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은 편견이다.’ 언젠가 읽은 작가 김훈의 한마디가 위안이 돼주었습니다. 그래, 꼭 정답일 필요는 없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을 보여주면 돼. 텅 빈 모니터, 깜빡이는 커서 앞에 진실하면 되는 거야. 글이 이끄는 대로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 권석천, <정의를 부탁해>에서.

....................

 

 

칼럼은 필자의 편견에 불과한 글이라는 것을 진작 알았다면 내가 칼럼 쓰는 일에 부담을 덜 느꼈을 것 같네.

 

 

난 꼭 옳은 생각만 담아야 하는지 알고 칼럼 쓰는 일을 어려워했다.

그러니까 필자의 편견, 필자의 시각을 나타내면 되는 거란 말이지요?

 

 

그렇다면 칼럼을 쓰는 일에 필요한 건 배짱 두둑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겠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저를 비난해도 됩니다.’ 하는 배짱 두둑한 마음을 가져 보자. 흠흠~~ 가질 수 있을까?

 

 


추천글
손석희 (방송인) : 권석천이 책을 낸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그보다 더 조심스럽게 추천의 글을 부탁해왔을 때 나는 이렇게 장담했다. “아, 그건 내가 꼭 써야 해요!” 그리고 나서 보름 가까이 지내는 동안에도 쓰질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랬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나는 그의 글을 이미 거의 다 읽어보았다. 나는 그의 팬이다. 아니, 그는 내가 팬인 거의 유일한 글쟁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그의 글이 웅장해서도 아니요, 당대의 제일가는 명문이어서도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장담했던 추천사를 쓰지 못하고 미적거린 것은 왜일까? 아마도 그 어떤 부담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이 진심어린 글쟁이 앞에 내놓는 나의 추천사의 미력함이란… 나는 이 책을 지금 처음 손에 쥔 사람들에게 그냥 서문만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서문에서 어떤 뭉클함을 함께한 독자라면 그 다음 본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내가 권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세상이 빛의 속도로 변해도 글은 그 본질을 추구하며 권석천은 어떤 허장성세도 없이 그 본질로 들어간 글쟁이다.

 

 

 

 

 

 

 


이 책은 25년 차 베테랑 기자 권석천의 칼럼집이라고 한다. 칼럼을 매일 몇 편씩 읽기 위해 칼럼집 몇 권을 주문했는데 이 책도 포함된다.
손석희 방송인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권석천 저자가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최근에 읽은 칼럼 중에서 좋았던 칼럼은(또는 에세이는)
김종철, ‘간디의 물레’
김용석, ‘건맨과 폰맨’
법인 스님, ‘시간의 회복, 소소한 행복’
등이다.


 
어떤 것은 책을 통해서 어떤 것은 신문을 통해서 읽었다.

칼럼이란 형식의 짧은 글로 독자로 하여금 생각을 변하게 하고

깨달음을 얻게 하고 감동을 받게 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매료됐다.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칼럼이란 주관적인 글이되 객관성이 있는 글이고,

독창성이 있으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글이다.

좋은 칼럼을 쓰기가 어려운 이유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5-11-26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의 글은 다 조금씩 편견은 있다고 봐요.
사람이 객관적인 것 같아도 주관적일 때가 많거든요.
중요한 건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독단을 거부하는 것이겠죠.

요즘 칼럼이나 에세이는 틀을 깨는 새로운 형식의 글이 종종 있더라구요.
소개하신 책은 평점도 높고 무엇보다 손석희가 추천했다니 저도 읽고 싶네요.^^

페크pek0501 2015-11-27 13:30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모든 글쓰기는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담을 수밖에 없으니
편견이란 게 끼어 있게 마련이겠지요. 늘 객관적인 글만 쓸 수는 없어요.

`나도 틀릴 수 있다`라는 생각이 중요하죠. 저는 오히려 제 생각에 자신감이 없어서 글을 못 쓸 때가 많아요. 이렇게 써도 맞나? 뭐가 맞는지 모르겠어, 이런 생각 때문에 말이에요.

틀을 깨는 새로운 형식의 글을 위의 책 저자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여러 형식으로 썼다고 해요. - 신문, 신간 안내에서 봤어요.
저도 할 수만 있다면 콩트로도 써 보고 대화체만으로도 써 보고 일기 형식으로도 써 보고 그러고 싶어요. 고양이의 독백, 우산의 독백, 쓰레기통의 항변... 뭐 이런 제목도 좋지 않습니까?

쓰레기통의 항변 - 제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는 국물 같은 액체를 짜서 없애고 버려 주세요. 그리고 왜 저한테 흘리는 겁니까? 제 몸이 더러워지잖아요. 라고 쓰레기통이 항변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ㅋㅋㅋ

좋은 하루 되세요. 스텔라 님은 언제나 반가운 님입니다. - 빈 말 아님. 하하~~
님 아니었다면 썰렁할 뻔했잖아요. 그러니 반가울 수밖에요... 하하~~

stella.K 2015-11-27 18:39   좋아요 0 | URL
학, 저의 댓글을 이리 좋아라 하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저도 언니 댓글 늘 반갑습니다. 진짜루! ㅎㅎ

쓰레기통의 항변 기대되는데요?^^
저는 가끔 음식 먹고 남은 걸 버려야 할 때 그런 생각을 해요.
분명 이것들도 누군가의 몸으로 들어가 영양분이 되길 바랬을 텐데
이렇게 버려지는 것에 안타까워 하지 않을까?
그럼 얘네들의 아우성을 듣는 것 같아요. 웃기죠?ㅋ

페크pek0501 2015-11-29 19:47   좋아요 0 | URL
당연히 반갑지요. 제 진심을 잘 아시리라...

얘네들의 아우성, 재밌네요. ㅋ

cyrus 2015-11-27 15: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앙일보 소속 칼럼니스트 중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분이 권석천 논설위원이고, 안티가 많은 분은 김진 논설위원일 겁니다. 그런데 의외로 김진 논설위원을 만나고 싶어하는 젊은 사람들이 꽤 많아요. 그 이유가 글이 좋아서 만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직접 대화(토론)을 나눠보려고 만나고 싶어해요. 지금 신문기자가 된 지인이 언론고시생 시절에 김진 논설위원 만나서 대화 나누는 게 소원이었어요. 그의 말빨을 확인하고 싶은거였어요. ㅎㅎㅎ

페크pek0501 2015-11-29 19:50   좋아요 0 | URL
님은 많이 알고 계시는군요.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저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답니다. 진중권 님이요. 티브이에서 보면 어찌나
말을 잘하는지 감탄해요. 매력적이기도 하고요. 제 또래라는 것도 좋고요.
나이에 비해 외모가 참 젊은 분인데 글도 젊은 것 같더라고요.

앞으로도 좋은 정보 있으면 주세요. 혼자만 알고 사시지 말고요. ㅋ
감사한 댓글이었습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

서니데이 2015-11-27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신 글을 잘 읽었는데, 댓글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몰라서 그냥 읽고만 갔어요.
다시 천천히 읽어보니, 칼럼을 쓰시는군요.^^
pek0501님, 날이 참 춥고 감기걸리기 쉬운 날씨가 되었어요.
그래도 편안하고 좋은 하루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5-11-29 19:52   좋아요 1 | URL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으음~~ 서니데이 님은 좋은 취미를 가지고 계셔서 참 행복할 것 같군요.
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앞으로도 구경가겠습니다.
좋은 휴일 보내세요. ^^

후애(厚愛) 2015-11-27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회가 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편안한 저녁 되시고,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페크pek0501 2015-11-29 19:55   좋아요 1 | URL
후애 님.
안녕하셨어요?
괜찮은 책 같더라고요. 우리가 또 책을 보는 안목은 좀 있지 않겠습니까? - 웃으시라고 드리는 말씀임...ㅋ

칼럼을 읽으며 감탄하는 재미가 있답니다. 수필가 달라서 문학적 향기를 넣지 않고도 맛깔스런 칼럼이 탄생한답니다. 수필처럼 문학처럼 에둘러가지 않고 직코스로 가는 비문학적인 글의 매력이 있어요.
그런 매력에 빠질 준비를 하고 구입한 책입니다.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
 

 

 

정은우 저, <아무래도 좋을 그림>에 있는 글이다.

 

 


철듦의 의미

 

인간은 익숙한 것에 설렘을 느끼지 못한다. 자전거를 잘 타게 되었을 때, 운전을 무사히 마쳤을 때 느끼는 희열은 그 전에 서투름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익숙해져버린 운전, 늘 하는 젓가락질에서 설렘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
나는 내 삶의 서투름이 ‘철이 든다’는 핑계로 사라지는 게 너무 못마땅했다. 그렇다고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존재해야 하는 내가 마냥 철부지로만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서툴러서 불편한 건 맞지만 그 불편함이 역설적이게도 내 실존을 증명한다.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방법은 영원히 여행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좋을 그림>, 16~18쪽.

 

 

 


여행의 추억

 

“이번 여행 꽤 근사했어. 우리 이런 추억에 기대서 얼마간 살아가겠지?”
인간이 여행하는 이유는 추억에 기대 사는 본능 때문이라고 믿던 내가 별 생각 없이 보낸 문자 메시지였다.
잠시 후 답문이 왔다.
그녀의 답문을 보니 내 질문에 담겼던 나의 기대가 생각나 열없는 웃음이 났다.
“아니, 우린 그런 추억을 만들면서 살아갈 거야.”

<아무래도 좋을 그림>, 82쪽.

 

 

 


대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 것이다.
_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중에서

<아무래도 좋을 그림>, 172쪽.

 

 

 

 

 


 

 

 

 

 

 

 

 

 

 

 

저자가 그린 그림도 보고 저자가 쓴 글도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림도 수준급이지만 글도 수준급이다. 이 책이 인기가 있는 이유를 알겠다.
저자는 누적 방문객 수 370만 명을 거느린 파워블로거라고 한다.

 

 

 


.................................................
<아무래도 좋을 그림>을 기프티북으로 받았다. 그장소님이 보내 주셨다.

 

 

(감사히 읽겠습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10-11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14 0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14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10-14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시간 보내고 오셨다니 같이 기쁩니다.∧∧
부담이 아니었다는 것 역시 느껴져 이미 무장 해제 하고 있던중 이랍니다.ㅎㅎㅎ
곤하실테니 즐거운 꿈 꾸시길 !!

페크pek0501 2015-10-14 22:01   좋아요 1 | URL
반갑습니다.
이 좋은 가을에 좋은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해야지요. 반복되는 일상으로만 시간을 보내다간 금방 가을이 가고 말 거예요.
행복이란 것도 노력의 산물이 아닌가 요즘 생각합니다. 노력이란 수고가 없으면
행복할 수 없다는 뜻에서입니다. 무엇보다 행복해야겠다는 마음자세가 필요하겠지요.

좋은 가을입니다.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장소] 2015-10-14 22:22   좋아요 0 | URL
우하핫~ 우리 너무 불편하게 예의를..ㅋㅎ
왜..이러는 ?! 푸하하 형편없는 아우..
로 돌아가서 다시..리셋 !!!
무거운거 싫더라공.
^^ 점잖게 사양할까봐 같이 점잖게 겸손하게 나왔더니 이제 너무 깔아서 바닥에 척 달라 붙을 기세..
페크님~~~^^
우린 가볍게 가요! 종이.아니 미농지 보다 더 가볍게 ^^

[그장소] 2015-10-1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가을..행복에대한 그 자세..는 진지하게 듣고새기겠사와요~^^♡

페크pek0501 2015-10-14 22:36   좋아요 1 | URL
아, 제가 무게를 잡았습니까? (제가 어울리지도 않게...ㅋ)

가볍게... 옙.
가벼워지도록 노력할게요. 힘 빼겠습니다. ^^


[그장소] 2015-10-14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무게 우리 얼마나..되징?
둘이 합해도 엘리베이터 못세워요.
그럼 된거..아닐까...ㅋ 막 던진다-!^^이제..ㅋㅋㅋ

페크pek0501 2015-10-16 17:41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막 던진다고 생각하셨군요.
긴장이 풀리게 하는 말씀입니다. 고맙습니다. ^^
 

 


어제 주문한 책 <작가의 문장수업>이 오늘 도착했다. 알라딘 멋지네!

 

 

글쓰기에 대한 책을 그만 보자고 하다가 이번 책만 보자, 하면서 주문한 책이다. 아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은 무조건 봐야 해, 하면서 주문한 책이던가.

 

 

왜 어릴 때 ‘글쓰기 기술’을 몸에 익혀야 할까? 이것에 대한 답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고가 후미타케의 설명은 이러하다.

 

 

..........
왜 어릴 때 ‘글쓰기 기술’을 몸에 익혀야 할까? 글쓰기는 생각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글쓰기 기술을 몸에 익히면 생각하는 기술이 몸에 배게 된다. 일이나 인생에서 곤란한 사건에 부딪혔을 때, 아무리 머리를 끌어안고 생각해도 제자리걸음일 뿐 제대로 된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 고민을 문장으로 써 내려가다 보면 의외로 해답을 발견하게 된다. (...) ‘쓰기’라는 표현 작업은 생각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
글쓰기 기술이 몸에 배면 사물을 보는 눈이 바뀐다. 사고방식이 바뀐다. 그리고 분명히 세상을 보는 눈도 바뀐다.
고가 후미타케, <작가의 문장수업>에서.
..........

 

 

이 글을 읽고 나서 A 님과 B 님이 말한다.

 

 

..........
A : 저는 글을 쓸 때가 아니라 산책을 할 때 머릿속의 복잡했던 생각들이 정리가 됩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명쾌한 답을 얻을 때도 있고, 제가 해야 할 일과 해서 안 되는 일이 구분되어지기도 하고, 고민했던 '일의 순서'도 정해집니다. 그러니까 저자가 말한 대로 ‘글쓰기가 생각하는 행위’가 아니라 ‘산책이 생각하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B : 그게 아니죠. A 님에게 글을 썼던 많은 시간이 없었다면 아무리 산책을 해도 그런 효과를 보기 힘들었을 거예요. A 님이 그런 효과를 본 것은 그동안 글쓰기를 하면서 훈련된 ‘생각의 과정’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므로 저자의 말이 맞아요.


A : 아, 얘기가 그렇게 되는 건가요?
..........

 

 

참고로, 고가 후미타케는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이다. <미움받을 용기>는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을 만큼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이 책도 그러려나? 이번 책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으려나?

 

 

 

 

 

 

 

 

 

 

 

 

 

 

 

 

 

 

 

 

 

 


댓글(6)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5-09-0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움 받을 용기>를 쓴 작가가 이 책을 썼다고 해서
조금 놀랐어요. 전 저자가 심리학잔 줄 알았거든요.
어떻게 썼을까 궁금하기도 해요.
전 아직 그책은 읽지도 않았는데...
글쓰기 책이 왜 그리 많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나오는 걸 보면 작가들마다 천차만별이고 왕도는 없는가 봐요.
요리 레시피처럼 많고.

글쓰기를 익히면 사물을 보는 방식이 바뀐다는 말에 동감이어요.
그래서 부지런히 써야할 텐데...ㅠ

페크pek0501 2015-09-05 15:09   좋아요 0 | URL
글쓰기 책을 구입할 때마다 제가 어떤 상술에 놀아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내용이 궁금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직업상 볼 필요가 있는 책이라서 구입하게 되더라고요.
사서 읽고 또 속을지 몰라요.
그래도 아마 뻔한 얘기라도 20프로쯤은 건질 게 있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cyrus 2015-09-04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예전에 나온 글쓰기 책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아요.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비판적인 서평 한 번 읽어보고 싶어요. 요즘 글쓰기 책이 너무 많이 나오는 현상이 썩 좋아보지 않아요.

페크pek0501 2015-09-05 15:13   좋아요 0 | URL
별반 차이가 없어서 글쓰기 책을 살 땐 20프로 정도만이라도 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80프로의 내용은 뻔한 것.
저로선 같은 내용이라도 (까먹기 때문에) 중복해 읽는 것도 좋고 해서 즐겨 구입합니다. 또 직업상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이에요. 가끔 학생이나 학부형으로부터
꼭 왜 글쓰기를 공부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을 때가 생겨요. 그럴 때 저 위의
인용한 글이 유용할 듯싶어요. 그리고 글쓰기를 가르치는 방법에 있어서 팁을 얻기도 합니다.

시루스 님이 비판적인 서평을 쓰신다면 저는 공감을 눌러 드릴 자세가 되어 있사와요.ㅋㅋ

metta 2022-04-21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타깝게도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했네요. 심지어 2022년 4월 현재 인터넷 서점에서 3천원대 떨이로 팔고 있네요.;; 저는 정말 좋게 읽은 책인데(그리고 알라딘 서평도 별5개 달았는데), 시큰둥하게 읽은 독자들도 꽤 있네요. 참으로 사람들의 관점은 각자가 다 다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당황스러운 때는 그 각각의 관점이 이해나 납득이 되지 않을 때지요. 각자의 관점을 상대방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곧 글쓰기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결국, 글쓰기란 좀더 합리적인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행위가 아닐까 합니다.

페크pek0501 2022-04-21 20:10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이십니다. 그런 경우가 있더라고요. 예전에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란 책을 저는 유익한 책으로 읽었는데, 누군가에 따르면 그 책을 뭐 살 때 무료로 끼어 주는 책으로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제 기억이 맞다면요...무료였는지 할인 책이었는지 그랬어요.) 책의 내용과 관련 없이 영업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었죠.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하루 보내세요...
 

 


어쩌면 딱 한 가지 이유 때문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을 말하기 위함이라고. 글을 읽는 것은 남이 알고 있는 진실에 귀기울이기 위함이라고.

 

 

저마다 알고 있는 ‘무엇에 대한 진실’이란 게 있다. 진실이라고 알고 있던 것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진실이 아닐 수가 있기도 하겠다. 자신이 잘못 알았다고 깨닫게 될 때가 있기도 하겠다. 하지만 혹시 그릇된 정보로 또는 그릇된 해석으로 진실을 잘못 아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무엇에 대한 진실’을 말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된다. 죽을 때까지 알 수 없는 ‘진실’이 있다고 해도 ‘진실 찾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사는 날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이것은 글을 쓰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의 과제가 아닐까. 아니다. 이 땅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의 과제가 아닐까. 달리 말한다면 우리 모두는 깊이 생각해야 할 것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옮겨 보는 글이다. 

 

 


세상이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면 나머지는 쉽사리 하찮아진다. 심지어 인간의 존엄과 생명마저 돈보다 순위에서 밀린다. 돈이 가치 사다리의 꼭대기에서 선 사회가 얼마나 끔찍한 지경에 이를 수 있는지 보여준 것이 바로 세월호 참사가 아닐까. 수명이 다한 중고 선박을 구입해 과도하게 운항한 것이나 규정 이상으로 화물을 적재한 행위 모두 돈에 대한 탐욕이 시킨 일이다. 수백 명 학생에게는 자리를 지키라고 해놓고 자기 몸만 쏙 빠져 나온 선장은 비정규직이었다. 수백의 인명을 책임진 자리에마저 비정규직을 앉힌 경영 논리에는 무엇이 자리 잡고 있을까. 참극이 빚어진 와중에도 해경 간부는 민간 잠수업체에게 돈벌이 기회를 만들어 줄 궁리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뉴스를 통해 줄줄이 폭로되는 부정한 유착 고리들에 분노했지만, 그 비정상이 사실상 우리 일상에 만연해 있음을 뼈아프게 자각했다. 그렇게 돈 중심의 사회가 꽃다운 학생 수백 명을 희생시켰다.(68~69쪽)
- 박세길,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에서.

 

 

 


1983년 KBS에서 이산가족 찾기 운동을 전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단일 주제로 무려 138일 총 435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어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수많은 이산가족이 출연해 사연을 호소했고 온 국민이 지켜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당시 그 기막힌 사연들을 TV로 지켜보던 나는 어떤 의문을 떠올렸다. 흔히 이산가족이라면 남북이 가로막혀 발생한 경우를 떠올린다. 그런데 당시 KBS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산가족은 대부분 남한 땅에서 헤어진 경우였다. 남북 사이에 발생한 이산가족은 그 프로그램에 출연할 이유가 없었다. 북한 땅에 있는 이산가족이 방송을 보고 만나러 올 리는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쟁 시기라지만 남한에 살던 주민들 사이에서 왜 그토록 많은 이산가족이 생겼던 걸까. 이 의문은 한국 전쟁사를 공부하면서 풀렸다. 결국 남한 이산가족의 대부분은 미 공군기의 무차별 폭격이 만든 ‘난리통’에 생긴 것이다.(145~146쪽)
- 박세길, <한국 현대사 열한 가지 질문>에서.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개 2015-07-09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책인데 페크님은 벌써 시작하셨군요.^^

페크pek0501 2015-07-09 13:01   좋아요 0 | URL
아무개 님, 오랜만입니다.
제가 원래 남들이 다 읽고 리뷰를 다 올리고 나서 책을 구입하는,
뒷북치는 스타일인데, 이번엔 빨랐아요. 신문에서 신간 소개를 보자마자
이건 사야돼, 하면서 바로 구입했어요. 아마 제가 이 책에 대한 첫 글을 쓴 듯요. 이 책 살 때 리뷰도 백자평도 없더라고요.

괜찮은 책입니다. 아직 다 읽지 못했으니 아마 님이 구입해서 읽으면 저보다 빨리 읽으실 듯요. 저는 이달 안으로 다 읽는 것이 목표일 뿐이에요. 다른 책과 함께 읽고 있어요.

첫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여름 보내시길...^^

stella.K 2015-07-09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책이 있었군요!

맞아요. 저도 한국이 조그만 땅덩어리라고 하고 그중 남한이 반인데
어떻게 30년 가까이 못 만나고 있었을까 의문이 가더군요.
그런데 언니 글을 읽으니 새롭게 알았네요.

저는 요즘 <생각 수업>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장하성 편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생각 보다 심각하구나 싶어요.
그래서 선장도 일견 피해자일 수도 있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죠,
아, 정말 우리나라는....ㅠㅠ

페크pek0501 2015-07-09 16:30   좋아요 0 | URL
잘 지냈나요?

딱딱할 것 같지만 술술 읽히는 장점이 있는 책이에요. 사라져가는 것들, 잊게 될지 모를 일들, 왜곡된 또는 은폐된 진실에 관한 것들. 이런 것들에 대한 글은 언제나 관심이 갑니다. 열한 가지 질문으로 이루어진 글이 마치 열한 권의 책을 읽듯 풍성한 느낌을 줍니다.

<생각 수업>을 읽고 계셨군요. ^^
 

 

‘가트맨의 부부 감정 치유’라는 책에 대해 쓴 서평을 읽다가 내가 재밌게 읽은 부분을 옮겨 본다. <집 나간 책>이란 서평집에 있는 글이다.

 

 

...............
아내 : 아니, 나랑 상의도 없이 그따위 별장을 사다니, 당신이 인간이야?
남편 : 아니, 여보. 당신은 지금 들고 있는 명품 백 살 때 나랑 상의했어?
아내 : 별장이랑 명품 백이랑 비교가 돼?
남편 : 당신이 지금까지 산 명품을 다 합치면 그게 더 비쌀걸?(153쪽)

 

 

나쁜 예:여보, 입을 옷이 없잖아! 집구석에 있으면서 빨래도 안 하고, 뭐하는 거야!
좋은 예 : 여보, 오늘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팬티 바람으로 출근할게. 사랑해.(154쪽)

 

 

나쁜 예:내가 ‘처음처럼’을 사다달라고 했는데 ‘참이슬’을 사오면 어떡해? 당신, 글 읽을 줄 아는 거야?
좋은 예 : ‘처음처럼’을 더 좋아하지만, 오늘은 ‘참이슬’을 마실게. 하지만 앞으로는 꼭 기억해줘. 당신 아내가 ‘처음처럼’을 더 좋아한다는 거.(154쪽)

 

 

- 서민, <집 나간 책>에서.
...............

 

 

부부 사이에서 오갈 수 있는 말을 이렇게 예를 들어 보여 주니 좋네. 하지만 이런 글을 읽고도 잊어버리고 조심하지 않을 수 있으니 기억해 놓기로 한다.

 

 

저자가 신문에 사회 비판적인 글만 쓰는 것으로 아는 분들이 이 글을 읽으면 저자의 새로운 면을 본다고 할 것 같다. 


 
(참고로 저자 서민 님은 알라디너 마태우스 님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5-07-06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상대방의 감정이 달라져요. 그냥 가볍게 뱉은 말이 상대방의 마음을 기분 상할 수도 있어요.

페크pek0501 2015-07-07 09:5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요즘 그걸 실감합니다. 그래서 위의 글이 마음을 끌었나 봐요.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지요. 부부 사이에서만 아니라 친구 사이에서도, 부모 자식 사이에서도 말을 아무렇게나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솔직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 아니죠. 야구로 말하면 직구보다 변화구가 좋을 때가 있어요. ^^

마태우스 2015-07-1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페크언니가 제 책의 한 구절을 가지고 페이퍼를 쓰셨군요ㅠㅠ 부끄럽습니다 흑흑흑. 제가 당근 ㅗ내드렸어야 하는데, 정말 면목없네요. 저도 저렇게 써놓고는 아내한테 상처주는 말을 할 때가 있어요 새삼 반성하게 되네요.

페크pek0501 2015-07-19 23:18   좋아요 0 | URL
ㅋㅋ 저자께서 납시셨네요. 안녕하세요?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제가 아는 분이 책을 내면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책을 살 수 있답니다.
부부 사이에서도 인간은 완벽할 순 없으니 더러 실수도 하겠지요. 하지만 아내 분한테 사과를 하는 건 잊지 마시길요. 중요한 건 잘못했다는 부분이 아니라 사과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 반성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님의 책에서 많이 배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