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장르를 빌어 철학자의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 51번째 이야기는 알라신의 계시를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는 사도였을 뿐 예수처럼 기적을 행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슬림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존경을 받고 있는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의 사상을 담은 <<마호메트가 들려주는 평화 이야기>>입니다. 이슬람교는 그리스도교, 불교와 함께 세계 3대 종교의 하나로, 이슬람교의 최고 핵심 교리가'평화'와 '형제애'라는 점에서 마호메트는 '평화의 전도사'라고도 하지요.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있습니다. 평화를 전도하면서 테러를 일으키다니요? 이 책에서는 이와 같은 이슬람 문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숙이네 가족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우리의 그릇된 선입견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숙이는 놀러 온 친구 연주와 정이와 함께 앨범을 보다가 외국에서 찍은 듯한 아빠의 사진을 발견하게 됩니다. 엄마는 아빠가 젊었을 때 사우디에 가서 일을 했을 때의 모습이라고 말씀해주셨지요. 숙이는 연주가 '아저씨도 외국인 노동자였던 거예요?'라는 말에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외국 사람들을 볼 때마다 왠지 낯선 느낌에 경계심이 들었던 숙이였기 때문이죠. 숙이는 아빠의 과거가 왠지 자꾸만 창피하게 느껴졌어요. 숙이는 아빠에게 사우디에서 일했을 때의 일들을 여쭈어보았습니다. 물론 아빠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다녀온 일이 창피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요. 아빠의 이야기를 듣던 숙이는 중동 국가들이 거의 다 믿고 있다는 이슬람교에 대해 묻게 되고, 이슬람교는 평화를 추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숙이는 친구들과 아빠 회사에 놀러갔다가 공장에 외국인 아저씨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중 막불 아저씨와 만나게 됩니다. 숙이는 외국인과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눠 본 것이 처음이었던 탓인지 막불 아저씨의 얼굴이 자꾸 떠올랐고, 막불 아저씨에 대한 궁금증으로 동생 도훈이와 함께 다시 아빠 회사에 갑니다. 숙이는 막불 아저씨가 파키스탄에서 왔으며, 파키스탄에 큰 지진이 나서 집이 무너져 식구들이 남의 집 창고에서 먹고 자고 있어 빨리 집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숙이는 카펫에 깔린 한쪽 구석에서 절을 하고 계시는 아저씨를 보게 되고, 막불 아저씨로부터 그것이 알라께 기도를 드리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하루에 다섯 번씩 메카(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태어난 곳으로 이슬람교 최고의 성지)가 있는 방향을 보고 예배를 드리는 것이지요. 이슬람교에 대해 궁금해진 숙이는 막불 아저씨의 소개로 김영민 목사님을 만나게 되고, 이슬람교에 대해 알아갑니다.
"이슬람교는 신앙의 자유를 강조하는 종교란다. 그리고 다른 종교들이 세속의 삶, 그러니까 지금의 현실보다 내세라고 하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더 강조하고, 인간의 육체적인 면보다 정신적인 영역을 중시하는 데 반해, 이슬람은 내세와 똑같이 현세의 삶도 중요시해. 때문에 종교와 정치를 갈라놓지 않고 하나의 합일체로 보는 '정교일치'를 국가와 사회의 기본 체제로 유지하고 있단다." (본몬 63p)
이렇게 숙이는 막불 아저씨와의 만남을 통해 이슬람교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아저씨와의 우정도 키워나가지요. 숙이네 가족은 외국인 아저씨들이 고향에 돈을 부치고 자기들 쓸 돈이 턱없이 모자라 방 하나도 제대로 못 구하고 사는 현실에 도움을 주고자 조금 큰 집으로 이사하게 됩니다. 숙이는 외국인 아저씨들과 함께 살게 되면서 막불 아저씨가 금식을 하는 이유를 알게 되는 등 이슬람교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이해하게 되지요. 체류 기간이 끝나 불법체류자가 된 막불 아저씨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간 후에도 두 사람의 우정은 계속되었습니다.
"실은 이슬람교 사람들은 만날 테러만 일으키는 줄 알았거든요."
"이슬람교 사람들도 평화를 원해. 우리를 먼저 해하지 않으면 우리도 절대 해치지 않아."
"하지만 죄 없는 민간인들이 테러 때문에 많이 죽는 건 사실이잖아요. 그럼 안 되죠."
"그건 종교 싸움이 아니에요. 그것 때문에 모든 이슬람교 사람들을 미워해선 안 돼요. 이살람교 사람들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고요. 이슬람교에서 가장 보편적인 인사말은 '앗쌀라무 알레이쿰'이에요. 이는 '당신께 평화가 깃드소서'라는 뜻입니다. 평화는 이슬람의 가장 핵심적인 교리이지요." (본문 102~105p)
예전과 달리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외국인 노동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편견, 선입견 등으로 그들은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외국에서 일을 하던 시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향한 우리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는 숙이와 막불 아저씨의 우정이 담긴 동화적 스토리를 통해 외국인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시선과 이슬람교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낸 마호메트의 평화 사상과 이슬람교의 형제애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지요.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재미있는 동화 한 편에 스며놓은 철학 사상은 독자들에게 철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철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철학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철학으로의 안내서이자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논술 교재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는 일석이조의 유익한 책이지요. 우리의 현실과 접목시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접근하기가 더 용이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어린이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들에게까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이기도 하답니다.
(이미지출처: '마호메트가 들려주는 평화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