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을 산책하다가 좋은 글을 줍다> 직업과 사랑의 공통점



책을 읽다보면 좋을 글을 만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글을 읽을 때면 다른 글로 넘어가기 전에 그 글을 여러 번 읽게 되는데, 괴테 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연애소설이 내겐 그러하였다.


이것을 처음 읽었을 때는 내가 대학생이었던 시절이었는데, 그땐 이 작품이 명작인 이유를 몰랐다. 시시했기 때문이다. 그저 한 여자를 짝사랑하는 한 남자의 불행한 사랑이야기일 뿐, 그 어떤 감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삼십대 중반에 다시 읽게 되었는데, 그땐 예전에 읽었던 느낌과 아주 다른, 새로운 명작을 읽는 듯했다. 이렇듯 읽는 시기에 따라 작품의 느낌이 다른 이유는 아마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나의 정신도 변화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과 함께 나의 정신도 성숙해진 까닭이겠다.


이번에 어떤 글을 쓰기 위해 세 번째로 이 소설을 다시 펼쳐보게 되었는데,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어 이 글을 쓴다. 이 소설의 주인공 베르테르를 통해서 직업과 사랑의 공통점을 발견한 것이다.





직업과 사랑의 공통점 세 가지


“일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직업의 선택이다. 그런데 그것을 좌우하는 것은 우연이다.(파스칼)”

“일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의 선택이다. 그런데 그것을 좌우하는 것은 우연이다.(pek0501)”


직업은 그 사람의 성품을 채색한다.(S. 존슨)”

사랑은 그 사람의 성품을 채색한다.(pek0501)”


“이 세상에 비천한 직업이란 없다. 다만 비천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링컨)”

“이 세상에 비천한 사랑이란 없다. 다만 비천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pek0501)”





왜 하필 다른 사람이 아닌 그가(또는 그녀가) 나타나서 나로 하여금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걸까, 여긴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운명적인 것이었을까, 하고 누구나 한번쯤 생각에 잠겨 봤을 것이다.


베르테르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


“내가 마차에서 내리자 한 하녀가 문 앞으로 나와서 로테 아가씨가 곧 나오실 테니 잠깐 기다려 달라는 전갈을 하였소. 나는 앞뜰을 지나 훌륭한 저택이 있는 쪽으로 발길을 옮겼소. 집 앞 층계를 올라가서 현관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나는 여태까지 보지 못한 매혹적인 정경을 목격하였소. 즉 그 현관 홀로 위로는 열한 살에서부터 아래로는 두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들 여러 명이 한 처녀를 둘러싸고 있었던 것이오. 팔과 가슴에 연분홍색 리본이 달린 말쑥한 흰 옷을 걸치고 있는 그 처녀는, 얼굴이 아름답고 키도 알맞은 편이었소.” - 32~33쪽, 혜원출판사. 


그녀(로테)는 손에 검은 빵을 들고 자기를 빙 둘러싼 아이들에게 각각 나이에 따라 빵을 조금씩 잘라서 정답게 나누어 주었는데, 그러면 아이들은 저마다 천진스럽게 고맙습니다, 하고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었다. 그런 그녀(로테)의 모습에 베르테르는 반해 버린다.


“나는 겉으로는 (로테와) 덤덤히 몇 마디의 인사치레를 했지만, 속으로는 어느덧 그녀의 몸매와 음성과 거동에 완전히 매혹되어 버렸소. 그리하여 그녀가 장갑과 부채를 가지러 방으로 들어갔을 때에야 비로소 겨우 정신을 차릴 여유를 갖게 되었소.” - 33쪽.


이렇게 베르테르는 로테의 아름다운 모습에 마음을 빼앗겨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하지만 로테에겐 이미 알베르트라는 약혼자가 있었다. 이 이뤄지지 않는 사랑은 마침내 베르테르가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눔으로써 삶을 마감하게 한다. 그는 죽기 전에 로테에게 편지를 썼다.


“아아, 나는 얼마나 당신과 굳게 결합되어 있었던가요? 처음 만난 순간부터 나는 당신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리본도 함께 묻어 주십시오. 내 생일날 당신이 선물로 준 것입니다. 그런 물건들을 나는 얼마나 탐냈는지 모릅니다. 아아, 그 길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올 줄은 몰랐습니다. 진정해 주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탄환은 재어 놓았습니다. 시계가 12시를 치고 있습니다. 그럼, 로테여, 안녕!” - 231쪽.


사람이 죽음을 선택할 땐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베르테르의 경우에 그의 성격이나 사고방식에 자살의 원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고, 그 당시의 신분차별의 귀족사회에 대한 그의 불만이 자살의 원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로테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은 없었을 것이라고 볼 때 그의 죽음은 그 괴로운 사랑 때문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베르테르를 통해서 직업과 사랑의 세 공통점을 보다


로테가 동생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아름다운 모습이 왜 하필 베르테르의 눈에 띄어 자살이라는 비극을 겪게 했을까. 베르테르가 로테가 있는 그 시골 마을에 가지만 않았어도 그는 그런 사랑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의 사랑은 우연의 산물이었다.


“일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의 선택이다. 그런데 그것을 좌우하는 것은 우연이다.(pek0501)”


베르테르는 로테에 대한 뜨거운 사랑에 빠져서 자살을 선택할 만큼 극단적이고 격정적인 사람이 되어 버렸다.


“사랑은 그 사람의 성품을 채색한다.(pek0501)”


로테에게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고 해서 베르테르의 사랑을 비천하다고 말할 수 없다. 어떤 사랑이든 그것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다.


“이 세상에 비천한 사랑이란 없다. 다만 비천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pek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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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할 책>


괴테 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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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운 후기> 행복에 대한 글을 쓰면서 스쳤던 생각들


‘행복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란 글을 썼다. 그동안 살면서 내가 이해한 행복론인 셈이다.


그 글을 쓰면서 많은 생각을 했는데, 내가 쓴 것은 고작 한 줄기의 글이었다. 말하자면 내가 가꾼 생각의 꽃밭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진 하나의 꽃만 선택해서 보여 준 것이 그 글이었다. 이때 아름답다고 한 것은 물론 나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것일 뿐, 객관성은 없다.


여기 페이퍼에선 그 글에 쓰지 못한, 그 글을 쓰면서 스쳤던 생각들을 열거하고자 한다.


1.

행복은 ‘느끼는 자의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리 타인들의 눈에 행복하게 보이더라도 그 자신이 행복을 느끼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랴.


그런데 행복이란 것도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즉 행복해야겠다, 라고 마음먹은 사람만이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행복을 자기 자신 밖에서 발견하려고 하는 사람은 잘못된 사람이다.”(소크라테스)

“행복은 어떤 일정한 것 속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고스란히 나 자신 속에 머물고 있었다.”(J. J. 루소)

“행복과 불행은 모두 마음에 달려 있다.”(데모크리토스)


내용이 형식을 좌우하기도 하지만 형식이 내용을 좌우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억지로라도 소리 내어 웃으면 몸 안에서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실제로 우울한 기분이 사라진다고 한다. 다행히도 우리 몸은 가짜 웃음을 판독하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므로 우울증에 걸리지 않으려면 TV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웃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단, 이것이 초기의 우울증엔 효과가 있지만 우울증 중증엔 효과가 없다는 것.


형식이 내용을 바꿔 주는 또 한 가지 예로, 밝은 옷을 입으면 기분이 산뜻해지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므로 행복하기 위한 노력은 꼭 필요할 듯하다.


2.

역사학자 윌 듀란트는 그의 연구생활과 학식에서 행복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지식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는 여행을 해 보았으나 권태만을 느꼈다. 재산을 모아 보았으나 근심과 불화만 발견하였다. 저술에 몰두하여 보았으나 피곤하기만 했다. 어느 날, 그는 뜻밖에 참으로 아름다운 한 장면을 목격하였다. 한 여인이 작은 차 안에서, 잠자고 있는 아기를 팔에 안고 앉아 있었다. 조금 있으니 한 남자가 기차에서 내려 그 여인에게 다가가더니 아기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여인과 아기에게 입을 맞추는 것이었다. 잠시 후 그들이 승용차를 몰고 가는 것을 지켜보던 듀란트는 깨달은 것이 있었다. “아, 행복이란 저런 것이로구나.” - <세계예화집>에서.


3.

전쟁이 난다면, 그래서 컴퓨터가 작동되지 않고 텔레비전도 시청할 수 없으며 음악도 들을 수 없다면, 우리는 깨달을 것이다. ‘아, 평범한 일상 생활 속에 행복이 있었구나’라고.


큰 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그때도 깨달을 것이다. ‘아, 건강하던 모습으로 돌아가 일상 생활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그렇다면 미리 깨달아서 행복해 하면 안 될까, 다음과 같이.



하루를 열어 주는 새 아침이 날마다 있음에 행복하리라. 창문을 열면 기분 좋게 들어오는 신선한 새벽공기에 행복하리라. 책장을 넘기며 마시는 한 잔의 커피에 행복하리라. 가족이 정겹게 둘러앉는 저녁식탁에 행복하리라. 피곤한 몸 누이며 포근한 밤잠을 청하는 시간에도 행복하리라.



4.

삶의 본질을 압축하면 희극과 비극이다. 이것 이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


“인생은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희극이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비극이다.”(H. S. 월폴)


누구나 왜 내게는 큰 행운이 오지 않느냐고 불평을 하고, 소망이 이뤄지지 않느냐고 한 숨을 쉬며 사는 동안, 인생을 조금씩 알게 된다. 그리하여 삶이란, 희망을 갖고 살다가 그것에 속으며 늙어 가는 것임을 이해하게 된다. 가난한 사람은 부자를, 환자는 건강을, 실직자는 안정된 직업인을 꿈꾸지만 실현되지 않는 꿈으로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희망이 있는 삶과 희망이 없는 삶의 차이는 엄청나서 삶의 모습을 정반대로 바꾸어 버리기도 한다. 희망이 있는 삶에 희극이 있다면, 희망이 없는 삶엔 비극이 있다.


노신은 ‘희망’에 대해 다음의 글을 썼다.


나는 생각한다. 희망이라는 것은 원래 있는 것이라 할 수도 없거니와 없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실상 땅 위에 본래부터 길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노신 저, <고향>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속을 수 있는 희망’조차 품을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닐까. 반대로 희망을 가진 사람들은 그 자체로 행복한 사람들이다.


5.

사랑을 제대로 하려면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복도 제대로 느끼려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유홍준 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에서.


삶을 사랑하면(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면) 행복을 알게 되고, 행복을 알면 느끼나니 그때에 느끼는 행복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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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과 관련한 책>


노신 저, <고향>  

 

 
 

         

 

  

 

 


 

 

 

 

 

 

   

  

  

 

 

 

 

 

 

 

 

 

 

         

        

 

 

 

유홍준 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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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6.25전쟁으로 빼앗긴 들에도 어김없이 봄은 왔듯이, 비명횡사한 사람들이 있는 슬픈 세상에도 어김없이 봄은 왔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비탄에 잠겨 있습니다. 아버지를 잃거나 아들을 잃거나 남편을 잃은 사람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이렇게 태평하게 사는 우리들과, 이렇게 태평하게 돌아가는 세상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 됩니다.


지금 그들에겐 무엇보다도 사고의 확실한 원인 규명과 국가적 차원의 배려와 국민들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것입니다.


가족을 또는 동료를 잃은 큰 슬픔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하는 그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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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0-04-09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루쉰의 저 말을 참 좋아합니다. 희망이란 것이 원래 있던 것도 아니고, 없던 것도 아니란 희미한 말을요... 책이 한 권 분실돼서 좀 아쉽지만, 제가 시간 되면 다시 좋은 책 보내드릴게요. ^^

페크pek0501 2010-04-10 12:33   좋아요 0 | URL
^^^한 권을 받으나 두 권을 받으나 그 고마운 마음은 똑 같 아 요.
젓가락 두 짝의 모양이 똑같듯이 말이에요.ㅋ
그러니 또 보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정말 감사하게 받았답니다.

글샘 2010-04-10 16:24   좋아요 0 | URL
ㅎㅎ 똑 같 아 요... 리듬이 잘 느껴지네요. ^^

페크pek0501 2010-04-19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일만에 들어오네요. 주인은 없는데, 방문자 통계를 보니 방문자는 매일 백 명이 넘었군요. 새 글도 없는데 말이죠. 방문자 수가 만 명이 넘었다는 것을 오늘 알았어요.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글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 친정에 있어요. 친정부모님을 제가 돌봐드려야 할 사정이 있어서요. 전 형제가 오빠뿐인데, 부모님이 아무래도 며느리보단 딸을 편하게 생각하셔서 발이 묶여 있습니다.ㅋ

친정엔 컴퓨터가 없어서 산책하러 나왔다가 길가 PC방에 들렀어요.

다시 글을 쓸 수 있는 여유로운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 페크.




순오기 2010-04-20 01:05   좋아요 0 | URL
아~ 친정에 와 계시군요.
음, 우리사회도 모계사회로 가는 조짐이 많이 보여요.
앞으론 부모를 모시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친정부모를 모시는 게 편하지요.

페크pek0501 2010-04-24 23:17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순오기님.
모계사회가 될 가능성이 많지요. 제 주위에도 결혼한 뒤 자매들끼리 모여 사는 사람들이 많아요. 형제들간이나 남매간보다 자매간이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래서 전 언니나 동생이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요.

어제 서울에서 돌아왔어요. ㅋ 일상을 떠나보면 알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순오기 2010-04-27 23:19   좋아요 0 | URL
댓글은 달리는데 새글은 안 올라오네요.^^

페크pek0501 2010-04-29 08:24   좋아요 0 | URL
관심 주셔서 고맙습니다. 새 글을 쓸 여유가 없네요. 오늘도 서울에 가서 3일간 있어야 한답니다. 당분간 그렇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단상(6) 행복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것


사람은 언젠가는 자신이 행복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는다. 하지만 어느 때이고 행복함을 자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의 행복은 감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현재가 시간이 지나서 과거가 되고 나면 행복한 시간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행복한 추억’이라는 이름이 생겨난다. 과거의 행복은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미래 또한 그렇다. 아직 경험하지 않은 시간은 행복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하여 우리 대부분은 ‘행복했다(과거)’, ‘행복할 것이다(미래)’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좀처럼 ‘행복하다(현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러한 예는 ‘여행’으로 들 수 있다. 예전에 가족과 또는 친구들과 함께한 여행의 사진을 통해서 행복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과거의 시간은 행복하게 느껴진다. 미래 또한 그렇다. 며칠 뒤 여행을 간다고 하면 그 여행준비를 하는 며칠 동안 설레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 해 보았을 것이다. 여행할 미래 또한 행복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거나 미래의 여행은 행복한 그림으로 상상되곤 하는데, 현재의 여행은 어떠한가. 막상 여행을 가면 ‘집 떠나면 고생이야’라고 생각하거나 ‘뭐 이래, 여행이 시시하잖아’라는 생각이 들기 쉽다. 그래서 현재의 행복은 손에 쥐기가 어렵다.


왜 사람은 현재에 대해선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이것에 대한 답을 이렇게 찾는다. 행복은 사라진 뒤에야 그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라고. 사라져 봐야 그 소중함을 알아서다. 그것은 마치 젊은이들이 젊음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다가 나이가 들어서야 그 젊음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이렇게 행복에 대해 과거와 현재와 미래 등의 시간적 거리로 나눠서 표현해 봤는데, 쇼펜하우어는 행복을 공간적 거리로 나눠 표현하였다.




인간의 행복은 아름다운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풍경과 같다. 이 풍경을 멀리서 보면 놀라울 만큼 아름답지만 가까이 다가가거나 그 안에 들어가면 조금 전 놀라운 아름다움은 어느덧 사라지고 도대체 아까의 그 아름다움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나무 사이에 멍청히 서 있게 된다. 우리들이 다른 사람의 명예나 재산이나 행복을 부러워하는 것도 그와 같다. - 쇼펜하우어 저, <사랑은 없다> p236.




아름답게 보이는 숲 속에 막상 들어가면 벌레들이 우글거리거나 쓰레기가 뒹굴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멀리서 보는 숲은 아름답다. 행복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나는, 행복은 사라진 뒤에야 그 빛을 발하는 것으로 표현하였고

쇼펜하우어는, 행복은 멀리서 보는 숲처럼 아름다운 것으로 표현하였는데,

그 뜻은 같다. 행복이란 손에 잡히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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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과 관련한 책>


쇼펜하우어 저, <사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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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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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어느 블로거가 ‘한명숙’이란 세 글자로 삼행시를 짓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자신의 블로그를 ‘즐겨찾기’를 해 놓은 사람의 수를 맞추는 것도 있었음). 

봄맞이 서가 대방출 이벤트, 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들을 나눠 주겠다는 이벤트랍니다.

저도 거기에, 순전히 재미로 참가했는데, 제가 뽑혔지 않았겠습니까.

오늘 당첨자 명단이 발표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다섯 명이 당첨되었습니다. 

다음은 당첨된 블로거들의 삼행시입니다.

감상해 보세요.



조선인님

한 : 한명숙 선생님, 얼마 전 먼 발치에서 뵙고 인사도 못 드렸습니다.

명 : 明鏡을 가꾸시던 분이 어떤 각오로 오물 뒤집어쓰길 자처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숙 : 숙연한 각오라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존경을 담아 옛제자 올림.


순오기님

한 : 한명숙은 절대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명 : 명줄이 끝나도 저는 변함이 없습니다.

숙 : 숙명처럼 청렴결백하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입니다.


세실님

한 : 한방이면 됩니다

명 : 명약관화 하잖아요.

숙 : 숙명이지요. 서울시장은^*^


전호인님

한 : 한방에 어찌해보려는 검찰의 삽질은

명 : 명경지수같은 님의 맑음만으로도

숙 : 숙명처럼 이어온 난관을 극복하고 이름처럼 밝고맑음으로 승화시키리라 믿습니다.


pek0501님

한 : 한번쯤 누구나 산모퉁이를 돌아서 가버린 시간들을 그리워한다.

명 : 명확하지 않은 기억으로 과거를 추억하기도 한다.

숙 : 숙연히 어느날 깨닫는, 지나온 세월의 두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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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도 책을 선물 받게 되었습니다.

책의 목록을 보여 주며, 받고 싶은 것을 선택하라고 하셨는데,

저는 공짜로 받는 것만 해도 황송해서 ‘아무거나 주십시오’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이 찾지 않는 책으로, 남은 것을 받겠다고 했어요.

굳이 말하라면, 동화책으로 받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동화책은 사 보게 되지 않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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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0-04-02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이벤트를 열어 주신 글샘님께 감사 드립니다.

글샘 2010-04-03 12:30   좋아요 0 | URL
집에 책이 쌓여서 책꽂이가 붐비거든요. ㅎㅎ
저도 좋은 시들을 읽게 되어 기분 좋았습니다.
워낙 시절이 꿀꿀해서... 이런 일이라도 벌여야 좀 이야기도 건네고 하는 거죠. 주말 잘 보내시길...

페크pek0501 2010-04-03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글샘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

순오기 2010-04-03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당첨된 문제의 삼행시는 순오기가 지은게 아니고, 이웃에 진짜 이름이 '한명숙'씨가 있는데 삼행시의 달인이라 전화로 읊으라했더니 바로 나왔답니다. 물론 글샘님 서재에도 그런 사연을 댓글로 남겼고요.ㅋㅋ
님의 삼행시는 다른 분들과 다른 시각이라 더 돋보였어요.^^

페크pek0501 2010-04-03 13: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요즘 제 나이가 많은 것에 대하여, 하루하루의 시간이 쏜 화살같이 빨리 가는 것에 대하여, 지난 시절로부터 꽤 많이 흐른 세월에 대하여, 생각이 많았기에 그런 걸 쓰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주말과 휴일을 보내시길...

전호인 2010-04-05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덕분에 저도 님의 서재를 방문하게 되네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서재를 통해서 종종 뵙게 되길 바랍니다.
즐찾 꾸욱 누르고 갑니다.
^*^

페크pek0501 2010-04-0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갑습니다. 전호인님의 서재엔 이미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글샘님의 서재에서 보고 들어갔을 거예요. 오늘은 해야 할 과제가 있어서, 다음에 님의 서재에 방문하여 글을 찬찬히 보고 저의 흔적을 남겨 드리지요.

저의 소개를 간략히 하자면, 호적상 나이는 사십대이고(그것도 올해까지만), 육체적 나이는 오십대이고(체력이 약해서), 음악적 취향은 십대입니다. ㅋㅋ 그래서 제 엠피쓰리에 중2짜리 둘째애가 음악을 넣어준 답니다. SG워너비의 노래는 다 좋아하고, 비욘세의 헬로우, 쥬얼리의 러브스토리를 즐겨 듣는... 아마 정신연령은 이삼십대일턴데, 글을 쓸 때면 나이 먹은 만큼 진지해집니다(저도 모르게). ㅋ 그래서 혹자는 저와 제 글이 다르다고 합니다.ㅋ

즐찾은 님 덕분에 이제 10명이 되었습니다. 누구는 600명이 넘었다고 하는데 말이죠. 그래도 저의 고정팬이 열명이 되었다고 착각?하며, 저의 이 올챙이 시절을 마음껏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누구나 프로가 되고 나면 아마도 아마츄어 시절이 많이 그리울 겁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의 즐거움은 아마츄어 시절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블로거 친구가 한 명 더 생긴 날을 기념하여 페크가 장난기 발동하여 씀. ^^^ - 올챙이 드림.






순오기 2010-04-06 04:59   좋아요 0 | URL
펙님 호적상 나이가 사십대라니까 부러움 작동~ 아, 옛날이여!!^^
둘째가 중2군요, 제겐 막내가 중3인데...우린 비슷하게 가는 듯해요.
여고 3년 동안 10번이었고, 대학 학번도 10번이어서 내겐 의미 깊은 10번인데...즐찾 친구가 10명이 되었다니 축하해요. 더불어 더 많이 늘어나기를 바라며...

페크pek0501 2010-04-06 15:4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제가 처음 블로거됐을 때 젊은 이삼십대들의 블로거들이 많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그들에게 이런 말을 할 뻔했어요. "나이 많은 아줌마도 친구해 줍니까?"

이건 모래시계 라는 드라마에서 대학에 가지 못한 최민수(극중 이름이 생각 안남)가 여대생 고현정에게 했던 말을 모방한 겁니다. 그녀를 좋아해서 사귀고 싶으나 그 절실함을 숨기고 태연을 가장해 그녀에게 건넨 말 한 마디 - "대학생 아닌 사람도 친구해 줍니까?"(내 기억이 맞다면)

최민수의 그 대사가 아주 맘에 들어서 제 머리에 바로 입력되었어요.
같은 분위기로 저도, "나이 많은 아줌마도 친구해 줍니까?"라고 말할 뻔했는데, 저와 비슷한 연배의 분을 만나서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다시 대사를 바꿔서, 파워블로거이신 순오기님께는 이런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군요.
"초보블로거도 친구해 줍니까?" ㅋㅋ

순오기 2010-04-08 02:36   좋아요 0 | URL
모래시계의 최민수는 '태수'였지 않나요?
그런 대사는 기억나지 않지만...^^
파워블로거와 초보블로거라니 무삼 그런 말씀을...같이 친구먹은 사인데요.^^

페크pek0501 2010-04-09 11:51   좋아요 0 | URL
태수가 맞을 듯하네요.
결론은 쌩유^^^...
 


단상(5) 삶은 ‘우연’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살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우연’이 삶에 끼어들기 때문이다. 이 우연에 의해 애초 가고자 했던 삶의 방향이 틀어져서 엉뚱한 곳으로 가기도 한다.



1.

한 여성은 잡지사 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은 우연이었다. 그녀가 대학을 졸업할 당시 김수현 작,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었는데, 그 드라마 속의 여성 기자가 멋져 보였던 것. 그때부터 잡지사 기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그녀가 되고 싶은 직업이 있다고 해서 쉽게 되는 일이 아니었다. 모회사에 이력서를 내고 나면 몇 백 대 일의 경쟁률에 깜짝 놀라곤 하였다. 그래서 한두 군데 이력서를 낼 게 아니라 아예 여러 장을 써서 여기저기 내기로 하였다. 그것도 기자직만 겨냥할 게 아닌 것 같아서 사무직의 직원을 구하는 회사에도 여러 군데 이력서를 내어 보았다. 그런데 먼저 합격한 곳이 어느 잡지사였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잡지사의 기자로 일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우연의 산물이었을 뿐이다. 그때 만약 여성 기자인 주인공이 멋진 배역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기자직을 원하지 않았을 테니까. 실제로 기자직을 멋지지 않은 직업으로 그린 드라마나 영화가 얼마든지 있었는데, 하필 그 드라마가 방영되어 그 여성의 눈에 띄었던 것이다. 합격 통보도 마찬가지다. 만약 그녀가 사무직의 합격 통보를 먼저 받았다면 사무직에 취직했을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다른 회사에 이력서를 내는 일을 그만 두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것도 우연이 만든 일이다.


어느 유능한 영업사원(남자)은 이렇게 말했다. “난 처음부터 영업직에서 일할 생각을 한 게 아니었어요. 다만 여러 군데 회사에 이력서를 냈는데, 이곳에 먼저 취직이 되어 영업직에 근무하게 되었을 뿐입니다.”


어느 연예인(여자)은 이렇게 말했다. “연예인을 해 보겠단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어요. 그냥 길을 지나가다가 어느 유명한 감독님의 눈에 띄어 연예인으로 데뷔하게 되었죠.”


“일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직업의 선택이다. 그런데 그것을 좌우하는 것은 우연이다.(파스칼)”



2.

혼자 사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화투’를 너무 좋아해서 그 도박에 빠져 전 재산을 날렸다. 그리고 노숙자가 되는 신세가 되었다.


수중에 돈이 없었으므로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그래서 여러 막노동을 하며 돈을 열심히 벌었는데, 6개월쯤 지나니 삼백만 원이라는 목돈이 만들어졌다. 그 돈을 생각하니 어쩌면 그것은 그동안 화투판에서 잃었던 돈을 찾을 수 있는 액수 같았다. 그래서, 이건 운명이야, 하는 생각으로 다시 화투판을 찾았다. 그러나 결과는 애석하게도 돈을 다 잃고 말았다.


그런데 얼마 뒤, 재미로 사 두었던 복권이 당첨되어 또 돈이 생겼다. 오백만 원이었다. 그건 다시 화투를 해서 그동안 잃었던 돈을 찾으라는 ‘신의 계시’ 같았다. 신의 계시를 어기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리하여 또 화투판을 찾았다. 결과는 어이없게도 그 돈을 다 잃었다.


그는 한낱 우연일 뿐인 일들을 필연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맘대로 의미를 부여하며 다시 화투판을 찾은 것을 후회하였다.



3.

어느 인터넷 블로거의 이야기다. 그는 현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자신이 블로그를 스스로 만든 게 아니었다. 그에게 있어 블로그든 홈피든 그런 것을 갖는다는 것은 부담스런 일이었다. 왜 그런 걸 가져서 거기에 매어 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갖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인터넷 서점으로부터 리뷰를 작성해 보라고 하는 메일을 자주 받았다. 아마 그곳에서 책을 자주 구입하니까 그런 광고 메일을 보내는 모양이었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그런 메일들을 삭제하곤 했는데, 어느 날은 리뷰를 써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침 인상 깊게 읽은 책이 있어 그것에 대한 리뷰를 한 편 써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그 인터넷 서점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게 리뷰를 올리면 자동적으로 ‘서재’라는 개인 블로그가 생기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여 졸지에 생각지도 않은 블로거가 되었다.


그는 말할 것이다. “내가 블로거가 된 것은 우연에 지나지 않아”라고.




4.



숲속에 마른 열매 하나가 툭 떨어졌다. 나무 밑에 있던 여우가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도망치기 시작했다. 멀리서 호랑이가 그 여우를 보았다. 꾀보 여우가 저렇게 다급하게 뛸 때는 분명 굉장한 위험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호랑이도 뛰기 시작했다. 호랑이의 뛰는 모습을 숲속 동물들이 보았다. 산중호걸인 호랑이가 저렇게 도망을 칠 정도면 굉장한 천재지변이거나 외계인의 출현이다. 그래서 숲속의 모든 동물들이 다 뛰었다. 온 숲이 뒤집혀졌고 숲은 그 숲이 생긴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삶도 그런 것이다. 어이없고 하찮은 우연이 삶을 이끌어간다.



은희경 저, <새의 선물>에서.




5.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면 삶은 그저 우연들이 이뤄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어떤 일이 발생할 때마다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사람들의 버릇일 뿐이지 사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들일 때가 많다.


그러니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그것을 필연으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삶은 그저 우연의 연속이다. 삶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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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최근 몇 년간 ‘우연’이 만든 무의미한 일들이 많아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앞으로 필연적으로 일어났다고 생각되는 일들이 생기게 되면 그것에 대한 글도 써 보겠다. 그 글의 제목은 이렇게 될 것이다. ‘삶은 필연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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