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대 50 라임 청소년 문학 11
S. L. 파월 지음, 홍지연 옮김 / 라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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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며칠전 동물과의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청소년 인문서적을 읽은 바 있다. 이 책에서는 동물 실험을 통해 죽어 가는 동물은 매년 100만 마리가 넘는데, 문제는 이렇게 많은 동물에게 고통을 주고 죽이면서 실험하는 내용이 사람에게 실제 적용되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또한 동물이 고통을 겪고, 희생되는 것보다 사람이 얻는 이익이 훨씬 더 크다는 점에서 동물실험에 대한 명분은 있겠지만, 아무리 인간의 이익이 크다고 한들 동물들의 입장에서는 이유 없이 고통당하고, 죽어 간다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문별한 동물의 희생은 반대하지만, 각종 질병으로 인해 인간의 목숨이 위협당하는 현실에서 동물 실험은 안타깝지만 불가피한 것이라 생각하는 내 입장에서 이런 내용들을 접하자니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으며, 그동안 나의 생각이 잘못 된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그런 와중에 읽게 된 라임 청소년 문학 시리즈 11번째 이야기 <<50 대 50>>은 그런 의미에서 너무도 의미있는 책은 아니었나 싶다.

 

<<50 대 50>>은 열다섯 살 사춘기 소년 길의 시선으로 동물 실험과 동물의 권리 그리고 생명의 존엄성 등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부모의 과보호와 간섭이 불만인 길은 자신의 삶이 끝도 없이 계속 도는 쳇바퀴에 갇혀 있다는 생각을 한다. 길은 아빠 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교 후 홀로 시내 구경을 가게 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공원에 들렀다가 상점을 더 짓기 위해 공원에 멀쩡히 서 있는 나무를 베어 내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 나무 위에서 지내는 주드라는 이름의 형을 알게 된다. 길은 목이 마른 주드를 위해 생수를 사다주지만, 경찰에 의해 제지당하고 결국은 경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길이 실종된 줄 알았던 부모님은 경찰차를 타고 온 길을 보고 어처구니 없어한다. 이에 길과 아빠는 심한 말다툼을 하게 되는데, 이 일로 길은 엄마 아빠가 자신에게 감추는 게 무척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일로 길은 외출금지, TV시청 금지 등의 벌을 받게 된다.

 

공원에 두고 왔지만 며칠 뒤 학교로 되돌아온 책가방에 담겨있던 주드가 보낸 편지를 보게 되자 길은 주드 형이 깨끗한 공기와 자유, 반항의 아이콘처럼 느껴졌을 뿐만 아니라 것이 자신을 따르라는 초대장처럼 느껴졌다. 토요일 아침, 아빠와 함께 박물관을 다녀오던 길은 우연히 주드 형을 만나게 되지만, 주드는 길의 아빠에게 무자비한 방법으로 동물을 고문하는 매슈 워커 박사라며 빈정거린다. 주드 형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길은 과학자로만 알고 있었던 아빠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고, 채식주의를 선언한다. 또한 주드 형이 건네 준 책을 보게 된 길은 아빠가 하는 일에 반감을 갖게 되고, 자기 손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길은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친한 친구 루이스 등을 속이고 치과에 간다는 거짓말로 학교를 빠져나와 주드 형을 만나기도 하고, 주드 형이 준 전단지를 학생들에게 나눠주다가 선생님에게 걸려 혼나기도 한다. 길의 엄마는 길이 아빠의 일에 대한 오해를 풀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빠의 연구실에 방문 하기를 권하게 되는데, 이 일로 길은 주드 형이 아빠의 연구실 문을 닫도록 하는 일에 도움을 주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이내 길의 친구인 루이스를 통해 그동안 길이 해왔던 모든 일에 대해 아빠가 알게 되면서 길은 그동안 감춰져 왔던 진실의 벽 앞에 서게 된다. 그것은 길의 출생, 엄마의 유전병, 엄마를 위한 아빠의 연구에 대한 것이었다. 그렇게 진실을 알게 된 길은 자신의 도움으로 연구실을 습격하게 된 주드 형의 일과 그 일이 엄마의 생명에 미치는 일 등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는 대체 얼마나 많은 쥐가 희생되어야 할까? 백 마리? 천 마리? 백만 마리? 엄마의 생명은 그렇게 많은 쥐를 희생시킬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일까? 생명의 무게를 다른 생명과 비교하고 가늠하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

정답은 어디에도 없었다. 연구소가 습격을 당하면 아빠의 연구는 실패할 것이고, 엄마가 병에 걸렸을 때 도울 수 있다는 희망이 깡그리 사라지게 된다. 길이 습격을 막는다면 아빠 편에 서게 될 것이다. (본문 232p)

 

<<50 대 50>>은 부모에 대한 반항심으로 무작정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사춘기 소년이 엄마의 유전병에 알게 되면서 동물의 권리와 인간의 생명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모든 생명은 다 똑같다. 그러기에 동물 실험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의 입장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동물 실험으로 의학의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 또한 사실인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옳은 길일까? 이 책은 무엇이 정답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동물 실험과 생명의 윤리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주고, 불필요한 동물 실험을 제한함으로써 인간의 생명과 동물의 권리가 보다 윤리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게 함에 있다. 나는 길의 친구인 루이스의 대사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는데, 그것은 아마도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동물들이 이렇게 마구잡이로 몸의 일부가 잘린 채 실험에 이용되는데도 넌 괜찮단 말이야?"

"난 잘 모르겠어. 아니, 내 말은, 정말로 중요한 걸 발견하기 위한 실험일 수도 있다는 뜻이야. 에이즈나 암 같은 위험한 병의 치료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라면 불가피할 수도 있잖아.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찬성과 반대가 50 대 50인 문제 같아. 참 복잡하다, 그치?" (본문 128p)

 

정말 복잡한 문제이다. 동물의 권리를 보호하는 노력도 해야하며, 다양한 질병이 발병됨에 따라 의학의 발전도 끊임없이 노력되어야 할 것이다. 정답이 없는 문제이지만, 생명의 존중과 동물의 권리 보호가 윤리적으로 행해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방법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 책이 그 방안을 찾아가는 시발점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더불어 소통의 부재로 인해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이 서로 소통하면서 해결해가는 과정도 눈여겨 볼 만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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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wolas 2020-10-23 0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 유익하네요 감사합니다

김콜트 2020-10-23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줄거리를 잘 쓰셨네