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아이 노란상상 그림책 14
안젤라 맥엘리스터 글, 그레이엄 베이커-스미스 그림, 김경연 옮김 / 노란상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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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이면서도 너무나 아름다운 삽화가 눈길을 끄는 그림책입니다. 마음에 쏙 드는 삽화에 표지를 한참동안이나 들여다 보았네요. 추운 겨울에 정말 딱 어울리는 삽화입니다. 표지 삽화에 마음을 빼앗겼다가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또 한 번 마음을 빼앗기게 됩니다. 삽화 못지 않은 감동적인 이야기가 참 예쁜 그림책이네요. 아마 이 그림책을 읽어보게 되는 많은 독자분들이 저처럼 삽화와 스토리에 두 번 반하게 되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할머니는 아침마다 창틀 나무화분에 쌓은 눈을 털어 내면서 봄이 온다는 신호인 초록빛 싹이 보이길 바랍니다. 반면 겨울을 사랑하는 톰은 낮에는 온종일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타거나 언덕에서 썰매를 타면서 겨울이 끝나지 않기를 바랬지요. 엄마는 톰의 행복한 모습에 기뻐했지만, 따뜻한 봄의 햇살이 필요한 할머니 때문에 걱정이 되었죠.



톰은 스키를 가져와 눈 덮인 하얀 들판을 달렸어요. 찬 공기가 상쾌했지요. 그 때 눈 속에서 한 소년이 걸어왔습니다. 창백한 얼굴에 하늘빛 눈을 지닌 소년이었습니다. 둘은 함께 놀기로 했습니다.
두 소년은 바람에 날린 눈이 골짜기를 깊이깊이 뒤덮고 있는 비밀 골짜기를 발견했어요. 톰과 소년은 겨울이 끝나지 않기를 바랬지요.



다음 날, 헛간에는 땔나무도 네 개밖에 없었던 터라 할머니를 따뜻하게 해 드릴 방법이 없는 엄마가 한숨을 쉬자, 톰은 나무 스키를 쪼개 땔깜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소년과 함께 숲에서 주렁주렁 매달린 고드름으로 겨울의 음악을 연주하며 놀았지요.
다음 날이 되자 땔나무가 하나도 없었고, 톰은 나무 놀이집 사다리를 떼어 냈습니다. 엄마는 마지막 남은 야채로 할머니를 위해 뜨거운 수프를 만들었어요. 꽁꽁 언 땅에 씨를 뿌릴 수 없어 엄마는 겨울이 끝나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톰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소년과 함께 순룩을 타며 하루 종일 얼음 폭포에서 놀았지요.



다음 날 아침에는 불이 없어 빵을 구울 수 없어 먹을 것도 없었지요. 할머니는 너무 여위고 얼굴엔 핏기 하나 없었습니다. 여느 날처럼 소년은 톰을 함께 놀자며 톰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톰의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그날 밤 오두막 창밖에서는 방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창백한 얼굴이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초록빛 싹을 보지 못할 거 같았어요. 그래서 나무화분으로 불을 지피려고 했죠. 톰은 나무화분 아래 발자국을 보게 되었고 소년을 뒤쫓아갔습니다. 겨울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던 소년은 이제 집에 갈 때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소년은 겨울 아이였어요. 봄이 오려면 겨울 아이는 잠들어야 합니다.



"겨울은 정말 멋져" 톰이 말했어요.
"친구를 갖는 것도 그래." 소년이 말했어요.
"난 네가 할머니를 위해 어떻게 하는지 보았어. 이제 내가 너를 위해 무언가를 해 주고 싶어. 너에게 봄을 주고 싶어." (본문 中)





톰과 소년은 내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나무화분에 작은 초록빛 싹이 흙을 뚫고 올라오는 것을 보게 되지요. 톰은 하얀 눈모자를 쓴 산을 바라보며 눈이 다시 내리면 또 함께 놀자며 겨울 아이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겨울을 사랑한 톰은 겨울이 끝나지를 바라지 않았지만, 추위 때문에 힘들어하는 할머니 걱정에 겨울이 끝나지 않아도 행복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어요. 겨울 아이 역시 친구가 된 톰을 위해 겨울이 끝나지 않게 해 주려 하지만, 할머니 걱정에 슬퍼하는 톰을 보자 행복하지 않았지요. 톰과 겨울 아이는 정말 겨울을 사랑했고 겨울이라 행복했지만, 진짜 행복이라는 것은 친구와 혹은 가족과 함께 행복할 때 비로소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겨울 아이>>는 진짜 행복이란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니라, 가족이 모두 함께 행복해야 진짜 행복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그림책입니다. 그리고 그런 톰을 위해 기꺼이 봄을 주기 위해 떠나는 소년의 아름다운 우정을 통해 참 우정이 무엇인지도 일깨우지요. 이 그림책은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겨울 풍경에 넋을 잃고 보게 됩니다.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삽화가 너무도 예쁘지요. 페이지 한 장 한 장 허투로 볼 수 없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찾아온 봄의 풍경도 겨울 풍경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행복, 우정의 의미를 일깨우는 감정적인 이야기 그리고 그 감동 못지 않은 감동을 선사하는 삽화가 너무도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사진출처: '겨울 아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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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머니 속의 도로시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29
김혜정 지음, 배슬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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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주인공에 폭!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주인공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주인공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요. 그런 우리 앞에 책 속의 주인공이 짠~!! 하고 나타난다면 얼마나 신이 날까요? <<내 주머니 속의 도로시>>는 이런 신나는 상상을 통해 주인공 수리가 <오즈의 마법사> 속 주인공 도로시와 일주일을 보내면서 '친구'와 '가족'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과정을 담은 동화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백 년도 넘게 같은 모험을 반복하고 있는 도로시가 책 바깥의 세상이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는 생각에 바깥으로 나가는 물을 향해 뛰어가는 부분으로 시작됩니다. 우리가 책 속 주인공이 궁금하듯이, 책 속 주인공들도 어떤 아이들이 책을 읽는지, 바깥 세상은 어떤지 궁금한 모양입니다.

 

왼쪽 이마 끝에서 시작된 두통이 점점 오른쪽 이마로 옮겨가더니 머리 전체가 지끈지끈 아픕니다. 이렇게 머리가 아픈 아이는 이수리입니다. 어떤 날은 머리가 아프고, 어떤 날은 배가 아프고, 또 가끔은 팔과 다리가 아플 때가 있어 수리는 이틀에 한 번 꼴로 보건실로 가곤 합니다. 2주 전에는 병원에 가서 여기저기 검사를 받았지만, 검사 결과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요. 하지만 수리는 분명 아픕니다. 엄마도 담임 선생님도 그런 수리를 못 마땅하게 생각하고, 수리가 직접 '백색마녀'라고 별명을 붙혀준 괴팍한 성격의 보건 선생님은 약도 주지 않지요. 침대가 하나 뿐인 보건실에는 항상 3반 여자아이가 누워있는 탓에 머리가 아픈 수리는 다시 교실로 돌아올 수 밖에 없네요. 4월 초에 이 학교로 전학온 수리는, 이미 친한 아이들이 다 정해져 있어 낄 자리가 없는 탓에 늘 혼자입니다. 엄마 아빠가 이혼하면서 엄마는 회사일로 늘 바빴기에 수리는 집에 가 봤자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어 심심하기만 했습니다. 외할머니 댁에서 자란 어린시절부터 <오즈의 마법사>를 읽고 또 읽었던 수리는 도서관에 들러 책을 대출해왔습니다.

 

 

담임 선생님이 엄마한테 전화를 한 탓에 수리는 오빠와 비교당하며 혼쭐이 났습니다. 서글픔에 울어버린 탓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 젖어버렸고, 수리는 책이 마를 수 있게 책상 위에 책을 펼쳐둔 채 잠이 들었지요. 수리가 책을 펼쳐 놓았기 때문에 도로시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수리는 도로시와 만나게 되었고, 학교가 궁금했던 도로시는 수리를 따라 학교에도 다녀왔지요.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다시 책 속으로 돌아가려했는데, 오빠가 수리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책을 반납해버린 탓에 도로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어요. 일주일 안에 책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영어 되돌아갈 수 없는 탓에 수리는 도서관으로 가보지만 이미 백색마녀가 책을 대출해 간 뒤였습니다. 책을 찾을 때까지 수리와 도로시는 함께 학교를 다니게 되었어요. 수리는 도로시 때문에 의도치 않게 보건실에 자주 누워있던 그 아이, 윤서를 놀리는 박동현을 혼내주었고, 덕분에 윤서와 친구가 됩니다. 책을 찾기 위해 백색마녀의 가방을 뒤지던 수리는 담임 선생님과 엄마에게 이르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1달동안 보건실 청소를 하게 되지요. 그렇게해서 윤서와 친구가 되고 백색마녀에 대한 오해도 풀려갔지요.

 

백색마녀에게 <오즈의 마법사> 책을 얻게 되었지만, 수리는 도로시가 다시 돌아가는 게 싫었습니다. 도로시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책을 반납해 버린 수리는 결국 도로시와 다투게 되고, 다른 이에게 대출된 책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요. 그런 과정에서 수리는 가족에 대한 미움과 친구의 의미를 깨달아갑니다. 책을 찾기 위한 수리의 노력으로 도로시는 책 속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타인에게 마음을 열게 된 도로시는 이제는 가족, 친구와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면 미워할수록 왜 내가 더 힘든지 모르겠다. 미움이란 녀석은 부메랑이 되어 자꾸 내게 돌아온다. 그리고 뾰족한 부메랑의 끝이 향하는 건 항상 내 가슴이다.

가슴이 답답하다. 너무나 속이 상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본문 133p)

 

 

왠지 저는 마음이 아프다고 소리치는 수리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 담임 선생님, 엄마 그리고 오빠가 너무 미웠어요. 하지만 백색마녀인 보건 선생님이 그 소리를 들은 거 같아서 너무너무 다행이었지요. 도로시로 인해 수리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가족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친구 사귀는 법도 배우게 되지요. 그런 수리의 성장이 너무도 예쁜 동화입니다. 책 속의 주인공이 세상 밖으로 구경을 나온다는 설정도 정말 재미있었어요. 도로시가 친구를 괴롭히는 동현이와 반 친구들이 모두 싫어하는 스티커 판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활약도 정말 신이 났지요. <<내 주머니 속의 도로시>>는 이렇게 재미있는 상상 속에 우리 아이들이 겪을 법한 고민을 잘 풀어낸 동화책입니다. 강추!!

 

(사진출처: '내 주머니 속의 도로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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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을 두드리는 동안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5
박재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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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TV 매체를 통해 사물놀이를 보면 저절로 흥이 난다. 징, 꽹과리, 장구, 북을 치는 그들이 신명나게 뛰는 모습과 단순한 장단이지만 점점 빨라지는 장단 속에 나의 심장 박동소리도 점점 빨라지는 탓이다. 책 제목에서 절로 그들의 모습과 장단 소리가 들리는 듯 했기에 사물놀이의 장단처럼 조금은 신 나고 유쾌한 스토리를 원했지만, 뜻밖에 깊은 수렁에 빠져 힘들어하는 수린이 등장한다. 기대했던 느낌이 아니라 조금 아쉬웠다. 청소년 소설에서 보여주는 전형적인 성장통의 이야기지만, 사물놀이를 소재로 함으로써 조금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문화관광부에 있는 아빠의 주선으로 수린은 대학생인 사촌 오빠와 예고 후배들로 구성된 사물놀이패인 주유나이 패와 함께 러시아로 봉사활동을 가게 된다. 마법의 지우개인 여행을 통해 지난 일들 말끔히 지우고 돌아오기를 기도한다는 엄마와 달리 수린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나선다. 하지만 사물놀이 패의 깍두기가 되어버린 수린은 아이들의 눈초리가 견디기 힘들다. 사촌인 갈두 오빠는 말라깽이 춤꾼인 난희에게 수린을 부탁했고, 다행이도 난희는 혼자 난간 밑으로 떨어지는 기분인 수린을 잡아끌어준다.

 

혼자 난간 밑으로 떨어지는 기분이다. 울컥 뭔가가 치멀어서 손수건을 찾는데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아끈다. 말라깽이다. 난희는 나를 그들의 원 속으로 집어넣는다. 네 사람이 나를 둘러싸고 뛴다.

"웃뜨웃뜨! 두, 드리자!" (본문 27p)

 

외고생인 수린은 엄마, 아빠의 꼭두각시 인형처럼 학교와 학원만으로 오가며 살아왔다. 시를 좋아하는 수린에게 시를 사랑하는 준성 오빠는 돌파구였으며, 자신때문에 싸우는 엄마 아빠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안식처였다. 일기 속의 주인공, 영혼의 이름인 '다이몬'이라고 붙여준 강아지가 잃어비린 지 일주일 만에 찾았을 때, 다이몬은 수린 자신과 같은 우울증이었다. 동물병원에 있는 다이몬과 깍두기가 되어 주유나이패에 끼어있는 수린의 처지는 그렇게 닮아있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수린에게는 아직 밝혀지지 않는 비밀이 있었다. 물론 센스있는 독자라면 짐작했을 법한 비밀이지만, 그 비밀에 관한 상황은 독자들도 알 수 없다. 그렇게 수린은 자신의 상처를 감추고 있었다. 거침없는 난희와 짝이 되고,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수린은 자신만 상처와 고통, 절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단짝인 춤꾼 난희에게는 아픈 언니와 노숙자인 아빠를 둔 아픈 가족사가 있었으며, 리틀 파파가 된 영배가 있고, 그런 영배의 연인을 자처하는 은우도 있었다. 수린은 자신의 아픔을 꽁꽁 숨기고 감추고 있는 반면, 그들은 자신의 아픔이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고 그것을 감내하고 있었다. 스스로를 깍두기라 생각하고 거리를 두고 있었던 수린은 그들을 통해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고 있었고, 그 아이들 속에 자신을 조심스럽게 끼워 넣어본다.

 

주유나이는 주영배, 유은우, 나갈두, 이난희의 성을 따서 만든 이름이란다. 그 사각의 퍼즐 속에 내가 끼어들 자리는 없다. 그렇지만 나는 속으로 박수린을 주유나이 패에 끼워 넣는다.

-주유나이박. (본문 158p)

 

공항에서 헤어진 뒤 엄마에게 먼저 전화를 건 적 없는 수린은 한바탕 울음을 쏟아내고서야 엄마를 찾았다. 그리고 수린은 난희를 통해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아간다. 한국으로 돌아온 공항, 검정색 승용차에 황금빛 털북숭이 다이몬이 나타난다. 다이몬이 건강해진 것처럼 수린도 그렇게 건강해질 수 있으리라는 것을 작가는 다이몬을 통해 암시해준다. 이제 수린도 주유나이 패들이 파이팅하기 위해 두 발을 높이 들어서 겅중겅중 뛰면서 외쳤던 말을 함께 외칠 수 있지 않을까. "웃뜨웃뜨! 두, 드리자!"

 

나는 달려간다. 소나기가 내 얼굴을 때린다. 상관없다. 하늘의 축제라며 난희는 일부러 맞기도 하는 소나기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일부러 맞을 건 없지만 일부러 피할 것도 없다. 즐기는 건 그다음의 일이다. (본문 250p)

 

입에 착 달라붙는 말이다. 두두두 웃뜨 웃뜨! 왠지 기운이 날 것 같은 말이라 나도 소리내어 자꾸 중얼거려본다. <<징을 두드리는 동안>>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다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꽁꽁 감추고 있었고, 누군가는 소리내어 말하고 있었다. 이는 그 현실을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로 드러내고 있었는데, 진실 게임을 통해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는 수린의 모습을 통해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아픈 현실을 받아들이고 극복해가는 수린의 성장 과정은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듯 싶다. 그렇다. 일부러 맞을 필요는 없지만, 일부러 피할 것도 없지 않는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것, 그것이 작가가 수린을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말이었을 게다.

 

기대한 것처럼 신명나고 유쾌한 이야기는 아닌 탓에 처음 페이지를 넘길때는 조금 아쉬운 면도 있었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사물놀이의 신명나는 장단이 느껴지는 것은 왜였을까? 한 걸음 한 걸음 극복해가는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가 그렇게 들린 탓이었으리라. 첫인상과 달리 읽을수록 호감이 가는 책 <<징을 두드리는 동안>>이었다.

 

(사진출처: '징을 두드리는 동안'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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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엔 네가 가!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
지우 글.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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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엄마 품에서 자유롭게 지내던 아이가 6살이 되어 유치원에 가자고 하니, 싫다고 하더군요. 기대감을 가졌던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온 후에도 아이의 반응은 역시나였습니다. 고집 센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일이 걱정이 되었지요. 입학식을 하고 하루 이틀 다녀오던 아이의 반응은 역시 시큰둥했습니다. 놀고 싶을 때 놀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곳이 아니었어요. 친구들에게 양보도 해야하고, 수업을 할때는 가만히 앉아 있어야 했지요. 하기 싫다고 투정 부릴 수도 없고, 운다고 해결되는 곳이 아니었기에 낯선 첫 사회 생활이 아이에게는 힘들었을 겝니다. 다행이 시간이 갈수록 유치원 생활에 잘 적응하게 되었고, 신 나서 다니게 되었지요. 이는 우리 아이만 겪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 낯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일이 아이에게는 힘든 일이겠지요. 이 그림책의 주인공 시로 역시 유치원에 가기 싫습니다. 자는 척을 할지, 배가 아프다고 해야할지 고민을 하게 되지요. 시로의 이런 마음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공감을 줄 것이고, 또 시로의 신 나는 상상은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입니다.


유치원에 가야 한다고 깨우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시로는 유치원에 정말 가기 싫었지요. 자는 척을 할지, 배가 아프다고 할지 고민을 하다가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어요. 바로 '시끄러'야를 유치원에 대신 보내는 것입니다. 강아지 시끄러가 유치원에 가면 어떨까요? 모두 즐겁게 노래하는 음악 시간에 시끄러는 시끄럽기만 하고 노래를 못해서 안 될 거 같네요. 아..그럼 대신, 조용한 '뻐끔이'를 보내면 될 거 같아요. 하지만, 재미있는 만들기 시간에 손가락 없는 뻐끔이는 가위질을 못 해서 안되겠네요.



그렇다면 손가락이 있는 '느린이'를 보내야겠어요. 모두 신 나게 뛰노는 체육 시간에 느린이는 괜찮을까요?
그럼 느린 느린이 말고, 재빠른 '사뿐이'를 보내면 어떨까요? 헌데 모두 얌전히 앉아서 이야기를 듣는 시간에도 고양이 사뿐이는 높은 곳만 사뿐사뿐 올라갈테니 사뿐이도 안되겠지요?



무엇이든 잘 먹는 '먹어도'는요? 하지만 먹어도는 점심시간에 친구들의 점심도 몽땅 먹어치울 테니 정말 안 될 거 같아요.
그렇다면 조금만 먹는 '삼초만'을 보내야겠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는 10까지도 셀 수 있는데, 삼초만은 1,2,3,1,2,3만 하고 있을테지요. 그럼 동생 '정조아'를 보낼까요? 엄마 보고 싶다고 온종일 울기만 할테니 정조아도 안되겠네요.



유치원엔 내가 갈 거야.
난 모두모두 잘할 수 있어.
"엄마, 유치원 다녀오겠습니다!" (본문 中)



시로는 가기 싫은 유치원에 친구들을 대신 보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친구들은 유치원 생활을 시로만큼은 못 할 거 같습니다. 결국 시로는 유치원에 가기로 결심을 하게 되지요. 재미있는 상상이 어린이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할 거 같아요. 즐거운 상상 속에 시로는 생각합니다. 즐거운 음악 시간, 재미있는 만들기 시간, 신 나게 뛰노는 체육 시간, 맛있는 점심 시간..생각해보니 유치원에 보내는 시간들은 다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네요. 그리고 모두 시로가 잘 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어요. 시로는 신 나는 상상 속에서 자신감이 쑥~ 자라는 거 같았습니다. 우리 어린이들도 시로를 보면서 그렇게 자신감을 갖게 되겠지요?



<<유치원엔 네가 가!>>는 재미있는 상상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그림책이에요. 코믹한 삽화가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지요. 친숙한 동물 친구들의 특징으로 보여주는 재미있는 상상이 유쾌합니다. 낯설기만 한 첫 사회생활, 우리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으로 자신감을 심어주세요. 모두모두 잘할 수 있다는 용기와 격려를 선물해 준답니다.


(사진출처: '유치원엔 네가 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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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가 들려주는 신의 사랑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28
박해용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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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는 철학이 뭐라고 생각하니?"

"철학가의 생각을 배우는 것?"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들의 생각을 발판삼아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거야. 혼자 힘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겠니? 앵무새가 인간의 말을 흉내 내거나 원숭이가 재주 부리는 것에 불과하지. 중요한 건 지식이 아니라 지혜란다. 지식은 성과 같아서 언젠가는 무너지지만 지혜는 길과 같아서 재희가 갈 곳으로 뻗어 있거든." (본문 138,139p)

 

철학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우선으로 살아야 하는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가르쳐주는 학문이라고들 합니다. 그렇다면, 철학가의 사상을 배우기만 한다면 그 답을 알 수 있을까요? 그 답은 바로 그들의 생각을 발판삼아 스스로 생각하면서 얻게 되는 것이겠지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이렇듯 우리 아이들의 생각의 폭을 넓혀줄 수 있으며, 논리적 사고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어 늘 자주 읽어보는 시리즈입니다. 동화형식을 빌어 철학자의 사상을 재미있게 담아낸 탓에 어린이들이 철학으로 접근하기도 용이하지만, 철학에 대한 선입견으로 철학을 잘 접해보지 못했던 어른들이 읽어도 무방하여 저 역시도 아이들과 함께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에서 우리는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지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궁금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신은 있는가? 신은 어디에 있는가? 라는 것일 겝니다. 신이 있다면, 선한 사람은 왜 고통을 받으며, 악한 사람은 왜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으며, 서로를 미워하며 전쟁을 벌이는 걸까요? 저는<<아우구스티누스가 들려주는 신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그 의문을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그리스철학 이래 최초의 위대한 철학적 천재의 능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의 철학은 서양을 기독교를 믿는 국가로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서 인류의 문화에 공헌하는 사고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하지요. 아우구스티누스는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에 세상의 쾌락을 좇아 방황하며 혼란스러운 생활을 많이 했지만, 어머니의 기도와 신의 사랑 안에서 '삼위일체설' 이론을 정립한 위대한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가 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철학 중 재희와 재희네 가족을 통해 신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재희는 짝꿍인 예빈이가 좋습니다. 하지만 한결이의 놀림에 예빈이 같은 호박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말죠. 몸이 아파 결석을 하게 된 재희는 예빈이게게 사과할 용기가 사라질까 걱정이 되어 엄마에게 넌즈시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엄마는 그런 재희에게 아우구스티누스의 방황과 신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줍니다. 그리고 재희는 사랑때문에 밤새 우는 이모를 보며 사랑과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해 자꾸 궁금해집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의 사랑 안에서만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고 보았어.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신의 뜻이라고 생각했지." (본문 68p)

 

봉사 활동을 하러 간 엄마는, 아빠에게 두들겨 맞아서 온몸이 시퍼렇게 멍들어서 밥도 못 먹고, 맨발인 채 복지관으로 도망쳐 나온 아이를 두고 볼 수 없어 늦게야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재희는 그 아이가 자신을 놀리던 한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죠. 재희는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신의 사랑이니 신의 은총이니 하는데, 나쁜 짓을 저지르지도 않은 한결이는 왜 아빠한테 맞고 살아야 하는걸까요? 재희의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그런 와중에 동생 승희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수술을 한 후에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재희는 마음속에서부터 우러나온 기도를 하게 되지요. 재희는 엄마와 가족 그리고 친구를 통해 아우구스티누스의 신의 사랑을 이해하게 됩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들려주는 신의 사랑 이야기>>는 6학년인 재희가 겪는 일상의 일들 속에 아우구스티누스의 철학을 자연스럽게 녹아내었습니다. 조금은 어려울 수 있을 이야기를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일상 속에 녹아냄으로써 철학과 일상생활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게 했지요. 주인공 재희가 친구, 가족 등으로 고민하면서 아우구스티누스의 사랑을 이해하는 모습이 아우구스티누스가 번민 끝에 신의 사랑을 철학적으로 성찰한 것과 많이 닮아있는 듯 싶네요. 종교적인 부분을 떠나서 우리가 늘 궁금해하는 신의 존재, 신의 사랑에 관한 부분을 철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어서 참 유익했던 거 같아요. 알찬 내용에 이해하기 쉬운 동화적 스토리는 엄마인 제가 읽기에도 손색이 없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읽으면서 사랑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저도 철학적으로 아주 조금이나마 성장해가는 거 같습니다.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신의 사랑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면 더욱 좋을 듯 합니다. 그렇다보면 철학자의 사상을 발판삼아 지혜를 더욱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신의 뜻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욕심만 앞세운 나머지 영혼이 병들게 되었습니다. 교만과 오만에 빠져 스스로의 힘으로는 병든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런 인간을 위해 신의 구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인간은 자신이 지은 죄를 고백하고 신의 은혜를 입어야 처음의 순수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신이 원하지 않았던 나쁜 삶에 대해 반성하고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신의 용서를 빌 때 신은 인간의 모든 죄를 용서해 줍니다. 신은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이 '신의 사랑'을 '신의 은총'이라고도 합니다. (본문 87p)

 

(사진출처: '아우구스티누스가 들려주는 신의 사랑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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