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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가 문제에 접근하는, 특히 그  과정에서 접촉하는 사람에 대한 태도는 연구자의 생경험과 어떻게, 어느 수준으로 연관성을 보이는가?



오래 품어온 온 질문이다. 올리버 색스를 존경하는 이유와도 연관된다. 색스는 보도블록 틈새로 삐져 올라온 잡초와 동물원 원숭이의 무브먼트에서 인간의 정신, 나아가 우주를 이루는 원소까지 열렬히 탐색하는 호기심 전문가이다. 그러나 사람을 대할 때, 호기심을 채워주는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같은 눈높이에서 존중하고 '병'이라는 단편이 아닌 존재로서 전면적 이해를 하고자 노력한다. 의사로서 훈련된 직업 윤리라기보다는 색스라는 사람의 성향과 사람됨 자체 때문인 것 같다. 그는 관찰하고 판단하는 자와 대상 사이에 위계적 관계를 설정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 상대의 마음(뇌? 정신? 무튼....)에 들어가 보고자 겸손한 태도로 노력한다. 이런 태도는 [환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색스 박사는 [환각]에 인용된 인물들을 환자 이전에, 독특하고 고유한 정신활동을 하는 존재로 인정해준다. 색스의 이런 태도는 개인사 및 가족사와 관련된다(고 추측한다). 



자서전 [온 더 무브]에서 색스는 형 마이클을 향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낸다. 마이클은, (방계 직계 모두)  명민한 색스家 중에서도 탁월한 기억력의 소유자이다. 천재인 올리버 색스가 '천재'라고 부를 정도였다. 하지만 형 마이클은 유년기 경험한 기숙학교의 폭력 때문에 촉발되었는지 정신분열과 파킨슨 병을 겪으며 세상과 단절되었다. 색스 역시 어린 시절 '나도 형처럼 되면 어쩌나?' 질병 낙인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사실 이성애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어머니께 저주를 들었던 색스 자신이야말로, "정상성'의 좁은 범주를 충족시키리는 폭력이 얼마나 가혹한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본인이 환자로서 다른 의사의 진료를 받았던 경험을 통해 환자에게 "당신 참 독특하네요!"라는 선언이 폭력이라는 것도 안다. 

*

"왼쪽 다리는 생명 없는 물체로서, 실물이 아니고 내 것도 아닌 '남의 다리'였다. 그러나 나의 느낌을 의사에게 전달하려고 하자 의사는 고래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색스 당신은 참 독특해요."....내가 왜 독특하단 말인가? 장담컨대 의사가 환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서 그렇지,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환자들이 얼마든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의식의 강] 209쪽

**

이런 경험이 [환각]에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와도 관련되리라고 본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각]의 챕터 구성 자체가 '경험한 질병=한 사람"의 시각을 강화시킬 우려도 있다(물론 올리버 색스를 닮은 독자의 성숙한 태도가 뒷받침된다면 질병을 한 개인으로 덮어씌우는 무례를 범하지 않겠지만). 색스는 다양한 환각 유형을 범주화하고 이를 경험한 환자들의 '1인칭 이야기'를 곁들이는 글쓰기를 했다. 조급한 독해는 'Mr. A는 섬망증, Mrs. B는 환상사지, Mr.C는 환청' 식 대응 관계로 등장인물들을 다수화 시킬 수 있겠다.  과연 어떤 글쓰기가 이들이 경험한 정신활동을 왜곡을 최소화하여 전달하면서도 이들을 환자나 기묘한 사람들로 대상화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질문과 연관해 올리버 색스의 시도를 독자는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1]  환각에 대한 생물 문화적 접근 

 * 샤를보네증후군의 경우_ "시각 환각을 신경학적으로 결정하는 범주가 있는가 하면, 개인적이고 문화적으로 결정하는 요인이 있을 것이다" (40) 예를 들어, 영어를 모국어 삼는 환각경험자의 환청은 주로 영어! 


2]  환각 경험(자)에 대한 문화적 태도

* 많은 문화권에서 환각은 명상, 종교적 의례, 식물(약물) 등을 통해 도달 추구하는 긍정의 현상이자 예술의 영감이자 영적 고양의 경험. 그러나 서구 문화권에서는 병적인 현상으로 낙인찍는 경우가 많다. (1973년 실험, 8명의 가짜 환자들이 환청 증세를 호소하자 모두 정신과 입원처리 된 실험이 그 예) 올리버 색스에게 쏟아진 숱한 편지들도, 그 동안 낙인찍힐까봐 누구에게도 말 못하던 경험을 나누고자 함이 아닌가? 환각을 병적 증후로만 몰아가는 문화적 태도로 인해 잃은 것은 무엇일까?


3] 환각 연구 이면의 정치경제학

* 올리버 색스는 이 책에서 그 부분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나 역시 이 분야에 아무 지식이 없으나 감각박탈이나 환상사지치료에 쓰이는 기술 등은 얼마든지 군사적 용도(고문이나 전투력 증강 등)로 (악)용될 수 있지 않나, 현재도 그런 방향으로 연구가 이뤄지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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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2-01-20 12: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올리버 옹이 어렸을때 어머니로부터 들었던 저주의 말 이후 ‘다른 사람‘이 되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소수자들, 타인의 고통에 보다 예민해지고 더욱 공감하게 된 사람으로요. 어떤 면에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문학과 상상력을 통해) 상처받은 만큼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요. 타인의 고통을 조롱하거나 혐오하는 사람들은 그만큼의 상처를 입었을지 모르지만 그 사실을 회피하고 외면해버린 사람들이란 생각도 드네요. 그러니까 그들에게도 자신의 상처를 정면으로 들여다볼 여지가 있었다면, 타인을 조롱하고 혐오하지는 않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암튼 저 부지런히 <환각>읽어야 겠어요 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2-02-04 16: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쓰고 이제서야 얄라님의 질문을 확인하고 답변합니다. 많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연구자가 문제에 접근하는, 특히 그 과정에서 접촉하는 사람에 대한 태도는 연구자의 생경험과 어떻게, 어느 수준으로 연관성을 보이는가?˝

저는 깊은 수준의 연관성을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경험뿐 아니라 연구자의 유전적 자질 또한 깊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콩심는 데 콩나고 팥심는 데 팥나는 거 아니겠습니까ㅎ? 그리고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는 모든 것이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주지 않겠습니까? 어느 정도의 연관성인지는 의견이 분분하겠지만요.

˝소설가의 모든 소설은 자전적 이야기다.˝ 라는 이야기도 들어본 거 같습니다. 누가 말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요. 박완서 작가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거 같고요.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하루키, 박완서 등 소설에 소설가의 이야기, 사상, 생각이 녹아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지요.

얄라알라 2022-02-05 11:33   좋아요 1 | URL
예, 고양이라디오님,
아프고 힘든 사람들 그냥 못 지나치시는 분들 있잖아요.
[아내를 모자로....] 어제 새벽에 1/2정도 읽었는데, 올리버 색스는 병, 아픈 사람, 이전에 인간을 보려하더라고요.

미셸 푸코의 [비정상인]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푸코 역시 ‘비정상?, 다름‘ 취급을 받았던 경험이 있었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혹시라도 2월 책으로 [광기의 역사]조심스럽게 후보 리스트에 제안드려봅니다. ^^

그레이스 2022-02-04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임상기록을 소유한 의사면 믿을만하겠지요

얄라알라 2022-02-05 14:46   좋아요 0 | URL
자신에 대한 열렬한 탐구정신이 다른 사람(환자)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이어지는, 모범적인 의사이신듯해요^^ 그레이스님.
 




"존재하지 않는 것을 적이 있는가?"


[환각] 한국어판 부제이자 독자에게 던져진 질문이다. 나의 대답은 "수도 없이." 보았을 아니라 듣고, 맡고, 피부로 느꼈다. 어마한 기세로 달려오는 말의 발굽소리, 하늘 높이 솟은 나무들이 타오르며 내는 소리와 열기, 무협지 지붕 격투씬에서 보았을 지붕 위 눈의 차가운 감촉,  해변의 모래 위에서 춤추며 느끼는 뜨겁게 달궈진 모래알의 감촉, 우주 저 멀리의 어두움과 아득함...... 하지만, 이 모두는 모두 꿈에서 이뤄졌다. 올리버 색스가 다루는 "환각 Hallucinations"과는 결이 다르다.  어떤 이들은 '몽환'과 '환각'을 연속체에서 이해하려하지만, 올리버 색스는 "환각은 꿈과 매우 다른, 인간 의식과 정신 활동에서 고유하고 특별한 범주(9)"를 이룬다고 본다. 또한 올리버 색스는 현대 서구 문화권에서 환각을 광기와 연결지어 부정적으로 보는 것과 달리, 환각은 긍정적 현상이라고 파악한다. 올리버 색스의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나는 그의 이런 유연한 열린 태도가 참 존경스럽다.




올리버 색스는 "환각"이 인간에게 문화적(예술, 종교 등의 영역에서 특히)으로 중요할 뿐더러 인간의 뇌를 들여다보게 해줄 중요한 창이라고 본다. 이런 환각의 힘은 대리자의 언어가 아닌 1인칭 시점의 진술을 통해 힘을 갖게 될 터이다. 따라서, 올리버 색스는 [환각]을 집필하며 자신의 환자는 물론, 다양한 옛 문헌뿐 아니라 친구들의 경험, 무엇보다도 자신의 경험을 1인칭 시점으로 녹여내고자 애썼다. [환각]은 의학적 범주 혹은 감각 양식에 따른 환각의 다양한 경험을 총 15장 구성으로 배치하였다. 

* * 

샤를보네증후군, 감각박탈, 텍스트환각, 수면마비, 시각적 편두통, 기면증, 도플갱어 등등, 환각의 다양한 양태에 대해서는 요약의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어설픈 문장으로는, 올리버 색스가 애써 그러모아 놓은 '1인칭 시점'의 묘사가 흩어질 터이기에. 대신 나는 "환각"을 다루는 올리버 색스의 태도에 대해 쓰고 싶다. 



*   *  *

어느 책에서 읽었는지 기억이 가물하지만, 올리버 색스는 초진 환자 진료에 5시간을 쏟기도 했다. 런던 미들섹스병원의 인턴 시절, 그는 신부전으로 죽어가며 섬망 상태에서 횡설수설 하는 제럴드. P라는 환자 곁에서 때론 하루 두 세시간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올리버 색스의 담당 교수가 '헛소리 지껄인다'며 무시한 환자였다. 올리버 색스는 상형문자 풀 패키지인 그 횡설수설 이면의 그의 생애를 이해하려 노력했고 심지어 제럴드 P의 횡설수설에 응수하기도 했다. 6장 "변성상태(altered state??)"의 1인칭 화자는 주로 저자 올리버 색스이다. 왜 그가 향정신성물질에 손대었으며 서서히 중독되었고 힘겹게 벗어나는 과정에서 무엇을 얻고 잃었는지 보여준다. 올리버 색스의 다른 책들, [온더무브] [모든 것은 그 자리에] [고맙습니다] 을 통해서 그가 기네스북 수준의 호기심꾸러기인지 알지 못했다면, 믿지 않았을 것 같다. 그가 순수히 지적인 호기심에서 마약에 손대기 시작했다는 것을. 비록 마약중독이라는 비싼 대가를 치렀지만 올리버 색스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환각제라는 것이 무엇인지 절대 알 수 없다는 느낌"(141)을 얻었다. 

*   *  *  * 

6장 외에도 올리버 색스는 다양한 환각 경험의 1인칭 화자로 등장한다. 3-4살 때 처음 경험했던 편두통 전조 증상(7장),  60년 전 기억과 함께 코셔와인 냄새를 맡은 후각 환상(3장), 등반 사고로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경험한 환청(4장),  아마존 여행 전 말라리아 예방약을 먹고 섬망에 시달린 경험 (10장),  환상사지? 신체상 왜곡 경험(15장). 

자신을 이해의 도구 삼는 이런 진지한 태도가 올리버 색스가 소위 '환자'를 '환자'이전 존엄한 인간으로 대하는 태도와 연결되지 않나 싶다. 




1]  환각에 대한 생물 문화적 접근 

  * 샤를보네증후군의 경우_ "시각 환각을 신경학적으로 결정하는 범주가 있는가 하면, 개인적이고 문화적으로 결정하는 요인이 있을 것이다" (40) 예를 들어, 영어를 모국어 삼는 환각경험자의 환청은 주로 영어! 


2]  환각 경험(자)에 대한 문화적 태도

  * 많은 문화권에서 환각은 명상, 종교적 의례, 식물(약물) 등을 통해 도달 추구하는 긍정의 현상이자 예술의 영감이자 영적 고양의 경험. 그러나 서구 문화권에서는 병적인 현상으로 낙인찍는 경우가 많다. (1973년 실험, 8명의 가짜 환자들이 환청 증세를 호소하자 모두 정신과 입원처리 된 실험이 그 예) 올리버 색스에게 쏟아진 숱한 편지들도, 그 동안 낙인찍힐까봐 누구에게도 말 못하던 경험을 나누고자 함이 아닌가? 환각을 병적 증후로만 몰아가는 문화적 태도로 인해 잃은 것은 무엇일까?


3] 환각 연구 이면의 정치경제학

* 올리버 색스는 이 책에서 그 부분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나 역시 이 분야에 아무 지식이 없으나 감각박탈이나 환상사지치료에 쓰이는 기술 등은 얼마든지 군사적 용도(고문이나 전투력 증강 등)로 (악)용될 수 있지 않나, 현재도 그런 방향으로 연구가 이뤄지지는 않는가? 



거칠지만 'ㅊ* ㄱ"님 "ㄱㅇㅇ**ㅇ"님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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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2-01-16 18: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부지런하세요!!! ㅋㅋ 지난 주 진도가 잘 안나갔어요. 잠만 많이 자고요 ㅋㅋ

얄라알라 2022-01-17 21:04   좋아요 3 | URL
건강을 위한 숙면 우선! 숙면 뒤 좋은 글이 나오잖아요^^ 초란공님과 함께 읽는 기회 생겨서 좋습니다!!

초란공 2022-01-18 14:22   좋아요 2 | URL
저도 함께 읽기 기대됩니다!! 제가 빨리 읽기는 안되어 저도 다 읽고 북사랑님 리뷰 읽기로!!^^;; 아 그리고 올리버 옹에 관한 DVD가 나온 모양입니다. http://aladin.kr/p/bfrqO 재미있을 것 같아요!

고양이라디오 2022-01-17 1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빠르시네요!!! 책 읽고 리뷰 읽어볼래요ㅎㅎ 이번 주 열독해야겠네요ㅎ

페크pek0501 2022-01-18 1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리버 색스의 책을 저도 읽은 게 있는데 제목은 생각이 안 난다는...ㅋ
환자이면서 동시에 의사였던 것 같아요. 제 기억이 맞나요?
호기심이 무척 많아서 늘 탐색하려던 자세를 가졌던 것 같고요.
실제로 괴상한 증상을 가진 환자를 다룬 이야기를 읽고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어요.그걸 다 기록해 놨더라고요.

그레이스 2022-01-18 14:20   좋아요 4 | URL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라는 제목의 책일거예요.
아마!
오토바이 사고로 입원해서 환자로서 겪은 이야기인것으로...
의식의 전환을 맞은 계기.

온더 무브도 좋았어요

얄라알라 2022-01-19 20:31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 페크님 모두 올리버 색스를 애정하시는군요.
저도 <온 더 무브>
라이더 시절의 젊은 색스의 모습, 다 너무 좋았어요. ^^
<내 다리를.....> 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차차 봐야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2-04 1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얄라님! 리뷰 너무 잘 읽었습니다. 책과 저자에 대해서 너무 잘 설명해주셨네요!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 제가 놓친 이야기를 이렇게 얄라님 리뷰로 만나니 너무 좋습니다^^b

2월 책은 어떤 책으로 할까요ㅎ??


초란공 2022-02-04 12:21   좋아요 2 | URL
오늘이 입춘이래요. 그래서 봄비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마음의 눈‘이 어떨지 제안해봅니다^^

얄라알라 2022-02-05 11:36   좋아요 0 | URL
[마음의 눈] 어제 초란공님 댓글 보고 바로 검색했을 때는 못찾았는데
지금 다시 찾아보니 [마음의 눈 - 빗소리가 어떻게 풍경을 보여주는가] 마찬가지로 올리버 색스의 작품이네요^^

1. 올리버 색스 저작을 계속 이어달리기한다.
2. 강제력 없이는 혼자 읽기 어려우나 언젠가는 완독 희망하는 책을 새로 탐색한다.

저는 1, 2 다 좋습니다. 2의 책으로는 [환각]과도 연결지점 찾아볼 수 있을 [광기의 역사] 조심스레 추천리스트 올려봅니다. 두껍기는 엄청 두껍네요. ^^:; 사 놓고 안 읽은 책....


얄라알라 2022-02-05 11:36   좋아요 0 | URL
입춘 지났는데 이렇게 춥다니!!!! 어제 오늘 너무 추워요^^:;;;

초란공 2022-02-04 1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1인칭 시점의 진술‘을 쓱 지나치듯 읽은 것 같은데 이 부분을 북사랑님 글을 보고 공감이 가네요~! 이렇게 읽으니 좋은걸요!!
 


어렸을 때 궁금했던 적이 있긴 하다. 어른들은 "세계"랑 "세상"을 다르게 쓰는지. 그 차이를 아는 건 중요했다. 적어도 온라인 공간에서 책을 함께 읽을 때는! 고양이라디오님은 [~~~세계]를 염두했고, 나는 [~~~~세상]을 얘기했으니, 동상이몽(될 뻔!). 


2년차, 앞으로 3년차 혹은 10년차가 될지 모를 펜데믹 터널 안에 있으면서도 사람들은 어지간히 터널 밖이 궁금했다 보나. 'POST' 코비드_19을 예측, 분석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오죽하면 "세계"와 "세상" 한끝 차이만 두는 책 제목들을 뽑았겠나. 실수로 두 권 구비한 김에, 함께 읽었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2020년 팬데믹 발발 이후, "뭉크 디베이트 Monk Debate" 출연진의 대담을 정리한 책이다. 말콤 글레드웰, 파라드 자카리아, 니얼 퍼거슨 외 6인 총 9인 등장한다. 이들의 트위터 팔로워를 (중복일 수 있겠지만) 모두 합하면 490만명이라 하니 '글로벌 인플루언서'라는 출판사의 홍보문구가 과장은 아니다. 2022년을 5일 앞둔 시점에서 읽기에는 다소 설익은 전망이 등장하는데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제목으로 택하기까지 편집진의 설왕설래가 있었겠다. 특히 제1화자로 등장하는 말콤 글레드웰의 경우, WHO가 팬데믹 선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20년 4월에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2021년 12월 시점에서 보면, 당황스러운데 2020년 4월의 대담은 팬데믹 이후에 초점을 두고 있다. 말콤 글래드웰은 COVID-19가 사회의 약한 고리weak link를 드러내며, 사회는 이 약한 고리 때문에 붕괴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리라 전망한다. 이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다만 파라드 자카리아 등 다른 대담자들도 지적했듯, 팬데믹은 지구적 차원의 시련인데 불구하고, 세계가 이에 대응하는 방식은 여전히 자국중심적이거나 편협하고 글로벌 약자를 배제하기도 한다. 

그 외 7인의 대담에서 '한국'이 모범 방역 사례로 자주 등장하는 점이 흥미롭다. 대담자들은 다양한 자료를 인용하며 "왜 한국이?"에 대한 해석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니얼 퍼거슨은 한국이나 이스라엘은 심각한 안보 위협을 경험해본 적 있어 위기 상황에서 현실에 대응하기 보다 발빠른 대응이 가능하다고 해석한다. 갤펀드 교수의 tight/loose culture를 인용하며 한국 국민이 질서 순응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등장하고.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저널리즘, 문화, 정치,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글로벌한 식견을 드러낸다면 [코로나 이후의 세계]은 제이슨 솅커를 단일 저자로 한다. 맥킨지에서 일했었고 Prestige Economics와 Futurist Institute CEO이며, 블룸버그 선정한 미래학자라 한다. 총 21권의 책을 썼다는데, [코로나 이후의 세계] 본문 중간중간 솅커 본인의 책을 자주 언급했기 때문에 짐작은 했다. 책날개 약력 말고, 저자의 세계관을 간접적으로 드러내주는 글을 일부 인용해본다. 



2001년 경기 불황에 휩싸인 후 나는 경제학자가 되었다. 과거에 나는 경제학자가 아니었다. 경제를 잘 몰랐기 때문에 지난날 입지가 좋지 못했다....(대학원 진학하면) 난 석사 학위가 있을 테고 그러면 난 돈을 더 벌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이게 내 인생의 첫 번째로 멍청한 생각이었다. 난 경제학자처럼 생각하지 못했다. (179-180)"

본문을 직접 읽기 전, 위 인용문 행간을 살피면 제이슨 솅커가 어떤 관점에서 세상 흐름을 읽고, 개입하고 싶어하며, 스스로 경제 전문가이자 미래학자라고 자부하는지 추측할 수 있다. 독자로서 나는, 경제학자로 자신의 정체성을 몇 번이고 강조한 제이슨 솅커가 왜 POST Covid-19논의에서 '교육, 에너지, 금융, 일자리, 농업, 안보, 먹거리 공급망, 미디어, 국제관계, 리더쉽, 여행과 레저, 스타트업, 지속가능성.....'등 온갖 키워드를 끌어와 겉만 두드리고 가는 방식으로 글을 썼는지 의아하다. 게다가, '블룸버그 선정 세계 제 1의 미래학자'가 아닌 대중도 뻔히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전문가 진단인양 제시한다. 예를 들어, Covid19로 식량의 안정적 공급이 어려워지면 농업이 중요해진다거나, 팬데믹이 지속되면 의료인력이 부족하니 이 분야 일자리를 노려보라는 식이다.


 이 분은 현상의 명과 암 중, "명"을 부각시키는 방식에 익숙한지, 온라인 교육의 확산으로 교육격차, 일자리 격차가 해소될 것이라고 낙관한다. 재택근무를 하니 자동차 타고 이동이 적어져서 환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거나, 재택근무 덕분에 회사 공간이 다른 용도로 전환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단순전망) 한다. 한 마디로, 재택근무가 post Covid19시대에는 더 돈이 되니까, 재택근무 하는 게 유리하다는 "전망"은 하지만, 재택근무 직종에 속하지 못한 채 "필수 인력"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고려하지 않는다. 이 분이 쓴 21권의 책 중 다른 책을 더 읽어볼 생각이 없어졌다. 





[딴 소리] 미니멀리스트 공간 꾸리기에 골몰하는 나로서는, 두꺼운 양장본 보다는 얇고 부피 작은 페이퍼백이 좋다. 양장본 3권 꽂을 자리에, 잘 편집한 페이퍼백 6권은 들어갈 걸?

[코로나 이후의 세계]와 [코로나 이후의 세상] 두 권, 모두 적어도 "몸집 줄이기" 항목에서는 ★★☆☆ 이하 평점. 

예를 들어, 아래 본문 사진을 보시면, 총 195쪽, 19장 구성의 [코로나 이후의 세계] 중 15장은 고작 2쪽 분량이다. 페이지를 1장만 넘기면 바로 16장이 시작된다. 편집이 헐렁헐렁하다. 눈은 편하지만, 150쪽 아래로 모양 갖췄으면 좋았을 텐데.



[코로나 이후의 세상]도 마찬가지. 대담 형식인만큼, 들여쓰기 편집을 통해 Q&A를 차별화했다. 문제는 과하게 들여 썼고, 여백도 과하다는 점.알뜰한 편집을 했더라면 최종판의 2/3로 몸집 줄여서 나올 수 있었겠는데...... 종이도 아끼고, 책값도 낮아지고, 서가 공간 차지하는 부담도 덜어주고.....


콘텐츠가 아닌, 모양새를 두고 잔소리 딴소리만 늘어놓다니. 책 만들어주시는 분들께 미안해지니,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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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2-27 13: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러니 하게도 코로나에 대해 언급한 책들은 죄다 편집이 저렇더라고요. 여백 텅텅에 쓸데없이 행간 넓고 저자 사진 양쪽에 다 박아놓고... 환경을 생각하자고 부르짖는 책들인데 정작 그 책이 환경보호에서 가장 멀리 있지 뭡니까. 저도 두 권인가, 코로나에 대해 말하는 책 읽고 화나서 리뷰 썼던 기억이 나네요.

얄라알라 2021-12-27 15:58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저도 넉넉한 편집, 트렌드인가 이해하고 싶어도, 담은 내용은 많지 않은데 책 무게가 늘어 있으니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다락방님 말씀처럼 ˝아이러니˝ 맞다고 생각해요.

챕터 챕터 계속 환경, 기후위기 이야기를 하는 책이면서, 정작....

고양이라디오 2021-12-27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리뷰 올리셨군요! <코로나 이후의 세계>의 저자 제이슨 생커는 블룸버그 선정 세계 1위 미래학자라고 하는데... 전 앞으로 블룸버그 선정은 안 믿기로 했다는ㅎ

저도 다음 주까지 읽고 리뷰 올릴께요~

얄라알라 2021-12-27 15:59   좋아요 1 | URL
저는 고양이라디오님의 말씀을 아주 자~~알 알아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블룸버그 말고 ˝La& La˝ 선정으로!
 


   




12월 6일부터 시행 중인 "백신 패스"를,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어른사람과 대화 기회가 생길 때마다 화두로 꺼냈지만, 번번이 대화로 진행하지 못했다. 대부분은 에둘러 차단했지만, 화내려는 사람도 있었다. 팬데믹 장기화의 시대, 백신 접종은 단지 개인의 안녕뿐 아니라 시민의 의무와 권리, 그리고 국가가 복잡하게 얽힌 배선이기도 하다. 독일의 철학자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Richard David Precht)의 표현대로 코로나는 우리를 "타인과 의학적 운명 공동체"(15)로 엮어 놓았다. 프레히트는 불확실성과 예외성이 증폭된 코로나 시대야말로, 사회구성원의 입장과 태도가 드러나게 마련이라는 전제 아래, 다음의 화두를 던진다. 


  • 국민은 국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 이와 관련해 코로나 사태는 현재의 사회적 상태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의무란 무엇인가?]는 위 질문들을 정치철학자의 관점으로 분석하고, 비판하고, 제언까지 하는 프레히트의 최신작이다.



© Raimond Spekking /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얇아서 금세 읽을 거라 생각했지만, 반쪽짜리 이해력을 보충하고자 [의무란 무엇인가?]를 깨알 메모하며 읽고 관련 도서도 찾았다. 칸트, 벤담, 키케로, 푸코, 토크빌 등의 인용 파트가 어려워서 이해력이 반토막 나기도 했지만, 프레히트가 방역 비협조자에 보이는 모멸적 태도를 완전히 수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두 번 읽었다. 본문에서 프레히트가 코로나 방역에 덜(혹은 안) 협조하는 국민들을 표현하는 용어들을 찾아보았다. 다음과 같다. 


  • 반항몰이해, 트집
  • 이기주의자연대파괴자
  • 스스로 핍박 받는 레지스탕스 혹은 영웅이라 착각
  • 폭력 수반한 음모론자 - 5G 통신탑 파괴
  • "분노한 소수의 바보들(34)"
  • 국가를 불복종 대상 삼아 저항. 저항할 대상도 제대로 모르고 저항하면 이는 바보 같은 짓. 
  • "근거 없는 의심에 기반(101)"
  • "국가로부터 좋은 보살핌을 받는 시민들이 오히려 성을 내며 소아병적으로 반항하고고의로 공익의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 (109)



위에 나열한 국민의 속성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바로 "탈도덕화"인 셈이다. 프레히트는 의무를 다하지 않으며 권리주장 하는 국민을 이해할 의향이 전혀 없다. 비판의 수위를 높인다. 당신들은 국가를 적 삼아 음모론이나 퍼뜨리고, 방역 협조도 안 하고 세금은 내기 싫어하면서 왜 경찰서, 소방서, 공공병원, 무상공교육, 수도와 전기를 당연한 권리인 양 누리고 사느냐고 조롱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예멘이나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소말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같은 나라가 천국"(108)이라면서. 


프레히트는 시민들의 (파렴치한??) 탈도덕화가, 이익추구를 최우선시하는 터보 자본주의와 관련된다고 분석한다. 즉 사람들이 "국가를 서비스 제공자로 보기 시작하고, 자기 자신은 언제나 최상의 서비스가 주어지기만 바라는 고객 또는 소비자"(108) 행세하는 것은, 자본주의가 인간의 내면, 정신세계, 인간의 공동체에 스며든 결과라는 것이다. 



프레히트가 보기에 자본주의가 부추기는 이기심은 민주적 시민의식과 충돌한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민주적 시민의식의 생성과 발현을 저해한다. "성과 사회를 대체한 이익 우선 사회는 성실, 공정, 신뢰성 같은 시민 계급의 중심 가치를 비웃는다. (132)" 프레히트는 독일 사회에 제안했다. 자발적으로 안 되면, 강제로 연습이라도 시키자고. 그는 "사회적 의무 복무 통해서 시민 문화와 새로운 사회계약의 실천을 연습" (147) 시킬 수 있다고 본다. 시민 참여와 봉사 등 사회적 의무복무를 제도화하여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내면화하고 실천하라는 제안으로 나는 이해했다. 



정치도, 철학도, 정치철학이라는 학문도 모르는 독자로서 나는 이 대목에서 이해력 반토막 났다. 프레히트에게 국가는 증류수처럼 불순물 없는, 터보 자본주의의 파쇄력 영향을 받지 않은 신성영역인가?  물론 프레히트의 표현처럼  코로나 시대 국가(독일)의 방역정책이 "연대적 생명 정치의 의무를 다하는 일"(54)이자 국가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가가 '적절성의 원칙'을 지켜 '필수적인 조치'를 수행하는지 궁금해하거나 딴죽 거는 시민의 행위도 '소아병적 반항'인가? 통치에 의문을 품는 시민은,  '탈연대, 탈의무, 탈도덕''의 이기적 연대파괴자로 비약되는가? 만약 국가가 당장의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에 전력투구하면서 기후위기 문제를 뒤편으로 던져두었을 때, 딴죽을 거는 방편으로 비협조하는 시민이 있다면 그는 이기적 연대파괴자인가?(내가 프레히트를 오해했는가?)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의 [의무란 무엇인가?]를 읽고, 국가, 국민의 의무와 권리에 대한 생각이 선명해진 부분도 있지만 혼란스러워진 부분도 있었다. 프레히트야 말로, 자본주의가 조장하는 이기심과 탈연대를  진정한 적(?)으로 제시하면서 그 극복을 위해 결국 국가에 과의존(?)하지 않는가? 한국 사회 병역의무처럼, 독일 사회 정년퇴직한 은퇴자들에게 '의무적 사회 복무'를 수행시킴으로써 시민으로서 연대의식과 소속감을 키우자는 제안은 굉장히 국가 의존적 방편이 아닌가? 국가의 힘을 덜 빌고, 자본주의의 파쇄력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의무란 무엇인가?]  읽고 나서도 개운하지 않아서......
오늘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를 종일 공부했다! 1987년생 사이토 고헤이!!!!!!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진보적 저술에 주는 '도이처 기념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이다! He deserves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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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0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0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0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1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3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거서 2021-12-21 19: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읽었는데 심봉사가 한쪽 눈을 먼저 뜬 기분! 실눈으로… ㅋㅋㅋ
저도 공부하고 있어요! ^^

얄라알라 2021-12-20 22:51   좋아요 2 | URL
오거서님, 저도 실은 오늘 종일 제 책상에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빨간 표지 보이게 해놨어요.
저는 자본론 발췌발췌 읽고 기억도 못하는데, 사이토 고헤이는 마르크스가 남긴 독서 일기며 작은 단서들까지 탐정처럼 훑고 읽으며, 어마어마한 공부력을 감추지 못하네요. 이런 책은 한 두 번 읽어야 정리가 될 것 같아서 오늘 밤 다시 2차 리딩 도전하려합니다^^

오거서님께서도 읽었다고 하시니 같이 공부하는 기분이라 좋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12-21 18:33   좋아요 2 | URL
오거서님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말씀하시는 거죠? 민주주의라고 쓰셔서ㅎ

오거서님과 얄라님이 좋다고 하니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오거서 2021-12-21 19:30   좋아요 2 | URL
덕분에 오기를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북사랑님이 핵심을 짚어주셨고요,
이 책 말고도 자본주의의 위기를 경고하는 책들이 최근에 많아지고 있는데 특히 이 책은 마르크스를 다시 보게끔 해주더라구요. 마르크스를 잘 몰랐다는 깨달음도요. 저자의 쉬운 설명 덕분에 저한테 공부 의지가 생겼어요. ^^

고양이라디오 2021-12-23 15:46   좋아요 3 | URL
오오!!! 오거서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더욱 보고 싶어요! 새해에 꼭 읽어보겠습니다^^

오거서 2021-12-23 19:40   좋아요 2 | URL
고양이라디오님 새해 목표 중 하나를 알게 되었어요. 비밀을 알게 된 기쁨 ㅎㅎㅎ
완독을 응원합니다! ^^;
 


[침묵의 봄]을 읽다가, 커다란 통유리를 뚫고 내려 쬐이는 햇살이 강렬해서 눈을 감았다. 온통 진한 주홍빛 세상. 무한히 내어주는 태양. 원할 때 언제든지 불순물 거치지 않고 태양세례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 내일도, 그 언제라도 태양이 불순물 없이 인간의 몸에 닿으리라는 믿음. 

[침묵의 봄]을 읽으며 처음 깨달았다. 아침에 새소리가 들리지 않고,  끈끈한 초록의 인공호수와 물고기 없는 강을 내가 편안할 만큼 익숙하게 느낀다는 것을. 레이첼 카슨이 그토록 안타까워했던, 생명의 색채와 소리가 사라져감을 나는 사실화의 일부인 양 무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  ※

[침묵의봄]은 두 가지 지점에서 나를 당혹스럽게 했다. 첫째, 수년 전부터 별러온 책인지라 긴장하며 읽는데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레이첼 카슨의 주장마다 동조하면서도 익숙해서 새롭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둘째, 레이첼 카슨이 묘사하는 자연의 풍경은 이미 나에겐 영화적 연출로나 가능한 이질적인 것이었다. 나는 이미 새소리가 소거되고, 가을에도 코스모스 보기 어렵고, 꿀벌은 세밀화그림책에서나 보는 데 익숙해져 있다. [침묵의 봄] 세부 내용과는 별개로, 나의 이런 반응 자체가 놀라워서 곱씹어 생각 중이다. 왜 그러한가? 

※  ※  ※

바로 위 두 가지 지점이 레이첼 카슨이 진정 20세기 이후 인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점이란 것을 깨달았다. 2021년에서야 화학물질, DDT는 물론 음식이나 화장품에 첨가되는 인공향료, 잔디에 뿌리는 제초제의 유독성이 상식으로 공유된다. 하지만 [침묵의 봄]이 나온 1962년이라면, 녹색혁명으로 상징되는 과학과 기술로 세상을 진보시킬 수 있다는 "녹색" 믿음이 얼마나 기세 높던 때인가! 거대 화학회사 등 봄을 침묵시켜 부를 증식하는 세력들이 레이첼 카슨을 얼마나 집중 포격했는가? 레이첼 카슨은 자연애가 묻어 나오는 아름다운 문장과 섬세한 관찰력 때문에 도리어 "非과학적"이라는 부당한 비난을 얼마나 받았던가?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읽고, 또 읽은 [침묵의 봄]은 2021년 상식이 된 생각들의 단초가 되어 주었다.

※  ※  ※  ※

두 번째 지점. 레이첼 카슨이 그 상실을 두려워하며 묘사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나에게 도리어 어색한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까? '지키고 싶다,' '지켜내야만 하겠다'라는 투사 정신 대신, 그나마 태양을 쬐일 수 있어 다행이라는 소심한 생각이 올라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까? 영국의 정치철학자 브래드 에번스가 우려했던 '허무주의,' 인류는 머잖아 자초한 대종말을 맞게 되리라는 허무주의에 나는 이미 젖어 있는 것인가? 집합적 허무주의야말로, 봄의 침묵을 가속화시키지 않을까? Covid19라는 2021년의 전염병 X, 그리고 '전염병 Y' '전염병 Z'는 현재처럼 애그리비즈니스가 세계의 식량 생산과 흐름을 쥐락펴락하고, 나무를 쓰러뜨린 자리에 소와 바이오연료를 위한 옥수수를 심는다면 반드시 인류를 찾아올 텐데 그냥 예견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것인가? 

※  ※  ※  ※  ※

레이첼 카슨이 카메라에 자연을 담고, [침묵의 봄] 문장에 영혼을 담아 후대에 전하면서 나 같은 독자를 원하지를 않았을 것이다. 봄을 침묵시키려는 힘들에 짓눌리더라도 어깨 맞대고 함께 밀어내려는 투지를 독자들이 발휘하길 바랐을 것이다. 마을에서 환경 운동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같은 자리에 머물러서 맥 빠진다고 투덜거리는 중이다. '에코'백 수집하듯 '에코'활동을 마일리지로 쌓고 이력서 한 줄 거리 삼으려는 사람들, 시간당 돈으로 '에코'실천 환산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고개 도리도리하기만 했다. 정작 나는 다음 단계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침묵의 봄]에 수록된 경고음들은 이미 익숙히 들어왔다. 레이첼 카슨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경고음을 자장가 삼지 말라는 더 엄중한 경고. 나부터 움직이고, 내 곁을 움직이고, 또 그 곁의 곁이 파동을 일으켜 봄의 소리 출력을 키우도록 "움직이라"는 메시지. 인간은 어차피 태양 잃은 회색 하늘 아래 살 것이라는 암울한 허무주의는 버리라고! 


ㅂㅂㅌㅌ님, ㄱㅇㅇㄹㄷㅇ님^^

저는 [침묵의 봄]을 끝까지 다 읽었는데, 어째 리뷰는 감정에 호소하는 일기가 되어 버려서 책 내용이 없네요. 저에게 [침묵의 봄]은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정서적 충격을 크게 주었어요. 내용 자체는 평소에 늘 생각하는 부분과 겹쳐서, 도리어 그런 제 태도를 자기분석했습니다.

 다음 2차 리뷰에서는 책 내용에 집중한 글을 쓰겠습니다. 같이 이 소중한 책을 읽고 이야기할 기회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두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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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11-16 20:4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북사랑님~~~~ 감정 호소 일기형이시라 명명한 이 리뷰가 저는 넘 맘에 듭니다. 북사랑님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얻어 가는지 잘 드러나 있어 읽지 않은 저도 그 정서를 느낄 수 있었어요.^^ 시린 겨울이 슬금슬금 다가오는 지금, 볼륨 끝까지 올린 봄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감솨!!!^^

scott 2021-11-16 21:13   좋아요 5 | URL
동감합니다!🖐^^

[인간은 어차피 태양 잃은 회색 하늘 아래 살 것이라는 암울한] 디스토피아 세상 ㅜ.ㅜ
새들이 사라진 곳은 더이상 어떤 생명체도 싹을 틔우거나 숨을 쉬고 살 수 없는 곳이라고 합니다.

북사랑님에 이어서 담번 리뷰는 북플의 셀럽 툐툐님 !^^

붕붕툐툐 2021-11-16 22: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이거슨 너무 멋진 수필 한 편이네요~ 같은 작품 다른 리뷰고 다 읽어버리셨다니 너무 놀라워요! 아, 진짜 북사랑님의 넓은 시야를 본받아야겠습니당~ 그나저나 ㄱㅇㅇㄹㄷㅇ님은 풀네임 적어주시고, 저는 왜 ㅌㅌ죠? 저도 ㅂㅂㅌㅌ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사진도 너무 좋아요! 흐엉흐엉~~

얄라알라 2021-11-16 23:59   좋아요 2 | URL
^^ 저 사진은 바로 ˝지혜의 숲˝에서 찍었답니다^^ 넘 잘어울리죠? 붕붕툐툐님^^ 제가 맘 속으로 항상 툐툐님 하고생각했더니 ㅌㅌ라고 한거 같아요, 의식도 못하고 있었네요^^

˝지혜의 숲˝ 파스쿠치 커피숍 한쪽 창가, 정말 끝내주는 일광욕 자리더라고요! 붕붕툐툐님께서는 산에서 더 순수한 빛을 만나시겠지만 순도 높은 빛을 경험하고 왔어요^^

coolcat329 2021-11-16 23: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감정호소라뇨~~ 읽으면서 너무나 공감했고 나라면 이런 생각 못했을텐데 ...생각도 했어요.
멋진 한 편의 수필 저도 한표!

얄라알라 2021-11-17 00:01   좋아요 2 | URL
쿨켓님^^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항상 머릿 속은, 플라스틱 많이 쓰는 회사 고객센터에 연락할 일, 분리수거장 순례하며 사진 찍고 글 쓸 일, 동네 꼬마들과 줍줍할 일, 머릿 속은 항상 바쁜데 10분의 1이나 실천하나봅니다.

쿨캣님, 좋은 밤 되세요~

책읽는나무 2021-11-17 08: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러한 리뷰!! 너무나 제 스탈이라 좋아합니다.책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깨닫는 것도 좋겠지만 저는 책을 읽고 내 생활에 스며들어 개인의 의식을 변화시켜 주는 그런 삶이 바로 진정한 책 읽기가 아닌가?란 생각을 해봅니다~^^
북사랑님의 글을 읽으면서 감동을 느꼈습니다♡
환경 오염,기후 위기 때문에 저도 참 걱정입니다.지난 달에는 그래도 플로킹을 좀 했었는데 무릎 아프다는 핑계,귀찮다는 핑계로 플로킹 휴식기간이네요ㅜㅜ
환경에 관한 책도 자주 읽어 자극을 줄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북사랑님께도 소중한 같이 책 읽기시간 되셨겠어요^^


혹시 저기 카페가 그 한 자리에서 아메리카노 두 잔을 연이어 마신다는 그 맛집 카페인가요????ㅋㅋㅋ

얄라알라 2021-11-17 09: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있는 나무님께.바로댓글 하지못해서 여긴 남깁니다^^저곳은 아마 책읽는 나무님께서도 다녀오셨을 지혜의 숲 건물 내 까페랍니다^^ 제가 애정하는 카페 저 어제 2잔 웟샷하고 새벽4시까지 똘망똘망 괴로웠어요 ㅎ

고양이라디오 2021-11-17 11: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혜의 숲은 파주 지혜의 숲인가요?

얄라님의 이런 에세이 스타일의 리뷰 너무 좋은데요ㅎ?? 얄라님의 글에 많이 공감하고 갑니다. ‘허무주의‘ 에서 벗어나서 ‘봄의 소리‘ 를 키우도록 움직이자! 라는 메시지! 멋져요^^ㅎ

얄라알라 2021-11-17 11:57   좋아요 3 | URL
네에~^^ 파주 맞습니다! 햇살이 너무 좋아서 절로 졸음도 왔다는 건 비밀^^

저 어제 새벽 4시까지 Rachel Carson을 인용한 Covid19사태 진단하는 글들 뒤져봤어요.
21세기에도 계속 인용되고 영감을 주는 학자시더라고요^^ 조만간 15장까지 내용 자체를 정리한 리뷰 올리도록 할게요^^

고양이라디오 2021-11-18 11:39   좋아요 1 | URL
저도 궁금해요. 레이첼 카슨을 인용한 코로나19사태 글들이요^^

저도 파주 지혜의 숲 가봤는데 좋더라고요. 또 가고 싶네요ㅎ

독서괭 2021-11-17 12: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것이 바로 레이첼 카슨이 독자에게 바랐던 반응이 아닐까요? 60년 뒤의 독자가 이 책을 읽고 정서적 충격과 함께 현실을 다시 인식했다는 걸 알면 기뻐할 것 같습니다. 저도 이 책 참 좋았는데.. 실천은.. 실천은.. ㅠㅠ 텀블러 사용, 설거지바 사용, 고체치약 사용으로 조금이나마 죄책감을 덜어봅니다.

얄라알라 2021-11-30 23:38   좋아요 1 | URL
샴푸바는 많이 쓰시던데, 설거지바는 설거지용 비누인가봐요? 저도 모르던 아이템이네요. 플라스틱을 어떻게 해서든 줄이려고 눈에 불을 켜다 보면, ‘일상 상비용품‘들이 달리 보이더라고요...

독서괭님 말씀처럼, 치약 케이스도 문제고, 플라스틱 용기 담긴 샴푸나 린스통은 그 안에 스프링이 들어 있어 재활용이 안 된다 하더라고요...저도 친환경 샴푸만 쓰지만, 결국 용기만 놓고보면 친환경이 아닌지라 고민입니다.

독서괭님 좋은 12월 시작하시길^^

독서괭 2021-12-01 06:44   좋아요 1 | URL
네 고체형 설거지비누입니다^^ 동구밭 거 쓰는데, 좋아요!

서니데이 2021-11-18 2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읽었습니다.
얄라알라북사랑님, 좋은 밤 되세요.^^

얄라알라 2021-11-30 23:38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많이 늦었지만
좋은 12월 시작하시라고 인사 드립니다^^

2021-11-22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30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30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1-11-23 0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못 봤지만, 여기 나온 것에서 많은 게 현실이 됐을 듯합니다 벌은 아주 많이 줄기도 했지요 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살지 못한다고 하는데... 새도 많이 줄었겠습니다 이번주는 춥지만 지난주가 이상했던 거 아닌가 싶기도 해요 따듯한 십일월... 겨울 추워서 안 좋다 해도 추운 겨울이 있어야 따듯한 봄이 오죠


희선

얄라알라 2021-11-30 23:33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희선님,

[침묵의 봄]을 첫 몇 챕터만 읽으시던 지인 분과 대화를 최근 나누었어요. 그 분은 실제, 벌들이 농약 등 유해화학물질 때문에 빙빙뱅뱅 돌다가 죽어가는 걸 보신 적이 있었고, 그래서 [침묵의 봄]을 끝까지 한 번에 읽으실 수 없었다 하시더라고요.....자연에 대한 감각이, 오감으로 경험했던 이와 상상으로만 벌을 만났던 세대와 상당히 다를 것 같아요. 희선님 말씀 덕분에 제가 마지막으로 벌들을 본 적이 언제인가 생각해봅니다.

2021-11-25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30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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