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우 저, <아무래도 좋을 그림>에 있는 글이다.
철듦의 의미
인간은 익숙한 것에 설렘을 느끼지 못한다. 자전거를 잘 타게 되었을 때, 운전을 무사히 마쳤을 때 느끼는 희열은 그 전에 서투름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익숙해져버린 운전, 늘 하는 젓가락질에서 설렘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
나는 내 삶의 서투름이 ‘철이 든다’는 핑계로 사라지는 게 너무 못마땅했다. 그렇다고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존재해야 하는 내가 마냥 철부지로만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서툴러서 불편한 건 맞지만 그 불편함이 역설적이게도 내 실존을 증명한다.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방법은 영원히 여행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좋을 그림>, 16~18쪽.
여행의 추억
“이번 여행 꽤 근사했어. 우리 이런 추억에 기대서 얼마간 살아가겠지?”
인간이 여행하는 이유는 추억에 기대 사는 본능 때문이라고 믿던 내가 별 생각 없이 보낸 문자 메시지였다.
잠시 후 답문이 왔다.
그녀의 답문을 보니 내 질문에 담겼던 나의 기대가 생각나 열없는 웃음이 났다.
“아니, 우린 그런 추억을 만들면서 살아갈 거야.”
<아무래도 좋을 그림>, 82쪽.
대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 것이다.
_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중에서
<아무래도 좋을 그림>, 172쪽.
저자가 그린 그림도 보고 저자가 쓴 글도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림도 수준급이지만 글도 수준급이다. 이 책이 인기가 있는 이유를 알겠다.
저자는 누적 방문객 수 370만 명을 거느린 파워블로거라고 한다.
.................................................
<아무래도 좋을 그림>을 기프티북으로 받았다. 그장소님이 보내 주셨다.
(감사히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