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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엔도 슈사쿠 지음, 송태욱 옮김 / 뮤진트리 / 202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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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존재는 지극히 고유하고 개별적이다. 끝없이 탐구되고 존중되어야 할 미지의 세계이기도 하다. 그러한 순수한 존재에 의식주, 교육, 정치, 조직이라는 것이 더해지고, 도덕성, 역할, 의무가 주어진다면 그 존재의 삶은 더 이상 개별적이지 않고 복잡하게 분산된다. 인간에게 희망과 선한 동기를 주는 종교도 예외가 아니다. 하늘 아래 모든 사람은 똑같이 신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서로 이웃을 사랑해야 하며, 이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에게 복을 주신다는 신의 말씀도, 조직과 목적에 연루되면 뒷전으로 밀려나 버린다.

 

정치와 종교가 서로 다른 목적으로 상대방을 이용하고, 그 목적을 실현하고자 아무 연관도 없는, 버려도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먼 길을 떠나게 하는 엔도 슈사쿠사무라이는 처음에 역사적이고도 정치적으로 읽힌다. 실제의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픽션이 얹힌 이 소설은 종교와 믿음에 대한 의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곧 사무라이들이 그들에게 주어진 이해되지 않은 소임을 다하기 위해, 끝없이 계속되는 고난을 겪고, 거기에 따른 그들의 묵묵한 인내에 사람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그들이 가는 험난한 여정 속에서 선택되고 버려지는 것들로, 또 그 결말로 결국 이 소설은 나는 누구인가?’를 근엄하고 깊이 묻고 있다.

 

 

[1624년에서 1858년까지 일본의 외교정책이었던 쇄국제도는 그리스도교 금지와 막부의 무역독점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처음에 무역을 촉진하려는 목적에서 그리스도교를 묵인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잇달아 선교사가 도래하고 신자가 늘어나자 1612년 직할도시에 그리스도교 금지령을 내린다. 이 금교 정책은 단계적으로 강화되어 162255명에 이르는 선교사와 신자가 나가사끼에서 처형되고 1624년에는 스페인선박의 일본도항이 금지되었다. 163710월 그리스도교 농민신자를 중심으로 발생한 대규모 백성잇끼는 가혹한 정치와 그리스도교 탄압에 저항해 37천여 명이 봉기했으나 네덜란드 선박의 엄호사격으로 진압되었다. 이로써 그리스도교에 대한 금지의 목적은 거의 달성되었다 -‘새로 쓴 일본사’, 창비, p275~276에서 발췌]

 

 

척박한 땅, 골짜기에서 세 마을을 책임지는 총령의 자리에 있는 사무라이, ‘하세쿠라 로쿠에몬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며 현실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이다. 말수도 적고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일도 드물다. 일 년에 한 번씩 영주에게 연공을 바치고, 부역의 의무를 지며, 전쟁이 나면 영주를 위해 화살과 총알이 쏟아지는 곳을 뛰어다녀야 하는 낮은 신분의 사무라이이다. 11년 전, 조상 대대로 살아온 지금의 골짜기보다 훨씬 기름진 땅인 구로카와의 땅 대신 이 골짜기가 주어져 이곳에서 힘들게 살고 있다. 전쟁이 나서 공을 세우기 전에는 그 땅을 찾을 기회가 없다.

 

바울회(본래는 프란치스코회)소속인 벨라스코 신부는 일본을 기리시탄(포르투갈어로 그리스도교도라는 의미이며, 가톨릭의 신자, 전도자 또는 그 활동을 통틀어 일컫는 말)의 나라로 만들고, 자신은 일본에서 주교가 되기를 원하는 야심가이다. 자신들보다 앞서 일본에 들어 온 베드로회(예수회)신부들과 일본에 대한 종교의 지배권을 갖기 위해 서로를 비판하며 반목하고 있다. 일본이 원하는 남만인과의 무역에 이익을 주고 그 대신 자신은 일본에서 포교의 자유를 얻기 위해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포교도 외교처럼 술책을 부리고 흥정을 하고 위협을 하고 때로는 타협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도 막부의 초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에도에서 가까운 곳에 새로운 무역항을 만들어 마닐라를 거치지 않고 직접 멕시코와의 무역을 원했다. 단지 그 이유만으로 남만의 기리시탄인이 필요했다. 그 당시 네덜란드와 영국등 신교도들도 일본과의 무역을 원했다. 가톨릭과 신교도들은 일본에서 무역 독점권과 종교의 포교를 선점하기 위해 막후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렇게 정치와 종교는 그들의 이익을 위해 만나야 했고, 순수하게 그리스도교라는 종교가 필요한 사람과, 전혀 그리스도교가 필요 없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일본은 쓰키노우라항에서 스페인 뱃사람의 도움으로 만든 갤리언선인 산 후안 바우티스타를 띄우고 그들의 목적을 위해 여러 뱃사람, 상인, 그리고 사무라이와 벨라스코 신부 등을 태워 출항시킨다.

 

배에 탄 사무라이들은 네 명이었다. 마쓰키 주사쿠, 다나카 다로자에몬, 니시 규스케, 하세쿠라 로쿠에몬은 사무라이 중에서도 신분이 낮은 메시다시슈출신인데 그들은 왜 자신들이 나라를 대표하는 사절이 되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다만 그들에게는 기름진 옛 영토를 되찾아야만 하는 바램이 있기에 자유롭게 직접적인 무역을 원한다는 영주의 편지를 멕시코의 태수에게 전해야 하는 소임을 맡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명령을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것이 사무라이의 역할이고 그들은 그런 정신을 받드는 사무라이였다.

 

일본인에게 바다는 오랫동안 오랑캐로부터 섬을 지키는 커다란 해자였을 뿐이었던 망망대해의 바다는 그들에게 새로운 문명을 마주하고 변화와 두려움을 가져다주는 신호탄이었다.

 

[일동은 침묵한 채 오랫동안 큰 배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알고 있는 영주의 어떤 군선보다도 강력하고 남자다운 배였다. 그 배가 모레 자신들을 태우고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강렬한 느낌이 사무라이의 가슴을 덮쳤다. 골짜기에서의 조용한 인생이 막 떨어져 나가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p93}

 

항해는 만만치 않았다. 두 번의 큰 폭풍을 만나 몇 명이 죽어 나갔다. 벨라스코 신부는 멕시코라는 나라에서는 기리스탄만이 환영받을 수 있다고 하며 개종할 것을 원한다. 이익을 위해 이 배를 탄 상인들은 멕시코에서의 유리한 거래를 위해 세례를 받는다. 현세의 편안을 기원하기 위해 종교를 믿는 일본인의 특성과 그리스도교의 사상은 어우러지기 어려웠다. 그래서 그들이 받는 세례는 그저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벨라스코 신부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도착한 소식은 암울했다. 그들이 떠난 직후 일본은 영국과의 통상을 인정했고, 비교적 포교에 관대했던 지역에서도 박해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런 소식을 듣고도 멕시코의 스페인 총독은 그들을 도울 명분이 없었다. 그래서 사무라이와 벨라스코신부는 교황을 만나고 왕을 알현하기 위해 유럽으로 떠나기로 한다. 사무라이중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마쓰키 주사쿠만이 일본행을 택한다. 스페인의 세비야에 도착하고도 그들에게 유리한 소식은 없었다. 그들은 소임을 완수하고자 마드리드에서 결국 마음에도 없는 세례를 받는다. 기리스탄의 나라에 사는 사람들과 교황에게 보여주고자 연극을 한 것이다. 그들이 로마까지 가서 교황을 만나지만 단지 그것은 이 나라까지 와서 그들이 보여준 종교적 열성에 대한 가벼운 보답이었을 뿐이었다. 그리스도를 박해하는 나라와 통상을 원하지 않고 그 위험한 지역에 선교사를 보내지 않겠다는 것이 그들의 방침이었다. 그들은 소임을 완수하는데 실패했고 조상의 옛 땅을 되찾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들의 나라는 처음부터 사무라이의 소임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큰 배를 건조하고 멕시코까지의 뱃길을 알아내고자 그들을 이용한 것뿐이었다.

 

출발할 때의 마음과 목적은 달랐지만 기나긴 여정을 함께 함으로써 벨라스코 신부와 사무라이들은 점차 마음을 열고 서로 이해하게 된다. 벨라스코 신부는 사무라이가 보여주는 인내와 그들의 좌절을 통해 자신이 교만했음을, 너무 일본인의 특성을 간과했음을 뒤늦게 인식한다.

 

[일본인과 나는 안주할 땅을 찾아 방랑하는 유랑민과 비슷했다. 비 내리는 깜깜한 밤에 인가의 불빛을 찾아 헤매는 나그네 같기도 했다. -p351

그들은 믿고 있던 영주와 평정소에 배신당했다는 슬픔을 가슴에 안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나도 내가 꿈꾸는 것을 주님이 버린 고통을 맛보았다. 지금에야 비로소 배신당한 자와 버림받은 자 사이에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는 듯한 우정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이 일본인들과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통하는 것을 느꼈다. -p353]

 

아무런 성과도 없이 일본으로 돌아가야만 했지만 그들은 출발할 때의 사무라이가 아니었다. 넓고도 자유로운 세상을 보았다. 그 세계는 폐쇄적이고 철저하게 복종해야만 하는 일본과는 너무 달랐다. 그들과 그리스도는 아무 상관도 없었지만, 그리스도만을 믿는 나라를 다녀오며 점점 그리스도가 누구인가를 생각한다. 그 나라 어디를 가도 십자가에 매달린 추하고 말라빠진 사내의 나상을 볼 수 있다. 비쩍 마른, 돋보이지도 않고 그저 초라한, 위엄도 없이 옛날에 죽어버린 사내를 왜 믿는가를 궁금해 한다. 멕시코에서 만난 일본인 수도사와 인디오들을 통해, 자신이 겪어 낸 많은 일들로 인해 사무라이는 어렴풋이 예수에 대해 이해하고 그가 인간 삶의 어디쯤에 존재하는지도 알게 된다. 자신이 인식하기도 전에 살며시 스며든 예수가 사무라이에게 있었다.

 

함께 떠났던 사무라이들은 각자 다른 선택을 한다. 일본으로 돌아온 사무라이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숨죽이며 다시 골짜기에서 살아간다. 소임을 완수하기 위한 4년 동안의 노력은 아무런 보상도 관심도 얻지 못한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그들과 함께 하기를 원한 벨라스코 신부와 함께 죽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세쿠라와 벨라스코 신부의 이야기는 실제의 인물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 사무라이는 계속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되고, 벨라스코 신부는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된다. 이 책에서 보여 지는 사무라이는 개인의 자아와 선택이 부정되는 존재다.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인 산물의 결과인 인간의 삶에서 계급사회에서 존재하는 것은 주어진 명령에 대한 복종뿐 라는 것은 철저히 배제된다. 정치와 조직이 우선되는 사회에서 한 인간의 억울함이나 슬픔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의 나와 우리를 생각한다. 계급사회도 아닌, 충분한 자유를 누리는 이 시대에 살고 있는 난 과연 얼마나 답게 살고, 존중받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했다.

 

소설을 읽고 글을 쓰기가 쉽지 않지만 특히 엔도 슈사쿠의 사무라이를 읽고, 거기에 대한 글을 쓰기가 너무 어려웠다. 작가가 서술하는 인물들의 여정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그들의 상황과 감정에 이입하게 되고, 그것으로 지금의 나와 우리들을 자꾸 비교하게 만들었다. 거기에서 든 생각들과 복잡한 느낌이 너무 많은데도 이 지면에 다 옮기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작가 엔도 슈사쿠의 소설엔 종교적인 구도의 문제도 많이 언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작품에도 그런 문제가 많이 나와 있는데 역시나 내가 느낀 종교에 대한 질문과 생각들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느린 듯한,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엔도 슈사쿠의 문장도 나, 그리고  삶과 인간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게 했다.

 

인간의 삶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수많은 나라를 걸었다. 드넓은 바다도 횡단했다. 그런데도 결국 자신이 돌아온 것은 척박한 땅과 가난한 마을밖에 없는 이곳이라는 실감이 새삼 가슴에 차오른다. 그것으로 됐다고 사무라이는 생각한다. -p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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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9-11 21:09   좋아요 9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사무라이> 사두었는데 페넬로페님 덕분에 더 기대됩니다~♡ 소설 중에는 유독 내 모습을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들이 있더라구요. 그런 소설들이 더 좋기도해요!😊

페넬로페 2021-09-11 21:27   좋아요 6 | URL
네, 미미님 말씀처럼 자꾸 우리를 돌아보게 되었어요. 소설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어요. 이 작품에 대한 느낌은 거의 비슷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막시무스 2021-09-11 22:35   좋아요 4 | URL
저도 사무라이 쟁여둔 1인 입니다! 읽기전에 후기가 너무 오래 남으면 안되는데 페넬로페님의 후기만으로 완독한 느낌이네요!ㅎ 맥주 마니 마셔서 언능 느낌만 남도록 정화시켜야겠어요!ㅎ 즐건 휴일되십시요!

미미 2021-09-11 22:36   좋아요 3 | URL
앗 저는 막걸리 마셨습니다ㅋㅋㅋㅋ🙋‍♀️

막시무스 2021-09-11 22:39   좋아요 3 | URL
애잇! 그럼 저는 쏘맥모드로 업글!ㅎ

페넬로페 2021-09-11 23:15   좋아요 3 | URL
사실 다른분의 후기 읽어도 금방 잊어버리게 되더라고요, ㅎㅎ
미미님과 막시무스님의 감상 기대할께요^^

새파랑 2021-09-11 21: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등~!! 주말에도 페넬로페님의 독서는 계속 되는군요. 이 책의 표지처럼 인물들의 험난한 삶이 그려지나 보네요.
이용당하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가야하는 사람의 숙명과 고뇌가 느껴지네요 ㅜㅜ

어려운 책인거 같은데 그래도 완독하시고 리뷰까지 쓰신 페넬로페님 💯

페넬로페 2021-09-11 21:53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 이 책 읽지도 않으셨으면서 어찌 이리도 주제를 콕 집어 주시는지, 대단하세요^^
역시 다독가의 아우라인것 같아요**

새파랑 2021-09-11 22:10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이 리뷰를 너무 잘 쓰셔서 저는 그것만 읽은건데요 😄

scott 2021-09-11 21:3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마지막 장면 아직도 눈에 선 합니다.
[저를 구원하소서
영원한 죽음에서
거품을 일으키며 해변을 덮치는 파도가 옥졸이 떠내려 보낸 거적을 삼키고 부딪치며 물러간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겨울 햇빛은 긴 모래 사장에 내리 쬐고 바다는 바람 소리 속에 여전하게 펼쳐져있다. 대울타리 안에 이제 관리나 옥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작품 페넬로페님의 올해 쵝오의 소설 중 한 권이길 바랍니다

이 리뷰 담달 이달의 당선작으로 뽑힌다에 제 손꾸락을 !🖐

미미 2021-09-11 21:41   좋아요 6 | URL
아앗 제 손꾸락도요ㅎㅎㅎ🖐

새파랑 2021-09-11 21:45   좋아요 6 | URL
저는 열 손가락 🤲

미미 2021-09-11 21:46   좋아요 6 | URL
ㅋㅋㅋㅋㅋㅋㄲㅋㅋㅋㄱ

mini74 2021-09-11 21:50   좋아요 5 | URL
저는 미투 미쓰리?! ㅎㅎㅎ

페넬로페 2021-09-11 21:56   좋아요 5 | URL
정말이지 감동적이었어요~~
그리고 책의 마지막 구절처럼 쓸쓸했어요^^
생각보다 감상 적기가 쉽지 않아 줄거리를 많이 나열하게 되어 절대 좋은 리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mini74 2021-09-11 21: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가님 굉장히 진지할거라 생각했는데 웃기고 장난도 많고 실없는 농담도 많이 하시는 분이라고 해서 놀랐어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

페넬로페 2021-09-11 22:04   좋아요 5 | URL
앗! 그래요?
저는 작가의 문장으로 넘 허무하고 슬펐어요 ㅎㅎ

서니데이 2021-09-11 22: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마 이 책의 작가 엔도 슈사쿠도 가톨릭 신자일 거예요.
일본도 이전에 가톨릭 박해가 심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책 나온지 시간이 조금 될 것 같은데,
이번에 새로 나온 책 같은 느낌의 표지네요.
페넬로페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1-09-11 22:54   좋아요 4 | URL
네, 작가가 가톨릭 신자여서 그런지 그의 소설에 종교에 대한 물음이 많은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한테 더 의미심장했어요**
서니데이님, 행복하고 건강한 주말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1-09-11 22: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수백년 전에 태평양 바다를
건너 서구와 무역을 하겠다는
스케일이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엔도 슈사쿠 작가의 새로운
발견이었다고나 할까요.

페넬로페 2021-09-11 22:57   좋아요 4 | URL
네, 이 소설 읽고 역사적인 사실과 일본인의 기질에 대해 더 잘 이해한 것 같아요.
레삭매냐님,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잠자냥 2021-09-12 02: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저 이거 90여쪽 남았어요. 역시 엔도 슈사쿠. 여러 번 울컥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페넬로페 2021-09-12 08:43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 정말 그렇죠!
저도 몇번이나 그랬어요~~
완독 얼마남지 않으셨네요
잠자냥님, 감상 넘 궁금해요^^

그레이스 2021-09-12 09: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독교가 일본 선교에 실패한 이유는 그들이 일본인들의 천황숭배의 본질을 모르고 있었기때문이라고 합니다. 살아있는 신, 정신으로서 자리잡고 있기에 일본인들이 개종을 하더라도...침묵에서 보듯 결국 많은 사람들이 다시 돌아가게 되죠! 곳곳에 신사가 있고 지금까지 일황이 건재하는 이유라고 봅니다.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를 거절하고 죽거나 옥고를 치른 기독교인들의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배교이기때문에.
침묵에서 주인공은 신의 침묵과 신도라 생각했던 일본인들의 이중성의 벽 앞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타협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가 그 상황이면 어떤 선택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해봤던 ...

그의 <침묵>과 김은국의 <순교자>가 비교되고, 작가 자신도 미흡한 점이 있다고 생각되어 이 소설을 썼다고 알고 있습니다.(이 책을 언제 쓴건지 알수가 없어서, 만약 그 후에 쓴 작품이라면...)
‘고뇌‘에 집중했을것이라는 예상...!

<침묵>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읽을까말까 고민하게 되는 소설! 예단하지 말고 읽어보자 하는 소설! 입니다^^

페넬로페 2021-09-13 18:30   좋아요 0 | URL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낸것은 1517년이고 헨리 8세가 영국에서 종교개혁을 한것이 1533년정도이네요~~
이 글의 배경은 그보다 거의 100년후입니다.
하세쿠라가 배른 탄 시기가 1613년이거든요~~
아마 그때는 종교개혁이 끝난 이후같아요^^

페넬로페 2021-09-12 09:29   좋아요 0 | URL
제가 침묵을 읽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이 글은 종교적인 것보다 인간의 삶이라는것에 더 치중해서 읽게 되더라고요.
물론 그 배경은 여러가지가 얽혀있지만 그래도 저의 감상은 그랬어요^^

그레이스 2021-09-12 09:38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고치겠습니다^^
배경을 16세기로 봤어요 ㅋ
하긴 침묵의 배경이 17세기니...

coolcat329 2021-09-12 2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기 위해 일본사 책도 찾아보시고 페넬로페님의 애정이 많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엔도 슈사쿠의 책은 늘 많은 질문을 던져주고 그것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로 연결되는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1-09-12 21:59   좋아요 1 | URL
이 책이 아무래도 역사적인 사실을 배경으로 해서 일본사를 훑어봤어요.
그 당시 일본사에 대한 배경과 종교적인 것은 책 본문에 충실히 나와 있어요.
엔도 슈사쿠의 작품은 처음 읽었는데 ‘깊은 강‘도 읽고 싶어졌어요^^

초딩 2021-09-18 12: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
주간 북플/서재 뉴스레터 선정되신거 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1-09-18 13:14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초딩님!
저한테는 항상 토요일 늦게 메일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인사를 잘 못드려서 죄송해요^^

scott 2021-10-08 15: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관왕 추카~~

비내리는 저녁 맛난거 배불리~~

새파랑 2021-10-08 16:45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은 언제나 2관왕~!! 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1-10-08 20:5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비오는 날 기념으로 부침개 해먹었어요**

mini74 2021-10-08 16: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페넬로페 2021-10-08 20:5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미니님^^
좋은 저녁 시간 되시길 바래요**

그레이스 2021-10-08 18: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페넬로페 2021-10-08 20:53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책 사셨으니 사무라이 후기 기대할께요^^

서니데이 2021-10-08 18: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페넬로페 2021-10-08 20:5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드려요^^
건강하고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래요**

하나의책장 2021-10-19 2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1-10-20 01:03   좋아요 0 | URL
하나의 책장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thkang1001 2021-10-20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페넬로페 2021-10-20 16:18   좋아요 0 | URL
thkang님!
정말 감사드려요.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래요^^

thkang1001 2021-10-20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페넬로페님께서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1-10-20 22:4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일본인이 갤리언선을 건조한다.
먹이를 찾아 웅덩이를 건너는 까만 개미떼 이미지가 다시 뇌리에 떠올랐다. 일본인은 멕시코와의 무역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결국 까만 개미떼가 웅덩이를 건너 태평양을건너려 하고 있다. 하지만 선교사는 포교를 위해 이런 일본인의 탐욕을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는 이익을 주고 우리는 포교의 자유를 얻는다.
그 거래를 능숙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베드로회 사람들이
아니다. 도미니크회나 아우구스티누스회의 수도사들도 아니다. 디에고 같은 무능한 수도사들도 아니다. 선교사에게는 자신만이 그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렇게하기 위해서는 일본인들의 편견을 없애야 한다. 베드로회가 범한 잘못을 두 번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 P41

사무라이는 이로리 옆에 앉아 농민들을 바라보았다. 농민들의 얼굴은 그와 마찬가지로 눈이 쑥 들어가고 광대뼈가튀어나왔으며 흙냄새가 깊이 스며들어 있었다. 오랜 세월동안 눈바람과 거친 음식과 노동을 견뎌온 얼굴이었다. 인내하는 것과 포기하는 것에 익숙해진 얼굴이었다. 그는 이 농민들을 통해 큰 바다를 건너 꿈에서도 본 적 없는 멕시코로 데려갈 종자를 뽑지 않으면 안 되었다. 성 안에서 내려온지시로는 사절들은 각자 종자를 네 명까지 데려갈 수 있게허락되었다.
- P76

"남만의 나라에서는" 하고 시라이시는 대뜸 이상한 말을
했다. "그 생활도 일본과는 다를 거네. 임무를 위해서라면
일본의 관습을 끝까지 관철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거야. 
일본에서 하얀 것이 남만에서는 검은 것이라면 검다고 생각하게. 마음속으로 납득이 가지 않더라도 납득한 얼굴을 하는것이 이번 소임이네."

"버리는 돌이지요. 우리는." 마쓰키는 바다에 눈길을 준채 자조하듯이 "평정소의 버리는 돌이 된 겁니다."
"버리는 돌?"
"원래 중신 중 누군가가 이 큰 소임을 맡아야 하는데 메시다시슈인 우리가 뽑힌 것은- 신분이 낮은 메시다시슈라면 도중에 바다에 빠지고 생판 모르는 남만의 나라에서 병들어 쓰러져도 영주님께도 평정소에도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사무라이의 안색이 변한 것을 보고 마쓰키는 그 동요를
즐기듯 말했다.
"우리는 말이 통하지 않으니 사절이라고 해도 그저 벨라스코 한 사람을 의지하고 서한을 전해야 하는 파발에 지나지 않습니다. 영주님이나 중신에게는 멕시코와의 교역을성취하고 남만의 배가 시오가마, 게센누마의 항구에 들어오기만 한다면 우리가 어느 바다. 어느 땅에서 헛되이 죽든 상관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 P111

하지만 지금 사무라이의 마음속에서는 조금씩 미묘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것은 막막한 불안과 희미한 공포를 가져다주었다.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의 마음을 지탱하고 있던 것에 금이 가고, 모래가 떨어지는 것처럼 그것이 무너지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이었다.
- P135

사무라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혐오감을 느꼈다. 그에게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한 것은 채찍이 아니었다. 형벌이 집행되는 동안 갑판에 서서 안개 속에서 채찍 소리가 울릴 때마다 태연하게 응시하고 있던 벨라스코의 입상 같은
 모습이뇌리에 남았다. 그리고 벌이 끝나자 기절하기 직전인 사내의 피를 자신의 옷으로 닦고 선실로 데려간 이 남만인의 얼굴이 마쓰키가 말한 것처럼 섬뜩했다. 사무라이에게는 그런 벨라스코와 요조에게 의복을 준 벨라스코가 
도저히 같은 인물이라고 여겨지지 않았다.
- P144

타국을 정복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포교도 외교처럼 술책을부리고 흥정을 하고 위협을 하고 때로는 타협도 해야 한다.
나는 하느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면 그러는 것이 꼭 꺼림칙하고 지저분한 행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포교를 위해서라면 눈을 감아야 하는 일도 있다. 이곳 멕시코에서도 1519년에 정복자 코르테스가 상륙하여 소수의 병사로 무수한 인디오를 잡아 죽였다. 그 행위가 하느님의 가르침에서 볼 때 옳은 행위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하지만 그런 희생이 있었기에 수많은 인디오가 우리 주님의가르침을 접하고 그 야만스러운 풍습에서 구원받아 새로운길을 걷게 된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악마의 풍습에 빠져사는 인디오들을 그대로 내버려 둘지, 다소의 악에 눈을 감고 하느님의 가르침을 그들에게 전할지는 아무도 경솔하게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 P176

물론 다나카의 그런 말을 나는 총독에게 통역하지 않았다. 나는 재빨리 생각했다. 이 여행의 목적은 일본에서의 포교 권리를 베드로회가 아니라 우리 회가 독점하는 것과 내가 그 주교로 임명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나는 스페인까지 갈 필요가 있다. 나를 주교로 임명할 수 있는 사람은 스페인 추기경뿐이기 때문이다.
- P188

"신부님들의 진정한행복이란게 일본에는 지나치게 
독합니다. 
강한 약은 어떤 사람의 몸에는 독으로 변합니다. 신부님이 말하는 더없는 행복은 일본에 그런 독입니다. 멕시코로 와서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이곳 멕시코도 스페인 배가 찾아오지 않았다면 조용히 살았을 텐데 말이지요. 신부님들의 더없는 행복이 이 나라를 흐트러트렸습니다."
- P208

 사무라이는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이 여행이 자신의 운명에 도전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골짜기밖에 몰랐을 때는 거기서 살아가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는 이제
자신이 변한 것을 깨달았다. 작은 골짜기, 숙부, 이로리 옆에서 되풀이되는 숙부의 말, 평정소의 지시, 그는 멕시코시티에서 출발한 후 처음으로 움직일 수 없는 것으로서 주어진 그런 운명에 거역하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 P229

벨라스코의 귓가에 한 목소리가 들렸다. ‘네가 지금 하려는 것은, 주님을 믿지 않는 자에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세례를 받게 하는 신성 모독이 아닐까. 세례 성사로 믿지 않는 자의 죄까지 주님에게 짊어지게 하는 오만한 행위가 아닐까..
벨라스코는 귓가에 들려오는 그 목소리를 지우려고 했다. 그는 성서에 쓰인 주 예수의 한가지 말을 그 방패로 삼았다. 그것은 아무것도 믿지 않는 자가 예수의 이름을 이용하여 병자를 낫게 하는 것을 본 요한이 화를 냈을 때 주님이한 말이었다.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니 막지 마라."
- P276

하지만 주 예수는 정말 나를 내버린 것일까. 회색으로 펼쳐진 하늘을 보며 나는 주님 또한 아버지인 하느님에게 버림받은 것 같은 고독을 맛보았다는 사실을 생각했다. 그렇다. 주 예수는 평생 결코 영광과 축복에 가득 찬 여행을 해온 것이 아니었다. 주님은 사람들의 오해와 비난 속에서 쫓기는 자로 트란스요르단을 걷고, 티레와 시돈을 돌아다닌적도 있었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계속해서 내 길을 가야 한다." 슬프게도 그때 주님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옛날에 나는 주님의 그 비참한 말에 그리 깊은 인상을 받지못했다. 하지만 지금 일본인들과 함께 바르셀로나로 가면서그때 주님의 괴로웠을 마음을 생각했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계속해서 내 길을 가야 한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어떻게 그런 절망을 견디는 걸까. 한순간의 기쁨은 송두리째 무너졌고 그들은 다시 긴 여행을 계속하여 낯선 나라를 방문해야 한다. 일본인들이 내게 환멸을 느끼고 원한과 증오를 지닌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결코 입 밖에 내지 않았다. - P354

지금의 나는 하느님이 무엇을 바라셨는지 알 수가 없다.
오랫동안 내게는 하느님이 일본에 주님의 복음을 전하기를 바라셨고, 그런 이유로 내게 인생을 주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랬기에 어떤 괴로움도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자신이 없을 뿐 아니라 끔찍한 일이지만 하느님에게
농락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인간의 역사는 하느님이 계획한 역사로 이어진다고 나는 늘 생각해왔다. 그러나 하느님의 역사는 내 생각이나 의지와는 별도로 존재했음이 틀림없다.
- P394

언젠가 이곳 베라크루스에서 가까운 바나나 숲의 움푹 팬 곳에서 나는 상처 입은 인디오의 손을 잡고 똑같은 기도를 했다. 그러나 그 인디오와 달리 다니카는 자살이라는 교회에 결코 용서받지 못하는 큰 죄를 범하고 죽은 것이다. 교회는 자살한 자에게 장례식을 허릭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때 내게는 교회의 그런 규칙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다나카가 겪은 여행의 고통을, 다나카나 하세쿠라나 니시가지금까지 어떤 마음으로 방랑해왔는지를 너무나 잘 알았다.
다나카가 왜 이 작은 칼로 배를 갈라야 했는지도 알고 있었다. 나는 젊은 인디오 청년의 죽음을 내버려 둘 수 없었던
것처럼 다나카의 죽음을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죽은 자에게 평안한 안식을 주시옵소서."
나는 인생의 마지막 문을 닫는 것처럼 크게 뜬 다나카의
눈을 감겨주었다. 그러는 동안 종자들과 출입구에 선 
하세쿠라와 니시는 내 기도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구석에 모여 움직이지 않았다. - P407

이 황야를 일본인들과 묵묵히 나아가며 나는 죽음을 결의하고 예루살렘을 향해 역시 이런 황야를 걸어가신 주님을 생각했다. 주님은 그때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내가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이 일을 다 겪어낼 때까지는 내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 모른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이 세상에는 죽음으로 완성하는사명이 있다. 다나카 다로자에몬의 자결은 내게 그것을 가르쳐준 것 같다. 하지만 다나카의 죽음과 주님의 죽음은 한가지 점에서 확실히 다르다. 그 일본인은 사절로서의 사명을 완수하지 못한 것을 속죄하기 위해 자살했다. 하지만 주님은 많은 사람을 섬기기‘ 위해 죽음을 받아들인 것이다. - P411

"저도… 옛날에 같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분이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초라하게 살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습니다. 그분이 추하고 말라빠진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이 세상의 슬픔을 너무나도 잘 알았습니다. 사람의 비탄이나 괴로움에 눈을 감을 수 없었지요. 그래서 그분은 그렇게 마르고 추해졌습니다. 만약 그분이 저희 손에 닿지 않을 만큼 고상하고 강하게 사셨다면 이런 마음이 들지않았겠지요."
사무라이는 전 수도사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분은 평생 비참하게 계셨기 때문에 비참한 자의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분은 초라하게 돌아가셨기 때문에
초라하게 죽은 자의 슬픔도 알고 계십니다. 그분은 결코 강하지 않았습니다. 아름답지도 않았습니다." - P421

이따금 이 인디오들 안에서 예수의 모습을 봅니다."
그는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이 일본인의 수명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은 부은 얼굴이나 거무칙칙한 안색만으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는 아마 숨 막힐 듯 더운 늪 주위에서 숨을 거둘 것이다.
그리고 옥수수밭 구석에 묻힐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래도 자네처럼 그 사내를 생각할 수가없네."
사무라이는 미안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당신이 그분을 마음에 둘 수 없어도… 그분은 당신을 늘
마음에 두고 계십니다."
"그 사내를 생각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네."
"정말 그럴까요?" - P423

주여, 주님이 제게 무엇을 바라시는지 알려주시옵소서.
주여, 주님의 뜻이었으면 좋겠나이다.
주여, 지금 제 마음에 싹트기 시작한 것이 주님의 의지라면그것을 알려주시옵소서.
- P428

사무라이는 무릎이 떨리는 것을 감췄다. 분노의 목소리와
신음이 목구멍으로 나오는 것을 억눌렀다. 분함과 슬픔이
복받쳐 오르는 것을 손을 꽉 쥐고 참았다. 쓰무라는 자신들의 그 여행이 아무 의미가 없고 도움이 되지도 않았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태연히 말한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자신들은 멕시코의 한없는 황야를 가로지르고 스페인을 돌아다니고 로마에까지 갔던 것일까. 베라크루스의 숲속에서 쓸쓸하게 묻힌 다나카 다로자에몬, 다나카의 죽음. 그것은 대체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 P442

"그리고 우리는 살아 있는 한 이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 어둠 속에서 중신은 중신, 고이치몬슈는 고이치몬슈, 주군은 주군, 저 같은 메시다시슈는 평생 메시다시슈로 살아가겠지요."
"우리는 봐서는 안 되는 것을… 보고 만 것이겠지."
그렇다. 이것이 일본이었다. 총구멍처럼 작은 창밖에 없는 벽, 창은 오는 자를 감시하기 위해 있는 것일 뿐 넓은 세상을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 P446

골짜기의 밤은 깊었다. 골짜기의 밤을 모르는 사람은
진정한 어둠과 어둠의 침묵을 모른다. 정적이란 소리가 
나지않는 것이 아니다. 정적이란 뒤쪽 숲의 초목이 스치는 소리,때때로 들려오는 새의 날카로운 울음소리, 그리고 가만히 이로리의 작은 불꽃을 향하고 있는 사내의 모습이다.
세계는 넓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사람을 믿을 수없게 되었습니다." 사무라이는 이로리의 불꽃을 응시하며 니시 규스케의 말을 음미하고 있다. "앞으로는 죽은 듯이
눈에 띄지 않게 살아가야 한다. 그는 이시다의 말도 생각한다. 오늘 밤 니시와 이시다가 지금 자신과 마찬가지로 잠자코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도 떠올렸다.
- P463

사무라이는 테칼리의 움막 안에서 변발을 한 그 사내가
이 종이에 글을 쓰는 모습을 상상했다. 테칼리 늪의 밤은 이곳 골짜기의 밤과 마찬가지로 칠흑같이 어두울 것이다. 변발한 그 사내가 왜 이런 것을 쓰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 이제 사무라이는 막연하게 알 것 같았다. 그 사내는 자신만의
‘그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멕시코의 교회에서 풍요로운사제들이 말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버림받은 자신과 인디오들 옆에 있어 주는 ‘그 사람‘ 을 원했던 것이다. "그 사람은우리 옆에 계십니다. 그 사람은 우리의 괴로운 탄식에 귀 기울이고, 그 사람은 우리와 함께 눈물짓고.…"  사무라이에게는 이 변변찮은 글자를 적어나간 그 사내의 얼굴이 보이는것 같았다 - P465

"나는 형식적으로만 기리시탄이 되었다고 생각해왔네.
지금도 그런 마음에는 변함이 없어. 하지만 정치가 뭔지를알고 나서 이따금 그 사내를 생각해. 왜 그 나라들에는 어느집에나 그 사내의 가련한 상이 놓여 있는지 알 것 같은 기분도 들어, 사람의 마음 어딘가에는 평생 함께해줄 사람, 배신하지 않을 사람, 떠나지 않을 사람을 ㅡ 설령 그것이 병들어 쇠약한 개라도 좋아 ㅡ찾고 싶은 바람이 있는 거겠지. 그 사내는 사람에게 그런 가련한 개가 되어주는 거야."
사무라이는 자신을 타이르듯 되풀이했다.
- P469

넓은 세계, 수많은 나라, 드넓은 바다, 하지만 사람은 어디서나 다르지 않았다.
어디에도 전쟁이 있고 흥정이나 술책이 작동하고 있었다. 
그것은 영주의 성 안에서도, 벨라스코 등이 살아가는 종파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무라이는 자신이 본 것이 수많은 땅, 수많은 나라, 수많은 도시가 아니라 결국 인간이 어떻게 해볼도리가 없는 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인간의 그 업 위에 말라빠진 추한 사내가 손발이 못 박히고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우리는 슬픔의 계곡에서 눈물을 흘리며 
당신에게 매달립니다." 테칼리의 수도사는 그 책자의 마지막에 이런 말을 썼다. 이 가련한 골짜기와 넓은 세계는 어디가 다를까.
골짜기는 세계이고 우리 자신이라고 사무라이는 요조에게말하고 싶었으나 제대로 말할 수 없었다.
- P471

이제 와 생각하면 나의 모든 좌절은 주님이 내게 이 현실을 직시하게 하려고 주신 것 같다. 나의 자만, 나의 자존심,
나의 오만, 나의 정복욕이 어느새 미화했던 것을 분쇄하고지상의 진정한 모습을 보게 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주님의 죽음이 그 현실을 빛으로 관통한것처럼 나의 죽음이 머지않아 일본을 관통하기 위해….
바스케스 신부는 불에 타 재가 되고 그 재는 바다에 버려질 것이다. 선교사 몇 명도 일본인에 의해 모두 똑같이 되었으니까. - P488

"지금, 시시각각 최후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있네, 일본 - 바위투성이의 이 불모의 땅에 사랑의 비를 퍼붓는 하느님에게 축복 있으라. 그리고 당신들도 내 죄를 용서해주기를, 나는 평생에 걸쳐 너무 많은 죄를 범했네, 효과를충분히 말할 수 없는 사람이 한꺼번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처럼 나는 지금 순교를 기다리고 있네. 하늘에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일본의 길 없는 땅에도 뜻이
이루어지기를, 사제로서 하느님이 주신 소임을 충분히 완수하지 못했던 것을 용서해주었으면 하네. 나의 허영심, 나의오만함 때문에 자네들에게 여러 번 상처를 준 일도 잊어주기를 바라네. 자네들이 주님의 밀밭 일꾼으로서 성과를 올리고 우리 모두를 천주의 영광 안에서 하나로 묶어주기를.."
- P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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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9-05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엔도 슈사쿠, 나쓰메 소세키....요즘 페넬로페님..제 마음을 설레게 하시기로 작정하신듯 ....ㅠㅠ

페넬로페 2021-09-05 17:39   좋아요 0 | URL
가을이라 그런것 같아요 ㅎㅎ

레삭매냐 2021-09-08 2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싸무라이 짱 !@

페넬로페 2021-09-08 22:06   좋아요 0 | URL
다 읽었는데 너무 많은 의미가 담겨 있어 리뷰쓰기 너무 어려워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나쓰메 소세키작가의 작픔을 읽고 있다.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산시로>를 읽었고 그의 산문과 강연, 편지글들을 모아 정리한 <인생의 이야기>도 읽었다. 일본 소설들에서 많이 보이는 지나친 유미주의적 경향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다시 읽으면 나의 느낌이 조금 바뀌어 질 수도 있겠지만) 나쓰메의 소설은 아름답고 시적인 문장과 함께 현실을 직시한 내용도 많이 들어있어 지금까지는 좋은 느낌으로 읽고 있다. 10월까지 계속해서 그의 작품을 읽을 예정이다.

 

도련님산시로는 서로 대조되는 인물이다. 도쿄 출신인 도련님이 시골에 있는 학교로 부임해 겪는 에피소드가 다소 과장되고,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지만, 권위와 격식을 싫어하는 도련님이 어쩌면 지금 현대의 인물과 통하는 듯하다. 반대로 산시로는 시골인 구마모토에서 메이지시대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은 도쿄로 와서 신문물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고 거기에서 주눅 들고 자신감 없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 것이 급격히 변하는 요즘 시대에 우리가 느끼는 소외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의 문학을 접하거나, 아주 오래전에 쓰여진, 그리스비극이나 사마천의 사기를 읽었을 때, 매번 드는 느낌은 인간이 살아가는 기본적인 모습이나 생각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라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차이로 사는 방법이나 공유하는 물리적인 것들은 다를지 몰라도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것들은 비슷하다. 그런데 중국이나 일본의 소설들은 그 모습이나 정서가 우리와 훨씬 더 가까운 것 같다. 나쓰메의 소설에서 나의 할아버지나 아버지 세대의 모습을 많이 발견했다. 그래서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고양이를 통해 인간 세계가 적나라하게 비춰진다. 인간에 대한 평가가 신랄하고 거침이 없다. 고양이가 펼치는 나름의 주관과 논리에 납득이 가고, 고양이의 눈에 비친 바보스럽고 허황되며 욕심 많은 인간들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다. 고양이가 사는 집의 주인은 학교 선생님인데 그에게는 작가 본인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규샤미 선생은 산시로의 히로타 선생을 닮아있다. 당대의 지식인으로서 책도 많이 읽고, 서양의 지식을 받아들여 잡다하게 아는 것은 많지만,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굴속에서 안주하는 사람들로 그려진다.

 

이 세 작품 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년에 연재되기 시작하고 도련님1906년에 발표된다. 그때는 러일전쟁이 1904년에 발발해 19059월에 일본의 승리로 끝나는 시기이다. 소세키 작가가 국비로 영국에 다녀오라는 문부성의 명령을 받고 2년 동안 영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후이다. 그는 영국에서 영일동맹이 체결되는 것을 바라보며 거기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인다. 서양열강의 개항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본에 대한 비판을 하며 급진적이고 무조건적인, 서양적인 것들로 가득 채워진 개혁보다는 서서히 진행되는 일본이 주도하는 변화를 바란다. 또한 그렇게 되기 위한 지식인들의 역할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미 열려지기 시작한 나라의 운명은 걷잡을 수 없고 거기에 많은 지식인들은 실망하고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잃어버린다. 그들은 히로타 선생이나 규샤미, 메이테이 선생처럼 자신의 세계에만 머물러 있는 나약한 지식인이 되어버린다. 소세키 작가가 그런 그들에게 원한 건 단지 그것뿐이다. 조용하고 천천히 진행되는 일본의 변화를 위해 자기본위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때 나는 비로소 문학이란 어떤 것인가,라는 개념을 나 자신의 힘으로 근본적으로 세우는 수밖에 달리 나를 구할 길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완전히 타인본위로 뿌리 없는 부평초처럼 여기저기 되는 대로 떠돌아다녔기 때문에 모든 게 허사였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던 것입니다. 내가 여기서 타인본위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술을 남에게 마시게 한 다음에 그 품평을 듣고 거기에 무조건 따르는 것으로, 이른바 남의 흉내를 내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한마디로 말하면 바보 같은 소리처럼 들리고, 아무도 그렇게 남을 흉내 내지는 않는다며 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p184, <나쓰메 소세키_인생의 이야기> 중에서

 

황족과 화족을 위한 교육 기관인 가쿠슈인학교에서 소세키 작가가 1914년에 강연한 내용이다. 나라의 지도자가 될 젊은 후학들에게 소세키 작가가 원하는 건 단지 이것뿐이다. 타인본위가 아닌 자기본위의 삶을 살아내라는 주문이다. 일본의 세계패권을 향한 군비증강.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를 식민지로 만들어 착취하는 무자비한 과정에 대한 비판은 찾아볼 수 없다. ‘도련님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는 러일전쟁의 대한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다. 그 뒤에 집필한 산시로에서도 그 맥은 이어진다.

 

[소세키 문학의 출발점은 일본 근대와 겹친다......

한편으로 소세키는 개인주의에 대립하는 일본의 전근대적 정치체제, 즉 천황제 가족국가주의 체제의 모순을 완전하게 극복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소세키는 메이지 시대의 당대인들이 개인주의를 취하면서 도의와 윤리를 저버린 채 오로지 이기적인 자기 본위만을 따르는 현실을 차갑게 바라본다.-'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해설에서] - p619

 

우리는 일본이 우리에게 가한 그 폭력적이고 무자비하며 말살적인 행위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되고, 거기서 자유로워져서도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난 일본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는 다른 나라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보다 훨씬 더 예민해지고 칼날을 세우는 편이다. 나는 문학이라는 장르가 그 시대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시대와 그 시대를 산 작가의 글은 그들의 경험을 벗어날 수는 없다고 편협할지 모르지만 단정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나의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 소설을 단지 소설로서만 받아들여서 좋다고 해야 할지, 아님 내가 작가에게 원한 것이 잘 나타나있지 않는 소설은 좋지 않다고 평가해야 할지 무척 어렵다. 내가 읽은 작가의 세 소설은 전자의 관점에서라면 별점이 다섯 개인데, 후자의 관점으로 본다면 별점이 한 개가 될 뿐이다. 이래저래 책을 읽으며 이렇게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단지 일본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읽지 않고 건너뛰는 것도 나쁜 책읽기이다. 어떤 형식이라도 홀로코스트에 대한 것들은 지금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잊혀 지기 쉬운 것들은 언제나 반복해서 각성시켜주어야만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의 작가들도 더 많이 우리의 식민역사에 대해 글을 써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에 우리가 눈을 돌리지 않아야, 그 침울한 역사는 계속 상기될 것이고 복기 될 것이다.





 

 

 

 

 

 

 





인생의 이야기는 소세키 작가가 쓴 신문 기고문, 산문, 강연, 편지에 대한 글들을 선별해서 한 책에 실은 것이다. 작가가 글을 쓴 시기는 12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 책에는 작가의 인생관이나 작품세계에 대한 것도 있고, 자신의 삶에 대해 소소히 쓴 글들도 있어 그의 소설을 읽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교육에 대한 비판,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들을 신랄하고 솔직하게 썼다. 약간 고지식할 정도로 성품이 깐깐하고 융통성이 없는 경향도 있다. 작가의 경험을 쓴 부분이 있는 자신의 소설도 설명해주고, 세상에 굽히기 싫어서인지, 태평하고 적극적이지 못한 점도 있다. 소세키 작가는 평생 위궤양으로 고생했고 작가는 결국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49세에 죽는다. 이 책에는 자신의 병에 대한 소회도 있다. 피를 토하며 죽음 직전까지 간 적이 있었고, 가족을 떠나 요양생활을 하기도 한다.

 

소세키 작가의 병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나는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어릴 때-사실 난 그때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아니면 난 막내이니 내가 태어나기 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왜 그런 사실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지 나의 무심함이 참 이기적이다. 아버지는 결핵에 걸려 오랫동안 결핵전문 요양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병이 완쾌되어 병원에서 나오고 나서도 아버지는 평생 병약한 생활을 하셨다. 폐가 나빠 감기를 달고 사셨고, 찬바람만 불면 폐렴에 걸려 병원에 며칠 입원을 해야 했다. 그렇게 아버지는 병약하셨지만 가족에 대한 책임은 완벽하게 지신 분이다. 다만 좀 더 발전하고, 더 나은 세계로 나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병마가 아버지의 발목을 잡아 그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소세키 작가가 병마와 싸우는 글을 읽을 때, 그의 죽음에 대한 불안이나 심정들이 난 너무 이해가 되었다.

 

[아내의 설명을 들었을 때 나는 죽음이란 이토록 덧없는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머리 위로 느닷없이 번쩍이는 삶과 죽음이라는 양면의 대조가 너무나 급격하면서도 무관계하다는 것을 생생히 느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동일한 내가 이 동떨어진 두 개의 현상에 지배당했다고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설령 동일한 내가 눈 깜짝할 사이에 두 개의 세계를 건너뛰었다고 해도, 그 두 세계 사이에 대해 어떤 관계가 있기에 갑자기 내가 갑에서 을로 풀쩍 뛰어넘는 자유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일까 생각하니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76~77

 

그런 아버지의 뒤에는 언제나 남편의 병수발을 해야 하는 지난한 삶을 사신 나의 엄마가 있다. 매일 영양가 있는 음식을 하고, 몸에 좋다는 보양식을 만들어 아버지를 먹였다. 우리 집에는 봄마다 자루에 뱀을 잔뜩 넣어 어깨에 메고 다니는 땅꾼이 방문했다. 쇠고기 곰탕은 항상 준비되었고, 심지어 나는 우리집에서 자라를 잡는 광경도 목격했다. 매번 독한 항생제를 복용해야하는 아버지를 위해 엄마가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나의 엄마는 그런 일을 하면서 한 번도 푸념을 한 적이 없다. 아니 분명 했을 것인데 우리들에게 표를 내지 않았다. 당신 혼자서, 마음속으로만 남편에 대한 원망을 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문상을 온 사람들은 생각보다 아버지가 오래 살았고, 아버지가 덤으로 얻은 수명은 다 엄마가 만들어 주었다고 엄마를 칭송했다. 그때 그런 소리들을 들으며 엄마는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그래도 그동안 지겹지도 않았는지 엄마는 아버지의 죽음을 우리보다 훨씬 더 슬퍼하셨고, 장례를 치르고 집에 돌아와서도 추운 산 속에 혼자 묻혀있을 남편을 잊지 못하고 내내 많이 우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올해로 20년이 지났는데 난 그동안 아버지를 너무 많이 잊고 산 것 같다. 한 번씩 꿈속에서, 이렇게 작가들이 쓴 글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그럴 때 아버지는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당신을 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아버지는 나에게 속삭인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읽고 있고, 그 다음에 읽을 책으로 엔도 슈사쿠사무라이가 준비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일본 작가가 쓴 책이라 이 기회에 어렴풋이 알고 있는 일본의 역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두 권인데, 이 책은 너무 어려웠다. <새로 쓴 일본사>는 편년체의 형식으로 일본의 정치, 사회, 문화가 담겨있는 전반적인 역사 개론서이다. 현역 연구자 17명이 각각의 섹션별로 집필을 했다. 이 책은 전문적이며 전공자들도 보기에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렵게 꾸역꾸역 이 책을 다 읽었지만, 아마 내가 소화한 부분은 이 책의 10퍼센트 정도에 불과할 것 같다. 내가 존경하는 알라딘 서재의 겨울호랑이님은 이 책의 별점을 5점을 주신 것으로 안다. 역사에 대한 조예가 깊고, 끝없이 탐구하시는 겨울호랑이님이나 김민우님 정도의 수준에서 이 책은 소화될 수 있을 것 같다. 난 그냥 죽 읽어 나갔고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조금의 흐름은 잡았다는 것에 만족한다.






 

 

 

 

 

 

 

 




<하룻밤에 읽는 일본사>는 제목 그대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고등학교에서 일본사를 가르치는 가와이 아쓰시선생님이 쓴 책이다. 현역에서 학생을 가르치면서 역사가 재미없고 단지 대학 입시를 위한 암기 과목에 불과한 현실을 아쉬워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주입되는 역사지식의 나열보다는 위대한 인물이나 극적인 사건에 일화를 곁들여 살아 있는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이 책으로 나온 것이다. 이 책 역시 편년체의 형식으로 쓰여져 있는데 각 시대별로 우리가 알아야 할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짧게 섹션별로 서술했다. 일본 역사의 흐름에 대해 이해하기 쉬웠고, 내 수준에 딱 맞는 책이었다. 그래도 그 어려운 <새로 쓴 일본사>를 읽고 나서 읽어서인지 그 이해가 좀 더 쉬웠던 것 같다. 공부하면 뭐라도 도움은 된다. 그런데 학창시절에 역사는 엄연히 암기과목으로 분류되었다. 물론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으로 끝난다면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읽었던 일본 역사에 대해 깡그리 잊어버릴 것이다. 그러니 암기해야 한다. 다는 아니더라도 내 머리에 웬만한 것은 기억하고 시대별로 잘 정리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 역사는 암기과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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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03 06:2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등~! 이런 연계독서 너무 멋져요. 소세키의 책을 많이 읽은건 아니지만 전기와 후기의 작품 분위기가 확 바꾸는게 느껴지더라구요. 좀 더 성숙해지는 느낌? 페넬로페님 글을 읽으니 그 배경이 이해가 되네요~!!

페넬로페 2021-09-03 09:57   좋아요 6 | URL
제가 읽은 책들이 소세키의 전기작품이라 뒷쪽으로 갈수록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큽니다.
문학작품 읽을 때 역사의 필요성이 매번 느껴져서요 ㅎㅎ

잠자냥 2021-09-03 07:2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세키 작품 읽을 때 전자의 관점으로 읽어요. 아니 대부분의 일본 작가의 글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차마 읽기 힘든 경우(예컨대 미시마 유키오)도 종종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1-09-03 09:58   좋아요 6 | URL
네, 딜레마에 빠지면서도 결국 전자의 관점에서 읽을 수 밖에 없는것 같아요^^

막시무스 2021-09-03 09:4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상하게 일본작각 책 읽으면 본능적으로 날선 경계심 같은게 느껴집니다. 이런 묘한 기분에 대해서 저도 스스로 반성도 하기도 하고, 칭찬히기도 하면서 고민한 적이 있어서 공감이 가네요!ㅎ 즐거운 불금, 즐거운 독서하시구요!

페넬로페 2021-09-03 10:00   좋아요 7 | URL
아마 우리 모두가 같이 느끼는 고민들일것 같아요.
월요일의 시작이 얼마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금방 금요일이네요. 즐겁고 행복한 금욜 되시길 바래요^^

Redman 2021-09-03 11:59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제가 <나의 개인주의>를 읽고 나츠메 소세키 작품도 읽어봐야지 한 게 6월인데 아직 저는 단 한 작품도 읽지 못했습니다 ㅠㅠ 페넬로페님의 섬세하면서 훌륭한 리뷰에 자극을 받네요..!
일본사 개설서는 <새로 쓴 일본사>도 좋지만 저는 처음에는 <아틀라스 일본사>를 권하고 싶습니다. 아틀라스 시리즈는 시각자료가 많고 설명도 기본적인 내용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깊이도 있고요 ㅎㅎ

제인 오스틴도 비슷한 비판을 받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당시 영국의 제국주의적 행보에 대해서는 전혀 비판하지 않고 침묵했다고. 저는 이런 비판이 그렇게 살득력이 있는 것 같진 않지만, 소세키나 오스틴 같은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는 그들이 강조하려던 점과 그 한계점을 명확히 인식하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아가서 그들의 한계를 넘어 그들의 메시지를 더 적극적으로 우리 상황과 문제의식에 맞추어 적극적으로 해석해내는 것도요

페넬로페 2021-09-03 12:20   좋아요 6 | URL
‘아틀라스 일본사‘, 참조하겠습니다.
김민우님의 말씀처럼 정확한 인식과 함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라는 말씀 잘 새겨 듣겠습니다^^

2021-09-03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3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미 2021-09-03 12:2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페넬로페님~♡ 잘 읽었습니다. 제가 공감하는 부분이고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예술작품이나 문학작품을 접할때 작가의 정치적 성향이라던가 도덕적인부분,역사와 국가적인 대립점등 점점 신경쓰이는 부분이 많아지더라고요. 어릴땐 스테디 셀러라면 그냥 읽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아직 손대지 못한 책들이 몇 권 있음)일단은 문학 자체로만
들여다보고 싶기는 합니다. 이것도 저의경우 타인본위보다 자기본위가 더 필요한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페넬로페 2021-09-03 12:32   좋아요 5 | URL
사실 작품을 읽을 때 알지 못해서 그냥 넘어간 경우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근데 이런 문제에 부딪히기 시작하면 거기에 얽매이게 되어 끝이 없을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적절한 배분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게 힘들겠지만 많이 고민하면 점점 더 나아지겠죠^^

행복한책읽기 2021-09-03 12:4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완전 공감이에요. 저는 일본 소설을 거의 안 읽었어요. 뭔가 불편하고 거슬렸는데, 페넬로페님이 정확하고 섬세하게 포착해주셨어요. 이런 글쓰기 정말 좋네요. 얼마전 읽은 프리모 레비 시집과 <나는 고백한다>를 읽으면서. 아우슈비츠와 나치는 이렇게나 회자되는데, 왜 우리 식민 역사 관련 작품은 별로 없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페넬로페님 어머님은...현모양처셨군요. 울컥했다가 마지막 문장에서 웃음 주셨어요. 맞습니다. 역사는 우선, 암기 과목이에요^^

페넬로페 2021-09-03 12:59   좋아요 4 | URL
네, 저도 그런 의미에서 일본소설을 여지껏 많이 읽지 않았는데 이제 조금씩 시작하고 있어요. 그들에게 뭔가 배울점은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엄마는현모양처이셨고 남한테도 엄청 잘하셨어요. 한 사람이 그렇게도 살 수 있다는게 신기했어요. 근데 그 부분에서 저하고는 성향이 좀 안맞더라고요 ㅎㅎ

mini74 2021-09-03 13:2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다들 일본문학을 읽을때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데서 너무나 위안을 받으며 ㅎㅎ 페넬로페님 어린시절 이야기 너무 재미있어요.

페넬로페 2021-09-03 14:18   좋아요 5 | URL
네, 서로 공감하고 위안받아 좋아요^^

붕붕툐툐 2021-09-03 22:1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부지랑도 통하는 면이 있네용~ 저는 일본 소설은 잘 안 읽히고 별로 안 좋아하는데 무작정 안 읽는 것도 나쁜 읽기라고 하여 뜨끔!ㅋㅋㅋㅋㅋ
일본 역사까지 공부하시는 모습에 감동받고 갑니다~😍

페넬로페 2021-09-04 00: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ㅎㅎ~~읽을 책이 주위에 쌓여 있으니 자신의 취향대로 읽으면 되죠^^
역사는 파고들면 끝이 없기에 대충 흐름만 잡으려고 해요. 점점 머리가 굳어져가는 느낌이 들어요 ㅠㅠ

새파랑 2021-09-04 06:45   좋아요 4 | URL
어제 알라딘 우주점가서 산시로 중고로 구매했어요 ^^

페넬로페 2021-09-04 10:40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 산시로 득템하셨네요.
느낌 궁금합니다^^

겨울호랑이 2021-09-04 12: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페이퍼를 읽던 중 무심코 넘겼는데, 과찬의 말씀을 주셨네요... ㅜㅜ 에고 아닙니다. 저도 함께 모르는 부분을 채워가는 서재 이웃인걸요. 함께 채워가며 어제보다 나은 자신을 발견하는 페넬로페님과 그 이웃이어서 감사하게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페넬로페 2021-09-04 13:27   좋아요 4 | URL
매번 표현은 하지 못하지만 항상 겨울호랑이님께서는 저를 이끌어주십니다.
언제나 감사드려요^^

레삭매냐 2021-09-08 21: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현암사 소세키 선생 책들은
고저 사랑입네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일본에서
는 의외로 소세키 선생의 책
들이 그닥 인기가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역시나 선지자는 고향에서
취급받지 못하는가 봅니다.

페넬로페 2021-09-08 22:09   좋아요 1 | URL
내용도 그렇지만 책의 외양만으로도 욕심이 좀 가는것 같아요^^
소세키 작가의 평판이 그렇군요.
전 일본에서 인기가 엄청 많은 줄 알고 있었어요^^

유부만두 2021-09-28 08: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공감해요. 전국시대와 19세기 이후의 일본 작품은 (아마 그것이 대부분일 것 같지만) 마음 한 켠에 죄책감을 안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그래도 하나 하나 짚어가면 소세키의 경우, 문학의 힘이 느껴져요. 고민과 해법의 길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본사 책들은 저도 챙겨보고 싶어요. ^^

페넬로페 2021-09-28 20:43   좋아요 2 | URL
네, 정말 소세키를 읽으면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계속 생각하게 되는것 같아요^^
소세키 작가덕분에 일본역사도 공부하고 좋은것 같아요**

scott 2021-10-08 15: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 추카!!

페넬로페님의 소소한 리뷰 업데이트 고대 하고 있습니다 ^^

페넬로페 2021-10-08 20:5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scott님!
친정엄마께서 계속 저희집에 계셨다가 오늘 가셨어요.
그동안 일도 바쁜시기고 엄마까지 모시느라 넘 바빴어요~~
그러다보니 독서 슬럼프까지 걸렸네요.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열심히 읽고 글 쓰겠습니다^^

미미 2021-10-08 16: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2관왕 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1-10-08 20:35   좋아요 1 | URL
미미님,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읽겠습니다**

mini74 2021-10-08 16: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2관왕 축하드립니다 ~

페넬로페 2021-10-08 20:36   좋아요 2 | URL
미니님,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담에 살짝 1일1책 읽기 비법좀 가르쳐주세요^^

새파랑 2021-10-08 16: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페넬로페님 저 산시로 다 읽었어요 ^^

페넬로페 2021-10-08 20:37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 감사합니다^
저는 산시로 좋았는데 새파랑님 느낌이 궁금한데요**

그레이스 2021-10-08 18: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세레모니 받으세요~♡

페넬로페 2021-10-08 20:38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감사드려용^^
멋진 세레모니에 감격했어요
우리 몸도 저렇게 가벼우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2021-10-08 18: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페넬로페 2021-10-08 20:55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쓰겠습니다**
 

이 정도일 줄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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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로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7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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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계속될 것 같은 무더위도 어느새 주춤하고 새벽에는 한기가 느껴져 이불을 끌어당긴다. 까슬까슬하고 차가운 여름 이불의 감촉에 내 몸은 더욱 옹크려지고, 이불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여름을 보낼 준비를 하면 이 녀석은 항상 심술을 부려 늦더위로, 거친 태풍으로 나의 조급함을 비웃는다. 순차적으로, 적절히 예상할 수 있는 삶은 인간에게 잘 주어지지 않는다. 소설 <산시로>에 나오는 문장처럼 하늘 멀리 떠 있는 높은 구름은 쉬이 움직이지 않지만, 움직이지 않고 있을 수만은 없어 그저 기울어지듯 움직이는데”, 나는 그저 저 높이 떠 있는 구름만 보고 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은 가을에 어울린다고 해서, 그동안 묵혀두었다가 이제야 읽는다. <산시로>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고 난 후 세 번째로 읽는 나쓰메 소세키작가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앞의 두 작품보다 훨씬 더 가을에 읽어야 하는 소설 같다. 문장도 아름답고, 주인공 산시로를 통해 바라보는 사랑과 세상도 묵직하다. 그래서 가을만큼 더 어렵기도 하다.

 

구마모토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대학으로 유학을 오는 촌놈 산시로는 어딘가 주눅이 들어있고 자신감도 없다. 시골과는 달리 전등이 켜지는 것을 보고 신비해하며 그 어떤 질문에도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다. 그저 , .”, 이런 식으로 말하며 속 시원하게 대답하지 않고, 항상 그 뒤에 후회한다. 하지만 후회할 것을 예상하고 억지로 임기응변식의 대답을 아주 자연스럽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로 경박하지는 않다고 자신을 변호하기도 한다. 도회의 여자에겐 도저히 당하지 못할 것 같고, 굴욕감도 느낀다.

 

산시로가 고향에서 도쿄로 기차를 타고 올 때 옆에 있는 여자와 여관에서 하룻밤 묵는 일이 생긴다. 다음 날, 헤어질 때 그 여자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참 배짱이 없는 분이로군요.”] -p24

 

[과감하게 좀 더 가봤다면 좋았을걸. 하지만 두렵다. 헤어질 때 당신은 참 배짱이 없는 분이로군요라고 했을 때는 정말 놀랐다. 23년의 약점이 한꺼번에 드러난 듯한 심정이었다. 부모라도 그렇게 정곡을 찌르지는 못할 것이다. 산시로는 여기까지 생각하고 더욱 기가 죽고 말았다. 어디서 굴러온 말 뼈다귀인 줄도 모르는 사람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호되게 야단을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p25

 

산시로가 답답한 구석이 있고 배짱이 없는 것은 맞지만 그에게 지조나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항상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수동적이지만 자신만의 소신이 있다. 그가 뭔가에 확실하지 않거나 놀라움을 느끼는 것은 이때까지 살아온 환경이 갑자기 달라진 탓이 크다. 그는 여지껏 메이지시대에 걸맞은 세계에 살지 못했다. 생각과 관습과 심지어 새로 만난 여성들까지도 생소했다. 서양의 문물을 아무 비판 없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도시의 모든 것들이 그에겐 낯설고, 그것이 그를 자신감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산시로에게는 멀리 있는 메이지 이전의 평온한 대신 잠에 취해 있는 세계와 자유롭고 편안하지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대학에 갇힌 세계, 봄처럼 찬연하고 아름다운 여성이 있는 세 가지의 세계가 생긴 것이다. 그는 그 세 세계를 오가며 살아가야 하지만 결국 하나의 결과를 얻는다.

 

[요컨대 고향에서 어머니를 모셔오고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하고 몸을 학문에 맡기는 것보다 나은 건 없다는 것이다. 결과는 굉장히 평범하다.[ -p107

 

그 결과로 대학의 연못가에서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지는 미네코에게 고백 한 번 해보지 못한다. 첫눈에 반한 미네코에게 산시로는 아름다운 색채를 느끼고, 떡을 엷게 구운 듯한 옅은 갈색의 그녀의 피부색을 보며 여자의 얼굴빛은 그런 빛이 아니면 안 된다고 단정할 정도로 그녀를 사랑한다. 하지만 미네코는 당당하고 거침이 없는, 약간은 제멋대로인 신여성이다. 히로타 선생은 대놓고 난폭한 여자라고 말한다. 입센의 작품에 나오는 여자를 닮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요지로가 미네코를 입센의 인물과 닮았다고 평한 것도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세속의 예의에 구애받지 않는 점만이 입센의 인물과 닮은 건지, 아니면 마음속의 사상까지도 그런 건지, 그것까지는 알 수 없다} -p227

 

당차고 자유로운 생각과 아무 거리낌 없는 신여성을 대표하는 미네코와 요시코도 결국은 자신의 감정을 뒤로한 채 결혼을 선택하려고 한다. 그들은 같은 남자를 두고 혼담이 오가지만, 결국 미네코가 결혼에 성공한다. 도시의 여자들은 메이지 시대에 지극히 어울리는 행동을 하며 살아가지만 여자라는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한다. 먼 미래에 대한 구상이나 사랑의 감정에 충실한 것이 아닌 현실에서의 자신의 편의와 입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또한 그것을 무시할 만큼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 그래서 미네코는 입센의 세속의 예의에 구애받지 않는 여성만 닮은 것이다. 산시로 역시 미네코를 사랑하지만 그는 결코 미네코같은 여자를 감당할 수도 없다. 그저 고향에서 어머니가 결혼하기를 원하는 미와타의 오미쓰가 그에게 맞는 지도 모른다. 산시로는 미네코를 보면서 또한 자신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대학의 분위기와 미래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모든 것이 이해되지 않는 모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도시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현실세계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학자인 노노미야나 히로타 선생, 미네코 역시 완전히 세상 속에 녹아들지는 못한다. 외국에서는 빛나지만 일본에서는 아주 깜깜한 노노미야, 신랄하게 세상에 대해 쓴 소리를 내뱉고, 사상을 얘기하지만 정작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 서재에만 갇혀있는 히로타 선생역시 무기력한 전형적인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다. ‘나쓰메 소세키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작가가 이러한 지식인들에 대해 많은 비판을 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분별하게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지식인도, 우물에 갇혀 현실에서 필요한 적절한 역할을 하지 않고 세상물정을 모르는 지식인도 같이 비판한다.

 

미네코는 자신을 가리켜 스트레이 십(stray sheep)' 이라고 말한다. ‘미아스트레이 십으로 해석한 미네코는 자신을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에 비유한다. 스트레이 십이야말로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가장 적절한 말일 것이다. 국화인형전을 보러간 산시로, 노노미야, 미네코, 요시코, 히로타 선생은 거지를 보고도 적선하지 않고, 길을 잃고 울고 있는 아이에게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들이 시대를 향유하고 지식인으로 살며 교양과 지성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에 대한 책임은 회피한다. 기차에서 만난 히로타 선생이 산시로가 상상도 못할 일본에 대한 비판을 하고, 위험하다고 조심하라고 하지만 그들은 편하고 안전한 자신들만의 성을 구축하며 사는지도 모른다.

 

[자꾸 위험하다고 말했지만 그 사내는 대단히 침착한 상태였다. 결국 자꾸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이 위험하지 않은 위치에 있다면 그런 사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에 있으면서 세상을 방관하고 있는 사람은 여기에 흥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p77

 

위험한 곳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세상의 고통과 불행에 흥미만을 가질 수도 있다.

 

산시로는 달려오는 기차에 뛰어들어 몸이 두 동강난 젊은 여성을 본다. 새하얀 천에 둘러싸여 예쁜 바람개비를 달아놓은 어린아이의 작은 관도 본다. 그는 이 죽음을 한 발짝 물러서서 보지만 사랑하는 사람인 미네코는 결코 옆으로 물러서서 볼 수 없다. 이것이 지금 현재 산시로의 딜레마이고 그의 젊음이다. 미네코의 결혼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은 어머니가 부르는 고향에 다녀온다. 그곳에서 어쩌면 어머니가 원하는 여자를 만나고 약혼이라도 했을지 모른다. 이것이 산시로에게 처해있는 청춘이다. 약간 슬프고도 아쉬움이 남지만 담담히 마음속으로 받아들이는 산시로가 마음에 든다. 또한 그런 산시로가 밉기도 하다.

 

<산시로>, <그후>, <>은 연작소설이다. 소설의 그 다음 내용과 전개가 궁금하다.

 

[멀리 구름 걸린 하늘의 두견새] -p57


[“어떤가, <숲 속의 여인>?

“<숲 속의 여인>이라는 제목이 안 좋네.”

그럼, 뭐라고 하면 좋겠나?

산시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입속으로, 스트레이 십, 스트레이 십, 이라고 되풀이할 뿐이었다.[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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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29 21: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 ̄)>

페넬로페 2021-08-29 21:58   좋아요 5 | URL
감사합니다♡♡

scott 2021-08-29 22:34   좋아요 4 | URL
산시로! 소세키 작품 중에 청춘의 향기가 있어서 좋아 합니다
일본에 실제로 구마모토부터 도쿄 까지 산시로가 기차를 타고 이동한 경로를 따라가는 여행 상품이 있습니다 ㅎㅎ
이작품 무려 1907년 경에 쓰여졌는데 요즘 읽어도 전혀 오래 된것 처럼 느껴지지 않죠
산시로가 생각은 많이 하지만 곧바고 행동으로 못 옮기는 굼뜬 청춘이죠
소세키 작품속 인물들 대부분이 딱히 베짱이라는게 없습니다.
[그후]에 주인공 다이스케가 아버지 한테 항상 듣는 소리가 ‘넌 베짱이 없어!‘

페넬로페님 다음번 소세키 [그후]! 강력 추천 합니다!!

페넬로페 2021-08-29 22:46   좋아요 4 | URL
기차타고 그 코스도 밟고 싶고 도쿄대학의 산시로 연못도 가고 싶어요. 산시로가 도련님과는 대조되어 재미있더라고요~~
넵, 당연 그 다음 책은 ‘그후‘입니다^^

새파랑 2021-08-29 21: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등~!!

페넬로페 2021-08-29 21:59   좋아요 5 | URL
저한테도 이런 영광이~~
감사해용♡♡

새파랑 2021-08-29 22:03   좋아요 5 | URL
산시로가 이런 내용이었군요. 산시로가 사람 이름이었다니~ 전 스페인의 어느 지역 이름일거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ㅎㅎ

˝당신은 참 배짱이 없는 분이로군요.˝ 23년만의 약점이 드러나는 심정이라니 ㅋ 완전 좋네요. 내용만 보면 <그 후>보다 흥미로워 보이네요~!

페넬로페 2021-08-29 22:25   좋아요 5 | URL
저도 읽고 나서 사람 이름인줄 알았어요. 저 문장이 굉장히 앞에 나오는데 저도 깜짝 놀랐어요. 뜻은 아마 여러가지 의미일것 같아요^^

scott 2021-08-29 22:29   좋아요 4 | URL
혹쉬! 새파랑님 산시로를 [산쵸]로 생각 하신게 ㅎㅎㅎ
전 첨에 어떤 새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

새파랑 2021-08-29 22:33   좋아요 4 | URL
생각나서 검색해보니 이탈리아의 밀라노에 있는 축구장 이름이 San Siro 였습니다 😅

페넬로페 2021-08-29 22:47   좋아요 3 | URL
확실히 산시로가 다른 곳에도 있군요 ㅎㅎ

파이버 2021-08-29 22:1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아련하네요 결혼은 현실인걸까요ㅠㅠ

페넬로페 2021-08-29 22:29   좋아요 6 | URL
저 시대 여성이 상당히 개방적이고 당당했지만 생산적인 일을 하지는 않아 결국 결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듯 해요^^산시르와 미네코의 사랑도 심리적으로 복잡해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붕붕툐툐 2021-08-29 22: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페넬로페님의 계절 독서를 따라가고 싶습니다~ 저도 소세키 읽는다 읽는다 하면서 도련님도 펼쳤다 접고, 고양이도 펼쳤다 접고~ㅎㅎ 근데 오히려 전 산시로는 잘 읽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근데 페넬로페님 혹시 이 전집 사셨어요? 서점 가면 젤 예쁜게 이 전집인 거 같아용~ 너무 사고 싶지만 사신 분들 부러워만 하고 있습니다~ㅎㅎ

scott 2021-08-29 22:36   좋아요 5 | URL
툐툐님 송태욱님 번역은 믿고 봅니다!
제가 아무리 여러권의 사전을 펼쳐 놓고 원문 읽으며 한쿡말로 끄적여도
송태욱님 번역처럼 유려하게 못 ㅋㅋㅋㅋ

도련님!-고양이! 모두 덮어 버리고
소세키[산시로]부터 시작해서 [그후]로 넘어가면
쭈욱 달리게 됩니다 ^ㅎ^

페넬로페 2021-08-29 22:50   좋아요 5 | URL
확실히 산시로는 읽기에 더 좋고 더 아름답습니다. 저는 책탑도 좋아하지만 한 권 한 권 사서 다읽고 책장에 꽂는 기분도 좋더라고요.~~

독서괭 2021-08-29 23:07   좋아요 6 | URL
페넬로페님- 한권 한권 사서 다읽고 책장에 꽂는 기분, 그거 정말 배워야 할 덕목입니다.. ㅜㅜ

붕붕툐툐 2021-08-29 23:35   좋아요 2 | URL
오오~ 스콧님, 꿀팁 감사합니다~ 번역은 송태욱님, 순서는 [산시로]-[그후] 입력 완료!!

/ 페넬로페님, 독서괭님 한 권 사서 다 읽고 책장에 꽂는 거 멋있어요!!!

독서괭 2021-08-29 23:57   좋아요 4 | URL
오잉 툐툐님 전 아닙니다. 배워야 합니다..(먼산)

붕붕툐툐 2021-08-30 00:00   좋아요 3 | URL
아 독서괭님, 제가 한 문장에 퉁쳐 넣어서 그만... 독서괭님은 배우고 싶다고 하셔서 그게 정말 멋있는 일이라고 공감한 거였어요..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30 00:09   좋아요 4 | URL
앗 배우고 싶다고 한 것마저 멋있다고 공감해주시다니 역시 좋은 교육자는 다르시네요. 감사합니다 히힛😘

미미 2021-08-29 22: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산시로‘의 어감이 참 좋네요~♡ 리뷰를 읽다보니 전체적인 이야기와도 잘 어울리는 제목같아요. 저는 다음 소세키 작품은 도련님 읽고 싶었는데 고민되는 리뷰예요 잘 읽었습니다😉

페넬로페 2021-08-29 23:33   좋아요 4 | URL
산시로의 어감이 참 좋죠. 인물과 잘 어울리는 이름같아요. 사실 뜻은 전혀 몰라요 ㅎㅎ
미미님, 다음책 고민 되실것 같네요.
도련님도 저는 좋았거든요
개성 있으면서도 좀 웃겼어요^^

독서괭 2021-08-29 23:0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가을에 어울리는 책이로군요. 저도 산시로가 사람 이름일 거라곤 생각 못 해 봤네요 ㅋㅋ 가을에 어울리는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페넬로페 2021-08-29 23:35   좋아요 5 | URL
네, 전에 우리들의 책세계의 쥬크박스 잠자냥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셨어요. 읽어보니 가올에 어울리고 그래서 미리 가을을 얘기했어요^^

mini74 2021-08-29 23: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쌀쌀한 날씨에 어울리는 책이라니 ~ 저는 그 후를 참 재미있게 봤거든요. 주인공의 모습이 닮은 듯 합니다. 일본에 도련님맥주랑 도련님기차도 있다고 하던데요 ㅎㅎ 일본은 무서운 나라 ㅎㅎ 저도 잘 읽었습니다 ~ 책은 장바구니에 일단 담아두고 *^^*

페넬로페 2021-08-29 23:39   좋아요 5 | URL
‘그후‘ 넘 기대되네요^^
그럼 주인공이 바뀌는 건가요?
일본은 참 ~~
그래도 우리랑 정서가 비슷해서 잘 읽었어요. 우리 아버지의 세대 이야기 같았어요^^

han22598 2021-09-02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속으로 올라오는 리뷰때문에...저도 올해 소세키책 한권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산시로..안 읽어서. 페넬로페님 리뷰는 자세히 안 봣어요. ㅎㅎ

페넬로페 2021-09-02 01:40   좋아요 2 | URL
네, 산시로 읽고 난 후의 han님 감상이 궁금해요^^

초딩 2021-09-04 1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금주의 북플 뉴스레터 선정 축하드려요~
좋운 주말 되세요~

페넬로페 2021-09-04 13:33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초딩님,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

thkang1001 2021-09-04 13: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금주의 뉴스레터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1-09-04 13:52   좋아요 1 | URL
thkang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

유부만두 2021-09-28 0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산시로여, 아... 이 삼식이 놈아...

페넬로페 2021-09-28 20:40   좋아요 0 | URL
산시로!
어리숙하면서도 매력이 좀 있는 남자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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