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원미동 사람들 1
변기현 지음, 양귀자 원작 / 북스토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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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동 사람들>을 처음 접한 것은 아주 오래전 드라마를 통해서였던 거 같다. 이후 책으로 한번 더 읽은 듯 하지만, 세월에 묻혀 한동안 잊고 지냈던 작품이다. <원미동 사람들>이 만화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잊고 있었던 이 작품을 떠올려 보았다. 이 작품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는데 만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지, 그저 상상으로 그려냈던 원미동이 만화 속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사뭇 기대가 되었다.

 

 

<<만화 원미동 사람들>> 1권에서는 서울에서 밀려나 이곳 원미동으로 이사 오게 된 은혜 아빠, 슈퍼맨 놀이에 빠진 아들의 슈퍼맨 '전통문화연구회'의 외판원인 진만 아빠, 완고함때문에 동네 사람들의 원성을 듣는 강만성 할아버지, 강만성 할아버지의 아내 고흥댁, 나이보다 조숙한 경옥, 시를 읊고 다니는 몽달 씨, 원미동 23통 5반의 반장인 형제 슈퍼의 김반장, 원미지물포 주인 주씨가 등장한다.

 

 

 

서울에서 살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이란 집과 같은 뜻이라 생각했던 은혜 아빠는 이제 희망을 갖기 위해 부천으로 이사한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1980년대 서울에서 '내 집 장만하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꿈이었다. 너도나도 서울 드림을 꿈꾸며 서울을 찾았지만, 아내의 의견에 따라 서울을 떠나 이 곳 원미동으로 이사 온 것이 그닥 맞닥치는 않다. 회사도 멀고 서울에서의 희망에서도 멀어졌으니 말이다. 그러나 가족의 행복을 찾았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머가 있으랴.

슈퍼맨을 꿈꾸는 아들은 둔 진만 아빠의 몰골은 말이 아니다. 이렇게 애처롭게 생길 수도 있구나 싶다. 외판원이지만 입도 벙긋 못하는 그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아내, 그렇지만 아이들은 슈퍼맨처럼 비상하길 꿈꾼다.

가정을 이룬 가장이라면 두 어깨에 올려진 부담감과 책임감에 녹초가 될 듯한 진만 아빠의 모습에 동질감을 느끼게 될 듯 싶다.

 

 

억척스럽게 모으고 일군 땅을 자식들을 위해 이리저리 떼어주고 겨우 남은 땅에 애착을 갖고 완고하게 살아가는 강만성 노인, 그 땅을 호시탐탐 노리는 자식과 땅 값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는 동네 사람들, 이들은 바로 우리가 각자 가지고 있는 모습은 아닐런지.

어린 아이 경옥의 눈으로 보는 몽달 씨는 슬픈 시를 읊어대고 속없는 사람들처럼 웃고 있다. 모자란 몽달 씨에게 일을 시키는 슈퍼 김반장은 얄밉지만 경옥은 그래도 부티를 낼 수 있는 김 반장이 형부가 되어주었으면 한다. 그러나 어린 경옥의 눈에도 보이나 보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차이가.

 

 

서울에서 밀려나 살고 있는 이들의 삶은 무척이나 고단해보인다. 서울에서 밀려났다는 기분에 울쩍한 은혜 아빠도 그렇고, 여기저기 외상값이 깔려있어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진만 아빠네도 그렇다. 소시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이들의 모습은 그다지 유쾌하지도 내세울 것도 없어보이는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다. 그렇다고 이들의 삶이 절망적이지도 슬플 것도 아니다. 이들의 삶 속에는 분명 '희망'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미동은 이들의 낙원 가나안이다.

경제불황으로 모두가 살기 힘들다며 목놓아 외친다. 그래도 우리는 모두 슈퍼맨 아빠, 엄마가 되려고 힘내고 있지 않은가!

힘들고 지치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희망'이 존재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사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원미동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눈에 보이지 않던 '희망'의 존재를 보여주었다.

 

 

 

소설과는 다른 재미를 준 <<만화 원미동 사람들>>은 글이 아닌 그림으로 사람들의 척박한 삶의 애환을 잘 담아낸 듯 하다. 표정만으로 절망과 희망을 표현하는 만화, 그 속에서 절망 속에서 희망이 그리 멀지 않음을 느껴본다.

 

(이미지출처: '만화 원미동 사람들 1'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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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콜렉터 : 시간을 찾으면 인생도 찾는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미숙 옮김 / 명진출판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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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오늘 하루가 어떻게 간지 모르겠어'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30대, 40대, 50대.....우리는 흔히 나이에 따라 시간이 흐르는 체감속도가 다르다고 한다. 40을 눈앞에 둔 나이탓인지 시간이 흐르는 체감속도가 더 빨라진 기분이다. 이렇게 바쁘게 하루를 보낸다고 해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었던 것도 아닌 당장 눈앞에 일어난 일을 처리하기에 급급하다. 미래를 위한 어떤 설계를 하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해서 하루 24시간을 알차게 잘 보내고 있는 것도 아닌 듯 하다. 그저 시간에 쫓기듯 하루를 보낸다. 효율적인 시간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문제점은 익히 그동안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잘 알고 있지만, 아무리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려고 한다해도 여전히 시간은 부족하다. 부모님은 젋을 때는 이렇듯 바쁘게 사는 것이 좋은 거라 하신다. 퇴직을 하시고 여가를 즐기며 살고 있는 부모님은 눈앞에 놓인 많은 시간이 오히려 걱정인 듯 말씀하셨다. 저자의 말처럼 '시계는 항상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다'.

 

시간을 찾으면 인생도 찾는다는 부제의 <<타임 콜렉터>>는 그동안 생각했던 시간의 효과적인 활용법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하루 24시간을 효율성있게 사용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면 조금은 식상한 주제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는 시간을 우리의 인생의 단계에 맞춘 시간 관리를 제시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우리의 인생도 길어졌으며, 그에 따라 60세 이후의 시간은 '제2의 인생'이라 부르며 또 다른 인생의 시작되었다. 때문에 노후준비에 대한 고민과 걱정도 많아졌는데 경제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제2의 인생을 즐기는(?) 법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취미를 가져보기도 하고, 귀농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도 하기도 하지만, 바쁘게 보냈던 시기를 보내고, 갑자기 찾아온 은퇴 후의 생활로 상실감이나 공허함으로 힘든 생활을 보내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이렇게 '시간의 아이러니'를 인생의 4단계로 나누어 그에 맞는 각각의 시간관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현대인에게 맞는 인생의'신4단계'

제1단계 수렵기 : 30~45세

제2단계 더블스탠더드기: 45~60세

제3단계 원숙기: 60~75세

제4단계 제로 출력기: 75세 이상으로 나누었다. 이는 봄,여름,가을,겨울로 비유할 수 있는데, 가장 혈기왕성하고 하루하루 성장을 해나가는 30대는 봄, 한창 잎을 키우는 동시에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는 2단계는 여름, 과실을 거두는 3단계는 가을, 사방이 고요하고 느릿해지는 4단계는 겨울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가을과 겨울이 길지 않았던 탓에 봄과 여름에만 치중하여 살아왔다면, 이제는 길고긴 가을과 겨울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진정 성공한 인생으로의 마무리를 위한 '시간'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 없는 가을, 겨울도 비참하지만 만날 사람도, 할 일도 없는 노후도 그 못지않게 초라하기 때문이다.....봄에는 열심히 뛰어다니고, 여름에는 성장을 함과 동시에 가을과 겨울을 나기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본문 24,25p)

 

 

1단계를 생산성에 둔다면, 2단계인 더블스탠더드기에는 인생의 전반과 후반을 이행해가는 연습을 해야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 예순 살 이후에 자유로운 제2의 인생을 보내려면 제2단계부터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인데, 즉, 사회인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면서 후반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두 시간을 동시에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생의 사계절에는 '두 개의 산맥'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30세~45세의 '성숙기 산맥'으로 현역을 환창 활약하는 때를 말하고, 두 번째 산맥은 제2단계에서 시작되어 제3단계에 절정을 맞이하는 '황금기 산맥'으로 인생에서 가장 자유로운 때를 말한다.

이에 저자는 <<타임 콜렉터>>를 통해 PART1 '서두르지 말고, 머뭇거리지도 말고' 에서는 인생 후반을 의미 있고 자유롭게 살아가며 황금기로 만들어가는 시간 수집술에 대해서, PART2 ' 시간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수집하라' 에서는 첫번째 산맥을 높이 쌓기 위한 시간 수집술을 소개한다. 인생후반을 미리 생각한 후 오늘을 살아가라는 의도로 PART1과 PART2의 순서가 바뀐 의도를 설명하고 있는데,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오늘을 사는 태도와 가치관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저자의 의도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일에 자신의 모든 인생을 바친 사람일수록 은퇴와 동시에 상실감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그런 상실감을 잘 견디려면 사전 준비가 필요하기에, 더블스탠더드기를 산다는 것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시간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니만큼 기존의 생활방식을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확보하되, 그와 별개로 느긋한 시간을 가져야하는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한다. PART 1에서는 '효율적인 시간 수집술'과 '느긋한 시간 수집술'을 통해 생활, 일, 문화로 인생의 균형을 잡는 법을 알려준다. PART2에서는 '틈새'시간을 없애고,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세상 속에서 내 시간의 주인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함을 강조한다.

두 개의 PART를 통해서 저자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친구, 메모, 스톱워치, 모임, 취미 등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잘 보내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우리가 양질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제2단계까지 살아가는 우리의 양질의 삶이 '제2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명쾌한 이야기인 셈이다.

 

<<타밍 콜렉터>>는 미래를 위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명확하지만 식상한 주제와는 달리 30세 이후의 시간부터 인생 전반에 걸친 시간 관리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선물한다. 특히 나는 돈이 없는 노후도 비참하지만 만날 사람도, 할 일도 없는 노후도 초라하고 비참하다는 저자의 글에 크게 공감하며 책을 읽었다.

현재 나는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서있다. 그동안은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방법들, 즉 저자가 제시하는 일과 인간관계, 그리고 내면의 중요도 등을 통한 시간관리 법을 통해 풍요로운 가을과 따스한 겨울을 설계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려보려 한다.

이 책에는 이렇듯 인생을 유쾌하게 살다 후회 없이 늙을 수 있는 비법을 담겨져 있다.

 

당신은 시간의 주인인가, 노예인가?

 

(사진출처: '타임 콜렉터' 본문,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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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브
알렉스 모렐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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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왕따,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한 청소년들의 자살 소식으로 우리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이나 가정 불화 등으로 인한 자살도 급증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무게, 고통과 상처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자살이라는 마지막 선택 밖에 없다는 사실도 안타깝지만, 자살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잘못된 생각에도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렇게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면서 최근 출판계에서는 자살을 소재로 한 문학이나 죽음을 통해서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려는 어린이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서바이브>> 역시 자살을 선택한 소녀 제인 솔리스를 통해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으로,  "삶의 의미에 대한 탐구를 놀랍도록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전미 대륙과 유럽의 청소년들을 감동시킨 화제작!" 이라는 찬사를 얻은 작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서바이브>>의 작품을 읽다보면 영화 <얼라이브>를 떠올리게 된다. 1993년 작품인 <얼라이브>는 우루과이대학 럭비팀을 태운 항공기가 칠레로 상륙하기 직전 안데스 산맥에 추락한 후 생존을 위한 72일간의 사투를 담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서바이브>>가 영화 <얼라이브>를 모티브로 삼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나,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배제하고 본다면 전반적인 흐름이나 긴장감 넘쳐야 할 장면들이 영화와 너무 흡사하여 그 감동이 조금은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작가도 그런 점에 신경을 쓴 듯 영화(실화)와 차별화되는 소소한 부분들을 첨가하여 부족한 부분을 메워준 듯 하다.

 

 

제인 솔리스는 자살을 시도하여 '라이프하우스' 시설에서 지내고 있지만, 또다시 자살을 시도하기 위해 여섯 달 전부터 계획을 세웠다. 의사들과 친구 등에게 거짓 인사를 한 것, 담당 의사인 올드 닥터에게도 거짓 속내를 털어놓은 것도 크리스마스에 집에 다녀올 수 있는 점수를 따기 위한 것이었다. 결국 제인은 집에 다녀올 수 있는 외출증을 얻게 되고, 엄마에게 가기 위한 비행기 안에서 다량의 약을 복용하여 자살하겠다는 그녀의 계획은 실현가능해지게 되었다. 몇 해 전, 제인이 11세이던 해 크리스마스에 권총으로 자살한 아빠, 아빠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한 엄마로 인해 고통으로 가득 찬 가련한 자신의 삶에서 달아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자살 뿐이라고 생각했다. 자살한 가족을 둔 사람은 직접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과거를 놓아주지 않고 아빠의 추악한 선택이 자신의 인생에 아물지 않는 생채기처럼 곪아 터지게 내버려 두어 제인의 상처는 치료되지 않은 채 방치되었기에, 엄마에 대한 제인의 원망 역시 클 수 밖에 없었다.

약을 구입하고 비행기에 탑승한 그녀는 계획한 대로 화장실에서 약을 먹으려던 순간에 비행기가 갑자기 급강하하고 엄청난 상승기류에 연달아 부딪히면서 추락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정신을 차린 후 제인은 잔혹한 록키 산맥에 혼자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난 길을 잃었다. 그리고 죽을 것이다. 신에게 버림받은 이 산에서 난 죽는다. 참, 내가 원했던 일 아닌가?

내 입술이나 마음은 그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내가 원했던 게 이거야? 그래? (본문 76p)

 

제인은 살아남은 또 한 사람과 만난다. 화장실 간 덕분에 살아남은 제인, 그리고 형의 죽음으로 아빠를 원망하여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지만 몇 년만에 아버지를 찾아가는 제인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폴 하트는 함께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시작한다. 함께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면서 폴은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구조를 기다리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정한다. 앞일에 대한 걱정,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한 제인은 폴에게 마음을 열고 의지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만 하면 안 된다, 제인. 천천히 시들다 죽지 않으려면 스스로 일어나야 해. 그래야 행복해질 수 있지." (본문 79p)

 

그동안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올드 닥터의 알 수 없었던 말들에 힘을 내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제인은 어려운 고비를 넘기는 과정 속에서 상처를 극복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꾸기 시작한다. 제인은 자신처럼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폴이 희망을 잃지 않고 용기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따라 그를 쫓아 한발한발 전진하는데, 서로의 아픔을 털어놓으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눈 덮힌 록키산맥이라는 험난한 상황 속에 배어들면서 긴장과 감동의 조화를 통해 놀라운 흡입력을 보여준다.

누구나 인생의 그래프는 록키산맥처럼 험난하기만 하다. 자살을 생각할 만큼 힘겨운 고통을 맛보기도 하지만, 그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섰을 때는 삶의 희열을 맛보기도 한다. 그 상처를 자살로 해결했다면 결코 맛볼 수 없는 짜릿함이다.

청소년들에게 미래는 눈 덮힌 록키산맥만큼이나 암울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앞으로 나아간다면 광활한 대지와 만날 수 있게 된다. 제인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삶의 희망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으며, 삶은 그래서 더욱 살만하다는 것을 이들의 생존을 위한 사투를 보며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힘들때 기억하자. 아무리 힘들어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무리 힘들어도 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나를 봐주거나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한 명도 없어.'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을 거야. 아니, 그런 기분이 심지어는 하루나 이틀 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우리가 언제나 너와 함께 있으니까. 우린 널 믿는다." (본문 37p)

 

(이미지출처: '서바이브'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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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가 들려주는 리바이어던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8
서정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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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된 딸에게 앞으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우선으로 살아야 하는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철학으로의 접근을 시도했다.

철학하면 어렵고 따분하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지만, 자음과모음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는 이런 편견을 없애는데 탁월한 작품이기에 철학에 대한 어려움을 느낀다면 이 시리즈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사실 편독이 심한 나 역시 플라톤의 이데아,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 등을 읽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는데, 나 역시도 이 시리즈를 통해 처음 철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을 위한 눈높이 도서이지만, 중학생이나 어른이 읽는데도 내용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으며, 오히려 철학에 대한 재미를 느끼는데 도움을 주어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리즈를 접하고 어느 새 여덟 번째 이야기 <<홉스가 들려주는 리바이어던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대통령 후보에 대한 관심으로 여론이 뜨거운 요즘 리바이어던 이야기는 시기상 너무도 적절하게 다가온 책이다. 경제, 정치, 사회적으로 총체적 난국에 처해 있는 요즘 대통령의 역할, 국민의 역할, 권력자들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홉스의 <리바이어던> 역시 찰스 1세가 정치를 잘못한다고 생각한 영국 사람들이 청교도혁명을 일으키자, 구약성서 욥기에 나오는 영원히 죽지 않고 산다는 아주 큰 괴물인 리바이어던을 빗대어 왕의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출간한 책이었다.

얼마 후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 이 시기에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통해서 이야기했던 행복하고 자유로운 나라의 필요성을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홉스가 들려주는 리바이어던 이야기>>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동화형식을 빌어 구성된 작품이다. 철학을 논하고 있지만, 동화적 스토리를 통해서 재미를 더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지루하지 않으며, 스토리 속에 리바이어던의 이야기를 충분히 흡숙하고 있어서 내용면에서 부족함을 찾아볼 수 없다. 굉장히 알찬 구성을 갖춘 작품이기에 인석이와 영준이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연스레 홉스가 말하고 싶었던 리바이어던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수의사 아빠를 둔 인석이는 아픈 귀를 치료하고 난 뒤부터 강아지, 고양이의 말을 알아 듣는 초능력을 갖게 된다. 대통령이나 유엔 사무총장을 꿈꾸는 인석이는 어느 날, 새로 전학 온 영준이와 짝이 되면서 친해지게 되는데 영준이가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비밀과 자신의 초능력을 공유하면서 더욱 가까워지게 된다. 17세기 유렵과 영국 사회를 배우면서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어려운 숙제를 같이 하기 위해 인석이는 처음으로 영준이네 집 청와대를 방문하게 되고, 대통령의 서재에서 '홉스' 를 발견한 인석이는 역사를 좋아하는 영준이와 함께 숙제를 마무리하지만, 이후 홉스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한다.

자연 상태에선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서로가 같은 것을 원하며 경쟁하기 때문에 욕구하는 것을 갖기 위해 히믕로 상대를 쓰러뜨리고, 밟고 일어선다는 것, 다른 사람들과 동반자가 아닌 적으로 만난다는 뜻을 가진 홉스의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의미하는 꿈을 꾼 인석은 더 이상 싸우지 않고 평화로워지면 모두가 생명을 지킬 수 있기에 국가가 필요하다는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자연 상태의 사람들이 목숨 보존을 위해 평화를 택하기로 한 것이지. 그래서 평화를 유지학 위해 강하고 절대적인 무엇이 필요해진 거지.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권리와 힘을 누군가에게 넘기기로 약속하는 거야. 넘겨받은 그 모든 힘을 가지는 절대적인 국가가 그래서 생기는 거지. 평화를 지키기로 약속하는 것만으로는 평화가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이 있잖아? 계약을 해도 계약이 취소되거나 안 지켜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처럼.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권리와 힘을 왕이든 국가든 거기에 모두 넘겨주고, 자신들은 평화를 보장받는다 이거야. 절대적이고 강한 힘을 가진 그것을 리바이어던이라고 한대." (본문 68p)

 

인석이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강에 괴물이 등장하게 되고 동물의 말을 알아 듣는 인석이가 초능력으로 괴물과 대화하는 것으로 이어지는데, 괴물은 4세기 전의 리바이어던이었으며 괴물이 현재 다시 나타난 것에 대한 물음을 통해 홉스의 리바이어던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그렇지만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이야기하던 시기와 민주주의 국가인 우리나라의 정세와는 많이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 인석은 영준 아빠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서 현 사회와 리바이어던의 조화를 이해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기의 모든 힘과 권력을 내놓는다. 그것을 넘겨받는 무엇인가는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 주기로 약속 한다. 그것이 사회 계약이지. 그 무엇이란 것은 국가일 수도 있고, 개인일 수도 있고, 왕일 수도 있다."

"...그래서 홉스는, 권리를 위임받은 주권자가 계약자인 국민들의 권리 위에 서서 그들을 제한하고 구속하는 힘, 괴물이나 거인과도 같은 힘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 리바이어던, 바로 나처럼 강한 힘 말이다....내가 지켜 주어야 할 최고의 것은 평화다." (본문 104,105p)

 

<<홉스가 들려주는 라바이어던 이야기>>는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초능력, 대통령의 아들 용준, 서울 한강에 나타난 괴물 리바이어던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으로 풀어낸 철학 동화를 통해 민주 법치에 의한 사회계약설을 최초로 주장한 홉스에 대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 행복하고 자유로운 나라가 되었을 때 국민도 행복할 수 있음을, 더불어 국민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듯 싶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리바이어던 이야기가 쏙쏙~!! 정리되는 느낌이다. '왜'와 '어떻게'를 저절로 깨치게 도와주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는 아이들의 다양한 사고를 향상하는게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사진출처: '홉스가 들려주는 리바이어던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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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창의 스케치북 : 여자아이 편
루시 보우만 지음, 에리카 해리슨 외 그림 / 진선아이 / 2012년 8월
절판


진선아이에서 그리고 색칠하고 꾸미다보면 아이들의 창의력이 쑥~!! 자라는 <<유치원 창의 스케치북>>시리즈가 출간되었습니다. 진선아이에서 그동안 선보였던 다양한 구성의 스케치북 시리즈와 더불어 아이들의 성향을 잘 담아낸 미술 워크북입니다. 5~7세의 어린이들은 그리기와 색칠하기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고 하네요. 이 시리즈는 자립심이 강해지는 아이들의 성장시기에 맞추어 스스로 그리고 색칠하고, 채워가면서 호기심을 충족하면서 상상력을 자극하도록 구성되었습니다.
화려한 색상의 표지가 여아의 눈길을 사로잡는 '여자아이 편'은 꽃과 패션, 가면과 인어공주, 가방, 여러가지 예쁜 모형 등 여아의 감성을 적극반영한 다양한 주제들을 수록하였답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위한 학습에 부모들의 관심에 따라 미술 활동을 통한 교육 또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틀에 짜여진 학습은 오히려 아이들의 흥미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단점이 있는 반면,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자율 활동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욱 키워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요.

이에 진선아이의 <<유치원 창의 스케치북>> 시리즈가 보여주는 의미와 관심은 더욱 커질 듯 싶네요.
모양에 따라 예쁘게 색칠하고, 미완성 부분을 채워가는 동안 성취감과 자신감도 높아질 수 있으니 그 또한 큰 효과가 아닐 수 없겠지요?


예쁜 색감의 예쁜 그림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여아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주제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거 같네요. 너무도 예쁜 그림에 엄마인 저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어린시절 즐겨했던 색칠공부와는 달리, 채워가는 부분들이 있기에, 상상하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은 더욱 깊어지고 넓어질 거 같아요.


미술 실력도 쑥~!! 상상력과 창의력도 쑥~!! 자신감과 성취감은 업~!!! 학습이 아닌 놀이를 통해서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구성입니다.
공부가 아닌 놀이를 통한 향상이기에 그 효과가 두배,세배로 더욱 커질 것 같아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교재에 대한 믿음이 더욱 커져갑니다.
진선아이의 다양한 구성의 스케치북 시리즈는 접하면 접할수록 마음에 쏙~!! 드네요.


(사진출처: '유치원 창의스케치북-여자아이 편'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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