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바이러스의 습격 - 바이러스의 모든 것 I need 시리즈 24
박상곤 지음, 이승연 그림 / 다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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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기》에서는 호흡기로 감염되며 감염속도가 초당 3.4명, 치사율 100%의 유례 없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발병하는 대재난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한 사람들의 목숨 건 사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영화를 보면서 누군가는 우리가 자주 걸리는 감기가 이렇게 무서운 재난이 되는 상황은 영화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바이러스의 변이하는 성질로 인해 현실이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믿기 어렵다면 《비상! 바이러스의 습격》을 통해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무섭게 느껴지겠지만, 이 책을 통해 바이러스를 어떻게 바이러스에 감염되는지,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개인과 국가, 그리고 세계는 어떻게 대처하고 전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미리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영화와 같은 상황을 예방할 수 있으니 무서운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이 책은 1장 바이러스, 왜 위험한가? 2장 바이러스란 무엇인가? 3장 바이러스의 전파, 4장 역사 속의 바이러스, 5장 오늘날의 바이러스, 6장 바이러스 예방법, 7장 미래로 가는 바이러스의 연구로 나뉘어 바이러스의 정의와 종류 등 여러 과학적 지식을 얻는 동시에 곳곳에서 우리를 습격하는 바이러스의 현재 상황과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고, 사람뿐 아니라 동식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밥상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에 대해 자세히 수록되어 있답니다.

 

 

연례행사처럼 되어 버린 조류인플루엔자,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까지 우연인지 세계를 뒤흔들었던 6년마다 일어나는  6년의 공포까지 이 모든 게 바이러스에 의한 것입니다. 효과적인 예방 약이나 치료제가 없는데다 바이러스의 불확실성때문에 전 세계가 불안해하고 있지요. 이에 우리는 바이러스의 뜻과 위험성, 역사 등 바이러스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바이러스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 그리고 백신에 대해서도 잘 소개하고 있습니다. 국경이 없는 바이러스는 앞으로도 계속 변화하면서 전 세계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할 거에요. 이것이 우리가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겠지요.

 

 

인류와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랍니다. 바이러스는 게속 변이 또는 진화하여 앞으로도 끊임없이 새로운 바이러스가 탄생하겠지요. 그러므로 바이러스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로운 바이러스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문 104p)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어른들이 함께 읽어도 손색이 없을정도로 바이러스에 대한 내용이 알차게 담겨져 있습니다. 올 겨울에는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감기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을 듯 하네요. 바이러스가 궁금한 모든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미지출처 : '비상!바이러스의 습격' 본문,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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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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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000만부 판매 신화 《걸 온더 트레인》의 저자 폴라 호킨스가 신작 《인투 더 워터》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전작에 이어 《인투 더 워터》역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영국 하드커버 판매 순위 1위, 전 세계 30여개 언어권 번역 수출하면서 스릴러 여왕으로서의 모습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네요. 그 깊이를 알 수 있는 표지 속 강의 모습은 빨려들어갈 것만 같아 섬뜩함을 주고 있어 강렬한 느낌이네요. 잔잔해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위협을 가하는 물이 주는 공포가 전해지는 듯 합니다. 표지의 섬뜩함 그대로 이야기는 리비라는 여자가 남자들에 의해 몸이 묶여 물속으로 가라앉는 장면부터 시작됩니다. 리비는 살려 달라고 하지만 그녀의 숨결은 사라지고 맙니다.

 

 

드라우닝 풀 : '익사의 웅덩이'라는 뜻으로, 봉건 시대 스코틀랜드의 법에 따라 여성 범죄자들을 처형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 우물을 가르킨다. (본문 7p)

 

줄스는 일명 드라우닝 풀이라 불리는 벡퍼드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물에 빠진 상태로 발견된 언니 넬 애벗의 소식을 듣게 됩니다. 성공한 작가이자 사진작가였던 넬에게는 15살짜리 딸이 있었고 줄스는 조카를 돌보기 위해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았던 옛 고향인 벡퍼드로 돌아오게 되지요. 줄스는 언니가 자신을 괴롭히려고,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려고, 겁주려고 이런 짓을 저질렀다며 화를 내기도 하지만 한편 무섭기도 합니다.

 

작업실 입부 맞은편을 점거한 드라우닝 풀의 이미지들. 모든 각도, 모든 시점에서 찍은 사진들이 수도 없이 붙어 있었다. 겨울에 창백하게 얼어붙은 강물, 시커멓고 삭막한 절벽, 여름의 반짝거리는 강물, 푸르른 오아시스, 위에 먹구름이 끼어 있는 칙칙한 잿빛 강물……. 이 이미지들이 흐려지면서 하가 되어 내 눈을 공격해 오자 머리가 아찔해졌다.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 절벽 꼭대기에 서서 강물을 내려다보는 듯 그 끔직한 전율, 망각의 유혹이 느껴졌다. (본문 23p)

 

줄스는 죽기 전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던 넬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건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조카인 리나와 가장 친한 친구였던 케이티의 죽음을 파헤지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강에서 목숨을 읽었던 많은 여성들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던 넬의 죽음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독자의 기대와 달리 이 소설은 죽음의 원인이나 범인을 찾기 위한 내용으로 전개되지 않습니다. 더욱이 넬과 줄스 혹은 리나 중심만이 아닌 여러 주변 인물들까지도 1인칭 시점에서 쓰여진 이야기들은 범인을 추격하는 전개와는 상당히 먼 듯 보이네요. 이보다는 오해, 애증, 증오 등에 대한 심리극에 더 가깝지 않을가 싶습니다.

 

'벡퍼드는 자살 명소가 아니다. 벡퍼드는 골치 아픈 여성들을 제거하는 곳이다.' (128p)

 

이 책은 열 명이 넘는 화자들의 시점이 오가는 조금은 복잡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탓에 누군가에게는 속도감이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로 다가갈 수 있을 거에요. 반면 많은 등장인물 때문에 저는 조금 느린 독서를 하게 되었지만 그로인해 좀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희생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어 조금은 씁쓸해지는 내용이었습니다. 반전이나 긴장감이 부족한 점이 저에게는 아쉬운 작품로 남네요.

 

작은 마을에 숨겨진 위선과 성적 욕망, 그리고 씻을 수 없는 고요들이 뒤엉킨 흥미로운 작품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이미지출처: '인투 더 워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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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 - 인생을 바꾸는 아주 작은 차이
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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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부분 사소한 것보다는 좀더 큰 것에 힘을 쏟아 붓곤 한다.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건 조금은 쪼잔해보이기도 하지만  사소한 것보다는 더 크고 원대한 것을 원하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한 번쯤은 '작은 것이 큰 차이를 만든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라. 우리는 사소한 것으로 싸우기도 하지만 사소한 것에 행복과 감동을 느끼지 않는가. 스스로가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들이 사실은 큰 파장을 가지고 오고 있음을 우리가 알게 모르게 매순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이 책 《사소한 것들》이 단순한 사소함이 아닌 큰 의미로 다가올 것임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저자 앤디 앤드루스는 언론으로부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혀왔으며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방송인이며, 전 세계 유수의 기업과 스포츠팀,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조직을 위한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우리가 읽어보지는 않았더라고 들어본 적은 있는《포더 씨의 위대한 하루》의 저자로 뛰어난 이야기꾼이자 지칠 줄 모르는 삶의 여행자인 앤디 앤드루스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작고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한다.

 

"앤디 앤드루스의 컨설팅을 받고 난 첫해, 페어웨이의 총 거래액은 54억 달러에서 112억 달러로 두 배가 되었다. 그런데 현재의 거래액은 그해에 비해서도 57퍼센트나 더 늘어났다. 앤디는 자기가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내용,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는'사소한 것들'에 무한한 가치가 담겨 있음을 증명한다. _스티브 제이콥스 (추천사 中)

 

이 책은 총 15chapter로 구성된다. chapter 1 숫자 '1' 혹은 '하나', chapter 2 쇠못 몇 개, chapter 3 화를 내는 것, chapter 4 '왜?'라는 한 글자의 질문, chapter 5 1인치의 16분의 1, chapter 6 포기하는 것, chapter 7 반대로 생각하는 것, chapter 8 조금 더 깊이 이해하는 것, chapter 9 관점, chapter 10 공기총 한 자루, chapter 11 남과 다르다는 것, chapter 12 절반짜리 5센트 동전, chapter 13 바뀐다는 것, chapter  14 최고나 최상이 되는 것, chapter 15 눈을 크게 뜨고 현실의 실체는 바라보는 것으로 나누어 작은 차이가 만들어낸 엄청난 결과를 보여준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창조하고 있는가? 누구에게, 혹은 무엇에 당신은 자기 인생의 벽돌을 쌓을 때처럼 그렇게 세밀한 정성과 주의를 다하는가? 아무리 당신이 작업하는 장소에 가족이 갑자기 불쑥 나타난다해도, 또 당신의 사업이나 당신이 속한 조직 혹은 팀에 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그리고 그 결과 당신 작업의 결과물이 걸작이 되거나 반대로 형편없는 엉망진창이 된다 해도)당신이 작업을 해서 최종적으로 만들어낸 것은 당신이 한 번에 하나씩 했던 '아주 작은 붓질'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러니,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어라.

농담이 아니라 정말 진지하게 하는 말이다. (본문 15p)

 

저자는 무언가 바뀌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변화는 심장이 한 번 뛰는 동안에 일어나고, 손가락 하나를 까딱하는 동안에 일어나며, 눈을 한 번 깜빡이는 동안에 일어난다고 말한다. 변화를 준비하는 데, 혹은 변해야겠다거나 바꾸겠다고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진정한 변화는 즉각적으로 일어난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야?''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필요하다.

 

변화는 정말 사소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사소하다고 해도 변화만큼 커다란 영향을 가져다주는 것은 없다. 변화는 우리의 적이 아니다. 무언가가 바뀐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가 혼란과 당황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리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이해하기만 한다면 변화는 평화와 조화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당신은 이렇게 물을지 모른다.

"어떻게요?"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만일 당신이 시작하는 변화가 꼭 필요한 것이라면, 당신이 변화를 요구하는 어떤 개인이나 집단과 상관있는 무언가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만일 그 증거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라면 당신은 굳이 긴 설명을 할 필요조차 없다. (본문 193,194p)

 

이 책을 읽고나니 사소한 것에 대한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그동안 크고 원대한 것에 의미과 관심을 부여해왔지만, 앞서 말했듯이 삶을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지만 몸소 깨닫고 있었던 사소함이 주는 큰 결과에 관심을 둘 수 있는 계기가 된 듯 싶다. 이 책은 지루함을 용납하지 못하는 저자로 인해 재미있고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여러 이야기를 통해 유쾌하게 읽을 수 있다. 유쾌함 속에 부여된 의미들은 내 삶에 대해 질문을 던져볼 수 있으며, 생각을 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읽어보길 권해본다. 각자의 삶은 일반적 통념과는 거리가 멀 수 있다. 그러니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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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선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4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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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주니어 《징검다리 클래식》은 현직 국어 선생님의 꼼꼼하고 풍성한 해설이 있다는 점에서 제가 많이 좋아하는 시리즈입니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해설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경험한 청소년들의 요구와 필요에 걸맞은 해설과 현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백 년 이백 년 전의 세계 명작을 왜 지금 굳이 읽어야 하는지, 현재적 시점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 등이 풍성한 정보 팁과 시각 자료로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수록되었기 때문이죠.

 

아주 오랜만에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어보게 된 듯합니다. 학창시절에는 큰 의미가 부여되지 않았던 작품이었는데 몇 년전 성인이 되어 읽어보게 되었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통해서 사람이 살아가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읽게 되는 《톨스토이 단편선》 은 내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이 단편집에는 11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일리야스][작은 악마와 빵 한 조각][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바보 이반][아이가 어른보다 지혜롭다][촛불][불은 놓아두면 걷잡을 수가 없다][달걀만 한 씨앗][대자][예멜리얀과 빈 북][노동과 죽음과 병]으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톨스토이는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우리는 이웃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신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지요.

 

이 책은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태도보는 보여주는 [바보 이반],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삶의 행복을 일깨우는 [일리야스][달걀만 한 씨앗][노동과 죽음과 병], 용서와 화해로 어우러지는 삶을 이야기하는 [불은 놓아두면 걷잡을 수가 없다][아이가 어른보다 지혜롭다] 그리고 신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는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 등을 통해 바라보는 주인공들의 삶에서 우리는 인생을 돌아보게 됩니다.

 

"다만, 그자에게 곡식이 남아돌게 해 주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그 짐승들의 피는 그자의 마음속에 쭉 있었던 겁니다. 단지, 그자가 필요한 만큼의 곡식을 생산할 때는 그 피가 출구를 찾지 못했던 거지요. 그즈음에는 그자가 빵 한 조각을 아끼지 않았는데, 곡식이 남아돌게 되지 좋은 위안거리를 찾고 싶어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술을 빚어 마시는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후 그자는 하느님께서 주신 것을 자기의 위안거리로 삼기 위하여 술을 마시다가, 몸속에서 여우와 이리와 돼지의 피가 뒤섞여 용솟음친 겁니다. 그래서 이제는 술만 마시면 아무 때나 짐승이 되어 버린답니다." (본문 24,25p)

 

톨스토이는 분수를 넘어선 탐욕이 사람을 어떻게 파멸시키는지 보여주었고, 성실한 노동은 관리도, 형별도 필요없음을 이야기하며, 불화는 불화를 낳는 것을 넘어 더 큰 보복과 불행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여러 사람과 어울러져 올바른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11편의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평생에 걸쳐 쓴 단편들의 모든 주제를 통해 그 답이 '사랑'임을 보여주었고, 이 사랑은 기독교적인 사랑, 즉 박애와 관용이라 하였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보듬고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 살아가는 목적이 되어야 함을 일깨우지요.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대답이 아닐까 싶네요. 우리는 각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목적으로 인해 누군가는 상처를 받기도 하고, 누군가는 죄를 짓기도 하지요. 분명한 것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살아감에 있어 그 근본을 사랑에 둔다면 우리는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요? 톨스토이는 분명 그 답을 알려주고 있어요. 그가 던진 물음은 많은 생각을 이끌어내고 있고 이러한 사유는 분명 우리의 삶을 더욱 깊이있게 해줄 것입니다.

 

이반은 오늘날까지 살아 있으며, 이웃 나라의 백성들이 쉼 없이 그의 나라로 몰려들고 있다. 두 형까지 그에게로 찾아오는 바람에 그가 먹여 살리고 있다. 누군가가 찾아와서 "우리를 좀 먹여 살려 주시구려." 하고 부탁하면, 그는 "그러지 뭐, 뭐. 와서 살게나. 여기엔 없는 것이 없으니까." 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나라에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관습이 하나 있다. 손에 못이 박힌 자는 식탁에 앉을 수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자는 바닥에 앉아 남이 먹다 남긴 찌꺼기를 먹어야 한다. (본문 107p)

 

"창피한 줄 알아요! 당신들은 이 아이들 때문에 싸움이 붙었지만, 이 아이들은 금세 잊어버리고 다시 오손도순 놀고 있잖아요. 아이들이 당신네보다 더 지혜로워요!"

남자들은 두 아이를 보고는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잠시 후 남자들의 자신들의 한심스러움을 비웃으며 저마다 집으로 흩어져 갔다.

"어린아이처럼 되지 못하면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본문 1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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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카네기 메달 수상작
사라 크로산 지음, 정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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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8월 여름 끝자락부터 다음해 3월가지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입니다. 소설이지만 자유시 형식을 띄고 있어 속도감이 좋은 책이에요.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화자는 그레이스입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결합쌍둥이라고 부르지만 때로는 괴물, 악마, 괴수, 돌연변이, 머리 두 개 달린 악마라고도 부르지요. 그레이스와 티피는 머리가 둘, 심장도 둘, 폐와 신장도 두쌍, 팔도 넷, 하지만 제대로 움직이는 다리는 둘이고 모양만 그럴듯한 다리가 강아지 꼬리처럼 달려있고, 각기 뻗어나간 장기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나는 그 아래로는 전부 하나인 좌골부 결합형 세 다리 쌍둥이에 속합니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이들이 후원금이 바닥나고, 아빠가 직장을 못 한 탓에 여동생 드래건(원래 이름은 니콜라)처럼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티피는 어릿광대를 진짜 싫어한다. 드래건은 바퀴벌레를 무서워하고 엄마는 쥐를 못 견뎌 한다.

아빠는 세상 무서운 것 없는 척하지만, 편지가 왔다 하면 움직하면서 병원 청구서와 주차 딱지 따위를 광고 전단과 신문 무더기 밑에 숨기는 모습을 나는 본 적이 있다.

그러면 나는?

나는 시선이 싫다.

시선, 시선, 도처에 널린 시선. (본문 60p)

 

학교에 다니는 것에 대한 우려와 달리 그레이스와 티피는 자신을 두 사람인 듯 자연스럽게 대하는 야스민과 존을 만나게 되고 그레이스는 존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지요. 그레이스는 엄마 배 속에서부터 이미 서로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단단히 묶여 있는 것을, 공존의 의미를, 삶을 공유하는 것을 꽤 행복해했지만 존을 만난 후로 아주 가끔씩 티피와 잠시 떨어지고 다른 사람의 일부분이 아니라 온전한 나로, 혼자만의 생각을 지닌 독립적인 영혼으로 존이 바라봐준다면 어떤 느낌인지를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존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티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요.

 

우린 헤어지고픈 마음이 없다고, 아침에 홀로 일어나기도, 함께 보낼 누군가를 찾아다니며 긴긴 하루를 보내기도 싫다고, 아무리 말해도, 아이들은 우리에게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본문 251p)

 

얼마 후 엄마가 실직을 하게 되면서 가족의 생활은 더욱 힘겨워집니다. 드래건은 발레를 그만두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그레이스는 티피를 설득하여 사랑하는 사람들 외에는 그 누구도 가족 틈에 끼어들게 하지 말자고 했던 결정을 깨고 방송 출연을 하기로 합니다. 캐롤라인은 24시간 밀착해서 이들의 일상을 찍는 조건으로 5만 달러를 주었고 드래건은 러시아 발레 여행을 갈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티피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그들의 삶은 또 달라지게 됩니다. 그레이스의 심근증이 심해졌고, 그 부족한 기능을 티피가 대신해주고 있었던 거죠. 유일한 방법은 심장을 통째로 이식하는 것 뿐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분리 수술을 해야합니다. 티피는 둘을 떼어놓는 것은 안 된다고 하지만, 그레이스는 티피에게 기생하고 살아가면서 티피의 생명을 갉아먹고 싶진 않습니다. 그레이스가 바라는 건 오직 티피를 살리는 것뿐이지요. 그렇게 두 사람은 분리수술을 감행하게 됩니다.

 

결합 쌍둥이가 아니었다면 나는 벌써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티피는 나를 지켜주었고 우리 몸 전체에 필요한 혈액 대부분을 순환시키며 홀로 그 모든 짐을 감당했다.

나는 삶을 거저 살았다.

그리고 티피는 불평하지 않았다. (본문 337p)

 

"혹시 내가 살지 못한다 해도 나 없이 살아주겠다고 약속해줄래?" (본문 393p)

 

 

우리는 살아가면서 참 많은 고민과 걱정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레이스와 티피의 삶을 보면서 우리가 너무 쉽게 삶을 비관하며 살아간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네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고, 가정형편 또한 넉넉치 못하지만 두 사람은 사랑할 줄 알았고, 주어진 삶에서 행복할 줄 알았던 것 같아요. 너무도 따뜻한 이야기였습니다.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하고, 삶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네요. 힘든 시간 속에서 희망을 찾을 줄 아는 이들을 통해서 오늘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경험이 아닌가 하네요. 그리고 한가지, 우리가 '나와 다름'에 대한 얼마나 불편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를 반성해봅니다.

 

삶이 순조롭게 흘러갈 때 사람들이 걱정하는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본문 352p)

"다 잘될 거야. 설령 잘되지 않는다 해도, 괜찮아." (본문 440p)

 

(이미지출처: 'one 원'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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