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死 적인 이야기

 

 

아침에 아이 학교 보낼 준비를 하면서 ‘SBS 김소원의 전망대’를 듣는다. 큐 사인 떨어지자 마자 시그널 음악도 인사도 없고 바로 새벽에 일어난 사건부터 말해준다. 말도 빠르고 잠시 놓치면 벌써 다른 주제로 넘어간다. 오늘 아침엔 수원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이다. 이십대 여성이 장소까지 자세히 알려주며 강간당하고 있다고 신고를 했건만 경찰은 열 세 시간 후에 도착했고 여성은 토막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서늘한 이야기. 경찰의 늑장 대응은 물론이고 접수하면서 딴청을 피우는 식의 형식적인 질문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나는 왜 김문수가 생각나는 것일까...) 등골이 오싹해지는 아침이었다.

 

 

신문을 넘겨보니 엊그제부터 시작된 ‘김용민 죽이기 특집’은 처절하고도 추악해서 더 서늘해졌다. 김용민을 격려하는 이정희, 조국, 공지영 등 야권인사들의 이중적 잣대를 싸잡아 비난하는 참으로 일관되고도 전형적인 작태가 마음을 울적하게 한다. 아주 기다렸다는 듯이 제대로 칼질이다. 예전에 신정아가 기자들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덕에 언론을 통해 스타가 되었지만 다시 그 기자들이 앞장서서 제대로 자신을 발가벗겼다고, 세상 사람들보다 언론에 분노하는 마음이 많았다고 하는데. 꼭 누구하나 죽거나 교도소 가거나 아님 사퇴를 해야 이 집단적 관음증이 끝나는 행태는 왜 갈수록 더 심해지기만 하는 걸까.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나는 좀 다른 생각을 해보았다. 혹시 우리들 마음 속에는 누군가 갑자기 올라간 사람을 기회만 되면 다시 끌어 내리려는 준비 자세가 기본 운영 프로그램으로 셋팅 되어 있는 건 아닐까.

 

 

 

#2. 私 적인 이야기

 

 

고 3때 같은 반, 대학교 같은 과 동창이면서 4년 동안 같은 조가 되어 숙제를 한 친구가 있었다. 당시 친구의 아버지는 방송사 편성국장이었다. 엄청난 요직의 인사인줄 나는 연말에 친구 아버지가 연예인 시상을 하러 나왔을 때 비로소 알았다. 국장님은 몇 년 후 계열사 사장으로 가셨고 다음 새로 생긴 무슨 무슨 위원회 고문인가 사장인가로 가셨다. 친구는 대학에 합격하자마자 성형을 했고 2학년 때부터 제일기획의 아르바이트를 했다. 졸업하고 아버지 추천으로 영화제작사에 들어갔고 미국으로 필름 마케팅 관련 유학 비슷한(?) 걸 떠났다. 거기서 남자를 만나 결혼 비슷한(?) 걸 하고 또 이혼 비슷한(?) 걸 하고 돌아왔다. 비슷하다고 한건 늘 친구가, 유학인거야? 하면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결혼인거야? 하면 거의 결혼이지, 이혼이니? 하면 거의 그 수준이지, 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아버지의 막강한 후광에 힘입어 영화제작 관련 요직에 있다(고 한다).

 

 

그 친구와 흥청망청 1학년을 보내고 겨울방학이 되자 아버지가 쓰러지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89년, 90년) 친구의 용돈이 한 달에 오십 만원이었다. 친구는 당시 우리가 가장 선망하던 광고회사에 너무나 쉽게 인턴사원으로 들어가 명함을 지니고 다녔고 방송사 구성작가 알바를 하며 일주일에 24만원을 받았다고 너무 짜다고 불평을 했다. 당시 유행하던 예능 프로의 PD를 거론하며 그 PD가 자기 집에 와서 세배를 했다고 웃기다고 말했었다. 그때까지 그냥 친구들끼리 수다로 여기고 한동안 친구가 사주는 커피와 라면을 잘도 받아 먹었다. 어느 날인가 내 처지에 학교 앞에 커피가 오 천 원하는 카페에서 공강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가 살면서 처음으로 빈부격차를 실감한 순간이다. 카페이름도 안 잊어 먹었다. 올드 앤 뉴.... 집에 돌아와 부모님께 나도 알바를 할테니 연결 좀 시켜 달라 떼를 썼다. 당시 내 친척들이 좀 빵빵해서 전화한통이면 대기업에서 인턴으로 일을 할 수가 있었다. 단지 엄마는 자존심 때문에 전화를 하지 않는 사람일뿐. 두 군데 연락이 왔다. 하나는 지금 SK 전신 유공, 그리고 이모부 회사의 하청회사. 나는 바보같이 유공을 버리고 하는 일이 재미나 보인 하청회사를 택했고 그 회사에서 공주님 대접을 받으며 알바를 했다. 친구와 내가 달랐던 건 친구는 알바비가 용돈이었지만 내겐 그게 등록금이었다는 것. 그때 나는 알았다. 친구와 내가 출발점이 다르다는 걸. 나는 좇아가는 사람이므로 죽어라 달려가야 한다는 걸.

 

친구는 학창시절 나를 많이 의지했었다. 물론 고등학교 때 내가 더 공부를 잘했다는 걸, 뭐라도 맡았을 거라는 걸 내 자신도 이 글을 통해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사회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친구와 연락이 끊어지고 언젠가 친구의 불행을 소식으로 들었을 때, 내 기분은 한마디로 나는 그의 친구인가, 하는 자괴감이었다. 나도 모르게 아버지 덕으로 잘나가더니 너도 별수 없구나... 이런 말을 속으로 읊조리고 있던 나. 친구의 불행보다 내가 이거 밖에 안 되는 인간이라는 걸 확인하는 순간의 무지막지한 충격의 슬픔. 나는 결코 그 친구가 잘 되길 한 번도 바란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의 수치심. 이런 기억은 어쩌자고 한 평생 거울이 되어 따라다닌다. 원래 나보다 못했던 인물은 나중에라도 나보다 잘되면 안 된다는 심리는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3. 思 적인 이야기 

 

 

선거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예전엔 투표하는 날 일찌감치 투표하고 나들이를 갔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것도 기억이 안 난다. 대통령 선거만 겨우 해주고(?) 국회의원 선거날엔 일을했거나 잠을 잔 것 같다. 그러니까 당연히 누가 우리 지역 국회의원인지 관심이 없었다. 세상이 바뀌었는지 사람이 변했는지 정치에 관심이 많아진 요즘이 참 신기하다. 우선 나부터가 요즘 잡고 있는 책들에 놀랄 때가 많다. 차인표가 그랬던가. 도박을 하면 주변에 도박하는 사람들만 만나고 봉사를 하면 주변에 봉사하는 사람만 만난다고. 그런데 책을 읽는다고 주변에 책 읽는 사람만 있지는 않아서 오프에선 좀 외롭다. 나는 오프에서 내가 읽고 있는 책을 말 안한다. 다들 이상하게 쳐다 볼까봐. 다행히 학습지 선생님만 좀 알아주셔서(?) 두권씩 있는 책들을 드리고 있다. 그것도 주로 위로형 에세이루다가.

 

 

                                      

< 대표적 아젠다 세팅의 유형 >

 

1. 게이트키핑(gatekeeping) - 뉴스 결정권자에 의해 세팅될 아젠다가 취사선택되는 과정. 9시 뉴스의 헤드라인은 누가 선택하는가.

2. 프레이밍(framing) - 뉴스를 제공하면서 선택·강조·배제·부연을 활용해 미디어가 의도한 방향으로 대중의 인식을 유도. 조선일보를 포함한 수구언론들의 특장점.

3. 침묵의 나선(spiral of silence) - 대중은 자신의 의견이 소수에 속하면 표출하기보다는 침묵. 알라딘에서도 자주 목격.

4. 비열한 세계 신드롬(mean world syndrome) - 오랜 기간 폭력적인 영상물에 노출된 경우 대중은 영상물에 나오는 비열한 세계를 마치 현실처럼 여기게 되는 현상. 신드롬이 아니라 이젠 일상.

 

2002년 6월 여중생 심미선·신효순 양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지는 사고는 한·일 월드컵에 묻혀 졌다가 끝나고 난후 사회 이슈로 부각되었다. 2009년 1월 발생한 용산 참사는 연쇄 살인범 강호순에 밀렸다. 2011년 3월 장자연 사건은 일본 대지진에 쓸려갔다. 알다시피 BBK는 서태지-이지아 이혼에 묻혔다. 이 책은 아젠다 세터(의제를 정하는 주체)가 대중을 향해 원하는 의제를 설정할수 있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결론은 나의 생각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미디어가 제공한 생각이라는 것. 익숙하다. 예전에 맨날 회의하면 아젠다가 뭐냐고 물어보던 상사가 있었다. 그 상사는 늘 메타포가 어떻고 미장센이 어떻고 프레임이 어떻고 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그런 용어들을 리뷰쓸 때 쓰고 있었다. ㅠㅠㅠㅠㅠㅠ. 그러니까 왜 김용민은 죽어야 하는가, 말이다.

 

 

엊그제 성석제의 소설이 사은품과 함께 도착했는데 조금 뜬금은 없었지만 그래도 신선은 했다. 그리고 드물게 사인문구가 '강같은 평화' 라니, 하하. 꿈을 이루세요, 아름다운 봄날 가꾸세요, 이런 말 아니고 스케일 한 번 크시다. 예판을 구매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 이곳에 오래 살다 보니 적립금과 사은품의 추억을 버릴수가 없는 것이다. 어차피 나중에 사게 될 거 그냥 산다. 그리고 나중에 좋았다 나빴다 이야기 듣기 전에 미리 읽어버린다. 그게 속이 편하다.

 

 

 

 

- 인상깊은 갸녀린 글씨. 가게 간판 같은 명패?. 나는 걸스 제너레이션을 떠올렸지.

 

그외, 나는 지금 내게로 달려오고 있는 이런 책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중 <생각에 관한 생각>은 오백페이지가 넘는다. 이 책을 보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생각버리기 연습은 어쩌란 말이냐...였다. 오늘은 장하준의 <무엇을 택할 것인가>를 읽고 있는데 생각보다 쉬워서 아쉽다. 이런 책들은 약간은 어려워 줘야 하는데 - 그래야 일년에 책 한권 사는 분들이 덩달아 살텐데 ㅋ - 대담집이이고 경어체라 자칫 깊이가 떨어져 보이는 단점이 있다. 경제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 경제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니까 도서 분야가 경제의 하위분야라 하기 좀 그렇다. 어떤 데는 경제/투자/금융 이렇게 구분되어 있더라. 몰라, 경제가 그 경제가 아니잖아 !

 

 

 

 

덧붙임)

 

아이가 겨울에도 감기 한번 안 걸리더니 꽃샘추위가 길어지는 바람에 그만 감기에 걸려버렸다. 나는 아직도 겨울 점퍼를 벗지 못했다. 주말에 1박 2일도 파업 때문에 안한다고 하니 SBS 만 좋은 일 생기는 꼴이다. 이하이는 이번에 좀 점수가 올라갈까? 오늘 보코(Voice of Korea)를 보려 했는데 - 여기서 길 되게 멋있음 ㅋㅋㅋ - 하필 동시간데 GO 쇼를 한다고 해서 고민이다. 날씨가 좀 풀렸으면 좋겠다. 아이가 일진이 입는 노스페이스 점퍼 사진을 보여주었다. 25만원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입고 싶어? 아니 일진이 아니면 못입어.... 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조금 슬펐다.. 마음이 풀어지는 주말, 모두들 달달해지는 주말 되시길 바란다. 참, 그러고보니 이번주엔 볼 영화가 없다. 지난주 건축학 개론을 봤는데 벌서 제주도에 그 바닷가 집 난리가 났다고 한다. 그 이층집 지붕 잔디위에 올라가 하늘을 올려다 보는게 코스란다. 건물이 영화만드는 동안 급하게 만들어서 붕괴위험이 있단다. 다들 자제해주세요. 그런데 수지는 예뻤다. 하지원 영화 빨리 개봉했으면. 청춘들이여 바쁘신가(급하게 반말에서 수정 ㅠ), 중년인 나는 오늘도 꽃샘에 저항한다. 저항한다. 저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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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4-06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용민이 어케된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좋게 봐야 하나? 나쁘게 봐야하나?
오늘 뉴스에선 거의 나쁜 사람으로 몰던데...

성석제는 저도 샀는데 저런 글이 있었군요.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는 거네요.ㅠ
글치 않아도 한사람님 보내주신 선물 받아보면서 와우, 이건 정말 써프라이즈네 그랬어요.
그게 한겹이 아니고 무려 세 겹이었던 거죠.
전 엽서랑 책 안쪽 쓰신 글은 나중에야 발견했거든요.
그러니까 한 사람님한테 잘 받았다고 인사한 후에.ㅋ
그러니 딴 것에 마음이 갔던 거죠.ㅋㅋ
그렇게 하나하나 새롭게 발견해가는 기분 꽤 좋더라구요.하하

저 위풍당당 명패는 어떻게 해야좋을지 모르겠어요.
뒤에 뭘 붙여놓을 수 있게 해놓은 것도 아니고...
역시 사람은 될 수 있으면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야 되는가 봐요.ㅋ

전 아직 감기 안 걸렸어요.
봄의 실종인가 봐요. 바람은 연 3일째 불어대고.
암튼 그렇더라도 좋은 주말 되시길...^^


한사람 2012-04-08 17:51   좋아요 0 | URL

저도 아주 오래전엔 책 안쪽 표지에 써있는 글 같은 건 확인하지 않았어요.
언젠가 누가 준 책을 들쳐보다가 뜻밖의 말이 써있는 걸 본적이 있어요.
틀림없이 당신은 작가가 될 거라나, 하하하
그게 벌써 이십년도 더 되었는데 ㅋㅋㅋ

저는 제가 읽었던 책을 빌려주는건 잘해도 주지는 않아요.
보셨다 시피 책이 지져분하거든요 ㅋㅋ
지금까지 제가 읽어본 책을 준 사람이 딱 세사람이어요.
(스텔라님 포함해서...)
한권은 의외로 깨끗해서 보냈고,한권은 그 친구에게 꼭 필요한 것 같아서 보냈고..
글구 스텔라님이 첨이었어요.

그래서 책을 좀 정리하고는 싶은데
밑줄이 지져분해서 관둔 적이 많았죠. 요즘은 돈벌어서 빨리 이사가고 싶다는 생각만 합니다.
제일 넓은 방을 서재로 꾸며볼까 하구요 ㅋㅋ

김용민의 막말은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이 합작해서 작정하고
야권의 기세를 꺾어보려한 아주 좋은 아젠다였어요.
제가 보는 신문에서 삼일째 김용민이 일면에 사진과 함께 등장했죠.
이런 식의 세뇌에 안당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어쨌든 막말은 막말이었으니까요 ㅠㅠㅠ
(아예 같이 방송한 김구라도 세바퀴에서 나가라고 하던걸요)

지하방송에서 떠들땐 십년후에 자기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게 될지 꿈에도 몰랐겠죠..
하지만 몇마디 말로 그 사람의 인격전체를 비난하는건 논리에도 안맞고
그걸 국회의원 자질로 확대해 사퇴압박하는 것도 너무나 구태의연한 듯 합니다.
(특히, 뒤로는 각종 불법과 편법으로 재산 불리고 기득권 유지한 세력들이
대놓고 가치관이 문제되는 위험한 사람이다 하는 꼴은 역겨워서 못봐주겠어요)
그래도, 야권이 비난의 돌을 함께 맞겠다고 하는 걸 보니(어제 SBS 토론에서 노회찬, 우상호
모두 잘못은 했지만 그 잘못을 가지고 사람을 구석으로 모든 것보다 같이 안고 앞으로 더 잘하게 하는 편이 낫다고 그래서 모든 돌을 같이 맞겠다고...짠했어요 ㅠ)
나꼼수의 영향력이 투표에 미치는 효과가 크긴 큰가봐요.

오늘은 날씨가 풀렸더라구요.
김연수-김영하-성석제, 모두 보수언론에서 좋아하는 작가들이죠.
소설도 평이 좋더군요. 담주에 읽어보려구요.

새로 시작하시는 일 차질없이 잘 진행되길 바라요^^

가연 2012-04-09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거티브가 장난 아니더군요ㅎㅎ 신문 기사들 보면서 피식, 하고 웃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 적인 이야기들 중 두 번째 이야기가 맘에 드는데.. 저는 아직 정말 출발점이 다른 것 같다, 라고 여겨질만한 그런.. 부유한 사람을 만나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끝을 애매하게 놓아두는 이유는, 이미 만났는데도 제가 모르고 그냥 지나갔을 수도 있으니ㅎㅎ 티비에 나오는 부유한 사람들은 정말 딴세계에서 영화찍어서 방영하는 기분도 들고, 풋. 하지만.. 분명 그런 출발점이 다른 사람들이 여기에 존재하기는 하겠지요.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뭐, 소시민적인 마인드를 가진 저로서는 그런 빽[..]이 있으면 좋겠다, 고 생각도 가끔 합니다만, 하하, 하지만.. 그런 부유한 사람들이 부디 잊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자신들이 부유해지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을거라는 것을, 부디 혼자만의 힘으로 되었다고 여기지 말기를.

한사람 2012-04-10 09:42   좋아요 0 | URL

저도 학교 다닐때까지는 잘 몰랐는데
사회 나오고 여러 사람을 만나다보니
그런 비교가 되더군요.
우리집은 특별히 가난한 것도 아니었는데 주변에 부자들이 워낙 많아
상대적으로 느끼는 박탈감이 많았어요.
아마 곁에서 부자들의 속성을 많이 보아서
냉소적인 성향으로 발전했지 싶습니다 ㅋ

이번 네거티브는 심하기도 하고
참 집중적이었죠.
거대언론이 하는 일이라는게
사실은 쪼잔하기 짝이 없다는 것을 또 한번 느꼈습니다 ㅠㅠㅠ


 

 

 

 

 

#1. 소설은 무얼 할 수 있나

 

 

 

김영하의 소설을 반나절 만에 읽었다. 이런 걸 아마 읽어 치웠다 할 것이다. 대단한 흡입력이다. 이 소설은 마치 폭주족이 질주를 하듯 속도를 제어할 수 없는 특성을 가졌다. 2천 년대 중반에 극심했던 폭주족은 이제 차츰 줄어들고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책이 추억의 컨텐츠로 읽혔다. (현실반영이 되어야 하건만...)

 

 

가장 아쉬운 점은 이 작품이 좀 다른 작품보다 먼저 출간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욕심이었다. 최근의 장편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연달아 십대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타인의 고통을 끌어안는 표상으로 기능하고 있다. 남들이 못 듣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거나,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거나 이번 소설처럼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내 것처럼 아파할 수 있는 주인공이 그들이다. 이른바 보이들의 놀라운 초능력이 만개되는 계절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가진 능력은 원래 사람이라면 당연히 지녔어야 할 심성이었다. 기본이 실력이 된 세상. 그러나 그 실력이 그다지 유용하지 않게 된 세상. 세상이 변하다 보니 초능력이 아니어야 할 것들이 초능력이 되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린 언젠가부터 남의 고통을 집단으로 구경하고 간간이 뒤에서 결과를 훔쳐보며 시간이 흐르면 그런 일이 있었나 없었나 싶게 잊어버리는 일이 만연화 된 세상에 살고 있다. 한 때 힘들었던 사람을 위로는 못 할망정 은근히 패배자로 취급하는 분위기도 생겨났다. 이제는 상처 받았고 고통스럽다 하는 것도 일종의 심리적 루저를 구분하는 잣대가 되는 것인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느라 쓸데없는 에너지를 쓰는 사람도 많은 듯 하다.(왜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아직도 베스트셀러인 것이냐.....)

 

 

소설가들은 입을 모아 힘을 합쳐 남의 고통을 외면하면 사람으로서 사람처럼 세상을 살지는 못할 것이다 주장한다.(톨스토이도 이 비슷한 말을 했다. 남의 고통을 냉담하게 외면한다면 인간으로 살 가치가 없다고) 어느 소설가가 그런 말을 안했을까 싶은 아젠다이다. 그런데, 나는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아프고 슬프지만 끝내 현실의 잔혹한 거울이 되는 이런 소설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왜 요즘은 소설이 인기가 없을까. 전자책 소비자들은 대부분 자기계발이나 위로형의 에세이를 택하고 아저씨들은 경제나 자본주의, 시장이 들어간 책을 집어 들고, 주부들은 아이들 교육과 관련한 책으로 신경이 몰려 있다. 소설이 찬밥인 시대. 마음 아픈 것은 소설(바깥이 아닌)속에서도 밝혔듯이 소설이 이 시대에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절망스럽다는 작가 김영하의 넋두리가 냉혹한 현실로 들린다는 것이다. 어제 트윗에서 박범신 작가가 자신의 작품 <은교>의 영화소식이 뜨자 바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사람들이 축하 문자를 주는데 나는 그것이 하나도 기쁘지 않다는 말씀을 남겼다. 책이 먼저고 다음이 영화여야 하는데 영화 때문에 책을 사보는 거꾸로 현상이 반갑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제 영화가 뜨면 후속으로 원작인 책이 자동으로 뜨는 것은 하나의 현상처럼 공식화된 지 오래다. 그래서...차라리 이 책도 영화로 판권이 넘어간다면 좋겠다. 오토바이 폭주 장면이 식상하긴 하지만 영화 은교의 기사들을 보라. 마케팅에 치중하는 건 죄다 칠순 노인과 십대소녀의 치명적인 섹스이다.(어떻게 문학적 관용을 붙여도 그렇게 들린다. 원작에 상상하는 장면 아니었나? 은교 정말 간만에 좋은 소설이었는데 영화를 먼저 접한 독자들이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될까 노파심이 먼저 든다. 뭐, 아직 영화도 개봉 안했는데 영화를 본 것처럼 말하는 나도 실례이긴 하나 영상미에서 어떻게 노시인의 고뇌가 전부 전달되리... ) 그러니 아마 이 작품에서도 알아서 그림이 되는 이슈거리를 만들어 주실 터이다. 암튼,

 

 

소설은 이제 이 시대에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은 이렇듯 독자에게도 전이되고 마는 작품이었다, 이번 고아 이야기는. 내 생각에 소설가의 할 일이나 소설가의 생각은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 독자와 세상이 변한 것 같다. 이야기의 영역과 역할이 너무나, 엄청나게 축소화 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어젠 고아 이야기가 참으로 을씨년스럽고 뜬금없어 보인 하루였다.

 

 

 

#2. 에세이는 무얼 할 수 있나

 

 

 

 

지금 내 책상에 쌓여 있는 책들 중에서 주말에 끝내겠다고 선택한 책은 가벼운 에세이 두권이다. 내용은 절대 가벼운 내용이 아닌데 이번 달에 자본주의와 경제에 대해 필요이상으로 고민하면서 책을 읽었기에 나는 장하준의 <무엇을 택할 것인가>를 잠시 제쳐두고 가방끈 긴 언니형(?)의 조언으로 턴했다. 에세이쪽도 트렌드가 확실 한 것이 남인숙 작가의 <어쨋거나 남자는 필요하다>가 빵 터진 후(처음에 읽었을 때 사실 내용이 알찬데 호응이 어떨까 싶었다.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될지 몰랐다.) 더욱 전문직 여성들의 여성의 노고 치하글, 여성의 우월적 감성 칭찬글은 봄을 맞아 날씨가 화창한 듯 하다.

 

 

<우리는 같은 병을 앓고 있다, 김태경>은 광고판에서 잔뼈가 굵은 AE 출신 저자의 책이다. 구절구절 아주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일단 백 페이지까지의 느낌은 미혼직장여성들에게 안성맞춤인 듯하다. 지난 번 박에스더 기자도 그렇고 대부분 이런 책을 내는 여성들이 이제 조직에서 20년차(가 다 되었거나)를 넘긴 분들이다. 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밥줄을 놓지 않고 투쟁하듯 여기까지 온 여성들이다. 얼마나 할말이 많겠는가. 웃긴 건 이제 조직도 때려쳤고 더 이상 상사눈치 볼일도 없고 애 낳을 일도 없는 내가 정작 이런 책이 필요해야 했을 때에는 거들떠도 안보다가 이제와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런 책들에 열심인지, 참 사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가끔 (같은 연배 작가의)이런 글들을 읽으면서 혹시 지나간 날을 추억하며 그땐 그랬지, 이러는 게 아닐까 싶어 순간 당황할 때가 있다. (지젝에 의하면 맥주 한잔 앞에 놓고 우린 그때 젊었지, 그땐 아름다웠어, 이러는 게 가장 패배적인 일상이라고 ㅠㅠㅠ). 암튼, 그렇더라도 젊은 여성들이 이 책의 주타겟인 건 변함없다.

 

 

 

 

 

다음은 ‘피해자의 덫’을 파헤치고 그 해결방안을 연구한 책이다. 완전 심리학 서적이라 보긴 어렵지만 집중적으로 한 가지만 파고들므로 나쁘지 않다. 가벼움 속의 무거움이라고 할까. 혹시나 스스로 피해의식이 많아 자꾸 상대에게 (결과적으로)상처를 준다거나 반대로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사람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고생을 하고 있다면 꽤 유용한 책이다.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 중에 지독한 피해의식의 종결자가 있었다. 만나기 시작할 때부터 우리가 이별하게 된다면 그건 당신이 나를 떠나가서 그럴 거라고 노래를 했다. 그 말이 듣기 싫어서 제발 그만하라고 사정했지만 그는 어떤 순간이 오면 무슨 생각이 나는 것인지 당신은 결국 나를 버릴 거라고 자주 예언하듯 말을 했다.(그래서 나는 그게 일종의 정언명령처럼 들려 이별해야 한다면 내가 떠나야지, 뭐 이런 어이없는 생각을 실제로 하게 되었다 ㅠ) 그는 여자로부터 버림을 자주 받아 상처가 피해의식으로 발전한 사람이었다. 나중에 헤어지고 나서도 나는 그 말 때문에 헤어졌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 책에서는 피해자의 덫에 빠지게 되는 이유를 두려움, 분노, 슬픔, 죄의식, 거짓힘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해결 방안으로 자기 내부에 (상대는 아니더라도)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내적 힘’이 있다고 믿어야 한다는 것. 여자들이 많이들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사랑하게 되면 내가 충분히 상대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인데 살면서 그런 사람은 보지 못했고 나 역시도 그렇게 못했고 수많은 책에서, 안된다고 하더라.

 

 

가만 보면 사람들은 비슷한 방식의 고통을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안 그럴려고 해도 자꾸만 과거의 고통을 되살리는 인간관계를 또다시 맺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무의식적 선택과정은 ‘과거에 끝나지 않은 관계를 완성’하도록 이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왜 끝나지 않았을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만남을 단절했거나 그대로 세월만 흘렀기 때문이다. 아니 세월이 흘렀으니 해결됬다고 믿는 것일지 모른다. 나는 이 책에서 피해의식의 원인도 공감갔지만 비슷한 방식의 고통을 주고받는 관계가 반복되는 의식의 체계도 흥미로왔다.

 

 

사실 나는 그동안 온라인 서재에서 막연히 피해를 입은 쪽은 나라는 생각이 많았다. 칭찬과 비판을 적절히 섞어 적의감을 잘 포장한 댓글, 익명으로 내 글을 비난한 댓글, 나를 향한 비난에 동의를 한 또 다른 익명, 이간질과 음해성의 메시지, 이기심과 오만 가득한 육성의 목소리, 나를 지켜보는 누군가가 나의 불행을 바랄 것이라는 의심, 우연히 거짓과 위선을 목격하게 되는 난처함, 이런 것들은 조용히 앉아서 눈감고 귀 닫고, 책 읽고 글 쓴다고 해결되는 것들은 아니었다. 어찌 보면 해결이 안 되니까 다시 책을 읽고 글을 썼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 버텼더니, 나도 모르는 ‘내적 힘’ 이 조금은 쌓여진 것 같기는 하다.(이곳에서 오래 버틴 분들은 ‘내적 힘’으로 부정적 요소들을 극복한 분들은 아닐까) 모두 털어버렸다고 하기엔 거짓말이고 적어도 바람이 불었다고 넘어지진 않을 힘은 기른 것 같다.(물론 이렇게 말하고 나는 또 쓰러질 것이다 ㅠㅠㅠㅠ)

 

 

 

 

덧붙임)  책말고 무얼 하는 것들 -

 

주말에 영화를 한편 볼 생각인데 아직 정하질 못했다. <건축학 개론>이 나는 첨부터 끌리질 않았는데 그냥 옛날 생각하며 추억에나 잠기다 와야 겠다. 아침 7시에 고릴라를 통해 ‘김소원의 SBS 전망대’를 듣는다. 시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인데 자주 김용민도 나오더니 이젠 안나온다. 전화가 안 터져서 - 우리집은 무슨 이유인지 SK가 잘 안 터진다 - 할 수 없이 통신사를 이동했다.(전화가 많이 와서가 아니라 오로지 택배 아저씨가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느냐고 해서다) 그러면서 졸지에 스마트폰이 두 개 생겨버렸다. LTE폰의 위력은 광고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히 체감할 정도는 되더라. 그래도 나는 아직 인터넷은 되는 이전 폰으로 뭔가를 한다. 안타깝게도 기계적 삶의 노예가 된 듯하다. 이게 스마트한 삶은 아니잖아. 아이는 친구들과 별의 별 어플을 받아서 잘도 논다. 우리 다음 세대는 우리와는 완전 다른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내적 힘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건 디지털이 아니라 아나로그인데 달리 살아갈 방법을 모르겠다. 우울한 주말이 될 듯하다... 비도 내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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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3-30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교>를 두고 오래 전 아는 놈이 했던 말이 생각나요.
읽어보지도 않고 그런 변태 노인 탑골공원에 가면 많다나...?
그런 식이어요. 그게 아닌데.
박범신 작가의 회의를 알 것 같아요.
얼마 전에도 전 <화차>를 두고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이제 문학과 영화의 연대는 할 수만 있으면 안하는 것이 문학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봐요.
내가 소설가라면 판권 절대로 영화사에 안 팔 것 같아요.
근데 소설은 소설대로 문제가 많죠. 여전히 무슨 나르시즘인지 어쨌든 혼자 뭔가를 하고 있는 것도
같고. 며칠 전부터 <넝쿨째 굴러 온 당신>이란 드라마에 꽂혀 보고 있는데
정말 재미있어요. 작가가 꽤 똑독한 사람 같아요. 그는 시청자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소설도 좀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저 고양이 표지 그림 책 저도 눈독 들이고 있어요.흐흐


한사람 2012-03-31 21:29   좋아요 0 | URL

넝굴째가 새로하는 주말 드라마죠?
요즘 드라마를 끊은지 꽤 됬어요 ㅠㅠ
해품달을 비롯해 암것도 못봤어요.
천일의 약속이 마지막있던거 같아요.
드라마 끊으니 의외로 시간이 참 많아요 ㅋㅋㅋ

대중문화라는 게 장르를 넘나들수 밖에 없게 되어 있는 구조인것 같아요.
다만, 소설이 영화화 되더라도 기존 출판 시장에는 지금처럼 눈에 드러나는 변화로
자리잡지는 말았으면 해요. 베스트셀러가 되더라도
지금 나와서 많이 팔려야 할 책들을 죽이는 구조는 안타까워요.
오늘 서점에 갔더니 매대엔 김정남과 화차가 쓸고 있더군요.
지난 달엔 해품달과 김정운이었어요.
방송에 회자되는 것과 출판시장이 분리될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하네요 ㅠㅠㅠㅠㅠ

재는재로 2012-03-30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의 목소리사 들려 사놓고 읽지를 못했네요 안습 책은 읽기 위해 존재하는건데 시간내서 빨리 읽어봐야지
은교는 예쩐에 읽다 내려놓았는데 이번에 영화개봉한다니 다시 관심이 가네요 심리가 영화화 한다면 무조건 원작을
읽어보고 싶어서

한사람 2012-03-31 21:35   좋아요 0 | URL

재는재로님처럼 영화화한다면 원작부터가 궁금한 분이 많은 것이 정상이죠.
또 읽으려 했다가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관심가지게 된다면 그것도 긍정적인 현상이구요.
다만 그렇게 해서 책이 나중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 공식화 된다면
작가로서 자존심은 상할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이라면 처음부터 관심을 받아야 마땅했을테니까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 는 속독을 부르는 작품이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2-03-31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범신 씨야 젊을 때부터 대중들에게 인기가 좋았고,그래서 평론가들에게서 상업성이 너무 짙은 작가라는 평도 받았죠. 또 작품 몇 편은 영화화도 되었으니 그도 영화판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은교'감독이 정지우 씨인데 박범신 씨가 '정지우라면 믿고 맡길 수 있다'고 했더군요.

한사람 2012-03-31 21:3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예전엔 대중소설가로 인식되던 작가로..저도 기억합니다
영화쪽도 제작자나, 감독이나 다 입장들이 있어서
홍보쪽에서는 일반대중들에게 먹히는 위주로 마케팅을 하는 듯해요.

오랜만이어요, 노이에자이트님^^

노이에자이트 2012-04-01 13:48   좋아요 0 | URL
서로 서로 아는 체도 하고 그럽시다잉~

2012-03-31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31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맥거핀 2012-04-01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은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네요.

글을 읽다가 늘 영화를 먼저보고, 그 다음에 원작소설을 찾아서 보는 저같은 사람은 뜨끔합니다.ㅋ 글쎄요..저는 좀 다른 쪽으로(?) 이슈가 되어도 좋으니 일단은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쪽이니 그것도 좀 뜨끔하구요.ㅋ 뭐 아무튼 정지우 감독이라면 뭐 어느 정도의 믿음은 있습니다. (저는 도리어 그 섹슈얼한 마케팅에 이끌려 보러간 사람들이 이게 뭐냐고 욕할것 같기도 하고, 원작소설을 좋게 읽으신 분들은 그런 마케팅에 짜증내며 안 볼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네요.)

<건축학개론>은 어째 저도 영 끌리지가 않아서..관객동원순위 높은 영화, 남들 다 좋다는 영화는 별로 보고 싶어지지가 않는 청개구리병이 중해서요.ㅋ

한사람 2012-04-01 21:15   좋아요 0 | URL

주말은 좀 피곤하게 보냈네요 ㅠ

그렇게라도 원작이 널리 퍼진다면 다행이라는 생각은 합니다.

<건축학개론>을 어제 보았는데 아침부터 아저씨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영화가 내용도 밍숭하고 배우들의 연기력이 특별난 것도 아니고..
(이제훈은 잘하더군요 ㅋ)
시나리오도 평범한 편인데 왜 흥행이 되고 있나, 그것이 궁금하던걸요.
써니가 아줌마들을 불러모았다면 이 영화는 30대 후반을 향하고 있는 90년대 중반 학번을
타겟으로 한 것 같아요. 지금 한창 내 손으로 집짓자 이런 이슈가 뜨고 있잖아요.
영화속에서 한가인이 그 청순한 입술로 쌍욕을 하는 장면이 있어요..

저는 오늘까지 그 장면만 생각나요..얼마나 충격적인지..
옆에서 다들 헉...헉... 입을 막더군요 ㅋㅋㅋㅋ


보물선 2012-04-02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의 목소리..에서 앞에 마술사 장면의 프롤로그가 뒷 이야기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소설쫌 읽어봤다는 내가, 이게 잘 안잡혀. 너의 느낌이 궁금하다.
난 이 소설 영화화, 반댈세. 영화로 하면 임팩트가 너무 없을지도 몰라 ㅋ (소설로는 꽤 강했던 여러가지 것들~)

아침부터 여기 들린 이유는 전자책 하나 보냈어.
대형마트처럼 1+1이더라구^^
전자책으로는 뚝뚝 끊기는 글을 가지고 있으면 심심할때 괜찮드라.
핸드폰이 2개라고 해서 그냥 서재 앞으로 보냈어.
다운로드 2개의 핸드폰에 성공해 보시길^^

4월은 봄일거야. 그지? 행복한 봄맞이 하렴~

한사람 2012-04-02 10:01   좋아요 0 | URL

물선은 참 내 속에 들어왔다가 나간 사람 같아서 가끔 놀란단 말야 ㅋㅋㅋ

소설 읽고 안그래도 밧줄에 대해서 끄적인 걸 아침에 마무리했거든
리뷰를 읽어보삼~
근데 하필 이 책이 리뷰대회에 걸려있더라 ㅠㅠㅠ

책 읽고 글을 남기고 싶었는데 일부러(?) 안남기는 것도 웃겨서
아주 짧게 몇 줄 썼어 ~~~

그리고 프로이트의 의자 말이야, 나도 주말에 한번 사볼까 했었어.
(주말에만 2600원 한다고 하더라구 ㅋㅋㅋ)
고맙게 잘 받아 읽어볼께!!!!!

좋은 아침, 좋은 한주
(오늘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인데 꼭 비오지 이런날 ㅋㅋㅋ)

가연 2012-04-03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하의 책, 정말 재미있나봐요ㅎ 저는 서점에서 읽을까, 말까 정말 고민하다가 그냥 내려놓았는데.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어야만 직성이 풀릴 거 같아서ㅜㅜㅜ 위로형 에세이는 불티나게 팔리는데, 대부분 자신의 위로만 원하지남을 위로하지는 않는거 같아요.. 랄까, 저도 남말할 처지는 못되지만ㅎㅎ 너무 힘드니깐.. 누가 위로해줬으면 좋겠으니깐ㅋ

한사람 2012-04-04 11:41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술술 잘 넘어가더군요. 확실히 예전보다 어깨에 힘을 덜 준 것은 느껴졌어요.

웃긴건 위로형 에세이를 읽는 걸 그다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건 아닌 듯해요.
몰래(?) 읽는 것 같다는 거죠 ㅋㅋㅋ

앞에선 안 힘든 척 하고 뒤 돌아서서요 ㅠㅠㅠ
 

 

 

 

 

#1. 개념있다는 그 말

 

 

우리 사회에서 연예인은 언제부턴가 ‘개념연예인’과 ‘무개념 연예인’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탈북자 북송반대? - 개념 〇, 종편행? - 개념 ⨉, 아프리카 봉사활동? - 개념 〇, 인종차별발언? - 개념 ⨉, 유기견 보호운동? -개념 〇, 본인사업 홍보? - 개념 ⨉...

 

 

남을 배려하고 올바른 태도를 보이면 생각은 (없을 것 같은데 ㅋ) 좀 있어 보이므로 ‘개념있다’고 한다. 반대로 주변에 민폐나 끼치고 생각 없이 행동하면 ‘개념없다’고 한다. 개념을 생각이 반영된 인식의 결과로 바라보는 태도다. 여기까진 원래 개념의 일차적 정의가 ‘어떤 사물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을 말하므로 수긍이 간다. 그런데 자기 생각을 소신 있게 말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생각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대중의 동참을 요구하는 (결과적으로)정치적인 행위도 ‘개념있다’고 보고 개념연예인으로 언급한다면? 이 심리는 이미 반대쪽 의견을 가진 상대가 ‘개념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깔고 집단동의의 공감을 배경으로 잣대를 선점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대통령을 포함한 보수 여당 정치인, 자본가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 일부 기독교 우파는 적들로 보고 그들의 개념은 인정하지 않겠다가 아닌 아예 없다고 규정해 놓는 것이다. 이 암묵적 동의가 하나의 대중적 이데올로기로 표출된 것이 ‘나꼼수빠’가 아닐까.

 

 

왜냐하면 김어준은 누가 뭐래도 ‘우리 편’에 대한 집착이 강한 사람이다. ‘우리 편’은 누구인가. 바로 ‘저들’을 뺀 나머지다. ‘저들’은 당연히 가카와 그 떨거지, 그리고 새누리당, 위선의 아이콘(종교인), 대기업, 보수 언론이다. 정재승은 이를 김어준의 ‘우리 편 철학’이라 했다. 나꼼수의 인기비결은 바로 저들을 뺀 우리 편 이야기, 우리끼리 하는, 우리가 제일 하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에 있는 것이다.

 

 

#2. 개념 좀 한다는 사람들

 

 

그렇다면 요즘 나꼼수에 독설을 날리고 있는 진중권은 이를 뭐라고 할까. 상상력을 통해 사실과 픽션이 자유롭게 결합하는 특성이 강하므로 파타피지컬(Pataphysical)한 태도가 밑바탕에 깔린 하나의 놀이라고 말한다. 진중권은 어떤 사회현상이 일어나면 자주 파타피지컬하다 말한다. 대표적인 예가 허경영 신드롬인데 젊은이들이 허경영 콘서트에 열광하는 것은 허경영의 허구를 진실로 믿어서가 아니다. 모두 빤한 거짓말인지 알면서도 거짓말을 진짜인 것처럼 대우해주고 믿어주는 척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실제 마음속으로는 거짓말을 확실히 알고 있다는 자각을 하며 서로 의심없이 그 믿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진중권은 디지털 세대의 상상력을 말할 때도 파타피직스를 적용한다. 가상현실 나아가 증강현실 기반의 디지털 세대는 어떤 것이 픽션인지 뻔히 알면서도 마치 사실인 척해주는 놀이에 익숙하고 그것은 디지털 문화의 일반적 특성이기 때문이다. 진중권이 지적한 것은 픽션인지 알고서도 사실인척 믿어주고 즐기는 놀이가 정말로 사실로 받아들여질 때의 위험성이었다.(뭐 개인적으로는 더 짜릿했지만 ㅋ) 그냥 한바탕 놀고 마는 것이 아니라 뒤돌아보니 믿으라고 선동하는 일이 될 때의 사회적 파장과 영향력에 대한 경고였다.(그러니까 파타피지컬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사실 놀이는 놀이로 끝나야 한다는 속내를 담고 있는 건 아닐지 ㅠ, 이데올로기가 헤게모니가 되는 일은 지겨우니까)

 

 

그럼 여기서, 파타피직스(pataphysics)는 무엇일까? 작년 후반기에 출간된 진중권의 아이콘이 떠오른다. 그는 파타피직스 같은 ‘개념어’를 통하면 전문적 철학 지식을 완벽하게 갖추지 않아도 철학적 수준의 깊은 사유가 가능하다 한 바 있다. ‘형이상학’(形以上學)이 ‘메타피직스’(metaphysics)임을 알고 있다면 우선 파타피직스는 형이상학에서 파생된 것일까, 싶기도 하다. ‘메타’(meta)는 ‘이후’라는 뜻이고 ‘파타’(pata)는 그리스어로 ‘이상’을 뜻한다. 물리학의 이상?? 철학 그 너머? 파타피직스는 온갖 우스꽝스러운 부조리로 가득 찬 사이비 철학(혹은 과학)을 가리킨다. 이른바 과학과 철학의 설명을 넘는 무엇이다. 파타피직스라는 개념어를 기준으로 진중권은 아주 자주 파타피지컬하다, 파타피지션이다, 파타포를 활용했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작년 가을 철학의 38가지 개념을 소개한다고 해서 사실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쳐보았지만 칼럼연재를 모은 것이기에 깊이 면에서는 실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로 사회적 현상을 예로 들어 철학적 개념을 적용해 분석하므로 어디 가서 젠체하는 신조어 주력 사용자들에 주눅들진 않을 수 있다. 결국 미학과 철학을 공부한 입장에서 자기 같은 사유의 틀을 제시하는 것인데 아무리 개념어를 쉽게 설명해주어도 우리 입에서 혹은 글에서 체화되어 사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보면 된다. 진중권은 개념의 사용법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범례들을 제시했고 우리는 하나의 사건과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우면 된다. 나꼼수를 바로 파타피지컬하다고 하는 것처럼.

 

 

철학에서의 개념은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 종합하여 얻은 하나의 보편적 관념을 말한다. 진중권의 <아이콘>이 개념이라기 보다는 용어 위주여서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이 책은 딱 그 지점을 보완했다고 할까. 조광제의《철학 라이더를 위한 개념어 사전》은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현상학까지, 철학을 대표하는 80개의 개념어를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제가 ‘서양철학의 역사를 움직인 주요 개념’이므로 당연히 철학사의 개괄적 이해에 도움이 된다.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 기본에 충실했다. 처음에 카오스와 코스모스로 시작하는 도입이 좋다. (결정적으로 두껍지도 않다)

 

 

개념어들은 단순한 용어를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 문화와 예술 등을 둘러싼 모든 사유의 기초가 된다. 개념어를 많이 알고 있다면 그 사유의 폭과 해석의 틀이 풍부할 것이다. 문화비평가 이택광은 ‘주이상스’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주이상스는 불어로 고통스럽지만 멈출 수 없는 극치의 즐거움을 뜻한다. 그가 분석하는 대중은 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중간계급이다. 이들 중간계급은 사회구조적으로 금지된 억압을 방어하는 기제로서, 기존 질서의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지적인)주이상스를 끊임없이 요청하는 주인공으로 근거한다. 통섭학자 최재천은 호모 사피엔스가 자연과 공생하는 종으로 거듭나야 된다며 ‘호모 심비우스’를 주장한다. 그리고 가끔은 에드워드 윌슨이 생물다양성의 보존을 호소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으로 주창한 ‘생명사랑biophilia'의 개념, ’바이오 필리아‘를 제안하기도 한다. 통섭의 시대, 공감의 시대를 맞아 우리에게 ’다윈 지능(Darwinian intelligence)‘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최근에 에세이를 펴낸 소설가 김형경은 훈련하여 몸에 베개 한다는 의미에서 ’훈습‘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훈습은 '정신분석 과정을 철저히 이행하는 작업(Working-through)'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인데 엄밀히 말하면 불교에서 빌려온 용어이다. 하지만 개념적 수사적으로 그 우월한 뉘앙스가 듬뿍 실려오지 않는가.

 

 

글쓰는 입장에서 가장 짜증날 때가 사전을 찾았는데 더 짜증 날 경우다. 예를 들어 ‘대추나무’의 뜻이 뭘까 궁금해 사전을 뒤져봤더니 ‘대추가 열리는 나무’ 라고 적혀 있을 때. 이런 어이없고 민망할 때가 있나. 그런데 사전이 은근히 그런 식이 많다. 여기서 내가 대추도 모르고 나무도 몰랐다면 더 폭발할 것이 자명하다. 하나의 개념을 이해하려면 필히 다른 개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여러 다른 개념들로 하나의 개념을 이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지식이 딸리거나 표현력이 부족하면 별수 없이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개념으로 분석틀을 만들고 그 아래에서 책도 까고 사람도 욕하고 방송도 비난하고 그러는 것이다. 그 사람이 자주 가져와 자신 있게 쓰는 개념이 바로 그 사람의 지적수준이고 인격인 것이다.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것도 실은 어떤 떠오르는 생각을 자기만의 개념으로 구성하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개념을 구체화하고 또 상상을 개념으로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책은 많다. 이외수의 <감성사전>은 사물과 감정을 관점을 바꾸어 보는데 아주 유용하다. 사회학자 남경태의 <개념어 사전>은 인문학적 통찰이 돋보인다. 이어령의 <젊음의 탄생>은 개념 짝짓기에 그만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은 내가 아는 것이 무척이나 없구나를 알려주는데 기여한다.

 

 

 

 

 

 

 

 

 

 

 

 

 

 

 

 

 

 

#3. 개념 오가는 장소를 위하여

 

 

그렇다면,

여기 알라딘은 개념이 무엇일까. 아니 알라딘 서재는 개념이 있는 곳일까. 사회과학적으로 보았을 때 개념은 구체적인 사실들이 귀납하여 일반화된 생각이다. 예를 들어 시청자 대다수가 출생의 비밀, 불륜이 근간이 되어 배신당한 여인이 상상할 수 없는 복수를 하는 형식을 막장 드라마라고 할 때 ‘막장 드라마’의 개념이 생기는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알라딘 서재는 공개와 비공개가 사이좋게 조화를 이루는 지역이다. 투명과 자율이 비교적 우선시 되는 개방성을 지향한다. 선택과 추천을 중요가치로 인식하는 곳이다. 분명한 건 무슨 개념이라 규정지을 순 없지만 칸트 쪽이건 마르크스 쪽이건 둘 다 개념이 있는 쪽은 맞다. 그러나 자율적 가치는 필히 균형과 책임을 수반한다. 상생의 생태계에서는 구성원 모두가 권력자이고 협력자이다. 권력이 어느 한 곳에 집중되는 헤게모니가 발생할 때 반사적으로 상응하는 가치집단이 생기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저들과 우리 편이 나뉘어 진다. 그러다 보면 뒷담화가 주담론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 앞에서는 좋아요! 했다가 뒤돌아서 웃기네! 가 되는 것이다. 소박하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구리동전이 되지 말고 유리구슬이 되었으면 한다. 앞과 뒷면이 구분되어 존재하지 않고 입체적이면서도 속이 투명했으면 한다. 던져지지 않고 굴러갔으면 한다. 유리는 깨지기 쉽고 구슬은 정착하지 않으니 잃어버리기도 쉽다. 그렇기 때문에 유사품에 주의하고 취급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막돼먹은 서재씨는 곤란하다.

 

 

아침에 이어령 전 장관의 딸 이민아님의 부고를 들었다. 아직 한창인 나이에 위암으로 생을 마감했으니 얼마나 눈 감기가 어려웠을까.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책도 한권 안 사봤지만 마음이 아프다. 엊그제 화이트 데이라고 동네 마트 총각이 롤리팝 캔디를 두 개나 주었다. 달달한 주말이 될지 알았는데 씁쓸하기 짝이 없다. 작가님의 명복을 빈다. 3월이 가고 있다. 성당에서 왔다고 무공해 사과 쨈 드리러 왔다고 하는 걸 야박하게 문을 닫았다. 공짜는 싫어요, 이렇게 말했다.(총각이 줄 때 낼름 받은 건 뭐고 ㅠㅠ) 

 

 

좀 더 정중하게 거절 할 걸 그랬다. 개념이 별 건가. 그 여자 참 개념없네, 나라면 그랬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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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2-03-16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한사람님, 이 글 참 좋다..
앞에서 좋아요! 했다가 뒤돌아서 웃기네! 가 눈에 확 들어오면서 드물게 쉬운 글인데 생각하게 해요.
예민하면 글쓰고 그림 그리고 하는 예술가로서는 도움 되지만 보통 사람으로 사회생활하기에 힘든 것 같아요. 느끼는 건 본능적이고 예민한 편인데 실생활에서 타인의 삶에는 무심한 편이라 딱히 주는 게 없으니 받는 것도 적어서 별로 상처로 돌아오지 않는 게 제 삶에서 스스로 평행을 맞추는 건지, 그래서 제가 좀 편하게 사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참.. 먹먹했어요. 살아생전 내도록 아프고 자식마저도 잃으신 분인데, 삶이 참 누군가에게 야박하구나..

그나저나 잼은 그냥 잼이었을까요?

한사람 2012-03-19 10:51   좋아요 0 | URL

문 닫고 나서 잼의 잔상이 한참 남았어요.. 사과잼이 예쁜 병에 더 예쁜 비닐로 포장이 되어 있었죠.
우리집은 일층이라 가끔 그런 분들이 오거든요 ㅠ

저는 감수성도 필요이상으로 예민하고 이성의 그물도 쓸데없이 촘촘해요.
그래서 사는게 엄청 피곤하죠 ㅠㅠㅠㅠㅠ

어제 날씨가 완전 봄날이더만 오늘은 다시 변덕이네요
(실은 오늘 제 생일이라 굉장히 우울해요 ㅠㅠㅠㅠ 엄마 생각이 나서리...)

cyrus 2012-03-1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요.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어라고요,
언뜻 들어보면 별 것도 아니고 그냥 쉽게 지나쳐버리는 말이지만, 공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개념을 알고 있었야한다는 것은 중요한 삶의 진리인거 같아요.
그래서 우리 사회에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왜곡된 의미로 자신의 주장을 고집한다거나
정말로 '개념'이 없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무개념한 사람들이 많은거 같아요.

한사람 2012-03-19 10:54   좋아요 0 | URL

생각이 많아도 다 개념있는 사람이 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떻게 살고 행동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실 생활에서는요.
물론 생각을 안했고 고민도 없었으니 그런 개념없는 행동을 하게 되는 거겠지만요 ㅠ
그런데 요즘 저 같으면 생각은 많은데
막상 실천하지 못하는 일이 더 많아요..
특히 책에서 얻은 지식들은 그것으로 끝나는 게 대부분이죠 ㅋㅋㅋ

가연 2012-03-18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학 라이더를 위한 개념어 사전은 제법 괜찮아보이네요ㅎ 그러고보면 아리스토텔레스도.. 자신의 저서 중간에 개념어 사전을 끼워넣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고대로부터 개념은 참 중요했나봅니다, 풋. 사실 근데 요즘 일반적으로 쓰는 개념있다, 없다와 같은 말과 독서할 때 쓰는 개념의 정립과는 좀 차이가 있는 듯도 하네요.

화이트데이가 며칠 전인데 저는 밥먹으러 갔다가 사탕을 받았.. 그리고 그 다음날 길에 서있었는데 Bar오픈한다고 왠 여성이 사탕과 명함을 주더군요. 젠장, 난 또 갑자기 똑바로 쳐다보면서 다가오기에 신종헌팅인가 했네!ㅠㅠㅠ ㅋㅋㅋㅋㅋ

한사람 2012-03-19 10:57   좋아요 0 | URL

예, 생각보다 괜찮아요.
개념정리 한 책이 좀 보편적인게 있었으면 했어요-철학쪽에서는요, 제가 좀 지식이 짧아서 ㅋㅋㅋ-
철학 아카데미에서 강의한 내용이라 기본에 충실했어요.

빠 오픈한다고 준 사탕과 명함이라...ㅋㅋ
옛날 생각나네요.
만약 그 여성이 아주 예뻤다면 십중 팔구 그 여성은 빠에 없습니다 ㅋㅋㅋㅋ
 

 

 

 

 

#1. 어제 있었던 일

 

 

 

알라딘에 어제 베스트 항목이 생겼다. 하루치 판매 경향을 알 수 있는 항목인데 나와는 뭔 상관이 있을까 싶다가 우연히 눌러보니 내가 읽은 책들이 있으니 반가운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나와 아주 연관이 없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내가 출간하자마자 어떤 책을 사서 읽자 마자 리뷰를 썼다고 치자. 그런데 그 책이 서평의뢰를 받은 책도 아니고 그냥 나 좋아서 내가 감동해서 내가 쓰고 싶은 어느 날 이 책이 무지 좋다고 떠들었다고 치자. 그런데 그 리뷰가 뜻밖에 추천의 몰표를 받아(아니면 열나게 비판했지만 관심을 받아) 많은 이의 공감과 궁금증을 샀다고 치자. 그리고, 그 책의 판매량에 단 몇 권이라도 일조하여(쌩쓰투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다음 날 그 책이 일일 베스트에 등극했다면?  그냥 우연의 일치일까?? 그런데 내 글을 읽고 책을 산 분이 자기도 좋다고 리뷰를 쓰고 그 글을 읽은 분이 또 책을 산다면? 그래서 어제 베스트가 주간 베스트가 되고 끝내 그냥 베스트가 된다면? 우연이건 필연이건 기분이 나쁘지 않다. 뭔가 뿌듯하기 까지 하다, 하하.

 

 

 

나는 내가 읽고 싶어 신청한 책과 출판사에서 의뢰한 책과 간혹 이벤트로 당첨된 책과 그냥 아무런 부담 없이 읽은 책의 리뷰를 여지껏 구분하지 않아왔다. 느끼지 않은 건 쓰지 않고 느낀 건 꼭 쓴다. 나만의 결론을 꼭 쓴다. 분량에 차등을 두지 않는다. 쓰는 동안만큼은 그 책에 올인한다. 저자가 이 책을 왜 썼을까 저자입장에서 최대한 생각해본다... 등등. (나도 이런 내가 기특하다가도 짜증날 때가 있는데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어느 정도만큼 쓰지 않으면 리뷰를 썼다고 생각안하는 프로세스가 뇌리에 각인 된 것 같다.) 나는 내가 그러니 남들도 그걸 일일이 구분할까 싶었다.

 

 

 

그런데 나는 (이 짓을 오래 하다보니), 다른 누가 아닌 내가 구분해서 읽고 있다는 걸 발견한다. 아니 구분해서 읽을 줄 아는 능력이 생겼다가 맞겠다. 딱 보면 이건 출판사 직원이 쓴 글, 이건 서평단 신청하여 쓴 글, 이건 출판사가 의뢰하여 홍보용 책자로 쓴 글, 이건 자신의 순수한 감동을 널리 알리고자 쓴 글, 이건 작정하고 쓴 대회용 글... 이건 정말 쓰기 싫어 죽겠는데 날짜에 맞추느라 억지로 쓴 글. 대충 목적과 의도와 상황이 파악이 된다. 그건 아마도 누구보다 내가 그러해 본적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이런 것들이 파악이 되지 않게(파악이 되더라도 큰 차이가 안나게- 사실 그렇게 쓰는 사람이 진정한 고수이지만 ㅋ) 일정한 톤으로 자기 색깔이 묻어나는 글이 좋다. 그런 글을 쓰는 알라디너가 좋다. 그래서 나는 그런 분에게 끌리고 호시탐탐 어디 그런 분 없나 찾게 된다. 그리고 누구보다 내가 그런 분이 되고 싶다.

 

 

 

여지껏 온라인 서점에 등극하는 베스트셀러와 리뷰어와의 관계를 크게 생각하지 않아왔다. 내가 쓴 글이 어디 판매력에 영향력을 주겠냐(리뷰어만 읽는다 싶었다) 싶은 것도 있었지만 독자들은 자기가 사고 싶은 책은 안 좋다 그래도 사고 안사고 싶은 책은 좋다 그래도 안사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가만보면 나도 다른 분의 글을 읽고 책을 샀고 그 글 때문에 책의 장점과 단점을 알게 되었으므로 내 글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지금까진 애써 부정해왔다) 특히나 출간된 초기에는 더 하지 싶다.

 

 

 

알라딘 MD 한 분이 내게 ‘좋은 서평이 좋은 책을 살린다’는 말씀을 해주셨다.(물론 나는 내 서평이 책을 살렸다는 말로 들었다, 하하) 그렇다면 무책임한 서평이 좋은 책을 죽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비록 일개 리뷰어지만 죽을 책도 살릴 수 있고 살았을 책도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던가. 어떤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블로거의 서평과 책 판매량과의 관계를 조사하여 통계치를 낸다면 재미난 결과가 나올 것도 같은데. 알라디너들은 눈치가 빠르므로 주례사 서평이나 목적용 서평을 잘 구분하실 줄로 믿는다. 나같이 맨날 책하고 놀고 글하고 사귀는 분들은 내가 읽은 책과 그걸 읽었다고 하는 글이 미치는 영향을 한번쯤은 생각하실 줄로 믿는다.

 

 

 

#2. 오늘 있을 일

 

 

 

금요일이 되면 나는 주말에 읽을 책과 담주에 읽을 책을 정리한다. 살면서 국가와 시장과 자본주의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온 사실이 요즘은 많이 부끄럽다. 그래서 그런 책들만 자꾸 관심이 간다. 늦바람이 무섭다. 그런 책들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는 냉정함이 생겨버린다. 냉철함이 생겨야 하는데 비판력이 자꾸 냉소쪽으로 흐르게 된다. 한 문장에서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꾸 따지게 된다. 전에 소설 읽는 분들보다 인문읽는 분들이 냉소적이라고 푸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사실과 현상, 문제점과 해결방안들을 관찰하면서 자기만의 논리체계에 근력이 붙기 때문이다.


 

 

소설은 대개 질문에서 끝이 나는데 인문은 그렇지 않다. 소설은 덮고 나서 하늘과 별을 보게 되는데 인문은 그 사이 흘러가는 구름이 지금 개는 중인지 비를 뿌릴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한쪽은 우주너머로 나가려 하고 한쪽은 내가 밟고 있는 땅을 바라보게 되는 것. 잘은 모르지만 땅바닥은 차갑고 딱딱하니까 그걸 직시하려면 매서운 눈과 예리한 판단력이 필요할 듯하다.


 

하지만 자꾸 예리해지다 보면 나는 내 감성이 자기도 좀 생각해달라고 떼를 쓴다. 그래서일까. 반사적으로 위로와 공감의 책들에 꽂히게 된다. (나는 이런게 내 맘대로 독서의 통섭이라고 생각한다 ㅋ) 부지런히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드뎌 오늘 결정을 하고 그 중에 선택된 책을 사버린다. 아... 책이 좀 쉬었다 나올 수는 없는 것인가. 무도처럼 몇주간 결방할 수는 없는 일인가...

 

 

 

 

 

 

 

 

 

 

 

 

 

 

 

 

 

 

 

 

 


이 중에서 나도 사려고 했다가 마침 양철나무꾼님의 페이퍼를 보고 결심을(?) 굳힌 책은 김형경의 에세이다. <좋은 이별>이후 몇년만인가. 심리학 전공자가 아닌 소설가라서 그런지 글이 늘 따스하다. 오늘 온다고 했는데 두고보자. 우리집은 용인이라 오늘 온다하고 내일오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냥 그러려니 한다.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받으려 했다가 주말이 끼는 바람에 담주로 넘겨서 받는 경우도 있다 들었다. 처음부터 내일갈 수도 있다고 제발 말해달라.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글 쓰고 나서 걱정 말라는 듯 간다고 ㅋ 문자가 왔다.)

 

 

그외 아프다 아우성치는 제목들이 눈에 들어온다. 출판사에서 절대 제목을 양보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김난도 교수의 대박책 이후 제목에 그 여파로 다들 아프다고 한소리다. 청춘도 아프고 삼십도 마흔도 PD도 남자도 모두모두.

 

 

 

실은 <비트겐슈타인과 포퍼의 기막힌 10분> 이 책을 사려고 하다가 그만 김형경으로 턴을 했다. 두 철학자가 십분 동안 피터지게 입으로 싸운 내용과 그 이유, 그 이후의 일에 관한 이야기다. 작년에 사르트르와 까뮈를 보고 느꼈지만 동시대의 라이벌 철학자는 자기 논리가 곧 자기 생명이다. 다시 말해 상대의 생각, 생활은 물론 생존과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십분을 싸웠건 십년을 싸웠건 그들이 펼친 논리는 죽고나서도 끊임없이 평가된다. 그리고 해석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누가 이 책 읽는 분이 있다면 어떤지 좀 알려주시면 좋겠다만.

 

 

 

 

 

 

 

 

 

 

3월에 어머니 생일과 내 생일, 그리고 양력으로 어머니 돌아가신 날이 모두 들어 있다. 내 생일상 차려주시고 딱 삼일후 돌아가셨다. 원래 어머니 생신 5일후가 내 생일. 그래서 우리는 늘 기브 앤 테이크 하는 사이였다. 미역국을 끓일 날이 많아서 고기를 사다 두었다. 그런데 아이가 새우 넣고 끓여 달라고 해서 고기는 냉동실로 들어갔다. 그러니까 내 생일이고 어머니 기일이고 뭐고 결국 아이가 우선이구나. 역시, 살아 있는 사람이 더 중요 하다. 지금 먹어야 할 것, 아니 나 먹을 거보다 새끼 먹여야 할 것이 더 급하다. 내 어머니도 그러했겠지...

 

 

꽃샘추위가 반짝이다. 늘 그랬다. 이제 봄인줄 알면 학교는 거의 5월이나 되어야 따스해졌다. 3월은 봄이면서 아직 봄이 아니기도 하면서 그래도 마땅히 봄이어야 하는 계절. 그러니 다들 마음만은 벌써 개나리, 진달래인 주말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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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무지개 2012-03-09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사람님의 글을 보고 얼른 달려가 어제의 베스트를 보았답니다. 그리고 느꼈습니다. 나는 역시 베스트셀러와는 영 관련이 없는 사람이구나...^^

한사람 2012-03-09 22:55   좋아요 0 | URL

하하, 역으로 베스트셀러위주의 독서가 아닌
어찌보면 주체적인(?) 독서를 하고 계시네요 !!

이진 2012-03-09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제부터 글을 쓸 때 한사람님의 눈치를 슬쩍슬쩍 보게 될것 같습니다.. ㅋㅋ
이거 혹시 한사람님께서 보시지는 않을까? 이거 너무 홍보용, 쓰기 싫어서 쓴 글은 아닐까 하고요.
저도 제 나름대로 강압적인 생각없이 글을 쓴다고는 생각하지만 대회용 도서라면 대회용으로 리뷰를 쓰기도 하고, 평가단 도서라면 어쩔 수 없이 시간에 못 미쳐 쓰기도 합니다. 오우 생각해 보니 다 그렇군요... 흐
한사람님도 봄 무사히 나시길 바래요. 저는 이제부터 생겨나기 시작할 벌레들과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 집 청소를 해야겠습니다!

한사람 2012-03-09 23:00   좋아요 0 | URL

뭐하러 그런걸 눈치봐요 ㅋㅋㅋ
저기 위에 쓴 글은 작정하고 제가 따진다는 게 아니라
어쩌다 지나갈때 느끼는 감상인 걸요^^(그리고 모두 심히 이해해요 ㅋㅋ)

저는 특히 책 검색하고 나서 리뷰를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저렇게 쓰기는 했지만 사실 남의 리뷸 너무 안 읽어줘요 ㅠㅠㅠ 몇몇 제 이웃님들꺼만 겨우 ㅋ)

이진님은 아직 그런거 신경쓰지 말고 성실위주로 작성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집에 벌레가 많아요??
공기가 좋아서 그런가?
여긴 공기가 독해서 그런지 벌레고 모기고 없어요 ㅠ
거기다가 공기청정기까지 틀어놔서 아마 제가 더 더러울지 몰라요 ㅋㅋㅋㅋ

가연 2012-03-11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베스트라는 항목이 생긴 줄도 몰랐네요ㅎㅎ 거의 알라딘 메인에서는 새로나온책 부분만 보다보니깐.. 저 비트겐슈타인과 포퍼의 논쟁 이야기는 예전에 나왔던 책의 개정판처럼 생겼네요. 만약 그렇다면 저자들이 글을 재밌게 쓰는 것 같아서.. 읽으시면 지루하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책을 정리해서 읽는 편이 아니라.. 꼼꼼하시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구먼요 ㅎㅎ

한사람 2012-03-11 09:43   좋아요 0 | URL

저는 몇권 정도 팔리면 하루 베스트가 되는지 궁금했어요 ㅋ
글구 말씀하신 책은 개정판이 맞아요. 이번에 제목에 '기막힌'과 '포커'를 넣었더군요.
책 제목에 사람 이름 들어가면 앞에 쓰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거잖아요 ㅋㅋ
저자가 이번에 <피로사회>라고 냈던데 이 책도 주장이 재밌어요.-신문엔 사진도 나왔더라구요, 하하

책은 요즘 자꾸 쌓여만 가서 사실
어떤 책을 먼저 읽자 하는 우선순위에 대한 계획이지
계획독서와는 거리가 멀다고 봅니다 ㅠㅠㅠㅠㅠ

숲노래 2012-03-12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마음으로 보낸 주말을
좋은 마음으로 월요일부터
즐기시기를 빌어요~
 

 

 

 

 

#1. 우리가 정말 인사를 나누었던가요

 

 

 

 

   동네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가 완료되자마자 앞 다투어 중소형 마트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두어 달 사이 백 미터 이내에 세 개의 마트가 들어서자 우리 아파트 단지 입구에 상징처럼 버티고 있던 구멍가게가 문을 닫았다. 가끔 두부나 참치캔 하나씩 사러 들르곤 했는데 아이는 가게 아저씨가 친절했다고 유난히 아쉬워 했다. 우리 아파트 말고 길 건너 아파트내 가게를 포함해 구멍가게가 두 개나 망하고 그 자리에 편의점이 들어섰다. 편의점 자리가 버스 정류장 바로 앞이라 아이들이 학원버스를 기다리면서 음료수도 사먹고 시간이 나면 컵라면도 사먹고 한다. 달라진 게 있다면 전에 있던 구멍가게 아저씨는 돈이 오가면서 내가 사람에게 돈을 건네며 사람이 계산을 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편의점 알바 학생은 마치 마네킹이나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바코드를 긁고는 무표정하게 영수증을 건넨다는 것.(알바 학생은 아무 잘못이 없다) 아저씨는 ‘날이 춥다’ 혹은 ‘축구에서 이겼다’, 아니면 ‘저런 빌어먹을 놈이 있나’ 같은 한마디를 덧붙이며 요즘 살기 힘들죠? 하는 표정을 지어주셨다. 그래서 늘 검은 모자를 쓰고 무릎에 담요를 덮고 계시던 모습이 주름진 얼굴과 함께 아직도 선명하다. 그러나 편의점 알바는 전혀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서로 눈이 마주치면 큰 일 날것처럼 서둘러 가게를 나오는 게 일상화되었다. 그 아저씨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실까... 이럴 줄 알았으면 거스름돈 받으며 따스한 한마디라도 해드릴 껄... 사는 게 이렇다. 늘 지나고 나서야 더 잘해줄걸 하는 후회는 왜 이리 달라지지 않는 건지.

 

 

 

 

   지난 겨울 학교앞 네거리에 붕어빵 장사가 시작되었다. 세 개 천원이었는데 정말 맛있고 크기도 커서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이었다. 늘 학교 끝나고 북적거리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느 저녁 아홉시가 다되어서 그 앞을 아이와 함께 지나가는데 -그때가 영하 십오도 였는데 차 엔진 수리를 맡기고 마트까지 걸어가던 중이었다 - 붕어빵 아저씨가 막 마무리를 하던 참이었다. 아저씨는 우리를 보더니 반갑게 뛰쳐나와 붕어빵이 남았다며 그냥 가져가시라고 봉지에 한 무더기 싸 주셨다. 먹을 거 주는데 왜 이리 뭉클한지 감사하다 인사를 하고 아저씨 눈을 보았더니 참 선하게 커다란 눈망울을 가지신 분이었다. 그러다가 방학이라서 문을 열지 않는 것인지 자주 문을 열지 않는 모습이 몇 번 포착되었다. 근 한 달 간 한파와 함께 붕어빵 아저씨를 볼 수가 없었다. 또 그러다가 우연히 아이 핸드폰 바꿔준다고 그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이동통신 대리점 앞이 붕어빵 가게) 간만에 문을 연 게 반가워 그동안 문을 왜 안여셨냐고 허긴 너무 추웠죠, 하며 나도 모르게 인사를 했는데. 아저씨는 씨익 웃으며 와이프가 저 세상 갔다고 하는 것이었다. 아... 주책맞게 그 자리에서 눈물이 나왔다. 그 말 듣고 붕어빵을 사면 동정한다고 여기실까봐 그냥 입만 막고 되지도 않는 말을 하고-힘내세요? 비슷한 - 나와 버렸다. 아저씨가 웃는 모습이 마치 슬픔같은 건 초월한 사람같아서 그게 그렇게 눈물이 났다.

 

 

 

   새로 생긴 마트 중 맛있는 과일과 야채를 싸게 파는 곳이 있어서 지난 겨울 자주 이용했다. 그 마트는 조금 더 큰 마트와 조금 더 작은 마트 사이에 끼어 있었는데 주차가 좀 불편해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아 보였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었다. 우리 모녀는 그 마트만 줄기차게 이용했다. 갈 때마다 매장에 사람이 없어 휑뎅그레 한 것이 우리가 미안해 질 정도 였는데 최근에 입소문이 나서 사람이 늘었다. 마트에 과일 담당 총각이 있는데 외모가 꼭 연예인같이 생긴 것이 어쩐지 거기 있기 아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농담도 잘하고 목소리도 크고 우리가 이거 살까 저거 살까 고민하고 있으면 얼른 다가와서 귤도 넣어주고 갑자기 할인도 해주고 그렇게 아는 척을 했다. 며칠 전에 그 총각이 과일과 한참 떨어진 구석 위치에 있던 우리에게 다가와 그동안 사람 없을 때 늘 찾아주셔서 고맙다고 방울토마토를-1Kg 정도 되는-카트에 넣고 갔다. 다른 직원들도 우리가 가면 어쩌다 장바구니 없이 들러도 비닐 값을 받지 않거나 말이라도 한마디 정겹게 해주는 터였다. 우리는 횡재한 기분으로 마트를 나왔다.

 

 

 

   동네 빵집에 언젠가부터 커피를 팔길 게 한번 마셔봤는데 그 옆에 카페베네와 파스구찌보다 맛이 훨씬 나으면서도 값은 반값이었다. 커피향이 정말 진해 한 번 씩 생각이 날 정도였다. 커피를 자주 사다 마신지 몇 개월이 지나자 또 입소문이 났는지 아줌마들이 다 거기 커피를 들고 다니는 것이었다. 옆에 분위기 좋은 카페가 아니라 그 빵집에서 다들 차 마시며 수다를 떨지를 않나. 무언가 내가 구심점(?) 역할을 한 것 같아 뿌듯하던 차에 어느날 빵집 주인아주머니가 빵을 사는데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것이다. 쿠키랑 초콜릿, 날짜가 지나가려고 하는 빵들이었다. 다른 카페도 많은데 매번 찾아 주셔서 고맙다고 한마디를 붙이셨다. 우린 또 올레~ 하며 가게를 나왔다.

 

 

 

   아줌마로 산다는 건 사실 동네 가게 아저씨, 아줌마와 빈번하게 인사하며 산다는 것이다. 이제 어엿한 봄이 되었으므로 동네 장사하시는 분들과 더 따스한 눈빛을 나누며 살아도 좋을 것 같다.

 

 

 

 

#2. 우리는 봄이 왔다고 인사하는 사이입니다

 

 

 

   이번 주에 하루가 멀다 하고 새가 날아들듯 책이 날아 들었다. 3월부터 조금 바빠졌다. 책만 보고 글만 썼더니 그 날들이 소용없는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여전히 책 좀 읽고 글 좀 쓰는 일과 관련해 수익창출의 길로 들어서다 - 그래서 부지런히 읽었는데도 책은 여전히 쌓여있으시다. 가끔 이틀만 글을 안올려도 무슨 일 있냐고 물어 오셔서 아무 일 없다고 하기 참 난감한 경우가 있다. (그리고 눈물나게 고맙다 ㅋ) 다른게 아니라 이런 책을 싸들고 씨름을 하고 있다. 앞으로 책 읽는 속도를 빨리 할 생각이다. 여지껏 내가 책을 느리게 읽는다는 생각은 안하고 살았는데 책이 쌓여 있으니 그것도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헐.

 

 

 

 

 

 

 

 

 

 

 

 

 

 

 

 

 

 

 

   그 중 박에스더 기자가 쓴 에세이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는 나와 같은 세대라 말투며 논리며 결론까지 미칠듯이 비슷하다. 김영하의 장편은 미니북 때문에 예판 주문하였으나 이상하게 손이 가질 않는다.(잡으면 지난번 원더보이처럼 그냥 앉은자리에서 눕는 자리까지 보다가 그 다음날 다 제쳐두고 리뷰쓸까봐 ㅋㅋ) <통섭의 식탁>은 리뷰를 반 쓰다가 다른 일이 생겨 중단 상태.(개학한다고 아이 머리 잘라주러 미용실 갈 때 들고 갔다가 거기 아줌마들이 요리책이냐고 해서 씩 웃었다 ㅠㅠ)  <자본주의, 그 이후>는 예상외로 어렵지 않아 한 챕터 읽고 잠시 호흡 가다듬는 중이다. (어떻게든 이 책의 리뷰를 써 보고 싶다) 이웃님이 뒤늦게 바람들었냐고(소설 안 읽고 자꾸 인문 기웃거리니까, 하하)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나 살아온 이 체제-하니까 왜 나꼼수 생각이 나는 것이냐-를 여지껏 크게 고민안하고 살아온 세월이 한심해 죽을 지경이라서 그렇다.

 

 

 

   다음 주 내로 폭풍 리뷰가 이어질 듯하다. 만약 이어지지 않으면 그래도 여전히 책 읽고 (낑낑대며)글쓰고 있는 줄 아시길.

 

 

 

   이상 울 동네는 봄이 왔다고 한사람이 알려드림. 우리는 적어도 계절이 바뀌면 그렇다고 그러냐고 좋겠다고 좋다고, 서로 인사는 하는 사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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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2012-03-03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내음과 더불어 사람향기를 맡으셨군요~ 디지털 시대의 아놀로그 감성이 사라져서 안타갑지만 복귀는 힘든일이니 그 안에서의 새로운 감각을 발견해야 겠지요?

아~ 이제는 김영하 소설은 읽고 싶지 않던데요~ 너무 재미없어요 이제는 ㅎㅎ

한사람 2012-03-04 15:21   좋아요 0 | URL

그래요? 저는 특별히 읽고 싶은 작가도 읽기 싫은 작가도 없어요 ~
다만 김영하는 단편이 너무 허망해서 장편이 더 낫더라구요.
또 김영하급(?) 작가들의 소설은 어차피 읽을거 빨리 읽는게 속편하더라구요.

어젠 아이가 친구하고 영화본다고 <휴고>를 예매해줬는데 완전 재미있었다고 해서
같이 그거나 볼껄, ㅋㅋ 후회중이어요^^


아이리시스 2012-03-03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 봄이 왔어요, 한사람님.
김영하 먼저 읽어주세요 ^_________^

제가 <검은 꽃>을 좀 많이 좋아해요.
음, 그러니까 '버려진 자' '잊혀진 자'에 대한 코드가 좋아서요.

어제 주문하려니까 월욜에 온다고 해서(하루에 안오고) 그냥 미뤄뒀어요. 읽고 싶어요. 히히히.

한사람 2012-03-04 15:25   좋아요 0 | URL

저 위의 4권의 책중에 김영하가 4위였는데, 하하
아이님때문에 슬쩍 바꿔치기 해야겠군요 ㅋㅋㅋ
저는 가장 중요한 ㅋ <검은 꽃>은 안 읽어보았어요.
단편들 하고 <빛의 제국>, <퀴즈쇼>정도만~
제가 그런 식으로 예판을 안사고 어영부영하다가 어정쩡하게 산 책이 신경숙의 <모르는 여인들>이었거든요. 어차피 읽게 될거면 다음부턴 그냥 예판으로 편하게 주문해 놓자~~ 그때부터 그렇게 마음 바꿨지요, 히히
솔직히 따라오는 클리어 파일이나 미니북 시리즈들이 별거 아닌 거 같아도
나중에 막상 그런거 없이 덜렁 사려고 하니 배만 아프더라는 ㅋㅋㅋㅋ



이진 2012-03-03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웃과 인사하고 친하게 지내는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몰라요.
저희 집이 시골바닥의 메카라 불리우는 곳이라서 꽤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보시는데
그때마다 너무나 정겹고 행복하답니다 ㅎㅎ
저도 폭풍 리뷰써야할텐데... 저는 이제 리뷰에 자신이 없어졌어요. 흑흑

한사람 2012-03-04 15:31   좋아요 0 | URL

늘 놀라고 있어요, 이진님의 필력이
이제 고1 학생의 것이라는게 믿기지 않아요, 하하
나는 그때 무얼했던가, 뭐 이런 생각 했어요 ㅋ
사진 바꾼거 조금 적응이 안되긴 하는데요...

음..리뷰는 말이죠..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첫번째 이유는 무엇보다
1. 잘써야 한다.
2. 남들이 잘 쓴다고 한다.
3. 나도 내가 잘 쓴다고 생각한다.
4. 그래서 더 잘쓰고 싶다.

이런 생각들(이 적어도 두개 이상 있기) 때문에 그런것 같아요. 그래서요.
1. 내가 왜 잘써야 하는가.
2. 남들은 다 남들에게 잘 쓴다고 한다.
3. 나는 내가 못 쓸수도 있다는 걸 안다.
4. 그러므로 나는 잘 쓰지 않아도 괜찮다.

이렇게 생각을 한번 바꾸어 봐요 !!!!!
화이팅~~~~~~~
(잘 써야지 잘 쓰고 싶다, 생각하면 더 안되는거 알죠??)

이진 2012-03-04 23:21   좋아요 0 | URL
후후... 사진바꾼게 전부 적응안되신다고
하지만 저는 이 남자가 좋기에 *^*

맞아요. 신간평가단원이기도 하고 주위에서 어린나이에 대단하다고들 말해주니
제 스스로 강박감(?) 같은것이 생긴것 같아요.
"나는 글 못쓰는데...? 아직 내 수준은 그 정도에 다다르지 않은것같은데"
하면서 더 좋은 글을 써내야겠어, 더 좋은 단어를 사용해야겠어 하는 압박?
생각을 바꾸는 것이 신선한걸요! 남들은 남들에게 다 잘쓴다고 한다!! 후후후

한사람님의 응원을 따라 이제는 마음을 담아서 글을써야겠습니다..
머리로 말고 마음으로요...히히

한사람 2012-03-05 21:14   좋아요 0 | URL

강박감이 심해지면 자신도 모르게 글이 자꾸 무거워져요.
가장 좋은건 내가 글 올리는 세상엔 나보다 글도 잘쓰고
책 많이 읽은 사람도 많다~ 이런 생각, 하하
또 스스로 자기 기대치를 조금 낮추어 보는 것도 좋아요.
리뷰를 한권 쓰고 말것은 아니니까
이번에 좀 아니다 싶어도 다음번에 제대로 쓰지 뭐,
이런 식으로요.
저도 실은 이렇게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어요 ㅋ
잘썼다고 못썼다고 아무도 뭐라 안하는데 나 혼자 의심하고
걱정하는게 문제죠 !!!!

맘을 좀 편하게~~~~ 먹어봐요~

cyrus 2012-03-03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이라서 그런 걸까요? 어제부터 개강하면서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지금과 같은 이런 좋은 기분이 좀 길게라도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

한사람 2012-03-04 15:33   좋아요 0 | URL

앗, 캠퍼스의 개강 !!!
부러워요, 부러워. 아직도 학생인 시루스님이요.
저도 꼭 같은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과 같은 이런 좋은 기분 좀 더 오래 ~~~~하하

(무도 한달 이상 안하고 있는거 어케 생각해요? 씩씩씩~~~)

카스피 2012-03-03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는 모습이 넘 정겨워 보입니다.그런데 우린 어는새 그런 정겨움보다는 편리함에 빠져들어 인간다운 정을 느끼는것을 잃어버리는 것 같네요ㅜ.ㅜ

한사람 2012-03-04 15:36   좋아요 0 | URL

어머, 카스피님. 가끔 이렇게 좋은 말 남겨주셔서
간지럽지만 고마워요 ㅋㅋㅋ
(저는 제가 하는 짓을 잘 알기 때문에요 ㅠ)

제가 사는 동네는 초등, 중등, 고등학교가 아파트 단지와 믹스되있어요.
학부모인 아줌마들과 장사하는 분들을 자주 스쳐지나가요.
저도 성격상 마구 인사하는 체질이 아닌데,
한번 꽂히면 의리있게 거기만 가요 ㅋㅋㅋ
그러다 보면 정도 나누고 가슴이 따뜻해지던걸요^^

2012-03-03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4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04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붕어빵아저씨 이야기에서 울컥 저도 눈물이 솟았어요. 동네이웃들과 겨울도 봄도 함께 하는, 마음으로 여러가지 헤아리고 반가워하고 안타까워하고 뿌듯해하는 한사람님 모습이 좋아요~.

한사람 2012-03-04 15:44   좋아요 0 | URL

예... 지나갈 때마다 짠하고 그래요 ㅠㅠㅠ
저는 한번 친해지긴 어려운데 한번 또 친해지면
되게 오래가는 스타일이어요 ㅋㅋ
가게도 한군데만 파구요.
눈빛이 선하지 못한 사장님이 하는 곳은 절대 안가요ㅋ
(그리고 주인이 착하면 동네방네 사명을 가지고 소문내요 ㅋㅋㅋ)

섬님은 울산에 사시죠? 저는 울산에 두번 가보았는데,
그때마다 죄다 거리에 현대차만 다녔던 기억이 있어요.
친구가 울산에서 아나운서를 했어요.
비록 먼 곳이지만 같은 마음 느껴주셔서 참 가깝게 느껴집니다^^

숲노래 2012-03-04 0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이웃들하고
좋은 이웃이 되어
하루하루 좋은 이야기 나누어 주셔요..

한사람 2012-03-04 15:50   좋아요 0 | URL

예..된장님 !

그런데, 된장님 방에 몇 번 갔다가 아직도 좀 부끄러워서
그냥 두어번 그냥 왔어요 ㅋ
(그걸 왜 말하게 되지?? ㅋㅋㅋㅋ)

참, 저는 오늘 날이 안좋아서 빨래 안돌렸어요 히히

순오기 2012-03-04 0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인사에 참 인색했다는 반성을 부르는 페이퍼네요.
드뎌 봄이 왔네요~ 엊그제 봄비도 내렸으니 곧 화분도 내 놓아야겠네요.^^

한사람 2012-03-04 15:50   좋아요 0 | URL

에잉, 뭐 반성까지 안하셔도 되요.
저도 살갑게 인사는 못하고 그냥 꾸준히 다니다 보니까
주인들이 고마와 했던거 같아요.
매출 없을 땐 그런 손님들이 고맙잖아요.
(거기다가 제가 좀 소문을 냈거든요, 하하)

순오기님 사시는 동네는 오늘 구름 없나요?
여긴 흐려서 좀 꾸리한 날이어요.
내일부터 아이들 본격적인 학교 생활이 시작되는군요.
초등생은 주 5일 수업이 실시되어서 엄마들이 투정하고 있어요.

오늘 식구들 잘 챙기시구, 내일부턴 또 활기차게
기분좋은 봄날 맞으시길(이 무슨 거창한 ㅋㅋㅋㅋ) 바라요^^

마녀고양이 2012-03-05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파트에도 6년간 하던 가게가 사라지고, 편의점이 들어섰어요.
학생들이 항상 컵라면이나 인스턴스 뭔가를 먹고 있죠. 음.... 글쎄요.... ㅠㅠ

동네의 개인 음식점도 하나둘 사라지고, 체인점만 계속 들어오네요. 던킨 도너츠, 베스킨 라빈스, 롯데리아
올해 이렇게 세개나 들어왔다죠... ㅠㅠ. 저는 일대일을 좋아하는, 동네 아줌마인데... 머랄까 좀 그래요. ^^

그래도, 봄이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여유를 갖을까 해요. 히힛.

한사람 2012-03-05 21:17   좋아요 0 | URL

마고님!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봄비가 살짝 왔어요.
난 이런 날 좋거든요.
커피도 유난히 진하게 다가오고 ㅋㅋ
구멍가게 없어져서 여간 아쉬운게 아니어요.

오늘은 반찬가게가 하나 없어지고 그 자리에 부동산이 들어 왔어요.
씁쓸 ㅠㅠㅠ
신간 쌓여 있는데 저는 김형경 에세이를 장바구니에 넣고 살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ㅋㅋ

보물선 2012-03-08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글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기업이 뛰어드는 걸 비판하는 글처럼 읽힌다 ㅎㅎ

사람냄새 풍기며 사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느낌으로 읽어야 하는데, 내 참^^

한사람 2012-03-09 09:00   좋아요 0 | URL

대표적인 게 떡볶이집이지 ㅋㅋ
이젠 그 옛날 오뎅국물 맛도 안나더라 ㅠㅠㅠ
깔끔하게 포장되어 와서 위생적이긴 하지만
그러는 사이 덤으로 오가는 정은 사라졌어.
예전엔 아파트지만 세탁~ 이런 소리도 들리고 했는데
세탁소도 무슨 크리닝으로 다 바뀜.
사람냄새가 아니라 돈냄새만 남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