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곳 오늘 여기 - 아시아 이웃 도시 근대 문학 기행
김남일 지음 / 학고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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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인데 게다가 문학 기행이라니. 이보다 고품격이고 흥미로울 수 있을까..
예전에 계간지 <황해 문화> 100호에 실렸던 김남일의 ‘세 작가의 도쿄, 세 개의 근대‘를 읽으며 감격스러워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이다. 나쓰메 소세키 찐팬으로서 나쓰메 소세키와 루쉰, 그리고 이광수가 도쿄라는 한 공간에서 만나고 엇갈리는 문학 에세이..
그동안 황해문화에 실렸던 문학 에세이를 모은 책이 나와 다시 읽으니 또한 새롭다. 아시아 도시를 여행하며 그곳의 문학, 역사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이런 고품격 기행문은 흔치 않은지라 더 반갑다.
사이공, 하노이, 상하이, 교토, 도쿄 등 근방 아시아 국가 세~네 곳을 배경으로 하는데 전혀 접해보지 못한 베트남 문학도 살짝살짝 맛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아울러 자의적, 타의적으로 서양 문물을 받아들였던 그 혼란스럽고 힘겨웠던 아시아 나라들의 근대화 과정을 디테일하게 접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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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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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갓. 어쩔거야 이거 어쩔거야 싶다.. 왜 울고싶은 마음일까 ㅠ
그의 책이 워낙 잔잔하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스타일이라 이번에도 그러려니 하고 앞 부분에서 중반 후까지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의 사양과 능력에 대한 설명 스토리가 좀 지루하게 느껴져도 꾹 참고 읽었다. 역시 중반 후 부분부터 내가 전혀 상상치도 못한 스토리로 전개되어 또 나는 <나를 보내지마> 에서 처럼 무방비 상태에서 뒤통수를 세게 맞은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는. 역시 괴물같은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ㅠ 사람보다 사람의 마음을 더 세세히 캐치하는 기계라니, 사람보다 진짜 ‘희생‘의 의미를 아는 기계라니,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나를 보내지마‘에서 집중적으로 느꼈던) 인간미를 가진 기계라니.. 결국 가즈오 이시구로는 우리 ‘인간‘의 이야기를 하려는 깊고 진중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책을 쓰는데 또 성공했구나 싶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지난번 ‘나를 보내지마‘보다 좀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버전이다.(그럼에도 역시 충격적이지만) 그러면서 가즈오 이시구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마음은 복제될 수 있을까‘라는 또하나의 문제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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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세기 저녁과 작은 전환점들 쏜살 문고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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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신작 <클라라와 태양>과 동시에 읽고 있는데 책이 얇고 글자가 커서 먼저 금세 읽었다. 그가 작가의 꿈을 꾸기 전까지 록스타가 되고 싶었다는 것, 다섯살에 영국으로 건너와 그때까지 일본을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특이한 이력이 신선했고 <남아있는 나날>에 대한 설명부분이 특히 도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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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하다 -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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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재밌네요. 프랑스 사람들의 가치관과 인생을 바라보는 생각이 왜 그러하였는지 역사 설명을 통해 알게 해주니 더 이해하기 쉬웠어요. 노동으로부터 자유를 얻기위해 돈을 번다는 내용이 젤 인상적이었고 ‘빅토리아 윤리관‘을 설명한 내용이 가장 재밌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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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발걸음 - 풍경, 정체성, 기억 사이를 흐르는 아일랜드 여행
리베카 솔닛 지음, 김정아 옮김 / 반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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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도 부담스러워 요즘은 e북으로 많이 읽는데 새해 첫 책은 리베카 솔닛 <마음의 발걸음>이다. 역설적으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지금, 여행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는데 이 책, 굉장히 색다르다. 아일랜드 여행기라 생각하고 읽는데 ‘여행‘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도 맞을듯 싶다.

‘이곳의 가장 큰 의미는 저곳을 바라볼 최선의 시점이 되어준다는 데 있지 않을까. 산에 오르는 건 산 밑을 내려다보기 위해서가 아닐까. 1년 동안 집을 떠나 멀리까지 돌아다닌 적이 있다. 여행이 몸의 위치뿐 아니라 기억의 위치, 상상의 위치를 바꾸어놓는다는 것. 처음 가본 곳들, 몰랐던 곳들이 주로 망각 속에 묻혀있는 묘한 연상들과 욕망들을 끄집어내준다는 것. 그러니 여행자가 가장 많이 걷게 되는 길은 마음의 길이라는 것을 나는 그때 실감했다. 여행은 내가 나라고 생각지 않았던 나를 발견할 기회가 되어준다. 나의 무너지는 정체성이 내가 가보고 싶은 땅으로 이어지는 것이 여행이기에,‘

여행 자체에 대한 이런 깊은 사유는 김영하 <여행의 이유> 이후로 처음이다. 그냥 여행기가 아닌 ‘삶은 여행‘이니 여행 아니, 삶에 대한 에세이라고 하고싶다. 그것도 리베카 솔닛은 무려 직접 걸어 아일랜드를 여행한다. 그녀가 가는 곳, 본 것. 만난 이들과 얽힌 이야기 속엔 아일랜드 역사. 문화, 문학, 음악에 이르기까지 수준높고 내용 깊은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정말 대단하다. (알고보니 이 책은 이십대에 아일랜드 여행한 것을 삼십대에 쓴, 리베카 솔닛의 지적 호기심이 왕성하게 살아있는 젊은 시절 초창기 책이었다)

그만큼 이 책을 읽으면 아일랜드를 속속들이 알 수 있다. 아일랜드가 옆나라 영국으로부터 끊임없는 침략과 박해를 당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일본한테 당한 건 비교도 안되는구나 싶다. (대체 섬나라 것들은 다 왜그런건지) 걸리버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이야기도 흥미롭다. 영국 작가인줄 알았는데 조부모가 아일랜드로 건너와 아일랜드에서 나고 자란.. 영국인도 아일랜드인도 아닌 경계에 선(?) 인물이랄까. 그리고 로저 케이스먼트 콩고 보고서 내용이 자세히 나오는데 너무 충격적이라 읽는 것만으로 정신적 외상을 얻는 느낌이다. 이 콩고 보고서, 푸투마요 보고서로 고문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케이스먼트는 동성애자란 이유로 사형당하는데(실제는 아일랜드 독립군을 지원한 이유지만) 결과론으로 보면 오스카 와일드와 똑같다. 둘은 21년 차이를 두고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영국에서 사형당한다. 재밌는건 케이스먼트가 사형당하기 5년 전엔 같은 정부로부터 인권에 기여한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오코너와 U2 이야기도 자주 등장해 좋다. 너무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넘쳐나 다 언급하기 어려운, 최고의 아일랜드 여행기고, 이제껏 읽은 여행기 중 단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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