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 영화 보다가 완전 뒤집어졌다. 

물론 이 영화 절대로 웃긴 영화 아니다. 보고나면 정말 우울해지는 칙칙한 영화다. 


원래 드라마의 법칙 중 하나가 밝고 환하고, 잘나고 잘 사는 사람이 나와줘야 한다. 그래야 관객의 돈이 아깝지 않다. 이렇게 칙칙하고 우울한 것이 통하는 장르가 있는데 그건 소설일 것이다. 그런데 가끔 그 반대되는 영화가 나와줘도 용서가 되는 영화가 있다. 물론 흥행과는 상관이 없다. 그래도 이 영화가 상영되었을 때 나름 성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밀레니엄 전후로 우리나라에도 여성 감독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냈던 것으로 아는데 그 명단 거의 첫줄에 올릴만한 감독이 임순례 감독은 아닐까 한다. 


솔직히 남자 감독들도 살아남기 어려운 영화판에 무슨 영화를 만들었을까 싶은데, 199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임 감독은 뚝심과 부지런함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다. 다른 건 몰라도 <리틀 포레스트>와 <제보자> 정도는 웬만한 사람은 알지 않을까. 그걸 임순례 감독이 만들었다는 걸 함께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런지.


아무튼 나도 분명 이 영화를 본적이 있긴 하다. 상영관에서 봤는지 아니면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 봤는지 아니면 tv에서 봤는지 기억은 잘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 상영시기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봤던 걸로 기억한다. 그땐 보고나서 어찌나 떨떠름 했던지. 워낙 영화에 대한 찬사 때문에 함부로 욕은 못하겠고, 그렇다고 좋았다고 말하면 거짓말하는 것이니 대략남감이었더랬다.


솔직히 난 남자들이 삶에 쩔어 가지고 술 먹고 꼬장 부리는 거 딱 질색인데 이 영화는 거의 95% 이상이 그렇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나마 편집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런데로 봐 줄만하다고 용서를 했을지도 모른다. 장면 넘어가는 게 너무 아마추어적이라 그것도 마땅치 않았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나와 비슷한 또래의 다른 삶을 보여줬다는 게 공감을 얻지 못했던 것 같다. 나야 워낙 온실속의 화초처럼 젊은 시절을 살아가고 있었으니 물론 뭐 이런 삶도 있구나 하면 되는거긴 하지만 크게 공감할만한 요소는 없었다.


그리고 20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볼 생각을 거의 안하고 있었다. 어젠 조금 보다 말려고 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이 영화 장난 아니다. 코미디 영화는 이미 웃을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정말 나를 웃겨줄 수 있나, 웃긴다면 얼마나 웃겨줄 것인가를 지켜보겠지만,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빵 터지고 말았다. 그건 와이키키 브라더즈의 4인방들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다. 고등학생으로 어렵게 어렵게 동년배의 여학생들과 친구가 되어 바닷가에서 노래를 부르며 한창 분위기가 좋았다. 그런데 선배들이 끼어 들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와이키키 4인방은 뭐 씹은 기분이 되어 한쪽에 찌그러지는 형국이다. 그러다 기분이 나빴던지 누군가 술에 취해 결국 선배들을 받았고 결국 한판 뜨게 된다. 그걸 보는데 얼마나 웃기던지. 정말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


물론 이건 나만의 웃음의 포인트인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이 그 장면을 보면 뭘 그렇게까지...? 라며 오히려 벙쩌하거나 나를 좀 이상하게 볼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 영화에 그런 장면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어쨌든 난 이제야 이 영화의 진가를 발견한 셈이다. 그때부터 중간중간 보면서 얼마나 웃었던지. 지금도 비실비실 웃음이 난다. 이런 영화가 정말 잘 만든 영화다. 누구는 그러지 않았나, 드라마는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이걸 가장 잘 수행한 몇 안 되는 영화중 하나는 아닐까 싶다. 


그래도 의문이 남는다. 처음 봤을 때는 하나도 웃기지 않았던 영화가 이제 다시보니 이렇게 웃기다니! 도대체 이걸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나의 비극은 누구에겐 희극이 될 수 있어서일까? 아니면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나와 비슷한 나이의 배우들이 인생의 한 시기를 통과해 가고 있었구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서일까. 지금의 중견 배우들이 이제 막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을 때 찍은 영화다. 박해일이 아역 배우로 나온다는 걸 그때는 몰랐는데 두번째로 보니 알겠다. 황정민 못지 않게 박원상이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것도 이 영화를 보니 알겠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성우 역을 맡은 이얼이란 배우를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나는 이 배우를 언제부터 알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최근 4, 5년전에야 비로소 조금씩 알기 시작해서 S 본부의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야 비로소 확실히 각인되었던 것 같다. (그 보다 <라이브>란 드라마가 먼저다.) 그때 거의 스러져가는 야구 감독의 역을 맡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연기를 곧잘해서 연극판을 한동안 굴렀겠구나 했다. 그런데 아깝게도 지난 5월 식도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58세다. 이 영화에선 상당히 참하게 나오는데 역시 보고 좀 놀랐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세상에 80% 이상이 남자 이야기다. 이 남자 이야기를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이긴하다. 보통 남자 감독이 남자의 이야기를 하지만, 드물게는 여자가 하기도 한다. 여자 감독이 하는 남자의 이야기는 확실히 그 질감이 다르긴 하다. 남자 감독은 당연히 거친 느낌이지만 여자하면 글쎄, 이렇게 웃프게 표현할 수도 있다니! 감독이 좀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뚝심 하나로 만들었겠구나 새삼 존경심이 느껴진다. 지금의 MZ 세대는 잘 공감하지 못하겠지만 5, 60대는 옛날을 추억하며 볼 수 있는 영화다. 추억을 팝송도 들을 수 있고. 지금은 밴드라고 하지만 예전엔 그룹사운드라고 했다. 그 시절의 영화다. 

참, 배우 류승범의 앳된 모습도 볼 수 있다. 새삼 우리나라에 탈색머리의 역사가 깊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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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0-15 21: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크흐 이 영화 좋아하면 연식 나오는건데 말이죠. 저도 좋아해요. ㅎㅎ 웃프고요. 노랑머리 류승범 지금은 코로아티아에선가 멋지게 살고 있더군요. 박해일 파릇한 얼굴도 나오고요. 이얼 배우 참 안타까워요. 누드로 서서 기타 치며 노래하는 장면 ㅠ 마지막에 오지혜가 부른 사랑밖에 난 몰라 좋아합니다. ㅎㅎ 수안보 온천 개발 초기 때라 시위하는 사람들이며 그런 시대 배경도 슬쩍 담은 임 감독^^

stella.K 2022-10-16 18:47   좋아요 0 | URL
사실은 웃긴데 슬픈것이 아니고 슬픈데 웃기죠.
유승범 나이들어가면서 멋져지는데 왜 연기를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직 한창인데. 결혼해서 잘 사나 모르겠어요. 이얼 배우 그 장면 정말 처연하죠? 아까운 배우여요. 😢

바람돌이 2022-10-15 2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말씀처럼 연식 나오는 영화. ㅎㅎ 며칠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임순례 감독님 사진을 보는데 뭔가 변하지 않은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이 영화 본지 오래 됐는데 다시 찾아보고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글이에요. ^^

stella.K 2022-10-16 18:24   좋아요 0 | URL
임순례 감독이 왔군요. 오래오래 감독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스산한 기을에 보기 좋은 영화죠. 함 보세요. 새로운 걸 발견하게될지도 몰라요.ㅋ

나와같다면 2022-10-15 2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늦가을 이였을거예요. 씨네큐브에서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보고 나와서 광화문을 걸었던 그 날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오지혜의 ‘사랑밖에 난 몰라‘ 가 계속 맴돌던 그 날.

stella.K 2022-10-16 18:30   좋아요 1 | URL
앗, 그렇다면 나와같다면님 연식이...? ㅋ 엔딩이 그렇게 끝날 줄 몰랐어요. 그렇게 끝나는 것도 괜찮구나 싶더군요.^^

책읽는나무 2022-10-16 07: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영화 평이 좋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 번 봐야지~ 했었는데 여적 못봤어요.
임순례 감독님 영화였었군요?
그래서 유명했었나 보군요!
저는 <리틀 포레스트>는 재미나게 보았어요.
계속 봐도 질리지 않는...^^
이얼 배우를 잘 몰라서...그런 일이 있었군요?
<라이브> 드라마도 오래 전에 참 재미나게 봤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ㅜㅜ
앗!!! 금방 검색해서 봤는데 얼굴을 보니 알겠어요!!! 에궁~ㅜㅜ
참 친근감있게 연기하신 분이었는데..안타깝네요.ㅜ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tella.K 2022-10-16 18:35   좋아요 1 | URL
이거 꼭 보세요. 리틀포레스트는 뭐 워낙 원작이 좋으니. 아무래도 임순례가 좀 더 잘 만들지 싶어요. 울나라 음식 가지고 만들어 일까요? 암튼.^^

호우 2022-10-16 0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너무 유명해서 익숙한 느낌인데 보지는 못 했네요. 2001년이면 한창 육아 전쟁을 치르면서 일도 하고 살아내느라고 주변을 잘 못 돌아 볼 그런 때 였네요. 영화 한 편으로 인해 또 나를 돌아보게 되네요. 한 번 봐야겠어요. 스텔라님, 감사해요~~^^

이얼 배우는 <인사동 스캔들>에 나왔던 역할이 기억에 남았어요. 우정 출연인데도 내공이 느껴져 아주 강렬했었는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tella.K 2022-10-16 18:39   좋아요 1 | URL
와, 그럼 호우님 자녀분 지금 다 컸겠네요. 이제 함 보세요. 여유롭게.
이얼 배우 인사동 스캔들에 나왔다는데 전 기억이 없어요. 나중에 다시 봐야겠어요.^^

북프리쿠키 2022-10-16 14: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영화제 수상작 위주로 챙겨보는데, 얼마전 봄날은 간다를 보며 느낀게 유지태가 엄청 앳되게 나와서 놀랬습니다. ㅎㅎ
우리도 리즈 시절이 있었겠지요 ?? ㅎ

stella.K 2022-10-16 18:45   좋아요 2 | URL
아, 봄날은 간다 정말 좋죠. 이때까지만해도 유지태 좋아했는데 그후 악역을 해서일까 좀 싫더라구요. 그러다 작년에 유키즈에 나와서 노는 모습 보니까 나쁘지 않더라구요. 제가 무려 이럽니다. ㅎㅎ 근데 쿠키님은 그 악명 높은 악령도 완독하시고 영화제 수상작도 챙겨 보시고. 대단하세요.👍

희선 2022-10-17 0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리틀 포레스트> 영화가 있다는 건 아는군요 임순례 감독 이름도 들어봤는데, 그 영화 만들었다니... 시간이 지나고 나서라도 저 영화를 보시고 예전과 다른 걸 느끼는 것도 괜찮겠지요 영화뿐 아니라 책도 그렇겠습니다 그때 함께 느끼면 좋지만, 꼭 그러지 않아도 괜찮겠지요


희선

stella.K 2022-10-17 10:25   좋아요 0 | URL
그럼요. 전에 보지못했던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건 즐거운 일이죠. 리틀 포레스트 함 보세요. 희선님도 좋아하실 거예요.^^
 

                         

                            


어제 <홀로도모르>란 영화를 봤다.

소련의 우크라이나 대학살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우린 지금까지 홀로코스트에 대해서만 주목해왔지 홀로도모르가 있었다는 건 거의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소련이 망한 게 1991년인가? 비교적 최근의 일인데 왜 이 사실은 이렇게 안 알려진 것일까. 그나마 이 영화도 2016년에야 만들어졌다.


1932년에서 1933년 소련 우크라이나에 있었던 기아를 통한 대량살인을 홀로도모르라고 한단다. 말에 의하면 스탈린의 만행이 히틀러를 능가한다고 하는데 누구의 만행이던지간에 어떻게 이런 야만이 있을 수 있는지? 공산주의도 무섭지만 도대체 국가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사태가 우려되서 일부러 챙겨봤다. 소련은 오래 전에 해체됐는데 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얌전히 봐 줄 수가 없는 건가? 아니면 미국을 상대로 우크라이나에서 한 판 붙어 보겠다는 걸까? 누구는 그랬다. 이제 강대국은 직접 싸우지 않고 작고 못 사는 나라를 전장터 삼아 싸운다고. 옛날 청나랑하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싸웠던 것처럼.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 우크라이나가 잘 사는 나라였다면 이 영화는 좀 더 일찍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소련은 너무 패쇄적이었고 그나마 해체되었는데 홀로도모르가 있었는지 누가 알았겠는가.

       

        



그런데 이 영화 정말 잘 만들었다. 아쉬운 건 우크라이나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캐나다에서 만들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전통 의상이나 문화적 분위기를 잘 살렸고, 자연 풍광과 소련의 만행, 그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저항 또한 실감나게 잘 표현했다. 영화가 좀  잔인하긴 하지만 나름의 서정도 있어 봐 줄만하다. 대학살에 무고히 죽어간 영혼을 위해 한 번쯤 봐도 좋지 않을까. 


배우들이 진짜 러시아 사람 같다. 하지만 영어를 썼다는 게 영화적 감을 좀 떨어지게 만들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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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2-14 2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일드 44가 이 우크라이나 대학살과 연관되어 있어요!!!

stella.K 2022-02-14 21:01   좋아요 1 | URL
아, 그런가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기억의집 2022-02-14 21:03   좋아요 2 | URL
ㅎㅎㅎ 고맙다고 하시니깐 낯설어요!!

stella.K 2022-02-14 21:06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 전 그저 고마워서 고맙다고 할 뿐인데...ㅋㅋ
이 영화 관심있으면 함 보세요. 올레 tv에 있어요. 심지어 무료!^^

기억의집 2022-02-14 21:07   좋아요 0 | URL
올레 티비도 가입해서 보는 거 아닌가요?? 넷플릭스처럼

stella.K 2022-02-14 21:11   좋아요 0 | URL
네. 전 기억님 집도 올레 tv줄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넷플릭스도 찾아 보면 있지 않을까요?

기억의집 2022-02-14 21:13   좋아요 1 | URL
티비을 아예 안 봐서… 다음에는 약정 해지할까 생각중이예요!! 그냥 다 유튭 봐요. 애나 어른이나!!!

책읽는나무 2022-02-14 2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레 티비!!!!ㅜㅜ
금방 왓챠에 검색해 보니까 제목이 있어요.
한 번 봐야겠군요^^

stella.K 2022-02-15 09:46   좋아요 2 | URL
왓챠는 무료영화가 없나 보죠? 영화 잘 만들었어요. 주인공이 화간데 그림도 보여주고 이런데 사랑 빠지면 안 되죠. 드라마틱 하기도 하고. 함 보세요.^^

책읽는나무 2022-02-15 09:43   좋아요 2 | URL
넷플릭스랑 왓챠가 비슷한 온라인 결제 영화,드라마 앱이라서요~
여기도 넷플에 영화가 있으면 왓챠에는 없고, 왓챠에 있으면 넷플에 없고...아예 둘 다 없으면 요즘 뜨는 웨이브? 뭐 거기에 있고....참~ 지갑이 술술 새는 시스템 구조랄까요??ㅜㅜ
그래서 저는 넷플릭스랑 왓챠 이 두 개를 못끊고 있네요..영화나 드라마 많이 보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ㅜㅜ

새파랑 2022-02-15 0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 상황이랑 잘 맞는 영화네요~ 이런 세계적 긴징감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재미있을거 같아요 ^^

stella.K 2022-02-15 09:46   좋아요 2 | URL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왤케 전쟁이 끊이지 않는지 모르겠고. 지구가 생긴이래 전쟁이 없었던 시기는 없었다던데 지금은 강대국이 부추기고 있으니 짱나요.🤨

blanca 2022-02-15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제발 전쟁 안 했으면 좋겠어요. 우크라이나 시민들 단체로 항거하듯 바닥에 비장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 보니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지금 심정이 어떨지...21세기에 이런 영토 전쟁이라니 분노가 일어요.

stella.K 2022-02-15 10:17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예요. 약소국이라고 만만히 보고 자기네들 그런 나라 상대로 무기 써 먹으려고 저러나 한심하더군요. 제발 제발 플리즈~

페크pek0501 2022-02-15 1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영화 보신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에 공포를 조성하는 러시아를 보면서 이들은 코로나도 안 무섭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코로나가 터졌을 때 코로나가 있는 동안은 전쟁이 중지될 줄 알았거든요. 순진한 생각이었어요.
상상 초월입니다.
무조건 전쟁이 나면 전쟁을 시작한 나라를 세계나라들이 협력해 쳐부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stella.K 2022-02-15 12:26   좋아요 2 | URL
ㅎㅎ 화가 많이나셨군요. 이거 알고 보면 러시아랑 미국의 대립 아닌가요? 옛날 미소 냉전의 재현같은 거. 코로나 때문이라면 그동안 많이 참았죠. 지금은 약해지니까 그 틈을 타고. 하긴 앞으론 그런 거 안 따질 거예요. 의학이 좋아죠 백신 맞고 싸우겠죠. 아님 무슨 방호복 입고 싸우거나. 언니가 말하는 시스템은 유엔에서 어떻게 좀 해야할텐데 영 힘을 못 쓰는가 봅니다.😔

mini74 2022-02-15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소련이란 나라의 학살이 씀찍하다라고요. 자극민뿐 아니라 ㅠㅠ 올림픽에서 우크라이나 선수가 전쟁반대 팻말 들었는데 넘 짠했어요 ㅠㅠ

stella.K 2022-02-15 16:44   좋아요 1 | URL
엇, 정말요? 올림픽에서 정차적 포퍼먼스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또 생각해 보면 그런 데가 아니면
어디서 그런 걸 알리겠냐고요. 정말 짠하네요.
모쪼록 잘 넘어가야할 텐데,,,
전쟁 일으키면 막 들고 일어나고 세계적으로 불매운동하고
그래야할 텐데 말이어요.ㅠ

레삭매냐 2022-02-18 1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튜브로 유크레인에 대한 역사
를 잠시 보았는데 참으로 기구
한 역사더군요.

서쪽의 폴란드 그리고 동쪽
로스케들에게 시달린 역사 -

로스케 놈들은 가만 놔두질
못하고 분탕질을 치는지 모
르겠네요.

여튼 전쟁 말고 평화가 도래
하길 기대해 봅니다.

stella.K 2022-02-19 11:20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하고 비슷하군요.
그래서 국력이 있어야 하는데
또 그러면 뭐하겠습니까?
지도자 하나 잘못 만나면 내란을 겪을 수도 있으니.
이래저래 내 나라에서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ㅠ

프레이야 2022-02-22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님 소개하신 이 영화 찾아보다 찾기가 좀 어려워서 보지는 못했고 대신 다른 영화를 알게 되어 봤어요. 며칠 되었어요.
제목은 미스터 존스. 토탈 이클립스와 카핑 베토벤을 감독한 폴란드 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의 영화입니다. 실화 바탕 영화구요. 이런 인물이 있었구나, 새로운 발견이었어요. 강추에요^^

stella.K 2022-02-23 11:32   좋아요 0 | URL
오, 역시...! 비교적 최근작이네요.
필름이 허리우드나 영국 분위기가 나는 것 같네요.
저 영화는 소련풍이나요.
감독이 여성 감독이네요.
저도 함 찾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알려 주셔서 고맙슴다.^^
 

요즘 보는 영화(몇 편 되지도 않지만)마다 별로라 이 영화도 뭐 좋을까 기대를 내려놓고 보기 시작했다. 평점은 꽤 높은 편이긴 하다.


오, 근데 이 영화 의외로 정말 괜찮았다. 미국이란 나라가 정말 광대하긴 한가 보다. 서부의 대자연의 풍광을 잘 담아냈고, 등장인물도 적절하게 자기 역할들을 하고 있어 그림 같다는 느낌도 든다. 


무엇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미국에는 핫샷이라는 산불 발생 초기 단계에 방어선 구축을 위해 투입되는 최정에 엘리트 소방관이 있다고 한다. 지금도 2000여명이 활동중이라는데 2013년 미국 애리조나주 야넬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화재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결국 그 화재 사건에서 19명의 핫샷이 불타 죽었는데 마지막 엔딩이 정말 가슴이 찡하다. 


불을 더 이상 끌 수 없으면 그들은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누에처럼 부대자루 같은 방화복을 뒤짚어 써야하는데 서로가 괜찮을 거라고 위로하면서 사실은 괜찮지 않게 죽어 갔다. 그리고 유가족들이 어느 학교 강당에 모여서 가슴을 치며 통곡을 하는데 참 낮익은 광경이다. 새삼 어느 나라나 대형 사고의 유가족들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구나 싶다. 그리고 잠시 후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그때 죽었던 핫샷의 멤버들의 실제 얼굴이 올라가는데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43세였고, 다 꽃다운 2, 30대 청년들이 불에 자신의 몸을 산화시켰다. 그냥 보라는 말 밖에.ㅠㅠ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 이런 영화를 극장 큰 스크림에서 봤으면 감동이 백배였을 텐데 난 개봉 당시 뭐하느라고 이런 영화도 볼 생각을 못했을까. 최근에도 불끄다 순직한 소방관이 생각났다. 소방관 그들의 수고를 잊지 말아야겠다. 

  

      

이 사진만 봐도 어떤 영환지 짐작이 가지 않을까? 나무가 정말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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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2-06 23: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왠지 사진만 봐도 울컥하네요 ㅜㅜ 제목부터 의미심장합니다. 마지막 불타 죽었을때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ㅜㅜ

stella.K 2022-02-07 09:43   좋아요 3 | URL
사람의 죽음 거의 대부분이 비참하지만 굶어 죽는 것과 불타 죽는게 가장 비참하지 않을까 싶어요. 구성도 좋고 영상도 좋은 것 같습니다. 기분전환겸 함 보세요. 동명의 영화가 있더라구요. 보시려거든 유사품에 주의하시구요.ㅋ

mini74 2022-02-07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니퍼 코넬리가 나오는군요.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 미국은 정말 산불 규모고 크군요. 소방관분들 언제나 감사한 마음이죠. ㅠ

stella.K 2022-02-07 14:58   좋아요 1 | URL
유명한 배우인가 봅니다. 여기 나오는 배우들은 저에겐 다 낮설더라구요. 제가 어느새 이런 사람이 되어버렸어요. 배우도 몰라 보고ᆢ😫

mini74 2022-02-07 15:06   좋아요 1 | URL
라비린스 하고 페노미나 란 영화 어릴 적 엄청 좋아했는데 둘 다 이 분이 나와요 그래서 ㅎㅎㅎ

희선 2022-02-07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건물 불도 끄기 어렵겠지만, 산불은 더 어렵고 힘들겠습니다 소방관이 있어서 다행이네요 다치지 않고 사고 당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예전에 영화 같은 데서 본 불은 살아 있더군요 실제로도 그럴 듯합니다


희선

stella.K 2022-02-09 19:55   좋아요 1 | URL
헉, 희선님 댓글에 제가 답글은 안 달았네요. 이럴 수가...ㅠ
미안함다.
정말 소방관은 매번 목숨을 걸고 불을 끌 것 같아요.
우리나라도 요맘 때가 건기라 산불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 같더라구요.
가족들은 얼마나 가슴을 졸이겠어요.
영화에서도 불 끄고 있다 저녁 때 보자고 해 놓고 다시 못 보는 거 보면서
가슴이 아팠어요.ㅠ

psyche 2022-02-08 09: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이 영화 봐야겠네요. 날씨가 더운데 바람이 불면 불안해요. 산불 날까봐. 불이 나면 정말 무시무시해서... 그때마다 소방관들 보면 감사하기도 하고 얼마나 힘들까 마음도 아프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stella.K 2022-02-08 09:50   좋아요 2 | URL
미국은 땅덩어리가 넓어 불나면 무서울 것같긴해요. 요즘엔 한국에도 자주 보도되고 있는데. 한국도 화재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요. 미국은 소방관에 대한 사화적 대우가 어떤지 모르겠어요. 한국은 그닥 좋은 편은 아니라는데. 이 영화 정말 잘 만들었어요. 함 보세요.^^

레삭매냐 2022-02-09 1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캘리는 산불이 참 걱정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영화로 한 번 볼까 싶어
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 중이
랍니다.

stella.K 2022-02-09 19:50   좋아요 1 | URL
매냐님 같은 상남자를 위한 영화라고 보아집니다.
두리번 거리지 말고 꼭 보십쇼!ㅋ
 

지난 주말과 휴일 두 편의 영화를 연이어 보았다. 그런데 어째 둘이 뭔가 공통점이 느껴진다. 우선 둘 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전기 영화라는 것. 또 주인공이 다 남자면서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것.


먼저 <뮤직위딘>은 리차드 피멘틀의삶을 다뤘다. 이 사람이 누구냐면 미국에 장애인 권익을 위해 공헌한 사람이다. 


뭐 새삼스럽게 그런 선진국의 장애인 권익인가 싶겠지만 이 영화의 배경이 베트남 참전 전후를 다뤘다는 점에서 그 시절 미국의 장애인 권익은 바닥이었나 보다. 


사실 리차드 피멘틀 자체가 재수가 없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는 주기적으로 자살 소동을 벌이는 우울증 환자다. 즉 그는 부모에게서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다. 대학 진학에 실패한 후 현실 도피처럼 베트남 전쟁에 자원한다. 작전 하나를 성공해 포상으로 모처럼 배터지게 성찬을 즐겨보겠다고 음식을 입에 넣으려는 순간 폭격을 맞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지만 청력을 잃어버린다. 


결국 본국으로 송환된 후 그는 움직이는 입술 모양에서 사람의 말을 읽어내는 능력을 습득하게 된다. 대학에 다시 지원해 보지만 청력이 문제가 되어 그곳 입학 관계자와 대판 싸운다. 이쯤되면 뭐 하나 되는 일이 없는 재수 옴붙은 사람 맞지 않나. 그런데 그 대학 식당인지 휴게실에 앉아 있는데 우연히 천재지만 뇌성마비 환자인 아트를 만난다. 그때부터 그의 삶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둘은 단짝이 되어 세상을 오히려 비웃으며 괴짜의 극대화를 이룬다. 


그때만 해도 장애인은 '어글리법'에 의해 일반인으로 하여금 혐오를 조장한다고 해서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없다.     


      

 

이 장면은 아트의 생일을 맞아 리차드가 팬케이크 맛집에 데려가지만 점원에 의해 제제 받는 장면이다. 바로 여기서 리처드는 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싸워야겠다고 마음을 먹게된다. 사실 그의 어렸을 때 꿈은 연설하는 것을 좋아해 수퍼히어로 되는 거였다. 그땐 너무 어려서일까 정치가가 아니라 수퍼히어로가 꿈이란다. 그런 것을 보면 약간의 허세가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지 않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부모를 이기는 것이다.


무슨 얘기냐면, 주기적으로 자살 소동극을 벌이는 그의 엄마는 결국 요양원으로 간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나러 요양원에 오지만 어머니는 언제나처럼 아들의 기쁨에 함께하지 못하고 비참한 낮빛을 보인다. 그 장면이 참 짠하다. 부모의 지원은 고사하고 자식의 기쁨에 잠시도 함께해 주지 못한다는 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만하면 자기연민에 빠져 신세 한탄을 할 법도한데 그는 그러지 않는다. 부모의 인생은 부모의 인생이고 자신은 자신의 인생이다. 난 그런 그가 참 좋았다. 


이 영화에 흐르는 음악들이 좋고 위트있는 진행이 좋다.           

 

 이 영화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인공인 1993년 영화다. 나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그를 처음 봤는데 공교롭게도 이것 역시 1993년 영화다. 한 해에 장편영화를 두 번씩이나 찍다니. 좀 놀랐다. 두 영화 역시 소년티를 벗지 못했다. 하지만 1974년 생인 디카프리오의 영화 인생은 이 보다 조금 더 오래다. 1989년 <뉴 래시>란 영화에 단역으로 나오면서 영화계에 노크한다.     


엄밀히 말하면 <길버트 그레이프>는 조니 뎁의 영화다. 디카프리오는 조연으로 나왔다. 그래서도 한 해에 두 작품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선 주인공으로 꽤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사실 영화 <디스 보이스 라이프>는 우리시대의 헤밍웨이라 불리는 토비어스 울프의 자서전 <이 소년의 삶>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왜 이렇게 영화에 대한 정보가 빈약한가 했더니 책이 영화 개봉보다 한참 후에 번역되어 나왔다. 2019년에야 비로소. 그래서 개봉 당시 영화가 얼마나 유명한 작가의 삶을 다루고 있는지 실감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건 좀 유감이다.


앞서 소개한 <뮤직위딘>와 배경이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단지 좀 다른 것이 있다면 이 영화는 토비어스 울프의 어머니를 통해 당시 여성의 위상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를 동시에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 이를테면 토비는 다섯 살이던 때에 부모의 이혼 후 형은 아버지와 자신은 어머니와 살게 된다. 여자가 이혼하고 아들을 혼자 키우는 게 쉽지 않으니 적당한 홀아비를 만나 결혼하는게 인생 최대의 목표다. 어머니는 그 목표대로 홀아비 드와이트(로버트 드 니로 분)를 만나 결혼을 하지만 그다지 행복하지는 않다. 자신과 아들의 안위를 위해 참고 산다. 


또한 결혼을 앞두고 사격 대회에서 여자에겐 웬만해선 출전 자격을 주지 않는데 외모를 보고 출전 자격을 준다. 근데 뜻밖에도 최고 점수를 받는다. 하지만 당시의 가부장적 분위기 때문에 맘놓고 기뻐하지도 못한다. 드와이트는 사람들 앞에선 기뻐하며 자신의 아내를 한껏 추켜주지만 뒤에선 화를 결코 감추지 않는 이중인격의 찌질이다.    


    


어머니의 자유분방한 기질을 이어 받았을까. 토비는 점점 반항아에 불량아로 자란다. 이 불량스러운 소년의 연기를 10대의 마지막 시절을 보내고 있던 디카프리오가 정말 자유분방하게 연기했다. 무엇보다 이런 아들을 가르치겠다고 폭력을 정당화했던 드와이트와 대립하고 갈등하는 사춘기 소년의 복잡한 내면을 잘 연기했다. 나중에 의붓 아버지와 격렬한 격투를 벌이게 되는데 나는 토비에게서 아버지를 이겨야 했던 오이디푸스의 신화가 겹쳐 보였다. 그러면서 서양의 개인주의가 어디에서부터 왔는지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비해 동양 특히 한국은 인연을 강조하고 부모를 공경하는 것을 인간의 미덕으로 여기지 않는가. 물론 그 자체가 나쁜 건 아니겠지만 거기서 파생하는 문제점과 부조리를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부모는 끊임없이 자녀의 삶을 지배하려고 하고, 마마 보이, 마마 걸을 양산한다. 자녀는 자녀대로 자신이 부모가 하자는대로 안한 게 뭐가 있냐며 결정적일 때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며 부모를 원망한다. 


그나마 다행인건 토비의 어머니가 그 싸움 끝에 남편을 버리고 아들과 함께 그 집을 나온다는 것. 그것은 더 이상 의존하지 않고 독립하겠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부모 또는 배우자에게서 아무 것도 기대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잘 사는 경우를 많이 본다. 실제로 토비도 성공한 작가가 되지 않는가. 물론 한때 그 과정이 정당하지는 않았지만. 


앞의 영화 <뮤지위딘>과 이 영화가 다른 점이 있다면 리차드 피멘틀은 어머니의 사랑을 아예 받지 못하지만 토비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았다는 정도. 하지만 모자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로 하고 헤어진다. 역시 미쿡 영화답다 싶다. 우리나라 영화 같으면 어땠을까.  


나는 이 두 영화를 보면서 자기 삶의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 그러니까 찌질하게 자기 삶의 패배를 부모에게 돌리지 말자. 부모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요모양 요꼴이 됐다는 이 잘못된 자기연민은 좀 버릴 필요가 있다. 특히 금수저, 은수저 따져가면서 그것이 마치 당연한 양 부모 도움의 질과 양을 따지는 거 그만하자. 부모 역시도 자식들에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조정하고 지도하는 일도 그만해야 한다. 자기 인생 자기가 살 뿐이다.


영화에서 디카프리오의 머리 모양을 보는 것도 재미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머리를 흉내냈을까. 올백으로 넘기는 머리였다가 의붓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면서 우리나라 말로 소위 깍뚜기(스포츠) 머리를 했다. 즉 머리모양조차도 양아버지의 간섭을 받고 살았으니 그 인생이 얼마나 까깝했을까.  


두 영화 모두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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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1-19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드스쿨>을 가지고 있어서 토바이어스 울프가 반갑네요! <디스 보이스 라이프> 봐야겠어요. ‘어글리법‘이라니... 지금 시각으로보니 인종분리처럼 잔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stella.K 2022-01-19 21:41   좋아요 1 | URL
디스 보이스...는 지난번 프레이야님 글 보고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알고 봤더니 전에도 올레티비 영화목록에서 익히 봤더라구요. 포스터가 디카프리오일거라곤 생각도 못하고. 제가 무려 이렇습니다.ㅋㅋ
이건 영화와 책 서로 보완해서 봐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미쿡이 그랬던 적이 있다는게 새삼스럽긴 하더라구요. 지금 같으면 어림도 없을텐데 말입니다.

기억의집 2022-01-20 0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읽고 잤는데 저도 디스 보이 라이프, 봐야겠어요. 미국 애들은 남자애들 성장소설 영화가 많네요. 그 얘긴 십대 시절이 녹록치 않다는 말도 되겠죠. 하고 싶은 말을 어딘가 쏟아내고 싶어하는 맘이니깐요!!!

stella.K 2022-01-20 16:50   좋아요 1 | URL
오, 잘 됐네요. 리뷰 기대하겠슴다.ㅎ
기억님 말씀도 맞지만 또 그렇게 자기 얘기를 할 수 있는
미국의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우린 언감생심이죠. 가부장은 여자도 힘들게 했지만
아이들도 힘들게 했죠. 하지만 그게 문학이나 영화로 나온 작품이
얼마나 될까 싶네요.
 

 TV 드라마를 보느라 영화를 안 봐도 너무 안 본다 싶어 어젠 큰 맘 먹고 영화를 봤다. 


이 영화 괜찮다. 별점을 준다면 3개 반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영상도 좋고 저 두 사람의 사랑도 야하고 진지하다. 하지만 그 유명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전설을 잘 살렸더라면 4개도 줄 수 있었을 텐데 끝이 약간 흐지부지다. 워낙 바그너의 오페라로 더 잘 알려진 작품이긴 하지만 영화도 볼만했다.


트리스탄 역의 제임스 프랑코의 눈빛 연기가 장난이 아니다. 잘 생긴 사람이 어린 때 부모를 잃고 얼마나 외롭고 고독하게 자랐을까. 그나마 영국의 한 군주의 눈에 띄어 그의 도움으로 자랐지만 나중에 천신만고 끝에 사랑하는 연인을 차지할뻔 했는데 그 기회를 군주에게 바쳐야 한다. 그때의 울분에 찬 표정이 좋다. 나중에 닭똥 같은 눈물도 흘리는데 모성을 자극한다.


        


근데 낮설지 않다 했더니 <127시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나왔단다. <127시간> 하니까 알겠더라. 그런데 <먹고......>는 분명 봤는데 정말 나왔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ㅠ 이 영화가 4년쯤 전에 만들어졌는데 <127시간>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싶다. 이 배우 영화를 많이도 출연했다. 


이졸데 역의 소피아 마일즈도 연기도 좋다. 무엇보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인으로 나오는데 원래 앵글로색슨의 여인상이 그런 건지 아니면 영화를 위해 새롭게 재현된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내가 이졸데의 나이라면 모를까 이 나이 먹고 사랑에 목숨걸 것 같지가 않다. 난 사랑 보다 내 목숨이 더 소중하다. 그냥 다음 생에서 보자고 했을 것 같다. 그래서 나이들면 들수록 로맨스를 못 읽고 못 봐준다. 젠장... 


이 전설을 알고나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이 이야기를 차용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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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12-20 2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랑이요? 요즘 이마트에서 한 근에 얼마 하나요? ㅋㅋㅋ

Falstaff 2021-12-20 20:09   좋아요 2 | URL
제가 이런 댓글 십수년 전에 달았다가 코피 터진 적 있습니다. ㅎㅎㅎㅎ

stella.K 2021-12-20 20:11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그러게요. 전 이용해 보질 않아서.
당근 마켓은 없던데요?ㅋㅋㅋ

근데 누구한데 코피를...?ㅎㅎ

페넬로페 2021-12-20 20:12   좋아요 2 | URL
아! 사랑이라는 말이 아직 있었군요^^

stella.K 2021-12-20 20:15   좋아요 2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있다는군요 글쎄.ㅋㅋㅋ

새파랑 2021-12-20 20: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야하고 진지하다‘가 이 영화의 핵심이군요^^ 전 처음 들어본 이야기네요 😅

stella.K 2021-12-20 20:23   좋아요 2 | URL
그렇죠! 요점을 잘 아시는군요.
새파랑님 책을 많이 읽으시더니 척하면 착이네요.
너무 그짝으로만 읽으시는 거 아닙니까? ㅋㅋ
농담입니다.^^

Falstaff 2021-12-20 20:27   좋아요 2 | URL
전 영화는 안 봤는데요, 바그너 오페라에선 2막이 통째로 에로틱 자체랍니다. 음율도 거 참 신기하게 에로틱하다니까요. 물론 가수들은 빽빽 소리를 지르긴 합니다만.
3막, 마지막 막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다 죽어 자빠져서 오페라 역사상 생상이 작곡한 <삼손과 데릴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등장인물이 죽는 작품이기도 합지요.
ㅋㅋㅋㅋㅋㅋ

stella.K 2021-12-20 20:33   좋아요 3 | URL
그렇군요. 함 찾아봐야겠는데요?
영화도 야하긴 한데 15세 관람가로 되어 있어서
길이는 그리 길진 않습니다.
솔직히 말이 15세 관람가지 15금이란 소리죠.ㅋ

Falstaff 2021-12-20 20:37   좋아요 3 | URL
오오.... 스텔라 님, 정말 보실 생각은 아니지요?
영화가 얼마나 짧은지 모르겠는데요, 오페라는 네 시간 넘어가요.
조는 게 아니고 푹 자고 깨도 아직 하고 있답니다. ㅠㅠ

stella.K 2021-12-20 20:49   좋아요 2 | URL
어멋, 몰랐네요. 4시간? 그럼 전막은 못 보고
그 야하다는 2막만 보죠 뭐.ㅋㅋㅋ

청아 2021-12-20 2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소처럼 일하는 스타일을 좋아하는데요(정작 저는 베짱이st)제임스 프랑코가 그렇더라구요,게다가 학구파. 혹성탈출서 보고 눈여겨봤는데 위노나 라이더랑 나온 <더 레터>도 괜찮았고요. 워낙 다작하는 배우라 이상한 영화도 막 있어서(병맛) 여러번 깜놀ㅋ근데 미투까지...ㅠ아무튼 이 영화 보고싶네요😄🧔

stella.K 2021-12-20 20:47   좋아요 2 | URL
아, 그렇구나. 그렇지 않아도 그의 필모가 111개나 되요.
대단하지 않아요?
<더 레터>에도 나왔어요? 나 그 영화 봤는데...
근데 미투를 했다구요? 그건 또 뭐죠?

이 영화 좋아요. 사극 영화 별론데 이 영화는 편안하게 봤어요.^^

청아 2021-12-20 20:52   좋아요 1 | URL
저도 <먹고..>봤는데 생각안나요ㅋㅋㅋ미투도 있고 페북이었나 트위터였나 둘 중 한곳에서 미성년자한테 만나자고 한적도 있어요. 이건 뉴스에서 봄요.😳

stella.K 2021-12-20 20:56   좋아요 2 | URL
어머낫, 정말요?
충격요!

mini74 2021-12-20 20: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야하고 진지하다라고요?! ㅎㅎㅎ

stella.K 2021-12-20 20:50   좋아요 3 | URL
넵. 함 보세요.^^

꼬마요정 2021-12-21 0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제는 사랑에 목숨 걸지는 못해도 그래도 인생에 목숨을 걸만한 게 있다는 열정이 부러워서 로맨스 사랑해요 ㅎㅎ 눈빛 연기가 장난 아니라면 제 목숨 아니니까 뭐 이졸데가 목숨 거는 거 울면서 볼 수 있어요 ㅎㅎㅎ

stella.K 2021-12-21 15:16   좋아요 1 | URL
ㅎㅎㅎ 뭐예요, 요정님. 그러니까 사랑은 안 해도
로맨스는 보신다. 그뜻인 거죠?ㅎㅎ
러닝 타임 2시간인데 엔딩이 좀 아쉽긴한데
프랑코 때문에 훈훈하게 볼 수 있어요. 함 보세요.^^

근데 저 배우 가슴이 넘 큰 것 같아요.
나만 이러나요?ㅋ

페크pek0501 2021-12-21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로맨스를 못 봐 주겠더라고요. 꼴보기 싫다고나 할까? ㅋㅋㅋ채널을 딴 데로 돌리고 싶어요. 샘나서는 아니고 유치하고 별로 얻을 게 없단 생각이에요. 빨리 이야기나 진행시켜,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건데... 이런 생각이 마구 나요. 베드신도 그냥 침대에서 이불 뒤집어 쓰는 걸로 마무리하고 이야기나 빨리 전개했으면 좋겠어요. 애들도 있는 가정에서 키스 장면 같은 걸 적나라하게 보여 주면
저건 시청률 높이려는 전략이야, 이런 생각도 들고...
아, 나이가 들면 이렇게 매말라가는 건가요? ㅋㅋ

stella.K 2021-12-21 15:15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전 키스씬이 별로 감흔이 없어요.
어히려 저러다 병나지 걱정된다니까요.
더구나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 하고 있는데
너무 배우들 배려 안한다 싶기도 해요.
더구나 오미크론은 확산이 더 빠르다는데 언제까지 키스씬에만
목매달건지 ㅉ...
전 오히려 연애 감정 드는 순간 손잡는 게 되게 야릇하고 좋던데 말이죠.^^


희선 2021-12-22 0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힘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 여자까지 빼앗다니... 그런 이야기는 많기도 하네요


희선

stella.K 2021-12-23 20:53   좋아요 0 | URL
그럼요. 더구나 이 이야기는 14세기예요.
영화에선 이졸데가 꽤 당찬 이미지로 나오는데
과연 당시론 가능할까 싶기도 해요.
하긴 이건 그 시대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라는데
가능했을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