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의 5박6일 일정을 마치고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했다. 어떤 사람은 파리에 실망했다고 했지만 나는 파리가 좋았다. 어디를 가든 볼거리가 넘치는 곳이었다.
여행 일정중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이라 의욕도 넘치고 체력도 소진되지 않아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파리의 지하철은 듣던데로 낡고 불편했다. 오래전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에서 레오 까락스가 지하철 역사에 불을 지르던 모습 그대로였다. 다리가 불편한 딸이 계속 계단을 오르내려야했기에 옆에서 부축을 하며 천천히 다녀야했다.

파리에 소매치기가 많다는 것이 사실이었다.
딸아이와 지하철 통로를 지나가는데 뒤에서 내 배낭 지퍼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뒤로 돌아보니 12살 정도 되는 흑인소녀 두 명이 나의 배낭지퍼를 여는 중이었다.
내 비명소리에 그들도 놀라 지나가버리고 뒤에 오던 흑인 여성이 우리에게 배낭을 앞으로 메고 다니라고 하였다.
여행 끝까지 여권만은 사수해야하기에 식겁했다.
불편했지만 할수없이 전대를 차고 다녀야했다.

기차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건너왔다.
왼쪽으로 보아도 오른쪽으로 보아도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보고 이 땅들이 축복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보다 경쟁하지 않아도 먹고 살 먹거리가 충분히 재배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그들에게 유리한 것인가를 실감했다.

암스테르담은 어디를 가든 물이 있어 사진을 찍으면 그것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파리와는 느낌이 조금 달랐다.
좀 더 활기차고 알록달록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파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이곳은 교통이 좋다.
지하철, 트램, 버스로 환승이 쉽고 모든것이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9유로면 하루종일 어떤 대중교통도 이용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암스테르담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대마초와 매춘이 합법인 나라이다.
그래서인지 길거리 전체가 담배꽁초로 가득차 있고 대마 냄새가 많이 난다. 심지어 대마가 들어간 쿠키도 있다.

홍등가는 구경하러 간것이 아니라 암스테르담 셀트럴역 근처에 숙소가 있기에 그곳을 자주 지나다녀야 했다.
저녁 시간이 되면 진한 화장에 야한 속옷을 입은 여자들이 거리를 지나가는 남자들을 유혹했다.
그곳에 눈길을 주기가 거북했고 기분이 별로였다.
이 두 가지가 암스테르담에 대한 좋은 감정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암스테르담에 왔으니 하이네켄 생맥주를 당연히 마셔야지.
분위기가 건전한 바에 이틀 연속 가서 맥주를 마셨다.
안주 없이 간단하게 맥주만 한 잔하고 나와도 되는 것이 좋았다.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를 타고 30분정도만 가면 볼 수 있는 튤립축제와 풍차마을도 좋았다.
특히 쾨켄호프의 툴립축제가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
아침 일찍 도착해 사람이 별로 없는 곳에서 정원을 산책할 수 있었고 여러 종류의 튤립꽃도 아름다웠다.
비가 조금 와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운치가 있었다.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과 반 고흐 미술관도 좋았지만 파리의 오르세에서 본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과 오랑주리의 ‘수련‘을 능가하지는 못했다.

지금은 유로스타를 타고 런던으로 넘어가는 중이다.
방금 브뤼셀역을 지났는데
도버해협을 어떻게 지날지 기대된다.

여행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먹는 것과 잠자리가 부실하다.
피부는 푸석해지고 살도 많이 빠진듯 하다.
체력도 약간 고갈되고 피곤해서인지 입 주변에 염증도 생겼다.

남은 여행일정도 멋졌으면 좋겠다.
런던이 나를 잘 받아주기를^^

어디를 가든 나는 진정한 책쟁이에게 관심이 많이 간다.
기차를 타고부터 계속 책을 읽고 있는 여성이 있다.
여행 핑계로 책을 너무 멀리해 아쉽다.





댓글(32) 먼댓글(0) 좋아요(4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서곡 2023-05-13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잘 봤습니다 ㄷㄷㄷ 저 유명한 그림들을 직관!!! 프사 바뀌셨네요 새 프사로부터 독서갈증이 느껴집니다 ㅎㅎ 나머지 여정도 기대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23-05-14 07:25   좋아요 0 | URL
직관하는 그림들이 확실히 좋더라고요. 사진으로 보는 느낌과는 달랐어요. 프사는 책 읽는 여성으로 대체했어요 ㅎㅎ

새파랑 2023-05-13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파리에 암스테르담에 아직 영국까지 남으셨다니~!! 완전 멋집니다 ㅋ
소매치기 안당하셔서 다행입니다~!!

고흐그림은 그래도 자주 봐서 그런지 익숙하네요 ^^

영국 여행도 즐겁게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페넬로페 2023-05-14 07:28   좋아요 1 | URL
소매치기가 진짜로 있더라고요.
그것도 어린 소녀들이라 더 충격적이었어요. 그들도 부모 잘 못 만나 그런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런던 일정도 잘 소화하겠습니다^^

서니데이 2023-05-13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여행 잘 다녀오세요.
고흐의 아몬드 나무, 페넬로페님이 찍으신 사진으로 보니 더 좋네요.
즐거운 여행 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5-14 07:30   좋아요 1 | URL
고흐의 아몬드 나무 정말 좋더라고요. 여기도 주말이라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께서도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

hnine 2023-05-14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들이 정말 좋습니다. 저도 눈호강 하네요.
런던에서의 일정도 기대됩니다.

페넬로페 2023-05-14 07:32   좋아요 0 | URL
풍경이 좋아 저절로 멋진 사진이 나오는 것 같아요. 런던도 구경 잘하고 돌아가겠습니다^^

은오 2023-05-14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께서 저한테 사진 한장은 너무하다고 하실만도 하셨네요 ㅋㅋㅋㅋㅋ 이렇게 많은 사진이!! 저도 눈호강 했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어딜가든 책 읽는 사람한테 관심 가는 거 완전 공감이요 ㅋㅋㅋ 저도 지하철이든 카페든 어디서든 누가 책 읽고 있으면 꼭 눈길이 가고 어떤 책인지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리고 혼자 내적 친밀감을 느낍니다 ㅋㅋㅋㅋ
페넬로페님!! 남은 여행도 안전하고(어휴 소매치기ㅠ_ㅠ) 즐거운 여행이 되셨으면 합니다 잘다녀오셔요!!😆

페넬로페 2023-05-14 08:05   좋아요 1 | URL
저도 은오님 계속 생각했어요 ㅎㅎ
여행은 눈에 많은 것을 담아 와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ㅎㅎ
남은 여행, 더 좋은 추억 쌓고 돌아갈께요^^

레삭매냐 2023-05-14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 이태리 여행에서도
그리고 마르세유에 갔을 적에도
현지 사람들이 배낭을 뒤로 메지
말고 앞으로 메라고 하더군요.

다행이었습니다.

저도 언제고 암스테르담-마드리드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다시 더부럽.

페넬로페 2023-05-14 15:46   좋아요 1 | URL
배낭을 앞으로도 매어봤지만 불편하더라고요. 그런면에서 전대가 안전한 것 같았어요.

유럽에서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쪽이 좋다고 하던데 저도 언젠가는 스페인쪽으로도 꼭 가보고 싶습니다^^

얄라알라 2023-05-14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여정 일정 빠듯하신 와중에
입술 부트르실 정도로 피곤하신 와중에
이렇게 생생한 여행기 올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유럽판 레모나는 없나요? 비타민 잘 챙기시고 여권 잘 사수하시고 안전 귀국 하시기를!!^^

페넬로페 2023-05-14 15:44   좋아요 1 | URL
한국에서 영양제랑 레모나까지 챙겨서 갔어요. 아무래도 먹는것이 부실하고 많이 걷다보니 피곤이 쌓이는 것 같아요.
어디를 다니든 일단 긴장을 하니 정신적으로도 긴장하고 있어요.

마지막까지 여권사수하며 잘 다녀오겠습니다^^

모나리자 2023-05-14 2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봐도 설렙니다! 여행은 설레면서도 고생인 것 같아요. 건강 잘 챙기시고 안전하게 돌아오세요.^^

페넬로페 2023-05-16 04:47   좋아요 2 | URL
고생이 되면서도 또 좋은 걸 많이 보니 설레기도 해요 ㅎㅎ
건강하게 잘 다니겠습니다^^

서곡 2023-05-14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튤립이 너무 이뻐 필 받고 튤립 그림 찾아 포스팅했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3-05-16 04:48   좋아요 1 | URL
툴립에 대한 에피소드도 많은 것 같아요. 포스팅 잘 읽겠습니다^^

희선 2023-05-15 0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풍차와 튤립을 보고 네덜란드가 생각났는데, 암스테르담이 네덜란드 맞군요 고흐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군요 처음에 파리 이야기가 있어서 프랑스를 생각했습니다 유럽은 여기 저기 가기 쉽다는 말 보기는 했군요 어떤 사람은 유럽에서 sns 하다가 가방 도둑 맞았다고 합니다 가방을 잘 보고 있어야지 sns를 하다 그걸 잊다니... 한국하고 다르게 좀 느려서 더 그런 거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페넬로페 님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시고 잘 돌아오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3-05-16 04:53   좋아요 1 | URL
네덜란드는 풍차와 툴립 이미지로 대표되는 것 같더라고요.
거기에 따른 굿즈도 많아요.
고흐가 네덜란드 출신이지만 정작 고국에서는 별로 환영받지 못한 것 같아요.

이제 여행 일정도 얼마남지 않았네요.
남은 일정동안 잘 지내다 돌아갈께요^^

거리의화가 2023-05-15 1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튤립, 풍차를 보니 네덜란드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풍차요!ㅎㅎㅎ 이곳에서도 튤립 축제를 하고 튤립으로 꾸며진 인공 정원들도 많이 있지만 아무래도 규모가 그리 크진 않을 것 같아서. 어딜 가나 물이 있어서 찍으면 사진이 된다는 말씀에도 공감이 갑니다. 덕분에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여행 중에는 잘 챙겨먹기는 쉽지 않죠. 저도 좀 그런 편인데... 그래도 하루에 한끼 이상은 꼭 근사한 걸로 잘 챙겨드시길 바랍니다. 남은 여행 건강하게 별탈 없이 마무리하시길!

페넬로페 2023-05-16 05:00   좋아요 1 | URL
쾨켄호프가 툴립꽃도 많았지만 넓고 조경도잘 해 놓아 다른 볼거리도 많아 넘 좋았어요.

네, 하루에 한끼는 좋은 걸 먹으려고 해요. 대도시라 그런지 먹는게 그리 나쁘지는 않아요. 물가가 비싸서 그렇지요 ㅎㅎ
거릭의화가님, 격려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얼마남지 않은 여행도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3-05-16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너무 좋습니다. 첫 번째 사진도 나무와 꽃 사진도, 고흐 그림 사진도...
글도 잘 읽었습니다. 좋은 추억을 쌓으셨습니다.
귀한 페이퍼라고 생각하며 잘 봤고 감사드립니다.^^

페넬로페 2023-05-16 16:22   좋아요 0 | URL
경치가 좋아 아무렇게 찍어도 좋은 그림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제 여헹기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stella.K 2023-05-24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암스텔담에서 보는 고흐의 그림은 좀 남다를 것 같긴해요.
지난 번 마침 고흐에 관한 책이 정가인하해서 살까 하다가
장바구니에서 뺐는데 이 페이퍼보니 괜히 후회가 되네요.
다름 책 주문 때까지 계속 정가인하하길 바랄뿐입니다. 흐흑~

페넬로페 2023-05-24 19:03   좋아요 1 | URL
고흐의 생애에서 그의 부모를 비롯해 네덜란드는 별로 그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았다고 알고 있어요. 고흐미술관에서 그의 그림을 볼 때 자꾸 그런면이 연상되어 아쉽더라고요.
죽어서 대우받는다면 그나마 다행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23-05-25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6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8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0 0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3-05-30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제 좋아요를 눌렀을까요? ㅋ
여행기 올리시는 줄도 몰랐네요
이제서야 봤습니다.
사진 구도가 남다르네요~
무사히 다녀오셔서 감사해요 ~~

페넬로페 2023-05-30 19:15   좋아요 0 | URL
제가 생각보다 여행 체질이더라고요 ㅋㅋ
딸아이에게는 사진 못 찍는다고 구박 많이 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