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교보문고에서 5년 정도 전에 산 것 같다.

사진 섹션에 있는 책을 모조리 뒤져 여러 권 샀을 때 구매한 것 같다.


미국 아이들은 새로운 개념을 적용하면서도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사진 앱들을 어떻게 그렇게 기가 막히게 만드는지에 대한 답을 준 책이 '사진 그 후'이다. 사진의 미래에 대해 쓰여있었고, 한참 애플 스토어에서 주목받던 앱들의 거푸집이 거기에 있었다.


그날들은 제목처럼 표지처럼 참 '그날들'스러운 사진과 그 사진에 대한 글의 책이다.

책의 표지를 제하고, 펼쳐진 책은 대부분 여백과 글뿐이어서 글을 읽어 들이지 않으면 감상을 느낄 수 없지만, 사진이 가득한 책은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사진 감상과 간접 독서를 할 수 있다. 글은 머리에 안 들어오는데, 책은 느끼고 싶은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지친 몸이 책에 기대고 싶은 날 말이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살 때부터 헌책 느낌이 나서 그런지, 그때 모습 그대로이다. 깨알 같이 써놓은 포스트잇도 그대로이고, 정신없이 그은 줄들도 그대로이다. 내 차도 그대로인데, 그 그대로에 저렇게 털썩 동승한다.


그 해 남이섬에서 찍은 사진을 추억한다.


하늘은 숨 막힐듯한 노란색이 자욱했고, 땅에는 질식 할 것 같은 사람들이 일으킨 먼지가 가득했다.

책도 사진도 이미 출발점을 상실한 지 오래인 모양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막시무스 2020-09-05 0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마지막 문장은 마치 사진첩에 들어 있는 시 같네요!ㅎ 즐건 주말되세요!

초딩 2020-09-05 00:38   좋아요 0 | URL
우앗 언제나 최고의 찬사 감사합니다~
일잔 하고 자야겠습니다 ㅎㅎㅎ 굿밤 되세요~

하나 2020-09-05 0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을의 남이섬 참 좋지요. 사진을 보다보니 저도 언젠가의 그날들이 기억나네요. 좋은 밤 되세요 ^^

초딩 2020-09-05 01:06   좋아요 1 | URL
아 하나님~~ :-) 또 태풍이 온다고하는데
평온한 하지만 즐거운 주말 되세요~

coolcat329 2020-09-05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뮈가 가을은 두번째 봄이라 했는데, 저 ‘숨 막힐듯한 노란‘빛이 딱 봄 같습니다. 아 먼지마셔도 좋으니 저렇게 봄같은 가을 구경 가고 싶네요.

초딩 2020-09-05 19:48   좋아요 0 | URL
:-) 사진 칭찬 해주셔서 넘넘 감사합키다~ 겨울이 지난 봄 넘넘 좋은 거 같아요.
좋은 시간 되세요~

페크pek0501 2020-09-06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슨 가을 풍경이 이렇게 아름답습니까. 한참 보고 갑니다.

초딩 2020-09-06 19:03   좋아요 1 | URL
우앙 페크님이 이렇게 좋아하시니 제가 기쁩니다 ~ 좋은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