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2096

˝왜 반드시 진실을 말해야 해? 진실은 묻어두어도 여전히 진실이야. 그걸 꼭 까발리고 떠들어야 하나?˝


진실을 말하는게 꼭 답인걸까? 우리는 살면서 항상 진실만을 말하지 않는다. 때론 선의의 거짓말을 하고, 내 마음을 보여주기 싫어서 괜찮은 척 하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동의하기도 한다. 언제나 진실일 수는 없다.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들이 진실만을 말한다면 과연 진실이라는게 의미가 있을까?


김은국 작가의 <순교자>는 ‘신‘ 그리고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950년 10월 유엔군은 북한의 수도 평양을 점령했다. 그리고 주인공인 이 대위는 이 시기에 평양 육본 파견대 정치정보국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어느날 국장인 장대령은 이대위를 부른다. 그리고 한가지 업무를 그에게 준다. 그 임무는 북한군에 의해 학살된 12명의 목사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한건 북한군에 의해 끌려간 목사는 총 14명인데, 왜 2명은 살아돌아왔냐는 것이었다.

[˝훌륭한 선전 자료가 된다는 얘기군요. 이건 공산주의자들이 저지른 아주 중대한 종교탄압의 경우로서 국제적 중요성, 특히 미국에서 큰 중요성을 가질 만한 사건이다. 그런 뜻이죠? 달리 말하면 기독교 순교사에 들어갈 한국의 장(章)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게 된다는거고요.˝ ]  P.18



장대령은 목사 학살 사건을 북한군의 무자비함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포장하여 전 세계 언론에 공포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희생된 12명의 목사는 순교자가 되어야 했다. 그리고 이를 증언하기 위해 살아남은 2명의 목사가 필요했고, 2명의 목사를 설득하는 역할을 이대위에게 맡긴다. 그러면서도 장대령은 마음 한편에 2명의 목사가 배교를 해서 살아남은거라 의심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기독교인이나 목사도 인간이란 점을 잊지 마시오. 그들을 잴 때는 다른 인간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척도와 저울대 위에 올려놓고 그 감정과 허약함을 재어야 하지 않겠소? 나는 나 자신은 물론 다른 어떤 성직자도 육체적 정신적 고문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P.54



이대위는 살아남은 두명의 목사인 신목사와 한목사를 찾아간다. 그런데 한목사는 미쳐 있었고, 신목사는 자신과 한목사는 12명의 목사가 학살되는 장소에 없었다고 말하며, 자세한 상황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이대위는 신목사가 무언가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신목사와의 대화를 통해 신목사는 결코 배교를 할 인물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는다.

[˝내가 말하는 진리는 내 양심의 진리요, 대위.˝
˝제겐 진리를 판단할 힘이 없단 말씀입니까?˝
˝이것 보오.˝그는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은 인간에 관한 사실을 얘기하고 있고 나는 내 신앙의 진리를 얘기하고 있다는 걸 모르시오?˝]  P.55



결국 장대령은 현장에 있던 북한군 장교를 생포하고 그를 통해 당시 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사실 학살된 12명의 목사는 순교자가 아니었고 서로를 고발하고 울부짓으며 살려달라고 했었다는 것을, 사실 그들은 마지막에 기도하는걸 버리고 신을 포기했다는 것을, 그리고 마지막까지도 믿음을 유지했던 사람은 신목사였다는 것을. 하지만 이미 학살된 12명의 목사는 순교자였고, 살아남은 신목사는 진실을 숨기고 배교의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자는 유일하게 내게 대항했던 자였어. 난 당당하게 싸우는 걸 좋아해. 그자는 용기가 있었어. 내 얼굴에 침을 뱉을 만큼 배짱 있는 친구는 그자 하나뿐이었어. 난 내게 침을 뱉을 수 있는 자를 존경해. 그래서 그자만은 쏘지 않았던 거야. 사실은 쏘아버렸어야 하는 건데. 너도 마찬가지야. 너도 진작 쏴 죽였어야 했어. 난 너를 알고 있어, 이 가짜 목사야!˝]  P.141



여기서 장대령과 이대위는 서로의 의견 차이로 갈등을 겪는다. 공산주의의 악행을 폭로하는게 우선인 장대령은 진실이 무엇이든지 간에 상관하지 않는다. 반면 이대위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신목사의 의혹을 벗겨야 한다고 대립한다.

[장대령 : 그러나 장 대령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을 이어나갔다. ˝열두명 목사들의 순교는 이제 확고한 사실이 됐어. 이제 필요한 건 더 많은 질문이 아니라 그 사실을 공표해서 그들의 영웅적이고 성스러운 행동을 정당하게 평가해주는 일이야. 그 순교자들의 영광을 증언하는 데는 신 목사를 제쳐놓고 다른 적격자가 없어!˝]  P.130


[이대위 : ˝목사님, 무엇 때문이죠?˝ 나는 다시 절망에 잠겨 말했다. ˝왜 사람들을 속이는 겁니까? 우리가 지금 여기서 당하는 고통은 고통일 뿐 거기에는 우리가 이승 너머에서 찾아낼 어떤 정의로움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을 속여야 합니까?˝]  P.254



신목사는 어떤 선택을 할까? 진실을 말할까? 진실을 숨길까? 끝까지 신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었기에 신목사는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 아니면 단지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것이었을까?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희망을 꺼버릴 수 없기에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하는 선의의 거짓말은 괜찮은걸까?

[나는 인간이 희망을 잃을 때 어떻게 동물이 되는지, 약속을 잃었을 때 어떻게 야만이 되는지를 거기서 보았소. 그렇소. 당신이 환상이라 부른 그 영원한 희망 말이오. 희망없이는, 그리고 정의에 대한 약속 없이는 인간은 고난을 이겨내지 못합니다. 그 희망과 약속을 이 세상에서 찾을 수 없다면 (하긴 이게 사실이지만) 다른 데서라도 찾아야 합니다. 그래요, 하늘나라 하나님의 왕국에서라도 찾아야 합니다.]  P.271





엔도 슈사쿠의 <침묵>과 많은 부분에서 비교가 되는 작품이었다. <침묵>의 페레이라 신부가 보여주는 신앙 대한 강인한 믿음과 <순교자>의 신목사가 보여주는 희생은 어느정도 일맥상통하지만, <침묵>이 신의 존재에 집중했다면 <순교자>는 신앙의 목적에 집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론은 두 작품 모두 아주 좋다는 거지만.



이 책을 읽고 과연 항상 진실을 말하는게 옳은건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차피 진실은 말하지 않아도 진실일텐데, 누군가의 믿음을 깰수도 있는 진실이 그렇게까지 의미가 있는걸까?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항상 진실이 궁금하기는 하다. 그것이 나 자신을 절망에 빠뜨릴지라도 말이다.



ps. 이 책의 저자인 김은국 작가 완전 엄친아임.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아서인지 작품 자체도 완전 리얼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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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7-29 18:0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 리뷰 진짜 좋아요 ~ 넘 잘 쓰신거 아닌가요 ㅎㅎ 배교하고도 총살당한 12명이 희망을 잃고 동물이 된 인간들인가요 ㅠㅠ 그들도 안타깝고 신목사란 분의 선택도 궁금하네요. 넘 재미있겠어요 새파랑님 *^^*

새파랑 2022-07-29 18:12   좋아요 6 | URL
리뷰 좋다고 하시니 뿌듯하네요 ^^ 요새 리뷰를 잘 안써서 안그래도 못쓰는데 더 못쓰는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사람들의 믿음을 지키고자 하는 신목사의 고뇌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약간 스포가 될만한 내용은 뺐습니다 ^^

미미 2022-07-29 18: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도 김은국 작가의 삶도 궁금해지는 리뷰군요! <침묵>과 비교해보며 읽는 즐거움도 얻을 것 같아요.ㅎㅎ 저도 그 진실이 고통스러울지라도 아는 걸 택하는 편이예요. 역사적으로도 실제는 그렇지 않은데 어떤 대의를 위해 죽음이 왜곡되는 일이 더러 있더라구요? 생각꺼리를 많이 던져주는 소설인듯합니다.^^*

새파랑 2022-07-29 19:01   좋아요 6 | URL
김은국 작가님 처음 알았는데 인생 자체가 멋지더라구요~! 전쟁이나 이런 특수한 상황에서 대의를 위해 왜곡되는 경우가 생기는거 같아요. 이게 꼭 나쁜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진실이 궁금하긴 하죠? ㅋ 생각할것도 많고, 일단 이야기는 엄청 재미있고 잘읽힙니다~!!미미님도 좋아하실거 같아요 ^^

얄라알라 2022-07-30 00:35   좋아요 3 | URL
김은국 작가님 전형적인 의미의 엄친아가 아니어서 새파랑님께서 더 칭찬 하시는 걸까요?^^

새파랑 2022-07-30 09:31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전형적인 엄친아가 아니어서 더 대단해 보였어요 ㅋ 이력 보니까 서울대생에 한국전쟁 참가에 미국에 넘어가서의 생활까지 완전 놀랍더라구요~!!

페넬로페 2022-07-29 20: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리뷰만 읽어도 생각할 것이 넘 많아요~~
종교가 정말 무엇인지, 어떤 고통에도 신을 저버리지 않는게 순교인지, 결론을 얘기하기가 어럽네요.
사는것도 그렇잖아요.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은 신뢰를 얻기도 하고요~~
작가의 이력도 궁금해요^^

새파랑 2022-07-29 20:48   좋아요 4 | URL
이 책 아직 안읽으셨군요. 페넬로페님 이책 좋아하일거 같아요. 재미도 있고, 생각할것도 많아서 좋았습니다~!!!! 종교인의 고뇌도 알 수 있었고 마음의 의지라는것도 뭔지, 제가 종교는 없지만 아 이래서 종교를 믿는구나라고 생각해봤습니다 ^^

희선 2022-07-30 01: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죽은 사람은 말을 못하니 안 좋은 쪽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좋은 쪽으로 바뀌기도 하는군요 실제 그런 일 있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거의 소설에서 봤지만...


희선

새파랑 2022-07-30 09:34   좋아요 3 | URL
영화 다크나이트의 그 시장? 그런거랑 약간 비슷한 느낌도 받았어요~!! 현실에서는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많이 있을거 같아요 ~!!

Yeagene 2022-07-30 16: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말씀하셔서 찾아보니 작가님 진짜 엄친아시네요 ㅎㅎ작품이 궁금해집니다♡

새파랑 2022-07-31 21:31   좋아요 1 | URL
이분 머리가 정말 좋으셨을거 같아요. 게다가 노력도 엄청 많이 하시고. 저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아주 좋았습니다 ^^

파이버 2022-07-30 19: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종교가 없지만 이런 신앙에 대한 문학작품들이 생각해볼거리가 많아서 재밌더라구요. <순교자>는 예전에 읽었는데 작가님에 대해서는 잘 몰랐네요;; 새파랑님 말씀 듣고 검색해보러 갑니다ㅎㅎ

새파랑 2022-07-31 21:32   좋아요 2 | URL
벌써 읽으셨군요~!! 저는 슈사쿠의 <침묵>을 읽고 리뷰를 썼을때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셔서 읽었습니다~!! 검색해보시면 놀라실거에요 ^^
 
죽음의 병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조재룡 옮김 / 난다 / 202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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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095

"날이 밝았어요, 당신만 빼놓고, 이제 곧 모든 것이 시작되겠지요. 당신, 당신은 절대로 시작되지 않아요."


너무나 읽고 싶었던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죽음의 병>을 읽었다. 지금까지 뒤라스의 작품은 <연인>,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여름비>, <히로시마 내사랑> 이렇게 네편인데, 이제 뒤라스의 작품은 다섯편을 읽었다.


<죽음의 병>의 줄거리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당신이라는 2인칭 주인공이 돈을 주고 몇일동안 한 여인과 관계를 가진다. 여자는 주인공에게 모든것을 해준다. 그리고 설득한다, 사랑을 하라고, 느끼면 된다고. 하지만 주인공은 어떻게든 사랑을 느껴보려고 노력하지만 그럴수 없었다. 주인공은 지금까지 단한번도 누군가를 사랑해본적이 없었기에, 죽은 사람 이었기에... 자신밖에 몰랐던, 타인을 위해 울어보지 못한 주인공은 사랑을 할 수 없었고, 이는 곧 죽음의 병이었다.

[당신은 사랑하는 감정이 어떻게 불시에 생겨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여자가 당신에게 대답한다.어쩌면 우주의 논리에 갑작스레 끼어든 어떤 균열 같은 것에서요. 여자가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실수 같은 것에서요. 여자가 말한다: 의지 같은 것에서는 절대로 생겨나지 않지요.] P.63

[당신이 묻는다: 사랑하는 감정이 다른 것에서도 불시에 생겨날 수 있을까요? 당신은 말해달라고여자에게 애원한다. 여자가 말한다 : 모든 것에서요, 저 밤새의 비행에서, 어떤 잠에서, 잠 속의 어떤 꿈에서, 다가오는 죽음에서, 어떤 낱말에서, 어떤 죄악에서, 스스로, 저절로, 어떻게 생겨나는지 모른 채.] P.63



결국 계약된 시간이 끝나고 그녀는 떠난다. 주인공은 그녀를 찾으려고 하겠지만 절대로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또다시 죽은 사람이 된다.

[당신은 여자를 알아보지 못하리라. 당신이 여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반쯤 열려 있거나 감긴 눈아래 잠들어 있는 여자의 몸뿐이다. 몸들의 관통, 당신은 그것을 알아볼 수 없다. 당신은 절대로 알아볼 수 없다. 당신은 절대로 그럴 수 없을 것이다.] P.66



사랑은 억지로 되는것이 아니고, 자신을 버리지 않고서는 얻을수도 없다. 사랑의 부재는 죽음일 뿐이다.





뒤라스는 <죽음의 병>에 이야기라고 할만한 걸 쓰지는 않았다. 모든 불필요한 언어를 삭제하고 딱 필요한 문장만을 담고 있다. 그래서 책도 대단히 얇다. 본문만 67페이지다. 수식어와 설명이 없다보니 대단히 난해하다. 그럼에도 시각적으로 그려지는 배경만은 아주 선명하다.


마치 시를 읽는 느낌이랄까? 난해하지만 뭔가 어렴풋이 이해되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을 지금까지 네번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더 좋아졌다. 대단히 매력적인 작품. 앞으로 여섯번은 더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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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7-27 21: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읽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역시 새롭네요^^*
시詩적이고 철학적인 문장이 돋보였던! 새파랑님 뒤라스의 책을 벌써 5편이나 읽으셨군요.
저도 조만간 하나 더 읽어야겠어요ㅎㅎ

새파랑 2022-07-27 21:31   좋아요 2 | URL
저번에 <여름비>도 그랬는데 뒤라스의 약간 난해한 책은 리뷰 쓰기가 어렵더라구요 😅 근데 이 책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

페넬로페 2022-07-27 2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67페이지면 단편소설 정도의 분량인거네요.
짧아서 더 시적일 수 있겠어요
읽으면서 이미지를 연상하고요~~
난해한 작품은 리뷰 쓰기 힘들죠^^

새파랑 2022-07-27 22:10   좋아요 3 | URL
좀 난해하고 에로틱(?)한데 읽다보면 빠져듭니다 ㅋ 분량은 단편인데 문장들이 쉽지 않더라구요 😅

scott 2022-07-28 1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뒤라스,,,
세뚜!
<이게 다에요>
새파랑님 독서 리스트에 추가!^^

새파랑 2022-07-28 07:00   좋아요 3 | URL
그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아직 사놓고 안읽은 <태평양을 막는 제방> 먼저 읽어야 할거 같아요~!!

희선 2022-07-28 01: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게 죽음의 병일지... 짧아서 여러 번 만나셨군요 앞으로 여섯 번 더 보시겠다니, 그때는 다른 게 보일지도...


희선

새파랑 2022-07-28 07:01   좋아요 2 | URL
‘사랑이 없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뭐 이런 자체 결론을 내렸습니다. 책이 어려워서 맞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읽을수록 빠져듭니다 ㅋ

모나리자 2022-07-28 10: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세요! 열번을 채우시겠다니요!
정말 간결한 문장으로 된 작품인가봐요. 궁금해집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새파랑님.^^

새파랑 2022-07-28 11:55   좋아요 2 | URL
얇아서 20분이면 읽습니다 ㅋ 출근길에 한번씩 읽었어요~!! 잘은 모르지만 뭔가 아우라가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

mini74 2022-07-29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딱 필요한 문장만 담긴 소설이라...거기다 사랑의 부재는 죽음이라니....전 여름비랑 연인 읽었어요. 새파랑님이 아우라가 느껴진다니 궁금해요~

새파랑 2022-07-29 17:56   좋아요 1 | URL
연인보다는 여름비에 가까운 스타일입니다 ㅋ 난해하긴 합니다만 매력적입니다. 어렵지만 끌리는 추상화를 보는 기분? 😅
 

N22093

˝처음으로 도모에는 바보와 위대한 바보라는 두가지 말이 어떻게 다른지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꾸밈없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꾸밈없이 모든 사람을 믿으며, 비록 자기가 속고 배반을 당해도 그 신뢰와 애정의 등불을 계속해서 지켜나가는 사람, 그 사람은 요즘 세상에서 바보로 보일지도 모른다.˝


가끔 나 스스로를 바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바보처럼 뻔히 아닌걸 알면서도 끝까지 해보고, 남들은 다 자기 목소리를 낼때도 침묵하며, 개인적인 이익을 얻는걸 부끄러워 했다. 그러다보면 언제나 마지막에 남아 있는건 나 자신이었다.


그런 바보같은 모습을 누군가는 진정성있게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은 그냥 무심히 지나쳐 갔을것이다. 그래도 바보같은 사람들의 바보같은 행동은 계속된다. 애시당초 누군가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바보같은 행동을 한게 아니라 그져 그렇게 바보같은 행동을 하는게 자신의 신념이기 때문이다.



<바보>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해보자면...
어느날 ‘다카모리‘에게 한통의 편지가 날아온다.편지의 발신인은 ‘가스통 보나파르트‘(이하 가스)라는 한 젊은이로, ‘가스‘는 ‘다카모리‘의 오래된 펜팔 친구였는데, 그가 갑자기 프랑스에서 일본으로 건너온다는 편지 내용이었다. ‘가스‘는 편지에 왜 일본으로 오는지에 대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도모에는 눈을 감고 예전에 역사책에서 보았던 나폴레옹의 초상을 기억해내려고 애썼다. 흰 조끼를 입고, 그 흰 조끼에 한 손을 넣은 채 가슴을 펴고 있는 모습을……………그런 모습의 남자일까…………?! 어쨌든 나폴레옹은 키가 매우 작고 못생긴 남자였다고 한다.]  P.33



편지를 받고 나서 ‘다카모리‘와 그의 여동생인 ‘도모에‘의 삶은 조금씩 바뀐다. ‘가스‘가 도대체 왜 일본으로 오는지 궁금증을 가지게 되고,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나폴레옹의 후예인 ‘가스‘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배를 타고 넘어온 ‘가스‘를 대면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외모적으로도 뛰어나지 않고, 생각은 조금 어눌한 바보였다.

[어두운 선창의 둥근 창에서 흘러들어 오는 흰색의 광선을 등으로 받으며, 온몸 가득히 기쁨을 드러내면서 다카모리에게 손을 내민 이 남자의 얼굴은 백인인지 동양인인지 모를 정도로 햇빛에 그을렸고, 더욱이 정말 말처럼 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얼굴만 긴 것이 아니라 코도 길었다. 그리고 잇몸을 슬쩍 드러내면서 씩 웃을 때 벌리는 큰 입까지………… 정말 말상도 보통 말상이 아니었다. ]  P.54



하지만 ‘가스‘는 그저그런 ‘바보‘가 아니었다. 어떤 사람도 의심하지 않고, 진심을 깨뚫어보는 순수와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길에 버려진 강아지에게도, 자신을 협박하는 야쿠자에게도, 길거리 여성에게도, 형의 복수를 위해 살인자가 된 사람에게도 연민을 거두지 않는다. ‘가스‘는 가진게 거의 없었지만 그 없는것 마져도 자신을 스쳐간 사람들에게 모두 내어준다. 어떻게든 자신의 진심을 전해주기 위해.

[˝산다는 것, 정말 어려워요. 도모에 씨, 나 겁쟁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평생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 돼요. 참 힘들어요.˝]  P.250



그리고 그렇게 ‘가스‘를 스쳐지나간 모든 사람들은 화해와 평안을 얻게 되고, 그에 대한 기억을 마음속에 담는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을꺼라는 기대와 함께.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위대한 바보‘였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바보가 아니다. 위대한 바보인 것이다. 자신의 몸을 태우면서 발산하는 작은 빛을 사람들의 인생에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비추는 위대한 바보이다.]  P.263



<바보>는 엔도 슈사쿠의 다른 작품에 비해 많이 밝고 약간은 교훈적이며, 읽다보면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느낌도 준다. 작가 이름을 모르고 읽었다면 엔도 슈사쿠의 작품이라고 생각을 못했을 수도 있다. 약간 작위(?)적인 부분이 있어서 다소 아쉬웠지만 그래도 엔도 슈사쿠는 엔도 슈사쿠였다. 이야기가 흡입력이 있고 재미있으며 문장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면 주변에 ˝백로˝가 있는지 찾게 될 것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위대한 바보‘로 기억되고 싶다. ‘바보‘ 말고...




Ps 1.아래는 ‘히라바야시 요코‘ 라는 사람이 <바보>를 위해 지은 시라고 하는데, 이 책의 내용을 핵심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어서 옮겨본다.

---‐--------------
먼 나라에서 온
알 수 없는 남자
바보 같은 얼굴을 하고서
언제나 주인 없는 개를 데리고 다녔지
비에 젖어도, 외톨이가 되어도
믿자 저 사람들을
노래하자 잊어버린
노래를
사람들이 비웃어도 상관치 않는 바보
길가에 우두커니 서 있는 사랑스러운 바보

무얼 하러 왔을까
키 크고 빼빼 마른 사람
슬픈 어깨를 하고서
언제나 어딘가로 걷고 있네
돌로 맞아도, 누군가에게 속아도
믿자 사람의 마음을
노래하자 잊어버린 노래를
늦어도 괜찮아 바보
황혼에 쓸쓸한 바보

푸른 하늘로 돌아가버린
알 수 없는 남자
상냥한 눈을 하고서
언제나 별을 부르고 있었지
슬픈 일뿐이어서 싫지만
믿자 저 사람들을
살자 살자꾸나
어디로 갔을까 슬픈 바보
그 사람 사랑스러운 바보
---‐--------------




Ps 2. 지금까지 엔도 슈사쿠의 다섯 작품을 읽었다. 간단히 순위를 매겨보자면,

1. <깊은강> ☆☆☆☆☆
2. <침묵> ☆☆☆☆☆
3. <사무라이> ☆☆☆☆☆
4. <바다와 독약> ☆☆☆☆☆
5. <바보> ☆☆☆☆

요런 순위인데, <바보>가 나쁜건 아닌데, 엔도 슈사쿠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막 추천할만한 작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엔도 슈사쿠이기 때문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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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ummii 2022-07-24 18: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위대한 바보˝ 되고파요 😆 현실은.. 그냥 바보 ㅋㅋ

새파랑 2022-07-24 18:56   좋아요 4 | URL
alummii님은 위대한 천재! 이시겠죠 ^^ 저는 현실은 그냥 바보입니다 😅

거리의화가 2022-07-24 19: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깊은강이 가장 높은 순위군요~ㅎㅎ 침묵 읽어야 하는데 마음을 가다듬고 읽어야 할 것 같아서...ㅎㅎ

새파랑 2022-07-24 19:55   좋아요 4 | URL
1번부터 4번은 다 99점에서 100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침묵>은 흐리고 비오는날 읽으서야 합니다 ^^

미미 2022-07-24 20: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왜 좋다고 하시는지 알것같아요.
리뷰로만 느끼기에도 왠지 숙연해집니다. 엔도 슈사쿠가
관심갖는 인물들은 나약하고 어리석음을 스스로 인정하거나 스스로 낮추면서 높아지는 듯 합니다.*^^*

새파랑 2022-07-24 20:47   좋아요 4 | URL
역시 슈사쿠 전문가 미미님~!! 등장 인물들에 대해 빠삭히 분석하셨군요. 이 책 읽은지는 좀 됐는데 아껴두고 싶어서리뷰를 좀 늦게 썼어요 😅 이야기는 재미있고 좀 코믹한 면도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감동도 있고 ^^ 미미님 읽으시면 우실수도 있을거 같아요 ㅎㅎ

그레이스 2022-07-24 22: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톨스토이의 소설이 연상되네요.^^
이렇게 다 모아서 평도 해주시고 페이퍼 올려주시면 뒤따라서 하나 둘 읽어가는 것도 좋을듯요.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7-24 23:46   좋아요 3 | URL
저도 어디선가 비슷한걸 읽어본거 같은 기분이 있었는데 톨스토이였군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 책 느낌이 있습니다 ^^

얄라알라 2022-07-24 23: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암산이 더딘데, 얼추 나눠보니 별점 평균 4.8인가요?

엄청 높습니다! 새파랑님께는 엔도 슈사쿠 작품은 반올림하면 그냥 5.0!^^

새파랑 2022-07-24 23:47   좋아요 4 | URL
4.8이 맞는거 같아요 ^^ 슈사쿠의 다른 명작에 비해 약간 떨어지긴 하지만 이 작품도 충분히 좋습니다~!!
계산 천재 알라님 ^^

scott 2022-07-24 23: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은 {위대한 알라디너} 입니다

요즘 세상에 누군가에게 바보가 되면

큰일 납니다 (각종 신종 피싱 조심 하귀) ㅎㅎㅎ

새파랑 2022-07-24 23:48   좋아요 4 | URL
리얼 알라디너 스콧님께 칭찬을 듣다니 기분이 좋네요 ^^ 전 모르는 전화 받으면 바로 끊어버려서 피싱 위험 제로 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바보 아님 ^^

희선 2022-07-25 02: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바보라고 하니 ‘바보 이반’이 생각났는데, 이건 톨스토이 소설이었군요 성경과 상관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위대한 바보라니, 그건 되기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딘가에서 남한테 모든 걸 다 주는 나그네 이야기 들었는데, 그 사람도 바보라는 말 듣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2-07-25 08:32   좋아요 3 | URL
바보 대신 위대한 바보라고 듣지 않을까요? 저도 <바보 이반> 생각이 났습니다. 박효신의 노래 <바보>도 생각나고 ㅋ 어제 그래서 다시 한번 톨스토이 책을 들춰 봤습니다^^

청공 2022-07-25 05: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가스는 현실세계에 온 신의 형상일까요?^^ 슈사쿠 작품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네요.깊은강부터 찜해봅니당~

새파랑 2022-07-25 08:33   좋아요 3 | URL
약간 그런 느낌을 주려고 슈사쿠가 쓴거 같더라구요. 혹시 아직 슈사쿠를 안읽으셨다면 <침묵> 을 먼저 추천드립니다 ^^

mini74 2022-07-25 10: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스가 양파인건가요 쓸쓸하소 외톨이고 비웃음을 당하기도 하지만 사랑스런 바보. 작가님의 이야기는 다 다르지만 결국은 사랑스런 바보이야기같아요. 새파랑님 엔도 슈사쿠 리뷰 👍

새파랑 2022-07-25 10:29   좋아요 2 | URL
가스 = 양파 맞습니다 ^^ 슈사쿠의 인물들이 약간 비슷한 측면이 있는거 같긴 합니다. 저는 슈사쿠의 바보입니다~!!

페넬로페 2022-07-26 16: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가스같은 사람을 흠모하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혀보면 언제나 그런 사람이 피해를 보고 당하니까 열이 받기도 해요.
나이를 먹다보니 어떨 땐 참신하고 의로운 바보같이 살아도 좋다는 생각을 해봐요.
근데 끝까지 욱하는 삶도 필요할 듯하기도 하고~~왔다갔다 합니다 ㅎㅎ

새파랑 2022-07-27 06:25   좋아요 1 | URL
가스같은 사람은 요즘같은 세상에는 살아가기가 더 힘든거 같아요. 하도 사기가 많아서 ㅋ 그래도 전 이런 바보같은 사람이 좋더라구요 ^^
 

N22092

˝나는 도대체 어쩔 셈으로 이런 정밀한 사진을 찍어 두었을까요? 이것이 언젠가는 슬픈 추억이 된다는 것을 예감이라도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사람의 마음은 돈으로 살 수 있는게 아니다. 배푼만큼 고마움을 느낄거라는 것도 착각이다. 사람의 마음은 타인이 함부러 조정할 수 있는것도 아니다. 사랑은 절대로 계획한대로 되지 않는다. 마음은 그런거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사랑>을 읽고나서 예전에 유행했던 ‘다마고치‘가 떠올랐다. 내가 해보지는 않았지만 가상의 애완동물을 키우는 그런 게임이었던거 같은데 이 책의 내용도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 ‘나오미‘라는 이름이 무척이나 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참 예쁜 이름이구나, ‘NAOMI‘라고 쓰면 서양 사람 같다고 생각한 것이 시작이었고, 그때부터 차츰‘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이름이 하이칼라면 얼굴 모습도 어딘가 서양 사람 냄새를 풍기고 아주 영리해 보여서, ‘이런 곳의 여급으로 놔두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P.5



20대 후반의 주인공 ‘조지‘는 어느 술집에서 일하는 15세에 이국적으로 생긴 여급 ‘나오미‘를 알게 되고, 그녀를 멋지게 키워서 자신의 부인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소위 미천한 ‘나오미‘의 집안은 ‘조지‘의 제안을 별다른 반응 없이 받아들이고 딸을 그에게 내준다.

[나오미 같은 소녀를 집에 데려와 그 성장하는 모습을 천천히 지켜본 뒤, 마음에 들면 아내로 맞아들이는 방법이 가장 좋다. 어쨌든 나는 부잣집 딸이나 교육을 받은 훌륭한 여자를 원하는 건 아니니까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  P.15



그리고 ‘조지‘는 ‘나오미‘를 하이칼라 여성으로 만들기 위해 피아노도 가르치고 영어도 가르친다. 처음에는 그의 의도대로 ‘나오미‘가 순진하게 따른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다마고치랑 같을 수 있겠는가. 사람은 기계와는 다르다. 절대로 의도대로 될 수가 없다. 마음이란게 있으니까. 그녀가 성장할수록, 그녀가 아름다워질수록 그와는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나오미를 ‘훌륭하게 만드는 것‘과 ‘인형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것‘, 이 두 가지가 과연 양립할 수 있는 것일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바보 같은 이야기지만, 그녀의 사랑에 현혹되어 눈이 어두워져 있던 나는 그렇게 뻔한 이치조차 전혀 분별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P.60



그러나 아무것도 몰랐던 ‘나오미‘는 사회생활을 할 수록, 많은 사람을 만날 수록 점점 변해가게 된다. 특히 성에 관해 눈을 뜨게 되면서 ‘조지‘에게만 보이던 관심을 다른 남자들에게 돌리게 된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녀의 거짓말과 속임수는 점점 커진다. 주변 모든 사람들을 빨아들인다. 이제야 세상에 눈을 떴다고나 할까?

[흔히 세상에서는 ˝여자가 남자를 속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내 경험에 따르면 이것은 결코 처음부터 ‘속이는 게 아닙니다. 처음에는 남자가 자진해서 ‘속는 것‘을 기뻐합니다. 어떤 여자에게 반해버리면 그 여자가 하는 말이 거짓이든 진실이든 남자 귀에는 모두 귀엽고 사랑스럽게 들립니다. ]  P.75



‘조지‘는 ‘나오미‘의 이러한 변화를 눈치챈다. 그리고 의심에 의심을 한다. 하지만 달콤한 ‘나오미‘의 육체에 빠져서 벗어날 수 없었다. 혹시라도 그녀가 자기를 버릴까봐 전전긍긍하게 된다. 그럴수록 집착은 점점 심해져만 가고, 더욱 매달리게 되며, 점점 ‘나오미‘에게 끌려가게 된다. 결국 그녀의 못된 행실을 직접 알게 되고, 이번 기회에 담판을 지으려고 한다. 과연 ‘조지‘의 미친 사랑의 끝은 어떻게 될까?

[그녀가 나를 속이고 있었다는 게 분명해지면, 나는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제 그녀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녀가 타락한 죄의 절반은 물론 나한테도 있으니까, 나오미가 순순히 잘못을뉘우치고 사과만 해준다면, 나는 더 이상 그녀를 나무라고 싶지도 않고, 또 나무랄 자격도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그렇게 고집이 세고 특히 나에 대해서는 한층 더 강경해지고 싶어 하는 그녀가 설령 증거를 들이댄다 해도 그렇게 호락호락 나에게 고개를 숙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P.171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인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필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정말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잘 이끌어가고, 몰입도는 높으며,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다. 게다가 시점도 1인칭이다보니 주인공인 ‘조지‘가 느끼는 감정이 날것으로 날카롭게 전달된다. ‘나오미‘와의 설레이는 첫 만남의 시작과, 동거를 시작하면서 꿈꿨던 행복이 어떻게 처참하게 무너지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체념하게 되는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원제는 <치인의 사랑> 인데, 처음에는  왜 좋은 제목을 놔두고 <미친 사랑> 이라는 제목으로 바꿨지? 의아해 했는데 책을 다 읽고나서 <미친 사랑>이라는 제목이 적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이(사랑에) 미친거지 사람이 미친거는아니지 않은가?




Ps. 지금까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책은 딱 다섯권 읽었지만, 전작을 할꺼니까 중간정리를 해보자면,


1. 초강추 : 슌킨 이야기
이야기가 아름다우면서도 문학적으로도 뛰어난 느낌이 든다.(왜 뛰어나냐고 물으면 답은 못하겠지만...)


2. 읽는 재미(추천) : 미친 사랑(치인의 사랑)
읽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나오미의 아름다움과 조지의 빡침을 머릿속에 그리게 된다. 그런데 문학적으로 높게 평가받을만 한가? 라고 물어본다면 약간 물음표가 붙는다. 당시 시대상황을 고려하면 대단히 파격적이고 세련됐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3. 충격적 재미(추천) : 소년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데뷔작인 <문신>도 좋았고, 끔찍하지만 선명한 작품인 <소년>도 좋았다. 다만 <작은 왕국>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단편이란 이렇게 써야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단편집이었다.


4. 이게 뭐야(약간 추천) : 열쇠
엄청 특이한 설정, 엄청 막장인 이야기. 또한번 이책이 쓰여진 시기를 생각하면 놀랍기만 하다. 이 책도 읽는 재미가 있지만, <미친 사랑>과 <소년>에는 못미친다. 하지만 설정 자체는 더 파격적이다.


5. 비추 : 요시노 구즈
일본사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그런지 일단 읽기가 대단히 어렵다. 읽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누가 대신 읽고 리뷰를 남겨주면 좋겠다.




다음번에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만, 시게모토 소장>을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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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7-20 08: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도 전작완독을 하실 작정이시군요!
대단하십니다.
필력이 좋다하시니 몇권있는 책부터 읽어봐야겠군요.

새파랑 2022-07-20 09:26   좋아요 3 | URL
소세키 이후의 새 사랑을 찾았습니다 ^^ 금새 다 읽도록 하겠습니다. 독서 슬럼프 오시면 꼭 읽어보세요. 완전 쑥쑥 읽힙니다~!!

페크pek0501 2022-07-20 12: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만, 시게모토 소장>을 저는 인상적으로 읽었죠. 인간의 새로운 특성을 알게 되었답니다.^^

새파랑 2022-07-20 14:31   좋아요 2 | URL
와우 재미있나보네요. <세설>을 읽으려고 했는데 요건 두권짜리여서 나중에 읽고 <만>을 읽으려고 합니다. 세상에는 특이한 사람들이 많은거 같아요 ^^

미미 2022-07-20 14: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4번까지 다 읽어보고 싶어요!!
<소년>은 특히 더 궁금요*^^*
나오미를 완벽하게 키워 아내로
만드려던 조지의 오만함이 실패해서 좋네요.

새파랑 2022-07-20 14:59   좋아요 2 | URL
<소년> 보시면 좀 섬뜩합니다 ㅋ 요 책은 재미는 확실히 있습니다~!! 조지는 좀 답답하지만 불쌍하고 나오미는 완전 팜므파탈 그 자체입니다 ㅋ 누구도 빠져나오지 못함😆

파이버 2022-07-20 14: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녀교육도 뜻대로 되기 힘든데 하물며 15세 청소년을 마음에 들게 키운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일것 같아요ㅎㅎ 새파랑님의 리뷰를 읽으면 해피엔딩은 아닐것 같아 납득이 됩니다.

새파랑 2022-07-20 15:01   좋아요 3 | URL
절반의 해피엔딩? 서로 결국에는 완벽하게 원하는걸 얻지는 못하지만 약간씩은 얻습니다 ~!! 그러게요. 자식도 뜻대로 안되는데 하물며 15살은 더욱 안되겠죠? ^^

페넬로페 2022-07-20 15: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제 다니자키 준이치로 작가 전작읽기 하셨나욤?
소세키이후의 새 사랑이라시니 급관심 갑니다~~
1,2,3,4 번 담아갑니다.
세설도 관심있어요^^

새파랑 2022-07-20 16:33   좋아요 4 | URL
언제나 의욕은 앞서지만 과연 다 읽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페넬로페님 취향에 잘 맞으실지 걱정이네요 🤔

dollC 2022-07-20 15: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은 왕국>을 가장 좋아해요. <슌킨 이야기>는 균형감있는 완벽한 작품인 것 같구요. 새파랑님 말마따나 문학적 평가로는 아리송한(?) 것도 있지만, 자꾸 읽고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이 작가는ㅎㅎ
혹시 <고양이와 쇼조와 두 여자>는 읽으셨나요? 이 작품도 놓치지 마시길😍😍

새파랑 2022-07-20 16:35   좋아요 3 | URL
전 딱 위에 있는 다섯편만 읽었어요 ^^ <작은 왕국>은 재미있긴 하던데 뭔가 제가 기대하던 특이한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ㅋ 읽고 싶은 매력이 맞는거 같아요~!! <고양이..>도 꼭 읽어야겠습니다~!!

scott 2022-07-20 23:39   좋아요 3 | URL
<고양이와 쇼조와 두 여자>
저도 추천 합니다 ㅎㅎㅎ

scott 2022-07-20 2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준이치로 옹 마니아 1등급!
리뷰도 일품!👍👍

준이치로 옹의 <그늘에 대하여 > 추천합니다 ^^

새파랑 2022-07-21 06:56   좋아요 3 | URL
1등급은 당연 스콧님이죠~!! 아직 제가 잘 모르는 읽을 책이 많군요~!! 기쁩니다 ^^

alummii 2022-07-21 07: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추억의 다마고치! ㅋㅋ 준이치로 중간정리 이런거 너무 좋습니다 추천순으로 정리가 되네요 ^^ 충격적재미는 뭘까 진짜 궁금함요

새파랑 2022-07-21 07:57   좋아요 3 | URL
읽어보시면 아! 이게 충격적이구나~ 하실겁니다 ㅋ 전 좀 쇼킹했습니다. <문신>도 그렇고 <소년>도 그렇고 ^^

mini74 2022-07-21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3D다마고치가 나온다네요 ㅎㅎ 나오미의 아름다움과 조지의 빡침이란 새파랑님 문장의 울림이 확 와닿습니다. 이 소설의 정체성같아요 *^^*

새파랑 2022-07-21 16:24   좋아요 1 | URL
제가 쓴 문장은 대부분 어디서 들은 말들이어서 좀 찔리네요 ㅋ 요책 미니님도 좋아하실거 같아요 ^^

희선 2022-07-22 0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하기 어렵지요 그런 걸 바라는 사람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사람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겠습니다 이것도 그렇게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희선

새파랑 2022-07-23 07:16   좋아요 1 | URL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더라구요 ㅋ 그렇다고 마음대로 만드는건 더 어렵고 ㅎㅎ 또 주말입니다 ^^
 
왼손잡이 여인 범우문고 74
패터 한트케 지음, 홍경호 옮김 / 범우사 / 200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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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091

"밝은 대낮에 여인은 나무 한 그루 없는 밋밋하고 얼어붙은 곧바른 길을 걸어갔다. 그녀는 계속 똑바로 걸었다. 어두워질 때까지 여인은 그렇게 걸어갔다."


사람의 마음이 한결같을수는 없다. 알게 모르게 조금씩 변한다. 다른사람이 변한 걸 느꼈을때는 '갑자기 애가 왜이래?' 이렇게 황당해 할 수도 있지만 그건 갑자기가 아니다. 조금씩이다.


페터 한트케의 <왼손잡이 여인>의 여인 '마리안느'도 마찬가지다. 남편인 '부르노'는 갑작스런 이별통보에 아마 황당했을 것이다. 자신의 별 대수롭지도 않은 말 때문에 갑자기 부인이 헤어지자고 말한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헤어짐이 잠깐일거라 오판하게 된다.

["당신이 나를 떠나리라는 것, 당신이 나를 혼자 버려 두리라는 깨달음이었어요. 바로 그거예요. 부르노, 가세요. 나를 혼자 내버려 두고요."] P.32



하지만 그녀에게 헤어짐은 잠깐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생각하고, 꿈꿔왔고, 권태에 따른 새로운 시작이었던 것이다. 왜 그녀가 그런 헤어짐을 선택했는지 페터 한트케는 정확히 말해주지 않는다. 단지 3인칭 관찰자로서 그녀를 바라보고 차분히 그릴 뿐이다. 그럼에도 독자는 그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작가가 의도한 생각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프란치스카가 당신을 뭐라고 불렀는지 알아? 개인적인 신비주의자라는 거야. 맞아, 당신은 신비주의자야. 신비주의자! 제기랄! 당신, 병이야. 그래서 나는 프란치스카에게 한두 번 전기치료만 하면 당신은 다시 이성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해 주었어."] P.45



갑자기 남편과 헤어져서 아들과 단둘이 살게된 '마리안느'의 앞날은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다. 아들은 더럽게 말도 안듣고 자신의 번역일을 방해하기만 하며, 남편인 '부르노'는 자주 찾아와 그녀를 협박하기도 하고 회유하기도 하며, 주변 남자들은 그녀에게 추근거리기만 한다.

["없어, 난 행복하고 싶지가 않아. 기껏 만족할 뿐이야, 난 행복이 두려워. 난 행복을 견뎌 내지 못할 것만 같아. 머릿속에서 말이야. 난 영원히 미치거나 죽고 말 거야.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를 살해할지도 모르지."] P.88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고독을 그대로 밀고 나간다. 누구와도 가까워지는걸 원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해나간다. 미래에 또 어떻게 마음이 바뀔지는 모르지만, 현재의 선택을 만족해 한다. 뭐 그게 인생이지, 한결같이 산다는게 어디 쉬운일인가.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함께 모여 제나름의 방식대로 일상의 삶을 계속한다. 생각을 하기도 안 하기도 하면서 비록 모든 것이 노름에 걸린 엄청난 경우에도 사람들은 제각기 일상의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화젯거리가 될 것은 아무것도 없는 양 그렇게 계속 살아간다.] P.137





긴 이별이었다.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이후 사년(?)만에 페터 한트케의 <완손잡이 여인>을 접했다. 내가 읽은 그의 두번째 작품. <왼손잡이 여인>은 <긴 이별...> 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약간 한트케가 힘을 빼고 쓴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한트케가 써내려가는 담담한 문장들은 대단히 매력적이었고, 순간순간을 포착해 써내려간 장면은 영화처럼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긴 이별...>을 재독해 봐야겠다 ^^

"넌 너를 드러내지 않았어. 그리고 아무도 너를 비굴하게 하지는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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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7-15 22: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긴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가 아마 제일 읽기 힘들지 않았나싶습니다.
한트케는 <패널티킥...>이 제일 좋았어요 ^^

새파랑 2022-07-15 22:19   좋아요 3 | URL
아하 그렇군요~!! 일단 <패널티킥>을 읽어야 겠습니다 ^^

미미 2022-07-15 22: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새파랑님!! 이 리뷰 이전에 써주신 글들과 조금 다른 느낌이네요. 덕분에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

새파랑 2022-07-15 22:27   좋아요 3 | URL
미미님과 폴스타프님 덕에 읽은 책입니다 ㅋ 제가 요즘 여름을 타서 완전 주관적으로 리뷰를 막 써봤습니다. 쓰는데 30분 걸렸어요 😅 <미친 사랑> 읽고 있는데 완전 잼있네요~!!

서곡 2022-07-15 22: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여기 ‘소망 없는 불행‘이 실려 있죠. 엄마에 대해 쓴 인상적인 산문.

새파랑 2022-07-15 22:32   좋아요 3 | URL
제가 가진 책은 <소망 없는 불행> 이 안들어 있더라구요. 딱 <왼손잡이 여인> 하나만 들어있더라구요. 잘못출판된걸까요? 😅 그 단편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서곡 2022-07-15 22:41   좋아요 4 | URL
아 그래서 위 리뷰에 ‘소망 없는 불행‘ 에 대해 안 쓰셨구나...제가 갖고 있는 범우문고 <왼손잡이 여인>은 미색 바탕에 붉은 선이 들어간 표지인데요. 저 푸른 표지본과 다른가 봅니다. ‘소망 없는 불행‘이 민음사전집에 있으니 참고하시길요. 아니 에르노가 부모에 대해 썼듯이 페터 한트케의 절절한 엄마 이야기가 들어 있어요.

새파랑 2022-07-15 22:53   좋아요 3 | URL
절절한 엄마 이야기라니 읽어봐야 겠습니다. 한트케의 절절함이 어떤건지 궁금하네요~!!

페넬로페 2022-07-15 22:3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담담하게 그려진 이 소설을 꼭 읽어봐야겠어요.
조금 고독한 느낌도 받습니다.
저는 소망없는 불행 읽었는데 자전적 이야기라서 좋았어요^^

새파랑 2022-07-15 22:56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도 이 책 좋아하실거 같아요. 가격도 착하고 얇아서 금방 읽을수 있어요. 소망없는 불행 꼭 읽어야 겠습니다~!!

mini74 2022-07-15 23: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갑작스럽지않다. 조금씩이다 이 말 와닿습니다. 왼손잡이여인 본인이 영화화하기도 했다고 들었어요. 베를린천사의 시 시나리오고 쓰고~ 저도 읽어보고싶네요. 미님 폴스타프님 새파랑님까지 ㅎㅎ

새파랑 2022-07-16 07:32   좋아요 3 | URL
이 책 보고 제가 떠올린 말 입니다 ㅋ 이 책 영화화 하기도 했군요. 잼있을거 같아요 ~! 미니님 집에 이미 있을수도 있습니다~!!

alummii 2022-07-15 23: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거 좀 쉽다니 한번 도전해 보고파요 ㅎㅎ

새파랑 2022-07-16 07:33   좋아요 4 | URL
<긴이별...> 보다는 확실히 잘읽히더라구요~!! 추천드립니다~!!

희선 2022-07-17 23: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들이 말을 더럽게 안 듣는다는 말 보니, 왜 슬픈지... 엄마 혼자 아이 기르기 힘들겠지요 아들이 지금은 그래도 자란 다음엔 좀 달라지기를 바랍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누군가 방해하지 않으면 앞으로 죽 비슷하게 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다른 건 바라지 않고...


희선

새파랑 2022-07-18 05:57   좋아요 1 | URL
생각해보니 신기하게도 고독을 선택했으면서도 자식은 포기하지 않고 함께 사는 모습은 좀 의외이긴 합니다 🤔 그나마 아들이 없었다면 집이 너무 썰렁했을거 같아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