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스가 들려주는 리바이어던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8
서정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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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된 딸에게 앞으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우선으로 살아야 하는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철학으로의 접근을 시도했다.

철학하면 어렵고 따분하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지만, 자음과모음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는 이런 편견을 없애는데 탁월한 작품이기에 철학에 대한 어려움을 느낀다면 이 시리즈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사실 편독이 심한 나 역시 플라톤의 이데아,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 등을 읽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는데, 나 역시도 이 시리즈를 통해 처음 철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을 위한 눈높이 도서이지만, 중학생이나 어른이 읽는데도 내용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으며, 오히려 철학에 대한 재미를 느끼는데 도움을 주어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리즈를 접하고 어느 새 여덟 번째 이야기 <<홉스가 들려주는 리바이어던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대통령 후보에 대한 관심으로 여론이 뜨거운 요즘 리바이어던 이야기는 시기상 너무도 적절하게 다가온 책이다. 경제, 정치, 사회적으로 총체적 난국에 처해 있는 요즘 대통령의 역할, 국민의 역할, 권력자들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홉스의 <리바이어던> 역시 찰스 1세가 정치를 잘못한다고 생각한 영국 사람들이 청교도혁명을 일으키자, 구약성서 욥기에 나오는 영원히 죽지 않고 산다는 아주 큰 괴물인 리바이어던을 빗대어 왕의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출간한 책이었다.

얼마 후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 이 시기에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통해서 이야기했던 행복하고 자유로운 나라의 필요성을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홉스가 들려주는 리바이어던 이야기>>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동화형식을 빌어 구성된 작품이다. 철학을 논하고 있지만, 동화적 스토리를 통해서 재미를 더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지루하지 않으며, 스토리 속에 리바이어던의 이야기를 충분히 흡숙하고 있어서 내용면에서 부족함을 찾아볼 수 없다. 굉장히 알찬 구성을 갖춘 작품이기에 인석이와 영준이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연스레 홉스가 말하고 싶었던 리바이어던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수의사 아빠를 둔 인석이는 아픈 귀를 치료하고 난 뒤부터 강아지, 고양이의 말을 알아 듣는 초능력을 갖게 된다. 대통령이나 유엔 사무총장을 꿈꾸는 인석이는 어느 날, 새로 전학 온 영준이와 짝이 되면서 친해지게 되는데 영준이가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비밀과 자신의 초능력을 공유하면서 더욱 가까워지게 된다. 17세기 유렵과 영국 사회를 배우면서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어려운 숙제를 같이 하기 위해 인석이는 처음으로 영준이네 집 청와대를 방문하게 되고, 대통령의 서재에서 '홉스' 를 발견한 인석이는 역사를 좋아하는 영준이와 함께 숙제를 마무리하지만, 이후 홉스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한다.

자연 상태에선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서로가 같은 것을 원하며 경쟁하기 때문에 욕구하는 것을 갖기 위해 히믕로 상대를 쓰러뜨리고, 밟고 일어선다는 것, 다른 사람들과 동반자가 아닌 적으로 만난다는 뜻을 가진 홉스의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의미하는 꿈을 꾼 인석은 더 이상 싸우지 않고 평화로워지면 모두가 생명을 지킬 수 있기에 국가가 필요하다는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자연 상태의 사람들이 목숨 보존을 위해 평화를 택하기로 한 것이지. 그래서 평화를 유지학 위해 강하고 절대적인 무엇이 필요해진 거지.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권리와 힘을 누군가에게 넘기기로 약속하는 거야. 넘겨받은 그 모든 힘을 가지는 절대적인 국가가 그래서 생기는 거지. 평화를 지키기로 약속하는 것만으로는 평화가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이 있잖아? 계약을 해도 계약이 취소되거나 안 지켜지는 경우가 생기는 것처럼.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권리와 힘을 왕이든 국가든 거기에 모두 넘겨주고, 자신들은 평화를 보장받는다 이거야. 절대적이고 강한 힘을 가진 그것을 리바이어던이라고 한대." (본문 68p)

 

인석이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강에 괴물이 등장하게 되고 동물의 말을 알아 듣는 인석이가 초능력으로 괴물과 대화하는 것으로 이어지는데, 괴물은 4세기 전의 리바이어던이었으며 괴물이 현재 다시 나타난 것에 대한 물음을 통해 홉스의 리바이어던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그렇지만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이야기하던 시기와 민주주의 국가인 우리나라의 정세와는 많이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 인석은 영준 아빠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서 현 사회와 리바이어던의 조화를 이해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기의 모든 힘과 권력을 내놓는다. 그것을 넘겨받는 무엇인가는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 주기로 약속 한다. 그것이 사회 계약이지. 그 무엇이란 것은 국가일 수도 있고, 개인일 수도 있고, 왕일 수도 있다."

"...그래서 홉스는, 권리를 위임받은 주권자가 계약자인 국민들의 권리 위에 서서 그들을 제한하고 구속하는 힘, 괴물이나 거인과도 같은 힘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 리바이어던, 바로 나처럼 강한 힘 말이다....내가 지켜 주어야 할 최고의 것은 평화다." (본문 104,105p)

 

<<홉스가 들려주는 라바이어던 이야기>>는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초능력, 대통령의 아들 용준, 서울 한강에 나타난 괴물 리바이어던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으로 풀어낸 철학 동화를 통해 민주 법치에 의한 사회계약설을 최초로 주장한 홉스에 대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 행복하고 자유로운 나라가 되었을 때 국민도 행복할 수 있음을, 더불어 국민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듯 싶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리바이어던 이야기가 쏙쏙~!! 정리되는 느낌이다. '왜'와 '어떻게'를 저절로 깨치게 도와주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는 아이들의 다양한 사고를 향상하는게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사진출처: '홉스가 들려주는 리바이어던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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