이어서 그런지 저런 감정에 낯설긴 했지만 간접경험해서 좋았습니다 ~!! 김밥나라에서 밥먹으면서 다 읽었어요 ㅋ

페넬로페 2022-08-14 19: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엘레나 페란테 작가가 나폴리 4부작의 작가이군요.
근데 남편을 한번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떠나는게 당연한 것도 같아요.
그냥 혼자 사는것도 괜찮은데 외국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꼭 이성을 찾더라고요 ㅎㅎ

새파랑 2022-08-15 07:34   좋아요 4 | URL
일단 이 책에서만 봤을때는 남편이 완전 나쁜놈입니다. 여자때문에 가정도 다 버리고 나가요 ㅜㅜ 아내가 뭘 잘못한게 없는데~ 약간 이탈리아스러운 느낌?이 있습니다 ㅎㅎ 페넬로페님은 이 책 읽으시면 혈압오르실듯 합니다~!!

그레이스 2022-08-15 11: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베일에 쌓여있는 작가!
우울함에 대한 묘사가 탁월한가보네요.
저는 더글라스 케네디 <위험한 관계>에서 우울증을 이렇게 잘 표현하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가스라이팅? 당하는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나의 눈부신 친구 저도 있는데 새파랑님 평을 읽고 읽을까봐요 ^^;;

새파랑 2022-08-15 11:36   좋아요 1 | URL
이 책 겁나게 우울합니다 ㅋ 주인공의 감정기복이 완전 극과극을 달닙니다 😅

<나의 눈부신 친구>는 일단 제목이 멋지니 이책보단 밝을거 같아요~!! 그레이스님이 먼저 읽어주세요 ^^

mini74 2022-08-15 11: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폴리 4부작 좋았어요 ㅎㅎ 드라마로도 만들어진걸로 알아요. 믿었던 사람에게 버려진 우울감,이라니 읽고 싶어집니다. 전 이런 이야기 좋아해요. 마치 예방주사 맞듯 경험해보는 것 ㅎㅎ 하지만 실제로 닥치면 예방주사따윈 의미가 없겠죠.ㅠㅠ

새파랑 2022-08-15 11:37   좋아요 3 | URL
역시 안읽은 책이 없는 미니님~!! 간접경험으로 좋긴 하지만 요런 상황에 직면하면 정상적으로 반응하는 사람은 아마 없겠죠? 😅

희선 2022-08-16 01: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알려진 게 없군요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이 작가 책을 좋아하는 듯합니다 저는 읽어본 적 없지만... 홀로서기... 힘들어도 해내서 다행이네요 남편은 왜 아내한테 헤어지자고 했을지... 그저 그런 건가 받아들여야 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사람 마음은 시간이 가면 바뀌기도 하니...


희선

새파랑 2022-08-16 16:31   좋아요 2 | URL
사람 마음은 항상 일정하지 않은거 같아요. 누군가는 그래도 참고 지내지만 누군가는 또 떠나고 ㅋ 참 알다가도 모르는게 사람 마음인거 같아요~~!

서니데이 2022-08-19 0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엘레나 페란테 책이 2011년에도 출간된 적 있었네요.
이 작가는 나폴리 시리즈 이후로 조금 더 많이 나오긴 하지만,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출간된 책이 있었던 것은 잘 몰랐어요.
새파랑님, 벌써 금요일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2-08-21 06:17   좋아요 1 | URL
이제야 답글을 봤습니다😅 저는 그냥 우주점 갔다가 우연히 구매했습니다 ㅋ 저도 이런 책이 있는지 몰랐어요 ^^ 늦었지만 남은 일요일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소설 보다 : 봄 2022 소설 보다
김병운.위수정.이주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N22099

소설보다 봄의 의미는?

1. 소설보다는 봄이 좋다는 말?
2. 봄에 소설을 본다는 말?

처음에는 1번을 생각했는데, 표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니 2번의 의미였다. 요새 좀 생각이 많아서 그런지 이해력이 떨어진것 같다 ㅎㅎ

북플에서 자주 언급되는 ‘소설보다‘ 시리즈를 드디어 한편 읽었다. 요즘에 한국문학을 즐겨읽지 않아서 인지 세편의 단편을 쓴 작가분들의 작품은 처음 접했다. 그런데 세편 모두 나쁘지 않았다. 특히 모국어여서 인지 확실히 문장들이 잘 이해가 되고 가독성도 좋았다.



<윤광호 : 김병운>

게이 인권운동가인 ‘윤광호‘라는 인물과 과거에 그를 알았던 화자인 ‘나‘의 이야기이다. 게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지는 고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작가인 ‘나‘는 어떻게든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려고 하고 작품에 게이 이야기기를 쓰지 않았지만, 이런 나에게 ‘윤광호‘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라고 충고한다.

[˝저기요, 광호 씨. 모든 사람이 광호 씨처럼 용감할 수는 없어요. 그래야 할 필요도 없고요.˝ ˝그건 용기의 문제가 아니에요.˝ 광호 씨가 내 말을 자르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시간의 문제죠. 중요한 건 시간이에요.˝] P.25



˝윤광호˝와의 대화 이후 두 사람은 다시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윤광호˝가 ˝윤광호˝라는 닉네임(윤광호가 본명이 아니었다.)을 쓰게 된 배경인 이광수의 [윤광호]를 읽게 되고, ‘나‘는 가슴이 미어지는 감정을 느낀다.

[남들과는 다른 욕망을 지녔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신체에 수치심과 모멸감을 적립해온 사람이라면, 반복되는 혼란과 부정 속에서도 기어코 규범을 거스르는 쾌락 쪽으로 향하는 자신에게 진저리 쳐본 사람이라면, 제아무리 벽장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한들 이 소설에서 자신의 어떤 시절을 겹쳐보지 않을 수는 없을 테니까.] p.32



이후 몇년이 흐르고 ‘나‘는 퀴어소설을 절대 쓰지 않겠다는 다짐을 폐기하게 되고, 소설에 진짜 내 모습을 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런 ‘나‘의 이야기는 결국 출판되게 된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윤광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윤광호‘에게 당신의 말이 맞았다고, 문제는 용기가 아니라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
개인적으로 퀴어문학을 즐겨 읽지는 않지만, 읽을때마다 그 특유의 절박함에 공감을 했다. <윤광호> 라는 작품은 다른 퀴어문학과 달리 우울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느껴졌다. 중요한건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름은 결코 틀림이 아니다.

PS. 이광수의 [윤광호]를 읽어보고 싶다.







<아무도 : 위수정>

˝희진˝은 11년간 함께 산 남편 ˝수형˝과 별거하기로 결정하고 집을 나간다. 그리고 원룸을 구해 산다. 어머니는 딸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아버지는 딸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한다. 그녀는 마음의 상념을 없애기위해 달리기를 시작한다...


˝희진˝이 집을 나온 이유는 더이상 ˝수형˝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다.언제나 ˝희진˝의 머리속에는 ˝수형˝이 아닌 그가 있었다. ˝희진˝은 그에게 메세지를 보낼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이사온 자기 원룸 주소만 보낸다. 하지만 그의 답장은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거절의 말이라도 보내줬으면 좋을텐데...


하지만 그에게 연락이 오고 그는 와인을 사가지고 ˝희진˝의 집으로 온다. 하지만 그는 ˝희진˝에게 거리를 둔다. 그리고 ˝희진˝에게 ‘나는 아내를, 가족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이미 모든걸 알고 있는 ˝희진˝이었지만, 이렇게 직접 그에게서 들으니 마음이 더 아팠다. 그와 만나기 위해서 집을 나온건데. 오히려 그녀는 더욱 외로워져 버렸다.

[나는 이러려고 집을 나온 거예요. 그런데, 왜 나를 볼때마다 아내 얘기를 하는 거죠? 그건 당신 아내한테 해야 하는 말이잖아요.나는 그의 상처받은 얼굴을 보았다. 한참 후에 그가 입을 열었다.
희진 씨, 나는 1999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P.81



그녀의 이런 혼란스러움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던 남편 ˝수형˝은 그녀에게 이제 집으로 돌아와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수형˝에게 나는 1999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여전히 ˝수형˝보다는 그에게 마음이 가는 ˝희진˝. ˝희진˝은 지금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 꿈에서 결코 깨어나고 싶지 않지만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서 꿈에서 깨어나 돌아오라고 할 뿐이다.

[어떤 마음은 없는 듯, 죽이고 사는 게 어른인 거지. 그렇지? 그런데 어째서 당신들은 미래가 당연히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 건가? 그러나 이 모든 말을 나는 할 수 없었다.] P.88



------------------------
이 책에 실린 세편의 단편 중에 가장 인상깊게 읽은 작품이었다. ˝희진˝의 방황하는 마음이 그녀의 행동을 통해 잘 표현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봤을때 ˝희진˝은 아주 이기적이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나쁜 사람으로 보일 수 밖에 없지만, 마음이라는게 그렇게 이성적으로만 되는건 아니다. 아무도 ˝희진˝의 마음을 이해하진 못할 것이고, ˝희진˝ 역시 이해를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PS. ˝희진˝이 안쓰럽긴 하지만, 그래도 젤 불쌍한건 ˝수형˝이다. 자신에 대한 사랑이 식은 걸 알면서도 돌아오라고 하는 그의 마음과 앞으로의 그의 삶은 얼마나 망가질까?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 이주혜>

가끔 몸이 안좋을 때 유체이탈을 하는 꿈을 꿀 때가 있다. 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느낀 적이 있다. 이 작품이 시작도 유체이탈이다. 주인공인 ˝구은정˝은 유체이탈하여 수술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바라본다. 그러면서 지나간 과거를 떠올린다.


열여덟살에 그녀는 소녀가장이 되어 목재회사의 임시직으로 들어간다. 우람한 체력의 그녀는 주변사람들로부터 ‘처녀 장사‘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억세게 살아간다. 스물한살이 되자 그녀는 정식 사원이 된다. 이제 업무도 익숙해질 무렵, 사장이 그녀를 부른다. 그리고 사장과 단 둘이서 일본 출장을 가게 된다. 그녀가 이력서 특기란에 ‘일본어‘라고 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단지 그 이유만으로 사장의 일본출장에 동행한 것이었을까?


주변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안좋은 소문을 낸다. 그녀와 친했던 사람들도 그녀에게 등을 돌린다. 하지만 절대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것처럼 이상한(?)일은 그녀에게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사장은 그녀와의 거리를 뒀으며, 그녀에게 돈을 주면서 혼자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라고 했다. 사장은 일본에 애인이라도 있었던 걸까?


그렇게 기이한 출장은 20여년간 매년 계속된다. 이제 노인이 된 사장은 죽고, 자식도 아닌 그녀에게 오동나무 서랍장을 유산으로 남긴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난 20여년간 사장이 감춰왔던 비밀을 알게된다. 과연 그 비밀은 무엇일까?



------------------------
약간 결말 부분에서 벙 찐 느낌을 받았다. 너무 개연성이 없다고 느껴지면서도, 아 그럴수도 있겠다, 왜 사장이 ˝은정˝을 출장에 데리고 갔는지도 이해가 되었다. 자신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시선 역시도 중요하니까. 주변사람들에게 사랑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믿을만한 친구랑 함께 만나서 노는 그런 느낌? (연예뉴스에서 자주보던 그런 ㅎㅎ) 오해로 희생된 그녀의 인생이 어느정도 보상을 받았기를 바란다.

PS. 그녀는 수술 후에 과연 살았을까?






개인적으로는 <아무도>가 가장 좋았고,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는 장편으로 쓰면 더 좋지 않을가란 생각이 든다. 역시 책은 선물받은 책이 가장 좋다 ^^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22-08-14 1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선물은 고저 사랑이지요 :>

격렬하게 공감하는 바입니다.

새파랑 2022-08-14 11:27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역시 선물은 책~!! 먹는것보다 남는것도 있고 좋은거 같아요 ^^

바람돌이 2022-08-14 11: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선물 받은거 자랑?
자랑은 역시 책 선물 자랑 맞습니다.ㅎㅎ 저도 이 시리즈 하나도 안봤는데 많은 분들이 보시더라구요. 챙겨볼까싶어지네요. ㅎㅎ

새파랑 2022-08-14 12:19   좋아요 3 | URL
작가님들의 인터뷰도 실려있어서 어떤 의도로 쓰셨는지 알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역시 책좋아하는 사람에겐 책선물이 제일 좋은거 같아요 ^^

막시무스 2022-08-14 1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설을 보다가 봄을 생각한다?는 의미 일까요?ㅎ

새파랑 2022-08-14 12:20   좋아요 3 | URL
그런 의미로도 생각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이야기가 봄에 어울리는 그런 이야기들은 아니더라구요. 표지가 딱 봄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미미 2022-08-14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밌게 읽었는데 이 시리즈 참 괜찮은거 같아요! 얇아서 들고 다니기도 좋고 가볍고 가격은 너무 착하고...무엇보다 읽을만한 단편들^^* (자칭 홍보대사?ㅋㅋ)

새파랑 2022-08-14 14:36   좋아요 2 | URL
요런 시리즈가 좋지만 저랑 미미님한테는 무서운게 한번 모으기 시작하면 계속 모아야 한다는 ?😅 가끔 조그마한 책이 땡기더라구요~!!

페넬로페 2022-08-14 19: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즘 한국소설 잘 읽지 않아서인지~~
작가들 이름이 생소하네요
반성하고 잘 챙겨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이 시리즈가 있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새파랑 2022-08-15 07:35   좋아요 4 | URL
저도 그렀습니다 ㅜㅜ 그래도 균형있게 읽어야 하는데 ㅜㅜ 이 시리즈 우주점에 보이면 한권씩 사려고 합니다 ^^

그레이스 2022-08-15 1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금...저도 개연성에 대한 의문을 말씀하신 새파랑님 의견에 공감하게 되네요^^

새파랑 2022-08-15 11:33   좋아요 2 | URL
장편이었다면 아마 작가님이 개연성있게 썼을거 같아요 ㅋ 그래도 나름 임팩트가 있는 결말이었습니다~!!

mini74 2022-08-15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동나무 서랍장 넘 궁금합니다. ~ 이게 시리즈군요.

새파랑 2022-08-15 11:33   좋아요 2 | URL
전 충격의 오동나무였습니다. 왜 사람들은 증거를 남기려고 하지?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파이버 2022-08-15 2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무도>의 심리 묘사가 좋았습니다. 희진이 좀 이기적이지요...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에서는 주인공이 눈을 떴으리라 믿습니다ㅎㅎ 해피엔딩이었으면 싶거든요

새파랑 2022-08-16 16:05   좋아요 0 | URL
파이버님도 이미 읽으신 책이군요~!! 좀 이기적이긴 한데 ㅋ안쓰럽기도 하더라구요. 전 <그 고양이> 읽으면서 유체이탈해서 과거를 생각하는 장면이 마치 사람이 죽을때 마지막에 인생을 순식간에 돌아보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ㅋ

희선 2022-08-16 0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누군가 새파랑 님한테 선물했군요 처음으로 이 책을 만나서 괜찮았겠습니다 세 편에서 하나라도 괜찮은 소설을 만나도 좋겠지요 이런 작가가 있다는 걸 아는 것도... 마지막에서는 구은정이 수술을 다 마치고 자기 삶을 살 거예요


희선

새파랑 2022-08-16 16:05   좋아요 1 | URL
책선물은 언제나 행복입니다 ㅋ 이 책 덕분에 다른 작가분을 알게되어서 좋았습니다~!!
 
그의 옛 연인
윌리엄 트레버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N22098

"프로스퍼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고, 그가 할 수도 있었을 어떤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 해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하고 싶지 않았다."


트레버의 단편집 <그의 옛 연인>에는 총 열두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어느 한편 빠지는 작품이 없었다. 이 단편집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키워드는 죄책감과 후회.

[9년 내내, 사랑이 있었다. 단순한 위안을 넘어서는, 위안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기엔 너무 강렬한 사랑, 은밀함은 아직도 짜릿할까? 그 의문 역시 입 밖에 낸 적 없었다.] P.57 <방>



이 책의 단편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각 어떤 사건을 경험하게 되는데 누군가는 이를 털어버리고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마음에 계속 담아두고 얽매여서 살아간다. 그때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때 진심을 말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와 함께.

[거기 간다 해도 그는 햇볕이 비치는 의자에 앉아 있지 않을것이다.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지 않을 것이다. 슬롯머신에서 게임을 하고 있지도 않을 것이며, 맥도널드에 있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눈을 감으니 거기에 그의 미소가 있었고 그것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준 선물인 목걸이에 입을 맞췄다. 그것을 항상 고이 간직하겠다고 그녀는 다짐했다.] P.143 <오후>


[아빠는 코니의 손을 잡았고 다 알고 있는 딸에게 달리 말은 하지 않았다. 아이는 울지 않았다. 자신의 짐작과 다를 수도 있으니 물어보고도 싶었지만 짐작과 같다면 그 말은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묻지 않았다.] P.217 <아이들>




어떤 건 자세히 설명을 해야만 이해가 되지만 어떤 건 단 한줄 만으로도 모든걸 말해주기도 한다. 나에게 있어서 트레버의 단편은 후자다. 트레버의 단편은 불친절하다. 절대로 감정을 자세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시점도 아무 설명도 없이 갑자기 바뀐다. 하지만 책장이 한페이지씩 넘어갈 수록 감정은 조금씩 쌓이면서 서서히 진심을 드러낸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서 그 감정이 남기는 여운은 상당하다.


"어떤 슬픔은 파도처럼 밀려오고, 어떤 슬픔은 잉크처럼 천천히 번지는 거야." <헤어질 결심> 중...

"설명해 주지 않으면 모른다는 건 설명해 줘도 모르는 거야." <1Q84> 중...




역시 윌리엄 트레버는 좋다. 누군가 나에게 최고의 단편 작가를 소개해 달라고 하면 망설임없이 윌리엄 트레버라고 말하겠다.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2-08-07 20: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단편이란 모름지기 이정도는 해야 한다는 ‘정석‘을 보여주는듯 합니다. 새파랑님 인용해주신 마지막 두 줄 참 적절하네요.ㅋㅋㅋ <그의 옛 연인>도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

새파랑 2022-08-07 20:29   좋아요 4 | URL
길게 쓰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간략히 썼습니다 😅 역시 단편은 트레버 입니다 ^^

바람돌이 2022-08-07 20: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단 한줄만으로 모든 걸 말해주는 작가 윌리엄 트레버에 동의합니다. 저는 단편도 좋고 장편도 좋더라구요. 지금 읽고 있는 작가들 읽고 나면 윌리엄 트레버 전작 읽기도 도전해보려구요.

새파랑 2022-08-07 21:37   좋아요 4 | URL
트레버는 무조건 소장각 입니다~!! 이미 몇권 읽으셨군요 ㅋ 처음 접하면 약갸 호불호가 나뉠거 같아요 ^^

햇살과함께 2022-08-07 21: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계속 밀고 있는 트레버 읽어야 하는데, 제가 간 독립서점에는 외국소설이 많지 않아 트레버 책을 못샀네요~ 조만간 한권 구해보겠습니다~!

새파랑 2022-08-07 21:38   좋아요 4 | URL
제가 올해 슈사쿠도 밀고 트레버도 밀고 있습니다 ^^ 독립서점에는 아무래도 찾기 힘들거 같아요 ㅋ

그레이스 2022-08-07 21: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 한줄로도 모든 것을 다 말해주는 트레버의 글! 꼭 읽고 싶은 그의 나머지 책들! 입니다~~

새파랑 2022-08-08 11:39   좋아요 2 | URL
제가 못썼지만 그레이스님이 이 책을 읽고 멋지게 리뷰를 남겨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희선 2022-08-08 01: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한줄만으로도 모든 걸 말해준다니... 그만큼 새파랑 님이 소설을 잘 봐서 그런 거겠지요 감정이 쌓이면서 밀려오는군요


희선

새파랑 2022-08-08 11:41   좋아요 2 | URL
저랑 좀 맞더라구요 ㅋ 제가 소설을 많이 읽기는 하는데 잘 못읽는거 같아요 😅
잔잔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거리의화가 2022-08-08 1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떤 선택이든 후회가 남는 듯 싶어요^^ 트레버 계속 읽고 계시는군요 역시 많은 분들이 거론하는 작가라 한 번쯤 읽어보고 싶네요^^

새파랑 2022-08-08 11:41   좋아요 2 | URL
제가 한 작가만 팝니다 ^^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독서괭 2022-08-08 11: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새파랑님이 꼽는 최고의 단편작가! 장편만 하나 읽어가지고.. 단편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새파랑 2022-08-08 11:42   좋아요 3 | URL
갠전으로는 트레버는 장편보다 단편이 좋은거 같아요~!!

모나리자 2022-08-08 11: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트레버가 주로 단편을 쓰는 작가인가봐요.
최고의 단편작가라고 생각하신다니 호기심 생기네요.
저도 언젠가 읽어보고 싶네요. 단편은 생각의 여지를 안겨주는 것 같아요.^^

새파랑 2022-08-08 20:16   좋아요 2 | URL
모나리자님이 아직 안읽으셨다니 신기하네요 ^^ 올해안에 꼭 읽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08-08 16: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윌리엄 트레버에 대한 최고의 찬사네요.
아직 트레버의 단편을 읽지 않은 저로서는 호기심이 치솟아요~~
조만간 도전해 보겠습니다^^

새파랑 2022-08-08 20:17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은 분명 좋아하실거란 생각이 듭니다 ^^ 그런데 제가 워낙 평가가 후해서 완전 믿으시면 안됩니다~!!

mini74 2022-08-08 17:2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말씀처럼 불친절한데 뭔가 읽고나면 츤데레. ㅎㅎ 문장의 아름다움과 묘사, 감정선의 표현은 진짜 대단한 작가분인거 같아요. 새파랑님 별 다섯개, 저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충성! ㅎㅎㅎ

새파랑 2022-08-08 20:18   좋아요 3 | URL
미니님과 다르게 불친절 합니다~!! 정말 읽다보면 아니 뭐 이래? 이런 생각이 듭니다 ㅋ 미니님 꼭 읽어보세요 ^^

scott 2022-08-09 00: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설명해 주지 않으면 모른다는 건 설명해 줘도 모르는 거야.˝

하루키 옹 몇 주전 라디오에서도 이런 소리를 궁시렁 ㅎㅎㅎ

이제 말로 설명하지 않고
카톡으로 ^^

새파랑 2022-08-09 03:38   좋아요 4 | URL
역시 명언 제조기 하루키 입니다 ㅋ 전 그래도 아직까지는 카톡보다는 전화가 편하더라구요 ~!!

서니데이 2022-08-09 21: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윌리엄 트레버 책들이 같은 판형의 비슷한 디자인으로 나와서 좋았던 것 같아요.
새파랑님, 오늘도 비가 많이 오고있어요. 비 피해 없으시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새파랑 2022-08-10 18:18   좋아요 2 | URL
한겨례출판사 엄청 좋습니다 ^^ 서니데님도 비오는데 즐겁게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2-08-10 15: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사야겠습니다~
언젠가 읽을 수 있겠지요.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새파랑님.^^

새파랑 2022-08-10 18:19   좋아요 2 | URL
트레버 이 시리즈는 완전 소장각입니다~!!!

레삭매냐 2022-08-10 2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년 겨울인가 읽었는데 리뷰를 쓰지
못했네요.

기록을 위해서라도 감상문을 썼어야
했는데 말이죠. 아쉽네요.

새파랑 2022-08-11 11:29   좋아요 1 | URL
벌써 읽으셨군요~! 역시 남는건 감상문이죠 ㅋ 근데 감상문 쓰는 시간이 걸려서 책을 더 적게 읽는거 같아요 ㅎㅎ

han22598 2022-08-11 08: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 책 주문하는 날인데...윌리엄트레버...이제는 정말 거부 하기 힘드네요 ㅎㅎ

새파랑 2022-08-11 11:29   좋아요 1 | URL
트레버 꼭 읽어보세요 ^^ 영어원서로 읽으면 더 좋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