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야수와 미녀>를 보았다. 엄청나게 보고 싶다기보다 신민아의 팬으로서 예의는 갖춰야 하겠기에, 그리고 상대역으로 나오는 류승범도 꽤 괜찮은 배우니까. 시각장애인이었던 신민아에게 자기가 잘생겼다고 거짓말을 해온 류승범이 그녀가 막상 눈을 뜨니까 못생긴 얼굴 때문에 섣불리 앞에 나타나지 못한다는 게 영화의 스토리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보면서 웃으라는 건데, 못생긴 얼굴 때문에 무지하게 수모를 겪어온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 편히 웃을 수가 없었다. 내가 어려서부터 펜팔을 싫어했던 것도, 그리고 채팅에 별반 관심이 없던 이유도 지금 생각해보니 막상 만났을 때 상대가 내 얼굴을 보고 실망할까봐 그런 거였던 것 같다. 이젠 면역이 되어서인지 얼굴 때문에 자학을 하거나 그러진 않지만, “너는 결코 못생긴 게 아니야.”같은 말을 들으면 어릴 적 상처가 덧나는 느낌이다. 그보다는 “넌 못생겼지만, 난 그래도 네가 좋다.”는 솔직한 말을 난 더 좋아한다.


영화를 보면서 90년인가에 <시라노> 생각을 했다. 좋아하는 여인에게 아름다운 편지들을 잔뜩 보내면서, 그녀가 막상 만나자고 하니까 자기 대신 잘생긴 젊은이를 내보냈던 시라노의 가슴아픈 이야기를 다룬 그 영화는 <야수>보다 내게 훨씬 더 공감을 불러일으켰는데, 그건 <시라노>가 <야수>보다 더 잘 만들어진 영화여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던 십오년 전에는 내가 얼굴 때문에 무지하게 자학을 하고 있어서라는 게 더 큰 이유일 것이다. 하여간 이제는 못생긴 내 얼굴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몸매라도 날씬하게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니 긍정적으로 변화한 거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써도 살은 안빠지고, 이번주에 운동을 게을리했더니 배가 한층 더 나왔다. 노력만 하면 뭐하나. 실적이 없는데. 그래서 나는 어제도 “제발 좀 가방을 내려놓으라.”는 말을 외면한 채 가방으로 배를 가리고 술을 마셨다.

 




<야수>에 대해 비판을 하려면 할 게 많을거다. 시각장애인의 감각이 남보다 예민한데 류승범이 바로 그 사람이라는 걸 신민아가 몰랐다는 게 말이 안되고, 꼭 예민한 감각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류승범의 정체를 알아내는 건 셜록 홈즈같은 추리력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영화를 선택한 사람들은 그 정도의 오류들은 이미 각오를 했을테고, 나 역시 ‘사운드 어브 뮤직’같은 감동을 기대한 건 아니었으니, 영화 자체에 대한 불만은 없다.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인 신민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개성적인 미모를 갖추고 있는 신민아인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렇다할 대박을 터뜨리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는 얘기다. 그녀의 미소는 싱그럽기 그지없지만, 그 미소 하나만으로 영화계의 정상에 서는 건 어렵나보다. 귀여움으로 한시대를 풍미한 최진실, 섹시함에서는 당할 자가 없는 하지원, 연기력의 화신 전도연, 당찬 매력의 전지현... 난 신민아가 이국적인 외모로 승부했더라면 하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조성모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처음 봤던 그녀는 영락없는 베트남 처녀였다. ‘화산고’에서의 그녀도 보통 연예인과는 다른 뭔가가 있었고, 내가 그녀의 팬이 된 건 바로 그 영화를 보고나서 부터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녀는 구리빛 피부 대신 하얀 얼굴과 정형화된 미모를 가진 연예인이 되어 버렸고, 싱그러운 미소 말고는 별반 보여주는 게 없다. 한 일이년간 연기력을 높이기 위한 스파르타식 훈련을 받으면 어떨까? 아니면 안젤리나 졸리처럼 ‘전사’역을 도맡아하는 액션스타로 성장하던지. 하여간, 신민아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게 내 소박한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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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05-11-06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굴로 안되니 몸매로라도 승부해보려고 전략을 바꿨답니다. 그래서 요즘 운동 굉장히 열심히 해요. 그런데 벌써 이주째임에도 불구하고 몸무게에 변동이 없으니.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물살보다 근육이 더 무게가 나간다고. 그러니 체중이 변하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말라고. 마태우스님, 우리 몸짱이 되는 그 날, 만나요!

세실 2005-11-06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신민아 팬이셨군요~~~
마태님 귀여워요~ (별로 이쁘지 않은 아이한테 귀엽다는 말을 해주는 의미 저얼대 아닙니다....) 진짜루~~~~

이매지 2005-11-06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전략을 바꿔야겠군요. 얼굴이 안되니 저도 몸매로라도 승부를 -_ ㅜ
신민아도 그렇지만 이유리라는 배우도 연기는 제법 하는 거 같은데 지지리도 못 떠서 왠지 보는 사람이 더 안타까운.

플라시보 2005-11-06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봤어요. 흐흐. 그럭저럭 웃다가 나온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대단한 기대를 하지 않는것. 영화보기의 참 자세인것 같아요. 낄낄

마태우스 2005-11-06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아니 바쁘신 플라시보님, 오랜만입니다. 맞습니다. 기대 안하기, 그런 자세가 필요하죠.
이매지님/이유리는 누군지 모르겠네요? 이매지님, 저랑 열심히 몸 만들어요. 저는 올해 크리스마스 때, 님은 남친 제대할 때, 혹은 다음 휴가 때 놀라게 해줄 수 있게요.
세실님/고맙습니다 세실님. 님은 미모와 따스함을 모두 갖춘 보기드문 분이십니다.

플레져 2005-11-06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섹시함에서는 당할 자가 없는 하지원, 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
신민아의 팬이시구낭... 마태우스님이 지적하신대로 신민아가 참고했으면 좋겠네요. 베트남 처녀, 정말 딱입니다! ㅎㅎ

Joule 2005-11-06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건 반칙이라고 봐요. 1등댓글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모1 2005-11-06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민아 팬이셨군요. 순수해보이는 것이 귀엽죠.

mong 2005-11-06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민아 팬입니다 흐흐 ^^

노부후사 2005-11-06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학교에서 조인성과 함께 있는 신민아를 본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관심은 오로지 조인성에게만 쏠리더군요. 여학생 틈바구니에 껴있는 조인성도 안쓰러웠지만 오도카니 서 있었던 신민아도 안쓰럽더군요. 어찌 되었든 조인성이나 신민아나 소속사가 싸이더스HQ 라는 점에서 저는 그 둘을 매우 싫어합니다. 훗

산사춘 2005-11-07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김효진도 글코 신민아도 글코 요새 너무 이뻐졌어요.
자산으로만 따졌을 때는 이 나이 때가 젤 이쁜듯 해요. 넘 어려도 불안정해 보이고... 외모만이 아니라 앞으로 점차 자기만의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더 빛이 나겠죠.

마태우스 2005-11-07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산사춘님도 예쁘세요!<--이게 님 댓글에 대한 답변으로 적합한지는 저도 의문스럽지만, 꽃을 꽃이라 하고 물을 물이라 해야 직성이 풀리는지라..
에피님/그건 여자들이 스타에게 더 적극적이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하기사 지명도도 조인성이 더 높지요... 저였다면 당근 신민아에게 달려갔겠지만...
몽님/반갑습니다. 신민아가 잘되도록 같이 노력하자구요
모1님/산사춘님이 말씀하신 자기만의 분위기를 아직은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예쁜 게 다가 아니더이다...
쥬, 쥴님/제 마음은 아시죠?
플레져님/하지원이 제게만 그런가요? 하지원의 눈빛은 정말이지 뇌쇄적이지 않습니까?

반딧불,, 2005-11-0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미니시리즈를 보고 있어요.
신민아가 나오고, 비가 나와요. [ 이죽일놈의 사랑 ]이던가 그랬어요.
재방으로 두번을 보았는데도 난해한 편집이예요.
여배우들이 그 얼굴이 그얼굴인 듯 느껴져요. 비만 멋지고요^^;;;
(이거 여기 달릴 댓글 맞남요?)

마태우스 2005-11-08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민아는 별로 안예쁘게 나오더이다. 반딧불님 오랜만이구요, 저도 어제 그거 봤는데 그 보디가드가 비군요. 별로 안잘생겼던데....

다락방 2005-12-06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에서도 여주가 전화데이트를 하다가 만나자는 말에 퀸카 우마 서먼을 내보내거든요. 외모에 자신이 없다가 사랑을 획득하는 이런류의 영화에선 전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하하 :)
 

 

아는 친구가 소개팅을 하라고 졸랐다. 어쩌면 내가 시켜달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나이 마흔에 다시 대학에 간 친구니, 젊은 여자를 많이 알지 않겠는가? 그렇다 해도 소개팅 운운한 건 순전 빈말이었을 거다. 시간이 갈수록 여자에게 시니컬해지는데, 설마 내가 진심으로 그랬으려고. 하지만 난 오늘 소개팅을 했고, 소주를 마셨다.


그녀를 만난 건 오후 6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6시 10분이었다. 40분을 더 버틸 수 있었던 건 순전 친구에 대한 예의였다. 미모고 아니고를 떠나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여자와 50분을 보낸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 그라탕은 영 입에 안맞았고, 음악 소리는 귀가 찢어질 것만 같았다. 다행히도, 나이가 들면 좋은 점이 시간낭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

나: 몸이 정 안좋으시면 집에 갈래요?

여자: 네. 내일 회사도 가야 하고...


내가 내려야 할 합정역을 지나친 건 7시 반, 그때 내리지 못한 이유는 소개팅을 한다고 기뻐하신 어머님께 실망을 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집에 와있을 남동생의 아들과 놀 기분이 아니었다는 것, 난 신촌에서 내렸고 허전한 마음을 영화로 달래고자 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보면서 <러브 액츄얼리>를 떠올리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임창정, 주현, 엄정화, 황정민, 김수로, 그밖에 이름을 알듯말듯한 스타들이  갖가지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주니까.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내심 불안했다. <러브>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 영화가 거기 나온 여러 인간들의 갈등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해서. 그건 기우였고, 난 <러브>보다 훨씬 더한 감동을 이 영화를 통해 얻었다. <러브>에서처럼 억지스러운 건 없었고, 남들만 동참해 줬다면 난 기립박수라도 쳐주고 싶었다. 그 흐뭇함은 잠시였다. 영화가 끝난 뒤 난 집에 갈 때 소주를 사들고 갔고, 어머님을 앞에 앉혀놓고 마셨다. 내 허전함의 근원을 알게 된 것도 바로 이때였다. 그 근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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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0-23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원은........

panda78 2005-10-23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여자였다니, 마태님 고생하셨네요..

실비 2005-10-24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도 있을만큼 있으실텐데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분이라니..
끝까지 그래도 마태우스님은 예의 지키셨네요. 잘하셨어요

Joule 2005-10-24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근원은?

비로그인 2005-10-24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잼있지? ^-^ 나도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리뷰를 못썼엉기회되면 쓰려고 했는데. 이제는 내용이 가물가물해. ㅋㅋ 러브 액츄얼리처럼..
옴니버스형식이라서 러브 액츄얼리가 떠오른거겠지? ^-^ 나도 그랬거든.
새드무비는 같은 옴니버스형식인데. 영 아니라는 생각이들어. 차라리. 옴미버스형식
이 아니었으면 더 괜찮은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나저나.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사람이랑 소개팅을 했다니...... 흠...;;;;
그래서 혼자 영화 본거야? 오늘 굉장히 우울했겠네. ^-^; 힘내보아요!!

sooninara 2005-10-24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잼나게 봤어요. 임창정이 너무 구질구질하게 불쌍하게 나와서 미칠지경이었지만..산다는게 그런거겠죠?
벤지가 없어서 이가을이 더 외로우시다는 글 보고 마음이 아프네요.

Phantomlady 2005-10-24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근원은.. 도대체 뭡니까!

kleinsusun 2005-10-24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도대체 얼마나 예의가 없는 여자가 나왔기에.....
마태님, 오늘 많이 우울하신가 보다....
엄마 앞에서 소주까지 마시시고...그것도 일요일 밤에...
내일은 다시 유쾌해지실꺼죠? 마태님, 홧팅!

merryticket 2005-10-24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근원은 사랑?

이네파벨 2005-10-24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근원이 궁금해요...

paviana 2005-10-2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근원이 궁금,궁금..알려주세요..

토토랑 2005-10-24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근원은 무엇일까요?
부러 말씀 안하신 거니 .. 궁금해요 이런말 쓰면 거시기 하지만 그래도 궁금하다는 느낌이

moonnight 2005-10-24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고생하셨어요.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여자가 소개팅녀로 나오다니 얼마나 불쾌하셨을까. 예의있으신 분이라 한시간 가까이 버티셨군요. ;; 저도 그 영화재미있게 봤어요. 황정민 땜에 웃겨 죽는 줄 알았죠. ^^; 그런데 전, 영화니까 저렇게 잘 풀리는거지,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 라는 생각이 자꾸 들더군요. 제가 너무 시니컬해져있나봐요.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좋습니다. 마태우스님께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가을이 되길 빌께요. ^^ (그런데.. 그 허전함의 근원은? ;;)

모1 2005-10-24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소개팅을 하시다니....신기한 느낌도 들어요. 소개팅 주선자 같은 이미지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할머님이랑 못 보셨군요. 후후...

마태우스 2005-10-24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네. 할머니가 요새 몸살이 나셨습니다. 글구 저 영화 할머니가 보시면 이해 못하실 것 같네요. 글구 제가 소개팅한거보단 주선자를 훨씬 더 많이 한 게 맞습니다
문나이트님/그죠. 세상의 갈등은 잘 안풀리죠. 영화를 보는 이유 중 하나가 영화 속에서는 갈등이 잘 풀리니까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요. 허전함의 이유는....이거 말씀드려도 되나 모르겠지만... 다음 기회에.^^
토토랑님/거창한 것 같지만 사실은 별거 아닙니다. 제가 ... 아닙니다. 다음 기회에 말씀드릴께요
파비아나님/곱창 먹을 때 가르쳐드릴께요
이네파벨님/님까지 그러니까 무슨 큰 비밀이나 있는 것 같아요^^
올리브님/사랑은 결코 아니구요...아이참 뭐라고 해야하나...
수선님/감사합니다. 님도 소개팅하셨던데^^
스노우드롭님/아아 님까지....
수니님/임창정은 연기를 정말 잘해요... 하지만 다들 임창정처럼 살고 있는 건 아닐런지요...
장미님/혼자봐서 우울한 게 아니라.... 비밀.
쥴님/다들 근원을 캐물으시는데요, 큰일났다는 생각이 드네요... 말하면 겨우 그거가지고 그러냐고 할까봐
실비님/아주 힘든 50분이었어요...사실 저도 면도를 안하고 갔으니 저도 예의있는 놈은 아니었죠
판다님/전 언제나 님 편ㅇ!

비로그인 2005-10-24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근원이 대체 모예요?

2005-10-24 1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春) 2005-10-24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뭐예요?
 

 

<날 미치게 하는 남자>를 보려고 상영관을 뒤졌다. 이런, 개봉한 지 겨우 일주일인데 웬만한 극장에서는 간판을 내렸다. 결국 난 프레야타운 11층에 있는 MMC에 쫓아가 겨우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주인공 남자만큼 광적인 야구팬은 아니지만, 그래도 준 매니아 정도는 되는지라 스크린에 조니 데이몬이나 페드로 마르티네스 등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한번씩 스쳐지나간다는 것, 그리고 주 무대가 보스톤의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라는 사실이 마냥 좋았다. 영화 스토리가 말이 안되고 드류 배리모어가 내 타입이 아니라해도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인공같은 야구팬이라면 당연히 애인도 야구팬 중에서 찾아야지 않을까 싶다. 야구를 싫어하는 사람이 경기장에 앉아있는 것, 그것만큼 괴로운 일이 또 있을까. 축구는 물론이고 오페라나 발레도 정해진 시간이 있지만 야구는 도대체 언제 끝날지 모르잖은가. 영화가 끝나고 지하철을 타려다 프레야타운 근처에 있는 우동집을 지나갔다.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그곳에 내 여친은 없었다*. 갑자기 쓸쓸해졌다.




솔직히 말하면 난 요즘 가을을 탄다. 애인 유무에 관계없이, 그전까진 단 한번도 가을이라 외로워 본적이 없었다. 난 그걸 평소 사람들 속에 파묻혀 지내는 탓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내가 지금껏 잘 지냈다면 그건 오로지 벤지 때문이었다는 걸 비로소 깨닫는다. 89년 2월 처음 만나서 줄곧 내 곁에 있어준 벤지, 올 가을은 그러니까 혼자 지내는 첫 번째 가을인 셈. 그래서일까. 요즘 가끔씩 벤지가 꿈에 나오고, 잠에서 깨면 벤지의 공백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벤지가 보고 싶어 울어본 것도 오랜만이다. 녀석은 지금, 어디서 뭘하고 있을까. 내가 자기를 못견디게 보고 싶어한다는 것 정도는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개를 한 마리 더 키워보라는 사람은 있지만, 벤지를 대신할 수 있는 개는 세상에 없고, 누군가와 정이 들고 또 떠나보내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를 알기에 그러고 싶은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내가 요즘 부쩍 스카페타 시리즈에 탐닉한 이유도 사실은 재미있는 소설에 빠져 10월을 견뎌보고자 하는 속셈, 콘웰의 소설은 다행히 내 기대에 부응해 줬고, 그녀의 남은 소설을 다 읽을 때쯤엔 10월도 거의 다 지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에게 옷을 벗어주고 “내일 뭐입지?”를 외치는 광고모델처럼 국내에 번역된 콘웰의 마지막 소설을 읽고 나서는 “이제 뭐 읽지?”라고 소리칠지 모르겠다.


클리블랜드라는 야구팀은 늘 꼴찌만 하는 팀이었다. 시즌 초반만 지나면 이미 꼴찌가 확정되다시피 하던 그 팀은 <메이져리그>라는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놀랍게도 그 영화가 나오고 난 뒤 클리블랜드는 갑자기 강팀으로 거듭나 번번히 지구우승을 차지한다.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가지는 못했어도 1999년의 클리블랜드는 가히 메이져리그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었다. <날 미치게 하는 남자>는 1918년 이후 86년 묵은 밤비노의 저주를 지난 시즌에 풀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지만, 차라리 이게 2-3년쯤 전에 만들어졌다면 더 좋을 뻔했다. 그랬다면 영화가 저주를 푸는 데 기여했다는 말도 들을 수 있고, 보스톤 팬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할 수도 있었을 테니까. 더 중요한 건, 보스톤이 월드시리즈에 오를 때마다 이 영화가 화제가 되었으리라는 것. 벤지가 유난히도 보고싶은 밤, 미국야구 포스트시즌은 저물어만 간다.

 

* 그곳에 있는 우동집이 내 여친네가 하는 가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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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10-1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쿠삭 나오나 보죠?

하루(春) 2005-10-17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군요. ^^;

2005-10-17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 잘 보내시길..ㅅ.ㅅ

비로그인 2005-10-18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제목과는 상관없는 많은 것들이 담겨져있네. ^-^ 형!! 여친이든 벤지든 포스트시즌이든.
모두 다 저물어간거겠지? 그럼. 이젠 됐네... 우리. 노래 한 곡 듣자!! ^-^*

 
 나얼, 귀로  

화려한 불빛으로 그 뒷모습만 보이며
안녕이란 말도없이 사라진 그대
쉽게 흘려진 눈물 눈가에 가득히 고여
거리는 온통 투명한 유리알속

그대 따뜻한 손이라도 잡아볼수만 있었다면
아직은 그대의 온기 남아있겠지만
비바람이 부는 길가에 홀로 애태우는 이자리
두뺨엔 비바람만 차게 부는데

사랑한단 말은 못해도 안녕이란 말은 해야지
아무말도 없이 떠나간 그대가 정말 미워요

그대 따뜻한 손이라도 잡아볼수만 있었다면
아직은 그대의 온기남아 있겠지만
비바람이 부는 길가에홀로 애태우는 이자리
두뺨엔 비바람만 차게 부는데

사랑한단 말은 못해도 안녕이란 말은 해야지
아무말도 없이 떠나간 그대가 정말 미워요

 ( 오늘 이노래 무쟈게 많이 올린다. 세번째야. ㅠ.ㅠ)


2005-10-17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05-10-18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가을기운이 으슬으슬 한게 저도 곧 탈것 같네요. 남들 다 타는건 같이 타 줘야지요. ^^

하이드 2005-10-18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콘웰 책 많이 남았는데요? unnatural exposure, point of origin, black notice,blow fly , trace.... 이번달에도 낼모레 한권 나옵니다.

비로그인 2005-10-18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형!!!! 가을 타 줄꺼야? 그럼 내 껏도 부탁해! 난 달게 먹으니깐 설탕 두 스픈 추가!! 으흐

Griet 2005-10-18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미치게 하는 남자]는 90년대 말에 만들어진 영국 영화 [피버 피치, Fever Pitch]를 리메이크한 거죠(아실지도 모르지만). 그 영화의 원작은 영국 작가 닉 혼비의 책 [피버 피치]고요. 영화든 책이든 너무 괜찮답니다. [나를 미치게...]와는 수준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글 번역판도 있어요. 번역도 좋고. 제 생각에 마태우스님도 보시면 간만에 자신에 버금가는 글빨을 가진 고수를 만났다는 기쁨과, 어쩐지 깊은 동질감을 느끼면서 이 가을을 조금 잊으실 수 있을 거예요.(저도 그러니까)
Cheer up~~

검둥개 2005-10-18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드류 배리모어 귀엽던데요 ^ .^
가을 타지 마시고 콘웰 책 계속 읽으셔요 ㅎㅎ

이네파벨 2005-10-18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벤지라는 개를 몹시 사랑하셨나보군요....

문득 "참을수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나오는 카레닌이 생각납니다. 개에 대한 사랑...개와 나눈 사랑을 정말 아름답게....절절하게 그려냈죠...그 책에서..어쩌면 토마스와 테레사의 사랑보다...사비나의 고독보다 더 제 가슴을 저미게 했던 주제가 바로 그 카레닌에 대한 부분이었던것 같아요. 카레닌을 떠나보낼때 저도 눈물콧물 흘리며 엉엉 운 기억이 나네요....

콘웰이 다 떨어지면.....쿤데라의 소설에 빠져보심은 어떨지요^^

paviana 2005-10-1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구찜에 소주보다 야구나 보러 갈까요?
서울 오비나 목터지게 불러보는것도 괘안을듯싶은데요..
아직도 전 OB이고 해태이고 그래요..

mong 2005-10-18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은 제대로 타주셔야
겨울 사는데 지장이 없으십니다
^^

생각하는 너부리 2005-10-1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 타시는군요. 늘 있던 누군가가 없다면 한층 더 맘이 쓸쓸해지겠지요. 근데요 누군가 옆에 있어도 쓸쓸해질 땐 더 힘들더라구요. 인간이란건 원래 다 외로운건갑다 생각하고 있어요.

마태우스 2005-10-18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프릴님/그래요 누가 옆에 있다고 외롭지 않은 건 아니죠... 님 말씀이 맞습니다
몽님/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파비아나님/야구라, 야구.... 아구... 아구찜....소주....
이네파벨님/쿤데라 소설은 그래도 꽤 읽었어요. 재미 면에서는 스카페타보다 못한 것 같던데요...카레닌이라,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검둥개님/이제 하나밖에 안남았단 말이어요. 아니 두개구나...
Griet님/피버피치가 원작이라는 건 알고 있어요. 제 글발과 닉 혼비의 글발은 차원이 틀리죠^^ 그리고 닉 혼비의 축구사랑은 제 야구사랑에 비할 바가 아니랍니다. 전 두산 팬을 자처하면서도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아예 안봤다니깐요. 미국야구에 빠져 있다보니 두산이 져도 그런가보다, 이렇게 되더이다.
가시장미언니/요즘 귀로 가지고 많이 우려먹더군. 참고로 난 귀로 겁나게 좋아해. 들을 땐 좋은데 부르다가 숨넘어갈 뻔 했다는..
하이드님/카인의 아들, 그리고 또하나 여기까지 읽으면 그때부터 기다려야 하죠. 전 원서는 못읽어요
야클님/으슬으슬은 추울 때 쓰는 거 아닌가요? 전 요즘도 선풍기 틀고 자요 아참, 가을... 올 가을 한번 타주겠습니다.
속삭이신 분/그리 말씀해주니 제가 마음이 아프네요. 님들 덕분에 제가 즐겁게 살았던 것 같으니 앞으로도 계속 놀아줘요
참나님/네 그러겠습니다. 우리나라 가을은 짧잖아요
하루님/쿠삭은 잘생겼지 않나요. 이 남자는 별로더군요...제가 보기엔.

moonnight 2005-10-1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마태우스님께 소주 한 잔 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은 충동이 물씬

oldhand 2005-10-18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푸홀스의 역전홈런이 터지는 순간, 야구가, MLB가 왜 그리 미국사람들을 열광시키는 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문자 중계로 보고 있던게 참 아쉽더구만요)

비로그인 2005-10-18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 우려먹다니. 어제 우연히 떠올렸다가 너무 찡해서 여러곳에 올린 것 뿐이야. 쳇!
형을 위로해주려는 아우의 따뜻한 마음도 몰라주고~~ 이러기야? +_+

야옹이형 2005-10-19 0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기, 본문과는 상관없는 질문이 있는데요, 어디다 물어와야할지 몰라서. 목록에요, 제목 옆에 파란색 작은 책이 붙어있는 것은 뭘 의미하는 것인가요? 알려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마태우스 2005-10-19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옹이형님/님 서재에 댓글 달았습니다. 처음 인사드리는 것 같은데 반갑습니다.
가시장미님/컴이 후져서 귀로가 나오질 않아. 흑.... 나오게 해줘!!
올드핸드님/그 시각에 저는 이미 휴스톤이 월드시리즈에 나갔다는 기사를 송고했답니다. 뒤늦게 고쳤다는... 저도 인터넷으로 확인해서 아쉽더군요.
문나이트님/흠, 소주 한잔으로는 안됩니다^^

야옹이형 2005-10-19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친히 방문하여 답을 남겨 주시다니 감동받았습니다. 방금 전에 님께서 줄무늬 티를 입은 사진이 있는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 모습 그대로 참 친절하신 것 같습니다. ^^

마태우스 2005-10-19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옹이형님/닉네임 기가 막히게 지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형님'이라 부르지 않습니까^^ 줄무늬 옷, 제가 좋아하는 옷이랍니다. 근데 줄무늬 옷이 좀 친절한가요?

야옹이형 2005-10-19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편안해뵈는 줄무늬 옷과 어우러진 님의 이완된 표정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각박한 세상사 긴장을 풀고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게 하더라고요. 근자 보기 드문 친절에너지라고 느꼈습니다.
 

 

[‘ET’로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귀여운 소녀 드류 배리모어, 그녀는 뚱뚱하고 미모도 그저 그런 배우가 되고 말았고, 자신의 매력으로 관객을 동원하기보다는 <미녀 삼총사>처럼 구색 맞추는 차원으로 등장하는 초라한 신세다]

드류 배리모에 대해 내가 전에 썼던 글이다. 어느날 그녀에 관한 자료를 뒤지다가 기절할 뻔했다. 그녀가 <야성녀 아이비>에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서.


야성녀라기보다는 악녀인 아이비가 어느 집에 들어가 아버지를 유혹하고, 어머니를 창가에서 밀어 죽이는 등 나쁜 짓을 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는 그 영화는 다른 건 다 볼게 없어도 아이비 역을 맡은 배우의 뇌쇄적인 섹시함만은 정말이지 대단했다. 케이블에서 처음 그 영화를 보고 난 다음부터, 혹시 또 안틀어주나 하고 채널을 여기저기 돌리던 나날이 내겐 있었다. 그 정도 매력있는 여자가 마음먹고 꼬신다면 미녀 보기를 돌같이 하는 나도 십초 안에 넘어가지 않았을까.

 

 

그런데 , 안젤리나 졸리 저리가라 할 그 미녀가 드류 배리모였다니 놀랍기만 하다. 그녀의 프로필을 보면 내가 본 영화가 두개나 더 있었지만 난 배리모어가 그 영화들에 나온지조차 몰랐다. 내가 원래 사람을 알아보는 데 잼병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배리모어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 게 더 큰 이유가 아닐까. <에브리원 세즈 아이러브 유>는 우디 알렌과 골디 혼밖에 생각이 안나고, <배트맨 포에버>에서는 배트맨과 조커만 기억난다. 정리를 해보면 이렇다. 드류 배리모어는 ET의 귀여운 아이에서 섹시한 여인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을 했지만, 그 후 자기 관리에 실패함으로써-적어도 내 눈에는-그저 그런 여인이 되고 말았다.


이제 곧 그녀가 주연인 <날 미치게 하는 남자>가 개봉한다. 내가 좋아하는 야구 영화고, 또 보스톤 레드삭스 얘기라 화면만 봐도 즐거울 것 같아 당연히 볼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내가 배리모어에게 다소의 편견-뚱뚱하고 안 예쁘다는-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영화는 한번 유심히 봐볼 생각이다. 배리모어가 과연 역량있는 배우인지 아니면 어릴 적 인기 덕분에 계속 영화판에 남아있는 것인지. 헐리우드가 그렇게 만만한 곳은 아닐 터, 아무래도 전자가 맞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나 역시 그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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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5-10-16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하지만 그녀는 제작자로서는 나름대로 성공했습니다. ^^;
<미녀 삼총사>로 제법 큰 돈을 벌어들였지요.

마태우스 2005-10-16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제작자로 성공한 건 저도 들었어요. 하지만 제작자로만 만족하기엔 너무 젊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리고 아이비같은 멋진 역을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우니깐요...^^

2005-10-16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5-10-16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께/아니 머 그렇다기보다... 마른 배우가 연기하는 게 더 멋지지 않습니까? 솔직히 말하면...님 말씀이 맞습니다... 근데 님 애인도 있으세요???

이리스 2005-10-16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 누구신지는 모르나 님 애인도 있으세요? 라니.. 질문이.. ㅋㅋㅋ

비로그인 2005-10-16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그 영화 봤어요 ^^
정말 재밌답니다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께(특히 보스턴 레드삭스) 강추!
저도 언젠가 펜웨이 파크에 가보고 싶은 소원이 생겼을 정도여요 :)

그리고 드류팬이라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 드류 영화중
"첫키스만 50번째" 이 영화도 정말 추천작이어요.

moonnight 2005-10-16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류 배리모어 좋아해요. 독특한 정신세계-_-가 있지 않나 싶은 배우예요. 약물과 알콜중독을 극복했단 것도 와닿고. 능력도 있고.. 귀엽잖아요. ^^

비로그인 2005-10-16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 나 날미치게 하는 남자 DVD로 오늘 봤지롱. 짝퉁DVD가 벌써 나왔더라구.
나도 야구좋아해서 재미있게 봤어. ^-^ 살 쫙~~ 빠지니깐 정말 이쁘던데? ㅋㅋ

Phantomlady 2005-10-17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류의 팬으로서 '웨딩 싱어'의 줄리아 하트는 너무 사랑스러웠죠..
개인적으로 '25살의 키스'를 추천하고파요.. ^^
'야성녀 아이비' 느낌으로는 '도플 갱어'도 괜찮을 듯..

하치 2005-10-17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웨딩싱어, 에버애프터, 첫키스만 50번째..에서 정말 귀여웠어요. 제가 워낙 뽀얗고 통통하고 귀여운 여자들을 좋아해서 그런지 전 지금의 드류 베리모어도 너무 너무 예쁜 거 같아요.^^;

paviana 2005-10-17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나..
드류 배리모어가 뚱뚱하고 안 이쁘다니요...
그정도면 정말 사랑스럽고 귀엽지 않나요...
점점더 아구찜에 소주 먹는게 무서워지네요..ㅠㅠ

비로그인 2005-10-17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기 전에 사랑스러운 배우의 마스크입니다.

노부후사 2005-10-17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은 부리님이 써야 되는 것 아니었나요? ㅋㅋ

숨은아이 2005-10-1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의 기준이야 사람마다 다르지만... 드류 배리모어가 "자기관리에 실패했다"고 보시는 건 과하신 줄로 아뢰오~
(그런데 드류 배리모어 나온 영화 추천하는 분위기인가요? "보이즈 온 더 사이드(Boys on the Side)"라고, 제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가 있는데요. ^^)

마태우스 2005-10-17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자기관리에 실패한 나머지 어두운 시절을 보내지 않았나요??? 그 여파로 몸이 좀 났던 것 같구요.... 님은 참 영화내공도 뛰어나시네요. 알라딘 분들이 다 그렇지만요..
에피님/아닙니다. 마태=미녀를 밝히는 사람, 부리=솔직담백한 사람.이랍니다
주드님/아 네... 제타입이 아니라서.....
파비아나님/그러지말고 언제 아구찜에 소주 한잔 해요. 제가 이렇게까지 여러번 얘기를 해도 응해주지 않으니 소녀 너무 슬퍼요.
하치님/전 뽀얀 건 좋아도 통통한 것에 약해요.... 근데 하치님 제가 인사 드렸던가요? 안녕하세요?
스노우드롭님/도플갱어는 너무 칙칙하게 나와서 예쁜 줄 모르겠더이다. 알라딘 분들은 왜이리 영화도 전문가실까....^^
가시장미언니/진정한 영화팬은 짝퉁으로 보면 안되지. 난 오늘 그영화 보러 동대문 간다... 서대문에선 벌써 막 내려서..흑...
문나이트님/그렇죠. 그거 극복하는 게쉽지 않을텐데...인간승리의 한 표본이 될만한 배우입니다...
낡은구두님/음, 그분의 애인은 보통 분이 아니시랍니다^^ 비밀!

다락방 2005-12-06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성녀 아이비]를 참으로 재미나게 봤더랬어요. 아주 오래전에.
해서, 얼마전에 [야성녀 아이비2]를 봤거든요(그건 알리사 밀라노 주연)
끝까지 보지 못하거 꺼버렸습니다.
아이비는 역시 드류 배리모어예요.
 

 

연휴 이틀이 갔다. 모든 연휴는 허무하다는 알버트 푸홀스 선생의 경구를 부정하기 위해 이틀간을 정리해봤다.

-책 270페이지 읽다(겨우?).

-노빈손 A4 두장 쓰다. 시작을 했으니 절반은 한 것 같다.

-친구 돌잔치 다녀옴(나이 마흔에 첫애 돌잔치라니!).

-대작 한편 포함, 글 9편 썼음.

이틀 잘 보냈네,라고 생각하기엔 약간 부족한 듯싶어 ‘가문의 위기’(이하 위기)를 보러갔다. 빈자리는 거의 없었고, 영화는 재미있었다.



내 생각에 유머 연기를 소화하는 능력은 김정은이 가장 뛰어나고, 김선아가 그 다음이다. 이와 달리 김원희는 유머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인간 자체가 웃기다. 그런 김원희가 주인공을 맡았고, 정준하, 탁재훈, 김수미, ‘안녕 프란체스카’에 나온 여자, 거기에 공형진까지 나오는, 한마디로 웃기려고 작정한 영화였다. 극장 안에는 <가문의 영광(이하 영광)> 때보다 양적, 질적으로 열배는 큰 웃음이 터졌다. 내 옆에 앉은 여자들도 웃겨 죽겠는 듯, 배를 잡고 “어떡해!”를 외쳤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들 영화를 봐놓고, 나와서는 “1편보다 재미없다”고 떠든다는 것. 그러니 주의해야 한다. <영광>이 더 재밌다고 하는 사람은 혼자만 재밌고자 하는 사람이며, 당신의 진정한 벗은 아니다.(참고로 별점 점수도 <영광>은 6.04, <위기>는 7.7이었다).


전편의 인기에 기대려는 마음이 있었다 해도, 이 영화는 <영광>과는 아예 다른 영화다. 스토리의 설정부터 크게 다르고, 표방하는 이데올로기는 물론 주인공도 다 바뀌었다. 그래도 <영광>을 생각나게 하는 장면은 정준호와 김정은이 처음으로 애틋함을 느꼈던 천체 망원경 씬이 <위기>에도 나온다는 것이고, 김정은이 피아노를 치면서 불렀던 ‘나 항상 그대를’을 공형진이 패러디한다는 거다. 원작의 엄숙함을 조롱하면서 웃음을 유발하는 게 패러디, 슬프게 들렸던 김정은의 노래와는 달리 공형진의 그것은 웃음만 던져줄 뿐이었다. 영화보는 내내 시계를 보면서 “어떡해. 곧 끝나겠네”라고 중얼거려야 하는 재미있는 영화, 비판받을 만한 점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내 연휴 이틀을 용으로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거기다 눈을 그려넣어 줬다.

 

 

* 영화에서 맡은 배역-김수미한테 “어머님” 이래가면서 깍듯이 대한다-때문인지 김원희가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실제로도 참 다정하고 참한 여자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원희 부부는 아마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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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5-10-03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재밌었어요. 님 말씀대로 저한테 이거 재미없다고 한 애들하고 앞으로 안놀려 합니다.

모1 2005-10-0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문의 위기가 그리 재밌다니....엄마, 아빠..영화표 끊어드려야겠습니다. 동막골 이후에..뭐가 좋을까..물색중이었거든요. 주부왕이 나으려나...???하고 있었다는..

부리 2005-10-0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추천한 거 티가 너무 나나??

엔리꼬 2005-10-0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들이 들으면 알버트 푸홀스가 대문호인줄 알겠어요.. 푸훗

플레져 2005-10-03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원희 사진만 갖다 놓으셨군요...ㅎ
저도 추천했습니다 ^^

꼬마요정 2005-10-03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보러 가야겠네요... 공짜표가 생겼다는..^^*
저도 추천~^^

로드무비 2005-10-03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안 볼 수가 없게 쓰셨네!
그리고 김정은이 코믹연기 제일 잘한다는 말은 제 생각과 다르네요.
김선아죠!
그리고 김원희는 정말 얼굴만 보고 있어도 웃겨요.^^

sooninara 2005-10-03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것 너무 재미있게 봤거든요^^
그런데 하두 주위에서 뭐라해서..재미있다고 말할 용기가 없었어요.
웃고 시간 때우기는 정말 괜찮았죠? 중간 너무하다 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코메디가 웃기면 소임을 다한거죠. 같이 본 아줌마 7명도 다 배꼽 빠지게 웃더라구요.

세실 2005-10-03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저도 김원희 좋아하고, 코믹한 영화 좋아하니 꼭 봐야겠어요~~~
실은 이제까지 재미있다고 한 사람이 없어서 우울했는데 역시 마태님은 재미있게 보셨군요~~~ 찌찌뽕~~~~~

moonnight 2005-10-03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버트 푸홀스 선생-_-이 누굴까 고민했잖아욧 ㅠㅠ;; 호호, 어쨌든 가문의 위기. 재미있군요. 볼 생각 안 하고 있었는데..;; 음. 그런데 제목은 실수하신 건가요. @_@

마태우스 2005-10-03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나이트님/제목 고쳤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실수죠!! 글구 푸홀스 선생, 누군지 아셨나봐요?^^
세실님/보림이가 퇴원해서 다행입니다. 이제 한시름 놓았으니 즐겁게 영화 보시면 되겠네요
수니님/와 우리는 역시 영화적 코드가 맞는다니깐요. 웃기면 소임을 다한 거, 맞습니다. 그외에 어떤 문제의식 같은 게 들어가면 좋겠지만, 너무 많은 걸 바라서는 안되겠죠....
로드무비님/리서치회사 레드삭스에 의하면 코믹연기를 가장 잘하는 여배우로 45%가 김정은을, 27%가 김선아를 꼽았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예요...
꼬마요정님/고맙습니다. 님의 추천이 큰 힘이 될 것 같네요
플레져님/그 추천의 의미는 김원희의 미모에 대한 것?^^
서림님/대단한 사람인 건 맞죠^^ 3년 연속 30홈런에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으니...

하루(春) 2005-10-03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빈손 쓰시는군요. 축하해요.

플라시보 2005-10-04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가문의 위기 재밌나보군요. 저도 보고싶었는데 아직 못봤어요. 조만간 가서 보렵니다. 그리고 재미없음? (마태님이 책임지셔야죠...낄낄)

2005-10-04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10-05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형! 난 이거 재미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머어머~ 나랑 안놀아줄꺼야? ^-^;;
내용이 너무 뻔하고 유치하잖아. 에~~~~~~ 유치판스였는데.... 으흐흐흐흐

2005-10-05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5-10-05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음, <영광>은 재미있었구? 그게 재밌는데 이게 재미없다고 하면 안놀겠단 뜻이지.
플라시보님/재미없음 책임지죠 뭐!
하루님/진도가 잘 안나가요..흑...여태 세장 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