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사브리나를 봤다. 사춘기 때 처음보고 그간 본 기억이 없으니 거의 백만 년만에 봤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1954년작이니 거의 로코의 원조는 아닐까. 

솔직히 보면서 욕 좀하려고 했다. 아무리 완벽한 작품이라도 흠은 있게 마련이니. 흠이라면 백인만 나오는 영화라는 정도랄까. 오늘 날로 보면 큰 흠이긴 하다. 안 그래도 트럼프 땜에 백인우월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지 않은가. 내가 알기론 감독이 백인우월주의자로인 걸로 알고 있다. 어찌나 부를 자랑하던지. 자가용만 7대가 있다고 하지 않은가.

 

근데 영화 자체로 보면 매력적이긴 하다. 프랑스 샹송 <장미빛 인생>을 변주하면서 적절히 잘 사용했다. 또한 그 노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뜻의 노래가 아니었다. 유리잔이 장미빛이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본 거라나 뭐라나. 그래도 이 영화는 충분히 장미빛 인생이다. 사랑하는 나날처럼 장미빛 인생이 어디있겠는가. 게다가 오드리 헵번의 머리는 한때 유행을 했다. 또한 그녀가 입고나온 옷은 지금 봐도 굉장히 세련됐다. 벌써 70년 가까운 영환데도 말이다. 이 영화를 흑백으로 봤다는 게 좀 아쉽다. 나중에 컬러로 복원됐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영화가 문제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사브리나는 부잣집 운전 기사의 딸이다. 어쩌자고 주인집 바람둥이인 둘째 아들을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다.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순진한 처녀라니. 자기는 가난한 운전 기사의 딸일뿐이라고 자학하기 일보직전이다. 게다가 첫째 아들을 연기했던 험프리 보카트는 사브리나를 사랑하면서 자신이 정말로 사랑하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멍청이다. 나중에 동생이 파리로 다시 떠나는 사브리나를 잡으라고 말하자 그제야 그럼 그래볼까 하며 꽁지가 빠지게 쫓아가는 모양새라니.

 

영화에선 바람둥이 보다 절도있고 진중한 험프리 보가트가 더 진실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포커스를 맞추는 것 같은데 이런 사람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 나중에 결혼하면 아내를 외롭게 할 가능성이 많은 타입이다. 아니 사랑해서 결혼해 주고 옷 사 주고, 좋은 집에서 살게 해 주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여자를 전혀 이해하려고 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가끔 이상형이 어떻게 되냐는 말에 나만 사랑해 주는 사람이라고 다소 철없이 대답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말이 정답이긴 하지 않는가. 결혼하고도 끝까지 사랑해 줄 남자는 멍청한 첫째 아들 보다 바람둥이 둘째 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사랑이 밥 먹여주는 건 아니잖냐고 말하면 할 말은 없다. 그건 그렇다. 결혼은 사랑이 아니라 삶이다. 사랑과 안락한 삶이 최고의 결혼이겠지만, 차선으로 가난하지만 사랑하는 것과 사랑은 없지만 안락한 삶이 보장되는 것이 그나마 낫고, 사랑도 안락한 삶도 보장 받을 수 없는 결혼이 가장 최악일 것이다.  

 

게다가 이 영화는 상대의 눈에 띄려면 멋을 부리라고 부추기도 한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사람은 예쁘고 잘 생긴 것만 가지고는 성에 차지 않는다. 예쁘고 잘 생긴 것만큼 옷도 잘 입고 지성도 뛰어나야 한다. 주인집 두 아들을 보라. 그나마 사브리나가 프랑스 최고의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금의환양 하니까 그때야 발정난 개처럼 주위를 어슬렁 거리지 않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 같긴하다. 그래도 좀 아쉽긴 하다. 그런 것 없이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것을 보면 사람 좋아하는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냥은 좋아할 수 없는가 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영화에서 오드리 헵번의 걸음걸이를 유심히 지켜보길 바란다. 그녀가 걸을 때 얼마나 안정되면서도 우아한 보폭으로 걷는지. 거의 체조선수급이다. 배우는 만들어지는 거라고 분명 그 걸음걸이는 그냥 걷는 것이 아닐 거라고 본다. 오드리 헵번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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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0-12-01 0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드리 헵번은 발레리나가 되려고 했는데, 키가 커서 발레를 못하게 됐다고 합니다 발레를 해서 걸음걸이가 좋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희선

stella.K 2020-12-01 15:43   좋아요 2 | URL
아, 그랬군요. 저도 그 생각은 했어요.
하긴 1950년대니 체조 보단 발레가 대중에게
잘 알려지긴 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체조 선수를 연상했던 건
나중에 오드리 헵번이 큰 아들의 집무실을 나가는 장면이
있는데 엉덩이가 생각 보다 크고 걸음걸이가
힘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발레는 아니겠구나 싶었죠.ㅋ

레삭매냐 2020-12-02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드리 헵번의 <사브리나> !

오드리 헵번 나오는 영화는
오로지 <로마의 휴일> 밖에는
모르는 닝겡이네요.
그나마도 하도 오래 전에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

걸음걸이 주목하겠습니다.

stella.K 2020-12-02 19:17   좋아요 0 | URL
ㅎㅎ 어렸을 때 봤을 땐 그냥 오드리 헵번이
좋아서 자세히 안 본 것 같습니다.
첫번째 볼 땐 그저 스토리에만 치중해서 보는
경향이 있어놔서.
<로마의 휴일>도 다시 봐야하는데...

scott 2020-12-02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드리 첫번째 남편과 연애할때여서인지 사브리나에서 미모가 절정!이였던것 같아요 ㅎㅎ

stella.K 2020-12-02 20:47   좋아요 0 | URL
헉, 그런가요? 모르시는 게 없군요.^^
근데 첫째 남편이 누군가요?
 

 이 영화를 보는 마음은 남다르다. 우선 추억의 영화다. 옛 영화를 보면 왜 그리도 애틋하고 아련해지는지. 1998년 산이다. 출연한 배우도 이젠 노년으로 접어 들었다. 특히 영화속 김 캐리의 풋풋함과 유머러스한 연기란 참...! 

 

처음 봤을 당시에도 좀 충격적이다 싶은 게 있었는데 지금 다시 봐도 세월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완벽해 보인다. 아니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렇게까지 완벽한 쇼를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다. 영화니까 가능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의미하는 것에서 우리는 뭔가 조정 받고 있다는 묘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요즘 각 방송국마다 보여주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은 이 영화의 오마주라고 보면 될 것이다. 어느 정도의 컨셉과 동선을 보며 킬킬대고 웃다보면 TV가 사람을 바보 만들지 싶다. 그뿐인가, 우린 감시사회에 살고 있지 않은가. 영화는 이걸 더불어 꼬집어 주고 있다. 허위만이 진실이란 묘한 역설이 성립되는 느낌이다.

 

솔직히 올초 코로나가 터졌을 때 정말 믿고 싶지 않았다. 혹시 뭔가에 조정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날씨와 기후도 조작한다는 말이 있던데 말이다. 누군가 코로나의 아비규환으로 몰아넣고 킬킬대고 웃으며 보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의심을 했더랬다. 물론 지금은 그 보다는 인류가 언젠가 치르게 될 재앙을 치르고 있는 거겠지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긴 하지만 그런 상상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어딜 갈 때마다 QR 코드를 찍어야 하는 것도 뭔가 편치마는 않고. 

 

그런데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님께선 이걸 꼭 나쁘게만 보지 않고 있어서 좀 의외이긴 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디스토피와와 유토피아 동시에 보고 있는데 지금 유럽의 통제 불능의 상황을 보면 세계는 디스토피아로 갈수도 있고, 비교적 코로나 방역을 성공적으로 하는 한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를 보면 유토피아로 갈수도 있다고 했단다. 결국 통제만이 살 길인가 싶기도 한데 그것을 꼭 나쁘게 보지마는 않는 것 같았다. 이를 달리 보면 서로를 위한 마음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즉 내가 그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나 역시도 피해 받지 않으려는 그 통제 가능함이 유토피아로 갈수도 있다나 뭐라나. 그렇게 보니 그런가 싶기도 하다. 뭐 영화도 나중에 해피엔딩 아닌가. 아, 나의 팔랑귀란...

 

아무튼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허리우드의 시스템이 부럽기도 했다. 그나저나 감독 아저씨는 요즘 뭐하시는지 모르겠다. 지난 2010년 이후 필모가 없는 걸 보면 은퇴하고 놀고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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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1-06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코로나19로 3차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는 느낌도 들더군요.

stella.K 2020-11-06 19:21   좋아요 0 | URL
다들 그 얘기하죠.
지금은 또 그냥 덤덤하네요.
첨엔 진짜 큰 일 나는 줄 알았는데.
아, 이러면 안 되는데...
그저 빨리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요.ㅠ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에 <기생충>이 된 것에 대해 투덜거렸다는데 이 작품을 보니 과연 그럴만도 하다 싶다. 솔직히 <기생충>은 작품만 보면 나쁘지 않지만 이 작품과 비교하면 이 작품이 월등히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왜 아카데미는 <기생충>에 작품상을 수여했을까. 하긴 이 영화는 작품상만 안 탔다뿐이지 주요 부문을 석권하지 않았나. 그렇게 따지자면 나름 공평했다고 봐야할까?

 

이 작품 정말 스산하게 잘 만들었다.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긴 하지만 원 톱의 영화다. 한 명의 주인공이 임무를 완료할 때까지 이처럼 실존적이고 카메라가 끝까지 추적하는 영화 방식이란 쉽지 않아 보인다. 아마 큰 스크린에서 봤다면 엔딩 때 일어나 박수를 쳤을지도 모른다.

 

참고로 지난 주일 <선을 넘는 녀석들>에서 설민석의 말에 의하면 발발 직후 전염병이 확산해서 세계1차 대전은 흐지부지 끝난 전쟁이라고 했다. 전쟁을 이긴 게 전염병이라니. 전염병 이길 장사가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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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1-06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그 무엇도 심사위원이 무얼 중요시했는가 하는 게 문제라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긴 어려울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stella.K 2020-11-06 19:18   좋아요 1 | URL
그런 것 같아요. 봉준호 감독이 영화를 잘 만드는 건 사실이지만
작품상은 좀 의외였거든요.
내부에 어떤 사정이 있겠죠. 한류 때문일수도 있고.
암튼 전 전쟁 영화 별로 안 좋아하는데
<기생충> 때문에 본 것도 있고 더빙으로도 볼 수 있어서
본 것이기도 해요.
자막 읽는 게 갈수록 귀찮아서..ㅋ
 

몇년 간 장마중 가뭄이랬다고 마른 장마가 계속 되더니 올해는 장마 값을 톡톡히 한다. 정말 비에 갇힌 느낌이다. 이런 날씨가 12일까지 갈거라고 하던데 이런 긴 장마는 지난 1987년의 기록을 깬 거라나 뭐라나. 정말 그랬는지 안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그저 12일까지는 안 가길 바랄뿐이다.

 

어제는 일찍 자려고 했는데 tv에서 <어디선가 누군가의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립없니 나타난다 홍반장>을 한다기에 안 볼 수가 없어서 봤다. 김주혁만 살아 있었어도 안 보거나 조금 보다가 말았을텐데 괜히 안 보면 서운할 것 같아 봤다. 

 

 

사실 그는 살아생전엔 딱히 좋아했던 배우는 아니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너무 일찍 죽었고 허망하게 죽었다. 죽고나니 생각나는 배우가 됐다.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을까? 제법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아직 그의 추도일이 되려면 몇달 남았는데 tv에선 왜 방송을 하는 건가 의아스러웠다. 별 생각없이 방송한 것 같다. 내가 너무 민감했나?

 

사실 이 영화를 이번에 처음 본 건 아니다. 오래 전에 본 기억이 난다. 그땐 처음 봐서 그런가 그냥 재밌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세월이 흘러서일까 영화가 좀 별로란 생각이 든다. 뭐 촌스러운 건 차치하고라도 이 영화는 결코 여성을 위하거나 배려한 작품이 아니다. 보고 있으면 은근 화가난다. 김주혁이 맡았던 홍반장을 위해 상대 배역인 윤혜진(엄정화)을 바보로 만드는 참 허접한 영화란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랑을 이루려면 상대의 눈에 많이 띄라는 법칙이 있긴 하다. 영화는 이 법칙을 노골적으로 과장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치과 의사라면 나름 똑똑할 텐데 여기선 뭐하나 재대로 하는 것이 없는 멍청한 의사로 나온다. 그래서 위험할 때마다 홍반장이나와 해결해 주고 거기서 사랑을 느낀다는 컨셉인데 왜 여자는 도움 받기를 좋아하는 나약한 존재라고 19세기적 사고 방식을 유지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어려울 때마다 나타나서 도와준다면 그건 고마운 일이지 사랑을 느낄 일이 아니다. 그런데 남자들은 여자에게 그렇게 친절을 베풀면 사랑할 거라고 착각하는가 보다.

 

더구나 홍반장도 그렇다. 그렇게 많이 여자를 도와줬는데 여자로 느껴지지 않는다면 둘 중 하나다. 바보거나 고자이거나. 난 여자의 생김이나 재산과 학력 유무와 상관없이 그저 순수한 마음에서 도와주는 거라고 하다면 그건 영웅심으로 똘똘뭉쳤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여자는 더 못 된 사람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들어 혜진이 운전을 하고 가다가 뒷차에 받힌다. 그리 크게 흠이 난 것이 아니라 미안하다는 사과만 받으려고 했는데 영화적 재미를 위해설까? 받힌 차가 사과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양아치짓을 한다. 여자는 관용을 베풀려는 거였는데 그런 양아치가 도로 위를 질주한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만만하게 나와선 안 되는 거였다. 또 그런 상황에서 함부로 관용을 베풀면 오해 받는다. 날 좋아하나 하고. 아무튼 그럴 땐 법대로 하지고 하곤 경찰이라도 불러댔어야 했다. 물론 그러면 여자가 빡빡하게 군다고 또 뭐라고 그러겠지. 우리나라 법체계가 여자에게 호락호락한 것도 아니고. 이렇게 해도 욕 먹고 저렇게 해도 욕을 먹는 상황이라면 여자는 무조건 처음부터 말랑말랑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게다가 치과 간호사는 홍반장에 대한 정보를 물어다 주는데 어디서 듣고 썰을 푸는지도 명확치 않을뿐만 아니라 혜진은 그걸 꽤나 관심있게 듣고 있는데 보고 있노라면 사랑에 대한 관심 보단 속되게 보인다. 더구나 홍반장네에서 술을 마시고 거기서 잠을 잔게 그렇게도 대단한 것이어야 하는 건지. 어떤 영화는 전혀 세월을 안타고 10년, 20년 뒤에 봐도 여전히 좋다고 감탄하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왜 이모양인지 모르겠다. 이 영화 평점도 좋고 칭찬일색이던데 문제 의식을 가지고 봐야지 무조건 좋은 게 좋다는 식은 좀....

 

시나리오를 누가 썼는지 모르겠지만(감독이 썼을지도 모르지) 전혀 여물지도 않고 로맨틱 코미디라면 여성 관객을 겨냥했을텐데 도무지 어느 한 장면도 여성스러운 가치가 빛났던 장면이 없다. 세상은 나쁜 놈이 사는 세상이다. 그래도 여자를 구하는 건 남자 밖에 없다는 걸 애써 주입하려고 했다. 이런 허접한 영화는 정말 사양하고 싶다. 그래도 김주혁을 생각해 끝까지 봐주려고 했는데 잠시 눈을 감았다 떴는데 웬 공익광고를 하고 있었다. 이래저래 이 영화는 나와는 인연이 없는 영화였나 보다 예전에도 끝까지 보지 못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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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3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0-08-04 14:30   좋아요 1 | URL
아유, 왜요. 댓글이란 게 원래 아무 말이나 자유롭게 하는 건데요.
늘 제 서재에 무플이 안 되도록 항상 앞장 서 주셔서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ㅎ

<새>를 했었군요. 원래 명작도 자세히 보면 구멍이 있다잖아요.
운이 좋으셨네요. 그러고 보니 <새>도 그렇지만 히치콕의 영화를 본지가
꽤 되네요. 사춘기 때 <사이코> 보고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히치콕은 확실히 대단한 사람 같아요.

비둘기 모여 있으면 좀 으시시하긴 하죠? 색깔도 그렇고.ㅋ

레삭매냐 2020-08-04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정말 영화를 많이 봤었는데
이제 영화 그리고 음악은 다 오래 전
추억으로만 간직하게 되었네요.

대신 책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
으니, 감지덕지해야 할까요.

짚어주신 대로 인연이 없는 영화가
있더라구요. 아마 의지박약이 문제가
아닐까 싶지만. 영화는 내리 달려야
하니깐요. 책은 뭐 읽다 말다를 거듭
해도 상관 없지만.

stella.K 2020-08-04 18:06   좋아요 1 | URL
의지박약...? 제가요...?
흥! 왕삐짐입니다. ㅋㅋ
그렇긴 하죠. 영화는 내리 달리는 맛이 있어야 하죠.
그래서 영화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정말 영화가 그렇게 많아도 한 큐에 보기는 참 쉽지 않더군요.
책도 그렇긴 하지만 어쩌다 뇌에 청량감을 부여하는 책 만나면
영화나 음악은 잠시 꺼둬도 되죠.^^

레삭매냐 2020-08-04 15:21   좋아요 1 | URL
아니 무신 말쌈을...

ㅎㅎ 의지박약의 화신인 저
자신에 대한 자백인 것을 !!!

이래서 주어를 정확하게 써야
하는 거군요 ~

moonnight 2020-08-0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 영화 앞에 좀 보다가 짜증나서 껐던 기억 나요 -_-

stella.K 2020-08-04 14:41   좋아요 0 | URL
맞아요. 특히 이번에 보니까 엄정화를 완전 똑똑한 바보로
만들어 놨더군요. 열 받았어요.
모르긴 해도 감독이 가부장을 못 벗어난 사람은 아닌가 해요.

transient-guest 2020-08-07 05: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당시에 이런 류의 코미디가 많았던 것 같아요. 한국영화는 발전도 엄청나게 했지만 시기별로 비슷한 영화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듭니다. 홍반장도 당시에 꽤 화제였는데 사실 그저 그랬어요.

stella.K 2020-08-07 14:05   좋아요 1 | URL
그랬나요? 암튼 이 영화 정말 빡쳤어요.
그 영화를 보면 그 감독이 보이죠.ㅋㅋ
 

어제 <백설공주>를 봤다.

몇년 전, 줄리아 로버츠가 악한 계모역을 맡았다는 바로 그 버전이다. 90년대 스크린을 화려하게 수놓았던(좀 식상한 표현이긴 하다) 우리의 줄리아가 일선에서 물러나 조연을 맡았다. 그것도 악역이라니. 그래도 조연이라고 하기엔 제법 비중이 있는 역할이라 그냥 쓰리톱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미국 영화는 비주얼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같다. 또 그런만큼 이 영화는 비주얼 갑이다. 

 

알다시피 이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이야기와 조금은 다르게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래도 뭐 크게 바뀐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은 아쉽기도 한데, 백설공주를 일종의 전사로 만들어 놓은 건 나쁘지 않은데, 계모에 대한 이미지가 아쉽다. 계모가 남편을 죽게 만들고 세금을 자기 치장에 써서 나라를 위태롭게 만드는데 왜 여자는 그런 인물로만 그리는지 모르겠다. 남자를 악인으로 만들면 최소한 사치하는 인간으로는 안 그리던데...

 

그래도 볼만하다. 그런데 엔딩은 좀.. 감독의 취향인 것 같긴한데 무슨 인도풍의 노래를 부르고 끝난다. 차리리 발리우드 버전으로 영화를 만들어 그렇게 끝난다면 이해하겠는데 다와서 이건 뭐지 싶기도 하다.

 

백설공주 역의 릴리 콜린스는 처음 보는 배운데 진한 눈썹을 제외하면 진짜 예쁘긴 하다. 줄리아의 시대는 가고 릴리가 온 줄도 몰랐구나 싶다. 그나저나 줄리아 이 영화 이후 출연작이 있나 했더니 2018년까지 그래도 꾸준히 영화 출연을 했네. 내가 그동안 이 친구의 출세작 몇 작품 외엔 너무 관심이 없었구나 싶다. 그저 메릴 스트립만큼이나 오래 가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주일 날 아침에 tv에서 영화 채널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본다고 해도 끝까지 볼 수도 없고. 그런데 <사운드 오브 뮤직>을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끝까지 보지는 못했지만 반가운 마음에 옛 시절을 생각하며 봤다.

 

내가 이 영화를 처음 본 건 중학교 시절이었을 것이다. 영화속에 흘렀던 노래들은 지금도 흥얼거릴만큼 어렵지않고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다. 가끔은 좀 그럴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게도 잘 나간다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도 음악은 좋지만 따라나 부를 수 있나. '도레미 송'이나 '에델베이스' 못 부르는 사람 있는가? 중학시절 영화가 너무 좋아 책도 사 봤다. 하지만 책은 좀 별로였다.     

 

그런데 까마득한 세월이 흘러서보니 새삼 영화가 현실성이 별로 없지 싶다. 스토리 배경이 2차 대전 전후였던 것 같은데 전혀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 문득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이 생각이 났다. 마치 당대 유럽의 어느 유명한 호텔을 축소시켜 놓은 듯한 느낌이다. 과연 유럽에 잘 사는 귀족들은 얼마만한 부를 가지고 있을까 새삼 궁금하기도 했다. 뭐 그도 부모에게 물려 받은 재산이 많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일개 장교가 혼자 7명이나 되는 자녀 양육에, 입주 가정교사와 적지않은 하인들을 거느리고, 호텔 수준의 연회가 전시 상황에서 가능할까? 새삼 이런 것들이 보이더라. 역시 이런 영화는 한 번만 봐야한다.

 

내용은 잘 이해 못하겠는데 몇 편의 이야기를 옴니버스로 보여주는 프랑스 애니메이션이다. 물론 픽사 애니메이션도 좋긴한데 둘중 어느 것부터 보겠냐고 묻는다면 난 당연 프랑스 것부터다. 그만큼 프랑스 애니메이션은 독특하면서도 묘한 매력이 있다. 더구나 이 애니메이션은 밤의 이미지를 극대화 했다. 그러면 난 환장한다. 더불어 아프리카와 이집트풍을 적절히 믹스한 느낌이다. 나중에 한 번 더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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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0-07-28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설공주에서 백설공주는 전사가 되는군요 계모는 여전히 나쁘게 나오고... 계모하고 백설공주하고 힘을 합치는 걸로 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왕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기도 하니... 어떤 데서는 왕이 알고도 모르는 척했을지도 모른다고 하던데... 저도 예전에 <사운드 오브 뮤직> 봤어요 언젠가 들으니 줄리 앤드류스는 어떤 수술이 잘 안 돼서 노래를 잘 못하게 됐다고 하더군요 그때 참 안 좋았을 듯한데 나이 먹고 그걸 재미있게 말하기도 했답니다 긍정스러운 사람인가 봅니다


희선

stella.K 2020-07-28 15:47   좋아요 1 | URL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캐릭터죠.
지금까지 백설공주 이야기가 여러 버전이 있더군요.
흥미롭긴 합니다.

줄리 앤드류스가 병이 있었군요. 몰랐습니다.
알고 봤더니 1935년생이더군요.
최근까지도 영화활동을 했더라구요.
대단하다 싶어요. 존경스럽고.
나이들어 활동 안하는 배우들도 많은데
죽을 병이 아니라면 자기하던 일은 계속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