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11개월, 2020년. 오죽 "덜" 걸었으면 평소 같으면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책 제목에 꽂혔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시리즈의 끝권인 5권 먼저 읽었다. 저자 '화타 김영길'은 강원도 오지에서 1984년 한약방을 시작하여 현재 경기도에서 '화타 한의원'을 운영 중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을 접하고 도와온 만큼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에는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사례 대부분이 "인생극장" 에피소드 인양 드라마틱하다. 에피소드들이 희망을 준다. "죽을 뻔했는데," 마음을 비우고, 걷고, 숭늉 마시고, 거친 음식 먹고...등등 일상의 양생법으로 "살았다" 의 긍정 메시지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저자 김영길이 제일로 권하는 양생법으로 '걷기"와 '숭늉 마시기'가 있다. "탄 음식"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사람들이 놓쳐서 그렇지, 탄 곡식(통귀리, 통밀, 통보리, 현미, 옥수수 등)으로 만든 숭늉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천연 항생제라 한다. 


마음 비우고 생의지 돋우는 데 걷기만 한 것이 없나 보다. 저자가 소개하는 건강회복 실사례들에서 공통분모를 찾으라면, "걷고 움직이기(혹은 육체적으로 일하기)" 등 지극히 일상적인 활동이다. 그는 <좀머씨 이야기>를 언급하며,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은 걸어야 아프지 않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최근 해외 가쉽에서 아내와 싸우고 무작정 (밤새) 걷던 남편이 낯선 지역까지 이르렀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도 마음이 아팠나 보다. 풀렸으려나.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읽고, 바로 달리러 나갔다. 추웠지만 개의치 않고, 펄펄 날았다. 걸으려니 성미가 급해서......

영하의 날씨에 독자를 움직이게 하는 저자. 나는 그의 한의원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글을 통해서라도 귀한 양생법을 배웠으니 감사드린다. 

오늘은 뛰지 말고,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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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2-16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전 와식생활 애호자인데....어떻게 하면 눕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저희집은 엄마 빼고 집에서 모두 누워있습니다. ㅠㅠ 그래서 모두 함께 모이는 날이면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세요 ㅎㅎㅎ 모두 누워있는 식구들을 보면서 ㅠ 누워있는 습관을 좀 바꿔봐야겠네요. 그러다 죽으면 안되니.

2020-12-16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0-12-16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나갈 일이 있는데 추워서 어떻게 나가나, 하고 있는 1인입니다.
그래도 나갈 것임... 불끈!!! 걷기 운동 한 시간 이상이 오늘의 목표입니다.
 

"Pandemic"이 전세계 공통, 2020년 키워드이겠지만 "펜데믹" 친척 하나 더 꼽자면 "인포데믹."

손가락 가볍게 태핑 몇 번하면, 세계 석학의 포스트 코로나 예측 강연이며 '그들만의 리그'였던 포럼이 문을 열어 준다. [전문가와 강적들]의 저자, 톰 니콜스는 '가짜 정보'에 기꺼이 속는 일반인에게 이를 갈며 '전문가성'을 강조했지만 솔직히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 경우, 소음, 잡음 구별이 어렵다. 건강과 영양 분야 신간의 성실한 독자인 나에겐 특히, GMO식품이나 채식주의에 관한 이야기들이 어렵다. 읽을수록 주관이 바로 선다기 보다, 인포데믹 폭격 받은 기분이 든다. 




일부러 두 권을 나란히 읽는다. 제목부터 노골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화살표를 끌고 가는 책들이다. [우리, 고기 좀 먹어볼까?]와 [비거닝]이 그것들이다. 식 권하는 전자를 쓴 박태균은 '한국식품영양 학회,' '농어업특별대책 위원회,' '축산물선진화위원회' 등에서 활동해왔다. 예비독자들도 눈칫밥으로 짐작할 수 있듯 저자는 . "채식: 육식" 비율을 8:2로 유지하는 식단이 인간에게 가장 이상적이며, "육식이 장수에 기여한다(19)"고 주장한다. 비거니즘만으로는 Ca, Fe, Zn 등이 부족하기 쉽고, 특히 "붉은 비타민"이라는 별명의 B12를 아예 섭취할 수 없다는 구체적 근거도 제시한다. 역으로 고기만 취해서는 K가 부족하기 쉽다 한다. 전체적으로 "골고루"를 권한다. 


[우리, 고기 좀 먹어볼까?]는 적절한 사진 자료 덕분에 카드 뉴스 보는 듯, 건강 잡지 읽는 듯한 속도감을 준다. 그래도 정보량이 어마하니, 메모지 준비하고 읽기를 추천함. 저자가 "16년간 식품의학분야 전문 기자"로 일하며 축적한 방대한 자료를 대방출했으니 거저 얻어가긴 미안하다. [우리, 고기 좀 먹어볼까?]는 '육식이냐, 채식이냐?'의 이분적 질문에서 확장해서, 육류와 관련된 유해물질 및 음식궁합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총 10명의 필진의 공동 프로젝트인 [비거닝]은 두 번 다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땐, 10개의 에세이 중 이라영 선생님의 친근한 문체에 가장 끌렸다. 두번 째 읽으니 조한진희 선생님의 글에 가장 크게 공감한다. 이런 글이 내겐 인포데믹의 홍수에서 "경전" 을 걸러낼 혜안을 열어준다. 조한진희의 생각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문장을 인용해 본다. 


"채식을 개인의 미각, 의지 문제로만 보았을 때 개인의 불평등한 '위치성'은 지워진다. 채식은 계급, 빈곤, 장애, 성별, 민족, 전쟁, 종교, 문화 등 사회의 여러 요소가 복잡하게 작동하는 정치적 영역이다. (154쪽)"


● "채식주의자들의 목소리가 개인의 식탁에 초점이 맞춰지는 방식으로 강화되어서는 안 된다. 채식은 나은 선택지를 가진 이들의 고귀한 윤리적 액세서리가 아니다. (159쪽)"



이 주장에 덧붙이는 광고문구가 와 닿는데, 저자가 사는 지역 재래시장에 가면 "돼지양념 불고기 100g에 990원," "유기농 쌈채소 100g당 2000원"의 가격표를 볼 수 있다 한다. 폐지 줍는 할머니가, 고철 주었다며 흐뭇한 표정으로 그 돼지양념 불고기를 사가는 풍경을 저자는 씁쓸한 시선으로 본다. 지인 이야기도 더한다. 조한진희 선생님의 지인은 "하루의 첫 끼니이자 마지막 끼니로 오래된 값싼 고기와 일주일치의 절망을 소주에 섞어 먹는다 (151)." 고. 




채식 열풍이 불고 있는 유럽에서는 대륙 수준으로 채식 운동이 벌어지고, 심지어 1월을 Veganuary로 제안하고 있다. 지구 남반부 어느 곳에서는 Covid-19로 인한 국경 봉쇄에 따른 식량수급 불안정으로 예전보다 혹독한 1월을 예견한다. 조한진희 선생님이 지적하는 채식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다는, 즉 '위치성'에 따라 기울어져있다는 지적과 궤를 같이 하는 예시이다. 


[비거닝]은 얇지만, 실속있는, '채식 은근히 권한다'며 욕 먹어도 좋으니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아직 채식과 GMO식품에 대한 고민은 "~ing"로 남겨두고, 다음에 계속 공부를 더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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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8 1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8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1-01-09 1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사랑님
이달의 당선작
추카~추카~

한쪽은 식량부족
다른 한쪽은 에이아이 확산으로
닭오리들 ㅜ.ㅜ
 


책 다 읽기 전에는 노트북 열지 않으려 했는데, 초입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와 잠시 메모한다. 


https://www.fondazioneslowfood.com/en/ark-of-taste-slow-food/



노아의 방주가 아닌, "미각의 방주 Ark of Taste," 생소하다. 그래도 직관적으로 이해된다. 사라져가는 맛, 혹은 토종씨앗 등을 보존하자는 운동이겠지? 딩동댕! 국제슬로푸드운동본부가 주관하는 프로젝트이다.  안데스산맥 고산지대에서는 다양한 종의 감자들이, 영국에서는 2000여종의 토박이 사과가, 그리고 멀리 가지 않고 한국에서도 다양한 토종 배추가 사라져가고 있다. 씨앗이 사라지면서 "맛"은 "맛" 보았던 이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다. 



Photo by Daniel Bahn Petersen on Pexels


[종말의 밥상]의 저자이자 "바른건강연구소 소장"인 박중곤은 사라진 우리 품종의 예로, 호반우, 칡소, 장미계, 오색계, 아가벼, 쥐이파리벼, 개구리참외, 호박참외 등등 다양한 이름을 올린다. 요즘 어느 마트에가도 묶음판매 중인 "대학찰옥수수"라는 한 품종으로 옥수수가 통일된 것도 아쉬워한다. 토박이 옥수수는 색도 검정색, 노랑,붉은색 등 다채로웠다고 한다. 


정말 아쉽게도 "미각의 방주" 프로젝트 취지에도 동의하고 박중곤 소장의 주장에도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정작 저 많은 품종 중 먹어보았거나 아는 것이 없다. 다만, 토박이 상추는 그 진득진득한 하얀 진액과 쌉싸름하면서 깨끗한 맛으로 기억한다. 마당 구석에 심어둔 키가 커지는 상추(나무?)에서 상추를 따면 또 새로 잎이 올라오는 게 신기했기에 아직 기억한다. 


당신에게는 방주에 태우고 싶은 "맛," "음식"으로 어떤 것이 있는가? 2020년 우리 식탁에서 매일 보는 음식보다 아마 덜 달고, 덜 화려하고, 더 소박한데 진한 맛일 듯 하다. [종말의 밥상]을 읽다 말고, 궁금해져서 메모한다. 다른 분들의 "미각의 방주"에는 어떤 음식과 식재료들이 승선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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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8-02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책을 다 읽고 나서보다 읽는 중에 하고 싶은 말이 생기더라고요.
하고 싶을 땐 그때그때 해야 한다고 봅니다. ㅋ

2020-08-02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3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3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