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인지 지지난주인지 아니면 지지지난주인지 모르겠다. 알라딘 중고매장에 갔다가 진순신의 <이스탄불 기행>을 구입해 온 적이 있다. 사실 진순신의 <이스탄불 기행>은 예전에 구입해서 읽었고 지난 을사년인지 을미년인지 있었던 참담했던 도서 대방출시에 처분된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진순신의 책을 구입해서 집에 와서 보니 같은 책이 있는 것이다. 용케도 살아남았구나....뭐 이런 심회에 잠겨 먼산을 바라본 것은 아니고....아이참 이거 환불받아야 하나 어쩌나 귀찮게 되었군... 이게 진심이다. 결국 지난주에 반납하고 환불받았다.

 

진순신과 관련하여 예전에도 품었던 의문이 하나 있는데, 그게 뭐 대단한 학문적인 그런 것은 물론 아니고 진순신은 일본작가인데 왜 일본식 이름을 쓰지 않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뭐 사소한 것이다.

 

알라딘에 나와있는 진순신에 대한 소개글이다. “당대 최고의 중국 역사 문학가. 중국의 역사와 문학을 소재로 한 대중적 글쓰기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24년 일본 고베에서 출생하여 오사카 대학 외국어학부에서 인도어와 페르시아어를 전공했다. 1961시든 풀뿌리로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등단은 추리소설!!) 1969푸른 옥사자 향로로 나오키 상을 수상하였다. 소설 십팔사략』 『태평천국』 『칭기즈 칸 일족』 『비본 삼국지』 『중국역사단편집등 다수의 소설을 발표하였다.”

 

위키백과에는 이렇게 되어있다. 진순신(陳舜臣, 1924-2015)은 일본의 역사 소설 작가, 역사 저술가이다. 일본 고베 출생이지만, 본적은 타이완 타이베이로 본래 중국인이다. 1990년 일본 국적을 취득하였다. 고 되어있다일본에 거주하는 화교인 것이다. 그럼 또 이상한 것이 화교라서 일본식으로 표기를 안했으면 그러면 중국어로 표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택동(毛澤東)은 마오쩌뚱, 막언(莫言)을 모옌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냥 출판사 마음인가? 알 수 없다.

 

그건 일단 그렇고 진순신의 순신은 이순신의 순신과 한자까지 똑같다. 진순신 본인도 당연히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언젠가 한국에 왔을 때 한국 분들은 저의 이름을 모르는 분은 없을 것이라는 농담으로 이순신 장군을 거론했다고 한다. 진순신은 시바 료타로와 오사카외국어 대학 1년 선후배 사이다. 시바가 1년 선배다. 무슨 욕하는 것 같아 조금 민망하다. 진순신은 지난 2015.1.21. 고베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돌아가셨다. 향년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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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5-04-07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바 료타로는 참 좋아하는 작가인데, 겨우 얼마전까지만해도 살아계셨군요. 진순신은 말씀처럼 귀화까지 했다면 일본식으로 표기되어야 맞다고 생각되네요. 예전에 몇 권 읽었는데, 유명세에 비해서 저는 그리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붉은돼지 2015-04-07 09:52   좋아요 0 | URL
제가 쓴 글을 읽어보니 시바 료타로가 2015년에 죽은 것 처럼 보이는 군요...
2015년에 돌아가신 분은 시바료타로가 아니라 진순신입니다. 페이퍼에도 수정했습니다. ㅋㅋㅋㅋ
진순신의 책은 읽은 게 없어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 <이스탄불 기행>을 읽었을 때도 특별한 감흥은 없었어요...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고 일본 역사물에 꽂혀서 바로 시바 료타로의 <료마가 간다>를 사놓았지만 아직까지 못 읽고 있습니다.

transient-guest 2015-04-09 05:12   좋아요 0 | URL
진순신이었군요. 아는 작가가 둘 다 돌아가신 분이네요. 시바 료타로는 안그대로 좀 이상했어요 옛날 작가라서... `료마가 간다`도 재미있어요. 사카모토 료마는 일본의 근대를 열었다는 비저너리급이고, 북진일도류의 고수였다고 하는데, 어이없게 살해당했다고 하지요. 의심가는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 당시에는 콘도 이사미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는 것도 어디선가 봤네요.

가넷 2015-05-11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추리소설로 등단을 했군요!... 다음달 정도에(기분 내키면 이번달에도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5월은 돈이 줄줄 새는 잔인한 달이라 다음 달에..) 진순신의 이야기 중국사 7권을 구입해 볼까 합니다. 생각보다 평이 괜찮은 것 같네요.

붉은돼지 2015-05-12 12:52   좋아요 0 | URL
진순신의 책이라고는 <이스탄불 기행>외에는 읽은 게 없어서 중국사 시리즈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만...요즘 중국사 시리즈는 이듕첸 중국사가 인기가 있는 것 같더군요. 아직 책이 계속 나오고 있는 중이고 저는 1권만 사서 조금 봤는데, 뭐, 조금 독특한 시각에 쉽게 읽히는 그런 느낌이에요...^^
 

 

 

 

 

 

 

 

 

 

 

 

 

 

 

1. 이병률 <끌림, 랜덤하우스>

 

지난주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했다. 많이 읽히는 책들은 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거늘 불초한 소생 가당찮게도 베스트셀러에 대한 편견이 있어 미루고 있다가 이제야 읽어 보게 되었다. 여행지에서 느낀 감상들이 사진과 짝을 이루고 있다. 짧은 글의 모음이다. 009번의 제목은 <탱고>다. 장소는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학교에서 잠시 탱고를 배운 이야기. 자꾸 강사의 발을 밟아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더니 강사가 벽에 붙은 포스터를 가리킨다. 영화 <여인의 향기> 포스터였는데 거기엔 이렇게 써 있다. “잘못하면 스텝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추면 돼요.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지요” 소생 역시 불초해서 아직 <여인의 향기>도 못봤다.

 

 

 

 

 

 

 

 

 

 

 

 

 

 

 

2. 조르주 페렉 <사물들, 펭귄클래식코리아>

 

아직 읽지는 않았다. 표지 뒷장의 검은 고양이를 어깨에 올려놓고 있는 몰골 히한한 페렉의 웃는 사진과 마지막에 나오는 작가소개만 읽었다. 이게 산뜻한 표지의 마카롱 에디션인데 처음 받았을 때 조금 놀랐다. 책이 너무 얇아서. 152쪽이다. 그런데 정가는 8800원이다. 같은 마카롱에디션의 <고골 단편집>은 368쪽에 정가 7700원이다. 문고본인데 152쪽이 8800원은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다. 저작권료와 관계있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문고본인데 비싸다는 생각이다.

 

 

 

 

 

 

 

 

 

 

 

 

 

 

3. 에드워드 기번 <로마제국쇠망사 5, 민음사>

 

드디어 4권을 끝내고 5권에 입성했다. 현재 5권 22쪽을 읽고 있다. 코와 혀가 잘린 채 폐위되었다가 3년의 유형 생활 끝에 복귀하여 한풀이를 하다가 결국은 암살로 생을 종치는 유스티니아누스 2세의 이야기가 p16-p21에 나온다. <비잔티움 연대기>에는 유스티니아누스2세의 폭정과 폐위, 코와 혀가 잘린 채 절치부심하는 참담한 유형생활과 다시 권력을 찾은 후의 무수한 고문과 처형 그 유혈낭자한 복수 그리고 비참한 최후 등이 수십페이지에 걸쳐 상당히 자세하게 구구절절하게 나와있었던 것 같은데 쇠망사에는 간략하게만 소개되어 있다. 참고로 코가 베이면 항시 콧물이 줄줄흘러내린다고 한다. 또 보기에 민망하고 흉측해서 황제는 황금으로 코모양을 만들어 붙였다고 하는데 그게 또 그리 잘 붙어있지 않아서 몹시 불편했다나 어쨋다나. 이건 <비잔티움 연대기>에 나오는 이야기다.

 

 

 

 

 

 

 

 

 

 

 

 

 

 

 

4. 앤드류 망고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애플미디어>

 

책을 잡은 지가 한달도 훨씬 넘은 것 같다. 현재 진도는 53쪽이다. 소생의 금년도 숙원사업인 <이스탄불 깊이 알기> 선정 도서다. 터키의 국부 아타튀르크의 전기인데 글자는 깨알같지만 깨알같은 재미는 없다. 한 페이지에 가로줄 글자수가 35개 내외이고 세로로 문장수는 32줄이다. 읽으려고 책을 펼치면 ‘야 이거 만만치 않겠구나’ 하는 부담이 팍 온다. 한 장 넘기기가 쉽지 않다. 정말 공부로 생각하고 도 닦듯이 읽는다. 작가 이름이 망고다. 망고 ㅋㅋ

 

 

 

 

 

 

 

 

 

 

 

 

 

 

 

5. 김형경 <사람풍경, 사람풍경>

 

지난주에 <끌림>과 같이 중고점에서 구입한 책이다. 세 번째 출간이라고 한다. 출판사명도 사람풍경이다. 현재 스코어는 128쪽이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어보고 예전에 읽은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차피 다 기억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내용이 재미있고 유익해서 그냥 그대로 읽고 있다. 무의식, 분노, 우울, 의존, 중독, 질투 등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을 여행 이야기와 더불어 재미있고 알기쉽게 설명하고 있다. 작가 자신이 오랜기간 정신분석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용이 더욱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6. 이사카 코타로 <그것도 괜찮겠네, 웅진지식하우스>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을 하나도 읽은 것이 없다. 그래도 이책을 중고서점에서 구입한 소이는 일단은 제목에 마음이 끌려서이고 이단은 무라카미 라디오 3부작 세트와 비슷한 표지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이다. 출간된 책이 한 권밖에 없는 무명작가 시절의 이사카 코타로가 “회사를 그만두고 소설에 매진해 볼까?”라고 아내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아내의 첫마디가 “그러는 것도 괜찮겠네.” 였다고. 코타로가 10대 때 오에 겐자부로의 <외치는 소리>를 읽고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이 다 있나’ 하고 감탄했다는 이야기가 여러번 나온다. <외치는 소리>를 다 읽은 다음날 아침 오에의 책 한 권을 또 사러갔고 집으로 돌아와 후딱 다 읽고 다음날 또 한권을 사러가고 열흘을 내리 그렇게 했다고 한다. 오에의 소설이 그렇게 재미있나? 오에의 소설을 한권 읽어보지 못한 소생은 궁금증이 뭉게뭉게 무럭무럭 피어오른다.

 

7. 추신

 

일전에 <경관의 피>를 구입한 것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에 당첨되었다고 알라딘 알람에 떴던 게 한 일주일은 된 것 같은데 아직 모바일 쿠폰은 안왔다. 소생은 뭐 스타벅스에 거의 출입하지 않기 때문에 별로 필요도 없지만 그래도 공짜로 준다면 한번 가볼 의향은 있는데...거시기 왜 안오는지 모르겠다. 이미 발송했는데 어리한 소생 역시 불초해서 모르고 그냥 넘어갔나....고객센터에 문의해 봐야 하나? 그냥 내비두나....아....귀찮네...

 

 

알라딘 북파우치에 혹해서 지난 목요일 5만원치 구입했다. 금요일 책과 북파우치가 드디어 도착했는데 북파우치가 불량이다. 앞면과 뒷면의 천 크기가 달라서 파우치가 전체적으로 찌그러진 모양이다. 그냥 그대로 써도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찝찝해서 싫고....반듯한 놈으로 교환을 할까 하다가 또 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뭐 그리 살뜰하게 책을 파우치 넣고 다닐 것도 아니고 해서 반품하고 마일리지 2000점 돌려받을까 어쩔까 오락가락 생각중이다. 교환하든 마일리지를 돌려받든 어쨌든 연락은 해야 하는데...아... 이것도 귀찮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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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5-04-05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마제국쇠망사 읽고 계시네요. 항상 마음속에만 담아 두고 있는 책이랍니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하면서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겠네요 ^^;;;

붉은돼지 2015-04-06 10:00   좋아요 0 | URL
마음속에만 담아두시지 마시고 이제는 펼칠 때가 되었습니다. ㅎㅎㅎ
저도 작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ㅎ

AgalmA 2015-04-05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렉-사물들 예전버전은 중고서점에 종종 올라오던데, 책이 예뻐서 사신 겁니까ㅎㅎ 페렉 사진은 정말 볼 때마다 누가 악의로 이런 거 아닌가 싶은ㅋ;
요즘 나오는 개정판들 문제가 좀 있어보여요. 도서정가제 때문에 침체된 시장을 새책으로 좀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심사는 알겠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지 않나 싶은 책도 너무 잦고...읽었던 책 다시 사는 헤프닝(저도 경험)
이사카 코타로는 표지보고 저도 하루키 똭~ 생각났어요ㅎ
집에 수제 북커버도 가지고 계신 분이...북파우치 욕심까지 ㅎ...전 사람들 반응봐서 지를 려고요. 읽을 책에 익사 지경;

붉은돼지 2015-04-06 10:04   좋아요 0 | URL
사실 페렉의 사물들은 마카롱에디션이 마음에 들어서 샀습니다. ㅜㅜ
가만 생각해 보니 북커버도 그렇고 파우치도 그렇고....뭐 꼭 필요한 건 아닌 것 같아서 불량 북파우치는 마일리지로 돌려받을 생각입니다....

yamoo 2015-04-05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페렉의 <사물들>이 알라디더에게 관심을 받는 거 같습니다. 저는 오래전에 나온 세계사 출판사 본을 갖고 있고, 그 책을 읽었는데, <w 유년의 기억>과 <사물들>이 펭귄에서 나와서 두 권을 모두 구매했습니다.

근데, 페렉의 작품들은 대개 다 얇습니다. <사물들> 정도면 꽤 부피가 나가는 거죠. 가장 두꺼운 <인생사용법>을 제외하고는 모두 얇습니다.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은 120페이지도 안 돼는데 1만원 입니다. 대체로 페렉의 책들은 100페이지가 좀 안됩니다만, 가격은 1만원 가까이 됩니다. 아주 고약하지요. 그래도 읽어보면 다 용서가 되더이다~~^^

붉은돼지님두 페렉의 마력에 빠져보시길~!~

붉은돼지 2015-04-06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 있는 다른 책들과 비교해 보니 쪽수에 비해 가격이 좀 비싼 것 같아서 거시기했는데
읽어보면 다 용서가 되신다니, 빨리 읽어봐야겠습니다.~~
 

 

 

지난 주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가 김형경의 심리여행에세이 <사람풍경>을 구입했다. 처음엔 구입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책장을 뒤적거리다가 첫페이지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는 구입을 결심했다. 부부로 보이는 젊은 남녀의 상반신 그림이다. 무척 예쁘고 정성들여 그린 그림이다

 

남자는 왼팔로 여자의 어깨를 감싸고 있고 오른손에는 꽃을 한송이 들고 있다. 여자는 기도하듯 두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다. 두 사람 다 얇은 미소를 머금고 있다. 행복한 표정이다. 그림 밑에는 내 아내에게라는 문구와 함께 날짜가 기록되어 있다. 2012.04.25. 아마도 남편이 아내에게 선물로 준 책인 것 같은데, 이렇게 정성스럽고 예쁜 그림이 그려져있는 책이 왜 중고서점이 나와 있는지 모르겠다두 사람 지금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오갱끼데스까?

 

한때는 여류들의 소설을 즐겨 읽었다. 요즘은 여류라는 말은 다 어디로 갔는지 거의 없어진 것 같다. 시대가 변했다. 어쨌든 한때 즐겨 보았던 여류의 면면은 이렇다. 신일숙, 김형경, 은희경. 읽었던 소설로는 김형경의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세월>, 은희경 <새의 선물>, 신경숙의 <깊은 슬픔>, <외딴방> 등이 기억난다.

 

김형경의 <세월>은 자전적 소설로 가슴아픈 한 세월을 버텨낸 이야기인데, 소설 속의 등장인물이 하재봉이라고 하여 화제가 되었었다. 일방의 관점에서 소설화한 자전적 소설이 당연히 모두 사실일리는 없겠지만 김형경과 하재봉이 경희대 국문과 선후배로 파란곡절의 사연많은 관계였던 것은 사실인 모양이다. 아시다시피 하재봉은 시, 소설, 연극, 영화 등 전방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로 예전에 텔레비전에도 자주 나왔다. 요즘은 탱고에 심취하여 아트탱고라는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왜 탱고인지 궁금하다.

 

남녀사이의 일은 당자 둘 밖에 모른다는 말로 누군가의 악행을 덮을 수는 없겠지만 역시 남녀사이에는 당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오묘한 그 무엇이 있긴 있는 것이다. 어쩌면 남녀관계만이 아니라 인간관계라는 것이 다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족집게로 흰터럭을 뽑아내듯이 선악을 딱딱 꼬집어 낼 수 없는 그런 복잡미묘하고 이상야릇한 그 무엇이 있는 것이다. 신윤복의 월하정인도(月下情人圖)의 화제에도 나와 있다. “달빛이 침침한 한밤중에,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안다.(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얼마전에 서영은이 자전적 소설 <꽃들은 어디로 갔나>를 발간했다. 서영은은 그야말로 꽃다운 20대에 50대의 김동리를 만나 숨겨진 여인으로 30년을 살았고(말하자면 불륜관계로) 김동리의 두 번째 부인이 죽고나서 44세에 74세의 김동리와 결혼했다. 공식적인 부부생활은 8년 정도. 그 대부분도 김동리의 병수발. 김동리 사후에는 전처 아들들과의 재산 소송. 서영은은 김동리에게 주먹으로 얻어 맞아 코피가 터진 적도 있었다고 하는데, <꽃들은...> 출간과 관련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몸이 잘 맞았어요라고 말하고 있다. 70대 여류 소설가의 솔직한 이야기에 조금 놀랐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해본다. 소설가들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한과 상처에 대해서 글로 써서 어떻게 한풀이라고 할까 정리라고 할까 치유라고 할까 뭐 그런 비슷한 것을 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이해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자전적 소설에 엮인 다른 일방은 무엇으로 자기를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세세하고 구구절절한 사정은 당자들만이 알수 있고 그 당자들의 주장도 서로 다를 것이 분명하니 역시 소설은 소설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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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4-0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오겡끼데쓰까!
금슬도 좋아보이는데 왜 이 책을 팔 생각을 했을까요?
혹시 이후 헤어지게 되서 판 건 아닐까요?
아무튼 붉은돼지님으로선 득템이네요.
저도 봤더라면 샀을 것 같아요. 부럽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김형경 씨 유명한 건 아는데 정작 읽은 책이 없어요.
절판된 책도 꽤 된 것 같은데 언제 또 새로 복간 됐네요.
읽고 싶네요.^^

붉은돼지 2015-04-02 07:58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이 왜 중고서점에 나오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김형경씨 소설은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내용은 전혀 기억이 안나지만..ㅜㅜ

AgalmA 2015-04-01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류라는 표현은 일본식이기도 하고, 성차별 발언이라 문단에서 쓰지 않기로 한 지 꽤 되었죠. 한국 여성작가들이 대거 나오면서 소설쪽은 오히려 주류가 여성 작가라 파워가 세진 여파도 있죠.
생각해 보면 남류 화가, 남류 작가라고 하지 않잖습니까. 아직도 무심히 이런 단어 쓰는 사람들이 많죠.

그림 정말 정성스럽고 예쁜데, 우리 염려와 달리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랍니다.

붉은돼지 2015-04-02 08:0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그래도 왠지 여류라고 하면 좀 더 멋있어보이는 그런 느낌이 있긴합니다. 제 혼자 느낌인가?ㅎㅎㅎ

저도 그림 속의 두분 행복하게 잘살고 있기를 바랍니다.^^

cyrus 2015-04-01 2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헌책방, 알라딘 중고서점을 자주 드나들면서 다양한 낙서와 편지가 적힌 책을 많이 봤지만, 이런 멋진 그림은 처음 봤어요. 사랑하는 사람이랑 헤어져서 행복했던 추억을 잊으려고 책을 팔 수도 있고, 아니면 애틋한 감정을 나누던 시절을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의 흔적을 잊어버리고 책을 팔아버렸을 거예요.

붉은돼지 2015-04-02 08:05   좋아요 1 | URL
저도 옛날에 책 표지 안쪽에 메모를 남기곤 했지만,,,그러고 메모가 적힌 책들도 많이 봤지만
저런 예쁜그림은 처음인거 같아요....님 말씀처럼 아마 깜빡 잊어버리고 처분한 걸 겁니다. 그리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야클 2015-04-01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이 왜 헌책방에 나왔을까, 생각하다 보니 무려 소설을 하나 구상하게 되네요. ㅎㅎ

붉은돼지 2015-04-02 08:02   좋아요 0 | URL
기대하고 있겠습니다....그 소설 ㅎㅎㅎㅎㅎㅎ

icaru 2015-04-02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헌책방 다니면서, 책 구매했다가 만난 것들 중에, 어느 여고생의 편지(선생님께 쓴 반성문)그리고 책 맨 앞에 본문 붙기 전 나오는 색지에다가 아이를 잘 기르겠다는 다짐을 한바닥 정성들여 쓴 일기(육아서였거든요)를 본 적은 있지만, 저렇게 멋진 그림은 만난 적이 없네요... 와우..
붉은돼지 님이 말씀하신 여성작가들의 그당시 작품 저도 다 읽었던 것들이라 반가워요. 1990년대초중반은 한국문학에서 가히 폭발적인 부흥기를 형성했던 듯 싶어요.. 통틀어 한국 문학 특히 소설을 그때 만큼 많이 읽은 적이 없어요..
김형경의 세월 3권도 참 재밌게 읽었던 듯,,, 시인 이문재가 여주인공의 첫사랑 회색바바리라고 하고요~ ㅎㅎㅎ
세월 때문에 귀뚫은 하재봉이 표지로 쓰인 그의 에세이... ***블루스도 사 읽은 거 같아요...
하... 추억 여행이네요~
서영은의 남미여행기 에세이를 읽다 만 적이 최근 일인데, 그녀의 글은 항상 신경의 말단을 보여주는 듯,,, ㅎㅎ
근데,, 살짝살짝 표지에 실린 여행사진을 보며, 짧은 컷트머리와 체구가 얼핏 보면 남성 같은 이미지랄까요?

붉은돼지 2015-04-02 12:2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때(90년대 초중반인지 후반인지 가물가물)는 우리나라 소설을 많이 읽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거의 안 읽어요... 1년에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권(이것도 나중에는 대상 수상작만 ㅋㅋ) 정도....
좀 분발 해야겠어요. ^^ 뭐...마음먹은대로 잘 되지는 않지만...ㅋㅋㅋ.

라로 2015-04-02 1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사람 풍경을 다른 분의 선물로 읽게 되었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던 책이었어요. 붉은돼지님 서재에서 보니 반갑네요!! 저도 저렇게 멋진 그림이 그려진 책은 아직 발견을 못했는데 분명 다른 사연을 상상해 봅니다. 어쩐지 좋은 상상으로 이끌 고 싶어요. 하이! 소오데스~~~. 로요~~~^^;;;

붉은돼지 2015-04-03 11:36   좋아요 1 | URL
<사람풍경>이 많은 도움이 되셨다니 기대됩니다. ㅎㅎ
저도 그림 속의 부부는 그림처럼 행복하게 잘 지내고 계실걸로 생각합니다.^^

후애(厚愛) 2015-04-03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라도 바로 구입했을거에요!!^^
그림이 정말 좋습니다.
사인본 컬렉션하는 저로서는 무척 부럽습니다. ㅎㅎ
편안한 저녁되세요.^^

붉은돼지 2015-04-05 14:10   좋아요 0 | URL
사인본을 컬렉션하시는 군요..많이 모으셨나요? ㅎㅎ
 

국립문화재연구소에 근무하는 고등학교 때 친구가 책을 보내왔다. <역주 장릉지(譯註 章陵誌)>라는 책이다. 비매품이다. 고딩 때야 물론 친했지만 고딩 졸업하고는 두세 번밖에 만난 적이 없는데 문득 책을 보내와서 조금 놀랬다. 고마울 따름이다. 친구는 고딩 때부터 한국사에 관심이 많아 대학도 국사학과인지 역사학과인지 진학했고 지금은 학예연구사로 일하고 있다. 이 친구 옛날에 독도박물관에도 근무해서 어느날 갑자기 텔레비전에 출연해서 아무생각없이 보던 소생 깜짝 놀랜 적도 있었다.

 

 

장릉(章陵)은 조선왕조 제16대 인조의 사친(私親 : 생부) 추존왕 원종과 원종의 비 인헌왕후 구씨의 능침이다. 원종은 선조13년(1580) 6월 22일 경복궁에서 태어났다. 선조 20년에 정원군에 봉해졌고 선조25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주까지 선조를 호종하였다. 광해군 11년(1619년) 12월 한성남부 호현방에서 40세로 훙서하여 광해군 12년 2월 양주군 군장리에 장사지냈다. 인조 즉위후 대원군으로 추존되었고 인조4년 묘호를 흥경원으로 정하였다.

 

원종비 인헌왕후는 능성구씨로 선조11년(1578) 4월 17일 탄생했다. 선조23년 23세의 나이로 원종과 가례를 올리고 연주군부인으로 봉해졌다. 인조4년(1626) 정월 14일에 경덕궁 회상전에서 49세로 졸서하였다. 5월 18일 김포현 고현내방의 북성산 아래 자죄 언덕에 장사지냈다. 묘호를 육경원이라 하였다.

 

이후 인조4년 9월 양주군의 흥경원을 김포현의 육경원 왼편으로 천장(무덤을 옮김)하기 위한 예장도감이 설치되었다. 인조5년(1627) 8월 22일 흥경원을 계묘(무덤을 연다는 뜻)하고 8월 27일 육경원 봉분 왼편에 천장하였다. 인조6년 윤득열과 유충걸이 두 원의 참봉으로 임명되었다. 인조10년(1632) 3월 11일 대원군과 대원군부인을 각각 왕와 왕후로 추숭함에 따라 흥경원과 육경원은 장릉으로 승격하였다.

 

 

릉(陵)은 임금의 무덤을 말한다. 원(園)은 왕족이나 귀족의 무덤을 이르는 듯하다. 원종의 죽음은 훙서(薨逝)라고 하고 원종비의 죽음은 졸서(卒逝)라고 하였는데, 다음 국어사전에는 훙서(薨逝)는 임금이나 왕족 등 신분이 높은 사람의 죽음을 높여 이르는 말이고 졸서(卒逝)는 죽어서 멀리감 이라고 나와있다. 원종은 남자이고 원종비는 여자여서 구분하여 쓴 것 같지만, 영원히 가다(죽다)는 의미의 ‘서(逝)’라는 글자 자체가 ‘서거(逝去)’라는 말이 있듯이 신분이 높은 사람들의 죽음을 의미하는 글자이다. 예기(禮記)에는 “天子死曰崩 諸侯曰薨” 라고 했다.(천자가 죽었을 때는 붕(崩)이라 하고 제후가 죽었을 때는 훙(薨)이라 한다)

 

한자는 수천년 전에 만들어진 뜻 글자여서 글자 하나하나에 오묘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공부해 보면 재미있을 듯도 하고 골머리가 아플 듯도 하다. 소생도 관심이 없지 않아서 소싯적에는 논어니 맹자니 고문진보니 뭐 이런 책들을 막 보고 그랬는데 지금은 손 놓은지 오래되었다. 서양사를 좀 알려고 하면 먼저 그리스.로마 고전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고 동양사를 어느정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고전에 대한 공부가 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뭐 하나 해 먹기 쉬운 것이 없다. 인생은 짧고 공부에는 끝이 없다.

 

추신 : 장릉지에는 인조6년(1628년)부터 1948년 7월까지 임명되었던 238명의 역대 능관들의 정보가 담겨있는 <장릉선생안>이 포함되어 있다. 왕조가 이미 망해버린 일제 강점기에도 능관들의 숙배(肅拜 : 삼가 공손히 절함)가 계속되었다는 것은 조금 놀라운 사실이다. 능관의 품계는 종9품 참봉이다. 그래서 흔히 능참봉이라고 한다. 종9품이면 최말단 관직이다. 고관대작 아니고 미관말직. 요즘으로 치자면 9급 공무원. 하지만 진사나 생원와는 또 다르다. 진사나 생원은 말하자면 고시 1차 합격생으로 국가로부터 정식 관품을 하사받은 것은 아니지만 참봉은 어엿한 벼슬아치다. 능참봉 중에 제일 유명한 사람은 아마도 한명회일 것이다. 한명회가 수양대군에게 발탁될 당시 벼슬이 능참봉이었다. 칠삭둥이에.

 

검색해 보니 왕릉에 대한 책이 여러권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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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29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화재 관련 도서는 서점에서 구하기 찾기 힘든 건데 좋은 친구분 덕분에 특별한 책 선물을 받으셨군요. ^^

붉은돼지 2015-03-29 22:11   좋아요 0 | URL
귀한 책 보내준 친구에게 저는 어떤 책을 보낼까 숙고중입니다 ~~

낭만인생 2015-03-2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하나 해 먹기 쉬운 것이 없다. 인생은 짧고 공부에는 끝이 없다.
백배 공감합니다.

붉은돼지 2015-03-29 22:13   좋아요 0 | URL
맞아요~
건강하게 한 오백년 정도 살았으면 좋겠어요 ㅋㅋ

moonnight 2015-03-30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어렵습니다. ;;;; 역사와 한문에 특히 취약ㅠㅠ;;;; 맞아요. 공부에는 끝이 없어서 100세 수명시대에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죽을 때까지 갖고 있는 책 다 못 읽을 거 같아서(벌써-_-;) 조급해하고 그럽니다.;;

붉은돼지 2015-03-31 11:57   좋아요 0 | URL
맞죠...한문은 역시 어려워요...그래도 역사는 가만 읽어보면 재미있어요
저도 책장에 잔뜩 어지럽게 꽂혀있는 책들을 보면 흐믓하기도 하지만 조급한 마음도 들고 그렇습니다요. ^^

transient-guest 2015-04-02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자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게 지금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어릴적에 천자문도 많이 써보고 했는데, 워낙 강압적으로 가르치시니 머릿속에 전혀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한자를 다시 배워보고 싶은데 시간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쉽지가 않아요.ㅎ

붉은돼지 2015-04-02 12:38   좋아요 0 | URL
저도 중학교 때까지는 아버지 강권으로 방학 때마다 새벽에 향교에 다니면서 한문 공부를 좀 했는데요.....그 뒤로는 계속 학업에 용맹정진하지 못해서....지금 생각하면 그때부터 계속해서 공부 좀 해둘껄 그런 생각이 듭니다. 뭐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 그거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서도요....ㅎㅎㅎㅎㅎ

포와로 2018-03-19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명회가 능참봉을 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네요.. 경덕궁직이라는 말직을 하다가 발탁이 된 걸로 알고 있는데, 한명회가 능참봉을 했다는 출처가 어딘지 혹시 알수 있을까요?

붉은돼지 2018-05-29 14:22   좋아요 0 | URL
어머! 포와로 님 답글이 너무 늦어서 죄송해요
저도 한번 찾아봤는데요....한면회가 능참봉을 했다는 출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뭐 잘못 주워듣고 적은 것 같습니다.
 

다른 알라디너님들의 서재를 보면 위쪽 혹은 아래쪽 혹은 좌우 옆쪽에 멋진 책장 혹은 선반이 떡!하니 마련되어 있어 이런 저런 흥미로운 책들을 전시하고 있다. 보기에도 멋지고 '햐~~ 이 분은 이런 책을 애호하시는 구나! 이 책은 처음 보는데, 어떤 내용일까? 뭐 요런 생각도 든다. 불초한 소생 그걸 보면서 저런 책장은 어떻게 해야 장만할 수 있나 궁금하기도 하고, 나도 저런 걸 하나 장만해야 하는데, 하는데, 하는데 하는 생각을 늘 가슴 속 깊이 품고 있던 그러던 차에...

 

어제 저녁에 어떻게 쭈물쭈물 쪼물쪼물 하다보니 그것이 ‘TTB2’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종의 광고라고 하는데 자신이 열렬히 애호하거나꼭 좀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책을 선전도 하고, 다른 분들이 그걸 클릭하거나 하면 서재 주인장에게 일말의 혹은 추호의 수익도 생긴다는 것이다. 2015년도 소생의 땡스투 수익금을 확인해 보니 3건에 290원이다. ㅋㅋ 어찌된 심판인지 모르지만 TTB2 광고 설정을 하지도 않았는데 TTB2 구매자수익이란 것이 또 4건에 1060원이다. 다른 분이 광고한 도서를 구매하면 땡스투처럼 구매자에게도 수익금이 지급되는 모양이다. 티끌모아 태산. 뭐 사실인즉슨 태산명동에 서일필일테지만 한푼 두푼 모이면 도움이 되긴 될 것이다. 그건 그렇고.

 

어쨌든 어젯밤에 계속 서재를 쪼물쪼물 뚝딱뚝닥거려서 소생도 드디어 책장을 하나 마련했다. 소생의 오랜 관심사 중의 하나인 이스탄불(혹은 콘스탄티노플)과 관련된 책들을 책장에 올려놓았다.(내 맘대로 내 멋대로 정한 죽기 전에 꼭 한번은 가보고 싶은 도시 2위가 이스탄불이다.) 보기에 좋다. 언제 한 번 가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혹시나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몰라서 말씀드리는데, 가보고 싶은 도시 1위는 베니스다. 굽이굽이 거미줄처럼 얽힌 운하에 누런 똥물이 출렁출렁~ 넘실넘실~ 거려도, 간이식당에서 바가지 요금을 덮어써도, 좁은 골목골목 곳곳이 관광객으로 미어 터져도, 한해 수십차례 바닷물이 범람하고 따라서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고 해도, 해도, 해도... 역시, 역시, 역시 아름다운 도시다. 베네치아는.

 

각설하고, 지난 토요일부터 <외딴집>을 읽고 있다. 거의 다 읽어 간다. 답답하고 재미있다. 결말이 궁금하다. 오늘 저녁에는 결판이 날 것 같다 <로마제국쇠망사>는 아직 4권을 읽고 있다. 큰 마음먹고 작년부터 시작한 원대한 사업이다. 10쪽이라도 매일 읽는다는 결심이었는데 미야베 월드에도 놀러가야 하고 이런 저런 사소하지만 지나칠 수 없는 사정들이 있어(변명이다.) 못 본지 4~5일은 넘은 것 같다. 지금은 4520쪽 정도까지 진도가 나가 있다. 읽을수록 느끼지만 기번의 쇠망사를 잘 읽기위해서는 희랍 고전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기번은 독자들이 기본적으로 이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정작 독자는 기본적인 소양이 없으니 이게 무슨 소린가? 이럴 때가 많다. 기번이 수다스럽게 달아놓은 주석에는 더더욱 모를 소리들이 많다. 이게 뭐 올림픽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이리 생각했다. <로마제국쇠망사>를 읽었다!!! 는데 의의가 있고 의미를 둔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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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궐 2015-03-25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은 저도 그게 궁금했더랬습니다. 리스트로 하는 건가 싶어서 이리저리 해보려다가 안되길래 아 이건 서재의 달인들만 할 수 있나보다 하곤 잊고 있었네요.^^;;
알라딘 서재의 세계는 참 심오한 거 같습니다. ㅎ

붉은돼지 2015-03-25 13:45   좋아요 0 | URL
맞죠 ㅋㅋㅋ 심오합니다...
저도 어제 왠지 심심하고 해서 쭈물럭거리다가 보니 장만하게 되었어요.. 서제관리>TTB2 광고설정에서 어떻게 저떻게 하면 됩니다. 설명이 상세하지 못해서 죄송해요..저도 여차저차하다보니 되었습니다...시간 나실 때 한 번 해보셔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3-25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서재 멋있습니다. 저도 광고설정 무지 고생하다가 만들었습니다.

붉은돼지 2015-03-25 13:4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ㅋㅋㅋ
어제 밤새 뚝딱거린 결과물입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집에 진짜로 큰 책장 하나 들인 것 같습니다. ㅋㅋㅋ

양철나무꾼 2015-03-25 14: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요번 달 ttb2가 세자리였다는...ㅋ~.
도서정가제 이후 땡스투는 완전 저조하구 말이죠.
저 책장 만드는거 궁금하신 분들 저한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조곤조곤 논리적으로 설명은 못하고 말이져, 주먹구구식으루다가~, 무대뽀로~, 제 눈높이에서 설명 드릴 수 있습니다여~^^

붉은돼지 2015-03-25 15:35   좋아요 1 | URL
세자리 ㅋㅋㅋ
저런 걸 만들어 놓으면 먼지 안 앉도록 쓸고 닦고 관리를 잘 해 줘야 하는데 잘 할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icaru 2015-03-25 15: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하... 다른분들 책장처럼 있는 게 뭔가 했더니, 그런 거였군요.. 서재관리 들어가니 설정이 있긴 하네요.
나중에 제 서재에도 책장 들여놨으면,,, 붉은돼지 님 따라서 어떻게저떻게 했나보다 하심 ㅋㅋ

비오는 날 하의실종한 분들 다리 건너는 달력 사진 표지가 외딴 집이었군요... 흑백이 아니고,, 저도 외딴집 상권 읽다가 치워둔지가 6년되나봐요... 담담하고 의로운 여자아이 주인공만 생각나네요. ㅋ


붉은돼지 2015-03-25 15:45   좋아요 1 | URL
책장 들여 놓으셨군요 ㅋㅋㅋ 축하드립니다.
저도 <작가란 무엇인가> 2~3권은 구입해야한다. 한다. 한다 하면서 아직 못하고 있어요~~

AgalmA 2015-03-25 1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집 서재 얘긴가 구경왔는데, 알라딘서재 TTB... 이슬람의 분위가 물씬이네요.
저는 거실액자식으로 색깔별 깔맞춤에 애를 씁니다. 내 서잰데 내가 우선 좋고 봐야지! 하면서... 헌데 이거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책 성격들까지 맞추자니.
TTB 수익보다는 도움되는 리뷰로 책구매자에게 thanks to를 받으시거나 운이 좋으면 이 달의 리뷰, 페이퍼 적립금을 받는 것이 더 유용한 걸로 아뢰옵니다

붉은돼지 2015-03-25 16:38   좋아요 2 | URL
이슬람 + 비잔틴 분위기를 낼려고 노력했어요 ㅎㅎㅎ
저도...뭐....ttb나 땡스투나 수익에는 별 기대를 안해요 ㅜㅜ 아니 영 기대를 안하는 건 아니구요 ㅋㅋ
한푼 두푼 모이는 것도 나름 도움이 된 것 같구요.. 옛날에 아주 옛날에 이 달의 리뷰 당첨금이 5만원, 3만원 할 때 한 두번 받고는 그 후론 무소식이에요....

AgalmA 2015-03-25 1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열정적으로 리뷰를 쓰고 싶은 책이 있긴 하죠. 적립금을 받기 위한 리뷰쓰기는 재미없죠. 지치기도 하고.
저는 요즘 어떻게 하면 더 재밌고 자유로운 리뷰쓰기가 될 수 있을까 고심중입니다ㅎ
서재 그토록 오래 계셨으면서 서재책장을 이제 생각하셨다니 붉은 돼지님도 참ㅎ..

붉은돼지 2015-03-25 17:00   좋아요 2 | URL
한동안 뭘 했는지.. 먹고 사느라 ㅎㅎ 바빠서 ㅎㅎ 서재질을 못했어요....옛날에는 책을 읽으면 될 수 있는 한 리뷰를, 그러니까 독후감상문을 쓸려고 했는데....요즘은 페이퍼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생각나는대로 쓰는....

AgalmA 2015-03-25 17:06   좋아요 1 | URL
저도 페이퍼가 재밌더군요. 한가지 책만 체크되는 리뷰 틀 속에서만 얘기하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

[그장소] 2015-03-26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저도 어찌 주물럭 거리다 포기했는데
...뭐 갖다붙이는건 잘 못하고 딴길로 새는 통에..ㅎㅎㅎ
호, 의 얘기죠..
한 섬같은 마을에
유폐되어오는 무섭다고 소문이 무성한 누군가의 이야기.
알고보니 그는 그리 무섭지 않고요..
아이에게 글자를 가르쳐 주기도 하죠.
슬픈 얘기였어요.
호.에게..
좋은 이름이라고..해주는..

붉은돼지 2015-03-26 12:54   좋아요 1 | URL
맞아요...호. 바보 호의 이야기..
어제 저녁에 결판을 낼려고 했는데....아직 결판을 못 냈어요

그장소님도 책장 한번 만들어 보셔요,
이 책장을 북플에서는 볼 수 없는게 아쉬워요..

마녀고양이 2015-03-26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장을 예전에 삼면으로 깔았다가 어느 순간 없애버렸어요.
그런데 다시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시네요. ^^

외딴집은 제가 미미 여사의 에도 시대 이야기 중에서 제일 아끼는 작품이예요.
다른 작품에 비해서 처연한 구석이 마음을 저미더라구요, 그러면서도 따스한 온기가.
즐거운 독서 되셔요~ ^^

붉은돼지 2015-03-26 13:02   좋아요 1 | URL
책장에 먼지 앉지 않게 관리를 잘 해줘야 하는데 수시로 책도 갈아주고...(무슨 어항에 물 갈듯이 ㅎㅎㅎ) 자신이 없어요~
모두들 외딴집이 에도시리즈중 최고라고 하더군요..물론 재미도 있지만 답답하기도 했어요....

[그장소] 2015-03-26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게 제일이다..할 수가 없어요.
아직까지는 계속되는 스토리라고 여겨져 그런지 외딴집..바다에 물결이 일면 토끼가 난다고..표현하는 게 신기해..좋았어요.전체적으로 깔린 베이스가 너무 슬퍼서..애잔해..그러네요.

저도 서재꾸미고는 싶은데..능력이..모자라욤..ㅠㅠ

붉은돼지 2015-03-26 16:39   좋아요 1 | URL
맞아요~ 토끼가 난다는 표현은....막 상상이 되면서....재미있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서재는 시간 나실 때, 심심할 때 한 번 천천히 꾸며 보셔요 ~

yamoo 2015-03-27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의 <왼딴집>을 읽고 계시군요. 근데 <외딴방>과는 다른 작품인가요? 엔날에 읽을 땐 하드커버 문고본 모양으로 2권짜리로 된 책이었는데 말이죠. 한국소설들을 가열차게 읽을 때 신경숙은 제게 이런 작가로 각인됐습니다.
`지루하게 자기 얘기를 하는 작가`
비슷한 작가로 서하진도 있습니다..ㅎㅎ 신경숙의 작품들을 한 10권 쯤 모았을 무렵, 하루키 작품들과 함께 전부 처분한 기억이 있습니다.

지루함 속에서도 재미를 발견하셨다니, 그럼 <바이올렛>을 일독하시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와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는 넘 길어서 잡을 수가 없습니다. 둘 다 짧게 편집된 책도 두깨가 장난이 아니라 저도 찔끔찔금 읽는 방법을 택해야 할 듯합니다. 흠...생각해 보니 아주 좋은 방법인듯합니다. 중요한 건 읽은 게 중요하니깐요...ㅎㅎㅎ

붉은돼지 2015-03-27 13:58   좋아요 0 | URL
신경숙의 <외딴 방>이 아니구요 미야베 미유키의 <외딴 집>이에요..ㅋㅋㅋㅋㅋ
사실 저도 신경숙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초기작인지 데뷔작인지 <풍금이 있던 자리에서>에서는 무척 신선하고 심금을 울리는 뭔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차츰 차츰 차츰 신파로 흐르는 느낌....

역시 기번의 쇠망사 쯤 되면 무슨무슨 몇개년 계획 비슷한 것을 세워야 합니다. ㅋㅋㅋ

yamoo 2015-03-27 15:25   좋아요 0 | URL
헐~ 이런..
ㅋㅋㅋ 미야베 미유키이군요...ㅎㅎ 미유키의 <외딴 집>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