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월초에는 알라딘 셀럽들의 한 달 동안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이 올라온다. 책을 읽은 권수도 많지만, 책 내용의 다양성에 놀란다. 다들 직장 다니고, 육아도 하고 고양이와 화초를 키우면서도 언제 시간이 나서 저렇게 많은 책을 읽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한다. 책을 읽는 양과 속도의 빈약함을 나이가 들어 집중력이 없는 탓으로, 일 때문에 시간이 없는 탓으로 돌리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진다. 매번 반성하고는 주먹을 꽉 쥐고 이 달부터는 정말 잘해보자고 결심하지만 역시나 한 달 뒤의 빈약함은 반복된다. 같이 읽자고 약속한 2의 성.....뒷말은 생략

그래도 무조건 완독 하겠다!!!

 

5월은 여행 때문에 좋은 책을 많이 읽지는 못했다. 패드에 전자책을 몇 개 다운받아 갔지만, 글보다는 풍경을 더 보고 싶다는 생각에 패드는 숙소의 금고 안에 잘 보관했었다. 짧고 편한 독서 기록으로 5월을 정리하고, 6월부터는 마음잡고 열심히 책을 읽어야겠다.

 

<읽은 책>



 

 

 

 

 

 

 







요즘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썰을 잘 푼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 일단 말을 잘하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시험을 볼 때나 페이퍼를 써서 낼 때도 썰을 잘 풀면 좋은 학점을 받기도 했다.

 

작가 김영하의 에세이나 그가 방송에 나와서 하는 얘기를 듣고 있으면 정말 썰을 잘 푼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경험이나 알고 있는 지식을 잘 연결시켜 사람을 혹하게 만든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소설가는 당연 썰을 잘 푸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이 써 내는 허구적 스토리텔링에 일단 독자가 푹 빠지도록 해야 하는 거니까.

 

이 책은 처음부터 사람을 크게 웃게 한다. 비자가 필요한 중국에 비자 없이 입국하려다가 공항에서 바로 추방되었다는 이야기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간은 누구나 뭔가를 추구하지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여행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행의 목적이 무엇이든 내가 가고자 하는 장소가 나를 받아주지 않을 때도 있고, 눈앞에서 포기해야 할 경우도 있다. 김영하는 자신의 여행담과 읽은 책, 영화 등을 통해 소소하게 여행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고 있다. 기대한 것보다 소박해서 약간 실망도 했지만 그가 풀어내는 썰이 나쁘지는 않았다. ‘길가메시 서사시오디세이아에 대한 생각이 나와 비슷해서 좋았다.

 

여행의 이유는 도서관에서 빌려 여행가는 배낭에 넣어간 책이다(책이 가벼워 좋다). 파리에서 소매치기를 당할 뻔해 하루정도 전대를 차고 다녔지만 불편했다. 그렇다고 여행자가 여권과 돈을 놓고 다닐 수는 없었다. 여행지에서 나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여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낭 제일 밑에 전대를 넣고 그 위를 이 책으로 덮었다. 책 위로 스카프와 생수병, 우산, 휴대용 매트 등을 잔뜩 쌓았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소매치기라도 이렇게 하면 제일 밑에 깔려있는 전대를 빼가지는 못할 것이다. 이 책은 내 여권을 지켜준 책이기도 하다.

 

[그러니 현명한 여행자의 태도는 키클롭스 이후의 오디세우스처럼 스스로를 낮추고 노바디로 움직이는 것이다. 여행의 신은 대접받기 원하는 자, 고향에서와 같은 지위를 누리고자 하는 자, 남의 것을 함부로 하는 자를 징벌하고, 스스로 낮추는 자, 환대에 감사하는 자를 돌본다. 2800여 년 전에 호메로스는 여행자가 지녀야 할 바람직한 태도를 오디세우스의 변화를 통해 암시했다. 그것은 허영과 자만에 대한 경계, 타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일 것이다.

-p.185]




 

 

 

 

 

 

 

 

 




삶을 바꾸는 책 읽기라는 제목이 좋았다.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이라는 부제도 괜찮았다. 책 읽는 사람들에게 많이 언급되는 정혜윤이라는 글 쓰는 사람도, 9가지 질문에 대해 저자는 어떻게 대답했을지도 궁금했다. 이 책 속에는 저자가 언급하는 100권의 책이 들어 있다. 251페이지 안에 100권의 책이 들어 있다는 건, 문장의 많은 부분을 100권의 책 속에 들어 있는 문장으로 채웠다는 뻔한 결과가 나온다. 기대한 것에 비해 많이 실망했다.

 

저자가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100권의 좋은 책을 적시적소에 배치했다고 해서 독자는 저자의 글을 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 책에서 100권의 책을 원하는 것이 아닌 저자의 살아있는 글과 질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알고 싶은 것이다. 질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잘 모르겠고 반복되는 의문문이 거슬렸다. 의문문은 질문하기 위해 사용되거나, 문장을 강조할 때 또는 말하고자 하는 것이 모호할 때 은근슬쩍 넘어가기 위한 수단으로도 이용된다. 남용된 의문문으로, 자신의 확실하지 못한 답을 은폐한 것은 아닌가라는 오해가 생긴다. 아닐 거라 믿으며.....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나 그의 그림에 대한 책을 읽지 않아도 고흐의 삶이나 그림에 대해서 웬만큼은 알고 있다.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 확실히 모르지만 반 고흐만큼 많이 알려진 작가는 없을 것이다. 그의 작품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압생트, 동생 테오, 고갱, 자신의 귀를 자름, 권총 자살이라는 키워드가 고흐를 대표한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반 고흐×유경희는 고흐가 그림을 그려내는 과정보다 고흐의 삶에 치중한 책이다. 특히 고흐가 말년을 보냈던 프랑스의 아를, 생레미드프로방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의 3년 동안의 삶을 집중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고흐의 정신적인 병에 대해서도 많이 언급한다.

 

고흐는 평생 불우한 삶을 살았다.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고, 목자의 길을 가는데도 실패했다. 외가로부터 받은 유전적 정신병도 그를 괴롭혔고, 수많은 좌절과 압생트가 그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불안과 격한 감정은 사람들, 특히 고갱으로부터 멀어지게 했으며 고독한 삶을 살아야 했다. 자살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설도 있지만 확실하게 증명된 것이 없다.

 

한국에서 반 고흐 전시회를 할 때,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도 반 고흐의 작품을 여러 미술관에서 많이 보았다. 고흐의 그림 앞에 서서 그 작품을 감상할 때, 고흐의 삶은 보이지 않았다. 고흐의 그림은 그림 자체로 좋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평생 좌절하고 괴로움 속에서 보낸 화가가 그린 그림이 나에게 평안과 위로를 주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가까이 다가가 그림의 표면을 보았을 때, 숱하게 덧칠해진 붓 자국에 그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도 같았다.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져 있다.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이 맨 마지막으로 고흐의 그림을 많이 보러 온다고 한다. 자살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으며 마음을 바꾸라는 의미의 안내문이 있다.


반 고흐 미술관에서 마침 오베르 쉬르 우아즈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그곳을 다녀왔기에 더 반가웠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의 그림은 초록색이 많다.



본래 오르세 미술관에 있는 그림을 반 고흐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의사 가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고흐가 많이 의지한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고흐가 그의 딸 마르그리트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을 싫어했다. 고흐가 총상을 당했을 때도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을 반대했다. 고흐의 장례식을 치른 후 가셰는 고흐의 그림을 30점이나 차지했다(p. 294/356)



 

 

 

 

 

 

 





파리에 있는 12개의 미술관을 소개한 책이다. 미술관 주변에 가 볼 만한 장소나 카페, 미술관으로 가는 교통편도 안내되어 있다. 가볍게 파리의 미술관 전반에 대해 살짝 맛 볼 수 있는 책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국가가 나서서 건물을 짓고 미술품을 매입하고 개인이 소장한 작품을 기증해야만 한다. 유럽의 미술관 어디를 가더라도 엄청나게 소장된 미술품들을 보면 부럽다.

 

이런 책들을 미술관에 가기 전에 읽어 본다. 그러나 집중이 되지는 않는다. 내 눈에 비슷하게 보이는 미술 작품들의 자세한 설명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역시 그림은 책보다는 직접 봐야한다는 생각으로 대충 넘겨본다. 그러나 막상 미술관에 가면 엄청난 수의 작품을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볼 여유도 없고 두 세 시간이 지나면 피곤해진다. 많이 알려진 유명한 작품이 아니고는 나중에 내가 무엇을 봤는지 헷갈린다. 그림을 보면서 나중에 다시 책을 읽으며 찬찬히 공부 하리라 결심한다. 집에 와 다시 책을 펼쳐 내가 본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읽었을 땐 정작 그림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책에 있는 그림 중 내가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안톤 체호프의 희곡과 단편 소설을 처음으로 읽어 본다. 다른 러시아 작가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리스 비극작가들과 셰익스피어의 직접적이고 끈질긴 파멸과 고통은 볼 수 없다. 밋밋하기도 하고 유머러스하기도 하는데 거기에 엄청난 비극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체호프의 세계에 쉽게 들어갈 수 없었지만 읽어갈수록 작가의 매력에 빠진다. 이 책에는 체호프의 유명한 희곡 갈매기’, ‘바냐 삼촌’, ‘세 자매’, ‘벚나무 동산이 있다.

 

체호프의 희곡에는 어쩔 수 없이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무기력과 허황된 희망이 담겨 있다. 시골에서의 삶을 지겨워하며 도시로 떠나기를 원한다. 새로운 형식을 원하며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결국 더 이상의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해 버린다. 무위도식하는 삶에 회의를 느끼고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 남녀는 서로 엇갈린 사랑만을 한다. 책을 읽으며 어렴풋이 이러한 것을 느꼈지만 아직 정확하게 체호프의 희곡의 내용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완전히 알지는 못하겠다. 재독해야겠다.



배우 백지원TV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처음 만났다. 권위적이고 이기적인, 갑질을 서슴지 않는 드라마작가로 나온다. 내가 그녀의 연기에 반한 건 술 취한 연기를 할 때였다. 만취한 상태로 토끼를 외치며 거리를 활보하던 그녀의 연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연극 벚꽃 동산의 주인공인 류보피 안드레예브나 라네프스카야의 역할을 백지원 배우가 맡았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고 꼭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연극은 원작에 너무 충실해 약간 지겨웠다. 체호프가 글 속에 남긴 극적인 의미들을 연극의 대사만으로는 나타낼 수 없다. 그 역할을 배우의 말투나 표정, 몸짓이 해주어야 한다. 백지원 배우가 연기는 잘했지만 감정의 변화나 행동의 날카로운 맛이 없어 아쉬웠다. 좀 더 화려하거나 카리스마 있는 배우가 이 역할을 맡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읽고 있는 책>



 

 

 

 

 

 








체호프의 단편소설은 내용이 완전 짧다. 희곡보다 단편소설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체호프라는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다. 새롭고 현대적인 비극과 슬픔, 인간의 욕망이 절절이 느껴진다. 작가 체호프를 더 알기 위해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도 함께 읽고 있다.



학기를 일찍 마친 딸아이가 시간이 많아 오늘 같이 창경궁에 다녀왔다. 작년 11월에 혼자 다녀왔는데 그때와는 달리 궁은 온통 초록으로 덮여있었다. 사람이 별로 없는 아침에 산책하기에 고궁은 너무 좋았다. 고즈넉한 운치가 있었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시간이 지나니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HOT의 캔디 옷, 근대의 신여성 복장, 한복 등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졸업 사진을 찍는 것 같았는데 재미있어 보였다.


작년 11월의 창경궁의 모습


대학로에서 먹은 냉면, 튀김 만두, 밀크 팥빙수...

 

6월이다. 많이 더워질 것이고 비도 많이 올 것이다.

 

서재 친구들, 다들 건강하기를 기원하며

이번 달도 열심히 책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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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n 2023-06-03 0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의의 이유‘ 저도 재미있게 읽은 책 입니다. 그리고 창경궁과 대학로는 이번 연휴에 아내랑 가볼까해서 맛집 검색도 해놨는데 아내가 다른데 가자고 하네요^^

페넬로페 2023-06-03 01:02   좋아요 1 | URL
초록의 창경궁도 좋았는데 저는 단풍이 들 때의 창경궁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가을에 아내분과 함께 다녀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Conan님, 연휴 즐겁게 잘 보내시길 바래요**

새파랑 2023-06-03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페넬로페님도 체호프에 빠지셨군요~!! 여행도 하시면서 그래도 책을 많이 읽으셨네요 ^^ 페넬로페님이야말로 북플의 셀럽이십니다~!!

페넬로페 2023-06-03 14:45   좋아요 1 | URL
체호프의 새롭고 매력적인 세계에 빠졌습니다.
여행에 도움이 될까하고 선택한 책이었어요~~
저는 그저 북플에 묻어갈 뿐이예요 ㅎㅎ

자목련 2023-06-03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지원의 연극 정말 멋졌을 것 같아요. 드라마 연기도 넘 잘하니까요.
창경궁의 산딸나무 근사하네요!

페넬로페 2023-06-03 23:29   좋아요 0 | URL
네, 연기 잘하는 배우라 좋았어요~~
자목련님께서는 바로 나무이름을 아시네요, 역시^^

호시우행 2023-06-03 1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독서생활, 응원할게요^^

페넬로페 2023-06-03 23:30   좋아요 0 | URL
호시우행님의 6월의 즐거운 독서, 응원드립니다^^

은오 2023-06-03 2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2의 성.... 저도 뒷말 생략....
“썰 푼다” 이게 옛날부터 있던 말이었구나.... 요즘도 씁니다!! ㅋㅋㅋㅋㅋ
6월도 화이팅입니다 페넬로페님~! 😆💕

페넬로페 2023-06-03 23:31   좋아요 0 | URL
읽는다 하면서도 계속 머물고 있습니다 ㅠㅠ
‘지금도 썰 푼다‘는 말을 사용하는군요,
반갑네요^^

페크pek0501 2023-06-04 14: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행의 이유. 저도 가지고 있는데 왜 저는 읽지 않았을까요? 그러고 보니 김영하의 다른 책도 갖고 있는데 읽지 않았음을 여기서 확인하네요. 하하~~ 문제는 읽는 양에 비해 너무 많은 책을 사 왔다는 것.
책 구매 욕심을 줄여야겠어요.
님의 글이 긴 것이었는데도 금방 읽고 내려온 느낌입니다. 제 관심을 끄는 페이퍼라서 그런가 봅니다. 사진도 역시나 좋습니다. 냉면에는 튀김만두. 꼭 먹겠습니다. 눈요기 잘하고 갑니다.^^

페넬로페 2023-06-04 17:29   좋아요 2 | URL
집에 책이 많은데 저도 안 읽은 책이 많아요.
작년 가을부터 책 구매를 많이 안하고 있어요.
집에 있는 책부터 읽기 위해서요~~

넹면은 언제 먹어도 맛있어요 ㅎㅎ

희선 2023-06-05 0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뿐 아니라 연극도 보셨군요 체호프 소설 못 보고 희곡 조금 보기는 했는데... 짧은 희곡도 있더군요 저는 유머는 모르겠고 밋밋한 느낌은 들었습니다

고흐를 병원에 옮기지 마라고 한 사람이 있었군요 총에 맞았는데 왜 병원에 안 가고 오랫동안 있었을까 했던 것 같아요 테오가 오기까지 기다렸나 하는 생각을 했군요 병원에 가도 살지 못할 거다 여긴 건지... 고흐가 살았을 때 그림이 많이 팔리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림은 마음대로 그렸잖아요 그렇게 한 것도 어딘가 싶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3-06-05 07:01   좋아요 1 | URL
벚꽃 동산이 워낙 유명해 연극도 보고 싶더라고요. 비극적인데 셰익스피어처럼 그렇게 다 죽이는 건 아니었어요 비극속에 약간의 긍정이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빈센트의 동생 테오도 빈센트를 병원에 옮기자고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상처가 워낙 치명적이었는지, 아니면 고흐를 편하게 해주려고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르게 생각해보면 희선님의 말이 맞네요. 고흐가 그림은 많이 그리고 남겼으니 그건 행복했던 사실이겠죠!

서곡 2023-06-05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튜브에 예수정 배우가 주연한 벚꽃 동산 전막 공연 영상이 있어요 멜로는 체질에서 백지원 배우 그 장면 기억납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저 팥빙수 너무나 맛있어 보입니다!

페넬로페 2023-06-06 03:56   좋아요 1 | URL
예수정 배우는 벚꽃동산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궁금한데요.
찾아서 보겠습니다.

팥빙수는 처음에는 맛있는데 찬 거를 계속 먹기에는 추워서 나중에는 억지로 먹게 되더라고요 ㅎㅎ

2023-06-07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7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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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 독서동아리에서 올해에 읽을 책을 선정했다. 한 사람이 두 권의 책을 추천하고 순서를 정해 그 책들을 읽는다. 그런 시스템으로 진행하다 보니 다른 회원이 선정한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읽을 수밖에 없다. 내가 추천한 책이 다른 사람의 기호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오랫동안 독서모임을 해왔지만 책 읽기의 성향은 사람마다 다르고 여러 가지 변수도 생겨 같이 해온 세월에 비례해 발전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동아리 회원 중 독서의 열정이 식어 평소에 책을 거의 읽지 않고, 필독서만을 겨우 읽어 오는 분이 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그 회원이 추천한 책이다. 의무적으로 책을 추천해야 기에 아마 급하게 검색을 해 결정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번 달 독서동아리 필독서이지만 돈 주고 사기는 싫었다. 책을 빌리려고 했지만 주변의 모든 도서관에서 대여되거나 상호대차 중이었다. 마침 밀리의 서재에 있어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앉은 자리에서 휘리릭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웠다. 가독성이 좋다는 것과는 좀 더 다른 의미이다. 그리고 계속 궁금했다.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일까?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도, 막장도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힘내서 한 걸음 나아가 보자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꿈을 소재로 여러 에피소드만을 나열한 소설이었다.

 

이번 모임에는 추천자가 몸이 안 좋아 참석하지 않았다. 그 회원이 없어 나머지 우리는 솔직할 수 있었다. 10년 동안 독서모임을 해오면서 이렇게 완벽한 의견일치를 본 것이 처음일 것이다. 다들 책을 집어 던지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왜 사람들이 이 책을 좋아하는지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만약 추천자가 모임에 참석했다면 그 분이 상처받거나 기분 나쁠까봐 두루뭉술하게 말했을 것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우리가 잠을 자면서 꾸는 꿈이 사실은 꿈 백화점에 가서 구매하는 것이라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인 페니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취업하고, 여러 꿈 제작자와 백화점을 방문하여 꿈을 사가는 사람들에 얽힌 내용으로 진행된다. 꿈을 사 간 사람들이 꿈을 꾸며 설렘, 호기심, 자신감, 자부심 등을 느끼고, 그 꿈들로 고난을 극복하고 용기를 얻는다는 것이다.

 

설정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이 설정으로 진행되는 내용에 맥락이 없었다. 환타지 소설이나 SF 소설의 설정과 내용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획기적인 것이 많지만 결국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독자를 이해시키고 감동을 줄 수 있어야만 한다. 현실에 바탕을 두지 않은 기이한 이야기로만은 좋은 소설이 될 수 없다. 드라마나 다른 매체에서 본 듯한 기시감도 이 소설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 푹 자는 것만으로도 어제의 근심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오늘을 살아갈 힘이 생길 때가 있잖아요? 바로 그거예요. 꿈을 꾸지 않고 푹 자든, 여기 이 백화점에서 파는 좋은 꿈을 꾸든, 저마다 잠든 시간을 이용해서 어제를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잠든 시간도 더는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게 되죠.

-p.36/354]

 

새벽 두, 세시 쯤 내가 사는 복도식 아파트 복도에 센스등이 켜지며 누군가 뛰어 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새벽 배송을 위한 택배 기사들이 뛰는 소리이다. 그들은 많은 물량을 시간 내에 배달해야하기에 뛰어다니며 물건을 현관문 앞에 던져 놓는다.

 

언젠가부터 잠은 인간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게  되었다. 현실의 고달픔과 육체적 아픔도 잠이 든 순간만큼은 잊고, 황당한 꿈이라도 한번 꾸고 싶지만 그것마저 여의치 않는 각박한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환상은 우리에게 잠깐의 여유와 망각을 주지만 단지 그것뿐이다. 이 시대의 베스트셀러는 현실을 잊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중독성 강한 각성제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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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5-31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그분 안오셔서 다행입니다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독서모임도 힘드네요. 저는 남이 추천해도 안 땡기는 책은 읽기 싫어서 독서모임은 못할 것 같은데 가끔 너무 좋은 책 읽으면 진짜 누구 붙잡고 같이 얘기하고 싶잖아요?! 그럴때만 누가 저랑 독서모임 해줬으면 좋겠는데.... 불가능한 일 ㅠㅠ

독서괭 2023-05-31 19:27   좋아요 2 | URL
그래서 자꾸 육고집사님께 가려고 하시는 거군요!!

은오 2023-05-31 19:40   좋아요 2 | URL
게다가 육고집사님이랑 결혼하면 20년정도는 더이상 책을 사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엄청난 서재가!! (속닥속닥)

페넬로페 2023-05-31 19:50   좋아요 2 | URL
네, 내년부터 책 선정 방식을 좀 달리 해보자는 결의도 했어요 ㅎㅎ

좋은 책 읽으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분들과 교감 나누고 싶더라고요~~

은오님!
육고집사님과의 결혼, 응원합니다!
빠샤^^

책읽는나무 2023-05-31 20:16   좋아요 3 | URL
아니..은오 님!
육고집사 님의 책장이 탐나서??
ㅋㅋㅋㅋ
CD장도 보셨나요?
음악도 무한 플레이 들을 수도 있겠던데요.^^

잠자냥 2023-05-31 21:12   좋아요 3 | URL

coolcat329 2023-05-31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청소년 소설로 알고 있어서 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잠깐의 여유와 망각‘을 주는 데서 그쳤군요.
페넬로페님은 무슨 책을 선정하셨을지 궁금하네요~

페넬로페 2023-06-01 00:07   좋아요 0 | URL
저는 알라딘 서재 친구분들이 좋다고 한 책을 추천했어요.
읽었던 책보다 읽고 싶은 책을 추천했는데 혹시 제가 없을 때 한소리 들은 건 아니겠지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3-05-31 2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밀리의 서재 한 달 무료 듣기할 때 궁금해서 클릭했다가 성우의 목소리에 뿅!!!!
했었던 책이었네요.^^
한 달 무료 끝나기 전에 다 못들어서 뒤의 내용은 잘 모르겠네요. 근데 이 책도 2권까지 나오지 않았던가요?
성우의 목소리 연기는 참 좋던데....
엄청나게 팔릴만큼의 내용은 아녔던 것 같기도 합니다. 차라리 <불편한 편의점>이 더 나은 것도 같구요. 편의점 이야기는 인간미가 있잖아요.^^

페넬로페 2023-06-01 00:11   좋아요 1 | URL
저도 밀리의 서재 오디오북 듣는데 성우분들 목소리와 딕션이 너무 좋더라고요.
이 책 엄청나게 팔렸다고 하더라고요.ㅠㅠ
더 잘 쓰고 좋은 책들은 잘 팔리지 않으니 안타까워요~~

저도 이 책보다는 불편한 편의점이 훨씬 좋았어요^^

독서괭 2023-05-31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이 책 읽었는데요, 그냥 가볍게 잘 읽히고 설정도 이해가 쉬워서 인기있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독서모임 구성원들도 취향이 안 맞으면 힘들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3-06-01 00:13   좋아요 1 | URL
독서모임 회원들이 다들 착해 웬만하면 비판 잘 안하는 분들인데 이번에는 다들 이 책 별로라고 하더라고요.
설정은 괜찮았는데 그것을 연결시키고 확장시키지 못한 거 같아 별로였어요^^

새파랑 2023-06-01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만 보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느낌이 나네요 ㅋ 독서모임하다보면 안읽고 싶은 책을 읽어야 하는 고충이 생기는군요 ㅎㅎ 저랑 이런 분위기의 책은 잘 안맞더라구요 ㅜㅜ

페넬로페 2023-06-01 22:21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독서모임에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책 얘기도 나왔어요.
그 책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나미야가 극적 재미도 있었고 내용도 좋았다고요~~
이 책 좋다는 사람의 마음이 궁금해요, ㅎㅎ

그레이스 2023-06-01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별로였어요
비슷한 이유로 읽었는데, 광고의 힘으로 잘 팔린듯요
이제는 내용도 기억 안나요 ㅋ

페넬로페 2023-06-01 22:27   좋아요 1 | URL
광고 마케팅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알겠네요.
설정은 좋았는데 더 이상 이끌 힘이 작가에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이런 성공이 작가에게 도움이 됐을 것 같지 않아요^^

2023-06-01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1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곡 2023-06-02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벌써 상반기 마지막달이 시작되었네요 시간의 흐름을 새삼 또 느끼게 됩니다 이 달 건강하게 잘 보내시고 즐독 응원합니다!

페넬로페 2023-06-02 14:54   좋아요 1 | URL
네, 세월이 정말 빨리 가네요.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어요.
서곡님!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래요.
감사합니다^^
 

딸아이가 교환학생으로 간 학교의 학기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5월에 여행일정을 정하고, 1월에 파리로 가는 직항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다. 경유해서 가는 좀 더 싼 비행기 표를 알아볼 수도 있었지만 혼자 가는 초행길이라 중간에 갈아타는 것이 불안했고, 힘든 경로로 인해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과감히 질러 버렸다.

 

여행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중에 가슴 한 켠에 한 가지 걱정이 계속 맴돌았다. 박완서 작가의 표현대로 언제 죽어도 이상할 거 없는(확실한 문장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뉘앙스였던 것 같다)’ 양가의 노모가 여행 직전이나 여행 중에 혹시라도 위독하시거나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어쩌나!’라는 우려였다. 2주 동안이나 일을 쉬어야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라 마음이 계속 불안한 상태였다. 그러다 엉뚱한 곳에서 큰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4월 중순에 학기를 마친 딸아이는 2주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을 혼자 다녀오고, 그 후 나와 합류할 계획을 세웠다. 누구나 한번쯤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은 로망이 있다. 나는 가톨릭교도이기에 그 길에 대한 더 큰 기대가 있다. 하지만 딸아이가 혼자 그 길을 간다고 했을 때 산티아고 순례길은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전에 제주 올레길을 혼자 걷다가 살해당한 여성이 떠오를 정도였다.

 

처음에는 반대를 했지만 내 말을 들을 딸아이가 아니었다. 배낭, 신발 등 순례길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커뮤니티에도 가입해서 같은 날 출발하는 한국 사람들과 그곳에서 식사까지 하기로 약속했다는 것이었다. 지친 일상을 벗어나 자신을 찾고 싶은 사람이 왜 이리 많은지!! 마침 투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 와 여행기를 연재하는 작가가 있어 그 분에게 문의도 해 보았다. 너무 늦게 혼자서 걷지 않는 한 별로 위험하지 않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약간 안심이 되었다.

 

순례길을 가기 위한 모든 준비를 하고 포르투갈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 딸아이는 그동안 사용한 물건을 넣어 둔 캐리어를 짐을 보관해주는 호스텔에 맡겨야만 했다. 캐리어를 끌고 길을 걷는데(무거운 배낭을 어깨에 맨 채로) 갑자기 쏟아진 비로 길이 미끄러워 그만 캐리어가 넘어져버리고 말았다. 그 반동으로 딸아이까지 길에 미끄러져 왼쪽 발목이 완전 접질려졌다.

 

통증으로 빗길에 한참 쓰러져있던 아이를 자전거를 타고 가던 프랑스 여성이 자전거에서 내려 아이를 도와 약국까지 데려다 주었다고 한다. 약국에서 간단한 응급처치를 하고 급하게 병원에 예약을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물론이고 포르투갈 행 비행기 표도 완전히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달리 아프면 일단 1차 병원에 먼저 가야한다. 그곳에서 진료를 받고 의사의 결정에 따라 다른 병원으로 갈 수 있는데 그것도 많이 기다려야 한다. 한국처럼 1차로 갈 수 있는 병원이 종류별로 나눠져 있지 않고, 응급실은 정말 위급할 때만 갈 수 있다고 한다. 어떤 한국인이 응급실에 갔다가 병원비가 천만 원이 나왔다는 얘기도 있다.

 

X-ray 판독결과로 뼈에 골절이 있지는 않아 움직이지 말라는 것과 발목 보호대와 진통제 한 알만을 병원에서 처방받았다. 딸아이는 급하게 숙소를 잡았지만 그곳에서 내가 갈 때까지 기다리기는 무리였다. 일단 통증이 너무 심했고, 좀 더 세밀한 치료가 필요했다. 다리가 불편해 세끼를 챙겨먹는 것도 힘들었다. 멀리 있는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속만 태워야했다. 오죽하면 일면식도 없는 알라딘 서재의 난티나무님께 비밀댓글로 문의를 했다. 난티나무님께서도 병원의 처방을 따르는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이 글을 통해 난티나무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전한다.

 

딸아이는 귀국을 해야 했고 나는 여행을 포기해야만 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로 딸아이는 통증과 함께 나에게 미안해했고, 나는 딸아이에 대한 걱정과 여행에 대한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파리에서 딸아이가 이에 대해 고민을 했고, 귀국과 여행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생각해냈다. 만약 내가 갈 때까지 파리에서 체류해도 어차피 돈이 많이 들 것이니 그 체류비로 왕복 비행기티켓을 끊어 한국에서 치료받고 다시 나와 여행을 하자고 했다. 여행을 포기해도 손해가 많았다. 돌아오는 비행기 표의 날짜를 한 번 바꾸었기에 딸아이의 비행기는 환불받을 수 없었고, 나의 비행기도 30만 원정도 수수료를 내어야하고, 유로스타를 비롯해 숙소 등 다른 예약한 곳에도 100% 환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예매할 수 있는 비행기중 가장 싼 것을 선택하다보니 딸아이는 아픈 다리로 바르샤바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타야했으며 돌아갈 때도 나보다 하루 먼저 출발해야 했다. 딸아이가 돌아온 그 다음날 바로 병원에 데려갔다.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이 있는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는 합쳐서 5군데 정도 된다. 그 중 평소에 다니던 곳으로 갔다. 뼈가 골절이 되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실금이 있을 수 있다는 소견과 함께 그동안 반 깁스를 하자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어쨌든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이 이렇게나 좋을 수가!

 

다시 출국하기 위해 딸아이는 반 깁스를 풀었지만 완전히 좋아진 건 아니었다. 전에 언니도 호주여행을 갔을 때 다리를 접질려 그곳에서 지팡이를 구매해 사용했었는데, 그 지팡이를 보내주었다. 딸아이는 발목보호대를 찬 채로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만 했다.



인생사 새옹지마, 전화위복!

지팡이를 짚고, 여전히 통증이 있어 거동이 불편한 딸아이를 옆에서 부축하며 다니기 힘들었지만, 어디에서나 배려를 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유럽의 유명한 미술관은 예약을 해도 줄을 길게 서야 하는데, 딸아이는 장애인으로 분류되어 줄을 서지 않고도 입장할 수 있었다.


특히 루브르에서 모나리자를 볼 때가 압권이었다. 모나리자는 방탄유리로 보호되고 있었고, 관람객들은 먼 발치에서 여러 사람에 둘러싸여 그 유명한 그림을 감상해야만 한다. 그러나 딸아이는 장애인으로, 나는 보호자로 모나리자 바로 앞에서 직관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졌다. 아무런 시야의 방해도, 시간제약도 받지 않고 모나리자를 감상할 수 있었다. 눈앞에 바로 보이는 모나리자는 나에게 웅숭깊은 말을 걸어왔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전율이 느껴졌다. 이 그림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 잘 표현하지는 못해도 이유를 알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암스테르담에서의 숙소가 좁고 공동화장실을 사용하는 곳이라(그래도 하루에 20만원이다) 힘들었고, 여행에 조금 지친 상태라 새로운 도시로 이동해 45일을 잘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파리에서는 거의 매일 비가 오고 날이 개기를 반복했고, 네덜란드의 쾨켄호프에서도 비가 내려 계속 우산이 필요했다. 비가 오면 또 다른 도시의 풍경을 만날 수 있어 낭만적이고 운치가 있지만 다리가 불편한 딸아이에게는 위험해 긴장해야만 했다. 반 곱슬머리인 나에게도 비와 습기는 치명적이다. 아침에 드라이기와 고데기로 잘 정리한 내 머리는 조금의 물기를 만나도 제 본성으로 돌아가 버린다.


런던은 한국의 초봄 기온과 비슷해 쌀쌀했지만 우리가 머무는 내내 날씨가 맑아 좋았다. 날씨 안 좋기로 소문난 런던이라 걱정했는데 오히려 세 도시 중 날씨가 최상이었다. 런던은 생각보다 현대적이었고 활기가 넘치는 도시였다. 어디를 가든지 버스킹을 하는 뮤지션을 만날 수 있었고,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양편에 뮤지컬 공연 포스터가 빽빽이 들어 차 있었다. 파리와 암스테르담에 비해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도 적었고, no-smoking지역도 많았다. 일단 영어로 모든 것이 소통 가능해 마음이 놓였다. 숙소비용이 가장 저렴했지만, 제일 만족스러웠다. 런던의 지하철은 파리에 비해 훨씬 이용하기 편했고, 한 라인에 여러 노선이 다니는 것이 한국과 달랐다.


노팅 힐 서점1999년에 개봉한 영화 노팅 힐덕분에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곳에 관심이 많았다. 실력이 부족해 영어 원서를 잘 읽어내지는 못하지만 그것을 떠나 책 구경 자체는 언제나 흥미롭다. ‘더 노팅힐 북샵은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서점이었다. 전시된 책의 표지들이 정말 예뻤다.


노팅힐 북샵에서 사고 싶은 책이 많았지만 딱 한 권만 골랐다. 호머의 ‘The Odyssey’이다. 나를 그리스 고전의 세계로 인도해준 책이고, 여행자에게 이만큼 어울리는 책은 없을 것이다. 오디세우스가 영웅이기보다 인간적이라 매력적이며, 여행이 끝난 후에도 그는 그것을 통한 경험, 고통으로 한층 더 성숙한 인간이 되었을 것이다.


노팅 힐을 방문한 날이 마침 토요일이라 포토벨로 거리에 굉장히 큰 로드 마켓(Portobello Road Market)이 열려 있었다. 규모가 엄청났다. 여러 가지 물건과 길거리 음식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마켓을 구경하며, 물건을 전시하는 방법은 한국의 남대문 시장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노팅 힐에서 딸아이와 티 타임!


러시아 출신의 금융계의 거목인 존 줄리어스 앵거스테인이 사망하자 그의 소장품 38점이 미술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영국 정부가 그것을 매입하고 1824년 앵거스테인의 개인 저택에 내셔널 갤러리를 개장한다. 1838년 트라팔가 광장 인근에 웅장한 고전 스타일로 지은 새 건물로 이전한다. 내셔널 갤러리는 중세 말기와 르네상스 초기의 작품부터 19세기 말 작품까지 회화작품만을 전시하고 있다.(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 김영숙, 휴머니스트, p.100)

 

파리와 달리 런던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거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그림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아 잘 모르지만 한국에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미술 전시를 관람하곤 했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볼 때, 그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면 좋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전문가의 설명을 그대로 그림에 적용시킬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림 앞에 서서, 그 그림을 내 눈에 담고 나름의 느낌을 간직하면 된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가장 유명한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보다 다른 그림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내셔널 갤러리 앞에서의 거리의 화가와 버스킹


뮤지컬 위키드, 아폴로 빅토리아 극장

 

런던은 단연 뮤지컬의 도시라고 할만하다. 한 작품을 전용극장에서 장기 공연할 정도로 인프라가 풍부하다. 상연되는 여러 뮤지컬 중 어떤 것을 볼 것인지 고민했는데, 영어 듣기가 잘 되지 않는 나를 위해 딸아이는 위키드와 레미제라블을 선택했다. 이 두 뮤지컬은 다른 뮤지컬에 비해 저렴했고, 한국에서 관람한 적이 있어 내용과 넘버가 익숙했다.

 

한국에서는 뮤지컬을 볼 때, 기침소리를 내는 것조차도 민폐에 속한다. 심지어 공연이 끝난 후 몇 열 어느 좌석에 앉은 누군가가 기침을 해서 관람에 방해가 되었다고 공연 후기에 지적할 정도이다. 위키드를 상연하는 극장에 조금 빨리 도착한 딸아이와 나는 그곳에서 한국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뮤지컬을 보면서 음식과 음료를 먹을 수 있었다. 심지어 좌석 앞에 있는 QR코드에 접속해 음식을 시키면 직원이 좌석까지 직접 배달해주었다. 인터 미션때는 아이스크림을 관람석에 가져와 팔기까지 했다. 관객들은 다들 먹을 것을 들고 왔다. 와인 병을 통째로, 와인글라스까지 들고 왔다.

 

이런 문화가 뮤지컬 관람에만 집중하고자 하는 관객에게 방해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하지만 배우들의 공연과 관객들의 즐길 권리가 너무 잘 어우러졌다. 위키드의 내용이 약간 즐기면서 볼 수 있기도 하지만, 관객들은 공연에 방해를 주지 않고 스스로 잘 즐길 줄 알았다. 뮤지컬만 보는 것이 목적이 아닌, 가족, 연인들이 함께 와서 몇 시간동안 충분히 잘 놀다간다는 느낌이 강했다. 문화적 차이가 충격으로 다가 올 만큼 신선했고, 우리도 한 번 시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Sondheim Theatre

 

레미제라블은 위키드만큼의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음료 정도는 마실 수 있었다. 딸아이와 나도 미리 맥주를 준비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이 레미제라블인데 역시나 좋았다. 레미제라블의 넘버는 언제나 좋고 자베르역을 맡은 배우가 너무 멋있었다. 그가 부르는 ‘Stars’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개조해 개관한 테이트 모던 갤러리는 20세기 이후의 현대미술을 전시해 놓고 있다. 여러 분야의 현대미술을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는 테이트 모던은 나에게는 이해하기 가장 어려운 곳이었다. 전시 목적과 설명을 잘 읽으면 어느 정도 의미하는 것을 알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역부족이라 그 이미지만을 느끼고 나와야 해서 아쉬웠다.


12시에 문을 여는 테이트 모던 6층에 있는 테라스 바(Tate Modern Terrace Bar)’는 템즈강의 아름다운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맞은편에는 세인트 폴 대성당이 있다. 세인트 폴 대성당은 입장료가 20파운드가 넘어 그냥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테라스 바 아래로는 밀레니엄 브리지가 있다. 템즈강이 별로 넓지 않아 밀레니엄 브리지로 금방 건널 수 있지만 역시나 보기만 했다.



테이트 모던 갤러리 가까이에 버러 마켓(Borough Market)이 있어 이곳에서 빠에야 한 접시와 생과일 쥬스로 점심을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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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5-30 0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응급실에 갔다가 병원비가 천만원 정도가 나오다니... 다른 나라는 병원 가기 쉽지 않은 듯해요 거기 사는 사람도 쉽지 않은 듯하더군요 못 갈 뻔했는데 파리와 영국 런던에 가셨군요 그 시간은 꿈처럼 흘러 갔을 것 같네요 모나리자를 바로 앞에서 보다니, 언젠가 모나리자 보려면 힘들다는 말 들었는데... 사람이 아주 많다는 말도, 그 둘레에 있는 그림은 잘 안 보고 모나리자 둘레에만 사람이 많다고 하더군요 다른 그림도 괜찮을 텐데... 뮤지컬도 보셨군요 나라마다 뮤지컬 보는 게 조금씩 다른 듯해요


희선

페넬로페 2023-05-30 06:54   좋아요 0 | URL
그 나라의 국민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일상을 잘 살아가겠지만 외국인은 시스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듯 해요. 우리나라는 동네마다 병원을 진료과별로 갈 수 있어 좋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모나리자를 보통은 꽤 멀리서 봐야하는데 바로 앞에서 직관할 수 있어 좋았어요^^

2023-05-30 0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0 0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0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0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3-05-30 1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디세이!
탁월한 선택입니다.
지금이라도 비행기 타고 싶네요 ~♡

페넬로페 2023-05-30 15:20   좋아요 2 | URL
그렇죠! 우리의 출발점이니까요.
다가오는 그레이스님의 여행이 미리 부러운데요^^

2023-05-30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0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3-05-30 1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라 노모가 항상 걱정이긴해요. 아직 건강한 편이긴 하시지만. 그래도 따님 그만하길 다행이어요.
우리나라 관객수준이 높긴하죠. 연주실황 들어보면 관객들 기침소리 안 나온적이 거의 없던데. ㅋ
사진 멋지네요. 특히 저 탐스러운 책들은.🥹

페넬로페 2023-05-30 15:27   좋아요 2 | URL
여행중에 시어머니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좋아지셨어요.
공연이나 연주회에서 최대한 예의를 지켜야하지만 위키드 보면서 영국의 문화도 좋았어요.
우리나라도 조금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3-05-30 1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들이 외국 여행을 가자는 걸 친정어머니가 안심이 되지 않아 무슨 일이 일어나면 빨리 돌아올 수 있는 제주도만 가게 되더라고요.ㅋ
다쳐도 전화위복으로 생각하기, 바람직합니다. 일어난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죠. 따님이 빨리 회복되시길...
글도 좋지만 사진도 좋습니다. 암스테르담 페이퍼만큼 좋습니다. 최고 최고!!!

페넬로페 2023-05-30 15:31   좋아요 1 | URL
노부모님이 계셔서 언제나 마음이 무거워요.

네, 딸아이가 다쳐서 걱정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행운도 얻었어요 ㅎㅎ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여행기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레삭매냐 2023-05-30 14: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국에서 고저 아프면
안됩니다.

다시 한 번 울나라의
내셔널 헬스 플랜의
위대함에 감사합니다.
이걸 고치려는 놈들
은 모두 악당이라는.

플리마켓의 알록달록
사발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빠에야 맛도 보고 싶네요.

페넬로페 2023-05-30 15:34   좋아요 1 | URL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도 그렇고 다른 여러가지 시스템도 좋고 합리적이라는 걸 많이 실감했어요.
이런 걸 유지해야하는데 요즘은 자꾸 퇴보해간다는 느낌에 우울해져요.

마켓의 규모가 엄청나더라고요.

빠에야, 조금 짰지만 맛이 괜찮았습니다^^

서곡 2023-05-30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택에 (간접) 구경 잘 했습니다 모나리자 감동입니다!

페넬로페 2023-05-30 19:17   좋아요 1 | URL
생각지도 않게 모나리자를 앞에서 감상할 기회가 생겨 얼떨떨했어요 ㅎㅎ

새파랑 2023-05-30 1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끝이 행복해서 다행입니다~!! 페넬로페님 딸도 페넬로페님을 닮아서 용감한거 같아요~! 노팅힐 서점도 멋지고 모나리자 직관도 좋고너무 부럽습니다~!!

페넬로페 2023-05-30 19:28   좋아요 1 | URL
네, 끝이 좋아 그나마 다행이었고 무사히 여행 다녀올 수 있었어요.
노팅힐도 그렇지만 런던의 서점들이 다 아기자기하게 예뻤어요.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ㅎㅎ

햇살과함께 2023-05-30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여행 가고싶게 만드는 페이퍼입니다! 그래도 일정 변경해서 잘 여행하셔서 다행이에요!

페넬로페 2023-05-30 21:49   좋아요 1 | URL
여행 포기할뻔 했는데 이렇게 다녀와서 저도 넘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또 가고 싶어요 ㅎㅎ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5-31 06: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나가다 우연히 보게된 글인데 글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느껴져서 읽으면서 마치 런던에 잠깐 다녀온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도 다시금 느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페넬로페 2023-05-31 07:31   좋아요 1 | URL
저에게 런던이 무척 생생하게 다가와 여행 내내 행복했고 감동적이었어요.
아마 그래서 제 글도 그렇게 표현되었나 봅니다.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파리에서의 5박6일 일정을 마치고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했다. 어떤 사람은 파리에 실망했다고 했지만 나는 파리가 좋았다. 어디를 가든 볼거리가 넘치는 곳이었다.
여행 일정중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이라 의욕도 넘치고 체력도 소진되지 않아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파리의 지하철은 듣던데로 낡고 불편했다. 오래전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에서 레오 까락스가 지하철 역사에 불을 지르던 모습 그대로였다. 다리가 불편한 딸이 계속 계단을 오르내려야했기에 옆에서 부축을 하며 천천히 다녀야했다.

파리에 소매치기가 많다는 것이 사실이었다.
딸아이와 지하철 통로를 지나가는데 뒤에서 내 배낭 지퍼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뒤로 돌아보니 12살 정도 되는 흑인소녀 두 명이 나의 배낭지퍼를 여는 중이었다.
내 비명소리에 그들도 놀라 지나가버리고 뒤에 오던 흑인 여성이 우리에게 배낭을 앞으로 메고 다니라고 하였다.
여행 끝까지 여권만은 사수해야하기에 식겁했다.
불편했지만 할수없이 전대를 차고 다녀야했다.

기차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건너왔다.
왼쪽으로 보아도 오른쪽으로 보아도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보고 이 땅들이 축복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보다 경쟁하지 않아도 먹고 살 먹거리가 충분히 재배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그들에게 유리한 것인가를 실감했다.

암스테르담은 어디를 가든 물이 있어 사진을 찍으면 그것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파리와는 느낌이 조금 달랐다.
좀 더 활기차고 알록달록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파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이곳은 교통이 좋다.
지하철, 트램, 버스로 환승이 쉽고 모든것이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9유로면 하루종일 어떤 대중교통도 이용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암스테르담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대마초와 매춘이 합법인 나라이다.
그래서인지 길거리 전체가 담배꽁초로 가득차 있고 대마 냄새가 많이 난다. 심지어 대마가 들어간 쿠키도 있다.

홍등가는 구경하러 간것이 아니라 암스테르담 셀트럴역 근처에 숙소가 있기에 그곳을 자주 지나다녀야 했다.
저녁 시간이 되면 진한 화장에 야한 속옷을 입은 여자들이 거리를 지나가는 남자들을 유혹했다.
그곳에 눈길을 주기가 거북했고 기분이 별로였다.
이 두 가지가 암스테르담에 대한 좋은 감정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암스테르담에 왔으니 하이네켄 생맥주를 당연히 마셔야지.
분위기가 건전한 바에 이틀 연속 가서 맥주를 마셨다.
안주 없이 간단하게 맥주만 한 잔하고 나와도 되는 것이 좋았다.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를 타고 30분정도만 가면 볼 수 있는 튤립축제와 풍차마을도 좋았다.
특히 쾨켄호프의 툴립축제가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
아침 일찍 도착해 사람이 별로 없는 곳에서 정원을 산책할 수 있었고 여러 종류의 튤립꽃도 아름다웠다.
비가 조금 와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운치가 있었다.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과 반 고흐 미술관도 좋았지만 파리의 오르세에서 본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과 오랑주리의 ‘수련‘을 능가하지는 못했다.

지금은 유로스타를 타고 런던으로 넘어가는 중이다.
방금 브뤼셀역을 지났는데
도버해협을 어떻게 지날지 기대된다.

여행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먹는 것과 잠자리가 부실하다.
피부는 푸석해지고 살도 많이 빠진듯 하다.
체력도 약간 고갈되고 피곤해서인지 입 주변에 염증도 생겼다.

남은 여행일정도 멋졌으면 좋겠다.
런던이 나를 잘 받아주기를^^

어디를 가든 나는 진정한 책쟁이에게 관심이 많이 간다.
기차를 타고부터 계속 책을 읽고 있는 여성이 있다.
여행 핑계로 책을 너무 멀리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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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5-13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잘 봤습니다 ㄷㄷㄷ 저 유명한 그림들을 직관!!! 프사 바뀌셨네요 새 프사로부터 독서갈증이 느껴집니다 ㅎㅎ 나머지 여정도 기대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23-05-14 07:25   좋아요 0 | URL
직관하는 그림들이 확실히 좋더라고요. 사진으로 보는 느낌과는 달랐어요. 프사는 책 읽는 여성으로 대체했어요 ㅎㅎ

새파랑 2023-05-13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파리에 암스테르담에 아직 영국까지 남으셨다니~!! 완전 멋집니다 ㅋ
소매치기 안당하셔서 다행입니다~!!

고흐그림은 그래도 자주 봐서 그런지 익숙하네요 ^^

영국 여행도 즐겁게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페넬로페 2023-05-14 07:28   좋아요 1 | URL
소매치기가 진짜로 있더라고요.
그것도 어린 소녀들이라 더 충격적이었어요. 그들도 부모 잘 못 만나 그런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런던 일정도 잘 소화하겠습니다^^

서니데이 2023-05-13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여행 잘 다녀오세요.
고흐의 아몬드 나무, 페넬로페님이 찍으신 사진으로 보니 더 좋네요.
즐거운 여행 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5-14 07:30   좋아요 1 | URL
고흐의 아몬드 나무 정말 좋더라고요. 여기도 주말이라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께서도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

hnine 2023-05-14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들이 정말 좋습니다. 저도 눈호강 하네요.
런던에서의 일정도 기대됩니다.

페넬로페 2023-05-14 07:32   좋아요 0 | URL
풍경이 좋아 저절로 멋진 사진이 나오는 것 같아요. 런던도 구경 잘하고 돌아가겠습니다^^

은오 2023-05-14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께서 저한테 사진 한장은 너무하다고 하실만도 하셨네요 ㅋㅋㅋㅋㅋ 이렇게 많은 사진이!! 저도 눈호강 했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어딜가든 책 읽는 사람한테 관심 가는 거 완전 공감이요 ㅋㅋㅋ 저도 지하철이든 카페든 어디서든 누가 책 읽고 있으면 꼭 눈길이 가고 어떤 책인지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리고 혼자 내적 친밀감을 느낍니다 ㅋㅋㅋㅋ
페넬로페님!! 남은 여행도 안전하고(어휴 소매치기ㅠ_ㅠ) 즐거운 여행이 되셨으면 합니다 잘다녀오셔요!!😆

페넬로페 2023-05-14 08:05   좋아요 1 | URL
저도 은오님 계속 생각했어요 ㅎㅎ
여행은 눈에 많은 것을 담아 와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ㅎㅎ
남은 여행, 더 좋은 추억 쌓고 돌아갈께요^^

레삭매냐 2023-05-14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 이태리 여행에서도
그리고 마르세유에 갔을 적에도
현지 사람들이 배낭을 뒤로 메지
말고 앞으로 메라고 하더군요.

다행이었습니다.

저도 언제고 암스테르담-마드리드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다시 더부럽.

페넬로페 2023-05-14 15:46   좋아요 1 | URL
배낭을 앞으로도 매어봤지만 불편하더라고요. 그런면에서 전대가 안전한 것 같았어요.

유럽에서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쪽이 좋다고 하던데 저도 언젠가는 스페인쪽으로도 꼭 가보고 싶습니다^^

얄라알라 2023-05-14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여정 일정 빠듯하신 와중에
입술 부트르실 정도로 피곤하신 와중에
이렇게 생생한 여행기 올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유럽판 레모나는 없나요? 비타민 잘 챙기시고 여권 잘 사수하시고 안전 귀국 하시기를!!^^

페넬로페 2023-05-14 15:44   좋아요 1 | URL
한국에서 영양제랑 레모나까지 챙겨서 갔어요. 아무래도 먹는것이 부실하고 많이 걷다보니 피곤이 쌓이는 것 같아요.
어디를 다니든 일단 긴장을 하니 정신적으로도 긴장하고 있어요.

마지막까지 여권사수하며 잘 다녀오겠습니다^^

모나리자 2023-05-14 2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봐도 설렙니다! 여행은 설레면서도 고생인 것 같아요. 건강 잘 챙기시고 안전하게 돌아오세요.^^

페넬로페 2023-05-16 04:47   좋아요 2 | URL
고생이 되면서도 또 좋은 걸 많이 보니 설레기도 해요 ㅎㅎ
건강하게 잘 다니겠습니다^^

서곡 2023-05-14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튤립이 너무 이뻐 필 받고 튤립 그림 찾아 포스팅했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3-05-16 04:48   좋아요 1 | URL
툴립에 대한 에피소드도 많은 것 같아요. 포스팅 잘 읽겠습니다^^

희선 2023-05-15 0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풍차와 튤립을 보고 네덜란드가 생각났는데, 암스테르담이 네덜란드 맞군요 고흐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군요 처음에 파리 이야기가 있어서 프랑스를 생각했습니다 유럽은 여기 저기 가기 쉽다는 말 보기는 했군요 어떤 사람은 유럽에서 sns 하다가 가방 도둑 맞았다고 합니다 가방을 잘 보고 있어야지 sns를 하다 그걸 잊다니... 한국하고 다르게 좀 느려서 더 그런 거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페넬로페 님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시고 잘 돌아오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3-05-16 04:53   좋아요 1 | URL
네덜란드는 풍차와 툴립 이미지로 대표되는 것 같더라고요.
거기에 따른 굿즈도 많아요.
고흐가 네덜란드 출신이지만 정작 고국에서는 별로 환영받지 못한 것 같아요.

이제 여행 일정도 얼마남지 않았네요.
남은 일정동안 잘 지내다 돌아갈께요^^

거리의화가 2023-05-15 1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튤립, 풍차를 보니 네덜란드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풍차요!ㅎㅎㅎ 이곳에서도 튤립 축제를 하고 튤립으로 꾸며진 인공 정원들도 많이 있지만 아무래도 규모가 그리 크진 않을 것 같아서. 어딜 가나 물이 있어서 찍으면 사진이 된다는 말씀에도 공감이 갑니다. 덕분에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여행 중에는 잘 챙겨먹기는 쉽지 않죠. 저도 좀 그런 편인데... 그래도 하루에 한끼 이상은 꼭 근사한 걸로 잘 챙겨드시길 바랍니다. 남은 여행 건강하게 별탈 없이 마무리하시길!

페넬로페 2023-05-16 05:00   좋아요 1 | URL
쾨켄호프가 툴립꽃도 많았지만 넓고 조경도잘 해 놓아 다른 볼거리도 많아 넘 좋았어요.

네, 하루에 한끼는 좋은 걸 먹으려고 해요. 대도시라 그런지 먹는게 그리 나쁘지는 않아요. 물가가 비싸서 그렇지요 ㅎㅎ
거릭의화가님, 격려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얼마남지 않은 여행도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3-05-16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너무 좋습니다. 첫 번째 사진도 나무와 꽃 사진도, 고흐 그림 사진도...
글도 잘 읽었습니다. 좋은 추억을 쌓으셨습니다.
귀한 페이퍼라고 생각하며 잘 봤고 감사드립니다.^^

페넬로페 2023-05-16 16:22   좋아요 0 | URL
경치가 좋아 아무렇게 찍어도 좋은 그림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제 여헹기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stella.K 2023-05-24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암스텔담에서 보는 고흐의 그림은 좀 남다를 것 같긴해요.
지난 번 마침 고흐에 관한 책이 정가인하해서 살까 하다가
장바구니에서 뺐는데 이 페이퍼보니 괜히 후회가 되네요.
다름 책 주문 때까지 계속 정가인하하길 바랄뿐입니다. 흐흑~

페넬로페 2023-05-24 19:03   좋아요 1 | URL
고흐의 생애에서 그의 부모를 비롯해 네덜란드는 별로 그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았다고 알고 있어요. 고흐미술관에서 그의 그림을 볼 때 자꾸 그런면이 연상되어 아쉽더라고요.
죽어서 대우받는다면 그나마 다행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23-05-25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6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8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0 0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3-05-30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제 좋아요를 눌렀을까요? ㅋ
여행기 올리시는 줄도 몰랐네요
이제서야 봤습니다.
사진 구도가 남다르네요~
무사히 다녀오셔서 감사해요 ~~

페넬로페 2023-05-30 19:15   좋아요 0 | URL
제가 생각보다 여행 체질이더라고요 ㅋㅋ
딸아이에게는 사진 못 찍는다고 구박 많이 받아요^^
 

{여행은 온전히 나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니 나만의 로망을 실현하는 것을 잊지 말자.
ㅡ˝런던 셀프 트래블‘, 박정은, 상상출판}

외국영화에 나오는 묘지를 보면서 내가 만약 여행을 가게 된다면 그런 묘지를 한 번 가 보는 것이 나의 로망이었다.

반 고흐가 마지막 여생을 보냈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그 곳 좁은방에서 말년을 고독하게 보냈던 고흐는 그의 죽음마저도 초라했던지 동생 테오도르와 함께 묻혀 있는 그의 묘지는 생각보다 너무 소박했다.

죽은 사람들이 묻혀 있지만 묘지는 아름답고 정겨웠다.
그들을 그리워하고 추모하는 후손들의 정성과 사랑이 보였다.


오늘 아침 일정은 프루스트의 묘지가 있는 페르 라세르 공동묘지에 가 보는 것이었는데 비가 오고 다리를 다친 딸아이가 힘들어질까봐 포기하고 여유있게 브런치를 먹고 있다.

한국에 돌아가면 파리의 많은 것중에 카페의 야외테라스가 제일 많이 기억나고 그 정취가 그리울 것 같다.

여행,
내가 현재 존재하고 방문하는 장소도 분명 나와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갈 수 있는 곳에서 즐기고
갈 수 없는 곳은 미련을 갖지 말고 다음을 기약하자,
만약 다시 올 수 없다면
할 수 없다^^

C‘est la 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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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5-09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페넬로페님 고흐를 만나러 가셨군요 저도 덩달아 마음이 설레네요^^ 즐겁고 안전하게 여행 잘 다녀오시길*^^*

페넬로페 2023-05-09 20:09   좋아요 1 | URL
일상을 벗어나니 좋아요 ㅎㅎ
네, 잘 보고 올께요^^

stella.K 2023-05-09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ㅠ
무사히 잘 다녀오십시오.
근데 누가 페페님인가요? 스니커즈...? ㅎㅎ

페넬로페 2023-05-09 20:10   좋아요 1 | URL
스니커즈아니고 청바지입니다 ㅎㅎ^^
여권사수하며 무사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stella.K 2023-05-09 20:12   좋아요 1 | URL
아, 그러시군요.
근데 그곳은 지금 몇신가요?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ㅋㅋ

페넬로페 2023-05-10 05:18   좋아요 1 | URL
본래는 8시간 늦는데 지금 섬머타임 실시해서 7시간 차이나요^^

레삭매냐 2023-05-09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부럽 -.-

페넬로페 2023-05-10 05:27   좋아요 0 | URL
ㅎㅎ~~
열심히 다니겠습니다^^

서곡 2023-05-09 2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있습니다! 건강히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3-05-10 05:20   좋아요 2 | URL
넵, 잘 다녀오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5-09 2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멋진 여행을 하고 계시군요?
따님과 추억을 쌓는^^
근데 여행을 가서 발을 다쳐서 어떡한대요?ㅜㅜ
저도 저렇게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셔 보고 싶단 생각을 종종 하곤 합니다.
비가 와도 운치 있네요^^
고흐의 묘지는 꽃들로 인해 예쁘네요.
그리고 성당인가요? 고흐 그림에서 본 것 같기도 하네요?
암튼 즐겁고 편안한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3-05-10 05:26   좋아요 1 | URL
추억도 쌓고 가끔씩 빈정 상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딸아이 다리는 여행 3주전에 다쳤는데 영 시원치 않아 지금 지팡이 짚고 천천히 다니고 있어요~~
고흐의 그림에 있는 것과 실제 모습이 너무 닮아 있더라고요.
보통 교회라고 나와 있는데 실제로는 성당입니다
여행 잘 하고 돌아가겠습니다^^

coolcat329 2023-05-09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부럽습니다. 즐거운 여행되시길요~^^

페넬로페 2023-05-10 05:27   좋아요 1 | URL
네, 감사합니다^^

희선 2023-05-10 0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리라니, 파리에서도 이렇게 쓸 수 있군요 이게 그렇게 신기한 건 아니기도 하겠지만... 다른 나라에 살고 글을 쓰시는 분도 있지만, 여전히 신기합니다 이럴 땐 정말 인터넷이 좋기도 하네요 페넬로페 님 따님과 좋은 시간 보내시고 잘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3-05-10 05:30   좋아요 2 | URL
여기는 한국보다 인터넷이 느려 조금 불편해요. 핸드폰으로 북플에 글을 쓰니 사진이 한꺼번에 올라가게 되네요.
딸아이와 좋은 시간 보내고 갈께요.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3-05-10 1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페넬로페님 부럽습니다 ㅜㅜ 파리라니!
전 언제 한번 가볼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사진보니 너무 즐거우실거 같아요. 행복한 여행 되십시요~!!

페넬로페 2023-05-10 17:54   좋아요 2 | URL
저도 유럽은 이번에 처음이예요.
새파랑님은 저보다 휠씬 젊으니 기회가 더 많으실 것 같아요.
약간 고생하고 있지만 그래도 행복한 여행 하고 갈께요^^

자목련 2023-05-11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의 즐거운 여행기 기대할게요^^
따님과 좋은 시간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5-11 15:03   좋아요 0 | URL
일상을 떠나 여행 오니까 좋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