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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은 편견이다.’ 언젠가 읽은 작가 김훈의 한마디가 위안이 돼주었습니다. 그래, 꼭 정답일 필요는 없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을 보여주면 돼. 텅 빈 모니터, 깜빡이는 커서 앞에 진실하면 되는 거야. 글이 이끄는 대로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 권석천, <정의를 부탁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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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은 필자의 편견에 불과한 글이라는 것을 진작 알았다면 내가 칼럼 쓰는 일에 부담을 덜 느꼈을 것 같네.
난 꼭 옳은 생각만 담아야 하는지 알고 칼럼 쓰는 일을 어려워했다.
그러니까 필자의 편견, 필자의 시각을 나타내면 되는 거란 말이지요?
그렇다면 칼럼을 쓰는 일에 필요한 건 배짱 두둑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겠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저를 비난해도 됩니다.’ 하는 배짱 두둑한 마음을 가져 보자. 흠흠~~ 가질 수 있을까?
추천글
손석희 (방송인) : 권석천이 책을 낸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그보다 더 조심스럽게 추천의 글을 부탁해왔을 때 나는 이렇게 장담했다. “아, 그건 내가 꼭 써야 해요!” 그리고 나서 보름 가까이 지내는 동안에도 쓰질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랬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나는 그의 글을 이미 거의 다 읽어보았다. 나는 그의 팬이다. 아니, 그는 내가 팬인 거의 유일한 글쟁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그의 글이 웅장해서도 아니요, 당대의 제일가는 명문이어서도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장담했던 추천사를 쓰지 못하고 미적거린 것은 왜일까? 아마도 그 어떤 부담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이 진심어린 글쟁이 앞에 내놓는 나의 추천사의 미력함이란… 나는 이 책을 지금 처음 손에 쥔 사람들에게 그냥 서문만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서문에서 어떤 뭉클함을 함께한 독자라면 그 다음 본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내가 권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세상이 빛의 속도로 변해도 글은 그 본질을 추구하며 권석천은 어떤 허장성세도 없이 그 본질로 들어간 글쟁이다.
이 책은 25년 차 베테랑 기자 권석천의 칼럼집이라고 한다. 칼럼을 매일 몇 편씩 읽기 위해 칼럼집 몇 권을 주문했는데 이 책도 포함된다.
손석희 방송인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권석천 저자가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최근에 읽은 칼럼 중에서 좋았던 칼럼은(또는 에세이는)
김종철, ‘간디의 물레’
김용석, ‘건맨과 폰맨’
법인 스님, ‘시간의 회복, 소소한 행복’
등이다.
어떤 것은 책을 통해서 어떤 것은 신문을 통해서 읽었다.
칼럼이란 형식의 짧은 글로 독자로 하여금 생각을 변하게 하고
깨달음을 얻게 하고 감동을 받게 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매료됐다.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칼럼이란 주관적인 글이되 객관성이 있는 글이고,
독창성이 있으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글이다.
좋은 칼럼을 쓰기가 어려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