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터스 투 줄리엣 - Letters to Julie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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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제 스쿠터 베스파에 대한 얘기를 어디선가 주워들은 후 부터였나 보다.
아님, 뉴욕 뒷골목에 가면 이들 베스파 폭주족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이태리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던 내게,
이태리에 가보지 않고도 이토록 이태리에 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된 건 행운이다.
영화는 이태리의 모든 것을 원없이 보여줄 심산이었는지,
멋진 배우들에,끝내주는 풍경에,적당한 유머에,훌륭한 음악의 향연까지... 무엇 하나 흠잡을 게 없었다.
 
한 남자 아이가 있다.
외국어 고등학교를 손가락 안에 드는 성적으로 다녔고,
학교에서는 소위 S.K.Y.의 이름있는 과를 가리라고 기대했었지만,
이 남자 아이는 엉뚱하게도 H대 작곡과에 입학하게 된다.
그리고 군대에 가 군악대 정도를 하게 될 줄 알았지만,
이 남자는 취사병이 된다.
제대하곤 어느 요리 달인의 밑에서 얼마,일본의 조리 학교에서 얼마를 거쳐...
현재 촉망받는 요리사 인지는 모르겠고,
내가 먹어본 음식 중 최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요리사이다.  

이 남자가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경건하다. 
최소한의 가미를 하여 재료가 가지고 있는 기본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게,
이 남자의 음식이다.
음식이 힘이고 약이고 삶의 모든 것이 되는 걸 경험하게 된다.
내 남동생의 얘기이다.

또 한 남자가 있었다.
이 사람은 소리에 미쳤었다.
사람이 내는 예쁜 목소리,음악에 관심을 가졌다.
시내 어느 뒷골목으로 백판이라고 불리우는 판을 구하러 다녔었고,
그러다가 (예민한 귀를 가진 덕에) 청계천 어느 앰프 만드는 공장에서 '성음 테스트'라는 독특한 알바를 하기도 하였다.
그 연장선에서 하던 사업을 거하게 말아 먹고 지금은 다른 일을 하지만,
아직까지 그 회사의 명칭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내 남편이라고 불리우는 사람의 얘기이다.

그래서 일까? 
남들은 (끝내주는 풍경은 덤으로 갖춘) 50년이라는 세월을 훌쩍 뛰어넘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는 이 영화를 난 좀 경건하게 봤다.

남들은 워커홀릭 요리사 '빅터'를 향하여 궁시렁 거리지만,
난 빅터를 이해할 수 있었다.
더 좋은 치즈,와인,버섯을 '일에 미쳐서'구하러 다닌 게 아니라,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먹을 최상의 재료를 구하러 다닌 거라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좋은 음악을 혼자만 듣고 싶어 한게 아니라,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한 그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나처럼 해석하는 게 정석은 아니겠지만,
요리사 '빅터'는 일에 미쳐서 애인이나 가족을 돌보지 않은게 아니라,
빅터의 일 안에 애인과 가족이 들어있었던 거고,
소피의 사랑은 일과는 별개였던 거라고 얘기하고 싶다.
다시말해,그들이 인연이어서 만났을지는 모르지만...그 둘이 운명은 아니었던 거다.

소피가 정말로 요리사 빅터를 사랑했더라면,
빅터가 하는 일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었을테고,
그와 같이하는 어떤 일이든 재미있고 행복하지 않았을까?

실은...이 영화를 보는 내내 하도 울어서,티슈 한장으론 역부족이었다.
내가 '헉헉하고 횡경막을 건드려가며 울었던 장면은,
찰리의 할머니가 소피의 머리를 빚겨주며,
"누가 머리를 빗겨주면 살아있다는 것이 느껴지지."
하고 위로해 주는 장면이었다. 
때때로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할 때 한번씩 꺼내보고 싶다. 
  

 

 

























 

 

 

 

 

 

 
















어쨌든 영화는...해피엔딩이다. 
영화를 보며 여러가지 작업맨트를 외워 준비했는데,써먹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I am madly,deeply,truly,passionately in lov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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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0-16 13:43   좋아요 0 | URL

비로그인 2010-10-16 14:31   좋아요 0 | URL
양철님 ! 올리신 글 읽고, 여러 생각 해보는 오후입니다 ^^

라디오에서는 음악이 흘러 나오고 있고, 책상 앞에는 차 한잔, 눈앞에는 비어 있는 스케치용 노트 네 권이 있고요.

.. 음.. 이런 일들이 있으셨구나~

양철나무꾼 2010-10-17 02:45   좋아요 0 | URL
바람결 님 덕에 제 주변을 돌아보는 한 밤중입니다.

전,이 가을 내내 말러를 끼고 앉았었구요.
책상 앞에는 식어버린 물 한잔,
호올스 아이스블루,
사전류 몇권이랑,원서 펼쳐 놓고 있구요.
연습장에 사각 사각 샤프를 사용하고 있구요.

이렇게 눈 앞의 사물을 글로 옮겨보는 것도 재밌는데요~^^

2010-10-16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6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7 0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10-16 20:3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남동생과 그 분. 멋져요!
양철님 이 리뷰 참 좋아요.
마음이 마구마구 설레고 따뜻해져요.
이 영화 안 보려고 했는데 저도 볼래요.^^

양철나무꾼 2010-10-17 02:49   좋아요 0 | URL
이 영화,봐도 좋으실거예요.
보시게 되면...
제가 왜 횡격막을 건드려가며 헉헉 울었는지 알게 되실 수도~~~

세실 2010-10-16 22:24   좋아요 0 | URL
이런 영화군요. 딱 제 스타일 입니다. 내일은 방콕하려고 했는데 고민되어요.
그리구 동생분 지금이 가장 행복할껄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하며 사는 것. 그게 제일 큰 행복이란 생각듭니다. 동생분처럼요.

양철나무꾼 2010-10-17 02:53   좋아요 0 | URL
조만간 보러 가셔야 할 듯~
오래 상영 할 것 같진 않아요.
좀 잔잔해서 말이죠~^^

세번째 사진의 50년간의 사랑은,실제 부부라네요.
영화에서는 더 그윽하게 나와요~

다락방 2010-10-16 22:27   좋아요 0 | URL
해석은 말이죠, 양철나무꾼님. '정석'이라기 보다는 자기 방식대로 하는게 맞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요. 물론 거기에는 타이밍도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고 말이지요. 저도 최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게요, 요즘 [판탈레온 특별봉사대]를 읽고 있는데, 이 책은 유머와 사회비판을 가지고 있는 책인데, 저는 이걸 다른사람들 리뷰처럼 접근할 수가 없더라구요. 저는 그저 판탈레온에 대해 무한한 공감과 애정을 주게 되는거에요. 이 사람이, 아무것도 어겨본 적이 없고 규칙을 잘 지키고 책임감이 무한한 이 사람이, 이런 업무를 맡아 고군분투 하는걸 보자니, 나라가 이 사람을 불러서 아주 몹쓸짓을 하고 있는것처럼 느껴져서 미치겠는거에요. 할 수만 있다면 책 속으로 들어가서 그의 애인이라든가 두번째 부인이라든가(부인이 있어요, 판탈레온은), 뭐 그런게 되어주고 싶은거에요.

해석은 늘 자기 몫인것 같아요. 거기서 위안을 찾고 행복을 찾고 그런건 온전히 정말 자기 몫인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0-10-17 02:58   좋아요 0 | URL
하하하~~~
참 위험한 발상인데...
읽다가 두번째 부인이라는 부분에서 키들거리며 웃었어요.
(아이고,배야~)

전 김경미 시 '세컨드...어쩌구 저쩌구'를 읽은 다음부턴,
일상에선 거의 만날 일 없는 맘에 드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의 세컨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 순위는 '책도둑'의 '한스 후버만'이랍니다~^^

hnine 2010-10-17 08:15   좋아요 0 | URL
영화 속이라서 빅터라는 특정 인물의 성격으로 그려져 있지만,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어요.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에 빠져들면 다른 모든 것들은 일단 2순위가 되는거요. 그래서 여자들은 많이 상처받기도 하고요. 물론 모든 여자와 남자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영화를 보며 저에게는 그닥 와닿지 않았던 부분을 이렇게 읽으니 새롭네요.
저는 마지막에 여자 주인공이 이건 아니다 싶을 때 그 자리에서 머뭇거리거나 자기 생각을 그냥 덮어버리거나, 편한데로 믿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결정을 바꾸는 용기에 감탄을 했거든요. (역시 감정이입이 작용~ ^^) 해석은 자기몫이라는 위의 다락방님 말씀처럼 사람들마다 특히 마음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는 것 같고 그건 개인적인 경험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지요?
양철나무꾼님 남동생 얘기를 들으니 역시 특이한 경로를 밟은 제 남동생 생각도 나네요. 그런데 이런 경우가 왜 우리 한국에서는 '특이한'경우로 보여지느냐 하는 것이지요. 충분히 있을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너무 닫혀 있고 변화가 힘들고, 획일화되어 있고 그래요...
'Truly, madly, deeply', 요것은 영화, 책, 드라마 등에서 자주 나오더라고요. 아마 여기 알라딘 어느 분 서재 타이틀이기도 할걸요.

양철나무꾼 2010-10-18 00:51   좋아요 0 | URL
서울 잘 다녀가셨어요?
저 이 영화 hnine님 페이퍼에서 보고 불끈 하여 봤는데...

저도 여 주인공의 그 점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저였다면요...액티브하고 포지티브한 직업과 마인드 자체를 가질 수 없었을테니까요.

트룰리 매들리 디플리,이 영화도 참 예쁘죠.
제가 곧잘 훔쳐보는 ㄲㄸㅂㅇ님 서재 타이틀이기도 하구요~^^

비로그인 2010-10-17 21:26   좋아요 0 | URL
준비한 작업멘트, 주말에 남편분께 한번 써보셨나욤? 아 이미 넘어오셨으니 필요없는 건가요? ㅎㅎ

양철나무꾼 2010-10-18 00:55   좋아요 0 | URL
전 닭살맨트를 곧잘 날려줘요.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남편과 아들에게 사용 비율이 1:3 정도 되는걸요~^^

남편은 이제 다른여자를 향하여 이런 맨트를 날려서야 곤란하고,
아들은 자기 여친에게 감정표현이 무디거나 서툴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서,
쇄뇌시키고 있어요~^^

느린산책 2010-10-18 14:47   좋아요 0 | URL
전혀 슬픈 영화 아닐거라 생각했는데,,,그리 우셨다니..???

양철나무꾼 2010-10-19 18:12   좋아요 0 | URL
개인적인 감정이입 부분이 있어서 그랬던 듯~^^

전혀 슬픈 영화 아녜요,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로맨틱 코미디 쯤~

쟈니 2010-10-19 17:58   좋아요 0 | URL
음.. 이 영화를 그냥 스쳐지나갔었는데, 이 리뷰를 보니, 막 아쉬워지네요. 흑... 이영화를 봐야겠네요....

양철나무꾼 2010-10-19 18:14   좋아요 0 | URL
네,스쳐 지나가셔도 좋고 보셔도 좋을 영화예요.
다만 이태리의 가을을 만끽 할 수 있는 그런 영화,세익스피어의 대사 몇 마디는 덤으로 얻어 올 수 있는 영화예요~^^

차좋아 2010-10-19 18:37   좋아요 0 | URL
아... 저는요 사적인 추억을 듣는게 참 좋아요.
저도 꿈이 요리사였어요. 대학 조금 다니다 재미없어서 유명한 중식당에 찾아가서 주방장한테 요리하고 싶습니다, 말하고는 중식당에서 일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이저런 사연으로 중도에 칼을 놓게 됏지만 아직도 칼만 잡으면 힘이 솟아요^^

누구에게 최고의요리사가 될 소질도 열정도 없지만 저는 요리가 참 좋아요.
부럽고 멋지네요^^ 동생분이요.


양철나무꾼 2010-10-19 18:45   좋아요 0 | URL
하,하,하...펜을 놓게 됐다는 표현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칼을 놓게 됐다는 표현은 들어본 적이 없어서요,실례지만 많이 웃었습니다.

근데 말이죠~
지금 잠깐 칼을 놓으셨을지는 모르지만,칼을 한참 동안 놓으실 순 없을 듯.
때문에 칼을 놓게 됐다는 표현은 좀 잘못 된 표현이죠.

차좋아님 주변에 계신 분들은 행복하겠는데요.
간혹 님의 요리를 맛볼 수 있을테니 말예요~^^

순오기 2010-10-20 00:47   좋아요 0 | URL
오래만에 서재 마실 왔어요~~~~~~
어쩌면 횡경막을 건드려가며 울수 있는지... 내일 느껴볼게요.

양철나무꾼 2010-10-21 08:19   좋아요 0 | URL
영화 보셨어요?
전 할머니가 부모를 맘대로 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한 부분에서 그랬어요~^^

2010-10-20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1 0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지의 기둥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5
켄 폴릿 지음, 한기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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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펼쳐 <들어가기 전에>를 읽다가 퍼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후딱 읽어치우는 게 너무 아쉽다.
아껴두고 야금야금 읽어야 겠다.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된다.

'어떤 일도 계획대로 되는 법은 없다. 
...
게다가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나는 영적인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내 저작권 대리인에 따르면,작가로서 나의 가장 큰 문제는 내가 고뇌하는 영혼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것이다.내가 성당짓는 이야기 같은 것을 쓰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9쪽)'

이 책의 <들어가기 전>에를 먼저 읽은 덕에,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 또한 아직 영접하지 못한고로,
이런 성당짓는 얘기가 심각하게 씌여졌다면,재미있게 읽는 것은 무리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암튼 나는 읽기 시작했고 ,'C.J.샌섬'의 수도원 관련 작품들을 읽었기 때문인지... 
시대적 배경도 어렵지 않게 이해됐다. 

제목 관련,의심을 품었던 부분도 책 뒤에 이런 구절이 있다.
태초에 신이 하늘과 땅을 창조했다. 
그리고 이제 인간은 그 세상 위로 '대지의 기둥'을 일으켜 세운다! 

1권은 도입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초반부터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들은 하나 같이 범상치가 않은데,
다른 쪽으론 몰라도 자기의 분야에서는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

수도원장이 되는 필립에 대해서는 책의 인용을 옮기는게 빠르겠다.
(나도 이런 칭찬이라면 말의 성찬일지라도 부럽다.)

"형제님은 그 작은 수도원을 개혁하고 자급자족시키는 기적을 행했어요.형제님은 고집 있는 규율가이지만 음식에는 너그럽습니다.또 타고난 지도자이지만 가장 어린 수련수사처럼 머리를 숙이고 질책을 받을 줄도 압니다.그리고 성서를 이해하는 동시에 전국에서 가장 맛있는 치즈를 만들 줄도 아는 분이지요."(235쪽)

 

'자신의 일거일동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할 것인가를 재고 계산해야 한다는 것은 새로운 사고방식이었다.그는 다소 마땅치 않은 어조로 말했다."평소에 나는 단지 하느님께서 내 행동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236쪽)' 

필립의 소신이 왕부러웠던 대목이었다. 

이야기의 한 축을 끌어가는,대성당 건축이 필생의 꿈인 건축장 톰도 있다. 
어쩜 장인이라는건,하늘이 주신 소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당 건축이 하고 싶어,안위로운 삶을 마다했다 일이 틀어져 쫄쫄굶기를 밥먹듯 하고, 
그과정에서 아내도 잃게 된다.
도입부에서 아기를 낳다 아내를 잃는 것은 그렇다 쳐도,엘렌과 바로 그렇고 그런 관계가 되는 것은,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해서 였다고 해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아니,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엘렌을 마녀로 몰아가는 설정도 좀 그랬는데,
중세란 시대는 여자가 자기주장을 똑부러지게 펼수 없었던 시대였을까?
만약 그런 여자가 있다면 마녀로 지탄받을 수 밖에 없었을까?
나도 쇄뇌를 당했으니 말이다.

우리의 석공 톰은 글쎄,
이 책의 첫부분에서 아내를 잃게 되는데,
그날 다른 여자를 맞이하게 되면서는 맹숭맹숭하다가,1권의 마지막에 가서 아내를 떠올리고 회한을 느낀다. 

톰의 아들 엘프레드를 놓고 엘렌과 대화를 나누는 부분에서 난 아버지가 아니지만 톰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신같이 사려 깊은 사람이 어떻게 엘프레드에 대해서는 그렇게 맹목적이에요?"
톰은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녀석은 대식가에다 참을성이 모자라지.그게 죄라면 이 세상의 사춘기 소년들의 절반은 비난받게 될 것이다.(307쪽) 

431쪽의, 
'...톰과 잭의 어머니는 즐겨 불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문장이 많은데,
'톰과 잭의 어머니는 불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걸 즐겼다.'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 까? 

톰은 일을 찾고 안정이 되자,격심한 후회가 밀려오며 고통스러워 하기 시작한다.
성적인 욕구를 풀어주는 대상은 엘렌이었을지 모르지만,
엘렌으로부터는 가정 생활이라는 걸 못 느낀다.
다시 말하면,자녀를 돌보고,의지와 조언이 되는 얘기들을 하고 하는 일이 없다.
대화도 없이 상대를 이해시키기를,이해해 주길 바란다.
얘기를 안하고 상대가 눈치가 빠르니 상황파악이 되었을 거라고 미루어 짐작한다.
그러니,1권 마지막에 맞게 되는 이들의 이별이 놀랍지는 않았다.

"공사장이 깨끗해 보이도록 해놓으세요."애그니스는 중요한 사람의 방문이 있을 때면 말했다.'톰,그들이 당신에게 맡기길 잘했다고 생각하길 당신도 바라잖아요.'물론이지,여보,톰은 마음 속으로 대답했다.그런 다음 그는 혼자 미소를 지으며 일에 착수했다.(448~449쪽)

암튼,꾹꾹 눌러참았던 눈물을 이 부분에서 터뜨렸다. 
그러고는 어쩌지 못하는 헉헉 울고 말았다. 

2권을 읽어야 하지만,이렇게 눈물이 주는 카타르시스도 때론 필요한 것이구나 싶어... 
여운을 즐기고 앉았다.

 
(오만과 편견의 남 주'매튜 맥퍼딘' 얼굴도 보인다.드라마를 찾아 보아야 할까 보다~)

태초에 신이 하늘과 땅을 창조했다. 
그리고 이제 인간은 그 세상 위로 '대지의 기둥'을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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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10-14 12:05   좋아요 0 | URL
어떤 일도 계획대로 되는 법은 없다...에 공감해요.
이 책 재밌겠어요. 하지만 책은 쌓였고, 읽지는 않고, 그저 재미난 책만 찾고 있어요.

양철나무꾼 2010-10-16 12:14   좋아요 0 | URL
이 책,재밌는 건 맞는데...2권으로 가니까 약간 2류 삘이 나요~^^

Forgettable. 2010-10-20 09:58   좋아요 0 | URL
오 이 책 아까 40자평부터 궁금했는데 이 리뷰 보니까 완전 완전 궁금하네요.
아 한국책 멀리하고 있는데 이건 보관함에 넣어두어야겠어요! ㅋㅋㅋ

양철나무꾼 2010-10-21 08:24   좋아요 0 | URL
원서로 읽으셔도~
한 1000쪽 분량 되던걸요.
번역본,좀 삐그덕거려요.(속닥)
 
B급좌파 : 세 번째 이야기
김규항 지음 / 리더스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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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언젠가 아침 출근길에 자전거 공식 유니폼인 쫄바지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김규항을 본 일이 있다.
난 김규항을 좋아하고,그의 전작을 사서 읽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를 사진이 아닌 실제로 보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것도 삼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면서가 아니면 옆을 지나쳤어도 몰랐을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그날 하루는 행복하게 시작 할 수 있었다. 

사실 난 左라던가 右라는 말을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거울을 놓고 바라보는 것처럼,
기준을 나로 하느냐 상대방으로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변화무쌍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이런 나도 하늘에 뜬 해나 달,별 따위를 향해선 절대적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는데,
좌라고 인정하고 하늘에 걸린 해나 달이나 별처럼 우러르는 사람이 김규항이다.
이렇게 말하니까 좀 거창한데...그의 사상이나 이념들은 변하지 않아 우러를 수 있다.

간혹 그의 홈페이지에 들러 놀기도 하고,
종이로 된 신문이나 주간지 따위에서 그의 글들을 발견하면 스크랩 해 여러번 읽기도 하고 보고 베껴써 보기도 하는 나로서는,이 책 <B급좌파-세번째 이야기>가 새로울 건 없었다. 
여기에 사진도 참 불친절해서 조그맣고 흑백이다.
다만 위안이 되는 건,따님인 김단의 그림 솜씨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는 거다.
아니나 다를까 책 뒤에 '일러스트 김단'이라고 또박또박 적혀있다.

홈페이지에서 봤던 글들을 다시 봤다고 해서 지루하다거나 진부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그게 김규항의 <문장론>의 힘인 것 같다.

나의 문장론
나는 글의 소재를 얻기 위해 세상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세상을 들여다보기 위해 글을 쓴다.
......
간결함,리듬,그리고 쉬움 같은 문장에 대한 내 모든 태도들은 오로지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명료하게 드러내기 위해서 존재한다.나는 이오덕 선생이 말씀한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믿는다.모름지기 글은 그런 것이라고 믿는다.글을 씀으로써 내 일상의 에피소드들은 비로소 내 생각으로 정리되며 그렇게 정리된 생각들은 다시 내 일상의 에피소드에 전적으로 반영된다.내 삶과 내 글은 끊임없이 꼬리를  물고 순환한다.내 삶을 더 낫게 만들지 않는다면,나라는 인간을 더 낫게 만들지 않는다면 내 글은 아무것도 아니다.결국 문장에 대한 내 태도는 삶에 대한 내 태도와 같다.(18,19쪽) 

앞쪽의 매체 기고글보다는 뒷쪽의 일기와 단상이 내겐 깊은 울림을 줬는데,
예를 들면,<바람><내 팔자야>같은 경우가 그렇다.

바람
자전거는 앞쪽으로 달리기 때문에 뒤에서 부는 바람은 잘 느껴지질 않는다.그저 '오늘따라 잘 나가는데'하는 것이다.돌아오는 길,마파람에 힘이겹기 사작해서야 바람이 나를 도왔다는 걸 깨닫게 된다.(429쪽)


내 팔자야
후배가 읽고 있던 신형철 평론집을 잠시 일별했다.문학동네에서 낸 책에다"처음 글을 쓴 게 문학동네였고 죽기 전 마지막 글도 문학동네에 쓰고 싶다"고 말하는 '청년평론가'가 좀 한심스럽긴 하지만,인텔리 독자들에겐 꽤나 쾌감을 줄 만한 글들이다.글재주와 감성과 재미를 마음껏 펼쳐내는,창작에 기생하는 글로서 평론이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창작인 이런 글을 보면,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를 끝없이 되새기며,수사를 펼치긴커녕 군더더기를 쳐내고 또 쳐내며 쓰는 나는,한편 부러운 생각도 든다.내 팔자야,나도 자유주의자 할 걸,싶은 것이다."독자 입장에서 선배 글과 신형철 글은 정반대인 것 같아요.신형철의 글은 읽을수록 생각의 갈래들이 펼쳐지는 데,선배 글은 읽을수록 생각의 갈래들이 하나로 모아지거든요.(480쪽)
나는 신형철의 글들도 참 좋아하는데,비교하며 읽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역저 
'관점은 물론 학술적 완성도에서도 '역저'라는 말이 전혀 과하지 않은 책이다.책 값이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따금은 외식비보다 비싼 책도 사야 하는 법.' (484쪽)

<초기 그리스도교의 사회사>는 이 구절 때문에 구입하였으나 읽을 엄두를 못내고 모셔두었고,
반면 <길은 복잡하지 않다>는 사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김규항이 변했다고 느낀 건,<힘들다><말러>같은 글들에서이다.

힘들다.

내가 변하긴 변했나 보다.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는 글을 쓰고 나면 어찌나 마음이 쓰이는지 한참 동안 힘들다.(488쪽)


말러
오래전 나에게 말러를 권했던 후배에게 오늘에서야 "왜 그랬냐?"물었더니 그랬다.
"말러는 제정신이 아닌 낭만주의자라는 점에서 선배와 닮았습니다." (330쪽)


삶의 인문학 
책이 인문학 공부에 유용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책을 통한 인문학 공부는 인문학 공부의 가장 낮은 차원에 불과하다.(510쪽)

<삶의 인문학>은 내가 책이라도 읽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12년동안 그의 족적을 열심히 따라왔다고 자부하는 나조차도 그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많았고,
또는 장님 코끼리 만지듯 그의 보여지는 일부분 만을 가지고 그의 전체인양 오독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러 곳에서 이미 접했던 단편적인 얘기들이지만,
그것을 한데 아우르고 온기와 생기를 불어넣어 김규항이라는 사람의 사상과 철학으로까지 승화시킨다.

그러고 보면 온기와 생기는,감정과 동의어는 아닌가 보다.
여전히 그의 글들은 따뜻하며 발랄하며,감정적으로 흐트러짐 없고 단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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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10-09 06:32   좋아요 0 | URL
사실은 그가 불편하지 않으신거군요~ ^^

양철나무꾼 2010-10-11 02:06   좋아요 0 | URL
불편하긴 하지만,좋은 거지요~^^

2010-10-09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0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2 0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2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2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이 2010-10-09 11:52   좋아요 0 | URL
12년동안이나 따라다니신 나무꾼님도 대단하시고 그렇게 따라다니게 만든 그 분도 참 대단하신 분이네요.

양철나무꾼 2010-10-11 02:32   좋아요 0 | URL
저야 쉬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좀 촌스러운 류이고요,
김규항님 이분은 대단한 분 맞으세요.
근데,혼자 높이 걸려서...좀 외로우실 듯~^^

꿈꾸는섬 2010-10-09 14:39   좋아요 0 | URL
B급좌파 첫번째 이야기 이후 김규항님 책을 읽은게...가물가물...고래가 그랬어 조카 신청해주면서 열심히 읽다가 그나마 요샌 그것도 안봐요.ㅜㅜ

양철나무꾼 2010-10-11 02:33   좋아요 0 | URL
저도 고래가 그랬어,못본지 2년 됐네요.
아들 중학교 들어가면서 못봤으니~~~ㅠ.ㅠ

쟈니 2010-10-09 15:37   좋아요 0 | URL
삶의 인문학 부분의 글이 특히 와닿네요. 김규항씨 블로그 종종 들어갑니다. 그의 짧은 한마디 한마디에서 진정성이 느껴질 때가 많아요.

양철나무꾼 2010-10-11 02:37   좋아요 0 | URL
이분을 보면 글은 삶의 반영이라는 게 느껴져요.

글을 씀으로써 생각과 일상을 정리한다는 말,
반성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말처럼 들려,참 멋져요~^^

차좋아 2010-10-09 19:36   좋아요 0 | URL
그에 대한 애정이 뚝뚝 떨어지는데요 ㅋ
저야말로 그가 불편해서 그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눈에 상심지 켜고 달려드는 사람입니다.
거의 타진요 수준 ㅋㅋㅋㅋ(아 그정도는 아니고요 ㅋㅋ)

김규항... 싫은 만큼 좋은 사람.

양철나무꾼 2010-10-11 02:41   좋아요 0 | URL
저도 좋을때도 있지만 싫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싫은 점들이 그의 좋은 점들을 덮어버릴 만큼 크거나 여러개가 아니라서 그렇지,ㅋ~.
예를 들면,공식석상에 (사회자 자리였는데)쫄반바지 차림으로 나가 앉아있는 건 좀 그랬어요.

'타진요'는 유감이예요.
그의 재능을 쓸데없는 데 빼앗기는 것 같아서 말이죠.
한때 그의 노래가사를 들으며 절묘한 라임에 소름이 돋았었는데 말이죠~

다락방 2010-10-10 14:48   좋아요 0 | URL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는 글을 쓰고 나면 어찌나 마음이 쓰이는지 한참 동안 힘들다.' 라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좋아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은데요, 양철나무꾼님! 남을 불편하게 하고서도 그건 내 알바 아니야, 라고 돌아서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서, 이것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 않을까 라고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네, 전 그런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2010-10-11 0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0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1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저절로 2010-10-13 11:14   좋아요 0 | URL
말러는 제정신이 아닌 낭만주의자라는 점에서 선배와 닮았습니다..한참을 웃었어요.
그래요, 살짝 미쳐야 인생이 아름다운 거겠죠?하하하

양철나무꾼 2010-10-13 18:28   좋아요 0 | URL
저 이러다 말러리아에 걸리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니다,이미 걸렸다,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10-14 00:48   좋아요 0 | URL
김규항선생의 '존재'는 {예수전}을 통해서 알았어요. 그 전후로도 매체를 통해 그의 글을 간간히 읽곤 하였지만 저는 게으른 독자였죠. 님의 글을 읽어보면서 김규항선생의 책에 대한 독서욕이 생기는군요. 새롭게 눈을 뜨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0-10-14 01:09   좋아요 0 | URL
전 김규항의 글들은 학문이라고 씌였어도,또는 이념이나 사상이라고 씌였어도...삶이나 생활이라고 읽혀요~^^

북다이제스터 2018-06-08 22:42   좋아요 1 | URL
이미 8년 전에 양철나무꾼님이 김규항을 “생활” 좌파라고 이미 기 언급하셨군요.
이런 저와 우연한 일치가....ㅎㅎ

양철나무꾼 2018-06-09 11:02   좋아요 1 | URL
윗 글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저기 댓글 중에 비밀댓글 들 몇개 보이시죠?
그게 저 당시에 좀 민감한 사안을 가지고 나눈 글들이었는데,
다시 읽으니 그때 소신껏 행동했던 제 자신이 대견스럽네요.

사실 제 리뷰는 기억도 못 하고 있었는데, ㅋㅋㅋㅋ~.
님의 귀한 리뷰를 보는 순간 무한공감하겠는 것이,
댓글을 남기고 싶더군요~^^

님과의 이런 ‘일치‘라니 완전 좋아요, 와락~(())
 
양동마을...세계문화유산 등재
까칠한 김작가의 시시콜콜 사진이야기
김한준 지음 / 엘컴퍼니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중전님의 서재야 항상 좋은 사진들로 넘쳐나지만,
언젠가 '양동마을..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이 페이퍼의 사진을 보고 이런 댓글을 남겼었다.

나의 댓글;
    우와~~~~
    사진을 보고보고 또 보고,
    나갔다 들어와서 또 보고...그랬어요~

    (저는 사진을 찍을줄도 볼줄도 모르는데...)
    유명한 사진가들의 작품보다 중전님의 사진이 더 좋아요~

   왜냐하면 시선도 크게 넘나들며 욕심 부리지 않으시고,
   정겨운 것이...중전님도 저러실 것 같기 때문입니다.

   다,다,다아,좋은데...전,나무가 만들어낸 둥근 프레임에 자주 멈춥니다.


중전님의 덧글;
   으흠...욕심이 없는 게 사진이 늘지 않는 저의 한계이지요.
   말씀하신 사진은 정말 겸손한 자세로 찍었어요.
   카톨릭 사제가 서품 받는 자세로요.
   바닥에 납작 엎드렸지요.
   둥근 프레임과 그 위의 사진은 '심수정'이라는 누각의 난간이에요.

그때 난 '카톨릭 사제가 서품받는 자세'라는 덧글을 보고,이런 분을 안다는 사실이 참 행복했었다.

이 책은 서재 질을 하면서 인증샷이라는 걸 올릴 일이 많아지다보니,
사진을 좀 낫게 찍어볼 수 없을까 하여 시작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가 훌륭한 사진사이고,그의 사진들도 다 훌륭하지만,
읽기 시작하자마자 사진에 대한 책으로'만' 축소시키는 게 몹시 아쉬워졌다.

액자가 있는 풍경을 담아내는 방법,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담아내는 방법 등을 어찌 사진에 관한 얘기로만 국한시킬 수 있겠는가 말이다. 
창조적 발상에 관한 책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동안 봐왔던 여느 글쓰기에 관한 책보다 내게 더 큰 깨달음을 주었다.
이쯤되니 내 마음은 분주해졌다.
느낌이 너무 많아,
하지만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
일일히 코멘트를 붙이고 느낌을 남겨두고 싶었다.

'책을 시작하며'라는 머릿글부터 눈을 뗄 수도 손을 놓을 수도 없었다.
사진을 10년 간 정석으로 배워 두툼한 갑옷을 입었던 그가,
그 무거운 갑옷을 다시 벗는데 10년이 걸렸고,
옷을 벗어버린 지금에서야 사진을 진심으로 즐기기 시작했다는 구절이 나를 잡아 끌었다.

그러면서 활짝 열린 가슴을 소유한,창작할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 될 가능성으로 '우뇌'를 꼽았고,
그의 그리 거창하지 않은 우뇌훈련법은 이렇다.

슬픈영화를 보며 엉엉 울어도 보고,
야한 영화를 보며 음흉한 미소도 지어 보고, 
머릿속 필름이 뚝 끊기게 술도 마셔 보고,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슬픈 이별도 해 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사랑의 감정도 느껴 보고,
하루종일 하품만 하는 한량 백수로도 살아 보고,
고래고래 유치하게 큰소리로 버스기사와 싸워도 보고,
무책임하게 잠수를 타버린 채 휴대폰을 꺼버리기도 하고,
햇살 좋은 오후 내내 윈도쇼핑을 하며 백화점을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충동구매로 55만 원짜리 청바지를 사놓곤 내내 목을 맬 듯 후회도 해 보자.
갑자기 꽂혀버린 음악을 수십 번 반복해서 듣기도 해 보고,
장르 불문의 전시회에 가서 작픔을 살 것 같은 진진한 표정으로 쿠레이터에게 난해한 질문을 던져 보자.
문득 터미널로 달려가 어딘지 모를 땅끝마을을 향해 떠나도 보고,
클럽 스피커 위에 올라가서 일행들이 부끄러워할 정도로 신나게 춤을 춰 보자.

이건 우뇌훈련법이라기 보다는 '일탈의 비법'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열네 개의 방법 중 고작 네개만 해본적이 있는 나로서는 우뇌인은 고사하고,일탈이라고는 꿈도 꾸지 않는 왕평범한 인간인 것 같아 씁쓸하다.

자신의 고양이 목에 싸구려 카메라를 매어 주고 모양이의 하루 일과가 끝나면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추려 내다 파는 한 '고양이 사진가'에 관한 얘기도 생경했다.
거기서 까칠한 김작가는 이런 깨달음을 얻는다.

가치있는 사진,주목 받는 사진,팔리는 사진은 단순히 멋진 피사체를 잘 찍은 사진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쿠퍼는 우리가 무관심하게 지나쳐 버린 소재들을 우리가 감히 상상하지 못하는 구도와 앵글로 멋지고 용기 있게 찍어버렸다.네살짜리 고양이에게 한 수 제대로 배웠다.(90쪽)
노숙자의 공허한 눈동자와 꾸질꼬질 때가 낀 손,사진학과 졸업전시의 단골 소재인 양로원에 버려진 팔순 노인의 주름살에서 우리는 인생의 굴곡을 느낄 수 있다.하지만 당신이 발표한 그 사진으로 노숙자의 자식과 팔순 노인의 자식은 가슴이 아프고 세상 앞에 부끄러워질지도 모른다.당신이 당신의 피사체를 책임질 수 없다면 그들의 아픔을 이용해 대중들에게 감동을 파는 행위는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93쪽)
프로페셔널 사진가들과 당신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프로작가들은 당신보다 많이 찍는다.
그것이 당신과 그들의 차이점일 뿐이다.(111쪽) 

이런 부분도 참 마음에 들었다.
이건 내가 인터넷 시대 글쓰기에서 내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인물을 관찰하라.그 인물의 장점과 단점을 재빠르게 파악한 후 장점은 부각시키고,단점은 쓰다듬어 주듯이 덮어 주어라.그 사람이 가진 개성을 과장되게 드러낼 것인가 부드럽게 묻어 줄 것인가에 대해 판단하라.(126쪽)
종종 작업자의 고집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만,고유의 스타일에 대한 줏대를 가지고 창작하는 사람들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술에 술탄 듯,물에 물탄 듯 사람 좋은 작업자는 작업과정을 편안하게 해 주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지기 힘들기 때문이다.(140쪽)

그의 이런 시선도 배우고 싶다.

가끔 이유없이 우울할 때가 있다.우울함은 식욕과 같다.배가 고프면 밥이 먹고 싶듯,가끔 찾아오는 우울함은 사진을 찍거나 피아노를 치게 만든다.우울함과 사이좋게 노는 방법들을 알고 있는 게 다행이다.(170쪽)
사진을 창작하기 위한 가장 순도 높은 재료는 당신의 소중한 기억과 추억이다.
...
금요일 밤에는 좀 놀아.술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여행도 좀 가고 적당히 사고도 치고 좀 그럴래?(172쪽)
흑백사진은 말수가 적은 철학자가 가끔 한마디 툭하고 던지는 말에 감동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색에 대한 정보의 포기,그것은 추상적이고 함축적으로 메시지를 툭 던져 준다.왠지 멋지지 않은가?
"사진 좋아 보여요.완성도도 뛰어나네요.
하지만 그거 알아요?화학조미료는 음식을 맛있게 하지만 음식을 다 먹고 나면 갈증이 나며 뒷맛이 좋지 않고 장기적으론 몸에도 좋지 않다는 것 말입니다.
나도 한때 내 사진에 온갖 조미료를 잔뜩 넣었던 적이 있어요.그때는 사람들을 자극시켜 '와~'라는 탄성을 들었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은 그 사진들을 다시 보지 않아요.다시 보게 되는 일이 있어도 정확히 눈을 맞추지는 않게 되네요."(234쪽)


그는 김중만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한구석이 조금 외로워 보이는 그는 사진과 평생 지치지 않는 사랑에 빠진 것 같아 부러웠고,종종 사진과 사이가 좋지 않은 내가 부끄러웠다.

 
너무나 많은 것을 깨달았고,그리하여 나의 사진은 계속 이 모양일 것이다.
다만 창조적 발상은 진일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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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탈 훈련법
    from 마녀고양이의 느릿느릿한 서재 2010-10-05 14:53 
    양철나무꾼님의 리뷰 중간에 나오는 창의력 훈련을 위한 우뇌 훈련법이다.  슬픈영화를 보며 엉엉 울어도 보고, 야한 영화를 보며 음흉한 미소도 지어 보고,  머릿속 필름이 뚝 끊기게 술도 마셔 보고,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슬픈 이별도 해 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사랑의 감정도 느껴 보고, 하루종일 하품만 하는 한량 백수로도 살아 보고, 고래고래 유치하게 큰소리로 버스기사와 싸워도 보고, 무책임하게 잠수를 타버린 채
 
 
머큐리 2010-10-05 11:12   좋아요 0 | URL
양철댁의 리뷰는 구매충동과 추천충동을 발생시키는군요..^^

양철나무꾼 2010-10-06 01:45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의 리뷰도 구매충동과 추천 충동 발생시키거든요~
어디 리뷰 뿐인가요?페이퍼도 그렇지,남겨주시는 댓글도 그렇지~^^

마녀고양이 2010-10-05 14:10   좋아요 0 | URL
내가 자기보다 일탈 지수가 훨 좋다. 난 10개는 해봤네..
대체 4개가 머야 머. 그래서 양철나무꾼이구나? 가슴이 모자라~~~

그리고,, 양철나무꾼이 시릴 가슴이 어딨다구 맨날 시리대? 큭큭.

나 그림 솜씨 봤지... 그래도 난 그냥 그렇게 살래.
사진두 못 찍지만, 그것두 그냥 못 찍는대루. 그러니까
나무꾼님두 잘하는 항목,,, 그만 늘려, 내가 쪽팔려서 같이 못 있겠당~ 호호.

양철나무꾼 2010-10-06 01:47   좋아요 0 | URL
무슨 사진을 못 찍어요?
사진 좋기만 하구만...
난 사진은 좋아지기 힘들 것 같고,사진기를 바꿔야 할까봐~^^

그래,그림은 평균 이하야,인정~!

저절로 2010-10-05 18:43   좋아요 0 | URL
저, 위에것 다해 봤구요.
단지,버스기사 아저씨가 아니라'지구대 경찰아저씨'와 싸움질 해봤어요.
저보고 아줌마래요 글쎄~!!

글구, 마지막 것은 제 무기죠.
<우리 사무실에선 저땜시 노래방 안가요>


양철나무꾼 2010-10-06 01:51   좋아요 0 | URL
에파타님은 노래를 부르시와요~
제가 탬버린을 흔들지요~

근데, 위에 것을 '다'해 보셨다구요?
엄머머,부러워라~
사부 어떻게 한 수 가르쳐 주십시~!!!

순오기 2010-10-05 20:58   좋아요 0 | URL
우뇌훈련법~ 제대로 해 본 것은 6개 뿐이군요.ㅜㅜ
하지만 저기에 나오지 않은 일탈은 좀 해봤어요.ㅋㅋ
소중한 기억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계속 진행중...

양철나무꾼 2010-10-06 01:55   좋아요 0 | URL
언제 날잡아 저기에 나오지 않는 일탈들 소개 좀~^^

직업적인거랑,넷상에서는 용감무쌍해 보일지 모르지만,
저 실은 되게 부끄럼 많이 타요~
예전에도 숫기없어 못했던 것들,
지금이라고 나아지기는 힘들 것 같아요~ㅠ.ㅠ

꿈꾸는섬 2010-10-06 00:01   좋아요 0 | URL
전 한개 빼고 다 해봤어요.ㅎㅎㅎ
물론 지금으 하라고해도 못해요.ㅠㅠ

양철나무꾼 2010-10-06 01:56   좋아요 0 | URL
에파타님과 더불어 싸부로 임명~!!!

싸부 한 수 가르쳐 주십시~^^

gimssim 2010-10-06 11:15   좋아요 0 | URL
저도 저 사진책 사서 봐야겠어요.
사진이 영 제자리걸음이어서 말이지요.
전 술도 못 마시고, 55만원 짜리 청바지도 없고, 신나게 춤도 출 줄 모르는데...
이럴 때 제가 하는 말.
"관계없다아~" ; 이 말은 황순원님의 소설<신들의 주사위>에 나오는 첫 구절이지 싶은데 인증을 하려니까 책이 어디갔는지 보이지가 않네요.
하여튼 나중에 찾기로 하고
"관계없다아~"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0-10-07 13:13   좋아요 0 | URL
중전님이 제자리라고 하심은...무거운 갑옷을 벗는 10년쯤이실 것 같은데~~~
암튼 속으론 기분 좋습니다.
엄청 바쁘셔서 서재엔 두문불출 하시는 중전님을 이렇게 불러낼 수 있었으니까요.
가끔 안부가 참 궁금하지만,
재촉을 하는 것 같아 망설이게 되거든여~^^

cyrus 2010-10-06 17:07   좋아요 0 | URL
오~ 우뇌훈련법! 일부 사항은 실제로 하기에는 제 속에 숨어 있는 소심함이
자꾸 저를 방해하네요^^;; 그래도 살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항상 웃는 것과 긍정적인(즐거움, 기쁨, 행복...)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은 거 같습니다. 글을 읽으니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네요ㅎ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ㅋ

양철나무꾼 2010-10-07 13:03   좋아요 0 | URL
감사~~~
그렇군요,실제로 하기엔 우리 속에 숨어있는 소심함이 자꾸 우릴 방해하지요~^^

하지만,왕소심들이 한번 일탈하면 더 무섭다니까요...저만 그런가?ㅎ.ㅎ.ㅎ.

2010-10-06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7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10-10-07 09:49   좋아요 0 | URL
강의만 하지 마시고요.
실습을 원합니다.
더군다나 인생강의라면 실습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실습, 오호 급땡김이어라.
급급급!

양철나무꾼 2010-10-07 13:10   좋아요 0 | URL
실습이 급땡기신다구요?
이 책이 급땡기신다구요?
아님,내가 실습하는 그 날을 학수고대 하신다구요?
위 댓글에서도 얘기했지만,왕소심들이 한번 일탈하면 더 무섭다니까요,불끈~!

穀雨(곡우) 2010-10-07 14:38   좋아요 0 | URL
사진, 쨍하게 찍는게 소원입니다.^^
옆지기 왈, 자기가 찍음 왜 맨날 흔들려? OTL

양철나무꾼 2010-10-07 15:35   좋아요 0 | URL
이 책 보면...
까칠한 김작가는 흔들린 사진을 예술 사진 취급하기도 하죠~^^
님도 호기를 함 부려보세요,ㅋ~.
 
뚜껑 대신 마음을 여는 공감 글쓰기
이강룡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생각 하나,
세상에 글 잘쓰는 방법이라는 게 있을까?
그렇다면 글 잘쓰는 방법을 교육받은 사람들의 글쓰는 스타일은 다 똑같아져서,
문체나 스타일 따위는 없는 똑같은 글 쓰기를 구사하게 되지는 않을까?

글읽기에 대한 부담감은 독자도 모르는 사이에 차곡차곡 쌓입니다.누구나 독서 한계 능력이라는 게 있습니다.저마다 한계점에 이르는 속도는 다르지만 누구든 100에 근접하면 책을 덮습니다.100에 도달하면 책을 던져버립니다.저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독자가 아예 80근처까지에도 도달하지 않도록 섬세하게 배려하는 겁니다.부단한 노고가 필요합니다.(192쪽)

내가 이 책이 별로였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글읽기가 부담스러워 100에 근접하면 책을 던져 버린다지만,
반대로 너무 쉬워서 설렁설렁 넘겨 버려도 한쪽에 처박히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내겐 이 책이 그랬다.
좋고 그럴듯한 내용의 총집합이다보니 범례의 홍수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가볍고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난 막 글쓰기 공부를 다시 시작한 사람답게,
많은 글쓰기 방법론에 관한 책들을 읽어주었고,
곁다리로 가지 치는 참고서적들을 어려워 하면서도 꾸역꾸역 읽었던 터라,
이렇게 경쾌하고 쉽게 얘기될 수 있다는 게 약간 억울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대상에 따라 (   )과 (   )을 갖추어서 쓰는 글이다.

(   )에 들어갈 말은 예절격식이란다.
중2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심훈의 편지글을 가지고 만든 문제라는데,
우리 아들은 전혀 알아먹지를 못해 자다가 봉창 두드리고 남의 허벅지를 북북 긁고 있길래...
이 책이 생각나서 건넸다.
서준식의 <옥중서한>을 일례로 설명해 놓은걸 보면,어머니에게 보내는 글과 누이에게 보내는 글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아들을 백퍼센트 이해시키는데는 성공했으나,(그것도 시험 기간에) 이 책을 집어들고 낄낄거리면서 내려놓지를 못한다. 
아들은 그동안 읽었던 어떤 책보다 재밌다며,교과서도 이런 식이었으면 좋겠단다. 

아들과 나의...일례와 대비를 통해서,이 책의 문제점을 집었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보았다.
애시당초,글 잘쓰는 방법에 관한 책 따위는 없다.
하지만,글쓰기가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 지의 방향은 있다.
다시말해,목표를 이미 설정한 나에게는 그렇고 그랬던 책이,
아들에겐 꿈꾸고 지향해야 할 가치가 된 것이다.

이쯤되면,눈높이란 자기가 처한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응시의 다른 말이 아닐까? 
다시말해 글 잘쓰는 비법이란,
인생을 얼마나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나 하는 인생론과 동의어가 아닐까?

후회하고 금세 잊는자는 늘 새로운 글만 읽고 새롭게만 쓰려 하지 지나버린 것을 돌아보거나 곱씹으려 하지 않습니다.새 댓글이 안 달리면 칭얼대고,잿글 달리면 땡스 리플 달아주느라 인생을 허비합니다.(78쪽)

 

글쓰기라는 호수의 고고한 백조가 되려면 먼저 대중적 호감도와 무관하게 자기 길을 가고자 하는 각오를 지녀야 합니다.자신만의 독자를 잘 꾸리고 그들만 성심껏돌본다는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미운 오리새끼 시절을 견뎌내야 해요.독자를 무시하라는 게 아니라 자기 스타일대로 쓴 글을 고급 독자들 앞에 선보일 앞날을 기약하라는 겁니다.더 멀리 뛰기 위해 잠시 웅크리는 겁니다.(87쪽)

 

개념재규정의 목적-더 나은 인간이 되고자 노력하는행위. 
A는 B가 아니라 C다.
B에는 상식적인 규정이 들어가고,C에 새로운 규정이 들어갑니다.
비교 대상은 반드시 공통점을 갖고 있거나 비슷한 규모를 띠고 있어야 합니다. 

흙이 마를때 주시오! 

이 책에서 내내 강조하는 것이 바로 '독자의 눈높이'이고,
이건 다른 이름으로 '공감'즉,분위기 파악,눈치,감 잠는 것은 다 동의어입니다.같은 뜻을 지닌 다른 말에 직관이란 것도 있습니다.(79쪽)

책을 통틀어 내게 큰 깨달음을 준 부분은 다음이다.

가수 타블로가 말했어요.사람들은 성공을 해야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정말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고.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당신이 어떤 상황에 있든 이미 가능한 일이라고요.글쓰기 연습 시간을 따로 빼고자 하면 안 됩니다.그건 글감 찾는 시간을 따로 빼는 것만큼이나 어색한 일이예요.이미 있는 시간 글쓰기 시간 겹쳐서 활용해야 합니다.(168쪽)
(마지막 문장 조사 사용이 이상하다.) 

그때 그때 달라요~ 
리뷰를 쓰면서 어려운 건,평점을 매겨야 하는 거였다.
저자가 얼마나 많은 세월 공들이고 노력해 왔을지를 알겠기에,
내가 전문가도 아닌데 별이 몇개 이래가며 평점을 매겨야 하는게 좀 그랬었다.
그래서 별이 세개 미만인 경우에는 리뷰를 안 올리고 구렁이 담넘듯 지나가 버렸었다. 

하지만,이제는 리뷰를 쓰며 매기는 평점에 좀 자유로울 수 있겠다.
내가 매기는 평점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신중해야 할 필요는 있지만,연연할 필요는 없다. 

인터넷 시대의 글쓰기를 겨냥해서 이 책이 나온 듯 한데,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의 개념정리서로 더 적합할 것 같다. 

그리하여 이 책의 평점은, 
나 셋(맞춤법이나 문장부호가 잘못 쓰인 곳이 몇군데 있었고,내용 상의 오류도 있었다.)
우리 아들 별 다섯 꽉꽉 눌러...더하고 나눠 별 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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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0-04 01:39   좋아요 0 | URL
흠~ 이책 리뷰 다른분 서재에서도 여러번 본 거 같아요.
나무꾼님 리뷰 보고, 나도 한번 봐볼까 싶은데요.^^

양철나무꾼 2010-10-04 02:29   좋아요 0 | URL
네~
님도 보시고요,무엇보다 자녀 분들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2010-10-04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4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0-04 09:16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별로인가 보네?
나두 누군가의 서재에서 리뷰보고 이미 사놓았는데....
늘 그렇듯이 못 읽고 있는 책. ^^

머.... 이제는 글 잘 쓰기는 초월해버려야겠어.
워낙 세상에는 뛰어난 이들이 많고, 감성도 딸리는지라.
편안하게 살라고, 난.

양철나무꾼 2010-10-04 10:05   좋아요 0 | URL
뭐,이 책 그대보단 코알라를 읽히라니까...
근데 코알라가 4학년이던가여?
함 앞에다 만화책 놓듯 던져놔봐여.
그림도 많고,'개념 재규정'부분이 약간 어려워서 그렇지...
재밌어 할지도~~~

그대의 장점은 논리적 사고,논리적 말하기의 연장선 상에서 논리적 글쓰기가 가능하잖아~
내가 되보면 그게 얼마나 복받은거고,감사할 일인지 깨닫게 될 걸...
생각이나 감정이 스텝 바이 스텝이었으면 좋을텐데,
왜 이리저리 널을 뛰는지~ㅠ.ㅠ

저절로 2010-10-07 18:18   좋아요 0 | URL
글쓰기에 관한 책은 별 다섯개 달려도 안 읽습니다.
문체가 붕어빵으로 나와요.

마고님의 논리와 양철댁의 감성지수는 항상,늘,언제나,어김없이
절 주눅들게 하지요.<제앞에서 엄살은 금물입니다:경고!>

프레이야 2010-10-04 16:17   좋아요 0 | URL
저도 별갯수로 주는 평점 참 애매해요.
중학생 아들과 같이 보셨군요.^^

양철나무꾼 2010-10-05 10:11   좋아요 0 | URL
저만 그런게 아니었나 보네요~
전 8월달에 보고 한쪽으로 치워놨었는데,엊그제 아들 때문에 다시 꺼냈어요.
아들은 아주 만족스러워 해요.
아직도 키득거리고 있어서 쳐다보면,이 책을 집어들고 있더라구요.

Grace 2010-10-04 21:10   좋아요 0 | URL
누구나 다 별클릭에선 고민을 하는군요! 아~~~다행입니다.^^
다섯을 클릭하다, 도저히 안된다싶어 네개로 만들다, 그래도 뭐 그럴것까지야 싶어 다시
다섯을 만들다, 어느날 다시 읽어보고는 셋으로 확 더 내리다가....저는 이럽니다.ㅎㅎ
전문가도 아닌 주제에 별클릭할때면 괜히 심각해져서는...ㅋㅋ
모두 한들, 한 개만 한들 그게 무슨 상관이라고, 그래도 항상 다섯을 다 줄 수는 없는 것이...거참 묘합니다.^^

양철나무꾼 2010-10-05 10:13   좋아요 0 | URL
아웅~주제파악까지요?

암튼 신중할 필요는 있지만,연연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꿈꾸는섬 2010-10-05 00:08   좋아요 0 | URL
이 책 궁금했는데...별점과 상관없이 나무꾼님 별로였던 듯 싶어요. 그렇죠?

양철나무꾼 2010-10-05 10:16   좋아요 0 | URL
음~~~~~
뭐,글쓰기 멘토링이랑 겹치는 것도 많았고,
겉표지부터가 가벼워 보였죠.
거기다가 맞춤법이나 문장부호도 잘못 쓰였고,
내용 상의 오류도 있어요.

그래서 이게 인용상에서의 실수인지,
원전에서의 실수인지 궁금하여 인용 책 주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