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할 일 작업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
김혜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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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두 가지이다.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내가 지금 하는 선택이 옳은 것인가'.

중2 딸아이에게 요즘 내가 던지는 질문은 바로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이다. 질문을 던져보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언제나 '잘모르겠어'다. 앞으로 무엇을 할지 딸아이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이 질문에 빨리 답을 한다는 것은 무리이며,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이 고민과 선택 그리고 결정은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다. 문학박사인 정진희님은 이 성장의 사이클을 '행하기, 견디기, 바라보기, 깨닫기, 다시 오늘의 할 일'라고 했다.

<<오늘의 할 일 작업실>>에서는 주인공 초우를 통해 이 성장의 사이클을 보여준다.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그리고 지금 하는 선택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졌다.

 

"그림을 배우고 싶어요."

눈앞이 확 트이는 기분, 내가 말해 놓고도 이런 말이 있었구나 놀라게 되는 말. 조금씩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뭔가 분명한 것을 손에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본문 8p)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초우가 작업실에 들어섰다. 그림으로 대학을 가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아닌 초우는 학생은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견지 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작업실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건우 오빠...하늘이 오빠가 다녔던 그 작업실에.  큰아빠의 반대로 미술을 그만두고 대학에 가기 위해 초우네 집에서 함께 살았던 사촌 건우 오빠는 몰래 작업실을 다녔다. 그러다 건우 오빠는 제작년 교통사고로 죽게 되는데, 초우는 건우 오빠에 대한 미안함, 그리움으로 작업실에 찾게 된 것이다.

그 와중에 초우는 작업실에서 만난 선배들, 친구, 후배들과의 생활 속에서 자신이 그림을 그리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그 과정 속에서 앞서 말한 성장의 사이클이 보여진다.

초우네 가족, 그리고 작업실의 선생님과 학생들은 모두 건우의 죽음에 대한 자책감을 가지고 있다. 건우가 부모 몰래 작업실 다니는 것을 눈감아 준 초우네 부모를 비롯, 작업실에서 일명 '습격'이라는 작업으로 죽음을 당한 건우와 함께 있던 학생들과 습격을 가는 것을 알면서도 말리지 않았던 견지 형 등 건우의 죽음은 이들에게 깊은 상처로 남아 있었다.

건우의 사촌 동생이라는 것을 숨기고 있던 초우는 이렇게 건우의 죽음 뒤에 숨겨진 비밀들을 알게 되지만, 이는 오히려 상처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견지 형이나 건우의 죽음으로 자책감을 가졌던 경하, 건우를 많이 따랐던 이환 등이 가진 상처가 치유되는 기회가 된다. 처음 건우 오빠의 빈자리를 채우고자 다녔던 작업실에서 이제 초우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바로보게 된다.

 

"초우야, 너는 왜 그리는 거니? 왜 여기에 있니? 건우 때문이니. 그건 좀....슬프잖아." (본문 182p)

오빠가 하는 일은 다 대단하고 의미있어 보였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 작업실에서 건우 오빠처럼 배우고 싶었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오빠의 그림자를 뒤집어 쓰고 작업실에 머물고 있는 걸까. (본문 183p

 

<<오늘의 할 일 작업실>>에서는 초우의 성장과정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다. 건우의 죽음으로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견지 형 역시 성장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며, 이환, 경하, 강강이 등 다들 다른 모습으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성장해가고 있었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고민을 안고, 다른 선택을 하고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서 있는 이들의 모습은 당당했고 아름다웠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불투명하고 알 수 없는 미래이지만, 그들은 자신을 알아가는 작업 '오늘의 할 일'을 잘 해내갔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할테니 말이다.

 

성장의 메커니즘을 돌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통하여 내 모습은 보다 구체화되며 나의 앞길 역시 명료해진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내어 나를 촘촘히 채우는 것, 그래서 알 수 없는 나 자신을 알아가는 작업-그것이 작가가 말하는 '오늘의 할 일' 이다. (본문 306p)

작업실의 이름은 바로 '오늘의 할 일'이다. 밥 먹기, 학교 가기, 작업실에서 작업하기. 매일매일 하겠다고 결심하고 다이어리에 적고, 그러기 위해 지어진 이름이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내라는 이름 '오늘의 할 일'.

'오늘의 할 일'이라는 단어가 참 마음에 든다. 그동안은 별 의미없이 오늘 해야 할 일을 적어두곤 했는데, 그 속에 담겨진 의미가 이 책을 통해서 색다르게 다가왔다. 아마 '오늘의 할 일' 속에 성장이라는 사이클이 담겨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림 그리는 아이들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열망이 그림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아이들의 성장 속에 잘 녹아들어 있다.

<<오늘의 할 일 작업실>>은 나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자신과 대면해야 하는 과정과 그 변화되는 심리를 초우를 통해서 잘 표현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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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기억
다카하시 가쓰히코 지음, 오근형 옮김 / 네오픽션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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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시절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 일이 있는가하면, 어떤 일들은 전혀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없다. 아마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이기에 나도 모르게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말았나보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우연한 계기로 망각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된 적이 있다. 하나의 기억이 또 하나의 기억을 끄집어내면서 그 당시 겪었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잊고 싶었다. 그런데 연쇄반응처럼 하나의 기억으로 인해 모든 것들이 되살아났다.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기억들을 나는 다시 잊어보려하지만, 잊혀지지 않는다.

 

<<붉은 기억>>는 기억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낯설지않은 어떤 기억을 뒤쫓으면서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망각 속에서 끄집어낸 기억과의 대면은 고통스럽기만 하다. 기억을 소재로 한 7편의 단편은 추리소설 형식을 띄고 있는데, 충격적인 결말과 반전은 놀라운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선명한 붉은 색이 꼭 감은 내 눈에 서서히 펼쳐졌다. (본문 25p)

[붉은 기억]은 5년만에 만난 친구가 가지고 있던 고향 모리오카의 오래된 주택 지도로 기억이 되살아난 야마노는 오랫동안 망각하고 있던 기억을 되짚어보다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는 63년 고등학교 시절의 지도를 찾아보지만, 기억 속의 소녀가 살았던 집은 어쩐 일인지 나와있지 않다. 필사적으로 기억을 더듬어보지만 기억 속의 장소와 지도는 다르게 표기되어 있다. 고향을 방문한 그는 고등학생 시절 알게 된 초등학생 아야코에 대한 기억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게 되고, 그 기억을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20년이나 고통에 시달려왔던 기억, 붉은색에 시달려왔던 그 기억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진실을 그는 이해할 수 없다.

 

[뒤틀린 기억]는 어머니의 죽음의 진실을 확인한 화가의 뒤틀린 기억을 담아내고 있다. 30년 이상 찾아 헤매던 곳을 한 장의 사진으로 찾게 된 그는, 어린시절 어머니 손에 이끌려 산길을 걸어 당도했던 그 숙박업소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그는 시즈코라는 한 여성과 만나게 되고, 그 여성이 엄마와 함께 묵었던 그 방에 아들과 함께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낯익은 느낌을 주는 시즈코와의 하룻밤을 보낸 그는 자신이 이곳을 찾은 이유를 설명하게 된다. 그는 어린시절 어머님가 죽은 원인과 대면하고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다.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말할 수 없는 기억]은 강연회를 마치고 고향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강에 빠져 죽은 노리코의 오빠로 인해 잊었던 과거를 떠올린다. 노리코의 죽음과 관련된 기억을 떠올리면서는 그는 그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추적하게 되고, 진실과 마주한다.

 

어떤 기억에 부딪혀 나는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본문 144p)

 

[머나먼 기억]에서도 망각을 떠올리면서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는 내용을 담았다. 어린시절 고향을 떠난 그는 고향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혼자 아들을 키워낸 엄마는 고향 이야기를 꺼려했기에 고향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그는 촬영차 고향에 들렀다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을 하나 둘 떠올리게 되면서, 마침내 망각 속에 묻어두었던 충격적인 장면을 떠올린다. 그 기억은 온몸이 얼어붙을 듯한 한기를 전해주었다. 온전한 망각의 세계를 보여준 작품이다.

 

[살갗의 기억]은 사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결말을 보여준 작품이다. 이 작품은 기억보다는 엄마의 뱃속에서 이어받은 어머니의 살갗 기억을 보여주고 있는데, 모성애로 마무리되는 작품이라 그런지 충격적인 결말이나 반전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안개의 기억][어두운 기억]은 앞서 보여주었던 충격이나 반전이 다소 미비했던 작품이다.

 

기억은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점점 왜곡되어지고, 결국 기억은 왜곡 속에서 진실과 다르게 저장되고만다. 그 왜곡된 기억이 진실과 마주했을 때 누구나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으리라. <<붉은 기억>>은 왜곡된 기억 혹은 진실을 숨기려는 망각 속에서 진실과 마주하면서 괴로워하는 주인공들을 통해서 자신의 기억을 되짚어보게 한다. 왜곡된 기억이 마치 사실인 듯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는 분명 우리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기 위한 목적이 다분히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감추기 위해 왜곡하고, 망각하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각자가 숨겨고 있는 이 진실을 끄집어내고 싶었던 것 같다. 진실은 고통스러울지라도 왜곡된 기억과 망각보다는 덜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려주려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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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사는 따뜻한 부모들의 이야기 2 - 2008 개정판
이민정 지음 / 김영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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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말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대화법은 인간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대화의 힘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보여준다. 타인과의 대화는 참 어렵다. 악의 없는 말에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부모의 강압적인 말에 아이들은 상처입기도 하고 반항하기도 한다.

중학교 2학년 딸아이는 요즘 제대로 사춘기다. 간혹 딸과의 대화가 한 번 어긋나기 시작하면, 끝내는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으로 끝나고 만다. 엄마인 나는 언성을 높이고, 딸은 결국 제 방문을 꽝 닫고 들어간다.

자꾸 어긋나는 대화를 어떻게 하면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이 시대를 사는 따뜻한 부모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1권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건네는 나의 말이 곱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반성도 해보았지만 고치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1권을 읽은 후 몇 개월만에 2권을 들었다. 이번에는 고쳐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 나의 마음을 다잡아보겠다는 결심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 속에는 대화법을 바꾸어 보려는 수강자들이 겪었던 상황들과 어떻게 상황을 고쳐나갔는지 수록되어 있다.

그들이 겪었던 일들 중에는 나와 비슷한 상황,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있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위안을 얻을 수 있었고, 그들이 힘들고 어려웠던 상황을 잘 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해결책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들이 겪은 어려웠던 상황들을 (어떤 상황이든) 위기의 순간에서 구해준 것은 바로 타인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대화법에서 비롯되었다.

 

그들은 그동안 대화에 방해되는 언어들로 인해 서로 대화의 문이 닫혀 있었음을 깨닫기 시작한다. 서로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고,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나를 표현하는 방법 그리고 갈등 해소방법을 익힌다. (본문 30p)

 

대화를 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자기 치부를 솔직히 시인하고 드러내야 가능한다. 갑자기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던 혁진이의 모습은 분명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혁진 어머니가 잘못을 시인하고, 혁진이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말로 대화의 물꼬를 틀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혁진이의 오랜 상처도 알게 되었으며, 그로인해 그들의 힘들었던 상황은 폭풍우가 지난 뒤의 평온함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도 혁진 어머니처럼 감정관리를 할 수 있을까? 라는 자괴감이 들었지만, 아들과의 높은 벽을 허물어낸 그 분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 보게 된다.

 

수강자들의 또 다른 의구심은 자녀의 행동이 잘못되었을 때 "그래, 그랬구나" 하면서 이해해 주고 받아 주면 자녀의 행동이 고쳐지지 않고 '아, 이런 행동을 해도 괜찮구나' 하면서 버릇없는 아이가 되어 제 마음대로 행동하지 않겠느냐고 불안해 한다. 그렇게 불안한 부모들이 지금까지 사용해 온 방법은 무엇인가. 잘못한 일에 대해 체벌을 가한 결과는 어떠한가. '잘못한 만큼 벌을 받았어. 이제 끝났어.' 더 이상 반성하고 후회하고 성장할 여지가 있는가.

나 또한 내가 어떤 일을 잘못했을 때 상대방으로부터 이해받고 용서받고 싶어하지 않는가. (본문 53p)

 

책 속에 수록된 대화법은 내가 그동안 사용해왔던 언어 습관과는 상반된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보다는, 내 입장을 이해시키려는 것이 우선시 되었고, 내 의견에 반하는 상대방의 의견은 잘못된 것이라 설득하기에 바빴다. 너무도 다른 언어 습관이기에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같은 일을 하면서도 기분 좋게 그리고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야지'하는 내면의 의지 없이는 어떤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본문 59p)는 한 며느리의 경험담은 해보자는 결의를 다지게 한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부모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 성장한다고 한다. 우리는 '무엇'을 말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같은 내용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본문 86p)는 저자의 말처럼 내가 달라진다면 아이들도, 상대방도 달라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되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 신념처럼 굳어져 버린 자신의 틀을 깨기 위해 나 자신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본문 118p)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삶이란 결국 사랑하는 사람입니다'라는 구절을 보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바로 '사랑받고 있다''사랑하고 있다'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다. 부모로부터 상처를 입은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치유법은 바로 '사랑한다'는 말이다. 내가 잘했느니 네가 잘못했느니 티격태격 다투다보면 상대방과의 벽은 점점 높아진다.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말, 사랑하고 있다는 말은 그 벽을 허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 그랬구나' 이 말한마디에 아이들의 상처는 아문다는 것을 이들의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으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때로는 허물이 되는 이야기를 나누어 준 이들로 인해, 새삼 삶의 비결을 터득하게 되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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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원미동 사람들 2
변기현 지음, 양귀자 원작 / 북스토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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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동 사람들>이 글을 통해서 척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담아내고 있다면, <만화 원미동 사람들>은 그림을 통해서 그 삶을 그려내고 있다. 삶이 녹아있는 인물들의 표정만으로도 그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었다.

1권에서는 서울에서 밀려나 이곳 원미동으로 이사 오게 된 은혜 아빠, 슈퍼맨 놀이에 빠진 아들의 슈퍼맨 '전통문화연구회'의 외판원인 진만 아빠, 완고함때문에 동네 사람들의 원성을 듣는 강만성 할아버지, 강만성 할아버지의 아내 고흥댁, 나이보다 조숙한 경옥, 시를 읊고 다니는 몽달 씨, 원미동 23통 5반의 반장인 형제 슈퍼의 김반장, 원미지물포 주인 주씨가 등장하여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2권에서는 은혜 아빠와 성실한 연탄 배달 임씨, 조그만 사진관을 운영하는 엄씨, 허름한 찻집을 운영하는 한강인삼찻집 홍 마담, 김포쌀상회 경호 아빠, 부동산 박씨, 그리고 조그만 공장의 재단사 지하 생활자 공원이 등장한다. 삶이란 무엇일까?

왠지 이들을 보면서 삶에 대해서, 행복의 기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

1권에서 희망의 도시라 생각했던 서울을 떠나 이곳 원미동으로 이사 오면서 집 주인이 된 은혜아빠는 한 달이 멀다 하고 이곳저곳 집수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이번엔 목욕탕이 문제가 되면서 지물포 주 씨로부터 임 씨를 소개받았다.

주업은 연탄 배달이고, 여름 한철만 이것저것 잡일을 하는 어설픈 막일꾼이라는 사실을 일을 맡기고서야 알게 되었는데, 그 이후 은혜 아빠의 이율배반적인 갈등이 시작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죽일 놈들' 속에는 나 자신도 섞여 있는 게 아니냐는, 어쩔 수 없는 괴리감이 임 씨의 어깨에 손을 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본문 63p)

 

 

 

타칭 '행복한 사나이'로 불리는 사진관 엄씨, 그리고 홍 마담의 짧은 러브 스토리는 우리가 흔히 쉽게 말하는 '불륜'과는 좀 다른 느낌을 준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들이 하면 불륜이라고 한다는 말이 있다지만, 왠지 이들에게 불륜이라는 말은 쓰고 싶지 않다. 결국 세상의 잣대는 그들을 불륜이라 하겠지만 말이다. 행복해지고 싶은 홍 마담, 스스로 이만하면 행복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동안 잊고 있었던 마음 속 열정을 알게 된 엄씨는 행복하고자 하는 열망들의 만남이었다.

세상사라는 것이, 타인을 밟고 일어서야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곳이다. 그 이치를 너무도 잘 보여주는 김포쌀상회와 형제슈퍼의 다툼,  그리고 싱싱청과물상회를 짓밟기 위한 이들의 의기투합은 먹고살기 힘든 세상사의 슬픈 단면을 보는 거 같아 안타깝다.

지하 생활자 공원의 모습은 왠지 서글프다. 있는 자들의 횡포, 그 속에서 점점 나약해지는 없는 자의 슬픔이 보여지는 듯 하다. 지하 단칸방에 사는 공원, 그리고 없는 자의 슬픔을 비아냥거리는 듯 집주인은 자본주의의 횡포다. 그래도 데모하는 공원들의 마음을 이해해주려는 사장이 있어 삶은 아직 희망적이다.

 

 

 

<원미동 사람들>을 읽다보면 그들의 척박한 삶 속에서 나의 삶을 보는 듯 하여 괜시리 화가난다. 그놈의 돈이 뭐라고..그러다 그들이 보는 희망으로 슬그머니 화를 풀어낸다. 나에게도 희망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에.

결코 희망이 없어 보일 거 같은 이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 그래서 결국 희망을 그려내는 이들을 보면서 나는 또 힘을 내본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또 떠오를 것이다. 힘내보자. 아자아자~!!!!

 

 

 

(사진출처: '만화 원미동 사람들 2'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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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마법전사 헤르메스 1 : 사라진 코델리아 영어마법전사 헤르메스 5
제프 리 시나리오, 프레데릭 필로 그림, 장영준 영어콘텐츠, 하얀날개스튜디오 기획.제작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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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2학년인 작은 아이, 이제 영어를 시작해 줄 때가 되었습니다. 사실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한참이나 늦었지만, 관심이 없는 아이에게 무턱대고 영어를 가르친다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듯 하여 때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러던 중 북트레일러(북트레일러 URL : http://youtu.be/zk-xF4yXdow)를 통해 <영어마법전사 헤르메스>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아이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영어, 영어책에 관심을 갖기를 기다리던 저는 첫 번째 이야기 <<사라진 코델리아>편을 보여주었습니다. 북트레일러로 관심을 보이던 아이는 역시나 단숨에 책을 읽기 시작하더군요.

세계 최초의 3D 영어학습만화로 보는 판타지 모험 이야기는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지요. 영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없는 아이가 '영어문형카드'에 흥미를 보이며 영어문장을 묻고 또 묻습니다.

얼마 전 한자에 관심없는 아이가 <마법천자문> 시리즈를 읽은 후부터 한자에 굉장한 흥미를 보이며, 한자 공부에 매진하게 된 것처럼 말이에요.

 

3D 영어학습만화 <<영어 마법전사 헤르메스>> 시리즈는 초등 영어 완전정복을 목표로 초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영어문형 150개, 영어단어 1500개를 선별하여 수록하였습니다.문장과 단어들이 스토리 속에서 영어마법 주문처럼 사용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다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어요. 15권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초등 필수 영어문형을 자연스레 접하고, 이미지화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구성입니다.

 

 

1권 <<사라진 코델리아>>는 바다에서 실종된 아빠를 기다리는 평범한 지구별의 소년 헤르메스가 주인공입니다. 친구인 코델리아로부터 가이아별의 이야기를 동화처럼 듣던 어느 날, 코델리아가 다크 여왕의 최측근 부하인 퍼그로부터 잡혀가자 코델리아를 구하기 위해 가이아별로 가면서 모험이 시작되지요. 가이아별의 미노라 여신은 세상을 파괴하던 대마왕을 성전에 가두고 대마왕의 힘을 12개의 유물에 나누어 봉인했지만, 세월이 지나자 사악한 힘을 가진 다크 여왕이 야망을 품게 되었답니다. 미노라 여신은 먼 훗날 다시 평화가 깨지고 커다란 혼란과 위험이 엄습할 때 새로운 최후의 전사가 나타나 대마왕과 죽음의 군대를 모두 물리칠 것이라는 예언을 했답니다. 자신이 최후의 전사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헤르메스는 코델리아를 구하기 위해 나서지만, 헤르메스가 최후의 전사라는 것을 알게 된 다크 여왕 때문에 헤르메스에게는 커다란 위험이 닥쳐오지요.

 

 

이 작품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지만, 귀엽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등장으로 더욱 눈길을 끄네요. 특히 3D 일러스트는 사실감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데,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즐거움이 배가 되네요. 이러니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스토리 속에 수록된 영어문형은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나 학습에 대한 부담감 없이 자연스럽게 인지될 수 있어서 재미를 오롯이 느끼며 영어학습 효과까지 얻을 수 있으니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던 거 같아요.

 

 

<영어 마법전사 헤르메스> 시리즈는 본책과 워크북 그리고 영어문형카드 2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책에서는 스토리가 끝난 후 스토리 속에서 접했던 영어 문형을 익힐 수 있는 '나 홀로 척척, 영어문형 익히기'가 수록되어 있으며, 워크북에서는 영어 단어와 문장 쓰기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영어게임을 통한 문제풀이에서는 실력을 다질 수 있지요.

 

 

영어에 관심없던 아이가 영어에 관심을 보이고, 영어에 대한 부담없이 영어학습만화를 읽는 모습을 보니 무척 흐뭇하네요. 어떤 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학습에 대한 흥미가 달라지는 듯 합니다.

세계 최초의 3D 영어학습만화로 만나는 판타지 모험 이야기 <영어 마법전사 헤르메스> 시리즈는 아이들의 영어학습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거 같아요.

 

(사진출처: '영어 마법전사 헤르메스 1-사라진 코델리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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